1. 참조

기타산행기 : 삼악산 등선봉(騰仙峰, 632m)

 

2. 삼악산


소박한 청운봉 정상석


강원 춘천시 서면에 소재한 삼악산은 북한강 강변을 끼고 남쪽의 검봉, 봉화산과 마주하고 있다. 용화봉(645m), 청운봉(546m), 등선봉(632m)의 세 개 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어 삼악산이다. 남한에는 악(岳)자가 들어간 산이 설악산을 비롯하여 모두 10개가 있는데, 삼악산도 그 중 하나이다보니 산이 제법 험하고 거칠다.

등산안내도


산중에 등선폭포와 상원사, 흥국사가 있으며 등산로를 따라가면서 발아래 펼쳐지는 춘천시와 봉의산, 중도, 붕어섬, 의암댐 등이 어우러진 경치가 일품이다


산림청이 선정한 100대 명산 중에 하나다. 선정 사유를 들어 보자. "고고시대에 형성된 등선계곡과 맥국시대의 산성 터가 있는 유서 깊은 산으로 기암괴석의 경관이 아름답고, 의암호와 북한강을 굽어보는 조망이 좋은 점 등을 고려하여 선정한다." (이상 자료발췌)

흥국사와 삼악산성 유래


2008년 10월 7일(화).

명산 찾기 행보 세 번째로 삼악산을 간다. 삼악산은 의암 땜을 지나 상원사-용화봉-청운봉-등선봉을 거쳐 강천으로 내려서거나, 역 코스를 취해야, 비로소 세 개의 봉우리를 모두 오를 수가 있다. 약 5시간이 걸리는 종주코스다. 하지만 유명하다는 등선폭포를 아직 구경하지 못한 터라, 오늘은 『삼악산 매표소-상원사-용화봉-청운봉-흥국사-등선폭포』코스를 택하기로 한다.


지난번 검봉을 갈 때는 미리 기차표를 예약했었지만, 타고 보니 예약을 하지 않아도 될 듯싶어, 8시 40분 쯤 청량리역에 나가 보니, 8시 50분발 열차는 입석밖에 없다고 한다. 약 1시간 동안을 역에서 기다릴 수도 없어 입석표를 산다. 개찰을 하고 4호 차에 오르니, 차안은 텅 비어 있는데, 아주머니 한분이 문 옆과 의자 사이의 좁은 공간에 서 있다.


우선 배낭을 벗어 선반 위에 올려놓고, "텅, 텅 비어있는데, 왜 자리가 없다는 거죠?" 라고 아주머니에게 묻는다. 아주머니는 " 성북역에서 많이 타겠지요." 라며 웃는다. 가까운 빈자리에 앉아, "자리가 많은데 왜 거기 서 계세요? 우선 가까운데 앉으시죠." 했더니, "통로보다는 이 자리가 서 있기에 편해 미리 차지해야죠." 라며 또 웃는다. 성격이 밝은 아주머니다.

 

과연 성북역에서 한 떼의 중학생들이 기차에 오른다. 강촌역 근방으로 소풍을 간다고 한다. 모두 120명, 그 외에 다른 학교에서도 소풍가는 학생들이 있는 모양이다. 그러니 일반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좌석이 있을 턱이 없다. 학생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얼른 아주머니 옆에 가서 선다. 시간이 갈수록 좌석이 없는 사람들 숫자가 늘어나고, 통로에 주저앉는 사람들이 생긴다. 우리 옆 좁은 공간에는 등교하는 여대생 둘이 쭈그리고 앉아 책을 보고 있다.


소풍가는 학생들처럼 일시적으로 승객들이 몰릴 때는, 객차 1~2량을 더 늘리면, 이런 피난민 열차 같은 혼잡을 쉽게 면 할 구 있을 터인데, 고객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철도청의 무신경에 어이가 없어진다. 10시 25분 경, 열차는 강촌역에 도착한다. 남춘천 까지 간다는 경험 많은 아주머니 덕에 그나마 편하게 서서 온 셈이다.


역 구내를 빠져 나와 다리를 건너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다 뒤돌아 강선봉을 카메라에 담는다.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봉고차가 와서 서더니, 삼악산 가느냐고 묻고는 타라고 한다. 조수석으로 오른다. 뒷좌석에는 이미 선객 산꾼 대 여섯 명이 앉아 있다. 등선폭포 입구에 있는 '삼악산 식당' 주인이 봉고차를 동원하여 등산객들에게 차편을 제공하고, 하산할 때 자기네 식당을 이용하게 하는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자기 일이다보니, 철도청 관료들과는 판이한 자세다.

다리에서 본 강선봉


10시 45분, 삼악산 매표소 앞에서 내린다. 입장료는 공짜다. 등산안내도를 카메라에 담고, 산행준비를 한 후 돌계단을 오른다. 평일인데도 많은 등산객들이 줄을 잇는다. 10시 55분, 이정표가 있는 삼악산장에 이르러, 전망대에 서서 강 건너 경춘가도 변에 우뚝 솟은 362m봉을 카메라에 담고, 시원한 의암호를 굽어본다.

이정표

삼악산장

강 건너 362m봉


돌길을 지나고, 철계단을 올라, 11시 13분, 상원사로 들어선다. 대웅전과 칠성각 그리고 요사채가 전부인 작은 사찰이다. 입구에 있는 '부처님께 드리는 천수(泉水)'로 등산객들은 산행 중에 마실 물을 준비한다. 이정표는 정상까지 거리가 1.3Km라고 알려준다.

상원사 대웅전

부처님께 드리는 천수

 

상원사 이정표


깔딱고개로 이어지는 가파르고 긴 돌길을 천천히 걸어 오른다. 군데군데 기암들이 시선을 끈다. 11시 30분, 이정표가 있는 깔딱고개를 지난다. 깔딱고개를 지나고 나서는 본격적인 암봉 산행이다. 매끄러운 바위 틈새로 등산로가 이어지고 가파르고 미끄러운 암릉을 올라야하는 곳에는 로프, 쇠발밭침, 철사다리 등 안전설비가 돼 있다.

