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참조 :

1) 방태산(芳台山, 1444m)-적가리골, 지당골

2) 아침가리 트래킹

3) 겨울 방태산

 

2. 방태산

<내린천의 봄>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과 상남면에 걸쳐 있는 오지(奧地)의 산- 방태산(芳台山). 남쪽으로 내린천이 흐르고, 개인약수가 있는 곳, 북으로 적가리골, 지당골이 신비롭고, 방대천이 흐르는 곳, 삼둔(살둔, 월둔, 달둔)과 4가리(연가리, 아침가리, 결가리. 적가리)의 땅.

 

구룡령에서 조침령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서쪽 골짜기에 해당하는, 월둔에서 명지거리, 조경분교, 아침가리를 거쳐, 방동약수까지의 약 20Km 구간은, 5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멋진 오지 트레킹 코스로 유명한 곳,

 

그래서 방태산은 꼭 찾아 가보고 싶은 산이다.

 

방태산을 여러 차례 산행한 함상철 대원이 또 다시 방태산을 찾아보고 싶어한다. 야생화와 산나물이 지천인 봄철의 방태산에 오르고, 삼봉산장에서 일박한 후, 다음 날에는 오지 트레킹을 하는, 환상적인 계획을 그리고 있다. 3차 대원들에게도 이 산행 계획을 고지(告知)했으나, 일박이 부담이 되는지, 참여자가 없어, 함상철 대원과 둘이 출발한다.

 

2005년 4월 30일(토),

새벽 6시 10분. 잠실 주공아파트 5단지 정문에서 LPG 가스 차를 몰고 온 함대원을 만난다. 오지라 찦차가 바람직하지만 여의치 못해, 연료비가 적게드는 가스 차를 이용하기로 한다. 6번 국도를 달려, 홍천에 도착, 해장국으로 유명한 통나무집을 찾아, 아침식사를 한다. 30-40년 전통을 자랑하는 집이라 해서, 물어 물어, 찾아왔으나, 해장국 맛에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9시가 넘어 식사를 마치고 다시 44번 국도로 진입한다.

<44번 국도>

 

홍천에서 방태산으로 가는 최단 코스는, 44번 국도를 약 20Km 달려, 철정에 이르고, 여기서 451번 지방도로 바꾸어 탄 후, 다시 31번 도로를 따라 오르는 길이다. 당초 계획대로 방동리를 거쳐 적가리골, 지당골을 지나, 방태산으로 오르려면 이 31번 도로를 따라 북상하다, 현리에서 방동쪽으로 접어들어 한다.

 

하지만 강풍 속에서 양양의 큰 산불을 비롯하여, 전국적으로 16 곳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하여, 온 국민이 모두 산불을 걱정하던 것이 바로 이틀 전의 일이라, 함 대원은 방동리 매표소에 틀림없이 산불 감시요원이 배치 됐을 것으로 판단하고, 계획을 변경하여, 남쪽의 살둔 산장에서 출발, 숫돌봉, 침석봉, 개인산 및 구룡덕봉을 거쳐 방태산에 오르는 역코스를 취하기로 한다. 이 선택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산행시간이 1시간 정도 더 걸리고, 방동리 쪽에서 숙소로 예약한 삼봉 산장까지 오는 차편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라 하겠다.

 

<방태산 주변 개념도-펌>

 

상남에서 31번 국도를 버리고, 446번 지방도로를 따라 방태산 남쪽으로 접근한다. 맑은 내린천이 도로와 함께 흐른다. 도로변에는 아름답게 조경을 한 팬션들이 화사하게 핀 꽃들에 둘러 싸여 그림 같다. 강 건너편으로 완만한 경사를 이룬 밭 가운데 농가 한 채가 달랑 서 있는 모양이 오지에 근접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내린천>

<내린천 변의 외딴 농가>

버스가 들어오는 마지막 지점, 남전동에 도착한다. 다리를 건너 산허리를 타고 개인동쪽으로 이어진 도로가 말끔하게 포장돼있다. 함 대원이 보고는 깜짝 놀란다. 2년 전에는 승용차 통행이 불가능했던 곳이라 한다. 길이 이렇게 좋아졌다면 상황은 또 달라진다. 이 길을 따라 차로 개인산장까지 오르면, 그곳에서 방태산 주능선까지는 고작 2시간 거리다. 이렇게 시간을 벌면, 방태산 산행의 백미라고 하는, 서쪽의 깃대봉에서 동쪽의 구룡덕봉까지 방태산 마루금을 종주하고, 구룡덕봉에서 대개인동 계곡을 타고 내려, 개인산장으로 회귀하는 이상적인 코스 선택이 가능하다. 북쪽의 적가리골과 지당골을 생략하는 아쉬움이 있으나, 어차피 한 번 와서 방태산을 다 본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 아니겠는가?

 

다리를 건너 새로 뚫린 아스팔트길을 기분 좋게 오른다. 이리구불, 저리구불 도로는 고도를 높인다. 갑자기 아스팔트 길이 끊어지고, 도로 확장공사 현장이 나타난다. 길도 넓어지고, 노면도 다듬어져, 승용차 통행에도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찦차, 승용차, 봉고차들이 조심조심 통과하고 있다.

 

10시 경, 개인산장 주차장에 도착한다. 헌데 이게 웬일인가? 주차장에는 산림청 표시가 선명한 봉고트럭이 기다리고 있이 않은가? 어디서 나타났는지, 산림청 직원이 다가와 이름을 묻고, 화기(火器) 소기여부를 확인하더니, 별 말없이 차를 몰고 휑하니 떠나 버린다. 겨우 가슴을 쓸어 내리고, 차에서 배낭을 내려, 산행준비를 한 후, 10시 5분 경 개인샘을 향해 산장을 지나친다. 산장에서 할머님 한 분이 나오더니, 입산 기록부에 서명을 하라면서, 어디서 왔느냐, 어디까지 가느냐 라고 꼬치꼬치 캐묻는다.

 

약수골을 따라 오른다. 가물어서인지 약수골에는 물은 맑고 깨끗하나, 수량(水量)은 빈약한 느낌이다. 비교적 넓은 너덜길이 개울을 따라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이어진다, 아직은 햇볕을 가려줄 나뭇잎도 없어, 등뒤로 내려 쪼이는 햇볕이 따갑다. 덥다고 느끼니 물소리가 한결 더 시원하다.

<약수샘 오르는 너덜길>

<약수골>

점차 경사가 심해지고 개울이 좁아지며, 주위의 풍광이 원시림을 연상시킨다. 약수산장을 출발하여 약 40분 정도 걸어 개인약수터에 도착한다. 약수터에서 흘러나온 물이 주위의 바위를 붉게 물들여, 약수의 성분을 짐작케 한다. 샘터 주위의 바위들에는 자그마한 돌탑들이 정성스럽게 쌓여있다. 돌 하나하나에 담긴 애절한 소망이 전해오는 듯 싶다.

 

샘터에는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학생들 10여명이 인솔 교사인 듯싶은 분과 함께 쉬고 있고. 장년의 남자 분이 시뻘겋게 고여있는 샘물을 퍼 버리며, 주위를 정돈하고 있다. 샘물을 한 바가지 퍼서 물맛을 본다. 마치 강한 소다수를 마시는 기분이다. 다량의 철분이 함유된 모양이다. 샘물을 물병에 담으려하니 함 대원이 물병 버린다고 말린다.

<개인약수 1.>

 

 

 

<개인약수 2.>

10시 45분 경, 샘터 왼쪽으로, 물이 마른 개울을 따라 오른다. 여전히 등뒤로 햇볕은 따갑다. 땀이 줄줄 흐른다. 마치 한여름의 더위 같다. 이윽고 개울도 끊어지고 등산로는 가파른 흙 사면으로 이어진다. 오른쪽으로 방태산 주능선이 가깝게 보인다. 가뭄으로 등산로는 바싹 말라있는 느낌이다. 하지만 등산로 주변에는 노란색, 붉은 색의 야생화들이 지천으로 깔려있다.
 

<날이 가물어 산은 메말라 보여도, 야생화는 지천>

11시 50분 경, 능선 위의 삼 갈래 길에 선다. 왼쪽으로 산행리본이 걸려 있고, 그 방향으로 높은 봉우리가 삐죽 솟아 있는 것이 보인다. 그 봉우리를 배달은석이라고 짐작하고 아무 생각도 없이 왼쪽 급경사 내리막길로 내려선다. 이윽고 안부를 지나 심한 오르막을 허위허위 오른다. 봉우리 위에 선다. 좁은 공터에는 아무표시도 없다.

<알바를 했던 능선 3거리에 회귀>


<배달은석으로 착각한 1,221m>

봉우리에 올라서, 전면을 보니, 이상하다. 깃대봉이 있어야 할 자리에 낮은 봉우리들이 내려다보일 뿐이다. 아무리 보아도 길을 잘못 들은 느낌이다. 하지만 함 대원은 이미 앞장을 서서, 저 앞의 낮은 봉우리를 향하고 있다. 안부에 내려서니 길은 오른 쪽 골짜기로 휘어지며, 산행리본이 어지럽게 걸려 있다. 길을 따라 10여 미터쯤 내려서도 길은 계속 골짜기로 향한다. 잘 못된 길이란 것을 확신하고, 다시 안부로 올라와 직진하는 길을 찾아 작은 봉우리에 오른다.

 

작은 봉우리에 올라서 전면을 보니, 능선은 아래로 흐르기만 한다. 아무래도 알바를 하는 것 같다고 함 대원에게 이야기를 한다. 함 대원은 조금 더 가 보자고, 서둘러 앞장 서 달린다. 한참을 달려 내려가던 함 대원이 되돌아온다.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뒤를 돌아보란다. 뒤를 돌아다보니, 아뿔싸, 10시 방향으로 보이는 암봉은 배달은석이 틀림없고, 그 좌우로 힘차게 방태산 주능선이 푸르게 이어져 있지 않은가?.

 

맥이 빠져 온 길을 되 집어 오른다. 우리가 알바를 헸던 길을 계속가면, 남전동으로 하산하게 된다. 나중에 지도를 보고, 처음 배달은석이라고 착각했던, 중간에 우뚝 솟은 봉우리는 1,221m봉이라고 확인한다. 김동근 대장님의 희양산 대 알바사건에 버금가는 또 하나의 해프닝이라 하겠다.

 

11시 50분 경 능선에 올라, 무심코 산행리본이 매달려있는 왼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까지는 어쩔 수 없었다하더라도, 1,221m봉에 올라, 이상하게 느껴졌을 때, 나침반이라도 한번 꺼내 봤으면 금방 잘 못된 것을 알았을 것이다. 우리가 가야할 방향은 서쪽인데, 온 길은 남쪽이었으니 말이다. 아마도 대간을 하면서 앞사람만 보고 서둘러, 쉽게 산행하던 버릇이 몸에 배인 모양이다.

 

야생화가 흐드러진 길을 되돌아, 1시 24분, 능선 삼거리로 회귀한다. 무려 1시간 30분 가량을 헤맨 것이다. 더위에 지치고, 알바로 맥이 빠져, 무거워 진 몸을 끌고, 주능선으로 향한다. 1시 30분 경 비교적 너른 공터에 이른다. 놀랍게도 이 너른 공터가 야생화로 가득하다. 그야말로 천상의 화원이다.

 

방태산 주능선에 오른 후 식사를 할 셈이었으나, 이처럼 화려한 꽃밭을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겠는가? 햇볕을 가려주는 커다란 나무 아래에서 점심 도시락을 푼다. 동화 속에 나오는 한 장면 같기도 하고, 마치 아름다운 그림 속에 내가 앉아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백세주로 반주를 하고, 함 대원이 가져온 매실주로 피로를 달랜다. 서두를 것도 없다. 점심을 먹고, 방태산 주능선을 걷다가, 빠른 곳을 선택하여, 해지기 전에 하산하기만 하면 된다. 기다리는 버스를 의식할 필요도 없다. 느긋하게 먹고 마신다.

<화원에서의 중식>

2시 25분 경 아름다운 천상의 화원과 작별을 한다. 10분도 채 못 걸어 주능선에 이른다. 주능선에는 바람이 센 모양이다. 키 작은 관목들이 눈에 뜨인다. 관목 아래에 배낭을 내려놓고, 왼쪽 배달은석으로 향한다. 암릉 길이 나타나고, 왼쪽으로 튀어나온 전망대에 선다. 옛날에 배가 떠내려가지 못하도록 배를 달아매어 놓았다는 배달은석(1,416m)이 전면에 가깝다, 뒤쪽(동쪽)으로는 방태봉이 삼각형 모양으로 떠있고. 그 방태봉으로 이어지는 푸른 능선이 힘차다. 발 아래로는 우리가 올라온 약수골이 보이고, 그 뒤로 개인산, 침석봉, 숫돌봉이 줄줄이 흐른다. 우리가 알바를 했던 1,221m봉이 바로 눈 아래 있다. 허겁지겁 되돌아 올랐던 능선이 코앞에서 약을 올린다.

<배달은석 가는길>

 

<배달은석과 깃대봉>

<약수골>

 

<가운데 1,221m봉과 알바한 능선>


 
2시 50분 경, 배를 매어 달았다는 큰 바위가 내려다보이는 암봉 위에 선다. 그 큰 바위를 지나 깃대봉으로 오르는 능선이 거대한 구렁이처럼 구불구불 이어진다. 보라 ! 북쪽으로 바로 눈 아래에 골안골, 대골, 지당골들이 펼쳐진 거대한 분지가 누워있다. 그 분지 건너편에, 병풍처럼 둘러친 봉우리들에서 흘러내리는 무수한 계곡들이 마치 커튼을 쳐 놓은 듯 물결치고, 바로 발아래 사면은 달 표면의 분화구처럼 울퉁불퉁 험상궂다. 참으로 장관이다.

<배를 매었다는 큰 바위와 깃대봉 가는 길>

 

<골안골>


이 장관을 보려고, 이곳에 선 것이 아닌가? 함 대원과 교대로 기념사진을 찍고, 발길을 되돌린다. 오늘은 이 정도 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깃대봉(1,436m)은 다음을 위하여 남겨두자. 3시 10분 경 배낭을 다시 메고, 방태산으로 향한다. 방태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길이 아름답다. 야생화와 산나물들이 흐드러진 초원이 있는가하면, 칼바위 암릉길이 이어지기도 한다. 2개의 봉우리를 지나며 북쪽의 보기 어려운 장관들을 카메라에 담는다.

<적가리골 1.>

 

<적가리골 2.>

<칼날 능선길>

<방태산>

4시 24분 경 방태산(1,444m)정상에 선다. 비교적 너른 공지에 주억봉이라는 표지판이 서 있고, 그 왼쪽에 특이한 모양의 철 구조물이 돌 위에 놓여있으나, 그 의미를 모르겠다. 사방이 확 뚫렸다. 동쪽으로 구룡덕봉이 부드럽게 누워있고, 그 곳에서 시작된 능선이 개인산 등에서 솟았다가 남서쪽으로 떨어져 살둔 산장 쪽으로 이어진다. 동쪽으로는 백두대간을 하면서 지났던, 갈전곡봉, 약수산등이 멀지 않으련만 가벼운 가스에 가려 식별이 어렵다.

<방태산 정상 표지>

 

<방태산에서 본 구룡덕봉>


 

 

<구룡덕봉에서 개인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기념사진을 찍고, 정상주 한잔씩을 나누어 마신 후, 4시 30분 경 구룡덕봉으로 향한다. 구룡덕봉까지는 약 2.4Km이니, 한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고, 구룡덕봉에서 대개인동 계곡길을 타고 내려가면 약수산장까지는 2시간 거리임으로 해 떨어지기 전에 산장 도착이 가능하겠다.

