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주목단지와 주목 감시초소
2016년 3월 29일(화)
좋은 사람들 산악회를 따라 소백산을 간다. 등반대장은 가을국화님이다. 소백산은 한겨울 매섭게 불어대는 북서풍과 싸우며 눈 덮인 길을 걸어야 제 맛이 나고, 5월말, 6월초에 흐드러지게 피는 철쭉의 아름다움에 취하는 멋에 사람들이 몰린다.
봄철 소백산의 매력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계곡을 따라 비로봉에 오르고, 계곡을 따라 하산하면서, 옥 같은 계곡물에 손도 담가보고, 청아한 물소리를 들으며 걷다보면 선경에 든 느낌마저 들게 된다.
3극점과 7대륙의 최고봉을 모두 정복한 산악인이자 탐험가인 허영호 (許永浩-1954년 생)는 충북 제천 출신이다. 단양 시에서는 천동리 계곡입구 다리안 폭포 앞에 산악인 허영호 기념비를 세우고, 어의곡 새밭에서 출발하여 비로봉에 오르고, 천동 다리안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소백산 허영호 등산로”로 명명하여 홍보를 하고 있다. 아마도 산악인 허영호씨가 즐겨 다니는 코스 인 모양이다.
산악인 허영호 기념비
소백산 허영호 등산로(사진 클릭하면 커짐)
오늘 우리들의 산행코스가 바로 소백산 허영호 등산로다. 도상거리 약 12Km, 산행소요시간은 점심식사 시간 포함 5시간 정도면 여유 있는 산행이 가능한데, 가을국화 대장은 역시 넉넉하게 6시간을 주겠다며, 3시 40분경까지 하산하고, 4시에 출발할 예정이지만, 그 전에 모두 하산하면 4시 전이라도 출발이 가능하다고 한다.
7시 15분, 서초구청 앞을 출발한 산악회버스는 마지막 경유지 죽전을 들렀다, 청동휴게소에서 30분 동안 정차한 후, 9시 25분, 단양을 지난다. 버스 창 밖으로 도담삼봉이 가까이 보인다. 단양팔경으로 손꼽히는 도담삼봉이 도로변까지 노출되어 있어 안타깝다.
차창 밖의 도담삼봉
버스는 9시 54분, 달밭골 주차장에 도착하고, 산행준비를 마친 대원들은 등산로 입구로 들어서서 10시경 산행을 시작한다. 신작로 같이 넓은 등산로를 따라 오른다. 잘 정비된 등산로이지만 잔돌이 많이 깔린 길이라 걷기가 조심스럽다. 등산로 변에 어의곡 자연관찰로 안내판, 백두대간 등산로 안내판이 보인다.
달밭골 주차장에 게시된 안내판
새밭 매점
산행시작
등산로 입구의 이정표
어의곡 자연관찰로 안내
백두대간 등산 안내도
10시 7분, 탐방지원센터에 이르러, 탐방안내도 2매를 얻고, 입산 제한시간 안내를 카메라에 담는다. 대부분의 지역이 하절기 (4월~10월)에는 14시, 동절기는 13시 이후는 입산을 제한하고 있다.
탐방지원센터
입산제한시간 안내
10시 14분, ‘소북/ 05-01’ 119구조목을 지난다. 어의곡주차장에서 500m 떨어진 지점이고, 해발고도는 545m라고 한다. 왼쪽에서 청아한 물소리가 들리고, 계곡이 모습을 드러낸다. 이끼가 잔뜩 낀 돌 틈 사이로 옥같이 맑은 물이 흘러내린다.
잔돌 많은 등산로
119 구조목
어의곡
10시 25분, ‘소부/05-02’ 119구조목을 지난다. 어의곡주차장에서 1Km 떨어진, 고도 631m 지점이라고 알려준다. 산행을 시작해서 몸이 어느 정도 풀릴 때까지, 30분 정도는 천천히 걷는 것이 버릇이 되어서, 대원들은 모두 앞서가고 후미로 쳐졌지만, !Km를 걷는데 25분이 걸렸으니, 4.1Km 남은 정상까지는 2시간 정도면 오를 수 있겠기에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서둘지 않고 유장하게 걷는다. 계곡에 나무다리가 놓여 져있고, 저 앞에서 걷는 대원 두 사람의 뒷모습이 보인다.
