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용문산
쓰레기봉투를 들고 임도를 걷는 대원들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용문산(1,157m)은 화악산, 국망봉, 명지산에 이어, 경기도에서 네 번째로 높은 산으로, 기암괴석과 고산준령을 고루 갖추고, 사방으로 흘러내리는 계곡의 경관이 뛰어나 예로부터 경기의 금강산으로 불려왔다. 본디 미지산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었는데, 조선을 개국하고 이태조가 등극하면서 '용문산'이라 바꿔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산림청에서 선정한 100대 명산 중의 하나다.
남한강과 홍천강으로 둘러 싸여 있는 용문산 주변에는 유명산을 비롯하여 중원산, 도일봉 등이 산세를 더 하여 정상에서 굽어보는 조망이 일품이다. 용문산 정상은 이전에는 출입금지 지역이었으나 지금은 정상의 신선바위까지 오를 수 있다. 동남쪽의 용문계곡과 서북쪽의 유명계곡, 어비계곡, 삼천이골, 그리고 동북쪽의 산음리계곡, 서남쪽의 함왕골 등 계곡의 경관이 좋아 산행은 주로 계곡산행으로 이루어지는데 용문면 쪽은 사람이 많은 반면 나머지 세 방면은 호젓한 데다 계곡도 더 좋다.
용문산 남동쪽 기슭에는 거찰 용문사가 자리하고 있고 일대는 국민관광단지로 지정되어 각종 편의시설이 조성되어있다. 용문사는 신라 선덕왕 2년(913년)에 창건되었다는 유서 깊은 고찰로, 경내에는 보물 제531호 부도 등 문화재가 여럿 있고, 특히 천연기념물 30호로 유명한 용문사 은행나무는 둘레 10m, 높이 70m로 동양 최대를 자랑한다. (이상 자료 발췌)
2009년 7월 16일(목)
장마로 비가 오는 날이 많다보니 화요일, 토요일로 정한 주 2회 산행이 여의치가 않다. 그리하여 7월 중에는 비가 오지 않는 날이 산행하는 날이 되고, 산행시간도 5시간 정도가 되게, 코스를 짧게 잡는다.
중부지방에 비 예보가 없는 목요일, "강동산사랑산악회"에서 용문산을 간다기에 따라 나선다. 코스가 특이하다. 배넘이재에서 정상까지는 한강기맥의 마루금을 걷고, 정상에서 동남쪽 능선을 타고 내리다, 왼쪽 골짜기로 빠져, 마당바위를 지나 용문사로 하산한다. 도상거리 약 8.6Km에, 산행시간은 5시간 정도겠다.
산행코스
8시 50분, 출발장소인 둔촌역 2번 출구를 나서니, 저 앞에 중형버스가 대기하고 있다. '강동산사랑산악회'는 매월 둘째, 넷째 목요일에 정기산행을 하는 동호인 모임으로 주로 강동지역에 거주하는 분들이 회원이라고 한다. 첫 번째, 세 번째 목요일에는 회원 중심의 번개산행을 하게 되는데, 오늘은 비회원으로는 유일하게 참여하는 행운을 얻는다. 오늘 참여인원은 10여명, 여자 분들이 많다. 회장님도 여자 분이다. 여자 분들이 많은 산악회는 분위기가 좋다. 더구나 오늘은 친숙한 동호인들의 모임이니 그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더 말 할 것도 없겠다.
버스는 팔당대교를 건너 6번 국도를 달린다. 구름이 많은 낀 날씨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검단산, 두물머리, 그리고 북한강은 언제 보아도 아름답다. 버스는 양평에서 37번 국도로 바꿔 타고, 이어 용천에서 351번 국지도로 들어서서 배너미고개로 향한다. 오른쪽으로 설매재 자연휴양림이 가까워 도로변의 예쁜 팬션들이 눈길을 끈다. 2차선 도로가 1차선으로 변하며, 가팔라진다. 바이커 두어 명이 가파른 도로를 힘겹게 오르고 있다.
언제 보아도 아름다운 북한강, 흙탕물이 도도히 흐른다.