 

4시 50분, 구룡덕봉까지, 1,4Km 남았음을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5시 16분 구룡덕봉 정상(1,388m)에 도착한다. 뒤돌아 방태산을 카메라에 담고, 개인산을 찍은 후 서둘러 임도로 내려선다. 임도를 따라 걷다 보니 아무래도 방향이 이상하다. 계곡으로 내려서려면 남서쪽으로 향해야하는데, 임도는 남동쪽으로 이어진다.

<안내도>

<뒤돌아 본 방태산>

 

<구룡덕봉 정상의 시설불>

다시 구룡덕봉 쪽으로 되돌아와 시멘트 가건물 앞에서 채취한 산나물을 트럭에 싣고 있는 사람들에게 길을 묻는다. 역시 남서쪽 방향을 가르치면서, 철조망 문이 열린 곳을 통해 계곡으로 내려서라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철조망 문을 통해, 골짜기로 향한다. 길이 보이지 않아, 키 작은 잡목들을 헤치고 내려선다. 길 없는 길을 만들어 간다는 것이 보통 일이 아니다. 함 대원은 임도 쪽에 아직도 미련을 두는 것 같다. 온 길을 되돌아와 산나물꾼들에게 다시 길을 확인한다. 그들은 임도를 따라가도 되지만 너무 돌아 시간이 많이 걸리니, 바로 계곡으로 내려서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다. 철조망 문 옆의 수로를 따라 앞의 능선에 오르면 길이 있을 것이라고 자세히 알려준다.

 

수로를 따르다 능선에 오르니, 과연 골짜기로 내려가는 길이 보인다. 이 때가 5시 40분 경이다. 뻔한 곳에서 길 찾아 우왕좌왕하느라 금쪽 같은 20여분이 훌쩍 날아가 버렸다. 골짜기로 이어진 길은 등산로가 아니라, 약초꾼이나, 산나물 채취꾼들이 다니는 길인 모양이다. 길이 끊겼다 이어졌다 한다.

 

저 아래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계곡이 가까워 지나보다. 이윽고 계곡에 이른다. 계곡을 따라 등산로가 뚜렷하고, 간간이 산행리본도 보인다. 물소리가 점점 커지면서 계곡의 수량이 많아진다. 얼추 계곡의 절반은 내려왔다 싶은 곳에서 배낭을 내려놓고, 시원한 계곡 물을 마시고, 세수도 하며 잠시 쉰다.

<대개인동 계곡>

계곡이 점점 넓어진다. 7시 20분쯤 되니, 주위가 어둑해진다. 함 대원은 이제 거의 다 내려왔으니 알탕을 하고 가자고 한다. 방태산 진득이는 지독해서 옷을 뚫고 살 속으로 파고든다고 한다. 그러니 몸을 씻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다.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으니 더위가 한결 가시고, 맨발로 물에 들어서니 오래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발이 시리다. 수건에 물을 적셔 옷을 입는 채 땀을 닦아내는 정도로 끝낸다.

 

8시가 가까워지니 계곡은 깜깜하다. 헤드랜턴 불빛에 의지해 계곡을 조심조심 내려온다. 계곡만 따라 내려오면 길 잃을 염려도 없다. 어두운 계곡 길에 신경이 쓰여, 걷는 속도는 많이 떨어지지만 걱정은 되지 않는다. 9시가 가까워지자, 저 아래에, 약수산장 불빛이 보인다.

 

약수산장에 도착하여 맥주부터 청해 마시고, 백숙을 주문한다. 함 대원은 삼봉산장에 전화하여 저녁을 먹느라고, 도착이 늦어지겠다고 연락을 한다. 맥주 한 캔씩을 더 마시고, 백숙이 나오자 남은 매실주를 마신다. 땀을 흠뻑 흘린 후의 맥주 맛과 닭고기 맛이 시쳇말로 쥑여준다.

 

10시 15분 경 숙소로 향한다. 천천히 가도 11시경이면 숙소에 충분히 도착할 수 있겠다. 아침에 지나왔던 공사중인 도로를 반대로 진행한다. 함 대원이 마음이 급한 모양이다. 험한 길에서 제법 속도를 낸다. 갑자기 "꽝" 하고, 차 아랫부분이 돌에 심하게 부딪치는 소리가 요란하다. 그런 후, 차는 얼마 가지를 못하고 시동이 꺼지며 멈춘다. 계기 판에는 엔진 오일 부족이라는 표시가 명멸한다. 돌에 부딪치는 충격에 오일 탱크가 깨지면서, 엔진오일이 새는 모양이다.

 

시동을 걸으니 다행히 시동이 걸리고 차가 움직인다. 하지만 엔진 소리가 이상하다. 발동기 돌아가는 소리가 난다. 또 시동이 꺼지고, 차가 멈춘다. 다시 시동을 걸면, 차가 움직인다. 다행히 포장도로로 들어선다. 엔진오일이 부족하면 엔진을 버린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나서, 시동을 끈 채, 기어를 중립에 놓고, 비탈길을 내려선다.

 

이윽고 남전동에 내려선다. 우선 차부터 수리를 해야 하겠기에 숙소로 향하지 않고, 반대 방향인 상남으로 향한다. 다행이 내리막길이 많아, 시동을 끄고 움직인다. 합수목 다리를 건너자 차는 더 이상 움직이려 들지를 않는다, 시동을 걸어봐도 헛일이다.

 

가까이에 합수목 모텔 간판이 보인다. 차를 밀고 모텔로 들어선다. 5-6명이 충분히 잘 수 있는 큰방을 30,000원에 빌린다. 방이 따듯하고, 이부자리도 깨끗하다. 서둘러 샤워를 하고, 맥주를 청해 마신 후 12시 경, 잠자리에 든다.

 

요란한 새소리에 잠이 깬다. 5시가 채 못된 시간이지만 창 밖은 벌써 훤하게 밝다. 세수를 하고, 산책을 나서려는데, 함 대원도 잠이 깨는 모양이다. 함 대원은 보험회사 긴급출동 서비스에 전화를 하기로 하고, 홀로 밖으로 나선다.

 

계곡물이 내린천에 합쳐지는 곳이라 해서 합수(合水)목이다. 모텔은 바로 이 합수목 가에 세워져있다. 모텔 마당을 가로지르니, 내린천으로 내려서게 되고, 개울가에는 제법 너른 모래사장이 펼쳐있다. 아직 어둠이 말끔히 가시지 않은 새벽녘의 내린천이 상큼하게 아름답다.

<합수되어 흐르는 내린천>


 

<합수목>

도로를 따라 상남 쪽으로 천천히 걷는다. 길가에 예쁜 팬션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팬션쪽에서 개들이 컹컹 짖어댄다. 함 대원이 전화를 마치고 나와 함께 걷는다. 긴급출동 서비스와 연락이 되어 가장 가까운 곳에서 랙커 차를 보낼 수 있도록 수배하겠으니, 곧 연락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아침 6시경인데도, 길가의 모텔 중에는, 아침식사를 하는 집이 있다. 식사할 곳을 확인하고, 좀 더 걷다가 7시쯤 식사를 하기로 한다. 함 대원의 전화벨이 울린다. 상남에 있는 카 센터인데, 10분 후에 랙커 차를 가지고 모텔로 오겠다는 전화다. 산책을 포기하고, 서둘러 모텔로 돌아와 배낭을 싸서, 둘러메고 나오니, 벌써 랙커 차가 모텔 마당으로 들어선다.

 

50대 초반의 카센터 사장은 자초지종, 이야기를 듣더니, 엔진을 교체해야 한다고 진단한다. 그리고 오늘, 5월 1일은 근로자의 날이라 어디고 일하는 곳이 없을 터이니, 엔진을 교체하려면, 며칠은 족히 걸릴 것이라는 이야기다. 엔진을 교체하려면 비용도 만만치 않을 터이고, 시간도 며칠씩 걸린다니 걱정이 태산이다.

 

상황이 이러니 아침가리의 트레킹이 문제가 아니다. 아침가리를 한자로 표현하면 조경(朝耕)이다. 하도 척박한 곳의 좁은 땅이라 아침 한 때의 밭갈이로 족하다 해서 마을 이름이 아침가리이고, 한자로 조경동이라고 한다고 한다. 이러한 조경동의 트레킹이지만 어쩔 수 없이 다음 기회로 미룰 수밖에 없겠다.

 

시원시원한 카 센터 사장의 권유에 따라, 인제의 정비소로 차를 견인해 가기로 한다. 카 센터 사장이 정비소 책임자에게 전화를 한다. 3일 정도면 엔진 교체가 가능하겠다는 이야기이고, 수리비는 다행히 보험처리가 가능하다고 한다.

 

랜터 카를 타고, 내린천을 따라 약 100리 길을 달린다. 31번 국도다. 아침의 내린천 변은 말할 수 없이 아름답다. 차를 몰면서 이어지는 카 센터 사장의 이야기도 재미가 있다. 서울 사람들이 몰려들어 땅을 사려는 통에 이 산 속의 땅값이 평당 30만에서 50만원까지 호가한다는 등 땅에 얽힌 이야기를 비롯하여, 내린천이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하게 북으로 흐르는 강이라, 6.25때는 방향을 착각한 인민군들이 많이 죽었다는 이야기 등 끝이 없다.

 

인제 정비소에 도착하여 차를 넘겨주고, 5월 5일 찾으러 오기로 한다. 함 대원과는 차만 찾으러 인제까지 오는 것은 싱거우니, 지난 번 눈 때문에 반만 걸었던 백두대간 진부령 코스를 완주하고, 인제에 들러, 차를 찾아가기로 한다. 산이 좋아 주책없이 이렇게 산을 찾다 보면, 대한민국에, 늙은 산꾼 하나가 더 늘어나는 것은 아닌가? 심히 걱정이 된다.

 

인제에서 늦은 아침을 먹은 후, 시외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하여, 집에 도착하니, 1시 30분 경이다. 대낮에 집에 들어서자, 집사람은 의아한 얼굴이고, 발자국 소리로 알아듣고 현관에서 기다리던 짱아는 데굴데굴 굴면서 반긴다.

 

 

 

(2005. 5. 2.)

1 [드니로 / 2005-05-03,22:45:36]

우림 선배님의 일박산행이 시작되셨네요.

비록 우여곡절 끝에 아침가리 트래킹은 다음으로 미루셨지만,

재밌는 경험하셨네요... 다음 아침가리는 꼭 함께 가실 수 있으면 좋겠네요. 이번 어린이날 지난 졸업산행의 못다이룬 진부령코스를 거쳐 인제를 들리신다니 여건이 허락하면 함께 하고픈데, 몸이 허락지 않네요.

참! 저는 드디어 야영 산행을 위한 준비를 하나하나 마련하고 있습니다. 1인용 텐트하고 침낭, 매트는 일단 마련하였습니다. 백두대간의 낮과 밤을 몸으로 느끼는 산행에 벌써 설레네요.

조심히 다녀오시구요, 가까운 시일내에 우림선배님과 야영산행의 계획을 세우고 싶네요. [삭제]

 

2 [우정 / 2005-05-04,09:54:25]

토,일요일에 대한 부담으로 참여인원이 적었군요.

엔진에 중상을 입었지만 그래서 진부령구간을 완주할수 있는 기회로

활용하시게 됬으니,참으로 지혜로운 산꾼들의 생각입니다. [삭제]

 

3 [잭울프 / 2005-05-04,21:41:18]

우림님의 글과 함께 야생화핀 방태산 잘 다녀왔습니다~.

아침가리는 기회가 되면 저도 함께하고싶군요.

오지는 역시 Jeep를 이용해야겠군요. 고생많으셨습니다.

참 저도 비박산행준비는 일단 끝냈구요 ,

다음 정맥때 시도해볼까 합니다. [삭제]

 

4 [오솔길 / 2005-05-05,17:58:48]

고생 많으셨습니다.

우림님 행복하게 쉬고 계시는 얼레지 들판을 보니 언젠가 광덕산에서 얼레지와 얼굴을 맞추고 이야기 하던 생각이 납니다.

'아침가리' 트래킹..

말만 들어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삭제]

 

5 [우림 / 2005-05-07,14:26:33]

드니로 님 !

야영 장비 이미 마련하셨다구요?

잘 됐네요. 다음 번 만날 때 정보 좀 주십시오.

장비 구입 시 참고하게요.


우정 님 !

산악회 따라가는 것이 얼마나 편리한 것인지 알겠더군요.

선두 대장 있겠다, 후미 있겠다,

태워다주고, 태워오고.....


하지만 여행이나, 등산이란 것이 일상에서 벗어나자고 하다보니,

고생은 되고, 별별 예기치 못하는 상황이 벌어져도,

그것 또한 재미더군요.


잭 울프 님 !

아침가리 트레킹 계획 구체화 해보세요.

물론 찦차를 가져가는 것이 좋지만,

요즈음은 팬션들 경쟁이 심해서, 숙박을 하면 이들이 현지 교통편을 제공하더군요.

서울서 인제까지 시외버스로, 인제에서 현리나 남전동까지 다시 버스로 들어가면

그 곳에서 팬션이나, 산장에서 픽업한다더군요.


갈 사람들 많을 겁니다.


오솔길 님 !

꽃 이름이 얼레지였군요.

야생화에 대하여 무지한 사람도 감탄하겠던데,

오솔길 님처럼 야생화에 조예가 깊은 분은

말 할 수 없는 큰 기쁨을 맛 보실겁니다.


땅이 메말라, 야생화들도 딱해 보였었는데,

마침 풍족하게 내린 단비로 지금은 더욱 더 싱싱한 모습이겠네요.


아침가리 트레킹 갑시다. [삭제]

 

6 [드니로 / 2005-05-13,10:17:39]

벌써 정맥은 내일로 다가왔는데,

아직까지 몸을 만들지 못했습니다. 이번 정맥길에선 우림선배님과 잭울프님이랑 같이 야영 산행이야길 하고팠는데...

지난 겨울 러셀의 영향인가요...ㅎㅎㅎ

재밌는 산행 하시구요,...아침가리나 야영산행 계획이 서시면 알려주세요...

근데 어디다 알리죠...이제 우리 3차대 소간방도 찾기 쉽지않네요...쩝

암튼 알려주세요...즐거운 산행되시구요...

아~ 제 이메일은요...yunwhanpapa@gmail.com 입니다...


우정선배님, 오솔길님, 잭...우림 선배님...

그냥 한번 불러 봤습니다...ㅎㅎㅎ [삭제]

 

7 [우림 / 2005-05-15,15:17:15]

드니로님 !

왜? 컨디션이 나쁘다구요?

이 좋는 계절에, 순하고 부드러운 정맥길이 부담될 정도라면 큰일이군요.

병원에는 가 봤는지요?


이제 메일 주소 알았으니 메일로도 연락합시다.

빨리 몸 만들어 즐거운 야영도 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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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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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덕산과 멀리 소백산 줄기

 

호남정맥을 당일산행으로 안내하는 산악회가 갑자기 산행지를 변경하는 바람에 이번 주말산행에 차질이 생긴다. 겨울이 다 가기 전에 눈꽃산행을 해보자는 회원들의 의견에 따라 호남정맥을 버리고 태백 쪽의 백두대간으로 방향을 바꾸겠다는 이야기이다. 동호인들 모임의 산악회라더니 들러리로 참여한 비회원들의 생각은 전혀 고려하지도 않고, 정회원들만의 의견에 따라 쉽게 계획을 변경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고약한 사고방식이다.

 

그러나 저러나 이번 주말산행은 어쩐다? 변경된 산행지로 따라 나설 생각은 애저녁에 없고, 이제는 주말산행이 생활화된 터라 집안에서 무료하게 뒹굴고 싶지도 않다. 금북정맥 14번째 구간을 가볼 생각으로 심산(深山)대원에게 전화를 해 보지만, 요즈음 컨디션이 좋지 않아 당분간은 근신을 하겠다는 대답이다. 혼자라도 나서보겠다고 교통편을 조사하고, 현지의 눈 쌓인 상태를 문의하는 등 수선을 떠는 것을 보던 집사람이 강하게 반대를 한다. 눈 쌓인 겨울 산의 단독산행은 절대로 허용하지 못 하겠다며, 답답하면 청계산이나 한 바퀴 돌고 오라고 권한다.

