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서산 능선과 전망대
오서산은 충남 홍성군 광천읍과 보령군 청소면의 경계에 있다. 전국 어디 서나 2시간 정도면 접근이 가능한 곳에 자리 잡고 있어. 모처럼 바람도 쏘일 겸 가벼운 마음으로 나서기에 딱 알맞은 산이다.
옛 부터 까마귀와 까치가 많아 오서산이라 불렸다고 하지만 요즘 산행에서는 까마귀를 찾아보기 힘들다. 덩치도 크지 않고, 그리 높지도 않아, 2~3시간 정도면 정상에 오를 수 있지만, 천수만 바닷물이 산 아래 깔리고, 정상에 오르면 서해바다가 막힘없이 내려다 보여, 마치 비행기를 타고 내려다보는 느낌이다. 이처럼 빼어난 조망에 더해 오서산 정상 일대는 가을이면 온통 억새천지가 된다.
가까운 광천은 새우젓과 어리굴젓 등 해산물이 유명하므로 4일과 9일 장날에 맞추어 산행일정을 잡는 것도 좋고. 귀로에는 도고온천이나 온양온천, 현충사, 온양 민속박물관 등을 들러 올 수 있으므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상 관련자료 발췌)
2016년 10월 13일(목)
<좋은 사람들 산악회>를 따라 가벼운 기분으로 오서산을 간다. 오서산은 10여 년 전 가족들과 함께 정상에 오르고, 하산 후, 귀로에 광천에 들러 굴 구이를 먹어본 적도 있고, 금북정맥을 하면서, 마루금에서 멀지 않은 오서산을 잠시 들른 적도 있다.
당초 10월 첫 산행은 <좋은 사람들 산악회>가 10월 2일 안내하는 옥정호 안개길과 오봉산 구절초 테마산행에 따라나서려고 예약을 했으나, 잇몸에 이상이 생겨 급히 발치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여, 10월 2일 산행이 불가능해져서, 예약을 취소하고, 대체 산행할 곳을 찾다, 만만한 오서산을 따라나서기로 한 것이다.
7시 15분, 서초구청 앞에서 산악회버스에 오른다. 오늘산행은 한솔뫼 대장이 안내한다. 버스가 마지막 경유지 죽전을 지나자, 버스 안의 빈 자리는 달랑 한 자리뿐이다. 당초에는 만석 예약에 대기자가 있을 정도였는데, 예약자 중 불가피한 일로 불참한 사람이 있어 공석이 생긴 것이다.
버스가 경부고속도로를 달린다. 이미 추수가 끝난 논에 하얗게 포장한 볏집다발이 여기저기 보인다. 10여년 전만해도 이국적인 풍광으로 낯설어보였던 것이 이제는 눈에 많이 익어 정겹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우리나라가 얼마나 잘 사는 나라인지를 모른다고 한다. 그러니 많은 사람들이 이처럼 잘 살도록 만들어 준 사람들에게 고마워 할 줄도 모른다. 이러니 백날이 가도 선진국이 되지를 못한다, 이러다가 온 세상사람로 부터 "은혜를 모르는 민족"이라는 낙인이 찍힐까 두렵다.
버스는 서 오산에서 17번 고속도로로 바꿔 타고, 이어 평택에서 15번 고속도로로 들어서서, 서해대교를 건너, 8시 35분, 서산휴게소에 도착하여, 20분 동안 정차한다. 8시 55분, 버스가 휴게소를 출발하자, 한솔뫼 대장은 오서산 산행계획서를 배포하고, 산행코스에 대해 상세히 설명을 한 후, 시간을 충분히 드릴 터이니, 2시 30분까지 광성 주차장으로 하산하라고 당부하며. 서울로 출발하는 시간은 3시로 예정하겠다고 한다.