깔딱고개 오르는 길

 

깔딱고개

암릉길 1

암릉길 2


11시 41분, 정상 0.8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고도가 높아지며, 시야가 넓어지고, 기암과 노송이 이루는 절묘한 조화에 저절로 발걸음이 멈춰진다. 그러다보니 약 300m를 진행하는데 30분 정도가 걸린다.

기암과 의암호

천년 세월의 노송을 지나고

 

고사목과 춘천시가지

의암땜


12시 12분, 정상 0.48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등산로가 두 갈래로 갈린다. 왼쪽은 송림사이로 이어지는 편한 길, 오른쪽은 울퉁불퉁한 암릉길이다. 두 길은 동봉 오르기 전에 만나게 되니, 취향에 따라 길을 선택할 수 있다.

암릉길

동봉


동봉을 내려서서 쇠 로프가 박힌 암릉을 지나 정상인 용화봉으로 향한다. 암릉길은 더욱 더 스릴이 있고, 조망은 점입가경이다. 12시 36분, 정상에 도착하여 주위를 둘러보고, 시원한 의암호를 굽어보며 홀로 앉아 점심식사를 한다.

쇠줄 박힌 암릉길

정상(좌)

스릴 있는 암릉길

의암호, 붕어섬, 춘천시가지, 국사봉

뒤돌아 본 동봉


많은 등산객들은 왼쪽 길로 내려서서 흥국사를 거쳐 등선폭포로 이어지는 하산코스를 택한다. 1시, 식사를 마치고, 홀로 직진하여 청운봉으로 향한다. 급경사 내리막을 지나 뚜렷한 등산로를 방향을 확인하며 진행한다. 간간히 마산, 또는 부산산악회 등 지방산악회에서 걸어 놓은 표지기들이 눈에 뜨이지만. 이정표는 보이지 않는다.

정상석

정상석 이면

인적 없는 등산로


1시 26분, 안부에 내려선다. 왼쪽은 흥국사, 오른쪽은 덕두원리로 이어지는 사거리안부다. 흥국사 쪽으로 내려서는 곳에 '삼악성지(三岳城址)'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직진하여 성벽 위를 걷는다. 1시 34분, 전망바위에 서서 지나온 용화봉을 돌아보고, 30도 방향으로 용화산, 340도 방향으로 북배산, 몽덕산을 조망한다.

안부

삼악성지 안내판

성벽길

지나온 용화봉

용화산 방향

북배산 몽덕산 방향


전망바위을 내려서서 청운봉으로 향한다. 가파른 암릉길을 오르다, 왼쪽으로 시야가 트여 의암호와 국사봉을 당겨 찍고, 1시 51분, 돌탑이 있는 청운봉(546m)에 도착한다. 돌탑 가운데 박혀있는 작은 돌에 누군가가 청운봉이라고 적어 놓았다. 왼쪽으로 내려서면 등선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고, 직진하여 내려서면 계관산(665.4m)으로 향하게 된다.

의암호와 국사봉

청운봉 정상


인적이 없는 청운봉에 홀로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왼쪽 가파른 길로 내려선다. 등산로가 뚜렷하고 간간이 표지기들이 보인다. 고도가 점점 낮아지며 눈앞에 616.5m봉이 우뚝하다. 2시 4분, 안부 삼거리에 내려선다. 직진하여 616.5m봉으로 오르는 길에 표지기들이 요란하고, 왼쪽 흥국사로 내려가는 길에도 표지기가 보인다.

616.5m봉

 

안부 삼거리, 직진 방향

왼쪽 내막길의 표지기


뚜렷한 등산로를 따라 내린다. 통신탑을 지나고, 매점 앞 삼거리에 이르러, 흥국사를 구경하러 왼쪽 길로 접어든다. 이어 이정표를 지나, 2시 18분 흥국사 경내로 들어선다. 대웅전, 흥국사와 삼악산성 유래, 서경보 선사의 시비 등을 둘러보고, 절 뒤에 우뚝 솟은 청운봉을 카메라 담은 후 절문을 나선다.

이정표

대웅전

청운봉


2시 22분, 매점으로 다시 나와, 삼악산 성지 안내판을 훑어 본 후, 계곡 길로 들어선다. 깊고 너른 계곡이다. 한 가닥 바람이 휘몰아치니, 땅바닥에서 뒹굴던 낙엽이 흩날린다. 등선폭포 0.8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첫 번째 폭포와 협곡이 나타난다. 이어 두 번째 폭포를 지나고, 선녀탕을 굽어본다.

매점

계곡길

첫 번째 폭포

협곡

선녀탕


드디어 고고시대에 형성됐다는 거대한 협곡으로 들어선다. 철계단을 따라 협곡바닥에 내려서서 폭포를 바라본다. 이 작은 산에 이처럼 거대한 협곡이 형성되다니... 놀랍다.

협곡

철계단을 통해 협곡으로 내려서는 산책객들

폭포 1

폭포 2

멀리서 본 폭포.


3시 5분, 등산안내도, 등선폭포 해설판을 지나고, 식당들이 늘어선 입구에서 '삼악식당'을 찾아 들어, 빙어튀김을 안주로 맥주를 마신다.

등선폭포 안내


3시 40분, 식당 봉고차로 강촌역으로 향하여, 3시 56분, 강촌역을 출발하는 청량리 행 기차를 탄다. 소풍 나온 학생들처럼 가볍게 즐긴 하루다.


 

(2008. 10. 9.)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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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조트에서 본 서대산, 견우탄금대, 정상, 옥녀직금대 등이 한눈에 보인다.