 

말인 즉 옳고,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구지 집사람의 반대를 무릅쓰고 고집을 부릴 생각도 없어 금북정맥 단독산행도 쉽게 단념해 버린다. 어떻게 한다? 궁리 끝에 산정산악회 홈 페이지에 들어가 본다. 산정의 가이드로 백두대간을 종주한 터라 내게는 친정같이 편하고 허물이 없는 산악회다. 백덕산을 안내한다는 내용이 눈에 뜨인다. 지난해에도 가보려고 예약까지 했으나, 백덕산이 일반인들에게는 잘 아려지지 않은 까닭에 성원미달로 취소된 적이 있던 산이다. 전화를 해보니 예정대로 산행을 한다기에 서둘러 예약을 한다.

 

백덕산은 강원도의 영월군, 평창군, 횡성군에 걸쳐 있는 높이 1,350.1m의 산으로 3개 군의 경계가 되는 곳이다. 산림청은 이 산을 우리나라 100대 명산 중의 하나로 꼽고 있다. 영춘지맥의 태기산에서 남쪽 양구두미재 쪽으로 분기한 산줄기인 백덕지맥의 주산인 백덕산은 능선의 곳곳에 절벽이 깎아지른 듯 서있고, 바위들 틈에서 자라는 소나무들이 장관을 이루는가하면, 계곡에는 태고적 원시림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다. 크고 작은 폭포, 소(沼)그리고 담(潭)이 수없이 이어진 계곡은 10월 중순에서 말경까지 단풍이 아름답고, 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겨울철이면 풍부한 적설량으로 곳곳에 설화가 만발한다.

 

등산로는 경사가 완만하여 가족단위의 등산으로도 알맞은 곳이다. 정상에 서면 동북방향으로 가리왕산과 오대산의 산군들이 물결치고, 남쪽으로는 소백산의 고운 산줄기가, 서쪽으로는 치악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상 자료 발췌)

  오대산, 가리왕산 방향

 

 치악산 방향

 

백덕산 산행은 흔히 42번국도 상에 있는 문재터널해발 800m에서 시작한다. 오늘코스는 문재-주능선-사자산(1181m)-당재-삼거리-백덕산(1350.1m)-묵골재-묵골』로 산행거리는 약 13Km에 산악회에서 보는 산행 소요시간은 약 5시간 정도다.

개념도(펌)

 

2008년 1월 26일(토).

7시 15분, 서초구청 시민회관 앞은 산악회 버스들이 뒤엉켜 움직이지를 못하고, 버스를 찾아 이리저리 몰리는 등산객들로 아수라장이다. 주초에 내린 많은 눈으로 눈꽃산행을 즐기려는 등산객이 한꺼번에 몰렸기 때문이다.

 

대한여행사 버스가 다가온다. 도로로 뛰어나가 버스에 이르니, 산정산악회 버스이기는 한데 백덕산이 아니라 덕유산 행이다. 등반대장은 백두대간을 할 때 몇 차례 만났던 낮 익은 대장님이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백덕산 행 버스 있는 곳을 물으니, 앞서 갔을 거라고 알려준다. 앞으로 달려 나간다. 주차장 입구 도로 변에서, 산정산악회 버스 2대를 만난다. 하지만 하나는 선자령, 다른 하나는 백두대간 행이다. 버스에 다가가서 백덕산 행 버스를 물으니, 뒤에서 온다는 대답이다. 이번에는 다시 뒤로 뛰어가 본다. 또 산정산악회 버스가 다가오지만 이번에는 태백산 행이다.

 

이처럼 버스를 찾아 우왕좌왕하는데 뒤에서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덕유산 행 등반대장이다. 일부러 찾아다닌 모양이다. 백덕산 행 버스는 주차장에 있다고 알려주고 급히 뛰어 돌아간다. 고맙다고 인사를 할 사이도 없다. 주차장에서 산악회 버스를 찾아 오르는 데 전화벨이 울린다. 총무님이 막 전화를 걸던 참이다. 내 뒤로도 서너 사람이 겨우 버스를 찾아 오르고, 버스가 주차장을 출발한 것은 예정보다 20분이나 늦은 7시 40분경이다.

 

복정역에서도 많은 등산객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산악회 버스가 도착하자 등산객들이 줄지어 버스에 오른다. 차에 오르는 사람들의 면면을 보니 젊은 등산객들이 많다. 정맥이나 지맥을 하는 산꾼들은 나이가 많은 편인데, 명산에는 젊은이들이 모이는 모양이다. 버스는 만원이다.

 

버스가 영동고속도로를 달린다. 차창에 수증기가 어릴 뿐, 성에도 끼지 않을 정도로 날씨가 풀렸다. 눈을 찾아 강원도로 향하는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여주에 들어서자 버스가 노견에 잠시 정차하고, 홍준호 대장이 버스에 오른다. 오늘 산행의 등반대장이다. 반갑다.

 

버스가 문막에 접근하면서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교통상황판에는 강천터널부근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하여 정체된다고 알려준다. 양재를 출발한지 두 시간이 넘어 겨우 새말IC를 빠져나와 버스는 대원들 아침식사를 위해 새말 휴게소에 20분간 정차한다.

 

버스가 휴게소를 출발하여 42번 국도를 달리자 홍 대장이 마이크를 잡고 오늘 산행개요를 설명한 후, 하산하여 먹골 부녀회관에서 식사를 하고, 4시 30분 경 서울로 출발할 예정이라고 알려준다. 10시 33분, 버스는 문재터널 입구에 도착한다.

 들머리 도착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0:33) 문재-(10:35) 산행시작-(10:46) 임도-(10:58) T자, 우-(11:04) 925m봉-(11;24~11:28) 헬기장-(11:52) 사자산 갈림길-(11:54) 사자산-(12:22~12:41) 전망바위/식사-(12;49)당재-(13:43) 삼거리-(13;59~14:15) 백덕산 정상-(14; 29) 삼거리-(14:39) 헬기장-(14:28) 묵골재-(15:09) 안부 사거리-(15:17) 임도-(15:45) 먹골 부녀회관』으로 중식 및 간식시간 약 30분 포함, 총 5시간 10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버스에서 내린 대원들은 스패츠와 아이젠을 착용하는 등 산행준비에 바쁘다. 10시 35분, 준비를 마지고 산행을 시작한다. 약 20~30Cm 정도 쌓인 눈 위에 앞서 많은 사람들이 지나갔는지 뚜렷한 길이 나 있어 눈길 행보가 생각보다 수월하다. 파랗게 갠 하늘에 하얀 눈, 비교적 따듯한 날씨에 바람도 없지만, 눈에서 방출되는 냉기에 산속은 싸늘하다.

  출발 전 산행준비

 

10시 46분, 임도에 올라 왼쪽으로 1분 정도 진행하다, 표지기의 안내에 따라 오른쪽 잣나무 숲으로 들어선다. 점차 경사가 가팔라지며 큰 바위를 지나고, 10시 58분, T자 능선에 이르러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6분 후 925m봉에 오른다. 삼각점이 있다지만, 눈에 덮여 보이지 않고, 나뭇가지에 표지기들만 요란하게 걸려 있다. 왼쪽으로 내려선다.

 임도

 

 

 오른쪽 잣나무 숲으로 들어서고

 

 

 T자 능선에서 표지기를 다는 홍 대장

 

 

 925m봉의 표지기들

 

눈 쌓은 넓은 능선이 완만하게 이어지는 것이 고산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작은 봉우리 하나를 넘고, 11시 24분, 너른 헬기장인 1005m봉에 오른다. 탁 트인 조망이 환상이다. 많은 등산객들이 멋진 조망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느라고 붐빈다.

 넓고 완만한 능선에서 고산 분위기가 느껴지고

 

 

 안흥과 멀리 치악산

 

 

북쪽 방향의 오봉산

 

 

20도 방향의 조망

 

부드러운 능선길이 이어지고 흰 눈으로 분단장을 한 거목들이 아름답다. 11시 52분, 이정표가 있는 사자산 갈림길에 이른다. 사자산 방향으로 1분 정도 진행하니 정상표지판이 있는 평범한 봉우리다. 잡목에 가려 조망도 별로다.

 눈이 얹힌 거목

 

 

 갈림길 이정표 1

 

 

 사자산 정상 표지

 

 

 갈림길 이정표 2

 

삼거리로 되돌아와 동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걷는다. 오른쪽 나뭇가지 사이로 백암산 쌍봉이 보인다. 암릉지대가 나타나고 등산로는 암릉을 왼쪽으로 우회한다. 커다란 암봉을 왼쪽으로 우회하여 능선에 오르고, 가파른 내리막길을 미끄러지며 내려선다. 등산로 오른쪽으로 절벽 끝에 전망대가 위태롭게 자리를 잡고 있다. 전망대에 올라 주위를 조망하고, 다시 능선으로 되돌아와 서남쪽 방향의 멋진 풍광을 바라보며 점심식사를 한다.

 암릉을 왼쪽(북쪽 사면)으로 우회하고

 

 

 전망대에서 본 백덕산

 

 

 아스라이 보이는 소백산 줄기

 

 

남쪽 조망

 

 

 남서방향의 조망

 

점심식사를 하고 비로소 아이젠을 착용한 후 미끄러운 우회길을 달려 내린다. 12시 49분 이정표가 있는 당재를 지나고, 1시 4분, 1145m봉을 거쳐, 1시 12분, 운교 삼거리에 이른다. 이정표와 돌표지가 보인다. 암릉이 끝나고 참나무가 울창한 너른 오르막 능선이 이어진다. 넉넉한 능선 곳곳에 둘러 앉아 점심식사를 즐기는 등산객들이 눈에 뜨인다.

 당재

 

 

 운교 삼거리 이정표

 

 

 운교 삼거리의 돌표지

 

 

 너르고 완만한 참나무 숲 능선

 

1시 43분, 백덕산 갈림길에 이르러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등산로가 점차 가팔라지며 눈 덮인 바위사이로 이어지고, 1시 59분, 백덕산 정상에 오른다. 좁은 정상은 등산객들로 가득하다. 등산객들의 다리 사이로 겨우 정상석을 카메라에 담고 탁 트인 조망을 즐긴다. 맑은 날씨에 비교적 가시거리도 멀어 더 없이 좋은 조망이다.

 백덕산 정상석

 

 

 동쪽 조망

 

 동남 방향

 

 

남쪽 방향

 

 

또 하나 백암산 정상인 건너편 봉우리

 

 

 320도 방향

 

 

 치악산 방향

 

정상 한 귀퉁이 바위 끝에 앉아 정상주를 두어 모금 마시고, 간식을 취한다. 마침 총무님이 가까이 있어, 산정산악회의 근황을 듣는다. 대장님들도 많이 늘고 무척 바빠졌다며. 오늘도 버스를 7대나 동원했다고 은근히 자랑한다. 무척 반가운 소식이다.

좁은 정상에 등산객들이 계속 밀려들고. 2시 15분 경, 하산을 시작한다. 급한 내리막을 지나 2시 29분, 삼거리에 이르고 이어 오른쪽 능선으로 진행하여, 10분 후, 통신시설과 이정표가 있는 헬기장에 도착한다. 역시 조망이 좋은 곳이다. 뒤돌아 백덕산을 카메라에 담는다.

 하산 길에 멋진 아치도 지나고

 

 

 삼거리에서 오른쪽 능선으로

 

 

 헬기장

 

 

 헬기장의 이정표

 

 

 백덕산

 

호젓한 눈길을 달려 내린다. 공명호씨의 추모 동판을 지나고, 2시 58분, 묵골재에 이르러 왼쪽으로 내려선다. 3시 9분, 이정표가 있는 안부 사거리에서 왼쪽으로 내려서서 2Km 떨어진 묵골로 향한다. 마을로 들어선다. 오른쪽에 들꽃 가든이 보이고 저 아래 주차장에 버스들이 서있다. 3시 45분 경, 부녀회관으로 들어서서 식사를 한다. 돼지고기를 넣은 두부찌개, 콩나물, 묵은지, 양미리 조림 등 제대로 된 식사다. 총무님이 찹쌀막걸리 한 병을 가져다준다. 고맙다.

 추모동판

 

 

 묵골재

 

 

 안부 사거리

 

 

 묵골로 향하는 등산객들

 

식사를 마치고 버스에 올라 휴식을 취한다. 주차장에는 산악회 버스가 5~6대 주차하고 있다. 아마도 300여명 정도의 등산객들이 오늘 백덕산을 찾은 모양이다. 태백산에 몰린 인파를 생각하면, 오늘 백덕산을 찾은 분들은 행복한 사람들이다. 후미 팀이 식사를 마치고 도착한다. 버스는 4시 55분 경,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08. 1. 28.)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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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산 정상

 

1. 참조 

한북정맥(13) : 신로봉 능선-신로봉-도마치봉-백운산-광덕고개

 

2. 백운산

 

 

도마치봉과 870m봉, 뒤로 화악산, 석룡산


2006년 2월 11일(토)

오늘은 두 번째 토요일, 이사회 정기산행일이다. 산행지는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에 소재한 백운산이다. 매서운 입춘 추위도 물러가고, 오늘 서울, 경기지방의 최저기온은 영하 1도, 최고기온이 영상 4도 정도라 하니, 산행하기에 알맞은 기온에, 산에는 며칠 전에 내린 눈이 쌓여있어 흥취를 더해준다. 게다가 날씨도 맑아, 아침 안개가 걷히자, 시계가 양호하여, 아름다운 조망을 한껏 즐긴다. 특히 도마치봉에서 흥룡봉을 거쳐 흥룡사로 이어진 하산코스의 눈 쌓인, 가파른 암릉 길의 스릴, 그리고 좌우로 전개되는 웅장한 조망은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로 조금도 손색이 없다.


9시 의정부 역. 모두 11명의 대원들이 모인다. 오랜만에 와봉(臥峰)회장이 감기가 완치되지 않은 상태인데도 나오고, 김기홍 부회장은 아침 일찍 다른 코스를 돌다가, 도마치봉에서 합류하기로 한다. 화봉(和峰) 대원은 오늘도 감기로 불참이다. 늘소대원이 멀리 대구에서 올라와 모습을 보이고, 나머지는 고봉(孤峰)대원을 비롯한 개근 멤버들이다.


9시 15분 경, 포천을 지나, 이동으로 향하는 완행버스에 오른다. 버스는 의정부 시내 주요지점을 거쳐, 43번 국도로 들어선다. 국도에서도 정류장마다 멈추는 버스는 서둘지 않고 유유히 달린다. 국도 변에는 며칠 전에 내린 눈이 하얗게 남아 있으나, 아침 안개로 주위의 산들은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버스가 포천 공업단지를 지난다. 방글라데시인 같아 보이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버스에서 내린다. 국내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워낙 많아지자, 이제는 이들에게 특별히 관심을 보이는 사람도 없다.


단조로운 차창 풍경이 지루했던 모양이다. 깜박 잠이 든다. 10시 50분경, 버스는 이동에 도착하고, 우리들은 대가하고 있던 갈비집의 15인승 밴으로 옮겨 탄다. 하산 후, 저녁 식사를 하기로 한 식당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다. 밴을 운전하는 잘 생긴 젊은이는 식당 주인의 아들이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젊은이는 구불구불 이어지는 광덕고개를 오르며, 38선 이북에 있는 이 광덕고개의 고갯길은 처음 김일성이가 닦고, 이후 박정희 대통령이 지금처럼 확장했다고 설명하면서. 6.25때는 이곳에 숫하게 많은 군인들이 죽었다는 이야기도 덧붙인다. 남북이 대치하고 있던 중부전선의 길목인 이 고갯길이 남북 합작으로 완성됐다는 이야기이다.


