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경대에서 본 소금강 파노라마
1970년 낙석 위험과 원시림 보존 등의 이유로 출입이 금지됐던 만경대가 46년 만에 10월 1일부터 11월 15일까지 임시개방됐다. 오랫동안 출입이 금지됐던 만경대가 한시적으로 개방되자, 일시에 탐방객들이 몰려들어 큰 혼란이 빚어지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른다.
만경대를 찾는 탐방객은 주 중에는 하루 5천∼8천 명, 주말이나 휴일에는 1만여 명에 달한다고 한다. 이러다 보니 불과 2Km 남짓한 만경대 탐방로 구간(용소폭포탐방지원센터 주차장∼만경대∼주전골 입구)은 심각한 체증을 빚어, 구간이동에 3시간, 입장을 위해 대기하는 시간까지 합치면 만경대 탐방에 5시간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만경대와 주전골 산행코스(펌)
2016년 10월 22일(토)
설악산 단풍 절정기에 모처럼 개방하는 만경대를 가보아야겠다고 일찌감치 산수산악회에 예약을 하고 기다리는데, 망경대가 한꺼번에 몰려든 탐방자들로 난장판이라는 소리가 들린다. 고민이 생긴다. 그 난장판에 나까지 끼어들어야 하는지? 아니면 예약을 취소하고 다음 기회를 기다려야 할지? 결국 임시개방기간을 놓치면 언제 다시 기회가 올지 모르는 일이니, 난장판이라고 해도 끼어들어 보기로 작정한다.
출발 하루 전에 산악회가 게시하는 좌석배치도를 보니, 예약자들이 몰려, 산악회에서는 2호차까지 배차를 하고 있다. 나는 일찍 예약한 덕에 1호자 2열 두 번째 자리를 차지한다. 계룡산 대장이 혼자서 1호차, 2호차를 왔다 갔다 하면서 안내를 한다.
해마다 단풍철이면 설악산이 몸살을 앓는다고 하는데, 지금은 단풍이 절정인 주말인데다 만경대까지 열어놓았으니, 설악산 가는 길은 대형관광버스들이 줄을 잇고, 휴게소마다 관리요원이 입구에 나와 서서, 주차할 곳이 없으니 그냥 통과하라고 한다. 우리 버스도 당초에는 화양강랜드에서 정차할 예정이었지만, 입장을 거절당한 후, 설악휴게소에서 겨우 10분 동안 정차를 하고 바로 출발한다.
차가 출발하자 계룡산 대장이 마이크를 잡고 오늘 산행일정을 설명한다.
- 10시 50분경이면 버스가 산행 들머리에 도착할 예정이다. 하지만 아시는 바와 같이, 탐방객들이 많아, 만경대코스 입구인 용소폭포 탐방지원센터까지 이르려면 1~2시간정도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것이다.
- 이런 기다림이 싫어, 만경대 코스를 포기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줄을 서지 말고, 바로 용소폭포 탐방지원 센터에서 오른쪽으로 들어서서, 충분히 시간을 보내며 주전골 단풍을 즐긴 후, 오색주차장 또는 오색주차장에서 1.5Km 떨어진 아래 주차장에서 대기하고 있는 버스에, 4시 50분 까지 도착하고,
- 만경대코스를 택한 사람들은, 만경대에 올랐다가 오색으로 내려오면 1시 반에서 2시가 될 터이니, 오색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적당히 주전골 구경을 하다, 4시 50분까지 버스가 있는 곳에 도착하라고 당부하면서, 버스는 5시에 서울로 출발할 예정이라고 통보한다.
버스가 10시 45분 경, 한계령휴게소를 지난다. 차창 밖의 이정표를 보니, 용소폭포 탐방지원센터까지는 7Km가 남았다. 정상적인 상황이면 10분 거리이겠지만, 흘림골 입구 못 미쳐 부터 차가 밀려 버스가 가다 서다를 반목하고 답답해진 앞차 승객들이 차에서 내려 걷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한계령을 지나, 차창 밖으로 본 설악 암봉
10시 54 경, 기사양반이 차를 세우더니, 걷는 것이 더 빠를 터이니, 답답하게 차안에 갇혀있지 말고, 내려서 걸으라고 권유한다. 차에서 내려 25분 쯤 걸어 내리니, 길게 늘어선 대기 줄 뒤에 이르게 되고, 이어 계룡산 대장이 다가오더니, 대기 줄이 200m쯤 된다고 알려준다.