 

서대산은 금산의 주산으로 충남에서는 가장 높은 산이다. 정상 일대의 병풍처럼 늘어선 암릉이 장관인 서대산은 과거 신라와 백제의 접경이었던 곳이기도 하다. 원흥사, 개덕사 등 유명사찰과 정상 직전의 옥녀직금대, 정상에서 북쪽으로 이어지는 주능선 주변의 견우탄금대, 북두칠성 바위, 사자굴, 쌀바위 등이 산재해 있어 산행의 묘미를 배가 시킨다.

 

산의 형태는 땅속에서 그대로 솟아 오른 것처럼 보여, 비래산(산맥으로 이어지지 않고 따로 떨어져 독립된 산)에 가깝다. 북쪽으로는 잿말재, 남쪽로는 비들목재, 남서쪽으로 민재를 지나 산줄기가 이어지지만 그 재들이 낮은데다가 서대산 자체가 워낙 우람하고 높이 솟아있어 주위의 모든 산들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화강암으로 이뤄진 원추형의 정상부는 산세가 매우 빼어나 예로부터 '중부의 금강'으로 불렸고, 정상을 중심으로 늘어선 암봉들은 산수화를 연상시켜 '동방의 태산'으로도 칭송받아 왔다. 산림청에서는 이처럼 경관이 아름답고, 정상에서의 조망이 좋은 점 등을 고려하여 서대산을 우리나라 100대 명산 중의 하나로 선정한다. (이상 관련자료 발췌)

 

가서보니 과연 서대산은 명산의 요건을 고루 갖춘 멋진 산이다. 그런데 도중에 만난 등산객들의 반응은 뜻밖이다. 4코스로 정상까지 갔다 되내려온다는 4명의 등산객을 반갑게 만나 잠시 쉬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그 중한 분이 묻는다.

 

“어디서 오셨어요?"

“서울서 왔어요.”

“서울에서요? 뭐 볼 것도 없는 산인데 멀리서 오셨네요”

“충남에서 제일 높은 산이라 조망도 좋고, 옥녀직금대, 견우탄금대 등이 유명하다는데 보셨나요?”

“이정표도 제대로 없고, 안내판 하나 없으니, 어느 게 탄금대이고, 어느 게 직금대인지 알 수가 있나요? 모르고 지나쳤지요.”

 

금산 소방서에서 설치한 ‘119 구조대 산악 위치표지판’이 자주 눈에 뜨인다. 보통은 500m 간격으로 설치하는 것이 보통인데, 구조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인지, 그 보다 좁은 간격으로 설치를 한 모양이다. 서대산 드림리조트 입구에 있는 안내판에는 45개의 119 구조대 위치표지판의 위치가 그려져 있다.

산악 위치표지판 안내도

 

산행에 도움을 주는 제대로 된 이정표는 하나도 없고, 일방통행만을 하라는 소리인지, ‘등산로’, ‘하산로’ 라고만 적힌 표지판이 간혹 보일 뿐이다. 유명한 바위가 많다는데 안내문 하나 없고, 금산에 우뚝 솟은 산이라 조망이 빼어나는데도, 조망안내 하나 없다. 금산군에서는 인삼홍보에 주력하다보니 명산을 너무 소홀하게 취급하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유망한 관광자원을 멍청하게 썩히고 있는 꼴이다. 100대 명산을 별 볼일 없는 산으로 만들고 있으니 말이다.

 

2009년 11월 6일(금)
인삼의 고장, 금산의 주산이며, 100대 명산 중의 하나인 서대산을 찾는다. 매제와 사촌동생이 동반한다. 4코스로 정상에 오르고, 1코스로 하산하는 원점회귀코스를 택하고 승용차를 가져간다. 옥천IC에서 내려, 37번 국도를 따라 금산으로 향하다. 서대산 드림리조트 안내판을 따라 왼쪽 국지도로 들어선다. 오른쪽으로 서대산의 웅장한 모습이 보인다.

 

11시 12분, 서대산 드림리조트 주차장에 도착한다. 너른 주차장에 차 몇 대가 보일 뿐이다. 그늘진 곳에 차를 세우고 트렁크에서 배낭을 꺼내 산행준비를 하는데 매표소 직원이 다가와 5,000원을 내라고 한다. 주차비가 5,000원이냐고 물으니, 주차비2,000원에, 3사람 입장료 3,000원, 합이 5,000원이라고 한다. 무슨 입장료냐고 묻는다. 서대산 드림리조트는 국립공원이 아닌, 사유지라 등산로 입장료를 받는다고 한다. 5,000원을 주자, 영수증도 없이 등산 안내도 한 장을 건네준다.

서대산 드림리조트 입구

매표소

주차장에서 본 서대산

 

납득이 가지는 않지만 많지도 않은 금액을 가지고 아침부터 따지기도 뭣해, 잠자코 산행준비를 한다. 이어 리조트 입구의 등산안내도를 잠시 들여다 본 후, 주차장을 가로질러 11시 24분, 개덕사 방향으로 너른 도로를 따라 전원주택들이 보이는 곳으로 향한다. 얼마가지 않아 도로가 끊기고, 전원 주택지를 넓히는지 공사가 한창이다. 할 수 없이 주택지의 시멘트도로를 따라 내려서다 계곡 건너편을 보니 임도가 보인다.

개덕사 쪽으로

 

길 없는 길을 헤쳐 계곡을 건너고, 11시 43분, 고인돌이 보이는 임도에 올라 이를 따라 오른다. 11시 52분, 공사안내판이 있는 갈림길에 이른다. 마침 왼쪽에서 찦차 한 대가 내려온다. 개덕사 가는 길을 묻는다. 직진하는 도로를 조금 따르다, 작은 등성이를 넘으면 바로 개덕사라고 친절히 알려준다. 2분 쯤 도로를 따라 걷다, 도로가 왼쪽으로 굽어지는 곳에서 오른쪽 등성이로 이어지는 희미한 족적을 따라 올라, 만든 지 얼마 되지 않은 목책 길에 이른다. 왼쪽에 개덕사 지붕이 보인다.