이 고개는 또 "캐러멜 고개"라고도 불리 운다. 이 이름은 6.25 때, 퍽이나 험하고 구불구불한 이 고개를 넘는 미군 지프 운전병이 피로에 지쳐 졸자,잠을 깨우기 위해 상관이운전병에게 캐러멜을 건네주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고개 마루턱이 가까워지자, 이제는 안개도 걷혀, 차장을 통해 보이는, 눈 덮인 주위의 산세가 실로 웅혼하다.


11시 10분 밴은 광덕산 휴게소에 도착한다. 우리들은 차에서 내려, 스패츠와 아이젠을 착용하는 등 산행준비를 하고, 11시21분 휴게소 왼쪽 철 계단을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광덕고개 


 

철 계단을 오르며 산행시작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1:10 광덕고개 도착-11:21 산행시작-11:29 670m봉-11:52 762m봉-12:20 안부-12:25 이정표(광덕고개 2.4K, 백운산 0.9K)-12:27 870m봉 삼거리-12:35 위험표지-12:45~13:37 백운산 정상, 중식-14:13 삼각봉-14:50~15:32 도마치봉, 휴식-16:41 향적봉-17:35 흥룡봉-18:20 주차장>> 중식및 휴식시간 1시간 42분포함, 총 약 7시간이 걸린 산행이다.


철 계단을 오르니 바로 매표소가 있고, 산행 안내도와 광덕고개(664m) 표지판이 서 있다. 이 표지판에 의하면 광덕고개에서 백운산까지의 거리가 3Km, 백운산에서 도마치봉까지가 2Km, 그리고 도마치봉에서 절골까지의 거리가 2.5Km로 표기 돼 있다. 총 거리 약 8Km , 그러면 산행시간은 약 4시간 정도가 되리라 계산하고, 중간에서 지나치게 늑장을 부리다가, 일몰 직전에 가까스로 산행을 마친다.

광덕고개 표지판


매표소를 지나 남쪽으로 눈 쌓인 언덕길을 오른다. 북으로 이어지는 길은 회목현을 거쳐 상해봉으로 이어진다. 풀린 날씨라 하지만, 눈이 쌓인 산길을 걸으니, 볼에 와 닿는 공기가 차갑다. 광덕고개에서 백운산까지의 고도 차이는 약 240m, 약 3Km에 걸쳐 생긴 고도차라, 등산로는 대체로 완만한 오름세로 이어진다. 11시 29분 670m봉으로 짐작되는 봉우리에 올라 북쪽으로 눈 덮인 감투봉을 가까이 보며, 일행이 모여 기념사진을 찍고, 1시 33분 이정표를 지난다. <광덕고개 0.3K, 백운산 정상 3.27K>

뒤돌아 본 감투봉


앙상한 떡갈나무 숲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이 제법 가팔라진다. 하얀 눈길을 일렬종대로 780m봉을 향해 오르는 대원들의 모습이 역광 속에서 그림 속의 움직임처럼 조용하다. 봉우리 위에서 남쪽으로 백운산을 카메라에 담고, 북으로 광덕산과, 상해봉, 그리고 화목봉을 조망한다. 조금 더 진행하니 눈 덮인 참호 교통호 앞에 이정표가 서 있다.<광덕고개 1.2K, 백운산 정상 2.4K>

광덕산

화목봉


 

백운산


고도가 높아지면서 능선에 쌓인 눈이 깊어진다. 12시 20분 안부를 지나고, 5분 후 하얗게 눈이 덮인 산 사면에, 아랫도리가 눈에 묻혀 있는 이정표를 지난다. <광덕고개 2.4K, 백운산 정상0.9K> 이제 백운산 정상이 지척이다. 12시 28분, 870m봉 삼거리에 오른다. 왼쪽 무학봉(800m)으로 이어지는 바위 아래, 눈밭 위에서 한 무리의 등산객들이 점심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을 한 장 찍고, 직진하는 길을 따라 백운산으로 향한다. 오른쪽에 경기 소방에서 세운 "위험" 경고판이 서 있다.

능선에 쌓인 눈

이정표

870m봉 삼거리


12시 45분 경 백운산 정상에 오른다. 너른 헬기장이지만, 한 겨울동안 내린 눈이 녹지를 않고, 쌓여 있어 하얀 눈벌판이다. 삼각점도 눈에 묻혀 보이지가 않는다. 정상 한 귀퉁이에 이정표가 서 있다. <광덕고개 3.2K, 흑룡사 3.9K, 삼각봉 1K> 먼저 오른 대원들이 북쪽으로 탁 트인 조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광덕산, 망해봉, 화목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온다.


정상 북쪽 끝자락, 눈 위에 점심상이 펼쳐진다. 눈 쌓인 완만한 경사로를 서서히 오르다 보니 몸에는 땀도 배지 않았다. 그래도 방풍 재킷을 꺼내 입고, 자리를 잡고 앉는다. 경담대원이 포항에서 택배로 받아 온 과메기를 꺼내고, 덕암대원은 그 유명한 족발을 풀어 놓는다. 막걸리 잔이 돌아 갈증을 풀고, 지헌대원이 가져온 맥컬리안 몰트 위스키가 오드 볼 역할을 한다.


경담대원의 매실주, 내가 반주용으로 가져온 칵테일, 점심은 뒷전이고, 거한 안주에 술잔이 돌고 돈다. 참여 못한 대원들에게 그림으로라도 보여주자고, 잭 대장이 열심히 좋은 술, 좋은 안주를 카메라에 담는다. 순식간에 술이 바닥이 난다. 밑바닥에 조금 남은 몰트 위스키 병을 챙기며, 우정대원이 푸념을 한다. "나는 딱 두 잔 밖에 못 마셨는데, 술이 벌써 바닥났네, 술 더 없냐?"


와봉회장이 빙긋 웃더니, 배낭에서 조니 워커 블랙 한 병을 꺼낸다. 60년대 초 가난한 시절, 대학 다닐 때 최고로 쳤던 그리운 위스키다. 어찌 한 잔 마시지 않고 넘어가겠나? 옆 자리에 있던, 고봉대원이 도시락 뚜껑에 막걸리 따르듯 가득 따라준다. 위스키 반병과, 안주 일부를 도마치봉에서 김기홍 부회장과 함께 2차를 하기위해 챙겨 놓고, 비로소 식사를 시작한다.


1시간 가까운 식사시간이 후딱 지나간다. 어질어진 점심자리를, 뒷사람들을 위해, 눈을 긁어 정리하고, 1시 37분 경, 일행은 삼각봉을 향해, 비탈길을 내려선다. 능선길이 좁아지며, 설경이 제법 그럴듯하다. 2시 13분 삼각봉에 오른다. 이정표가 서 있다. <백운산 1K, 도마치봉 1K> 정면으로 도마치봉이 가깝고, 그 뒤로 국망봉이 모습을 보인다.

삼각봉의 이정표

도마치봉과 그 뒤 국망봉


도마치봉이 가까워지자, 국망봉이 전신을 들어내고, 신로봉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 길이 뚜렷하다. 능선 길의 눈이 더욱 더 깊어진다. 허벅지까지 쌓인 곳도 있다. 눈 속에 뻥 뚫린 토치카가 보인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이지만, 이 토치카들은 전두환 정권 때 삼청교육대를 동원하여 만든 것이라고 한다. 전술적으로 어느 정도 가치가 있는 토치카인지는 모르겠으나, 정치적인 목적으로 헛된 짓을 해서, 산만 버려 논 느낌이다.

능선에 쌓인 눈

토치카


2시 50분 경 도마치봉에 오른다. 이정표가 서 있다. <백운산 2K, 흥룡봉 1,5K> 역시 너른 헬기장이지만, 지금은 눈이 하얗게 덮여 있다. 정면으로 국망봉이 가깝다. 정상으로 이어진 도로까지 선명히 보이고, 실로봉(999m), 가리산(774.3m)으로 떨어지는 능선이 아름답다. 국망봉 오른쪽으로 명지산이 아련하다.

이정표

국망봉, 실로봉

가리산


눈밭 한 귀퉁이에서는 김기홍 부회장과 2차 회식이 한창이다. 오랜만에 김 부회장과 반갑게 인사를 하고. 김 회장이 준비해 온 대보름 나물을 안주로 또다시 술잔을 기울인다. 여기서 거리를 착각해 1시간 반이면 충분히 하산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한 없이 늑장을 부린다. 아마도 잭 대장은 알고 있으면서도, 하산 길 위험에 대비하여 대원들의 술이 깰 시간을 기다린 모양이다.


3시 32분 경, 도마치봉을 뒤로하고 흥룡봉으로 향한다. 눈 쌓인 암릉 길, 위험한 길이다. 잭 대장이 선두를 서고, 다이야 대원, 예원 대원이 뒤를 따른다. 그 뒤를 술을 마시지 않은, 노련한 고봉대원이 받혀준다. 가파른 길을 내려선다. 암릉 길의 소나무들, 그리고 좌우로 보이는 기암괴석들이 아름답다.

도마치봉에서의 하산길

왼쪽에 보이는 기암

4시 40분, 하산을 시작한 지 한 시간이 경과한 시각이다. 이정표를 지난다. <도마치봉 1,0K, 흥륭사 3.7K, 흥륭봉 1.6K> 뭔가 이상하다. 도마치봉의 이정표에서는 도마치봉에서 흥룡봉까지 거리가 1.5Km라고 했는데, 한 시간을 달려 내려 온 이곳에서, 흥룡봉까지 거리가 1.6Km 라니 도데체 말이 되는 소린가? 옆에는 119 긴급연락처 팻말이 서 있다. 팻말은 현 위치가 백운산 1-5 향적봉이라고 알려준다. 지도에는 나타나지 않는 봉우리이다. 앞쪽으로 가지산이 가까이 보이고, 동남쪽으로 화악산((1468.3m)과 석룡산(1,103)이 멀리 보인다. 뒤로는 내려온 도마치봉이 우뚝하다

이정표

뒤돌아본 도마치봉

화악산과 석룡산


능선 길을 타고 하산을 계속한다. 하산 길은 스릴 만점이다. 로프를 잡고 오르고, 로프에 매달려 미끄러운 바위를 내려선다. 눈 쌓인 칼날 암릉길이 이어지고, 바위를 안고 트래버스 해야 하는 곳도 지난다. 왼쪽으로 국망봉에서 실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가깝고, 황혼 속의 가리산이 아름답다. 뒤돌아보니 지나온 비로봉이 지는 해를 받아 붉게 빛나고, 봉우리 위로 등근 낮달이 걸려 있다. 아름답다. 오른쪽으로는 광덕산과 망해봉 그리고, 화목봉이 황혼 속에 누워있다.

눈 쌓인 칼날 능선길

국망봉에서 흐르는 능선

황혼 속의 가리산 

 

지나온 비로봉과 낮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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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덕산, 망해봉, 그리고 화목봉


5시 35분 흥룡봉에 선다. 도마치봉을 출발하여, 2시간이 넘게 시간이 흘렀다. 흥룡봉 팻말뒤로 비로봉과 도마치봉이 지는 해를 받아 붉게 보인다. 해 떨어지기 전에 산행을 마치려고, 빠른 속도로 하산을 계속한다. 하산길은 경사는 급해도 위험한 암릉 구간은 다 지난 모양이다. 능선을 버리고, 왼쪽 골짜기로 내려선다. 골짜기는 벌써 어둑어둑하다.

흥룡봉 표지

어둠 속에서 얼어붙은 개울을 건너고, 흥룡사로 이어지는 너른 길에서 아이젠을 벗는다. 6시 19분 흥륭사 0.5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6시 20분 커다란 백운산 관광지, 등산로 안내판이 서 있는 너른 주차장에 도착한다. 이미 사방은 캄캄하다. 검은 하늘에는 정월 열나흘달이 둥실 떠 있다.

 


(2006. 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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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참조 

국내여행 : 동강나들이

 

2. 백운산 (白雲山·882.6m)

 

도도히 흐르는 동강과 물에 잠긴 점재교


흰 구름을 이고 있는 산이 많다보니 남한에만 '백운산'이 50여개나 된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동강의 백운산은 명산으로 꼽힌다. 동강 가운데 자리 잡고 있어 경관이 아름답고 조망이 좋은 외에, 2003년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되고, 이어 100대 명산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강원도 정선, 평창 일대의 깊은 산골에서 흘러내린 오대천, 골지천, 임계천, 송천 등이 모여, 정선 읍내에 이르러 조양강(朝陽江)이 되고, 이 조양강에 동남천 물줄기가 합쳐지는, 정선읍 가수리 수미마을에서 영월까지의 약 51km 구간을 동강이라고 부른다. 이 동강은 영월읍에 이르러 다시 서강(西江)과 합쳐져, 남한강이 되어, 여주, 서울을 거쳐 황해바다로 흘러든다.


동강에서 바라보는 백운산은 정상에서 서쪽으로 마치 삼각형을 여러 개 겹쳐 놓은 듯한 6개의 봉우리가 강을 따라 이어지는데, 강 쪽으로는 칼로 자른 듯한 단애가 형성되어, 산과 물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 절경을 연출한다.

제장 쪽에서 본 백운산


산행 코스는 단순하다. 점재마을에서 남릉으로 올라붙어 정상까지 오른 다음, 남서릉을 타고 제장 마을로 내려선다. 위태위태한 암릉이 잇달아 나타나고 깎아지른 절벽이 내려다보여 긴장케 하지만, 위험한 구간은 거의 다 굵은 로프가 설치돼 있다. 도상거리는 8Km 이지만 코스가 험한 편이라 5시간 정도 산행시간이 소요된다. <문희마을~칠족령~정상-문희마을> 코스도 인기가 있다. 4시간 가량 걸린다. (이상 자료 발췌)

백운산 개념도


2009년 7월 11일(토).

장마전선이 북상함에 따라 비오는 날이 많아진다. 금요일 맑고, 토요일은 구름이 많은 흐린 날씨인데, 다음 일요일부터 수요일까지는 계속 비가 내리겠다는 예보다. 산정산악회의 백운산 토요 당일산행에 참가신청을 한다. 하지만 금요일 오후 1시쯤, 정 대장님으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참여인원이 20명도 안 돼, 부득이 산행을 취소할 수밖에 없다며 무척 미안해한다.


할 수없이 지난주에 갔던 명지산 옆의 연인산을 가려고 교통편을 정리하다, 문득 백운산엘 가겠다던 다른 산악회의 사정은 어떤가? 하고 전화를 해본다. 예정대로 출발을 하고 ,자리가 있으니 회비 18,000원을 입금하라고 한다. 생소한 산악회이지만 입금을 하고, 토요일, 출발시간 10분 전인 7시 20분에 신사역에 나가보니 버스 2대가 대기하고 있다. 90여명이 참여했다고 한다. 무더위에 장마가 낀 7월은 산악회에게는 가장 잔인한 달인데, 설상가상으로 이처럼 덤핑행위를 하는 산악회가 있으니, 여타 산악회들은 회원들을 모으기가 무척 어렵겠다. 7,000원(28%)이나 싼 회비를 냈음에도 덕을 보았다는 생각보다는 오히려 뒷맛이 씁쓸하다.


버스는 7시 30분, 정시에 출발을 하여 88도로로 들어선다. 중간에 경유지가 없다. 회비가 싼 대신 회원들의 편의는 완전히 무시된 셈이다. 예컨대 복정역에서 타면 편한 회원이 신사역까지 나오려면 30분 이상 일찍 서둘러야하지 않겠는가? 회원의 편의보다는 버스운행에 더 큰 비중을 둔 처사다. 모처럼 비가 오지 않는 토요일이라 그런지 도로는 행락차량으로 붐빈다. 등반대장이 입금자 명단을 들고 인원을 파악한다.


