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산 정상
1. 참조
한북정맥(13) : 신로봉 능선-신로봉-도마치봉-백운산-광덕고개
2. 백운산
도마치봉과 870m봉, 뒤로 화악산, 석룡산
2006년 2월 11일(토)
오늘은 두 번째 토요일, 이사회 정기산행일이다. 산행지는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에 소재한 백운산이다. 매서운 입춘 추위도 물러가고, 오늘 서울, 경기지방의 최저기온은 영하 1도, 최고기온이 영상 4도 정도라 하니, 산행하기에 알맞은 기온에, 산에는 며칠 전에 내린 눈이 쌓여있어 흥취를 더해준다. 게다가 날씨도 맑아, 아침 안개가 걷히자, 시계가 양호하여, 아름다운 조망을 한껏 즐긴다. 특히 도마치봉에서 흥룡봉을 거쳐 흥룡사로 이어진 하산코스의 눈 쌓인, 가파른 암릉 길의 스릴, 그리고 좌우로 전개되는 웅장한 조망은 오늘 산행의 하이라이트로 조금도 손색이 없다.
9시 의정부 역. 모두 11명의 대원들이 모인다. 오랜만에 와봉(臥峰)회장이 감기가 완치되지 않은 상태인데도 나오고, 김기홍 부회장은 아침 일찍 다른 코스를 돌다가, 도마치봉에서 합류하기로 한다. 화봉(和峰) 대원은 오늘도 감기로 불참이다. 늘소대원이 멀리 대구에서 올라와 모습을 보이고, 나머지는 고봉(孤峰)대원을 비롯한 개근 멤버들이다.
9시 15분 경, 포천을 지나, 이동으로 향하는 완행버스에 오른다. 버스는 의정부 시내 주요지점을 거쳐, 43번 국도로 들어선다. 국도에서도 정류장마다 멈추는 버스는 서둘지 않고 유유히 달린다. 국도 변에는 며칠 전에 내린 눈이 하얗게 남아 있으나, 아침 안개로 주위의 산들은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버스가 포천 공업단지를 지난다. 방글라데시인 같아 보이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버스에서 내린다. 국내에서 근무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워낙 많아지자, 이제는 이들에게 특별히 관심을 보이는 사람도 없다.
단조로운 차창 풍경이 지루했던 모양이다. 깜박 잠이 든다. 10시 50분경, 버스는 이동에 도착하고, 우리들은 대가하고 있던 갈비집의 15인승 밴으로 옮겨 탄다. 하산 후, 저녁 식사를 하기로 한 식당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다. 밴을 운전하는 잘 생긴 젊은이는 식당 주인의 아들이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젊은이는 구불구불 이어지는 광덕고개를 오르며, 38선 이북에 있는 이 광덕고개의 고갯길은 처음 김일성이가 닦고, 이후 박정희 대통령이 지금처럼 확장했다고 설명하면서. 6.25때는 이곳에 숫하게 많은 군인들이 죽었다는 이야기도 덧붙인다. 남북이 대치하고 있던 중부전선의 길목인 이 고갯길이 남북 합작으로 완성됐다는 이야기이다.
이 고개는 또 "캐러멜 고개"라고도 불리 운다. 이 이름은 6.25 때, 퍽이나 험하고 구불구불한 이 고개를 넘는 미군 지프 운전병이 피로에 지쳐 졸자,잠을 깨우기 위해 상관이운전병에게 캐러멜을 건네주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고개 마루턱이 가까워지자, 이제는 안개도 걷혀, 차장을 통해 보이는, 눈 덮인 주위의 산세가 실로 웅혼하다.
11시 10분 밴은 광덕산 휴게소에 도착한다. 우리들은 차에서 내려, 스패츠와 아이젠을 착용하는 등 산행준비를 하고, 11시21분 휴게소 왼쪽 철 계단을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광덕고개
철 계단을 오르며 산행시작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1:10 광덕고개 도착-11:21 산행시작-11:29 670m봉-11:52 762m봉-12:20 안부-12:25 이정표(광덕고개 2.4K, 백운산 0.9K)-12:27 870m봉 삼거리-12:35 위험표지-12:45~13:37 백운산 정상, 중식-14:13 삼각봉-14:50~15:32 도마치봉, 휴식-16:41 향적봉-17:35 흥룡봉-18:20 주차장>> 중식및 휴식시간 1시간 42분포함, 총 약 7시간이 걸린 산행이다.
