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봉산 전망대에서 본 춘천 파노라마(사진 클릭하면 커짐)

 

등산하기 가장 좋은 계절이다. 3회 가는 불암산도 좋고, 산악회를 따라 가보지 못한 산을 가는 것도 좋다. 하지만 이 좋은 계절에, 모처럼 가보고 싶었던 산을 찾아서, 아무런 제약도 받지 않고, 혼자서 자유롭게 산속을 걷고 싶다.

 

대룡산은 200610, 영춘지맥을 하면서 둘러본 적아 있지만, 가까이에서 춘천 시가지를 굽어 볼 수 있는 구봉산은 아직 가본 적이 없다. 5시간 정도, 구봉산, 대룡산을 종주하며 춘천을 굽어본 후, 춘천 시티투어버스를 타고 춘천의 명소를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어, 우선 구봉산, 대룡산 종주부터 시작하기로 한다.

 

2016429()

816, 상봉 발, 춘천 행 열차를 타려고, 735, 집을 나선다. 경춘선을 이용하는 등산객들, 나들이꾼들이 많아, 주말을 피했는데도, 출발지, 상봉역에서부터 차안은 승객들로 가득하고, 시장바닥처럼 시끄럽다.

 

열차가 청평, 가평, 굴봉산, 강촌역울 지나면서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광이 그림 같고, 점차 승객들도 많이 줄어, 차안이 조용해진다. 비로소 열차여행 분위기가 살아나는 느낌이다. 940분 경, 열차는 남춘천역에 도착하고, 1번 출구로 나와, 택시 정차장에서 택시에 오른다.

 

  1번 출구로 나와 택시를 타고,

 

구봉산 산행 들머리로 가는 버스가 없다. 근처까지 가는 버스는 있다고 하지만 자주 있지도 않고, 시간도 많이 걸려, 택시를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10시경에 산행을 시작하고, 5시간 남짓 걸은 후, 고은리로 하산하면, 355분 출발하는 버스를 탈 수 있겠다는 계산결과다.

 

50대로 보이는 뚱뚱한 몸매의 기사양반이 혼자서 등산을 하느냐고 말을 걸어온다. 나이가 들어 함께 다닐 사람이 없어 어쩔 수 없이 혼자 다닌다고 대답하자,

 

혼자 다니는 게 편하기는 하지요. 오늘은 명봉까지 가시나요?”라고 재차 묻는다.

 

대룔산까지 갔다가 고은리로 하산할 생각인데요.”

 

대룡산까지 가시려면 대여섯 시간은 걸어야 할 터인데, 힘들지 않으시겠어요?

 

자주 산엘 다녀서 괜찮아요.”

 

차가 금천로 사거리에서 신호대기에 걸려 멈춰 선다. 기사양반은 눈앞에 보이는 산줄기를 가리키며, 오른쪽 멀리 통산탑아 있는 곳이 대룡산, 가운데 우뚝한 봉우라가 명봉이고, 그 옆이 순정마루라고 알려준다. 기사양반도 산을 자주 다닌 모양이다. 구봉산과 명봉 오름이 다소 가파르지만, 나머지는 평탄한 편이라 힘들지는 않고, 명봉을 지나, 대룡산으로 가는 길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것이 라고, 오늘 산행코스 전반에 대한 촌평을 한다.

 

택시는 10시경 구봉산, 등산로 입구에 도착한다. 메타요금이 11,300원이다, 12,000원을 건네자, 기사양반은 1,000원을 되돌려 주며, 안전하게 산행을 하라고 인사를 한다. 친절하고 여유가 있어 보이는 양반이다. 택시가 유턴하여 시내로 향하 것을 보고, 101 , 등산로 입구로 들어선다.