계곡에 놓인 다리
10시 30분, 비로봉 3.9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등산로는 푸른 전나무 숲으로 이어진다. 저 앞에 가을국화 대장의 뒷모습이 보인다. 중년이 지난 나이로 보여 지는, 작은 몸매의 여인이지만 오랜 산행을 통해 체득한 경험이 쌓여, 최후미로 홀로 떨어져 쉬지 않고 뚜벅뚜벅 걷는 모습이 보기가 좋다.
이정표
후미를 보는 가을국화 대장
10시 43분, 계곡에 놓인 다리를 건넌다. 다리 위에서 보는 계곡은 아직도 얼음이 가득하다. 2005년 1월, 백두대갼 제 34 소구간을 산행할 때, 고치령(760m)에서 출발하여 마당치(900m)를 지나고, 상왕봉(1,394m), 국망봉을 넘은 후, 어의곡리로 하산한 적이 있다. 그때 꽁꽁 얼어붙은 계곡을 건너려고 애를 먹었었는데, 지금은 이처럼 멋진 다리가 놓여있는 것을 보니 격세지감이 난다.
다리로 계곡을 건너고
아직도 얼음이 가득한 계곡
2005년 1월, 꽁꽁 얼어붙은 어의곡.
조심조심 계곡 건너기
등산로가 점차 가팔라진다. 10시 54분, ‘소북/05-04’ 119표지목을 지난다. 산행기점에서 2Km 떨어진, 해발고도 832m 지점이다. 고도가 높아지며, 황량한 산에 녹색기운이 감돌기 시작한다. 산죽이다. 비로봉 2.1Km를 알리는 ‘소북/05-05’ 119 구조목이 산죽 속에 우뚝 서있다.
황량한 산속의 녹색기운
119구조목
11시 10분, 등산로가 왼쪽으로 굽어지며 계곡을 버리고 능선을 탄다. 가파른 돌층계가 놓여지고, 좌우로 로프 가드레일을 쳐 놓아 등산로 이탈을 막고 있다, 능선이 더욱 가팔라지는지 기나긴 나무계단이 구불구불 이어지며 고도를 높이고, 계단 좌우로 산죽이 지천이다, 11시 22분, 해발고도 1,078m지점을 지난다.
계곡을 버리고 능선으로
긴 계단
119구조목
산죽 밭
11시 17분, 비로봉 2.1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이번에는 길게 이어지는 통나무 계단을 오른다. 저 앞에 후미대장의 뒷모습이 보인다. 11시 27분, 대원이 쉬고 있는 쉼터를 지나, 가파른 계단을 오른다. 이윽고 긴 계단이 끝나고 등산로는 울창한 전나무 숲 사이로 이어지고, 오른쪽은 절벽처럼 가파른 사면이 까마득하게 떨어진다.
이정표
통나무 계단
쉼터
전나무 숲길
등산로는 산죽이 가득한 너른 능선을 따라 구불구불 오른다. 11시 49분, 비로봉 1.5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정상이 가까워지면서 대원들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다. 천천히 쉬지 않고 걷다보면, 이처럼 도중에 쉬면서 이동하는 대원들을 추월할 수 있게 된다.
앞에 등반대장이 가고,
이정표
정상이 가까워지며 만나는 대원들이 많아지고
11시 58분, 비로봉 1.2Km, 해발고도 1,243m를 알리는 119구조목을 지나고, 이어 자작나무 숲을 통과하여. 12시 19분, 사방이 확 트인 너른 능선으로 나온다, 오른쪽으로 연화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과 주목 감시초소가 멀리 보이고, 그 옆으로 1,395m 봉이 우뚝하다.