고인돌이 있는 임도

개덕사 가는 길

 

11시 58분, 개덕사에 내려서서, 경내를 둘러보고 폭포를 구경한 후, 스님에게 길을 물어 목책 길을 되돌아 오른다. 12시 14분, 왼쪽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에 이른다. 드림리조트 쪽에서 올라오는 등산로라고 짐작하고, 매표소에서 받은 등산안내도를 자세히 들여다본다. 맙소사! 서대산의 주요 등산로 4곳이 모두 리조트 안에서 시작되지 않는가?

개덕사 석탑

서대폭포

서대산 등산로- 리조트 홈 페이지의 자료, 매표소에서 받은 등산 안내도와 유사

 

그런 줄도 모르고 4코스는 당연히 개덕사를 경유한다고 생각해서 리조트로 들어서지 않고, 주차장을 가로질러 개덕사 쪽으로 향했지만, 공사로 등산로가 온통 훼손되는 바람에 초장부터 한동안 헤매지 않았던가?

폭포 위에서 내려다 본 서북방향의 조망

 

 

 

119구조대 3-1 위치표지판

 

완만한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단풍은 다 지고 낙엽이 뒹구는 스산한 산길이다. 내일이 입동. 가을과 겨울의 경계 속을 초장의 불쾌 했던 기분을 떨쳐버리고, 아무 생각 없이 뚜벅뚜벅 걸어 오른다. 12시 24분 북쪽으로 시야가 트인 전망바위에서서 리조트 주차장과 공사장, 그리고 상지리를 굽어보고, 멀리 장룡산을 바라본다.

전망바위에서 본 북쪽 조망

30도 방향의 리조트와 그 뒤로 장룡산

 

12시 27분, 119구조대 3-2 위치표지판을 통과하고, 이어 돌탑들이 보이는 작은 너덜지대를 지난다. 12시 34분, 매표소에서 받았던 등산안내도가 걸려 있는 지점을 지난다. 안내도에는 현 위치가 서대폭포 위에서 500m 떨어진 지점이라고 알려준다. 리조트에서 등산객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인 모양이다. 혹시 금산군청은 리조트사업자에게 입장료를 받도록 허가하는 대신, 서대산의 관리도 위임을 하고, 자신들은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너덜지대

현 위치가 표시된 등산안내도

 

등산로가 점차 가팔라지며 오른쪽으로 닭벼슬바위가 보인다. 12시 49분, 커다란 바위가 앞을 막고 등산로는 왼쪽으로 굽어 오르며 바위를 우회한다. 119구조대 3-5 위치표지판이 보인다. 이 근방 어디엔가 샘터가 있을 것 같은데 사방이 낙엽에 뒤덮여 찾지를 못하고 지나친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닭벼슬바위

119구조대 3-5 위치표지판, 부근에 샘터가 있겠는데 발견하지 못한다.

 

12시 52분, 이정표도 없고, 변변한 안내판 하나 없는 형편없는 산이라고 불평하는 등산객들을 만난다. 4코스로 정상까지 갔다 되내려오는 길이라고 한다. 말씨를 보니 충청도 분들 같다. 한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진다. 가파른 오르막길을 천천히 오르며 충청도 서산 출신인 매제에게 묻는다.

 

“ 저 양반들 불평만 할 게 아니라 금산 군청에 문제제기를 하여 시정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렇잖아도 충남 제1의 명산이 이처럼 방치된 것에 은근히 심사가 틀린 매제가 퉁명스럽게 대답한다.

 

“충청도 사람들은 적극적이지를 못해서 자기 일이 아니면 좀처럼 나서지를 않아요. 그러니 맨 날 이용만 당하구... 멍청도 소리 들어도 싸지.”

 

1시 27분, 갈림길에 이른다. 직진은 정상 쪽으로 가는 길, 표지기들이 많이 보이고, 길이 뚜렷하다. 오른쪽은 희미한 내리막길, 나뭇가지에 걸린 표지기 한 두 개가 보인다. 닭벼슬바위로 이어지는 길이다. 1시 32분, 바위 위에 선다. 아무표지도 없다.조망이 빼어나다.

별 볼일 없는 산이라고 불평하는 등산객들을 만나고

갈림길, 오른쪽 닭벼슬바위로 간다.

닭벼슬바위

280도 방향의 조망

320도 방향의 조망

 

1시 39분, 다시 갈림길로 돌아와서 정상으로 향한다. 3분 후 다시 갈림길을 만난다. 왼쪽은 정상가는 길, 오른쪽은 옥녀직금대로 내려서는 길이다. 모처럼 정상 100m, 탄금대 60m를 알리는 이정표가 보인다. 하지만 이 ‘탄금대’라는 표기는 ‘옥녀직금대’ 를 잘못 표기 한 것이 아닌가 싶다.

 

 서대산의 명소는 뭐니 뭐니 해도 견우탄금대와 옥녀직금대다. 두 곳 모두 특이해서 멀리에서도 확인이 된다. 옥녀직금대는 서대산 고스락의 서쪽 바로 아래에 있다. 산 서쪽 머리 부분으로 위와 아래가 깎아지른 높고 큰 벼랑인데 그 사이에 선반처럼 평지가 있다. 거기에 굴도 있고 샘도 있으며 남새를 심은 작은 밭도 있다. 서쪽의 조망도 시원하고 기도터로도 아주 좋은 곳이다.- 소산 산행문화연구소 김홍주 소장

 

오른쪽의 옥녀직금대로 내려선다. 직금대에 이르니, 간이매점 같은 시커먼 구조물이 보이고, 붉은 프라스틱 다라, 물통들이 딩굴고 있다. 그뿐 아니라 치성꾼들이 굴 중간에다 움막을 지었는지 흰비닐을 둘러놓은 모양이 흉물스럽다. 아무리 둘러 봐도 안내판 하나 보이지 않는다.