8시 40분 경, 복잡한 원주휴게소에 들러, 20분 동안 정차를 한 버스는 감곡에서 38번국도로 바꾸어 타고, 충주, 제천, 영월을 거쳐 신동에서 지방도로로 들어서서 고성리로 향한다. 이윽고 버스가 운치리로 들어서자 왼쪽으로 동강과 백운산 줄기가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11시 14분, 버스가 도로변에 정차하고 대원들은 내려서 산행준비를 한다.

들머리 도착


비 온 끝이라, 흙탕물로 변한 동강이 도도히 흐르고, 강 건너에는 우리들이 올라야할 620m봉이 절벽처럼 솟아 있는데, 그 오른쪽으로 점재마을이 평화롭다. 주위를 둘러보고 점재교가 놓여있는 옛 점재나루터로 향한다. 강 건너에 줄지어 점재마을을 지나는 등산객들이 보인다. 아마도 우리들 보다 한발 앞서 도착한 등산객들인 모양이다.

동강, 620m봉, 점재마을

멀리 보이는 점재교

점재마을


비로 강물이 불어 점재교가 물에 잠겼다. 앞선 대원들이 등산화를 벗어들고 다리를 건너는 모습이 보인다. 뒤돌아 강 상류 쪽을 본다.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빠르게 흘러내리는 강 왼쪽은 우리들이 지나온 도로이고, 강 오른쪽으로는 420m봉과 620m봉이 강가에 절벽을 만들어 놓았다. 강과 산 사이의 척박한 좁은 공간에 정재마을이 자리를 잡고 있다. 추수를 끝낸 텅 빈 밭이 무척 한가로워 보인다.

물에 잠긴 점재교

지나온 상류 쪽 풍광


'점재길 표지판'이 보이는 다리 앞에서 등산화를 벗어들고, 물에 잡긴 점재교를 건넌다. 빠른 물살에 정강이까지 잠긴다. 위험하지 않으니 장난하듯 물을 차며 걷는다. 모처럼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다. 강 가운데 서서 좌우로 도도하게 흘러내리는 흙탕물을 바라본다. 별세계에 들어선 느낌이다.

다리 앞에서 등산화를 벗고

물에 잠긴 다리를 건넌다.


강을 건너 마을입구에 이르니, 이정표가 보인다. 강을 거슬러 400m 쯤 오르면 백운산 입구라고 알려준다. 강변을 따라 이어진 시멘트도로를 따라 걷는다. 오른쪽으로 맑은 햇살 아래 짙푸르게 펼쳐진 옥수수 밭이 아름답다. 시멘트 도로가 오른쪽으로 굽어져 오른다. 길가에 세워진 동강유역 탐방안내도와 경고문을 훑어보고, 11시 46분,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토종닭 등 음식을 파는 민가 안마당을 지난다. 이정표는 백운산 정상까지의 거리가 2Km라고 알려준다. 백운산 입구인 모양이다.

마을입구 이정표

강변길 옥수수 밭

동강유역 탐방안내도

경고문

음식을 파는 민가 앞마당을 지나고


여전히 시멘트 도로가 이어진다. 11시 50분, 시멘트도로는 오른쪽으로 굽어져 산 밑으로 이어지는데, 이정표는 직진하여 강변을 따라 가라고 지시를 한다. 대원들이 무심코 시멘트 도로를 따라 오르자. 길갓집에서, 아주머니 한 분이 문을 열고 내다보며, 백운산 가는 길은 강변길이라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강변길로 들어선다. 눈앞에 전망대가 있는 420m봉이 우뚝하다.

갈림길 이정표- 백운산 정상까지 1.9Km

강변길로 들어서니, 전망대가 있는 420m봉이 우뚝하다.


무성한 잡풀 사이로 강변길이 이어진다. 이름을 알 수 없는 하얀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2001년 8월, 동강 땜 건설문제를 놓고 찬반양론이 비등할 때, 동강이 사라지기 전에 강 구경을 하자고 친구 두 명과 함께 영월의 거운교에서 진탄나루까지 이런 강변길을 걸은 적이 있다. 가시덤불에 시달리고, 길을 잃고 산속을 헤매느라, 진탄나루 부근에 이르니 날이 저문다. 반딧불이 날아다니는 어둠 속에서 강변길을 찾느라 고생을 하는데, 숙박을 예약했던 문희마을에서 마중 나온 차를 겨우 만나 강변노숙을 면했던 일을 떠 올리며 추억의 강변길을 걷는다.

잡풀이 무성한 강변길

강변의 들꽃


11시 54분, 강변길이 끝나고, 산 사면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시작되며 울창한 숲이 햇볕을 막아준다. 버스에서 내려 약 40분 동안을 땡볕 속을 걷다 비로소 숲으로 들어서니 대원들이 이구동성으로 시원하다고 반긴다. 뚜렷한 등산로가 가파르게 이어진다. 경사가 심한 곳에는 통나무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12시 13분, 병매기고개에 오른다. 먼저 오른 대원들이 둘러 앉아 쉬고 있고 경고판이 보인다. 백운산 입구에서 부터 27분이 지난 시각이다.

병매기고개


백운산 가는 길은 오른쪽 능선이고, 왼쪽은 전망대 가는 길이다. 왼쪽에 출입을 금지한다는 경고판이 세워져 있다. 그래서 인가?  로프로 경계를 지은  길이 끊어져 있지만 무시하고  전망대로  향한다.

전망대 가는 길

전망대에서 본 동쪽 조망, 점재교와 마을이 보인다.

150도 방향의 724.1m봉과 고성리

620m 암릉을 오르는 대원들이 점점이 보인다.


12시 21분, 병매기고개로 되돌아온다. 전망대를 다녀오느라 8분 정도가 지난 후라 대원들은 한 사람도 보이질 않는다. 암반구간의 탐방로가 험준하니 조심하라는 경고판과 이정표를 카메라에 담고, 최후미로 쳐져, 가파르게 이어지는 암릉구간을 네발로 조심스럽게 기어오른다. 10여분 쯤 지나니, 비로소 대원들의 뒷모습이 보인다.

병배기고개의 이정표

로프가 걸린 암릉길을 오르고


12시 40분, 암반에 뿌리를 박고 한세월을 살다. 이제는 앙상한 고사목이 되어 그래도 굳건히 바위를 지키고 있는 '고사목 전망대'에 서서 주위를 둘러본다. 뱀처럼 구불구불 흐르는 사행천인 동강이 칠목령 능선을 따라 북으로 흐르다, 백운산 아래에서 남으로 방향을 바꾸더니, 남동쪽의 724m봉에서 흘러내리는 산줄기에 막혀 다시 북쪽으로 방향을 트는 지점이 바로 눈 아래 내려다보이고, 혼자서 다녀왔던 전망대가 발아래 있다. 장관이다.

고사목이 있는 전망바위에서 본 동강

420m 전망대


다시 암릉길을 조심스럽게 오른다. 날씨가 흐려지며 구름이 낮게 드리운다. 습도가 높아 땀이 비 오듯 흐른다. 오른쪽에 전망바위가 보인다. 암릉길을 버리고 전망바위로 오르는데, 바위 위에서 반갑게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산정산악회 백두대간 8차대의 '나리 님'이다. 산정에 산행신청을 했다가 취소가 되는 바람에 승용차로 몇 사람이 함께 왔다고 한다. 전망이 좋은 바위에 앉아 조망을 즐기며 점식식사를 하는 중이라며, 차가운 배 즙을 한 컵 가득히 따라준다. 반갑다. 잠시 반가운 이야기를 나누며 주위를 둘러 본 후, 먼저 일어선다

260도 방향의 칠족령과 돌탑봉

가깝게 보이는 백운산 정상


암릉길이 이어지며, 조망이 트여, 산행들머리인 점재교와 날머리인 제장교를 동시에 굽어볼 수 있는 묘한 지역을 지나, 1시 9분,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들어선다. 정면으로 고사목, 가파른 암릉길, 그리고 그 뒤로 정상이 보이고, 왼쪽으로는 동강, 칠족령, 돌탑봉, 635m봉이 내려다보인다.

250도 방향의 제장마을

60도 방향의 점재교

삼거리 이정표

정면으로 보이는 정상

왼쪽으로 보이는 동강, 칠족령, 돌탑봉, 635m봉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서 정상까지는 500m, 평탄한 길이라면 10분 거리다. 하지만 험한 암릉길이 몇 차례나 더 오르내린다. 1시 33분, 겨우 정상 직전 안부에 내려서서, 정상을 향한 마지막 오름길을 힘겹게 오른다. 길섶의 야생화들이 화사한 모습으로 반긴다. 1시 49분, 돌탑, 이정표, 삼각점이 있는 정상에 오른다. 500m를 오르는데 40분이나 걸렸다. 정상은 기념사진을 찍는 대원들로 붐빈다. 잠시 구불구불 흐르는 동강을 굽어보고, 정상을 조금 벗어 난 곳에 자리를 잡고 점심식사를 한다.

정상 오름길의 야생화 1

야생화 2

정상에서 본 동강


정상주를 마시고, 빵으로 식사를 한다. 끈적끈적 습도가 높다보니, 배는 고픈데 입맛은 없다. 2001년 8월, 2박3일 일정으로 동강 나들이를 할 때는 첫날은 동강 강가를 따라 트래킹을 하고, 문희마을 우문제씨 집에서 일박한 후, 둘째 날은 칠족령을 거쳐 백운산에 올랐다 문희마을로 다시 내려와서 동강에서 견지낚시를 즐기고, 마지막 날은 진탄나루에서 섭새까지 래프팅을 즐겼었다. 그때에는 백운산 정상에 스텐으로 만든 정상표지판만 달랑 보였었는데 지금은 돌탑 등 여러 구조물들로 정상이 어지럽다. 2시 6분, 식사를 마치고, 이제는 조용해진 정상으로 다시 올라가 사진을 찍고, 2시 10분 경, 하산을 시작한다.

돌탑과 정상석

삼각점

정상의 표지기들


완만한 내리막길을 따라 내린다. 혹처럼 굵어진 나뭇가지를 카메라에 담고, 2시 14분, 이정표가 있는 문희마을 갈림길을 지난다. 이정표는 날머리인 제장까지 3.8Km라고 알려준다. 암릉길이 가팔라지며, 왼쪽은 깎아지른 절벽이다. 곳곳에 위험팻말이 보인다. 2시 20분, 810m봉을 지나고, 더욱 더 가팔라진 내리막 암릉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혹부리 나무

문희마을 갈림길 이정표

추락위험 팻말

왼쪽 절벽 아래로 감돌아 흐르는 동강


경사가 급한 암릉에는 전에 없던 나무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2시 53분, 685m봉을 로프를 잡고 내려서고, 이어 가파른 오르막 능선을 힘겹게 올라 3시 15분, 암봉인 625m봉을 지나, 가파른 계단길을 내려선다. 칠족령이 눈앞에 다가서고, 멀리 제장교가 내려다보인다.

685m봉

가파른 계단길

가까이 보이는 제장교와 철족령


3시 29분, 위험표지판과 돌탑이 있는 615m봉을 지난다. 바람도 없는 습기 찬 암릉길을 수도 없이 오르내리다보니 생각보다 많이 지치는 느낌이다. 등산로를 벗어나 바위에 앉아 동강을 굽어보며, 하산 후에 마시려고 아껴두었던, 차가운 맥주를 꺼내 마시며 한동안 휴식을 취한다. 갈증과 피로가 함께 가시는 느낌이다. 이어 3시 47분, 이정표가 있는 문희마을 갈림길을 지나고, 12분 후, 칠족령에 도착하여 왼쪽 가파른 길로 내려선다.

돌탑봉

칠족령 이정표.


제장으로 내려서는 길이 장난이 아니다. 암릉길이 가파르고 미끄럽다. 나뭇가지를 잡거나, 로프에 매달리며, 엉금엉금 기어 내린다. 4시 29분, 이정표가 있는 제장마을 갈림길에 내려선다. 1Km의 내리막길에 30분이나 걸렸다. 이어 강가로 내려서서 땀을 씻고 옷을 갈아입는다. 굼실굼실 흘러내리는 동강의 황토 빛 강물 뒤로 우뚝 솟은 칠족령 능선의 6개 봉우리가 그림 같다.

제장마을 갈림길 이정표

제장 쪽에서 본 칠족령 능선의 6봉


4시 50분 경 버스에 도착하여 배낭을 벗어 넣고, 주차장 옆에서 음료수와 막걸리를 파는 간이매점에 들러 맥주를 사 마신다. 매점의 주인은 40대쯤으로 보이는 태국여성이다. 제장마을의 농부에게 시집을 와 정착한 모양이다. 안주로 김치도 꺼내주며 친절하게 응대한다. 한국말도 능숙하다. 태국에서 왔으면 한국의 겨울이 춥지 않느냐고 물으니, 이제는 익숙해져서 괜찮다는 대답이다. 말로만 듣던 동남아시아에서 한국 농촌으로 시집 온 여성을 직접 대하니 기분이 묘하다. 고국을 떠나 먼 타국으로 시집을 온 이들이 부디 행복하게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후미가 도착할 때까지 주위를 둘러본다.

강변의 민박집과 칠족령 능선


모든 대원들이 하산하자, 버스는 5시 30분 경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09. 7. 13.)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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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선 1봉에서 본 내변산의 당당한 산줄기

 

2011년 8월 4일(목).
지겹게 내리던 비가 그치고 모처럼 맑은 날씨다. 하지만 주말에는 태풍이 접근하면서 다시 비가 내린다는 예보다. 어제(3일)는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비 좀 그만 내리게 해주십사 하는 기청제(祈晴祭) 행사가 있었다고 한다. 기우제(祈雨祭)라는 말은 많이 들었어도 기청제는 참으로 생소한 말이다.

 

모처럼 맑은 날씨에 서울 가고파 산악회를 따라 변산을 간다. 아침 7시, 잠실 롯데월드 시계탑 앞에서 산악회 버스에 오르니 뜻밖에도 동생의 얼굴이 보인다. 백두대간을 마치고 100대 명산을 답사한다고 하더니, 이렇게 만나게 된 것이다. 하지만 동생은 토끼걸음이고 나는 거북이걸음이라, 함께 산행을 하더라도 출발할 때와 하산을 한 후에야 얼굴을 볼뿐, 산행 중에는 각자 행동을 하게 된다. 그래도 뜻밖에 맞나니 무척 반갑다.

 

전북 부안의 변산반도는 국립공원이다. 아름다운 해안선을 따라 수많은 절경이 이어진다. 변산은 바다를 끼고 도는 외변산과 남서부 산악지의 내변산으로 구분된다. 내변산은 예로부터 능가산, 영주산, 봉래산이라고도 불렸다. 오늘날 내변산을 이루는 산줄기는 호남정맥에서 떨어져 나왔다고 한다. 하지만 호남정맥과 내변산 사이에는 광활한 호남평야가 펼쳐져 있기 때문에, 내변산의 산군(山群)은 호남정맥과는 별개의 산군으로 보는 것이 옳겠다.

 

내변산의 최고봉은 의상봉(509m)이다. 의상봉을 중심으로 관음봉, 옥녀봉, 쌍선봉, 신선봉 등 해발 400m대의 봉우리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해발고도는 별로 높지 않은 편이지만, 서해안 바닷가와 맞닿아 있어서, 백두대간의 어느 산줄기 못지않게 산세가 웅장하고 골짜기도 제법 깊다.