119구조목
자작자무 숲
소백산 주능선과 1,395m봉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양쪽으로 통나무 가드레일을 쳐 놓고, 함부로 등산로를 벗어나지 못하게 해 놓았다. 정상을 향해 오르면서 오른 쪽으로 제1연화봉, 연화봉, 그리고 제2연화봉으로 이어지는 소백산 주능선을 카메라에 담는다. 멋진 풍광이다.
정상가는 길
오른쪽으로 보이는 소백산 주능선
12시 26분, 비로봉 400m를 알리는 ‘소북 05-10’ 119구조목을 지난다. 이어왼쪽으로 장군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아름답고, 비로봉이 지척이다. 12시 37분, 비로봉 정상에 오른다.
장군봉 으로 이어지는 능선-산불조심기간이라 출입금지
정상이 지척이다.
비로봉 정상
정상석 1
정상석 2
삼각점
정상에서 본 소백산 서부능선
정상에서 본 소백산 동부능선
12시 41분, 하산을 시작한다. 첫 번째 전망대에서 등반대장과 안면이 있는 여자대원이 기다리고 있다. 잠시 이분들 사진을 찍어주고 헤어진 후, 가드레일이 쳐진 등산로를 따라 내리며, 주위의 풍광을 카메라에 담고, 행동식(行動食)으로 요기를 하며 걷는다.
하산길
등반대장과 여자대원 1
등반대장과 여자대원 2
주복
주목단지
주먹군락 안내
주목단지와 정상
1주목 감시초소
1시 경, 이정표, 안내판 등이 있는 천동 삼거리에 이르러, 잠시 주위를 둘러보고, 1시 4분, 오른쪽 천동계곡 방향으로 내려선다. 이곳에서 천동 주차장까지는 도상거리 6.2Km라고 한다. 천동 계곡길은 초행이다
천동 삼거리-비로봉에서 600m 떨어진 지점이다.
탐방로 안내 –사진 클릭 하면 커짐
이정표
119구조목
삼거리에서 본 비로봉
삼거리에서 본 소백산 서부능선
천동계곡 하산 길
하산 길 초입에서 모양이 다른 여러 그루의 주목과 고사목을 만나 이를 카메라에 담으며, 얼음이 깔린 돌길을 조심조심 내려선다. 천동 삼거리에서 300m 정도 내려서자, 얼음 깔린 돌길이 사라지고, 통나무 계단이 이어진다. 1시 15분, 고사목을 이용해 만든 멋진 쉼터에 이르러, 주위의 119구조목, 그리고 모데미풀 안내판 등을 카메라에 담는다.
주목 1
주목 2
주목 3
주목 4
고사목
고사목 쉼터
모데미풀 안내
나무판자길, 돌길을 내려선다. 등산로 주변의 거친 숲에서도 봄이 느껴진다.
1시 37분, 천동 4.8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이어 담양군에서 수질을 관리하는 소백산 옹달샘에 이르러 벌컥벌컥 샘물을 들여 마신다. 고도 1,000m가 넘는 곳에 있는 귀한 샘물이다. 샘터에서 조금 더 내려서니. 민백이 대궐터다. 명성황후의 피난처로 만들어 졌던 곳이지만, 명성황후가 시해 된 후에 쇠락하여 건물들은 간 곳없고 터만 남았다고 한다.
나무판자 길
거친 돌길
주변 숲 1
주변 숲 2
이정표
소백산 옹달샘
민백이 대궐터
안내문
1시 50분, 이정표가 있는 천동쉼터에 이른다. 화장실이 딸린 큰 건물이지만 인적이 없어 보여, 그냥 지나쳐서, 잘 정비된 돌 깔린 도로를 따라 내린다. 저 앞에 앞선 대원 두 사람의 뒷모습이 보인다. 이정표는 천동 주차장까지 4.5Km가 남았다고 알려준다.
