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화 2봉 주변의 철쭉꽃 길
청련암
경상남도 고성군에 있는 연화산(蓮華山)은 옥녀봉, 선도봉, 망선봉의 세 봉우리로 이루어진 산으로 1983년 9월 29일에 그 일대가 도립공원으로 지정 되었다. 도립공원임에도 불구하고 산세가 생각보다 장엄하지도 넉넉하지도 않은 곳으로 수수하고 아기자기한 보통 이상의 산이라 여기면 된다.
산림청이 선정한 100대 명산 중의 하나인 연화산의 본래 이름은 비슬산이다, 비슬(毘瑟)이라는 이름은 이 산의 동북쪽에 있는 선유(仙遊), 옥녀(玉女), 탄금(彈琴)의 세 봉우리가 마치 선인이 거문고를 타고, 옥녀가 비파를 다루고 있는 형국에서 비롯한 것이다. 하지만 조선 인조 때 학명대사가 연화산으로 고쳐 부르기 시작하였는데, 이 산이 혼돈산, 어산, 금태산, 시루봉 등 10여 개의 산봉우리와 함께, 여덟 갈래로 돌출한 것이 반쯤 핀 연꽃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연화산을 등반하는 재미중의 하나는 연화산 자락에 둥지를 틀고 있는 옥천사를 둘러보는 것으로 천년고찰의 이 절은 가람의 배치가 섬세한 화엄 10대사찰의 하나다. 주변 풍광도 아름답지만 절 곳곳에 전통의 향기가 피어올라 순례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곳이다. (이상 관련 자료 발췌)
옥천사 대웅전
2010년 5월 9일(일).
송암산악회를 따라 연화산을 간다. 송암에서는 낙남정맥을 당일산행으로 안내하고 있는데, 이번이 그 10번째로 큰재에서 부련이재까지의 약 15Km 구간을 산행한다. 이 구간이 연화산 도립공원과 가깝다. 하여 송암에서는 연화산 산행손님도 아울러 모객 한다.
이런 사정 때문에 오늘 산행은 연화산의 일반적인 산행코스와는 많이 다르다. 버스가 통영대전고속도로를 달리다, 연화산 IC에서 내려서서 연화산 손님들을, 이어 큰재에서 정맥 손님들을 내려준다. 이후 버스는 황새고개에서 산행을 마친 연화산 손님들을 태우고, 무련이재로 향하게 된다. 따라서 오늘의 산행코스는 『오서리-갓골산-성고개-연화 2봉-연화 1봉-황새고개-연화산-남산-황새고개』로 도상거리는 약 10km 정도다.
산행코스
7시 5분전 천호역에서 산악회 버스에 오른다. 많은 낮 익은 얼굴들과 반갑게 인사를 한다. 화요맥의 멤버들, 영춘지맥을 같이 한 산우들, 그리고 최근에 땅끝기맥을 함께한 사람들...모두모두 반갑다. 7시에 천호역을 떠난 45인승 버스는 경유지를 모두 들러, 총 35명의 승객을 태우고 고속도로를 달린다. 화창한 5월의 날씨다. 고속도로변의 하얀 조팝나무 꽃, 주황색의 연산홍이 곱고, 가까운 산은 연두 빛 신록으로 화사하다. 인삼랜드에서 20분간 정차한 버스는 예상보다 빠른 시각인, 10시 51분, 연화산 손님 5명을 오서삼거리의 SK 주유소 앞에 내려준다.
오서리 들머리 도착
10시 52분, ‘마산 32Km/ 개천 8Km’를 알리는 교통표지판 앞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부드럽게 이어지는 완만한 오르막 산길이다. 산행을 시작해서 4분 만에 4~5기의 묘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가족묘를 오른쪽으로 지나친다. 점차 등산로가 가팔라지며 땅바닥에 두텁게 깔린 낙엽과 부드러운 녹색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앞서 걷는 성급한 젊은이의 반팔, 반바지 차림이 시원해 보인다.