월명암에서 본 의상봉

 

월명암에서 본 의상봉

 

내소사 절 입구 600m에 걸쳐 늘어선 하늘을 찌를 듯한 전나무 숲이 장관이다. 내변산 깊숙한 산중에 직소폭포는 20여m 높이에서 힘찬 물줄기가 쏟아지고 폭포 아래에는 푸른 옥녀담이 출렁댄다. 이외에 개암사와 개암사 북쪽에 솟은 두 개의 큰 바위인 울금바위(높이 30m,와 40m), 울금바위를 중심으로 뻗은 우금산성, '월명낙조'로 이름난 월명암과 낙조대 등이 명소이다. 그래서 일찍이 내변산은 조선팔경의 하나이자 호남 5대 명산으로 손꼽혀 왔다.

내소사 전나무 숲길

 

울창한 산과 계곡, 모래해안과 암석해안 및 사찰 등이 어울려 뛰어난 경관을 이루고 있으며 국립공원으로 지정(1968년)된 점 등을 고려하여 산림청에서는 변산을 우리나라 100명산으로 선정한다.(이상 관련자료 발췌)

 

버스가 거의 만석이다. 45인 승 버스에 4자리가 비었을 뿐이다. 서울 가고파 산악회는 2004년 백두대간을 시작할 때 안내를 받았던 인연이 깊은 산악회다. 당시에는 백두대간과 9정맥 안내를 주로 하며 성업을 이루었으나, 그 후 경쟁이 심해지면서, 한동안 어려움을 겪더니 다시 제 자리를 찾아 이처럼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보니 내일처럼 기쁘다.

 

대원들 아침식사를 위해 정암휴게소에서 25분 동안 정차했던 버스는 10시 49분경, 산행들머리인 남여치에 도착한다. 산악회 이덕연 회장은, 산행시간은 6시간을 주겠다며, 버스는 5시 정각에 출발할 터이니, 4시 50분 까지 내소사 주차장으로 하산하라고 당부를 한다. 아울러 오늘 산행의 도상거리는 9Km정도로 비교적 짧은 거리이니, 진행상황을 보면서 가능하면 코스에서 벗어나 있는 쌍선봉, 낙조대, 관음봉, 세봉 등을 두루 들러보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울 한다.

 

오늘 내가 걸은 코스는 『남요치-쌍선봉 갈림길-쌍선봉-쌍선봉 갈림길-월명암-선녀탕-직소폭포-재백이재-관음봉-세봉안부-관음전-내소사』Watch GPS인 Pyxis의 기록에 의하면, 산행거리 12.6Km에, 실제 걸은 시간은 5시간 33분이고, 간식 및 휴식시간을 포함한 총산행시간은 6시간 23분이다.

 

변산이 100대 명산에 국립공원이다 보니,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곳곳에 이정표, 그리고 119 구조목 등이 마련되어 있어, 지도나 나침반이 없어도 길을 잃을 걱정이 없다. 내가 오늘 걸은 코스 중에서 쌍선봉이 459.1m로 제일 높은 봉우리이다. 고작 400m대의 고지라고 자칫 우습게보았다가는 큰코다칠 가능성이 크다. 2~3차례 업 다운이 심해, 빡센 오르막을 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드러운 산책길도 있고, 시야가 트인 암봉에서 보는 조망은 가히 일품이다. 몇 구간으로 나누어 산행기록을 정리한다.

 

1. 남여치-쌍선봉 갈림길 -쌍봉-쌍봉 갈림길 : 도상거리 2.6Km, 고도차이 약 360m, 소요시간 1시간 4분
‘남여치 / 월명암’ 방향을 알리는 표지판과 ‘월명암 2.2Km/직소폭포 5.1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는 들머리에서 잠시 내려서면, 통나무 계단이 이어지는 오르막이 시작되고, 이 오르막은 쌍선봉 갈림길 까지 계속된다. 산행을 시작하면서 바로 만나는 오름길이다. 서둘지 않고 천천히 오른다.

산행 들머리 표지판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지고

 

들머리에서 500m 지점에 이정표와 119 구조대 표지목이 보인다. 잠시 완만한 오르막이 이어지며, 오른쪽으로 시야가 트여, 운산 마을과 그 뒤 능선이 아름답게 눈에 들어온다. 다시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되고, 등산로는 봉우리를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이어 남여치 1,5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는 곳에, “살아 있는 것들의 행복을 위하여” 라는 법구경이 적힌 팻말이 보인다 

잠시 완만한 오르막이 이어지고

 

오른쪽 조망

 

살아 있는 것들의 행복을 위하여

 

11시 38분, 해발고도 390m의 쌍선봉 갈림길에 이른다. 가파른 오르막이기 때문에, 도상거리 1.6Km를 걷는데 48분이나 걸린 것이다. 갈림길에는 이정표, 119구조대 표지목 등이 보인다. 당초에는 쌍선봉은 생략하고, 관음봉, 세봉을 들를 생각이었는데, 다녀오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시간도 걸리지 않고, 전망도 좋다고 한다. 생각을 바꾸어 오늘 산행 중 최고봉인 쌍선봉으로 향한다. 완만한 오르막길을 5분 정도 올라, 헬기장인 1봉에 이른다. 남쪽으로 명월암이 한눈에 들어오고, 동남쪽으로 가야할 능선과 그 너머로 관음봉, 세봉, 용각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힘차다.

쌍선봉 삼거리


 

월명사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150도 방향의 가야할 능선과 그 뒤로 관음봉, 세봉 줄기

 

쌍선 2봉은 1봉에서 3분 거리의 헬기장이다. '쌍선1봉 90m/월명암 0.8Km'를 알리는 이정표가 보인다. 2봉에서는 북쪽으로 부안호, 그리고 북서쪽으로 황해바다와 섬들이 조망된다. 쌍선봉 갈림길로 되돌아 온 시각이 11시 54분이니, 쌍선봉 왕복에 16분이 걸린 셈이다. 다녀오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북쪽의 부안호

 

북서쪽의 황해바다와 섬들

 

2. 쌍선봉 갈림길 - 자연보호 헌정탑 : 2.6Km, 고도차 약 300m 내리막, 소요시간 1시간
쌍선봉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1분 후, 월명암 0.2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이어 작은 도랑을 건너, 12시 2분, 월명암에 이른다. 이름은 암자인데도 대웅전, 관음전에 종각까지 갖추어진 제법 규모가 큰 가람이다. 한여름 땡볕 아래, 대웅전의 모든 문이 활짝 열려져있는데, 인적은 없고, 하얀 삽살개 3마리가 짖지도 않고, 불쑥 찾아온 이방인을 감시하고 있다. 

대웅전

 

불상

 

관음전

 

종각

 

관음보살을 모신 월명암은 대둔산의 태고사, 백암산의 운문암과 함께 호남의 3대 성지로 알려져 있다. 고승들이 세운 여느 사찰들과는 달리, 월명암은 신라 신문왕 12년(692)에 부설거사(浮雪居士)라는 재가불자(在家佛子)가 창건했다. 월명암이라는 이름도 부설거사와 그의 부인 묘화 사이에서 태어난 딸 ‘월명’(月明)에서 따왔다고 한다.(펌)

 

월명암을 뒤로 하고 신작로처럼 넓은 길을 산책하듯 유유히 걷는다. 대원들은 보이지 않지만 시간이 많이 지체된 것도 없고, 그 보다도 무더운 날씨에 땀이 비 오듯 하니 속도를 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길가에 보이는 ‘걸림 없이 살 줄 알라’ 라는 법보장경의 가르침을 카메라에 담는다. 한동안 평탄하게 이어지던 등산로가 12시 15분, ‘119 구조목 변산 01-04’ 지점을 지나면서 가팔라지기 시작한다

걸림 없이 살 줄 알라

 

12시 20분, 375m봉을 지나고, 이어 등산로는 내리막으로 이어진다. 12시 23분, ‘119 구조목 변산 01-05’를 지나고, 내리막길에서 시야가 트이며, 호수와 관음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멋진 풍광이다. 이어 암름길을 내려오다, 주황색 버섯들이 나 있는 오리모양의 나무가 있는 전망대에서 남서쪽으로 곰소만을 본다.

호수와 관음봉

 

오리나무 전망대

 

남서방향의 조망

 

등산로가 암릉으로 이어진다. 오른 쪽의 깎아지른 절벽에는 목책을 쳐 놓았다. 12시 35분, 오른쪽으로 기암이 보이는 곳에서 등산로는 왼쪽으로 꺾어져 내리고, 이정표는 자연보호헌장탑 까지의 거리가 0.8Km라고 알려준다. 12시 38분, ‘119 구조목 변산 01-06’을 지나며 관음봉과 세봉을 가까이 보고, 12시 53분, 해발고도 67m인 봉래곡 갈림길로 내려선다. 주탐방로 안내, 이정표, 그리고 자연보호헌장탑이 보인다. 이정표는 직소폭포까지의 거리가 0.9Km라고 알려준다.

절벽이에 쳐진 목책

 

기암

 

이정표

 

봉래곡 가는 길

 

주탐방로 안내

 

자연보호헌장

 

3. 자연보호헌장탑-호수-직소폭포 : 0.9Km, 고도차 43m, 소요시간 38분
12시 55분, 물이 마른 계곡에 걸린 다리를 건너, 직소폭포로 향한다. 통나무 계단길이 이어진다. 이어 시원한 산속의 호수를 따라 걷고, 1시 11분, ‘119 구조목 01-09’를 지나, 이정표가 있는 선녀탕 갈림길에서 잠시 선녀탕으로 들어가 보지만, 이 부근에는 한동안 비가 오지 않았는지 선녀탕 고인 물에 부유물들이 어지럽게 떠있어 무척 불결해 보인다. 시원한 물가에서 간식을 들며 휴식을 취할 수가 있겠다고 기대를 했었는데, 실망하고, 갈림길로 되돌아 나온다.

다리를 건너고

 

산중호수 1

 

산중호수 2

 

산중호수 3

 

선녀탕

 

직소폭포를 향해 가파른 나무 계단길을 힘겹게 오른다. 1시 23분, 전망데크에서 직소폭포와 안내문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어 가파른 돌길을 지그재그로 오르고, 목책이 쳐진 좁은 절벽길을 지나, 1시 33분, 이정표가 있는 직소폭포 위에 선다. 이정표는 내소사까지의 거리가 3.4Km라고 알려준다.

직소폭포로 이어지는 가파른 계단길

 

직소폭포를 가까이 볼 수 있는 전망대

 

직소폭포

 

4. 직소폭포 - 재맥이고개 : 1,5Km, 고도차 50m, 소요시간 22분
바람 한 점 없는 평탄한 숲길이 이어진다. 연신 물을 마셔대도, 땀을 많이 흘려, 얼마 지나지 않아 입안이 다시 마른다. 다행이 1시 38분, 물이 흐르는 골짜기를 만난다. 물가로 달려가 배낭을 내려놓고, 땀을 씻은 후, 차게 해온 250ml 캔 맥주를 마셔 갈증을 달래고, 과일로 에너지를 보충한다. 꿀 같은 휴식시간 15분이 후딱 지난다. 다시 배낭을 메고 신작로 같이 너른 길을 터벅터벅 걷는다.

바람 한 점 없는 평탄한 숲길

 

반가운 물을 만나 잠시 휴식을 취하고

 

1시 58분, ‘119 구조목 변산 01-09’를 지나고, 계곡을 건너, 2시 7분, ‘119 구조목 변산 01-10’가 있는 안부에 이르자, 등산로는 왼쪽으로 굽어지며, 다시 나무 계단길로 가파르게 이어진다. 2시 15분, 이정표와 탐방로 안내도가 있는 재맥이고개에 이른다. 왼쪽은 내소사 2.1Km, 직진은 원암통제소 1.2Km이다.

지맥이고개 이정표

 

    탐방로 안내도

 

5. 재맥이고개-관음봉 삼거리 : 0.8Km, 고도차 210m, 소요시간 44분
왼쪽 오르막길을 오른다. 도상거리 0.8Km에 고도차가 210m이니, 그 가파른 정도를 가히 짐작할 수 있겠다. 주위 조망을 즐기며 힘든 오르막길을 꾸벅꾸벅 오른다. 2시 28분, ‘119 구조목 변산 02-01’가 있는 안부를 지나고, 가파른 암릉을 오른다. 절벽 쪽으로는 안전시설로 목책 가드레일이 쳐져있다. 암릉을 오르며 지나온 능선을 되돌아본다  

석포리 방향의 조망

 

오른쪽에 보이는 암봉

 

목책 가드레일

 

지나온 능선

 

2시 45분, 암봉에 오른다. 비로소 관음봉이 가깝게 보이고, 원암과 곰소만이 내려다보인다. 3분 후,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등산로는 오른쪽으로 굽어지고, 2시 50분, 가파른 철계단을 내려섰다, 다시 한차례 오르막길을 올라 2시 59분, 이정표가 있는 관음봉 삼거리에 이른다. 내소사 1.3Km, 관음봉 0.6km, 세봉 1.3 km이다. 무더위 속에서 산행을 시작하지, 4시간이 넘게 지나, 많이 지친 상태다. 내소사로 하산 한다면 30분 정도면 산행을 마치겠으나, 여기까지 와서 0.6Km 떨어진 관음봉을 포기할 수가 있겠는가?  일부대원들은 직진하여 하산을 하지만, 일단 관음봉까지 가보기로 하고 왼쪽 내리막길로 내려선다.

암봉에 오르고

 

가까이 본 관음봉

6. 관음봉 삼거리- 관음봉 : 0.6Km, 고도차이 54m, 소요시간 32분
한동안 내리막길이 이어져 고도 314m 정도의 안부에 내려섰다, 목책이 쳐져있는 돌 많은 가파른 오르막을 오른다. 경사가 가팔라 한 걸음 오르고 한걸음 쉬는 식으로 한발 한발 오른다. 가파른 암릉을 가로질러야하는 곳에는 철책 가드레일을 설치 해 놓았다. 비탈길을 오르며 지나온 능선을 뒤돌아보고, 3시 21분, 관음봉 0.2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왼쪽 목책 뒤로 헬기장이 보인다. 빡센 오르막을 코를 땅에 박고 오른다. 모자 채양에서 땀방울이 비 오듯 떨어진다. 3시 31분, 이정표와 벤치가 있는 관음봉 정상에 오른다. 힘들여 올라 온 것에 비해 나무에 가려 조망은 별로다. 벤치에 쓰러질 듯 주저앉아 시원한 맥주로 갈증을 달래고, 한숨 돌린 후, 간식으로 빵을 조금 먹는다.

안부에 내려섰다, 돌 많은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고

철책길을 지나

지나온 능선

관음봉 정상의 이정표

관음봉 정상

 

7. 관음봉-안부--관음전-내소사 : 2.9Km, 소요시간 1시간 13분
약 12분 정도 간식을 들며 휴식을 취하고 나니 비로소 살 것 같다. 나보다 한 발 앞서 관음봉에 올랐던 남녀는 세봉으로 향하고, 다른 남자 대원 한사람은 관음봉 갈림길로 되돌아 하산을 한다. 더위와 지친 몸 상태를 감안하면 세봉을 포기하는 것이 옳겠지만, 이곳에서 세봉까지는 0.7Km. 관음봉 갈림길까지의 거리 0.6Km보다 100m 정도 멀 뿐이다. 한동안 망설이다. 3시 43분, 세봉을 향해 오른쪽 가파른 내리막을 조심스럽게 내려서고, 3분 후 안부에서 철사다리로 암릉을 오르다 곰소만을 굽어본다

안부에서 철사다리를 오르고

암릉을 오르다 본 곰소만

 

이어 로프를 잡고 암봉을 오르고, 4시 1분, 안부에 내려선다. 오른쪽으로 하산로가 뚜렷한데 목책 가드레일을 쳐 놓아 출입을 막고 있다. 이미 4시가 넘은 시각이다, 이후 세봉을 지나 내소사 일주문으로 내려선다면, 5시까지의 하산은 불가능할 터이니, 민폐를 면한 도리가 없겠다. 두 눈 딱 감고 가드레일을 넘어 하산 길로 들어선다.

