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0m봉에서 본 운악산

망경대와 포천방향 하산 능선


경기도 포천시와 가평군의 경계에 자리 잡고 있는 운악산(雲岳山)은 화악산, 관악산, 감악산, 송악산(개성)과 함께 경기 5악으로 불린다. 이 중에서 최고봉은 해발 1,468m의 화악산이지만, 산세의 수려함에 있어서는 운악산이 5악 중에 으뜸이라고 한다. 주봉인 망경대를 중심으로 웅장한 암봉들이 구름을 뚫을 듯 솟구쳤다고 해서 운악산(雲岳山)이라고 불린다. (펌)


2006년 9월 30일(토).

잭 대장이 가이드하는 한북정맥 9번째 산행으로 둘러본 운악산은 경기 5악 중의 으뜸이라더니, 과연 명불허전(名不虛傳)이다. 정상인 동봉과 서봉은 거대한 바위 덩어리다. 몇 길씩 되는 암벽이 솟아 있고, 기기묘묘하게 생긴 바위들이 아름다운 노송들과 어우러져 살아 있는 산수화를 그리고 있다. 단풍이 물들기 시작하는 정상 주변의 풍광은 초추(初秋)의 양광(陽光) 속에서 빛을 발하고, 사방이 확 트인 정상에서의 조망이 또한 압권이다.


한북정맥은 운악산을 남북으로 지나가고, 운악산의 일반 등산로는 동서로 나 있다. 잭 대장은 이 아름다운 운악산을 정맥 마루금만 따라 걷기가 아까웠던 모양이다. 47번 국도에서 출발하여, 동봉, 서봉을 거치더니, 아기바위까지 진행한 후, 다시 서봉으로 되돌아와, 망경대를 거쳐, 포천방향(서쪽)의 운악사로 하산한다. 한북정맥 종주와 운악산 등산을 한방에 해치우는 묘책을 마련한 것이다.


상봉 터미널에 모인 회원 수가 21명이다. 산이사회 산행 중, 최대 인원이 참여한 것이다. 목련대원, 오솔길대원이 어려운 발걸음을 했고, 지헌부부가 오랜만에 모습을 보인다. 일행은 8시 20분 발 사창리 행 버스에 오른다. 버스는 47번 국도를 달려, 지난 번 하산하여, 버스를 기다리던 맹호부대 앞을 지난다, 9시 40분 경, 친절한 기사양반은 지하차도 앞이라고, 도로변에 정차하여, 우리들을 내려준다.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9:45) 산행시작-(9:56) 군부대 철조망-(10:03) 철조망 버리고 왼쪽 능선-(10:35~10:42) 649m봉-(10:47) 헬기장-(10:58) 740m봉/아기봉 갈림길-(11:14) 철암재-(11:43) 절고개-(11:54) 남근석 촬영소-(12:04~12:45) 현등사 갈림길 중식-(12:54) 동봉-(13:02) 동쪽 가평군 전망바위-(13:15) 동봉회귀-(13:21) 서봉-(13:30~3:44) 아기바위-(13:53~14:00) 다시 서봉-(14:02~14:11) 망경대-(15:43) 운악사-(15:58) 운악산 휴양림-(16:09) 등산로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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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도로를 따라 걷다보니, 오른쪽으로 임도가 보이고, 나뭇가지에 산행리본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이곳에서 잠시 산행준비를 한 대원들은, 9시 45분경, 임도를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약 2분 쯤 걸어 오르자, 임도는 왼쪽으로 굽어지고, 등산로는 오른쪽, 폐타이어, 탄피들로 쓰레기장 같이 어질어진 골짜기로 이어지더니, 바로 왼쪽 사면을 타고 급하게 오른다. 이윽고 교통호가 보이고, 9시 56분, 군부대 철조망이 앞을 막아선다. 철조망 너머로 운악산이 보인다.

쓰레기장 같은 골짜기를 지나는 대원들

철조망 너머로 운악산이 보인다.


철조망을 따라 왼쪽으로 이어지던 등산로는 철조망을 오른쪽에 끼고, 두어 차례 골짜기를 오르내리더니, 10시 3분, 왼쪽 숲으로 들어서며, 철조망과 멀어진다. 숲속으로 들어선 등산로는 가파르게 올라붙고, 커다란 바위를 우회한다. 이처럼 가파른 길을 힘들게 오르다가, 조망이 트이는 곳에서 뒤돌아 수원산을 바라보고, 47번 국도를 굽어본다. 오른쪽 아기봉으로 떨어지는 능선이 수려하다

수원산과 47번국도

남쪽 아기봉으로 흐르는 능선


급경사 바위지대를 지나고, 10시 35분 649m 암봉에 올라, 주위를 조망한다. 북동쪽으로 운악산 정상이 가깝고, 남서쪽으로는 47번국도가 일직선으로 그어져있다. 정상에는 훼손된 삼각점이 있고, 바위에 푸른색으로 십자가를 그렸던 흔적이 뚜렷하다.