철 계단을 오르니 바로 매표소가 있고, 산행 안내도와 광덕고개(664m) 표지판이 서 있다. 이 표지판에 의하면 광덕고개에서 백운산까지의 거리가 3Km, 백운산에서 도마치봉까지가 2Km, 그리고 도마치봉에서 절골까지의 거리가 2.5Km로 표기 돼 있다. 총 거리 약 8Km , 그러면 산행시간은 약 4시간 정도가 되리라 계산하고, 중간에서 지나치게 늑장을 부리다가, 일몰 직전에 가까스로 산행을 마친다.
광덕고개 표지판
매표소를 지나 남쪽으로 눈 쌓인 언덕길을 오른다. 북으로 이어지는 길은 회목현을 거쳐 상해봉으로 이어진다. 풀린 날씨라 하지만, 눈이 쌓인 산길을 걸으니, 볼에 와 닿는 공기가 차갑다. 광덕고개에서 백운산까지의 고도 차이는 약 240m, 약 3Km에 걸쳐 생긴 고도차라, 등산로는 대체로 완만한 오름세로 이어진다. 11시 29분 670m봉으로 짐작되는 봉우리에 올라 북쪽으로 눈 덮인 감투봉을 가까이 보며, 일행이 모여 기념사진을 찍고, 1시 33분 이정표를 지난다. <광덕고개 0.3K, 백운산 정상 3.27K>
뒤돌아 본 감투봉
앙상한 떡갈나무 숲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이 제법 가팔라진다. 하얀 눈길을 일렬종대로 780m봉을 향해 오르는 대원들의 모습이 역광 속에서 그림 속의 움직임처럼 조용하다. 봉우리 위에서 남쪽으로 백운산을 카메라에 담고, 북으로 광덕산과, 상해봉, 그리고 화목봉을 조망한다. 조금 더 진행하니 눈 덮인 참호 교통호 앞에 이정표가 서 있다.<광덕고개 1.2K, 백운산 정상 2.4K>
광덕산
화목봉
백운산
고도가 높아지면서 능선에 쌓인 눈이 깊어진다. 12시 20분 안부를 지나고, 5분 후 하얗게 눈이 덮인 산 사면에, 아랫도리가 눈에 묻혀 있는 이정표를 지난다. <광덕고개 2.4K, 백운산 정상0.9K> 이제 백운산 정상이 지척이다. 12시 28분, 870m봉 삼거리에 오른다. 왼쪽 무학봉(800m)으로 이어지는 바위 아래, 눈밭 위에서 한 무리의 등산객들이 점심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을 한 장 찍고, 직진하는 길을 따라 백운산으로 향한다. 오른쪽에 경기 소방에서 세운 "위험" 경고판이 서 있다.
능선에 쌓인 눈
이정표
870m봉 삼거리
12시 45분 경 백운산 정상에 오른다. 너른 헬기장이지만, 한 겨울동안 내린 눈이 녹지를 않고, 쌓여 있어 하얀 눈벌판이다. 삼각점도 눈에 묻혀 보이지가 않는다. 정상 한 귀퉁이에 이정표가 서 있다. <광덕고개 3.2K, 흑룡사 3.9K, 삼각봉 1K> 먼저 오른 대원들이 북쪽으로 탁 트인 조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광덕산, 망해봉, 화목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온다.
정상 북쪽 끝자락, 눈 위에 점심상이 펼쳐진다. 눈 쌓인 완만한 경사로를 서서히 오르다 보니 몸에는 땀도 배지 않았다. 그래도 방풍 재킷을 꺼내 입고, 자리를 잡고 앉는다. 경담대원이 포항에서 택배로 받아 온 과메기를 꺼내고, 덕암대원은 그 유명한 족발을 풀어 놓는다. 막걸리 잔이 돌아 갈증을 풀고, 지헌대원이 가져온 맥컬리안 몰트 위스키가 오드 볼 역할을 한다.
경담대원의 매실주, 내가 반주용으로 가져온 칵테일, 점심은 뒷전이고, 거한 안주에 술잔이 돌고 돈다. 참여 못한 대원들에게 그림으로라도 보여주자고, 잭 대장이 열심히 좋은 술, 좋은 안주를 카메라에 담는다. 순식간에 술이 바닥이 난다. 밑바닥에 조금 남은 몰트 위스키 병을 챙기며, 우정대원이 푸념을 한다. "나는 딱 두 잔 밖에 못 마셨는데, 술이 벌써 바닥났네, 술 더 없냐?"