‘탄금대’ 방향을 알리는 이정표

옥녀직금대

굴 옆의 비닐을 두른 움막

 

귀가하여 집사람에게 이런 직금대의 모습을 설명하니, 집사람은 사이프러스의 아프로디떼가 세수한 샘물이야기를 하면서 분개해 한다. 아프로디떼는 그리스 로마신화에 나오는 미의 여신이다. 바위사이에 물이 고인 평범한 웅덩이에 아프로디떼가 세수를 한 곳이라는 안내판을 붙여 명소를 만들고, 관광객들이 앞을 다투어 세수를 하게 한다는 이야기이다.

 

낙엽이 덮인 암릉길을 올라 정상으로 향한다. 능선에 오른다. 정상가는 길은 왼쪽인데, 오른쪽으로 희미한 길이 보인다. 오른쪽으로 들어서니 동쪽으로 시야가 확 트인 넓은 헬기장이다. 조망이 좋은 헬기장에 자리를 잡고 점심상을 펼친다. 이제 올라 올 곳은 다 올라 온 셈이니 바쁠 것이 하나도 없다. 느긋하게 조망을 즐기며 점심식사를 한다.

정상 가는 길

점심식사를 한 헬기장

헬기장에서 본 장군바위

장룡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상곡리 방향의 조망

 

2시 48분, 식사를 마치고 정상으로 향하여. 2시 53분, 돌무더기, 삼각점, 그리고 스텐 정상표지봉이 있는 정상에 오른다. 사방이 탁 트인 곳이라 조망 안내판이 아쉽다. 북동쪽 능선으로 내려선다. 정면으로 커다란 바위가 우뚝하고, 등산로는 암봉을 왼쪽으로 우회한다.

서대산 정상

능선길

암봉

암봉 우회

 

2시 59분, 암봉에 올라, 지나온 정상을 돌아보고, 가야할 장군바위를 카메라에 담는다. 3시 6분, 장군바위에 오른다. 누군가가 암반에 태극기를 새기고, 그 아래에 <陰陽乾坤更則成道/天之始而人之始也>의 여덟 자를 음각해 놓았다. 동쪽 조망이 시원하고 북동쪽으로 가야할 능선이 펼쳐져있다. 장군바위는 ‘견우탄금대’라고도 불리며, 견우가 거문고를 타던 곳이라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장군바위

장군바위에 선 일행

암반에 새겨진 태극기

가야할 능선

 

가야하는 능선 쪽으로 장군바위를 바로 내려설 수가 없다. 깎아지른 암벽이기 때문이다. ‘추락위험/돌아가시오’라는 팻말이 걸려있다. 표지기들을 따라 안부로 되돌아와 장군바위를 왼쪽으로 우회하여 주능선에 오르자 장녕(장군)대바위라는 표지판과 119구조대 2-10 위치표지판이 보인다. 부드러운 주능선길을 가볍게 오르내린다. 3시 15분, 헬기장을 지나고, 4분 후, 3코스 갈림길을 통과한다. 왼쪽에 북두칠성 바위가 우뚝 솟아있다.

추락위험팻말

장군바위 자락으로 후퇴, 바위 우회

헬기장

3코스 갈림길

북두칠성 바위

 

3시 41분, 함양박공과 전주이씨의 합장묘를 지나고, 3분 후 또 하나의 헬기장을 통과한다. 이미 잎이 다 떨어진 참나무들 사이로 좁은 능선이 이어진다. 3시 45분, 2코스 갈림길을 지나며 사자바위를 본다. 역시 안내문 하나 보이질 않는다. 3시 50분, 이정표가 있는 1코스 하산길에 이른다. 등산로는 앞을 가로 막는 바위를 오른 쪽으로 우회하고, 주능선으로 진입한 후, 바로 왼쪽 능선으로 떨어진다.

함양박공 합장묘

잎이 다 떨어진 나무들

2코스 갈림길

사자바위

이정표

1코스 하산로

 

4시, 신선바위에서 주위를 둘러본다. 왼쪽 절벽 사이에 걸린 구름다리, 정면에 펼쳐진 신당리를 카메라에 담고 바위를 내려선다. 가파르게 떨어지는 내리막길이 장난이 아니다. 4시 6분, 선바위를 지나 또다시 급경사 내리막을 내려선다. 이 길을 올라오려면 힘 꽤나 들겠다. 왼쪽 낙엽이 쌓인 사면에 붉게 핀 진달래가 눈길을 끈다.

신선대

구름다리

선바위

뒤돌아본 선바위

때 아닌 진달래

 

4시 32분, 이정표가 있는 제비봉 갈림길에 이르러, 직진하여 눈앞에 보이는 제비봉에 오른다. 작은 봉우리지만 조망이 일품이다. 우리들이 내려선 봉우리와 그 봉우리 오른쪽의 절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다시 삼거리로 되돌아와 하산길로 접어든다. 4시 45분, 1코스와 2코스 갈림길에 이른다. 이정표가 보인다.

제비봉 갈림길 이정표

제비봉에서 본 서대산 북쪽능선 단애

1코스 2코스 갈림길 이정표

 

4시 47분, 용바위를 지나 임도로 내려서서 리조트 경내로 들어선다. 낙엽이 깔린 아름다운 길을 걸어 내리다 뒤돌아 서대산 쪽을 바라보니 선바위가 멋진 모습을 보여준다. 4시 55분, 3, 4 코스 갈림길에 이른다. 산행시작 할 때 리조트로 들어서서, 이 갈림길에서 4코스로 진입했다면 초장부터 길 찾느라고 헤맨 수고를 덜 수 있었을 것이다.