짙은 갈색과 연한 녹색, 그리고 반팔, 반바지 차림의 젊은이
11시 1분, 작은 봉우리 하나를 넘고,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통나무 계단길을 오른다. 앞장선 젊은이 두 사람의 모습은 시야에서 사라진지 오래고, 감기가 걸렸다는 중년이 뒤로 쳐진다. 11시 5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이어 가파른 오르막길을 올라, 11시 10분, 갓골산 정상(181.4m)에 이른다. 앞섰던 두 사람이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다. 정상이라고 별다른 표지도 없고, 다만 3,000산 오르기를 시도하는 ‘한현우’라는 양반이 걸어놓은 정상표지 리본이 보일뿐이다.
통나무 계단길
갓골산 정상
11시 16분, 이정표가 있는 전골못 갈림길을 지난다. 이정표 나무판에 붙여 놓았던 플라스틱 표지판이 떨어져 땅에 놓여 있다. 오서 삼거리에서 1Km 지점이고. 연화 2봉까지는 3.7Km가 남았다고 알려준다. 호젓하고 부드러운 신록사이로 등산로가 평탄하게 이어진다. 흡사 녹색의 정원을 산책하는 기분이다. 저 앞에 앞선 두 사람이 기다리고 있다. 아마도 산악회에서는 흰 셔츠를 입은 대원을 임시대장으로 임명하여 연화산 팀을 리드하도록 한 모양이다. 나는 걸음이 느려, 쉬지 않고 천천히 앞서 가겠다고 양해를 구하자, 임시대장이 “잘 알고 있습니다.”라며 웃는다. 나는 몰랐지만, 이 양반은 평소에 내 산행 스타일을 눈 여겨 보았던 모양이다.
땅바닥에 놓인 방향 표지판
녹색의 정원에서 뒷사람을 기다리는 임시대장
등산로가 왼쪽으로 방향을 바꾸며 오르막으로 이어진다. 뒷사람을 기다리던 두 사람이 어느 사이에 바짝 다가온다. 이들에게 길을 내주고, 11시 35분, T자 능선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다시 통나무 계단을 오른다. 11시 38분, 264m봉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울창한 송림을 지난다. 이어 통나무계단을 거쳐 안부에 내려서고, 한동안 능선을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오른쪽 나뭇가지 사이로 산이 보인다. 방향으로 봐서는 어산, 금태산 줄기 같은데 시야가 가려 사진을 얻지 못한다. 유감이다.
264m봉
울창한 송림
11시 52분, 송전탑과 이정표가 있는 안부를 지난다. 이정표는 방향 표지판이 떨어져 나가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경상남도의 도립공원에, 우리나라 100대 명산인데, 관리가 소홀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등산로는 여전히 높지도 않은 능선을 오른쪽으로 벗어나 사면으로 이어진다. 11시 56분, 이정표가 있는 성고개에 이르러,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왼쪽은 옥동마을로 내려서는 길이다.
송전탑
성고개 이정표
등산로는 264m봉을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12시 5분, 능선으로 진입한다. 왼쪽 나뭇가지 사이로 연화 2봉이 푸른 모습을 보인다. 다시 능선 하나를 왼쪽으로 우회하고, 무성한 송림 사이로 가파르게 이어지는 통나무 계단을 오른다. 12시 14분, 고도 370m정도의 T자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급경사 오르막길을 오른다.
가까이 보이는 연화 2봉
무성한 송림 사이로 이어지는 통나무 계단
12시 29분, 이정표, 삼각점, 그리고 돌탑들이 있는 연화 2봉(477.4m)에 오른다. 왼쪽으로 성곡리 방향이 내려다보이고, 동남쪽으로 연화 1봉, 연하산 등 가야할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시야가 가려 동쪽의 탄금봉, 옥녀봉, 선유봉 등을 확인하지 못하고, 남쪽의 혼돈산, 어산 등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카메라에 담지 못한다. 유감이다.