와봉회장이 빙긋 웃더니, 배낭에서 조니 워커 블랙 한 병을 꺼낸다. 60년대 초 가난한 시절, 대학 다닐 때 최고로 쳤던 그리운 위스키다. 어찌 한 잔 마시지 않고 넘어가겠나? 옆 자리에 있던, 고봉대원이 도시락 뚜껑에 막걸리 따르듯 가득 따라준다. 위스키 반병과, 안주 일부를 도마치봉에서 김기홍 부회장과 함께 2차를 하기위해 챙겨 놓고, 비로소 식사를 시작한다.
1시간 가까운 식사시간이 후딱 지나간다. 어질어진 점심자리를, 뒷사람들을 위해, 눈을 긁어 정리하고, 1시 37분 경, 일행은 삼각봉을 향해, 비탈길을 내려선다. 능선길이 좁아지며, 설경이 제법 그럴듯하다. 2시 13분 삼각봉에 오른다. 이정표가 서 있다. <백운산 1K, 도마치봉 1K> 정면으로 도마치봉이 가깝고, 그 뒤로 국망봉이 모습을 보인다.
삼각봉의 이정표
도마치봉과 그 뒤 국망봉
도마치봉이 가까워지자, 국망봉이 전신을 들어내고, 신로봉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 길이 뚜렷하다. 능선 길의 눈이 더욱 더 깊어진다. 허벅지까지 쌓인 곳도 있다. 눈 속에 뻥 뚫린 토치카가 보인다. 나중에 들은 이야기이지만, 이 토치카들은 전두환 정권 때 삼청교육대를 동원하여 만든 것이라고 한다. 전술적으로 어느 정도 가치가 있는 토치카인지는 모르겠으나, 정치적인 목적으로 헛된 짓을 해서, 산만 버려 논 느낌이다.
능선에 쌓인 눈
토치카
2시 50분 경 도마치봉에 오른다. 이정표가 서 있다. <백운산 2K, 흥룡봉 1,5K> 역시 너른 헬기장이지만, 지금은 눈이 하얗게 덮여 있다. 정면으로 국망봉이 가깝다. 정상으로 이어진 도로까지 선명히 보이고, 실로봉(999m), 가리산(774.3m)으로 떨어지는 능선이 아름답다. 국망봉 오른쪽으로 명지산이 아련하다.
이정표
국망봉, 실로봉
가리산
눈밭 한 귀퉁이에서는 김기홍 부회장과 2차 회식이 한창이다. 오랜만에 김 부회장과 반갑게 인사를 하고. 김 회장이 준비해 온 대보름 나물을 안주로 또다시 술잔을 기울인다. 여기서 거리를 착각해 1시간 반이면 충분히 하산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한 없이 늑장을 부린다. 아마도 잭 대장은 알고 있으면서도, 하산 길 위험에 대비하여 대원들의 술이 깰 시간을 기다린 모양이다.
3시 32분 경, 도마치봉을 뒤로하고 흥룡봉으로 향한다. 눈 쌓인 암릉 길, 위험한 길이다. 잭 대장이 선두를 서고, 다이야 대원, 예원 대원이 뒤를 따른다. 그 뒤를 술을 마시지 않은, 노련한 고봉대원이 받혀준다. 가파른 길을 내려선다. 암릉 길의 소나무들, 그리고 좌우로 보이는 기암괴석들이 아름답다.
도마치봉에서의 하산길
왼쪽에 보이는 기암
4시 40분, 하산을 시작한 지 한 시간이 경과한 시각이다. 이정표를 지난다. <도마치봉 1,0K, 흥륭사 3.7K, 흥륭봉 1.6K> 뭔가 이상하다. 도마치봉의 이정표에서는 도마치봉에서 흥룡봉까지 거리가 1.5Km라고 했는데, 한 시간을 달려 내려 온 이곳에서, 흥룡봉까지 거리가 1.6Km 라니 도데체 말이 되는 소린가? 옆에는 119 긴급연락처 팻말이 서 있다. 팻말은 현 위치가 백운산 1-5 향적봉이라고 알려준다. 지도에는 나타나지 않는 봉우리이다. 앞쪽으로 가지산이 가까이 보이고, 동남쪽으로 화악산((1468.3m)과 석룡산(1,103)이 멀리 보인다. 뒤로는 내려온 도마치봉이 우뚝하다
이정표
뒤돌아본 도마치봉
화악산과 석룡산
능선 길을 타고 하산을 계속한다. 하산 길은 스릴 만점이다. 로프를 잡고 오르고, 로프에 매달려 미끄러운 바위를 내려선다. 눈 쌓인 칼날 암릉길이 이어지고, 바위를 안고 트래버스 해야 하는 곳도 지난다. 왼쪽으로 국망봉에서 실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가깝고, 황혼 속의 가리산이 아름답다. 뒤돌아보니 지나온 비로봉이 지는 해를 받아 붉게 빛나고, 봉우리 위로 등근 낮달이 걸려 있다. 아름답다. 오른쪽으로는 광덕산과 망해봉 그리고, 화목봉이 황혼 속에 누워있다.