용바위

아름다운 리조트 경내 산책길

뒤돌아 본 선바위

1, 2코스, 3. 4코스 갈림길

 

4시 56분, 몽골캠프촌으로 들어서서 캠프촌을 둘러보고, 리조트를 벗어나며 뒤돌아 서대산를 바라본다. 견우탄금대, 정상, 옥녀직금대, 그리고 닭벼슬바위가 한눈에 들어온다. 5시 9분, 주차장에 도착하여 화장실에서 땀을 씻고 젖은 옷을 갈아입는다.

몽골 캠프촌 1

몽골캠프촌 2

 

귀로는 추부IC에서 대전통영 고속도로로 진입하여 일로 서울로 향한다. 귀로의 차속에서 오늘 산행을 반추하며 후답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몇 가지 사항을 정리해본다.

 

- 서대산 등산코스 4곳 중 어느 곳을 택하더라고 리조트로 들어서서, 몽골 캠프촌을 지난 후 만나는 1,2코스와 3,4의 갈림길에서 들머리를 정한다.

- 4코스를 택할 경우에는 개덕사 갈림길에서 잠시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개덕사와 서대폭포를 둘러본 후, 다시 갈림길로 되돌아와 정상으로 향한다.

- 4개의 코스 중, 4코스로 올라, 옥녀직금대를 둘러보고, 정상 직전능선에서 오른쪽 헬기장에 들러 동쪽 조망을 즐기며 점심식사를 하고, 정상에 오르는 것이 좋다.

- 하산은 1코스 보다, 2코스가 더 좋을 듯싶다. 1코스는 신선바위, 선바위를 지나지만 그보다는 계곡길인 2코스에서 이들 바위를 올려다보는 풍광이 더 멋질 것으로 여겨진다.


(2009.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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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주능선-의상봉(좌), 상백운대(중앙)

 

참조

기타산행기 : 소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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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 2봉 주변의 철쭉꽃 길

청련암

 

경상남도 고성군에 있는 연화산(蓮華山)은 옥녀봉, 선도봉, 망선봉의 세 봉우리로 이루어진 산으로 1983년 9월 29일에 그 일대가 도립공원으로 지정 되었다. 도립공원임에도 불구하고 산세가 생각보다 장엄하지도 넉넉하지도 않은 곳으로 수수하고 아기자기한 보통 이상의 산이라 여기면 된다.

 

산림청이 선정한 100대 명산 중의 하나인 연화산의 본래 이름은 비슬산이다, 비슬(毘瑟)이라는 이름은 이 산의 동북쪽에 있는 선유(仙遊), 옥녀(玉女), 탄금(彈琴)의 세 봉우리가 마치 선인이 거문고를 타고, 옥녀가 비파를 다루고 있는 형국에서 비롯한 것이다. 하지만 조선 인조 때 학명대사가 연화산으로 고쳐 부르기 시작하였는데, 이 산이 혼돈산, 어산, 금태산, 시루봉 등 10여 개의 산봉우리와 함께, 여덟 갈래로 돌출한 것이 반쯤 핀 연꽃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연화산을 등반하는 재미중의 하나는 연화산 자락에 둥지를 틀고 있는 옥천사를 둘러보는 것으로 천년고찰의 이 절은 가람의 배치가 섬세한 화엄 10대사찰의 하나다. 주변 풍광도 아름답지만 절 곳곳에 전통의 향기가 피어올라 순례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곳이다. (이상 관련 자료 발췌)

옥천사 대웅전

2010년 5월 9일(일).
송암산악회를 따라 연화산을 간다. 송암에서는 낙남정맥을 당일산행으로 안내하고 있는데, 이번이 그 10번째로 큰재에서 부련이재까지의 약 15Km 구간을 산행한다. 이 구간이 연화산 도립공원과 가깝다. 하여 송암에서는 연화산 산행손님도 아울러 모객 한다.

 

이런 사정 때문에 오늘 산행은 연화산의 일반적인 산행코스와는 많이 다르다. 버스가 통영대전고속도로를 달리다, 연화산 IC에서 내려서서 연화산 손님들을, 이어 큰재에서 정맥 손님들을 내려준다. 이후 버스는 황새고개에서 산행을 마친 연화산 손님들을 태우고, 무련이재로 향하게 된다. 따라서 오늘의 산행코스는 『오서리-갓골산-성고개-연화 2봉-연화 1봉-황새고개-연화산-남산-황새고개』로 도상거리는 약 10km 정도다.

산행코스

 

7시 5분전 천호역에서 산악회 버스에 오른다. 많은 낮 익은 얼굴들과 반갑게 인사를 한다. 화요맥의 멤버들, 영춘지맥을 같이 한 산우들, 그리고 최근에 땅끝기맥을 함께한 사람들...모두모두 반갑다. 7시에 천호역을 떠난 45인승 버스는 경유지를 모두 들러, 총 35명의 승객을 태우고 고속도로를 달린다. 화창한 5월의 날씨다. 고속도로변의 하얀 조팝나무 꽃, 주황색의 연산홍이 곱고, 가까운 산은 연두 빛 신록으로 화사하다. 인삼랜드에서 20분간 정차한 버스는 예상보다 빠른 시각인, 10시 51분, 연화산 손님 5명을 오서삼거리의 SK 주유소 앞에 내려준다.

오서리 들머리 도착

 

10시 52분, ‘마산 32Km/ 개천 8Km’를 알리는 교통표지판 앞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부드럽게 이어지는 완만한 오르막 산길이다. 산행을 시작해서 4분 만에 4~5기의 묘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가족묘를 오른쪽으로 지나친다. 점차 등산로가 가팔라지며 땅바닥에 두텁게 깔린 낙엽과 부드러운 녹색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앞서 걷는 성급한 젊은이의 반팔, 반바지 차림이 시원해 보인다.

