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참조 

한북정맥(9) : 47번국도-운악산-애기바위

 

2. 운악산

 

만경대와 병풍바위

 

경기도 가평군 하면과 포천군 화현면의 경계에 서있는 운악산은 강씨봉과 청계산을 잇는 한북정맥 줄기에 속하는 산으로 화악산, 관악산, 감악산, 송악산(개성)과 함께 경기 5악을 이룬다. 이 중에서 최고봉은 해발 1,468m의 화악산이지만, 산세의 수려함에 있어서는 운악산이 5악 중에 으뜸이라고 한다. 주봉인 망경대를 중심으로 웅장한 암봉들이 구름을 뚫을 듯 솟구쳤다고 해서 운악산(雲岳山)이라는 명칭이 생겼다고 한다. (이상 관련 자료 발췌)

운악산 등산안내도

 

한북정맥은 운악산을 남북으로 지나가고, 운악산의 일반등산로는 동서로 나 있다. 2006년 9월 30일(토) 한북정맥을 하면서 운악산 구간을 지난다. 하지만 이처럼 아름다운 산을 정맥 마루금만 따라 걷기가 무척 아쉽다. 하여 47번 국도에서 출발하여, 동봉, 만경대를 거치고 아기바위까지 한북정맥을 따른 후, 다시 서봉으로 되돌아와, 망경대를 거쳐, 서쪽능선을 타고 운악사로 하산하며 운악산의 정취를 만끽한다. 이때 만경대에서 내려다 본 병풍바위 등 동쪽 기암들이 무척 아름답게 느껴져, 언제고 현등사 쪽에서 운악산을 오르면서, 동쪽의 암릉산행을 즐겨봐야겠다고 생각한다.

구름다리와 병풍바위, 한북정맥을 하면서 찍은 사진

 

2009년 9월 23일(수).

하판리에서 운악산을 오르려고, 청량리 환승버스정류장에서 현등사 입구까지 들어가는 1330-44번 좌석버스를 기다린다. 이런 정도의 노선버스가 다 있다니, 우리나라 대중교통 수단의 편리함은 가히 세계 제1이라 하겠다. 가평군 홈페이지에 실린 교통안내에는 청량리 출발시간이 8시 20분으로 돼 있으나, 시간이 되어도 버스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배낭을 멘 많은 등산객들이 현등사 행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인터넷 카페에서 모은 운악산 등산객들이라고 한다.

청량리 환승버스정류장

 

8시 30분이 조금 넘어, 버스가 들어오고, 승객들이 일시에 몰린다. 단체등산객이 있다 보니, 평일인데도 자리가 없어 서서 가야 하는 사람도 있다. 버스는 대성리, 청평, 현리를 거치고, 운악교를 건너, 10시 30분, 동구부락 식당가 앞 종점에 도착한다. 매제와 사촌 동생이 동행한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매표소-눈썹바위-미륵바위-병풍바위-만경대-동봉-절고개-현등사-백년폭포-버스 정류장』으로 도상거리 약 8Km에, 산행시간은 5시간이면 충분하다.

동구부락 식당가

 

화장실에 들렀다, 잠시 운악산 등산 안내도를 살펴본 후, 10시 34분, 고바우 순두부집 간판이 보이는 골목길로 들어선다. 이어 이정표가 서 있는 운악산 주막골을 지나고, 문 닫힌 매표소를 통과한 후, 왼쪽의 운악산 돌 표지석과 등산안내도, 그리고 오른쪽의 삼충단을 카메라에 담는다.

운악산 주막골

매표소

등산안내도(사진 크릭하면 커짐)

운악산 돌표지

삼충단 안내판(사진 크릭하면 커짐)

삼충단

 

10시 41분, 현등사 일주문을 지나 신작로 같이 넓은 길을 따라 오르다, 10시 50분, 첫 번째 만경대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들어서고, 이어 가파른 통나무 계단길을 오른다. 이정표는 정상까지의 거리가 2.61Km라고 알려준다. 가파른 능선길이 이어진다. 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려, 움푹 파인 등산로에는 나무뿌리들이 실핏줄처럼 들어나 있다. 11시 11분, 정상 1.9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니, 암릉길이 이어지고, 고도계의 수치는 500을 넘어선다.

일주문

첫 번째 만경대 갈림길 이정표

통나무 계단길

 

암릉길에서 시야가 트이며 왼쪽으로 아기봉(772m)으로 흘러내리는 운악산 남쪽능선을 바라보고, 하판리를 굽어본다. 11시 22분, 눈썹바위를 카메라에 담고, 바위를 왼쪽으로 우회한다. 바위사면에 쇠말뚝을 박고 와이어로프를 연결해 놓았다. 등산로는 바위 밑둥까지 떨어져 내리더니, 돌 많은 가파른 오르막을 한동안 올라, 11시 35분에야 비로소 본 능선으로 진입한다.