가드레일을 넘어 하산 길로 들어서고

 

5분 정도 뚜렷한 등산로를 따라 내려, 암릉 위에 선다. 발아래 내소사가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방향이 분명하니 암릉만 내려서면 별 문재가 없겠다. 자세히 보니 암릉을 내려선 흔적이 보인다. 흔적을 따라 조심스럽게 암릉을 내려선다. 나뭇가지에 표지기가 걸려 있는 것을 보면 산꾼들이 다니는 등산로가 틀림이 없다. 가파르고 긴 암릉을 내려서자, 돌 많은 계곡길이 이어지고, 이윽고 순한 등산로로 들어서서, 4시 31분, 인적이 없는 관음전에 이른다.


암벽 위에서 당겨 찍은 내소사

조심스럽게 내려선 가파른 암릉


암릉이 끝나는 지점에 걸린 표지기

 

관음전

 

시멘트 도로를 따라 내소사로 향한다. 4시 38분, 출입통제 팻말을 지나고, 왼쪽 개울가로 내려가 알탕을 한다. 팬티는 물론이고 바지까지 홈뻑 젖었으니, 아무리 바빠도 땀을 씻고 옷을 갈아입지 않으면, 버스를 타기도 어려운 몰골이다. 알탕을 마치고 4시 55분, 내소사 경내로 들어서는데, 이 회장한데서 전화가 걸려온다. 내소사는 변산반도 쪽을 여행하면서 가족들과 여러 차례 왔던 절이지만, 이곳가지 왔으니, 어찌 대웅보전을 둘러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이어 봉래루를 통과하고, 멋진 전나무 숲길을 지나, 5시 13분, 주차장에서 기다리는 버스에 오른다.

출입금지 팻말

 

대웅보전

 

내소사 현판

 

봉래루

 

개울가에서 땀을 씻느라, 하산 시간을 넘겨 미안하다. 5시 20분 경, 버스는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무더운 날씨에 땀을 많이 흘려, 힘든 산행이었지만, 간만에 모처럼 몸 안의 노폐물을 말끔히 털어버려서인지, 몸이 가볍게 느껴진다.


 

(2012. 8. 6. )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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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사주차장에서 본 비슬산


산정산악회 3차 백두대간 대원들은 대간종주가 끝난 후에도 한 달에 두 번, 둘째, 넷째 토요일에 정기적으로 모여 함께 산행을 한다. 그래서 이 모임의 명칭도 이사회(二四會)이다. 아울러 2번의 정기산행 중 한번은 반드시 친정인 산정산악회 행사에 참여 하고 있다.


2006년 4월 22일(토).

이사회 회원들이 산정산악회가 100대 명산 탐방행사로 행하는 비슬산 산행에 참여한다. 여성회원 3명, 남성회원 8명, 모두 11명이다. 산정의 대빵님은 이날 발족하는 8차 백두대간 팀 발대식에 참석을 하고, 오늘 비슬산 산행은 7차대의 길 대장이 가이드 한다.


대구 직할시, 달성군과 청도군의 3개 시군에 걸친, 비슬산은 비파 琵(비), 거문고 瑟(슬)의 아름다운 이름이다. 산 정상의 바위가 흡사 신선이 비파와 거문고를 타고 있는 모양 같아서 생긴 이름이라고 한다. 또는 신라에 온 인도 스님들이 이 산을 보고 영험이 있는 수도처라 하여 범어(梵語)로 '비슬'이라고 했다 해서 비롯됐다는 설도 있다. 범어로 '비슬'은 포(苞:대나무)를 의미하며, 옛날에는 이 산을 포산(苞山)이라고 불렀다는 사실과 비슬산에 유서 깊은 절과 암자들이 유독 많았던 것을 감안하면, 후자의 설이 보다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비슬산 정상의 암벽


제1봉인 대견봉((大見峰-1083.6m)에서 능선 따라 4km쯤 가면 제2봉 조화봉(照華峰-1057.7m)에 이른다. 봄에는 이 두개의 봉 사이에 펼쳐진 참꽃(진달래) 군락지가 유명하고, 가을에는 무성한 갈대가 장관을 이루어,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산이다. 한국의 산하에서 집계한 100대 명산 중 23위를 차지한다.

참꽃군락지 안내도


왜 대견봉(大見峰)인가? 전설이 있다고 한다. 당(唐)나라 문종(文宗)이 세수를 하다가 대야에 비친 절을 본다. 어느 절인가 궁금해 알아보니, 신라 비슬산에 있는 절이 아닌가? 대국(大)에서 보았다(見)해서, 대견봉(大見峰)이고, 대야에 비친(照) 중화(中華)라 해서 조화봉(照華峰)이라는 설이 그것이다.


몇 년 전만해도 서울에서 비슬산을 당일 산행코스로 잡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중부내륙고속도로가 개통된 이후, 당일 산행지로 자주 찾게 된다. 하지만 오가면서 휴게소에서 잠시 머무는 시간까지를 감안하면, 버스를 타는 시간은 여전히 8시간 이상이 된다.


비슬산의 참꽃 구경을 하려면, 유가사에서 산행을 시작하여, 도성암을 거쳐, 대견봉에 오르고 조화봉, 대견사터, 자연휴양림을 거쳐, 소재사로 하산하는 5시간 정도의 코스를 택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유가사 주차장이 좁아, 버스 진입이 어렵고, 유가사에서 대견봉에 오르는 능선이 가팔라 힘이 많이 드 는 외에, 참꽃축제에 몰리는 인파로 등산로가 정체되는 것을 감안하여, 산악회에서는 흔히 역 코스를 취하기도 한다. 역 코스를 취할 경우에는 4시간 정도에 산행을 마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역 코스를 취하기로 하여, 버스가 자연휴양림 정류장에 도착한 것이 11시 33분경이다. 흐린 날씨에 비가 온다는 예보도 있었지만, 참꽃축제 마지막 날이라, 이 곳 너른 주차장도 이미 만원이다. 할 수 없이 버스는 주차장을 지난 도로변에 잠시 멈추어 대원들을 하차시킨다.

주차장 만원


부슬부슬 내리는 빗속을 우산을 바쳐 들거나, 비옷을 입은 등산객들이 꾸역꾸역 휴양림 입구로 몰려든다. 11시 43분 자연림 휴양지 입구에서 이사회 회원들이 모여 단체사진을 찍고 산행을 시작한다. 소재사에서 인파가 몰리는 단조로운 시멘트 길을 오르는 대신, 이사회 회원들은 매표소를 지나 바로, 1034m봉으로 오르기로 하고, 길 대장에게 신고한 후, 일반 대원들과 헤어져 왼쪽 숲으로 진입한다.  

비슬산 자연휴양림 돌 표지

 

소재사 일주문

 

소재사 부근의 돌탑


비는 여전히 오락가락하지만, 신록이 시작되는 숲길이 상큼하고, 싱그럽다. 참꽃은 군락지에 집중적으로 모여 있는지, 아래 산록에서는 참꽃 구경도 못하겠다. 이윽고 약 10분간 너덜지대를 통과한다. 천연기념물 435호로 지정됐다는 이곳 암괴류(岩塊流 -Blok Stream)는 약 1만년~약 10만 년 전의 주 빙하기 후대에 형성된 것으로, 매우 드물고, 가치가 있는 지형이라고 한다.

신록

 

너덜지대


12시 21분, 염불암지와 연못 갈림길에 이른다. 이정표가 서 있다. 이곳에서 연못 쪽으로 내려서서 시멘트길을 조금 지나, 대견사지로 오르거나, 조화봉으로 오르는 길을 택할 수가 있다. 특히 제 2봉인 조화봉을 오르려면 연못 쪽으로 내려섰어야 했다. 하지만 이미 선두는 지도는 보지 않고, 지형만 보고 염불암지 쪽으로 오른 후이다.

염불암지와 연못 갈림길


염불암지에는 4층 석탑 하나가 덩그렇게 남아 있다. 길은 점점 가팔라지며, 암릉길이 이어진다. 험한 코스라 인적이 없이 한적하다. 전망대에서 보는 조화봉, 관기봉으로 흐르는 능선이 아름답고, 1034m봉으로 오르는 길에 보는 기암들 모양이 다양하다. 1034m봉이 가까워지나 보다, 네 발로 기어올라야 하는 암릉을 통과하여 너른 바위 위에서니, 바로 눈앞의 암봉이 정상이다. 채 5분도 걸리지 않을 거리다. 우리 대원들이 암봉을 오르는 모습이 보인다.

염불암지 석탑

 

1034m봉 오르다 본 암봉

 

1034m봉 정상 - 우정대원 사진


1시 22분,  바위 위에서 동쪽으로 보이는 대견사지, 조화봉을 카메라에 담는다. 카메라가 배터리가 다 했다는 신호를 보내온다. 배낭을 벗어 배터리를 교환하고, 물 한 모금을 마신 후, 배낭을 다시 메고 정상을 향한다. 이러는 사이에 2~3분이 흐른다. 멎었던 비가 다시 제법 내리기 시작한다.

멀리 본 대원사지

 

조화봉

 

관기봉


1시 28분 정상에 오른다. 휴양림 입구에서 1034m봉 정상에 오르기까지 약 1시간 45분이 걸린 셈이다. 빗속이지만, 정상에는 등산객들이 꽤 몰려 있으나 우리 일행은 보이질 않는다. 비를 피해 눈앞의 정자로 내려갔다고 생각하고, 서둘러 비슬산 정상과 월광봉을 카메라에 담은 후 정자로 향한다. 정자는 비를 피해 몰려든 인파로 만원이지만 우리 일행은 역시 보이지 않는다. 정자앞에서 등산로는 좌, 우, 직진의 3갈래로 나 있다. 지도를 꺼내 본다. 좌측과 직진 길은 유가사로 하산하는 길이고, 우측 길은 대견사지로 향하는 길이다.

1034m봉에서 본 비슬산

 

 

 

1034m봉에서 본 월광봉

 

정자


월광봉 쪽에서 내려오는 참꽃축제 인파


일행을 찾아, 서둘러 오른쪽으로 달린다. 하지만 줄지어 1034m봉으로 오르는 대열을 역류하여 혼자서 미끄러운 길을 내려서기가 민망하기도 하고, 여간 부담스럽지가 않다. 커다란 소나무 아래로 비켜서서, 우정대원에게 전화를 해 본다. 전화는 불통이다. 1시 40분 대견사지에 이른다. 비는 다소 뜸해졌지만, 너른 대견사지에도 인파가 붐빈다. 하지만 역시 우리 대원들은 보이지 않는다.

대견사지


다시 능선으로 올라, 산정산악회 종이 표지판이 월광봉 쪽을 가리키고 있는 삼거리 이정표 앞에서, 잠시 눈앞에 보이는 조화봉을 다녀올지 여부를 생각해 보지만, 비는 오지, 밀려오는 인파를 역류하는 것이 부담이 되지, 잃어버린 일행도 찾아야지, 어떻게 보아도 조화봉을 다녀올 만큼 태평스런 상황이 아니다.

조화봉 가는길


 

갈림길 이정표


비슬산으로 향한다. 너른 참꽃단지의 진달래들은 아직 꽃망울도 터트리지 못하고 있다. 축제가 너무 빨리 열린 셈이다. 빗발도 가늘어지고, 꽃구경도 시원치 않아, 소나무 아래에 자리를 잡고, 점심을 먹는다. 점심을 마치니, 2시5분 경이다. 다시 우정대원에게 전화를 해본다. 역시 불통이다. 주어진 시간인 5시간 이내에 산행을 마치려면, 이제 남은 시간은 2시간 30분 정도다. 일행 찾기를 포기하고, 혼자서 월광봉으로 향하면서 너른 참꽃단지를 비롯한 주위의 풍광을 카메라에 담는다. 다행히 비가 멎는다.

뒤돌아 본 1034m봉

 

월광봉

 

당겨 찍은 칼바위

 

참꽃 군락지

 

비슬산 가는 길

 

유기사 방향의 조망

 

가까이 본 비슬산


2시 30분 월광봉에 오른다. 비도 멎고, 사방이 트여 조망이 일품이다. 남쪽으로 석검봉(칼바위)과 조화봉이 가깝고, 북으로 대견봉과 대견봉으로 오르는 사람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눈 아래 너른 참꽃단지, 그 뒤로 1043m봉, 그리고 그 오른쪽으로 유가사가 있는 골짜기는 운무가 가득하고, 그 뒤로 멀리 가야산이 뚜렷하다.

월광봉 정상

 

월광봉에서 본 주화봉


 

월광봉에서 본 비슬산

 

월광봉에서 본 가야산


월광봉을 내려서서 대견봉으로 오른다. 눈앞에 암봉 하나가 우뚝하고, 오른쪽으로는 멍울진 참꽃 뒤로 용천사 방향의 마을이 누워있다. 2시 44분 유가사 갈림길을 지난다. 이정표가 서있다. 이제 비슬산 정상까지는 1Km가 남아있다. 비슬산 정상으로 오른다. 왼쪽으로 정상에서 곧추 떨어지는 절벽이 급하고, 멀리 가야산이 구름위에 떠 있다. 뒤돌아보니, 지나온 월광봉이 내려다 보이고, 그 왼쪽으로는 운해가 장관이다.

비슬산 오르다 본 암봉

유기사 갈림길

뒤돌아 본 월광봉

남쪽 방향의 운해


억새가 무성한 지역을 지난다. 오른쪽으로 오산리 방향의 마을이 뚜렷하고, 삼성산, 봉화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첩첩하다. 돌탑을 지나고 다시 왼쪽 억새밭 너머로 펼쳐지는 운해에 잠시 시선을 빼앗긴다. 시기가 맞지를 않아 참꽃 군락지의 장관은 구경하지 못하지만, 1000미터 급 고산에서 억새와 고산 풍광, 그리고 발아래 운해를 만끽한다.

오산리 방향

삼성산 방향의 조망

정상부근의 풍광

정상에서 보는 운해


3시 12분 헬기장에서 다시 주위를 조망하고, 삼각점과 대견봉 정상석을 카메라에 담은 후, 3시 16분 경 능선을 따라 유가사 쪽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3시 33분, 전망바위에서 비슬산 정상을 되돌아보고, 급사면 비탈길을 내 달리다, 비로소 길섶에서 한두 그루 홀로 떨어져서 활짝 꽃을 피운 진달래를 본다.

비슬산 정상

정상의 헬기장과 산불 감시초소

대견봉 정상석

유가사 가는 능선길

되돌아 본 비슬산

 

산 아래로 내려설수록 정상의 회색빛 관목지대와는 달리 신록이 아름답고, 수도암 옆 절에 내려서니 산 벛꽃인지, 복사꽃인지 분홍색 꽃이 절 지붕을 배경으로 화사하고, 도로 변에는 초파일을 맞는 연등들이 매달려 있다. 4시 17분, 공사 중인 유개사를 대충 둘러보고, 주차장으로 향하는 길에 다시 우정대원에게 전화를 한다. 이번에는 통화가 된다.

신록

산사풍경

유가사


이미 버스에 도착했으리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아직 도성암 부근에서 쉬고 있다고 한다. 1034m봉 바위 아래에 모여서, 우중에 우산을 받으며, 식사를 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를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친 나를 찾고, 기다리느라고, 행보를 한껏 늦추었다는 이야기이다. 맥이 쭉 빠진다. 서둘러 내려오라고 이르고 주차장으로 향한다.


