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삼악산
소박한 청운봉 정상석
강원 춘천시 서면에 소재한 삼악산은 북한강 강변을 끼고 남쪽의 검봉, 봉화산과 마주하고 있다. 용화봉(645m), 청운봉(546m), 등선봉(632m)의 세 개 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어 삼악산이다. 남한에는 악(岳)자가 들어간 산이 설악산을 비롯하여 모두 10개가 있는데, 삼악산도 그 중 하나이다보니 산이 제법 험하고 거칠다.
등산안내도
산중에 등선폭포와 상원사, 흥국사가 있으며 등산로를 따라가면서 발아래 펼쳐지는 춘천시와 봉의산, 중도, 붕어섬, 의암댐 등이 어우러진 경치가 일품이다
산림청이 선정한 100대 명산 중에 하나다. 선정 사유를 들어 보자. "고고시대에 형성된 등선계곡과 맥국시대의 산성 터가 있는 유서 깊은 산으로 기암괴석의 경관이 아름답고, 의암호와 북한강을 굽어보는 조망이 좋은 점 등을 고려하여 선정한다." (이상 자료발췌)
흥국사와 삼악산성 유래
2008년 10월 7일(화).
명산 찾기 행보 세 번째로 삼악산을 간다. 삼악산은 의암 땜을 지나 상원사-용화봉-청운봉-등선봉을 거쳐 강천으로 내려서거나, 역 코스를 취해야, 비로소 세 개의 봉우리를 모두 오를 수가 있다. 약 5시간이 걸리는 종주코스다. 하지만 유명하다는 등선폭포를 아직 구경하지 못한 터라, 오늘은 『삼악산 매표소-상원사-용화봉-청운봉-흥국사-등선폭포』코스를 택하기로 한다.
지난번 검봉을 갈 때는 미리 기차표를 예약했었지만, 타고 보니 예약을 하지 않아도 될 듯싶어, 8시 40분 쯤 청량리역에 나가 보니, 8시 50분발 열차는 입석밖에 없다고 한다. 약 1시간 동안을 역에서 기다릴 수도 없어 입석표를 산다. 개찰을 하고 4호 차에 오르니, 차안은 텅 비어 있는데, 아주머니 한분이 문 옆과 의자 사이의 좁은 공간에 서 있다.
우선 배낭을 벗어 선반 위에 올려놓고, "텅, 텅 비어있는데, 왜 자리가 없다는 거죠?" 라고 아주머니에게 묻는다. 아주머니는 " 성북역에서 많이 타겠지요." 라며 웃는다. 가까운 빈자리에 앉아, "자리가 많은데 왜 거기 서 계세요? 우선 가까운데 앉으시죠." 했더니, "통로보다는 이 자리가 서 있기에 편해 미리 차지해야죠." 라며 또 웃는다. 성격이 밝은 아주머니다.
과연 성북역에서 한 떼의 중학생들이 기차에 오른다. 강촌역 근방으로 소풍을 간다고 한다. 모두 120명, 그 외에 다른 학교에서도 소풍가는 학생들이 있는 모양이다. 그러니 일반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좌석이 있을 턱이 없다. 학생들에게 자리를 내주고 얼른 아주머니 옆에 가서 선다. 시간이 갈수록 좌석이 없는 사람들 숫자가 늘어나고, 통로에 주저앉는 사람들이 생긴다. 우리 옆 좁은 공간에는 등교하는 여대생 둘이 쭈그리고 앉아 책을 보고 있다.
소풍가는 학생들처럼 일시적으로 승객들이 몰릴 때는, 객차 1~2량을 더 늘리면, 이런 피난민 열차 같은 혼잡을 쉽게 면 할 구 있을 터인데, 고객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철도청의 무신경에 어이가 없어진다. 10시 25분 경, 열차는 강촌역에 도착한다. 남춘천 까지 간다는 경험 많은 아주머니 덕에 그나마 편하게 서서 온 셈이다.
역 구내를 빠져 나와 다리를 건너 버스정류장으로 향하다 뒤돌아 강선봉을 카메라에 담는다.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봉고차가 와서 서더니, 삼악산 가느냐고 묻고는 타라고 한다. 조수석으로 오른다. 뒷좌석에는 이미 선객 산꾼 대 여섯 명이 앉아 있다. 등선폭포 입구에 있는 '삼악산 식당' 주인이 봉고차를 동원하여 등산객들에게 차편을 제공하고, 하산할 때 자기네 식당을 이용하게 하는 판촉활동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자기 일이다보니, 철도청 관료들과는 판이한 자세다.
다리에서 본 강선봉
10시 45분, 삼악산 매표소 앞에서 내린다. 입장료는 공짜다. 등산안내도를 카메라에 담고, 산행준비를 한 후 돌계단을 오른다. 평일인데도 많은 등산객들이 줄을 잇는다. 10시 55분, 이정표가 있는 삼악산장에 이르러, 전망대에 서서 강 건너 경춘가도 변에 우뚝 솟은 362m봉을 카메라에 담고, 시원한 의암호를 굽어본다.
이정표
삼악산장
강 건너 362m봉
돌길을 지나고, 철계단을 올라, 11시 13분, 상원사로 들어선다. 대웅전과 칠성각 그리고 요사채가 전부인 작은 사찰이다. 입구에 있는 '부처님께 드리는 천수(泉水)'로 등산객들은 산행 중에 마실 물을 준비한다. 이정표는 정상까지 거리가 1.3Km라고 알려준다.