 

   구봉산 등산로 입구

 

 구봉산, 명봉 등산로 안내도

 

가파른 오르막길을 천천히 걸어 오른다. 3분 쯤 지나, 왼쪽에 보이는 무덤 앞에 이르렀을 때, 아차!, 구봉산 전망대를 들르지 않은 것에 생각이 미친다. 구봉산 전망대에서 춘천 시가지를 굽어보는 조망이 일품이고, 특히 야경이 유명하다는 소리를 듣고 구봉산을 택한 것인데, 그 전망대를 그냥 지나치다니, 스스로 생각해도 한심하다.

 

늙어서 나타나는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니, 너무 한심해 하지 말고, 그 나마 빠른 시간 안에 구봉산 전망대를 떠올린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하자며 기분을 바꾸고, 되돌아 106, 입구로 나와, 건너편 전망대로 향한다.

 

   구봉산 전망대

 

전망대는 편의점 안쪽, 비교적 넓은 공간에, 정원처럼 꾸며 놓았다. 따라서 야외에서 조망을 즐기거나, 편의점 2층 또는 엘리스 카페에 앉아, 음료수를 마시거나 식사를 하면서 춘천의 아름다운 풍광을 즐길 수 있겠다.

 

   전망대 1

 

 전망대 2

 

 전망대 3

 

 봉의산과 소양 2

 

 삼악산과 춘천시가지

   

1012, 등산로 입구로 돌아와 다시 산행을 시작한다. 이정표는 구봉산 0.9Km/명봉 4.4Km/대룡산 8.2Km라고 알려준다. 통나무 계단길이 가파르게 이어진고, 마모가 심한 가파른 등산로에 로프를 매어 놓았다. 토치카를 지나고 교통호를 따른다.

 

  통나무 계단길

 

 토치카

 

1023, 구봉산 전망대 0.4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1038, 이정표가 있는 구봉산 정상(441.3m)에 오른다. 정상석, 삼각점도 보이지 않고, 벤치와 토치카 굴뚝같은 것이 자리를 잡고 있다.

 

   구봉산 정상

 

 이정표

 

오른쪽 내리막길로 내려선다. 왼쪽 감정리 쪽은 시내버스를 이용하여 구봉산에 접근할 때 들머리가 되는 지점이다. 울창한 송림사이로 좁은 등산로가 가볍게 오르내리며 이어진다. 1046, 이정표가 있는 휴게소 갈림길에서 직진한다. 길가에 핀 보랏빛 들꽃이 모처럼 만난 등산객을 반긴다.

 

   송림사이로 등산로가 이어지고,

 

 이정표

 

1052, 폐목을 사용하여 만든 벤치가 있는 작은 봉우리를 지나며, 전방의 구일봉을 가까이 보고, 왼쪽으로 멀리 보이는 대룡산을 당겨 찍는다. 이어 이정표가 있는 인재개발원 갈림길을 두 차례 지난 후, 115분 벤치가 있는 구일봉(428m)에 오른다. 역시 아무 표시도 없는 수수한 봉우리이다.

 

   폐목을 이용한 벤치

 

 구일봉

 

 대룡산

 

 인재개발원 갈림길

 

 구일봉 정상

 

좁은 능선 위로 등산로가 이어진다. 꾸미거나, 잔손질을 하지 않은 자연 상태 그대로의 거친 등산로가 더 한층 정겹게 느껴져, 편안한 마음으로 뚜벅뚜벅 유장하게 걷는다. 1117, 이정표가 있는 안부 사거리에 이른다. 이정표는 명봉까지 남은 거리가 2.3Km라고 알려준다.

 

   좁은 능선 나무들 사이로 이어지는 등산로

 

 길섶에 생을 다한 나무가 편안하게 누워있고

 

 안부 사거리 이정표

 

아름다운 산길이 이어진다. 산행을 시작한지 한 시간이 지났건만 사람의 그림자도 찾아볼 수 없는 호젓한 산길이다. 이런 산길을 느리게 걷는 재미, 이게 바로 독립군 산행의 묘미가 아니겠는가?