눈 쌓인 칼날 능선길
국망봉에서 흐르는 능선
황혼 속의 가리산
지나온 비로봉과 낮달
234CD743524A936A286F51
광덕산, 망해봉, 그리고 화목봉
5시 35분 흥룡봉에 선다. 도마치봉을 출발하여, 2시간이 넘게 시간이 흘렀다. 흥룡봉 팻말뒤로 비로봉과 도마치봉이 지는 해를 받아 붉게 보인다. 해 떨어지기 전에 산행을 마치려고, 빠른 속도로 하산을 계속한다. 하산길은 경사는 급해도 위험한 암릉 구간은 다 지난 모양이다. 능선을 버리고, 왼쪽 골짜기로 내려선다. 골짜기는 벌써 어둑어둑하다.
흥룡봉 표지
어둠 속에서 얼어붙은 개울을 건너고, 흥룡사로 이어지는 너른 길에서 아이젠을 벗는다. 6시 19분 흥륭사 0.5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6시 20분 커다란 백운산 관광지, 등산로 안내판이 서 있는 너른 주차장에 도착한다. 이미 사방은 캄캄하다. 검은 하늘에는 정월 열나흘달이 둥실 떠 있다.
(2006. 2. 12.)
2시 50분 경 도마치봉에 오른다. 이정표가 서 있다. <백운산 2K, 흥룡봉 1,5K> 역시 너른 헬기장이지만, 지금은 눈이 하얗게 덮여 있다. 정면으로 국망봉이 가깝다. 정상으로 이어진 도로까지 선명히 보이고, 실로봉(999m), 가리산(774.3m)으로 떨어지는 능선이 아름답다. 국망봉 오른쪽으로 명지산이 아련하다.
4시 40분, 하산을 시작한 지 한 시간이 경과한 시각이다. 이정표를 지난다. <도마치봉 1,0K, 흥륭사 3.7K, 흥륭봉 1.6K> 뭔가 이상하다. 도마치봉의 이정표에서는 도마치봉에서 흥룡봉까지 거리가 1.5Km라고 했는데, 한 시간을 달려 내려 온 이곳에서, 흥룡봉까지 거리가 1.6Km 라니 도데체 말이 되는 소린가? 옆에는 119 긴급연락처 팻말이 서 있다. 팻말은 현 위치가 백운산 1-5 향적봉이라고 알려준다. 지도에는 나타나지 않는 봉우리이다. 앞쪽으로 가지산이 가까이 보이고, 동남쪽으로 화악산((1468.3m)과 석룡산(1,103)이 멀리 보인다. 뒤로는 내려온 도마치봉이 우뚝하다
능선 길을 타고 하산을 계속한다. 하산 길은 스릴 만점이다. 로프를 잡고 오르고, 로프에 매달려 미끄러운 바위를 내려선다. 눈 쌓인 칼날 암릉길이 이어지고, 바위를 안고 트래버스 해야 하는 곳도 지난다. 왼쪽으로 국망봉에서 실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가깝고, 황혼 속의 가리산이 아름답다. 뒤돌아보니 지나온 비로봉이 지는 해를 받아 붉게 빛나고, 봉우리 위로 등근 낮달이 걸려 있다. 아름답다. 오른쪽으로는 광덕산과 망해봉 그리고, 화목봉이 황혼 속에 누워있다.
어둠 속에서 얼어붙은 개울을 건너고, 흥룡사로 이어지는 너른 길에서 아이젠을 벗는다. 6시 19분 흥륭사 0.5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6시 20분 커다란 백운산 관광지, 등산로 안내판이 서 있는 너른 주차장에 도착한다. 이미 사방은 캄캄하다. 검은 하늘에는 정월 열나흘달이 둥실 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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