짙은 갈색과 연한 녹색, 그리고 반팔, 반바지 차림의 젊은이

 

11시 1분, 작은 봉우리 하나를 넘고,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통나무 계단길을 오른다. 앞장선 젊은이 두 사람의 모습은 시야에서 사라진지 오래고, 감기가 걸렸다는 중년이 뒤로 쳐진다. 11시 5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이어 가파른 오르막길을 올라, 11시 10분, 갓골산 정상(181.4m)에 이른다. 앞섰던 두 사람이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다. 정상이라고 별다른 표지도 없고, 다만 3,000산 오르기를 시도하는 ‘한현우’라는 양반이 걸어놓은 정상표지 리본이 보일뿐이다.

통나무 계단길

갓골산 정상

 

11시 16분, 이정표가 있는 전골못 갈림길을 지난다. 이정표 나무판에 붙여 놓았던 플라스틱 표지판이 떨어져 땅에 놓여 있다. 오서 삼거리에서 1Km 지점이고. 연화 2봉까지는 3.7Km가 남았다고 알려준다. 호젓하고 부드러운 신록사이로 등산로가 평탄하게 이어진다. 흡사 녹색의 정원을 산책하는 기분이다. 저 앞에 앞선 두 사람이 기다리고 있다. 아마도 산악회에서는 흰 셔츠를 입은 대원을 임시대장으로 임명하여 연화산 팀을 리드하도록 한 모양이다. 나는 걸음이 느려, 쉬지 않고 천천히 앞서 가겠다고 양해를 구하자, 임시대장이 “잘 알고 있습니다.”라며 웃는다. 나는 몰랐지만, 이 양반은 평소에 내 산행 스타일을 눈 여겨 보았던 모양이다.

땅바닥에 놓인 방향 표지판

녹색의 정원에서 뒷사람을 기다리는 임시대장

 

등산로가 왼쪽으로 방향을 바꾸며 오르막으로 이어진다. 뒷사람을 기다리던 두 사람이 어느 사이에 바짝 다가온다. 이들에게 길을 내주고, 11시 35분, T자 능선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다시 통나무 계단을 오른다. 11시 38분, 264m봉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울창한 송림을 지난다. 이어 통나무계단을 거쳐 안부에 내려서고, 한동안 능선을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오른쪽 나뭇가지 사이로 산이 보인다. 방향으로 봐서는 어산, 금태산 줄기 같은데 시야가 가려 사진을 얻지 못한다. 유감이다.

264m봉

울창한 송림

 

11시 52분, 송전탑과 이정표가 있는 안부를 지난다. 이정표는 방향 표지판이 떨어져 나가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경상남도의 도립공원에, 우리나라 100대 명산인데, 관리가 소홀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등산로는 여전히 높지도 않은 능선을 오른쪽으로 벗어나 사면으로 이어진다. 11시 56분, 이정표가 있는 성고개에 이르러,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왼쪽은 옥동마을로 내려서는 길이다.

송전탑

성고개 이정표

 

등산로는 264m봉을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12시 5분, 능선으로 진입한다. 왼쪽 나뭇가지 사이로 연화 2봉이 푸른 모습을 보인다. 다시 능선 하나를 왼쪽으로 우회하고, 무성한 송림 사이로 가파르게 이어지는 통나무 계단을 오른다. 12시 14분, 고도 370m정도의 T자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급경사 오르막길을 오른다.

가까이 보이는 연화 2봉

무성한 송림 사이로 이어지는 통나무 계단

 

12시 29분, 이정표, 삼각점, 그리고 돌탑들이 있는 연화 2봉(477.4m)에 오른다. 왼쪽으로 성곡리 방향이 내려다보이고, 동남쪽으로 연화 1봉, 연하산 등 가야할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시야가 가려 동쪽의 탄금봉, 옥녀봉, 선유봉 등을 확인하지 못하고, 남쪽의 혼돈산, 어산 등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카메라에 담지 못한다. 유감이다.

연화 2봉 정상

삼각점

성곡리 방향의 조망

가야할 연화 1봉, 연화산 줄기

 

작은 너덜을 내려선다. 등산로는 왼쪽으로 굽어 울창한 숲속으로 이어지고, 등산로 주변의 철쭉들이 아름다움을 뽐낸다. 12시 39분 이정표가 있는 473m 능선 분기봉에 오른다. 왼쪽은 구례마을로 떨어지는 능선이다. 오른쪽으로 굽어져 내려 아름다운 철쭉 꽃길을 지나고, 부드럽게 이어지는 무성한 송림 숲을 산책하듯 즐기며 걷는다. 이어 고만 고만한 봉우리 두 개를 잇달아 넘고, 1시 7분, 이정표가 있는 연화산 갈림길을 지난다.

철쭉

473m 능선 분기봉의 이정표

고도 약 425m 정도의 봉우리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1시 12분, 왼쪽에 우뚝 버티고 있는 화강암 덩어리를 지나고, 1시 13분, 이정표, 정상석, 그리고 커다란 평상이 있는 너른 연화 1봉(489m)에 오른다. 나무에 가려 조망은 별로다. 함께 왔던 일행 중 감기로 고생하던 중년은 이곳에서 왼쪽으로 탈출하고, 나머지 네 사람은 급경사 내리막길을 달려 황새고개로 향한다.

연화 1봉정상

정상석

이정표

 

사람들의 왕래가 많아 단단하게 굳어진 맨땅에 나무뿌리들이 힘줄처럼 솟아 있는 길이 가파르게 떨어진다. 약 15분 정도 이런 길을 내려서서, 1시 29분, 영현면과 개천면의 경계를 이루는 황새고개에 이른다. 오른쪽 길가에 산악회 버스가 서 있고, 김동화 회장이 앞서 내려온 대원 두 사람과 한가롭게 막거리 파티를 벌이고 있다.