연화 2봉 정상
삼각점
성곡리 방향의 조망
가야할 연화 1봉, 연화산 줄기
작은 너덜을 내려선다. 등산로는 왼쪽으로 굽어 울창한 숲속으로 이어지고, 등산로 주변의 철쭉들이 아름다움을 뽐낸다. 12시 39분 이정표가 있는 473m 능선 분기봉에 오른다. 왼쪽은 구례마을로 떨어지는 능선이다. 오른쪽으로 굽어져 내려 아름다운 철쭉 꽃길을 지나고, 부드럽게 이어지는 무성한 송림 숲을 산책하듯 즐기며 걷는다. 이어 고만 고만한 봉우리 두 개를 잇달아 넘고, 1시 7분, 이정표가 있는 연화산 갈림길을 지난다.
철쭉
473m 능선 분기봉의 이정표
고도 약 425m 정도의 봉우리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1시 12분, 왼쪽에 우뚝 버티고 있는 화강암 덩어리를 지나고, 1시 13분, 이정표, 정상석, 그리고 커다란 평상이 있는 너른 연화 1봉(489m)에 오른다. 나무에 가려 조망은 별로다. 함께 왔던 일행 중 감기로 고생하던 중년은 이곳에서 왼쪽으로 탈출하고, 나머지 네 사람은 급경사 내리막길을 달려 황새고개로 향한다.
연화 1봉정상
정상석
이정표
사람들의 왕래가 많아 단단하게 굳어진 맨땅에 나무뿌리들이 힘줄처럼 솟아 있는 길이 가파르게 떨어진다. 약 15분 정도 이런 길을 내려서서, 1시 29분, 영현면과 개천면의 경계를 이루는 황새고개에 이른다. 오른쪽 길가에 산악회 버스가 서 있고, 김동화 회장이 앞서 내려온 대원 두 사람과 한가롭게 막거리 파티를 벌이고 있다.
황새고개
황새고개 이정표
파티 장으로 끼어들어 시원한 막걸리로 갈증을 달랜다. 김 회장이 근처 숲에서 뜯어서 삶아 놓은 취나물이 막걸리와 제대로 어울리는 멋진 안주가 된다. 막걸리를 마시고 간식을 즐긴다. 산행을 시작해서 이곳까지 약 2시간 30분이 걸렸다. 이제 남은 거리는 4Km도 채 못 되니, 2시간 정도 더 걸으면 충분하겠다. 바쁠 것이 하나도 없다. 느긋하게 30분 동안 휴식을 즐기고, 2시 정각, 적멸보궁 돌 표지가 가리키는 도로를 따라 올라 연화산으로 향한다.
적멸보궁 돌표지
연화산, 적멸보궁 가는 길
막걸리를 제법 많이 마신 모양이다. 은근히 취기가 오른다. 앞 선 세 사람에 아랑곳하지 않고, 내 페이스대로 천천히 걷는다. 2시 3분, 이정표가 있는 남산 갈림길에서 도로를 버리고 오른쪽 능선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오른다. 신록사이로 황토빛 등산로가 부드럽게 이어진다. 앞 선 세 사람의 모습은 이제 보이지도 않는다.
남산 갈림길 이정표
2시 17분, 이정표가 있는 연화산, 적멸보궁 갈림길에 이른다. 적멸보궁 0.25Km... ‘10분 정도면 왕복이 가능하겠다.’ 부처님 사리를 모셨다는 적멸보궁, 시간도 많으니, 적멸보궁을 들러보겠다고, 도로 건너편에 걸린 표지기를 향해, 무심코 도로를 건넌다. 역시 부드러운 산길이 곱게 이어진다. 2시 27분, 갈림길을 만난다. 비로소 이상하다고 느끼고 지도를 꺼내본다.