좁은 주차장에 산악회 버스는 보이지 않는다. 도로를 따라 내려선다. 4시 30분 경, 길가에 정차하고 있는 버스에 도착한다. 다른 대원들은 이미 모두 하산하여 식사를 마친 상태다. 배낭을 버스에 내려놓고, 식사를 끝냈는데도, 우리일행은 내려오는 기미가 없다. 비교적 용이한 코스를 택해 일찍이 하산한 일반대원들이 기다리기에 지쳐, 불만의 소리가 점점 높아지자, 듣고 있기도 민망하여, 유개사로 오르는 도로를 오르내리며, 초조하게 일행을 기다린다.

일행의 하산을 기다리며 유가사로 오르는 길을 본다.


5시 20분 경, 우정대원과 다이야대원의 모습이 보인다. 버스에 가까이 오자 이들은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고, 둘이 나란히 아스팔트 도로에서 엎드려뻗쳐 자세를 취하더니, 열심히 팔굽혀펴기를 한다. 불평을 하던 일반대원들도 이들의 코믹한 연기에, 웃는 낮으로 버스에 오른다. 이윽고 일행이 모두 도착하고, 5시 30분 경 버스는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귀로의 버스에서 고봉대원은,


"산정산악회를 3년여 쫓아 다녔지만, 꼴지를 하기는 처음이다." 라며 웃는다.


제식구도 찾지를 못하고, 빙신처럼 떨어져서, 3차대가 집단으로 꼴지를 하게한 불명예의 원인을 제공한 나에게는 "오식이"라는 별호가 주어진다. 찍소리 못하고 접수한다. 무구대원의 "삼식이", 화봉대원의 "사식이"에 이은, 명예로운 "오식이"가 탄생한 거다.

 


(2006.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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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멀어져 가는 사량도

 

사량도 지리산은 지리산이 바라다 보인다하여, 지이망산[智異望山], 지리망산으로 불리다가 그 말이 줄어 지리산(智異山)이 되었다. 국립공원 지리산과 구별하기 위하여 통상 사량도 지리산이라 부른다. 바다와 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섬 산행으로 암릉으로 이어지는 지리산(398m), 불모산(399m)을 거쳐 옥녀봉(291m)에 이르는 종주코스에는 20여 미터 정도의 2개의 철사다리, 밧줄타고 오르기, 수직로프사다리 등 기초유격코스 같은 코스들이 있어 재미를 더해준다. 지리산에서 옥녀봉까지 종주하는데 5-6시간정도가 소요된다.

뒤돌아 본 가마봉,달바위,지리산

옥녀봉

 

통영항에서 서남쪽 19.4km, 삼천포항에서 동남쪽 19.5km에 위치한 사량도는 행정구역상 통영시 사량면에 위치하고 있는 섬으로 윗섬과 아랫섬, 그리고 수우도의 3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어사 박문수가 고성군 하일면 문수암에서 바라보기에 윗섬과 아랫섬의 모양이 뱀이 짝짓기를 하는 것 같다해 사량도라는 설이 있고, 윗섬과 아랫섬 사이에 흐르는 동강나루에서 뱀이 꼬리를 물고 다리처럼 지나다녔다고 해 사량도라는 설도 있다. 그래서일까? 사량도에는 유독 뱀이 많다고 한다.

산림청에서 선정한 우리나라 100대 명산 중의 하나다. (이상 관련자료 발췌)

그림 같은 돈지항과 수우도

 

긴 장마도 끝나고, 연일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데, 처서(處暑)가 다가오자 신기하게도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기운이 완연하다. 이제 여름도 며칠 남지 않았다. 인터넷에서 산악회들의 주말 안내산행지를 훑어본다. 역시 지리산과 설악산이 대종을 이루는데 그 다음으로 많이 눈에 뜨이는 곳이 사량도 지리산의 무박산행이다. 산정산악회에 산행신청을 한다. 금요일 오후, 산정에서 연락이 온다. 인원이 적어 산행을 취소했으나, 다른 산악회에 부탁을 해 놨으니, 잘 다녀오라는 이야기다. 고맙다.


사량도 지도

2009년 8월 21일(금)

저녁 10시 18분경에 서초구민회관 앞에서 국제산악회 버스에 오른다. 산행시간은 5~6시간 정도이지만, 삼천포항에서 아침 6시 10분에 출항하는 사량도 돈지행 여객선을 타야하기 때문에 무박 이동이 불가피하다. 오늘 참여인원은 27명, 산악회의 대장 4분을 포함하여 총 31명이 함께 움직인다.

 

버스는 두 차례 휴게소에서 잠시 정차한 후, 3시 8분, 삼천포항 주차장에 도착한다. 뱃시간까지는 3시간을 기다려야한다. 4시 30분, 아침식사 시간까지 소등한 버스 안에서 새벽잠을 즐기라고 한다. 내려오는 버스에서 잠깐 잠깐씩 졸기만 했으니 잠이 올만도 한데 두 눈은 갈수록 말똥말똥해진다. 좁은 공간에 답답하게 갇혀있는 것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3시 30경, 가만히 버스에서 나와 불빛이 보이는 오른쪽 도로를 따라 걷는다. 불빛이 환한 포장마차에 손님 두서넛이 앉아 오뎅을 안주로 새벽부터 소주를 마시고 있다. 바다 쪽에서 비릿한 바람이 불어온다.

 

삼천포 수산물협동조합 건물에서, 다시 되돌아 이번에는 반대편으로 도로를 따라 걷는다. 주차장의 버스는 여전히 소등을 한 상태다. 파도소리가 들리고 창선, 삼천포대교의 불빛이 보인다. 도로가 오른쪽으로 크게 굽어지는 곳에서 발길을 돌려, 유람선 선착장 근처에 앉자, 파도소리를 들으며 시커먼 바다를 하염없이 바라본다.

새벽에 본 창선,삼천포대교

 

이윽고 멀리 보이는 버스에 불이 밝혀진다. 4시 30분, 수협건물 건너 회 센터에서 떡국으로 아침식사를 한다. 무박산행에서 가장 불편한 것이 ‘지뢰 묻기’인데, 오늘은 다행히 수협건물안의 수세식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고, 시간도 충분하여, 느긋하게 아침행사를 치른다. 사위가 밝아지며 신비로운 색감의 아름다운 포구가 모습을 드러내고, 공판장은 아연 활기를 띠기 시작한다. 경매가 시작되는 모양이다.

삼천포 수산물 협동조합 건물

여명 속의 포구-색감이 독특하다

경매

 

불을 환하게 밝힌 어시장을 지나 우리를 태워다 줄 일신호가 기다리고 있는 선착장에 이른다. 6시가 되어 배에 오른다. 한 무리의 등산객들이 선착장으로 모여들더니, “주공산악회” 현수막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다. 오늘 서울에서 사량도를 찾은 버스는, 안내산악회 1대, 직장산악회 1대, 모두 2대뿐인 모양이다. 먼 곳까지 시계가 확 트인 맑은 날씨에, 붐비지 않는 멋진 산행이 될 것 같다.

일신호

 

이윽고 이들이 배에 오르자 일신호는 길게 경적을 울리며 출항한다. 배가 출항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햇님이 모습을 나타내고, 삼천포대교와 그 뒤로 우뚝 솟은 와룡산이 아침노을 속에 그림같이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준다. 밤새워 달려온 피로가 한순간에 사라지는 느낌이다.

창선,삼천포대교와 그 뒤로 와룡산

 

일신호는 거침없이 새벽의 한려수도를 헤쳐 나간다. 바닷바람이 상쾌하다. 긴 항적 뒤로 삼천포항과 화력발전소가 아련히 보이고, 뱃머리 너머로는 사량도 윗섬이, 그 오른쪽으로 수우도가 모습을 나타낸다. 윗섬은 섬 전체가 한 덩어리의 산이다. 걸어야 할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항적 뒤로 삼천포가 아련하다.

뱃머리 너머로 보이는 윗섬과 수우도

 

섬이 가까워진다. 일신호는 해안절벽을 감돌아 돈지항으로 들어선다. 암봉을 등지고, 물가, 좁은 산자락에 자리 잡은 돈지마을이 그림 같다. 이윽고 배가 부두에 정박하고 배에서 내린 대원들은 돈지마을로 향한다. 7시 7분, 돈지마을 돌표지를 카메라에 담고, 가파른 시멘트도로를 따라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섬 접근

돈지항

 

가파른 시멘트도로를 오른다. 도로가 오른쪽으로 굽어지며 가야할 암릉이 다가온다. 7시 15분, 표지기를 따라 시멘트도로를 버리고 오른쪽 산길로 들어선다. 잡목 숲 사이로 뚜렷한 등산로가 완만하게 이어진다. 7시 27분, 작은 봉우리 하나를 넘고, 119 안내판이 있는 안부에 내려선 후 가파른 통나무 계단을 오르니 거친 암릉이 앞을 막아선다.

시멘트도로에서 본 암릉

암릉길

 

나무 한 그루 없는 암릉이다. 시야가 트인 암릉 중턱에서 대원들이 조망을 즐기며 쉬고 있다. 지나온 돈지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사량도의 막내, 수우도가 귀여운 모습을 보인다. 수우도 뒤로는 남해도가 띠처럼 이어지고, 북서쪽으로 삼천포가 아련하다.

암릉을 오르는 대원들

수우도와 남해

7시 51분, 고도 약 280m 정도의 암봉에 선다. 정면으로 365m봉을 오르는 대원들이 작게 보인다. 이어 안부에 내려섰다, 365m봉으로 이어지는 암릉을 오른다. 간간이 시야가 트인다. 북서쪽으로 뻗은 날카로운 능선이 눈길을 끌고, 그 오른쪽으로 펼쳐지는 해상은 한 폭의 그림이다. 돈지항이 보다 더 넓게 내려다보인다.

365m봉을 오르는 대원들

북서쪽으로 흐르는 날카로운 능선

그림 같은 다도해

 

8시 4분, 이정표가 있는 내지 갈림길을 지나고, 좁은 암릉길을 걸으며, 북서쪽으로 멀리 보이는 와룡산과 북쪽으로 아직도 새벽안개가 감도는 섬들을 카메라에 담는다. 8시 13분, 365m봉에 올라, 지나온 능선을 돌아보고, 가야할 지리산과 달바위를 바라본다. 이어 암릉을 따라 365m봉을 내려선다.

내지 갈림길 이정표

북서쪽으로 멀리 삼천포와 와룡산이 보인다

안개가 걷히지 않은 북쪽 방향의 다도해

지나온 능선 1

지나온 능선 2

뒤돌아 본 365m봉

 

8시 25분, 위험구간이니 우회하라는 표지판의 지시에 따라 암릉을 왼쪽으로 우회하여, 이정표가 있는 본 능선으로 진입한다. 이곳에서도 왼쪽에 우회로가 보이지만, 여자 후미대장은 위험한 암릉은 아니니, 암릉을 타라고 대원들을 유도한다. 나이가 지긋한 여자대장이다. 마지막 하산 시까지 대원들의 사진도 찍어주고, 성실하게 후미대장 역할을 다하는 모습이 무척 보기가 좋다. 암릉을 오르며 뒤돌아보니, 우회한 암릉의 직벽이 보인다.

위험구간 표지

우회로와 암릉길에서 암릉으로 유도하는 후미대장

뒤돌아 본 위험구간의 직벽

 

8시 32분, 정상석이 있는 지리산에 오른다. 지나온 능선, 가야할 능선이 한눈에 보이고, 비로소 사량도 아랫섬이 시야에 들어온다. 암릉을 타고 지리산을 내려선다. 좌우로 보이는 바다풍광이 다양하고, 암릉의 기암이 눈길을 끈다.

지리산 정상석

한눈에 들어오는 지나온 능선

가야할 달바위와 가마봉

사량도 아랫섬

내지항

기암

북동 방향의 바다.

 

9시 2분, 이정표가 있는 간등고개 갈림길을 지나자, 오랜만에 육산길이 이어진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다시 329m 암봉을 넘고, 사거리안부에 내려선다. 왼쪽은 내지, 오른쪽은 성지암으로 내려서는 길이다. 사거리안부에서 약 25분 정도 암릉을 오르내리면 사량도의 최고봉인 달바위(400m)에 이른다. 불모산(佛母山)이라고도 불리는 거대한 암봉이다. 정상 바위에 고인물에 풍란이 자라고 있다.

329m봉

사거리안부 이정표

달바위 가는 길

달바위 정상

풍란

달바위에서 본 가야할 능선, 동강, 그리고 아랫섬

 

달바위를 내려선다. 가파른 암릉에는 로프가 걸려있다. 10시 6분, 이정표, 사량섬 관광안내도와 간이매점이 있는 사거리안부에 내려선다. 왼쪽은 대항, 오른쪽은 옥동 내림길이다. 이정표는 옥녀봉까지 1,62Km가 남았다고 알려준다. 시원한 막걸리를 사 마시며 더위와 갈증을 함께 달랜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왔다는 외국인 남녀가 눈길을 끈다. 막걸리 마셔보지 않겠느냐고 물으니 덥다며 손을 내 젓는다.

달바위 내림길

뒤돌아 본 달바위

간이매점이 있는 사거리안부

 

약 10분간 달콤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산행을 속개한다. 여전히 암릉길이 이어진다. 좌우로 내려다보이는 대항마을과 진촌마을이 평화롭다. 위험구간, 우회로 갈림길에서 암릉길로 들어선다. 두 줄기 로프가 드리워진 가파른 암릉을 오르면 돌탑과 정상석이 있는 가마봉 정상(303m)이다. 옥녀봉이 비로소 멋진 모습을 보인다. 가파른 철계단을 통해 가마봉을 내려선다.

왼쪽의 대항마을

오른쪽으로 내려다보이는 진촌마을

가마봉으로 이어지는 암릉

정상석

옥녀봉

가파른 철사다리

 

10시 50분, 이정표가 있는 암릉길과 우회로 갈림길에서 암릉길로 들어선다. 약 10분동안 위험구간의 암릉을 걸으며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고, 동강 너머 아랫섬의 덕동마을을 굽어본다. 정면으로 유격훈련을 하듯 로프를 잡고, 옥녀봉 암봉을 오르는 대원들이 보인다. 겁이 많거나, 팔 힘에 자신이 없는 대원들은 우회로를 택한다.

동강, 아랫섬 덕동마을

옥녀봉 직벽을 오르는 대원들

 

로프에 매달려 2~3분 동안 직벽을 올라, 11시 9분, 옥녀봉에 선다. 정상에는 작은 돌무더기가 보일 뿐 별다른 표지가 없다. 옥녀봉에서 가야할 마지막 암봉을 굽어보고, 달바위, 가마봉등 지나온 암릉을 카메라에 담은 후, 이번에는 흔들거리는 줄사다리를 타고 조심조심 직벽을 내려선다.

옥녀봉 정상

옥녀봉에서 본 마지막 암봉

줄사다리를 내려서는 대원들

 

마지막 암봉 정상은 왼쪽 절벽에 설치한 마룻길을 이용하여 우회하고, 가파른 암릉을 두 가닥 로프에 의지해 내려선다. 11시 45분,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서 대항 해수욕장 방향으로 내려서고, 12시 4분, 해수욕장의 샤워장으로 들어선다. 샤워를 마치고 해변 가에서 맥주를 마시며 바다를 바라본다. 이윽고 여객선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선착장으로 이동한다.

암봉을 우회하는 마룻길

마지막 암봉을 내려서는 대원

대항해수욕장, 사워장(뒷건물)

 

여객선은 12시 30분에 출항한다. 배가 포구를 빠져 나온다. 지나온 암봉들이 도열하여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바다의 밭이라는 양식장이 하얗게 펼쳐있다. 하얀 항적 뒤로 사량도가 점점 멀어진다. 1시 30분, 여객선은 삼천포 항에 입항한다.

바다에서 본 지나온 암봉들

양식장

어시장에서 횟감을 사들고, 회 센터로 들어선다. 점심 겸 뒤풀이 자리가 2시간 가까이 이어진다. 3시 30분, 버스는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09.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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