버스는 10시 13분, 배넘이고개에 도착한다. 앞자리에 앉았던 회장님이 차에서 내리는 대원들에게 검정색 비닐봉투를 나누어준다. 쓰레기봉투다. 산행을 하면서 쓰레기를 주워 봉투에 담아온다고 한다. 누가 시킨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 말은 쉬워도 실행하기가 힘든 일인데, "강동산사랑산악회" 회원들은 오랫동안 산청소를 해왔다고 한다. 배넘이고개는 2005년 10월, 한강기맥을 하면서 왔던 곳이라 낮이 익어 친근하게 느껴진다.
배넘이고개 도착
배넘이고개 명지산 가는 길
차에서 내린 대원들은 산행준비를 마치고, 단장님을 따라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다. 힘들게 배넘이고개에 오른 바이커들이 쉬면서, 사진을 찍으며, 이런 우리들을 바라보고 있다. 준비운동을 바친 대원들은 10시 24분, 선두대장을 따라, 표지기가 걸려있는 산길로 들어서서, 무성한 잡목을 헤치며 줄지어 완만한 사면 길을 오른다.
산행시작
이윽고 능선으로 진입한다. 비가 온 뒤라 습도가 높아 상큼한 맛은 떨어지지만, 한결 깨끗해 보이는 숲속을 걷는 기분이 그만이다. 모두들 같은 느낌을 즐기는 모양이다.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르는 대원들의 발걸음에 한결 여유가 있어 보인다. 버스가 들머리에 도착하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뒤질세라 쏜살같이 내닫는 분위기와는 영 딴판이다. 길섶에 산딸기가 보이자 여자대원들의 발걸음이 더욱 더 늦어진다. 노랗게 핀 야생화가 눈길을 끈다.
비온 뒤 더욱 깨끗하게 느껴지는 숲속
능선이 가팔라진다. 10시 42분, T자 갈림길에 올라 왼쪽으로 진행한다. 여전히 가파른 오르막길이 계속되고, 경사면에 로프가 드리워져 있다, 10시 43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들어서고, 6분 후,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를 지난다. 등산로가 완만한 오르막으로 변하고, 10시 53분, 다시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를 지난다. 개념도에 고도 822m라고 표기된 지점이라고 짐작한다. 이정표는 용문산까지의 거리가 2,5Km라고 알려 준다.
갈림길, 우, 선두대장이 뒤에 오르는 대원들을 돕는다.
돌 많은 오르막길을 오른다. 최근에 이 지역에 비가 많이 내린 모양이다. 능선으로 많은 물이 흘러내린 흔적이 역력하다. 이윽고 오르막이 끝나고, 멋진 산판길이 이어진다. 11시 2분, 이정표가 있는 대부산 갈림길을 지난다. 여전히 멋진 산판길이 계속되는데, 그 속에서 부부 등산객이 얼굴을 맞대고 있는 모습이 한 폭의 그림을 만들어 준다.
산판길과 부부 등산객
11시 22분, 개망초가 하얗게 깔린 너른 공터를 지난다. 하얀 개망초 사이에서 이름을 모르는 노란 꽃이 한결 두드러져 보인다. 해발고도가 1,000m를 넘어선다. 앞선 대원들이 열심히 쓰레기를 주워 담으며 걷는다. 이어 두 번째 공터를 지나고, 11시 26분, 임도로 내려서서 왼쪽으로 진행한다.
공터
야생화
쓰레기를 줍는 대원들
11시 34분, 부대정문에 이른다. 날씨가 흐려지고 안개가 내린다. 전에는 초소에 위병이 있었으나. 오늘은 정문이 활짝 열려있는데도, 위병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2007년 정상이 개방됐다는 소리를 들은 바 있어, 부대 통과가 가능한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 모양이다. 등반대장이 후미를 맞고 있는 단장에게 전화를 하더니, 표지기가 걸려 있는 오른쪽 철책을 타고 내려선다. 한강기맥을 할 때는 정문에서 왼쪽으로 진행했었다. 정문과 경고판을 카메라에 담고, 가파른 철책 길을 내려선다.