버스에서 내려 걷는다.
도로 따라 걸으며 본 주변풍광
뒤도 밀리고,
앞도 밀리고
곱게 치장한 설악
대기 중인 긴 줄 꽁무니에 이르고
잠시 후 뒤를 돌아보니 우리 뒤에도 긴 줄이 생기고
이번 만경대 임시개방은 지난해 발생한 낙석사고로, 출입이 금지된 흘림골 탐방로가 올가을에도 개방이 어렵게 되자, 탐방객들이 줄어들 것을 걱정한 지역주민들의 요청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관리공단에서 미리 충분한 사전준비를 하고 개방을 한 것이 아니라, 필요에 의해 갑자기 개방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이런 혼란을 피하기가 어려웠다는 이야기이다.
좀처럼 대기 줄이 움직이지를 않는다. 4명씩 5줄(20명) 단위로 입장시키고, 입장한 사람들이 일렬로 좁은 등산로로 완전히 진입하기를 기다렸다, 다시 입장을 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동안, 탐방객들의 이야기를 듣는다. 울산,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전국에서 산악회를 따라 무박으로 달려온 사람들도 무척 많아 보인다.
인파, 인파- 가운데 사람들은 만경대코스 포기여부를 의논하는 모양이고, 오른쪽 줄은 화장실 줄이다.
좀처럼 움직일 줄 모르던 줄이 어느 순간 갑자기 앞으로 나아간다. 지방에서 멀리 온 팀들이 귀가 시간에 쫓겨, 만경대코스를 포기하고, 바로 주전골로 빠지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서너 차례 반복되자, 어느덧 용소폭포 탐방지원 센터가 바로 눈앞이다.
만경대 코스를 포기하고 주전골로 들어서는 탐방객들
용수폭포로 내려서는 사람들
가까워진 만경대길
만경대길 임시개방과 안내
탐방로 안내
드디어 버스에서 내려 걷기 시작한 때부터 1시간 30분 만에 만경대길 입구를 통과한다. 인원을 체크하고 있는 요원에게, 이 시간까지 통과한 인원이 몇 명이나 되느냐고 물으니 5,800명 정도라고 한다.
마지막 대기
등산로로 들어서고
잠시 사면으로 이어지던 좁은 등산로가 계단으로 가파르게 내려서더니 이윽고, 돌이 많은 물 마른 계곡에 이른다. 넓은 골짜기에 단풍이 아름답다. 많은 사람들이 곱게 물든 단풍그늘 아래에서 자리를 잡고 앉아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돌 많은 계곡을 건너 가파른 오르막 등산로를 따라 오르며, 바위들이 우쭐우쭐 솟은 암릉을 가깝게 본다. 12시 43분, 만경대 0.45Km를 알리는 이정표를 만나고, 대원들이 쉬고 있는 공터를 지나, 천천히 이동하는 대원들의 뒤를 따라 오른다.
가파른 계단을 내려서고
물 마른 넓은 계곡
단풍 1
단풍 2
계곡 서쪽 조망
암릉이 가깝다.
줄지어 이동하는 대원들
가파른 계단길이 이어지고, 점차 고도가 높아지며, 주위 단풍이 더욱 더 아름다워지자, 정체현상이 갈수록 심해지는 느낌이다. 1시 T자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진행하고, 이어 이정표가 있는 만경대 갈림길에 이른다.
가파른 계단길
단풍 1
단풍 2
단풍 3
극심한 정체
T자 능선
삼거리 갈림길 이정표
만경대 쪽으로 내려선다. 시야가 트이며 주전골과 암봉들이 내려다보인다. 주전골에서 올려다보았을 때와는 달리, 건너편 암봉들이 거대한 병풍을 둘러쳐놓은 것 같아 보인다. 만경대로 향한다. 작은 둔덕을 사이에 두고 오른쪽이 만경대로 내려서는 길, 왼쪽이 만경대에서 나오는 길이다.