 

   그림 같은 산길 1

 

 산길 2

 

앞에서 사람들 소리가 들린다. 호젓한 산길에서 사람 소리를 들으니 반갑다. 저 앞에 노인 세 분이 큰 소리로 대화를 나누며 천천히 언덕길을 오르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이윽고 이분들을 따라잡고, 인사를 한다. 춘천에 사시는 친구 분들이 모처럼 함께 명봉을 오르는 길이라고 한다. 잠시 이분들과 반갑게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져 앞서 나간다.

 

   춘천의 노익장 분들

 

1134, 명봉 1.4Km/순정마루 0.6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입산통제 팻말이 걸린 강원도 산림개발연구원의 경계 철조망을 따라 순정마루로 오른다. 철조망 너머 산림개발 연구원에 가득한 연초록 나무들이 싱그럽다. 이어 송전탑을 지나고, 한동안 가파른 오르막길을 올라, 1156, 순정마루(533m) 전망대에 이른다.

 

   이정표

 

 강원도 산림개발 연구원 철조망을 따라 이어지는 등산로

 

 순정마루 가는 길

 

 순정마루 전망대

 

 순정마루 안내판

 

전망대에서 중년의 등산객이 혼자서 간식을 들며, 춘천시가지를 굽어보고 있다. 인사를 하고 전망대에서 보는 춘천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시계가 흐려 먼 산들을 담을 수 없어 유감이다. 소일삼아 혼자 바람을 쏘이려고 올라왔다는 중년의 등산객과 헤어져 명봉으로 향한다.

 

   구봉산에서 부터 지나온 능선

 

 중앙고속도로와 우측의 금병산 그리고 금병산 동남쪽의 안마산

 

122, 이정표가 있는 거두리, 만천리 갈림길을 지난다. 이정표는 명봉까지 남은 거리가 600m라고 알려준다. 이곳 이정표에는 거리표시가 잘 되어 있어, 등산객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신록이 고운 능선에 거친 등산로가 가파르게 이어지고, 등산객들의 편의를 위해 나무 등걸에 로프를 매어 놓았다. 1217, 명봉 200m를 알리는 아정표, 이어 통나무계단을 지나

1227, 명봉정상(643m) 에 오른다.

 

   이정표

 

 명봉 가는 길 1

 

 명봉 가는 길 2

 

 명봉 정상 1

 

 영봉 정상 2

 

 삼각점

 

영봉 정상에서의 조망은 주위 나무들에 가려 별로다. 잠시 나무 등걸로 만든 벤치에 앉아 물을 마시며, 땀을 들이고, 1232, 3.8Km 떨어진 대룡산 으로 출발하여, 1244분 이정표가 있는 갑둔리 고개에 이른다. 구봉산에서 4.5Km, 그리고 대룡산에서 3.1Km 떨어진 지점이다.

 

   갑둔리고개

 

갑둔리고개에서 처음으로 춘천소방서에서 설치한 119구조 안내판을 만난다. 동춘천 농산물집하장에서 출발하여 대룡산을 거쳐 고은리로 하산하는 산행코스를 10개 구간으로 나누고, 구간별 소요시간을 표기하여, 구조요청 지점을 정확하게 알릴 수 있게 한 등산안내도이다.

 

   대룡산 2지점 119구조 안내판(클릭하면 사진 커짐)

 

갑둔리고개를 지나 오르막길을 오르며 뒤돌아 영봉을 바라본다. 연초록색 봉우리가 아름답다. 이어 나지막한 둔덕을 넘어, 거두리 갈림길 이정표가 있는 안부를 지나 계단길을 오른다. 등산로는 다시 평탄해지고 길가에 들꽃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반긴다.

 

  뒤돌아 본 영봉

 

 이정표

 

 계단길

 

 들꽃

 

등산로가 잣나무 숲으로 이어진다. 이어 통나무 벤치가 놓인 둔덕을 넘고, 다시 소나무 숲을 통과한다. 104, 대룡산 제2활공장 갈림길을 지나고, 아름다운 녹색의 길을 산책하듯 유장하게 걸어, 113, 이정표와 대룡산 제3지점 119구조 안내판이 있는 갈림길에 이른다.