부대정문
경고판
다행히 철책 길은 내리막에서 그치고, 등산로는 철책과 멀어져 오른쪽 사면으로 이어지며, 부대가 있는 봉우리를 오른쪽으로 크게 우회한다. 대원들을 사면 길로 안내한 선두대장이 뒤에서 오는 대원들을 돕기 위해 철책 길로 되돌아온다. 사면 길을 걸으며 뒤돌아 지나온 철책 길을 카메라에 담고 뚜렷하게 이어지는 우회로를 따라 걷는다.
뒤돌아 본 지나온 철책 길
돌 많은 우회로에서 선두그룹이 후미를 기다리며 쉬고 있다. 남자대원이 배낭에서 막걸리 병을 꺼내고, 여자대원은 과일을 돌린다. 후미그룹이 도착하고, 마지막으로 단장님이 모습을 보인다. 한동안 휴식을 취한 대원들은, 11시 50분 경, 다시 산행을 속개한다. 바위와 돌 사이로 좁은 사면길이 거칠게 오르내린다. 12시 7분, 용문산 1.0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후미를 기다리며
이정표
왼쪽 능선 위, 부대 쪽에서 확성기를 통해 '빨간 마후라' 노랫소리가 들린다. 군부대 점심시간에 틀어 놓는 방송인 모양이다. 12시 16분, 첫 너덜지대를 지나며 오른쪽으로 희미하게 보이는 연수리 방향의 조망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어 두어 차례 더 너덜을 건너고, 12시 21분, 갈림길을 만나 왼쪽으로 내려선다. 오른쪽으로 정상의 구조물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너덜지대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내려서고
12시 29분, 이정표를 지나고, 12시 43분, 커다란 바위 앞에서 등산로는 왼쪽으로 떨어지며 바위를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2분 후, 왼쪽에 표지기들이 보인다. 뚜렷하게 이어지는 등산로를 버리고 왼쪽의 가파른 사면 길로 들어선다. 작은 둔덕을 오르니, 왼쪽 사면에 로프가 드리워져 있다. 로프를 잡고 올라, 12시 50분, 전망대에서 주위를 조망한다.
갈림길의 표지기
용문봉과 그 뒤로 중원산
군부대 초소와 북동방향의 문례봉 줄기
팔각정
군부대 시설
전망대에서 내려서서, 용문산 등산안내도를 카메라에 담고, 12시 54분, 정상석이 있는 좁은 정상(1157m)에 오른다. 부대정문에서부터 약 1시간 10분이 지난 시각이다. 정상석을 카메라에 담고 주위를 줄러 본 후, 계단을 내려서서 팔각정으로 향한다.
정상석
정상에서 본 문례봉,
팔각정에서 본 전망대
팔각정에서 본 신점리
12시 57분, 팔각정을 나서며 눈에 띠는 야생화를 카메라에 담고, 가파르고 긴 계단 길을 내려선다. 1시 4분, 표지목이 있는 장군봉과 정상 갈림길에 이르니, 왼쪽 쉼터 평상에서 선두그룹이 점심상을 벌리고 있다. 합석하여 정상주를 나누어 마시고 식사를 한다. 이윽고 후미그룹이 도착하자, 왁자지껄 식사 분위기가 본격적으로 무르익는다. 1시 58분, 한 시간 가까운 긴 점심을 마치고, 하산을 시작한다.
야생화
장군봉과 정상 갈림길의 표지목
점심식사를 한 쉼터
가파른 암릉길을 내려선다. 2시 3분, 마당바위 1.4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며 동남능선과 가까이 보이는 용문사 방향의 조망을 카메라에 담는다. 평일인데도 용문산을 오르는 등산객들이 가파른 능선 길을 힘겹게 오르며, 하산하는 우리들을 부러워한다. 2시 13분, 마당바위 1.3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100m를 내려서는데 10분이 걸리는 가파르고 험한 길이다. 2시 18분, 전망바위에서 용문산 정상을 뒤돌아본다
이정표
힘차게 뻗은 능선과 용문사 방향의 조망
뒤돌아 본 정상
가파른 암릉길이 계속 이어진다. 왼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용문봉이 가깝다. 계단 길을 내려서고, 큰 바위가 앞을 막으면 등산로는 좌우로 비켜선다. 2시 32분, 마당바위 0.9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6분 후 표지목이 있는 갈림길에서 무심코 직진하다. 뒤에서 부르는 단장님의 소리를 듣고, 갈림길로 되돌아온다.