상원사 대웅전
부처님께 드리는 천수
상원사 이정표
깔딱고개로 이어지는 가파르고 긴 돌길을 천천히 걸어 오른다. 군데군데 기암들이 시선을 끈다. 11시 30분, 이정표가 있는 깔딱고개를 지난다. 깔딱고개를 지나고 나서는 본격적인 암봉 산행이다. 매끄러운 바위 틈새로 등산로가 이어지고 가파르고 미끄러운 암릉을 올라야하는 곳에는 로프, 쇠발밭침, 철사다리 등 안전설비가 돼 있다.
깔딱고개 오르는 길
깔딱고개
암릉길 1
암릉길 2
11시 41분, 정상 0.8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고도가 높아지며, 시야가 넓어지고, 기암과 노송이 이루는 절묘한 조화에 저절로 발걸음이 멈춰진다. 그러다보니 약 300m를 진행하는데 30분 정도가 걸린다.
기암과 의암호
천년 세월의 노송을 지나고
고사목과 춘천시가지
의암땜
12시 12분, 정상 0.48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등산로가 두 갈래로 갈린다. 왼쪽은 송림사이로 이어지는 편한 길, 오른쪽은 울퉁불퉁한 암릉길이다. 두 길은 동봉 오르기 전에 만나게 되니, 취향에 따라 길을 선택할 수 있다.
암릉길
동봉
동봉을 내려서서 쇠 로프가 박힌 암릉을 지나 정상인 용화봉으로 향한다. 암릉길은 더욱 더 스릴이 있고, 조망은 점입가경이다. 12시 36분, 정상에 도착하여 주위를 둘러보고, 시원한 의암호를 굽어보며 홀로 앉아 점심식사를 한다.
쇠줄 박힌 암릉길
정상(좌)
스릴 있는 암릉길
의암호, 붕어섬, 춘천시가지, 국사봉
뒤돌아 본 동봉
많은 등산객들은 왼쪽 길로 내려서서 흥국사를 거쳐 등선폭포로 이어지는 하산코스를 택한다. 1시, 식사를 마치고, 홀로 직진하여 청운봉으로 향한다. 급경사 내리막을 지나 뚜렷한 등산로를 방향을 확인하며 진행한다. 간간히 마산, 또는 부산산악회 등 지방산악회에서 걸어 놓은 표지기들이 눈에 뜨이지만. 이정표는 보이지 않는다.
정상석
정상석 이면
인적 없는 등산로
1시 26분, 안부에 내려선다. 왼쪽은 흥국사, 오른쪽은 덕두원리로 이어지는 사거리안부다. 흥국사 쪽으로 내려서는 곳에 '삼악성지(三岳城址)'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직진하여 성벽 위를 걷는다. 1시 34분, 전망바위에 서서 지나온 용화봉을 돌아보고, 30도 방향으로 용화산, 340도 방향으로 북배산, 몽덕산을 조망한다.
안부
삼악성지 안내판
성벽길
지나온 용화봉
용화산 방향
북배산 몽덕산 방향
전망바위을 내려서서 청운봉으로 향한다. 가파른 암릉길을 오르다, 왼쪽으로 시야가 트여 의암호와 국사봉을 당겨 찍고, 1시 51분, 돌탑이 있는 청운봉(546m)에 도착한다. 돌탑 가운데 박혀있는 작은 돌에 누군가가 청운봉이라고 적어 놓았다. 왼쪽으로 내려서면 등선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고, 직진하여 내려서면 계관산(665.4m)으로 향하게 된다.
의암호와 국사봉
청운봉 정상
인적이 없는 청운봉에 홀로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왼쪽 가파른 길로 내려선다. 등산로가 뚜렷하고 간간이 표지기들이 보인다. 고도가 점점 낮아지며 눈앞에 616.5m봉이 우뚝하다. 2시 4분, 안부 삼거리에 내려선다. 직진하여 616.5m봉으로 오르는 길에 표지기들이 요란하고, 왼쪽 흥국사로 내려가는 길에도 표지기가 보인다.
616.5m봉
안부 삼거리, 직진 방향
왼쪽 내막길의 표지기
뚜렷한 등산로를 따라 내린다. 통신탑을 지나고, 매점 앞 삼거리에 이르러, 흥국사를 구경하러 왼쪽 길로 접어든다. 이어 이정표를 지나, 2시 18분 흥국사 경내로 들어선다. 대웅전, 흥국사와 삼악산성 유래, 서경보 선사의 시비 등을 둘러보고, 절 뒤에 우뚝 솟은 청운봉을 카메라 담은 후 절문을 나선다.
이정표
대웅전
청운봉
2시 22분, 매점으로 다시 나와, 삼악산 성지 안내판을 훑어 본 후, 계곡 길로 들어선다. 깊고 너른 계곡이다. 한 가닥 바람이 휘몰아치니, 땅바닥에서 뒹굴던 낙엽이 흩날린다. 등선폭포 0.8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첫 번째 폭포와 협곡이 나타난다. 이어 두 번째 폭포를 지나고, 선녀탕을 굽어본다.
매점
계곡길
첫 번째 폭포
협곡
선녀탕
드디어 고고시대에 형성됐다는 거대한 협곡으로 들어선다. 철계단을 따라 협곡바닥에 내려서서 폭포를 바라본다. 이 작은 산에 이처럼 거대한 협곡이 형성되다니... 놀랍다.
협곡
철계단을 통해 협곡으로 내려서는 산책객들
폭포 1
폭포 2
멀리서 본 폭포.
3시 5분, 등산안내도, 등선폭포 해설판을 지나고, 식당들이 늘어선 입구에서 '삼악식당'을 찾아 들어, 빙어튀김을 안주로 맥주를 마신다.
등선폭포 안내
3시 40분, 식당 봉고차로 강촌역으로 향하여, 3시 56분, 강촌역을 출발하는 청량리 행 기차를 탄다. 소풍 나온 학생들처럼 가볍게 즐긴 하루다.
(2008.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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