눈썹바위

우회로

T자 능선/본능선

 

직진하라는 이정표를 무시하고, 왼쪽 와이어로프가 설치된 암릉을 오른다. 시야가 트이며 200도 방향으로 아기봉이 가깝다. 11시 44분, 고도 약 660m 정도의 봉우리에 오른다. 나무그늘 아래에 통나무 의자를 만들어 놓은 쉼터봉이다. 이정표는 정상까지 1.48km남았다고 알려준다.

정상 직진표시의 이정표

왼쪽 와이어로프가 걸린 암릉길

암릉에서 가까이 본 아기봉

쉼터봉

 

오른쪽 비탈길을 내려서며 나뭇가지 사이로 만경대와 병풍바위를 본다. 다시 평탄한 길을 걸으며 등산로 주변의 버섯같이 생긴 바위, 고사목 등을 카메라에 담고, 다시 오르막길을 오른다. 11시 52분, 죽산 안씨, 순이(順伊)의 합장묘를 지난다. 순이! 얼마나 정겨운 이름인가? "

순이의 묘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 - 아름다운 순이(順伊)의 얼굴이 어린다.”(소년-윤동주))

 

“순이(順伊)가 떠난다는 아침에 말 못할 마음으로 함박눈이 내려, 슬픈 것처럼 창 밖에 아득히 깔린 지도 위에 덮인다.” (눈 오는 지도-상동)

 

완만한 슬랩이 앞을 막는다. 등산로는 이 슬랩을 오른쪽으로 비껴서 이어지지만, 암릉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기 위하여서라도 이 정도의 슬랩은 바로 통과해 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바위를 무서워하는 매제나 동생이 한 번 시도를 해 보는 것이 좋겠는데, 땅만 보고 걷는 두 양반은 얼마나 앞섰는지 보이질 않는다. 스랩을 오르니 눈앞에 만경대가 그 당당한 모습을 나타내고, 아기봉으로 이어지는 남쪽 능선이 웅장하다.

슬랩

모습을 보이는 만경대

아기봉으로 이어지는 멋진 능선

 

12시 8분, 정상 900m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는 쉼터에 두 양반이 편안하게 앉아서 쉬고 있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왼쪽 나무 계단을 내려선다. 보라! 눈앞에 전개되는 장대한 아름다음을! 만경대, 미륵바위, 그리고 병풍바위가 줄줄이 그 위용을 뽐내며 늘어서 있다. 가평군에서는 병풍바위 앞에 전망대가 마련하여, 이 멋진 조망을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도록 배려를 해 놓았다.

만경대

병풍바위 1

 

병풍바위 2

병풍바위 3

전망대

병풍바위 표지석

 

등산로는 암봉을 왼쪽으로 우회하여 미륵바위 뒤 능선으로 이어진다. 이정표가 있다. <정상 530m> 와이어로프에 매달리며 암봉에 올라, 아름답게 우뚝 선 미륵바위를 카메라에 담는다. 미륵바위 뒤로 건너편 화악산과 명지산이 멀리 보이고, 그 오른쪽으로 연인산과 미륵봉, 칼봉 등이 연연히 이어진다.

암봉 우회로, 단풍이 물들기 시작한다.

미륵바위 아래 119표지판과 이정표

와이어로프 암릉길

미륵바위

 

암릉길을 걸으며 단풍이 막 들기 시작하는 병풍바위를 가까이 본다. 이어 능선 안부에 내려섰다,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이정표가 있는 T자 능선에서 왼쪽으로 진행한다.<정상 260m> 와이어로프만으로는 부족하여 쇠 발받침까지 촘촘히 박아 놓은 암른길을 오르며 왼쪽으로 날카롭게 흐르는 남쪽능선과 보다 넓게 펼쳐진 남면일대를 굽어본다.

가까이 본 병풍바위

T자 능선의 이정표

안전시설이 완벽한 암릉길

하면 일대 조망과 그 뒤 연인산

12시 53분, 구름다리를 건너고 철사다리를 오르며 건너편 명지산에서 연인산을 거쳐 매봉, 깃대봉으로 이어지는 긴 능선을 카메라에 담는다. 철사다리를 오르고, 마룻길을 통해 바위 하나를 오른쪽으로 우회한 후, 만경대로 오르며 병풍바위를 내려다본다. 빛의 조화! 올려다 볼 때와는 또 다른 모양이다. 단풍이 더 눈에 들어온다.

구름다리를 건너고

건너편 동쪽 파노라마

마룻길

굽어 본 병풍바위

 

1시 3분, 조망 안내석이 있는 만경대(935.5m)에 오른다. 북동쪽으로 멀리 화악산이 보이고 남쪽 저 아래로 현등사가 아득하다. 잠시 머물러 주위의 조망을 즐긴 후, 1시 6분, 동봉으로 이어지는 암릉길을 내려서서,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안부를 지나고, 나무계단을 오른다. 1시 10분, 정상인 동봉(937.5m)에 오른다. 정상석, 이정표 등이 보인다.