급경사 바위지대를 오르는 대원들

649m봉 바위에 그려진푸른 십자가

10시 47분 헬기장을 지나고, 암릉길을 오른다. 채석장의 요란한 착암기 소리가, 정적을 깨뜨린다. 운악산이 지르는 비명소리다. 10시 57분 740m봉에 오른다. 제일 먼저 눈에 뜨이는 것이, 허옇게 파헤쳐진 채석장이다. 옛 부터 경기 5악으로 그 아름다움을 자랑하던 운악산이 이렇게 훼손이 되어도 좋다는 말인가? 누가 시도하고, 누가 허가를 해서 이처럼 파괴행위가 아직도 계속되는 것인가? 이는 후손들에게 물려줄 소중한 국토를 훼손하는 범죄행위이고, 이를 막지 못한 우리들 모두는 공범자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위로, 위로 파먹어 올라가는 채석장


740m봉에서 836m봉, 동봉을 지나, 서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을 바라보고, 뒤돌아 우뚝 솟은 아기봉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어서 철암재를 지나, 836m봉을 넘고, 11시 43분 절고개에 이른다. 이정표가 서있다. <운악산 정상 0,66K, 20분, 아기봉 3K, 2시간 20분,포천 대원사 2.9K, 1시간 40분, 현등사 2.7K, 1시간 30분>

운악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가야할 길

아기봉


11시 54분 남근석을 카메라에 담고, 아름다운 단풍 길을 걷는다. 왼쪽으로 조망이 트이며, 서봉과 만경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12시 4분, 이정표가 서있는 현등사 갈림길에 이른다. <정상 02K, 10분, 현등사 3.15K, 1시간 40분> 일행은 부근의 공지에 둘러 앉아, 점심식사를 한다.

남근석

현등사 갈림길 이정표


12시 45분 식사를 마친 대원들은 12시 54분 동봉(945m) 너른 공지에 올라, 기념사진을 찍고 주위를 둘러본다. 이제 서봉까지는 10분 이내 거리다. 하산하기에는 너무 이른 시간이라, 동쪽 가평군 하판리로 이어지는 능선을 잠시 보기 위해 몇몇 대원들이 동쪽으로 내려선다.

동봉에서 본 서봉과 만경대


등산로가 급경사 내리막으로 이어지자, 대부분의 대원들은 포기하고, 되돌아서고, 세 명의 대원들과 함께 앞에 보이는 봉우리까지 오르기로 한다. 안부에 내려서니, 이정표가 서있다. <정상 0.1K, 현등사 2.55K> 현등사 가는 길은 오른쪽으로 떨어지고, 우리들은 직진하여 암릉길을 올라 전망대 위에 선다. 가평군 현판리, 신상리로 이어지는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장관이다, 동북방향으로 명지산, 국망봉이 희미하게 조망된다.

동쪽 전망대 오르는 길

동쪽의 가평군 하판리

하판리로 뻗은 능선

철다리와 병풍바위

신상리 쪽으로 뻗은 능선-이 능선 반대쪽에 채석장이 있다.

 

서둘러 동봉으로 돌아오니, 1시 15분이다. 약 18분 정도, 본대 이탈을 한 셈이다. 1시 21분, 서봉에 도착하니, 한 무리의 여자대원들이 둘러 앉아 쉬고 있다. 나머지 대원들은 아기바위까지 갔다 되돌아온다고 한다.

되돌아 온 동봉

서봉의 삼각점과 안내문


급경사 내리막을 달려, 아기바위로 향한다. 경기소방에서 세운 빨간 위험팻말을 지나, 왼쪽 우회로를 따르지 않고, 능선길을 직진하여, 1시30분, 아기바위에 도착한다. 아기바위에는 추모비가 세워져 있다. "故 金榮奎氏 여기서 숨지다. 1967. 12. 25." 아기바위 아래에, 홀로 떨어져 있는 바위에 올라서서 사방을 둘러본다. 북쪽으로 가야할 위험지구의 암봉들이 보이고, 남쪽으로 동봉과 서봉이 나란히 서 있다. 동쪽으로 보이는 병풍바위를 당겨 찍는다.

아기바위 1

아기바위 2

건너편의 병풍바위


1시 53분 서봉으로 되돌아와 잠시 휴식을 취한 후, 2시경 하산을 시작하여, 2분 후 망경대에 도착하고, 암벽, 암릉을 타고 내려, 3시 45분 운악사를 지난다. 이제 암릉길이 끝나고, 마사토 흙길이 이어진다. 3시 58분 휴양림 입구에 내려서서 임도를 따라 걷는다. 4시 9분, 커다란 운악산 등산로 안내도가 붙어있는 입구에 도착하여 오늘의 산행을 마감한다.

망경대 표지판

망경대에서본 동봉

바위 위의 노송

고사목

지나온 능선 - 오른쪽 649봉, 가운데 740봉, 왼쪽 아기봉

운악산에서 아기봉으로 흐르는 아름다운 능선

양 방향 통로- 내림길

양 방향 통로- 오름길

내려온 직벽

뒤돌아 본 만경대

하산하며 당겨 찍은 동봉

궁예성터 -왕건에게 쫓긴 궁예가 쌓았다는 옛성터/ 우정 사진

지나온 암릉

뒤돌아본 하산능선

운악사 1

운악사 2

운악산정

운악산 등산안내도


(2006. 9. 30.)

 


뒤풀이

등산로 입구에서 100미터 쯤 남쪽에 위치한 운악산 빌리지에서 찬물로 샤워를 하고, 개운해진 몸으로, 하산주와 식사를 즐긴다.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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