 

   잣나무 숲

 

 아름다운 녹색의 길

 

 대룡산 3지점

 

127, 전망바위에 올라, 지나온 눙선을 돌아보고,  2시 방향으로 보이는 길골을 굽어본다. 이어 대룡산 2.1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니고, 134, 대룡산 4지점, 119구조 안내판이 있는 헬기장에 이른다.

 

  전망바위

 

 길골

 

 대룡산 4지점

 

138, 대룡산 1.5Km를 알리는 이정표 지난다. 완만한 오르막길이 꾸준히 이어지더니, 이제 제법 고도가 높아 진 모양이다. 대룡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한결 부드럽다, 오른쪽으로 멀리 보이는 군부대를 당겨 찍는다. 이어 한동안 평탄하게 이어지는 길을 따라 이동하여 159, 대룡산 5지점 119구조 안내판을 만난다.

 

   이정표

 

 부드럽게 이어지는 주능선

 

 당겨 찍은 군부대

 

 1활공장 가는길

 

 대룡산 5지점

 

대룡산으로 향한다. 길가에 노란 들꽃이 무더기로 피어있다. 이어 정상 0.2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뒤돌아 통신탑을 카메라에 담는다, 210, 태극기가 휘날리는 정상에 이르러 주위를 둘러본다.

 

  들꽃 길

 

 들꽃

 

 통신탑

 

 정상석

 

 심긱점

 

 대룡산 6지점

 

 지나온 능선

 

 당겨 찍은 가리산

 

아래쪽 전망대로 내려서서 조망 안내판의 도움으로, 시계가 흐려 윤곽만 보이는 춘천 주위의 산들을 하나하나 확인해보고, 222, 하산을 시작한다. 하산은 임도와 능선 두 길이 모두 가능하다. 두 길은 약 8분 후, 이정표가 있는 대룡산 7지점에서 다시 만나 고은리로 내려선다. 이정표는 고은리까지의 거리가 2.9Km라고 알려준다.

 

   전망대

 

 조망안내(사진 클릭하면 커짐)

 

 전망대에서 본 정상

 

 두 개의 하산 길

 

 두 길이 만나고

 

 이정표

 

 대룡산 7 지점

 

등산로는 이정표가 있는 샘터 갈림길을 지나고, 238분에 대룡산 8지점을, 246분에 대룡산 9지점을 지나, 전나무가 무성한 삼림욕장으로 이어진다.

 

   대룡산 8지점

 

 대룡산 9지점

 

 9지점 쉼터

 

 전나무 숲길

 

 삼림욕장

 

255분 고은리 1.8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아름다운 숲길을 산책 하 듯 걷는다. 315, 이정표가 있는 대룡산 10지점으로 내려선다. 이제 고은리 까지 남은 거리는 0.8Km. 이어 오토바이 출입금지 목책을 지나, 고은리로 내려서서, 335분 경 주차장에 이른다. 버스가 들어오고 있다.

 

   이정표

 

 산책길

 

 대룡산 10지점

 

 오토바이 출입금지 목책

 

 고은리 대룡산 가든

 

 주차장의 대룡산 등산로 안내도

 

버스정류장으로 다가가 버스에 오르며, 기사양반에게 남춘천역을 경유하느냐고 묻자. 중간에서 갈아타야 한다고 한다. 갈아타야할 곳을 알려 달라고 부탁을 하고, 차에서 내려 주위를 둘러본다.

 

   고은리 버스 정류장

 

 버스 노선

 

 주차장에서 본 대룡산

 

 고은리 팬션들

 

340, 버스가 출발한다. 버스는 인근 마을을 들른 후, 4시가 조금 넘어, 석사극동아파트 정류장에 도착한다. 기사양반은 이곳에서, 9번이나 20번 버스로 환승하여, 남춘천역에서 내리라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2016.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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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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