황새고개

황새고개 이정표

 

파티 장으로 끼어들어 시원한 막걸리로 갈증을 달랜다. 김 회장이 근처 숲에서 뜯어서 삶아 놓은 취나물이 막걸리와 제대로 어울리는 멋진 안주가 된다. 막걸리를 마시고 간식을 즐긴다. 산행을 시작해서 이곳까지 약 2시간 30분이 걸렸다. 이제 남은 거리는 4Km도 채 못 되니, 2시간 정도 더 걸으면 충분하겠다. 바쁠 것이 하나도 없다. 느긋하게 30분 동안 휴식을 즐기고, 2시 정각, 적멸보궁 돌 표지가 가리키는 도로를 따라 올라 연화산으로 향한다.

적멸보궁 돌표지

연화산, 적멸보궁 가는 길

 

막걸리를 제법 많이 마신 모양이다. 은근히 취기가 오른다. 앞 선 세 사람에 아랑곳하지 않고, 내 페이스대로 천천히 걷는다. 2시 3분, 이정표가 있는 남산 갈림길에서 도로를 버리고 오른쪽 능선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오른다. 신록사이로 황토빛 등산로가 부드럽게 이어진다. 앞 선 세 사람의 모습은 이제 보이지도 않는다.

남산 갈림길 이정표

 

2시 17분, 이정표가 있는 연화산, 적멸보궁 갈림길에 이른다. 적멸보궁 0.25Km... ‘10분 정도면 왕복이 가능하겠다.’ 부처님 사리를 모셨다는 적멸보궁, 시간도 많으니, 적멸보궁을 들러보겠다고, 도로 건너편에 걸린 표지기를 향해, 무심코 도로를 건넌다. 역시 부드러운 산길이 곱게 이어진다. 2시 27분, 갈림길을 만난다. 비로소 이상하다고 느끼고 지도를 꺼내본다.

적멸보궁 갈림길 이정표

 

적멸보궁은 도로 왼쪽에 있는데, 나는 지금 도로를 건너 반대편 능선 갈림길에 서 있지 않는가? 이 갈림길에서 왼쪽은 시루봉으로 가는 길이다. 막거리에 취했나? 온 길을 되돌아 내리며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연화산을 카메라에 담고, 2시 40분, 도로로 내려서서, 잠시 망설인다. 바로 연화산으로 향할 것인가? 아니면 적멸보궁을 찾아 갈 것인가?

도로를 향해 되돌아 내려오며 본 연화산.

 

이왕 시작한 것, 아직 시간도 충분하니, 적멸보궁을 찾아보기로 하고, 도를 따라 내린다. 4분 후, 적멸보궁 입구에 이르고, 이어 극락보궁 전각을 둘러 본 후, 2시 51분, 이정표가 있는 연화산 갈림길로 되돌아와 가파른 오르막길을 서둘러 허위허위 오른다. 3시 4분 돌탑이 있는 전망대에서 320도 방향으로 집단시설지구를 굽어보고, 3분 후, 연화산 정상(528m)에 오른다. 돌탑, 정상석, 이정표, 통나무의자들이 보이지만 시야가 가려 조망은 별로다.

극락보궁

연화산 오르는 길

연화산 정상

연화산 정상의 이정표

 

남산을 향해 연화산을 내려선다. 급경사 내리막길을 지나, 3시 16분, 남산고개에 이른다, 왼쪽으로 내려서면 바로 황새고개지만, 직진하여 8분 동안, 가파른 오르막길을 허위허위 오르니, 남산 정상(427m)이다. 역시 돌탑, 이정표, 그리고 정상석이 보인다. 동쪽으로 시야가 트여 좌현리가 내려다보인다. 남산에서 왼쪽 황새고개로 내려선다. 직진하면 연화쉼터다.

남산고개

남산정상

이정표\

가파른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3시 35분, 이정표가 있는 옥천사, 청량암 갈림길에서 청량암을 향해 임도 수준의 널널한 등산로를 따라 내린다. 3시 44분, 청량암에 들러 암자 주위를 둘러보고, 돌계단 길을 걸어내려, 건너편 옥천사로 향한다. 우리나라 10대 화엄사찰 중의 하나라는 유서 깊은 사찰이다. 황새고개에서 김 회장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눈앞의 명찰 빼 놓기가 아쉬워, 옥천사로 들어서서 서둘러 경내를 둘러 본 후, 도로를 따라 황새고개로 향한다. 아니나 다를까? 기다리다 지친 김 회장이 도로를 따라 마중을 나온다.

이정표

청량사 1

청량사 2

옥천사

자방루 안내판

옥천사 석탑, 석등 , 사리탑

 

4시 14분, 황새고개에 도착하여, 버스로 정맥 팀의 하산지점인 부련이재로 향한다, 4시 36분, 낙남정맥을 하면서 지났던 낮익은 무련이재에 도착하지만, 아직 선두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김 회장과 기사 양반이 식사준비를 한다. 오늘은 회원 중의 한 분이 오리고기를 준비해 와서 오리탕을 끓인다고 한다. 이윽고 선두가 도착하여 막걸리 잔이 돌고, 오리탕 준비가 다 되자, 식사를 시작한다. 5시 40분 경, 후미그룹이 도착하여 식사를 마치자, 6시 10분, 버스는 서둘러 서울로 향한다.

부련이재

 

귀경길이 멀다. 대전까지는 그런대로 소통이 잘 됐으나, 그 이후는 5월의 일요일 나들이 차량으로 고속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한다. 지하철이 끊어진 11시 30분 이후에 버스는 강동역에 도착한다. 할 수 없이 잠실까지 가서, 택시로 집에 도착하니 12시 5분 전이다.

 

 

(2010.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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