천동쉼터 접근
이정표
천동쉼터
차량통행이 가능한 신작로처럼 넓은 산길을 터덜터덜 걸어 내린다. 왼쪽에서는 천동계곡의 물소리가 청아하고, 산길은 울창한 낙엽송 숲 사이로 이어진다. 2시 11분, 천동 3.4Km를 알리는 이정표를 만나고. 2시 20분, 다리를 건넌다. 아름다운 천동계곡이 제 모습을 보이고, 계곡의 물소리가 더욱 가깝다.
낙엽송 숲길
쉼터와 아정표
제 모습을 보이는 천동계곡 1
천동계곡 2
호젓한 산길을 맑은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터덜터덜 걸어 내리다 보니, 저절로 고등학교 때 배운 박목월의 시 산도화(山桃花)를 웅얼웅얼 암송하게 된다. 시와는 멀어진 일상을 보내다, 오늘은 천동계곡 덕에 오랜만에 산도화를
떠 울리게 된다.
산은
구강산
보랏빛 석산
산도화
두어 송이
송이 버는데
봄눈 녹아 흐르는
옥 같은
물에
사슴은
암사슴
발을 씻는다.
2시 28분, 천동 2.3Km를 알리는 신선암 이정표를 지난다. 이정표 건너편, 물가 쪽에 넓적한 바위가 보이는데 아마도 그것이 신선암인 모양이다. 계곡의 수량이 점차 늘어나고, 물소리가 더욱 더 청아하다. 2시 5분, 천동 2교를 지나자, 천동자연관찰로 안내판이 보인다. 시간이 충분하여, 하산로를 벗어나서 자연관찰로로 들어선다. 계곡을 거슬러 데크 길이 이어지지만,. 특별히 관찰할 것을 발견하지 못하고, 화전민 안내판이 있는 곳에서 화전민 집터만 둘러보고 다시 하산 길로 들어선다.
신선암 이정표
신선암
뒤돌아본 천동 2교
천동자연관찰로 안내
화전민 이야기
2시 54분, 천동주차장 1.3Km를 알리는 119구조목을 지난다. 하산 길은 돌 블록을 촘촘히 깔아 걷기가 무척 수월하다. 3시 소맥산 국립공원 깃대종 안내판을 지난다. 깃대종(flagship species)는 유엔환경계획이 만든 개념으로, 특정 지역의 생태계를 대표할 수 있는 중요 동·식물을 뜻 한다고 한다. 소백산의 대표식물은 모데미풀, 동물은 여우라는 이야기이다.
119구조목
더욱 좋아진 하산길
소백산 국립공원 깃대종
3시 1분, 천동 0.8Km라고 알려주는 이정표를 지나고, 이어 천동탐방로 아치문을 나와 천동탐방지원 센터에 이른다. 이후 하산 길은 차도와 보행로로 나뉘어져 이어진다. 탐방지원 센터까지는 교통량이 제법 많은 모양이다. 왼쪽 천동계곡 물소리가 더욱 더 맑고 깨끗하게 들린다.
천동탐방로
천동탐방지원센터 1
지원센터 2
보행로와 차도
천동계곡
3시 10분, 소백산교를 건너며 왼쪽으로 다리안폭포를 굽어본다. 다리안이 외국어 인줄 알고, 무슨 뜻인가 궁금했는데 다리 입구에 걸린 안내판을 보니, 우리 말, “다리 안”이 아닌가? 실소를 금하지 못한다. 다리안 폭포가 3단 폭포라는 안내문을 보고, 폭포 아래로 내려서서, 폭포를 올려다보지만, 폭포 전체 보습을 잡기가 쉽지 않다.
소백산교
다리 위에서 본 폭포
다리 안 폭포 안내
아래에서 본 다리 안 폭포
이어 소백산 유스호스텔. 고산자 김정호 선생 추모비를 지나, 3시 22분, 주차장에 대기하고 있는 버스에 배낭을 내려놓고, 등반대장이 기다리고 있는 식당을 찾아 들어가, 함께 하산 주를 즐긴다.
소백산 유스호스텔
고산자 김정호 선생 추모비
하산 주를 즐기고
3시 50분 경, 모든 대원이 하산하자, 버스는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16.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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