적멸보궁 갈림길 이정표
적멸보궁은 도로 왼쪽에 있는데, 나는 지금 도로를 건너 반대편 능선 갈림길에 서 있지 않는가? 이 갈림길에서 왼쪽은 시루봉으로 가는 길이다. 막거리에 취했나? 온 길을 되돌아 내리며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연화산을 카메라에 담고, 2시 40분, 도로로 내려서서, 잠시 망설인다. 바로 연화산으로 향할 것인가? 아니면 적멸보궁을 찾아 갈 것인가?
도로를 향해 되돌아 내려오며 본 연화산.
이왕 시작한 것, 아직 시간도 충분하니, 적멸보궁을 찾아보기로 하고, 도를 따라 내린다. 4분 후, 적멸보궁 입구에 이르고, 이어 극락보궁 전각을 둘러 본 후, 2시 51분, 이정표가 있는 연화산 갈림길로 되돌아와 가파른 오르막길을 서둘러 허위허위 오른다. 3시 4분 돌탑이 있는 전망대에서 320도 방향으로 집단시설지구를 굽어보고, 3분 후, 연화산 정상(528m)에 오른다. 돌탑, 정상석, 이정표, 통나무의자들이 보이지만 시야가 가려 조망은 별로다.
극락보궁
연화산 오르는 길
연화산 정상
연화산 정상의 이정표
남산을 향해 연화산을 내려선다. 급경사 내리막길을 지나, 3시 16분, 남산고개에 이른다, 왼쪽으로 내려서면 바로 황새고개지만, 직진하여 8분 동안, 가파른 오르막길을 허위허위 오르니, 남산 정상(427m)이다. 역시 돌탑, 이정표, 그리고 정상석이 보인다. 동쪽으로 시야가 트여 좌현리가 내려다보인다. 남산에서 왼쪽 황새고개로 내려선다. 직진하면 연화쉼터다.
남산고개
남산정상
이정표\
가파른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3시 35분, 이정표가 있는 옥천사, 청량암 갈림길에서 청량암을 향해 임도 수준의 널널한 등산로를 따라 내린다. 3시 44분, 청량암에 들러 암자 주위를 둘러보고, 돌계단 길을 걸어내려, 건너편 옥천사로 향한다. 우리나라 10대 화엄사찰 중의 하나라는 유서 깊은 사찰이다. 황새고개에서 김 회장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눈앞의 명찰 빼 놓기가 아쉬워, 옥천사로 들어서서 서둘러 경내를 둘러 본 후, 도로를 따라 황새고개로 향한다. 아니나 다를까? 기다리다 지친 김 회장이 도로를 따라 마중을 나온다.
이정표
청량사 1
청량사 2
옥천사
자방루 안내판
옥천사 석탑, 석등 , 사리탑
4시 14분, 황새고개에 도착하여, 버스로 정맥 팀의 하산지점인 부련이재로 향한다, 4시 36분, 낙남정맥을 하면서 지났던 낮익은 무련이재에 도착하지만, 아직 선두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김 회장과 기사 양반이 식사준비를 한다. 오늘은 회원 중의 한 분이 오리고기를 준비해 와서 오리탕을 끓인다고 한다. 이윽고 선두가 도착하여 막걸리 잔이 돌고, 오리탕 준비가 다 되자, 식사를 시작한다. 5시 40분 경, 후미그룹이 도착하여 식사를 마치자, 6시 10분, 버스는 서둘러 서울로 향한다.
부련이재
귀경길이 멀다. 대전까지는 그런대로 소통이 잘 됐으나, 그 이후는 5월의 일요일 나들이 차량으로 고속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한다. 지하철이 끊어진 11시 30분 이후에 버스는 강동역에 도착한다. 할 수 없이 잠실까지 가서, 택시로 집에 도착하니 12시 5분 전이다.
(2010.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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