만경대

조망 안내석

동봉 가는길

삼거리 안부

동봉 정상석

이정표

 

1시 12분, 정상을 조금 벗어난 그늘에 자리를 잡고 점심식사를 한다. 동구부락에서 청량리 행 버스가 5시에 출발하니 바쁠 것이 하나도 없다. 정상주를 곁들인 느긋한 식사를 즐기고, 2시 6분, 너른 정상을 가로 질러, 절고개로 향한다. 오른쪽으로 서봉이 우뚝하다. 완만한 계단길을 내려서며 본 남쪽의 축령산 서리산, 그리고 멀리 천마산 등이 첩첩하다.

동봉에서 본 서봉

계단길

첩첩산

 

아름다운 산책로가 이어진다. 한북정맥 마루금이다. 2시 13분, 이정표가 있는 대원사 갈림길을 지나고, 2시 16분, 전망바위에 서서 동봉을 뒤돌아 본 후, 아기봉으로 이어지는 가야할 능선을 카메라에 담는다. 2분 후 등산로는 바위 하나를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바위 위에서의 조망이 궁금하여, 바위에 올라, 포천시로 이어지는 47번 국도를 굽어본다. 바위에서 바로 내려서는 길이 여의치 않다. 우회로로 되돌아와 앞선 일행을 뒤 쫓는다.

한북정맥 마루금

대원사 갈림길 이정표

아기봉으로 이어지는 가야할 능선

 

남근석이 바라보이는 곳에 전망대를 만들고, 안내석을 세워 놓았다. 운악산의 기상이 담긴 남근석에 소원을 빌어보라는 배려라고 한다. 다시 나무 계단길을 내려서고, 암릉길을 지나며 서서히 고도가 낮아진다. 2시 30분, 이정표와 벤치가 있는 절고개에 내려선다. 헌데 일행이 보이지 않는다. 현등사를 향해 왼쪽 내리막으로 내려서다, 혹시나 해서, 벤치에 앉아 쉬고 있는 등산객에게 조금 전에 두 사람이 현등사 쪽으로 내려가는 것을 보지 못했냐고 묻는다.

남근석

안내판

절고개

 

주위에는 눈도 주지 않고 직진하여 빠르게 진행한 두 사람은 보았지만, 현등사 쪽으로 내러간 사람은 한동안 없었다는 대답이다. “미련한 사람들이 산에서 빨리 달린다.” 고 그렇게 이야기를 했는데도, 이정표와 119구조대 표지판이 있고, 쉼터까지 마련된 절고개를 모른 채, 한심하게 땅만 보고 달렸다는 이야기이다. 동생에게 전화를 해서 되돌아서게 한다. 18분 후에야 절고개로 되돌아 온 일행은 자신들도 어처구니가 없는 모양이다. 잠자코 비탈길을 내려서서 현등사로 향한다.

119 구조대 표지판

현등사로 내려서는 일행

 

돌 많은 가파른 길이 이어진다. 올라오려면 힘께나 들겠다. 2시 51분, 코끼리 바위를 지나고, 이어 와어로프가 걸린 암릉을 내려선다. 골짜기의 나뭇잎도 색이 변하기 시작한다. 상수원 보호를 위해 계곡으로는 내려서지 못하게 로프를 쳐 놓았다. 절고개 폭포라고 짐작 되는 계곡 쪽에는 로프가 없다. 잠시 내려서서 폭포를 카메라에 담는다. 물이 마른 폭포가 볼품이 없다.

코끼리 바위

안내판

암릉길

절고개 폭포

 

3시 7분, 통나무 목책 길을 지나고, 와이어로프가 걸린 암릉을 오르내린 후, 3시 14분, 이정표가 있는 빙벽로 갈림길을 통과한다. 이어 현등사 경내로 들어서서, 함허대사의 부도 등을 카메라에 담고, 보광전과 삼층탑을 둘러본다. 계단을 내려선다. 아담한 모습의 경기도 문화재료 제17호라는 가평 하판리 삼층석탑 지진탑이 반긴다.

빙벽로 갈림길 이정표

부도 1

부도 2

함허대사 보도탑 안내판

보광전

현등사 3층 석탑

삼층석탑 지진탑

 

108 계단을 내려서서 석이문을 지나고, 시멘트도로로 내려선다. 3시 36분, 민영환 바위를 지나고, 두 차례 만경대 갈림길을 통과한다. 3시 43분, 와폭을 카메라에 담고, 6분 후 백련폭포 앞을 지난다. 이어 아침에 우리들이 만경대로 올랐던 갈림길을 지난 후, 오른쪽 개울로 내려서서, 간단히 땀을 씻어내고 옷을 갈아입는다.

석이문

민영환 바위

안내판

와폭

아침에 지났던 만경대 갈림길

 

4시 6분, 일주문을 통과하고, 3분 후, 운악산 주막골에 들러 생맥주를 마시며, 서둘러 이른 식사를 한 후, 5시발, 청량리 행 버스에 오른다.

뒤풀이 장소

 

버스가 하남시로 들어서자, 퇴근시간과 겹쳐 길이 막힌다. 6시 35분경, 도농역에서 내려 전철로 바꿔 탄다.

 

 

(2009. 9. 25.)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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