가깝게 보이는 용문봉
계단길
능선에 버티고 있는 바위를 우회하고
표지목이 있는 갈림길
직진하면 능선을 따라 상원사로 내려서게 되고, 왼쪽으로 꺾어내려야, 마당바위가 있는 계곡으로 내려설 수가 있다. 가파르고 거친 너덜 길을 내려선다. 2시 44분, 마당바위 0.6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이어 로프가 걸린 가파른 내리막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바닥이 온통 돌투성이라, 자칫 미끄러져 엉덩방아라도 찢게 되면 엉치뼈가 온전할 수가 없겠다. 계곡의 물소리가 가깝게 들린다.
너덜 길 험한 내리막
로프길
3시 정각, 맑은 물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계곡에 내려서서, 시원한 물을 한바탕 뒤집어쓰고, 모자와 수건을 물에 담갔다 꺼낸다. 3시 15분, 계곡길 끝지점을 알리는 표지목을 지나고,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계곡을 따라 걷는다. 지계곡에는 다리가 걸려있고, 이골 물, 저골 물에서 흘러내린 물이 합쳐져, 계곡의 물은 갈수록 풍성해지고, 물소리는 우렁차다.
첫 번째 만난 계곡물
계곡길 끝지점 표지목
지계곡에 걸린 다리
3시 20분, 대원들이 족욕(足浴)을 하고 있는 마당바위에 내려선다. 높이 2m, 폭이 4~5m, 길이 7m정도의 커다란 바위가 계곡에 놓여있는데, 상단부가 칼로 자른 듯 평평하다. 맑은 계류에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은 후, 물소리를 들으며 바위에 앉아있으니, 더운 줄 모르겠다. 10분 쯤 더위를 식히고 다시 계곡을 따라 내린다.
마당바위
마당바위 앞 계류
비온 뒤 수량이 풍부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용문계곡이 이처럼 아름다운 줄을 이제껏 모르고 지난 것이 이상할 정도다. 돌 많은 계곡길을 조심조심 내려선다. 다리를 건너고, 3시 56분, 용각바위 부근을 알리는 표지목을 지난다. 용문사까지의 거리가 1,3Km라고 알려준다.
용문계곡 1
용문계곡 2
용각바위 부근 표지목
다리를 건너니 왼쪽에서 내려오는 길이 보인다. 아마도 용각바위에서 내려오는 길인 모양이다. 4시 20분, 첫 번째 상원사 갈림길 표지목을 지나고, 4시 26분, 약 1100년 전에 대경대사가 창건했다는 용문사를 둘러본 후, 천연기념물 30호인 은행나무를 우러른다.
아담한 용문사 지장각
둘레 10m가 넘는 우람한 은행나무 밑동
잘 정비된 경내 도로를 따라 내린다. 길가 수로를 따라 옥 같이 맑은 물이 흘러내린다. 젊은이들이 신발을 벗고 수로를 따라 걷는 모습이 시원하다. 화장실에 들러 땀에 젖은 웃옷을 갈아입고, 상점에서 캔 맥주를 사 마시며 한동안 휴식을 취한 후, 5시 3분, 일주문을 나선다.
일주문
버스에 들러 배낭을 내려놓고, 계곡으로 내려서서, 차가운 계곡물로 고생한 발목과 무릎을 식혀준다. 이어 감자전과 산나물을 안주로 시원한 막걸리를 마시는 즐거운 뒤풀이 자리가 마련된다. 회장님이 쏘는 자리라고 한다. 산행경험이 많은 단장님이 코스를 잡고, 회원들은 쓰레기를 주우며 여유 있고 즐겁게 산행을 한다. 선두대장과 후미단장이 수시로 연락하며 선두와 후미간의 거리를 일정하게 유지한다. 서두름이 없는 즐거운 산행이다. 쉽게 만나기 어려운 좋은 모임이다.
족욕을 한 계곡
버스는 5시 50분 경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09.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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