주전골과 그 건너편의 소금강
만경대 오가는 길
둔덕을 우회하여 1시 6분경, 만경대에 선다. 주전골을 사이에 두고, 동쪽 암릉 위의 한 지점인 만경대에서 주전골을 굽어보고, 서쪽 암봉들이 연출하는 아름다운 풍광을 가까이에서 마주보게 되지만, 붐비는 인파에 밀려, 만경대에서 고작 4분 정도 머문 후, 갈림길로 되돌아선다.
만경대에서 본 소금강
왼쪽 암봉
주전골과 가운데 암봉
주전골과 오른쪽 암봉
오른쪽 암봉과 주전골 그리고 44번 도로
인파로 붐비는 만경대
만경대 오가는 사람들과 관리요원(오른쪽 야광봉을 들고 있는 사람)
1시 13분, 인파로 붐비는 갈림길로 되돌아와 0.7Km 떨어진 오색으로 향한다. 가파른 내리막길이다. 산행에 익숙하지 않은 아주머니들이 가파른 내리막에서 겁을 먹고 움직임이 둔해지자, 정체현상이 갈수록 심해지지만 좁은 외길이라 추월할 수도 없다.
갈림길의 정체
내리막길의 정체
정체 길에서 본 설악단풍
1시 46분, 드디어 오색계곡으로 내려선다. 0.7Km 내리막길에 33분이 걸렸고, 만경대길 입구를 통과한 때부터는 1,8Km에 1시간 24분이 소요됐다. 계곡을 건너, 1시 47분, 주전골로 향한다.
오색 계곡에 내려서고,
주전골
버스가 있는 주차장으로의 하산 시간이 4시 50분이다. 따라서 2시 30분까지 주전골을 오르다가, 그곳이 어디가 되건, 바로 발길을 돌려 하산하기로 하고 부지런히 올라, 2시30분, 금강문에 이르러 발길을 돌려 하산한다. 올라가면서 본 풍광을 싣는다.
성국사 3층 석탑
성국사 금동불상
계곡 오른쪽 암봉과 단풍
주전골 인파
독주암 1
독주암 2
안내판
단풍 1
단풍 2
계곡길
용립한 암봉들, 키 재기하나?
물과 다리, 그리고 암봉
단풍 3
단풍 4
금강문
2시 30분에 금강문에 도착했으니, 이제 용소폭포까지는 지척이지만, 미련 없이 발길을 돌려 단풍 속을 걸어 하산한다. 하산하면서 본 풍광을 싣는다.
단풍 1
단풍 2
단풍 3
단풍 4
선녀탕
설악 찾은 태국여인(좌 2인)
큰골 계곡
3시 31분, 오색약수 상가를 지나, 3시 36분, 오색약수 주차장에 도착하여, 수많은 대형관광버스 가운데에서 산악회 버스를 찾았으나, 찾을 수가 없어, 계룡산 대장에게 전화를 하여, 산악회버스는 1.5Km 떨어진 임시주차장에서 대기 중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서둘러 44번 도로를 따라내려, 3시 58분, 임시주차장에 주차해 있는 버스에 도착한다.
오색약수 상가
오색약수 주차장 입구
버스 안에는 만경대코스를 포기하고, 주전골만 둘러보고, 2시 경에 하산하여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의 불평소리가 드높지만, 아직도 하산을 하지 못한 사람들이 상당수에 달한다. 배낭을 벗어 놓고, 주차장 주변을 둘러본다.
290 임시주차장 건너편의 한옥 민박집
4시 반경, 모든 대원들이 하산하자, 버스는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용인에서 왔다는 내 옆자리의 50대 아주머니는 새벽 4시에 집을 나와 산행에 참여했으나, 길바닥에서 하염없이 기다리기에 지쳐, 만경대코스를 포기하고, 이미 여러 차례 가 보았던 용소폭포, 주전골, 오색약수를 둘러보고, 2시경에 하산했다고 한다.
충분한 준비 없이 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임시 개방한 만경대에 탐방객들이 구름처럼 몰리고, 이에 더해 산악회 등반대장의 미숙한 운영으로, 만경대는 구경도 못해보고, 하루 종일 인파 속에서 시달린 분들! 고생하셨습니다.
(2016.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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