버스는 9시 23분, 상당주차장에 도착하고, 대원들은 9시 25분, 상당마을로 들어서며 산행을 시작한다. 마을입구에 있는 오서산 등산코스 안내에는 1) 정암사코스 2) 자라바위코스 3) 쉰질바위코스의 3가지 코스가 있지만 우리는 산악회에서 선택한 정암사코스로 산행한다.
상당주차장에 세워 놓은 오서산 돌 표지
오서산 등산 코스 안내
오서산 개념도
마을풍광 1
마을풍광 2
마을풍광 3
9시 38분, 이정표가 있는 마을 끝을 지나, 표지기들이 걸린 산길로 들어선 후, 9시 53분, 이정표와 커다란 오서산 등산 안내도가 있는 시멘트도로 삼거리로 나와서, 정암사로 이어지는 너른 도로를 따라올라, 10시 4분, 정암산 일주문 앞에 이른다.
이정표
산길
시멘트도로 삼거리
오서산 등산안내도
백제 성왕 5년(497년) 때에 담욱(曇旭) 율사가 창건한 유서 깊은 절이라고는 하지만 정암사는 오서산 북쪽, 바위가 많은 가파른 사면에 작은 터를 잡고, 서쪽을 향해 세워진 절이다. 절터가 비좁아서일까? 일주문과 종루가 합쳐진 특이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런 일주문을 지나, 절 경내에 들어서면, 극락전과 그 오른쪽 다소 높은 곳에 있는 작은 산신각, 그리고 절 입구 왼쪽에 있는 요사채가 전부였는데, 10여 년 전에는 없었던 사리탑이 눈길을 끈다.
일주문 겸 종각루
극락전
극락전 불상
산신각
사리탑과 공덕비
정암사에서 내려다 본 광천읍 방향의 조망
잠시 정암사경내를 둘러보고, 일주문을 나서다, 광천의용소방대가 세워 놓은 이정표를 본다. 이 이정표는 정암사에서 오서산으로 오르는 코스는 정암사 경내에서 왼쪽 계곡을 타고 오른 코스(1,275m)와 정암사 오른쪽 능선을 타고 오르는 코스(1,600m) 2개가 있다고 알려준다.
정암사에서 정상으로 이어지는 2개의 코스
정암사를 둘러보는 동안 대원들은 모두 앞서가고, 최후미로 쳐져, 길게 이어진 계단을 혼자서 천천히 따라 오른다. 계단 옆에 홍성군에서 알리는 등산로 이용 안내문이 보인다. 오서산 산림훼손을 방지하고 등산객들의 안전을 위해 정상까지 1,600개의 데크 계단을 설치했으니, 가급적 이 계단을 이용하되, 계단이 지루하면, 구 등산로를 이용하라는 안내다. 10시 14분, 계단 옆에 세워진 이정표를 지난다.
계단길
그 옆의 구등산로
등산로 이용안내
이정표
계단을 따라 오르다 지루하면, 계단 옆으로 이어지는 거친 등산로를 걷고, 서쪽조망이 궁금하면 계단을 걷는다. 이런 과정을 몇 차례 반복하다보니, 어느덧 첫 번째 전망대에 이른다. 광활하게 펼쳐진 서쪽 해변풍광이 그림 같다.
계단을 걷다
옛 등산로를 걷고
첫 번째 전망대
청소면, 보령호, 천수만, 그리고 그 너머 안면도
북서쪽의 광천읍
전망대에서 내려서서 등산로를 따라 오른다. 등산로 주변의 가지 많은 소나무가 눈길을 끈다. 11시 2분, 이정표가 있는 아차산(424m)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11시 6분, 두 번째 전망대에 올라, 한동안 시원한 조망을 즐긴다.
가지 많은 소나무
두 번째 전망대와 청계산
두 번째 전망대에서 찍은 파노라마
동영상
다시 계단을 지나고, 앞을 막는 735m 암봉을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정상에 올라서서, 한동안 사방을 둘러본 후, 주능선으로 향한다. 11시 25분, 이정표와 우물터가 있는 주능선에 올라, 잠시 주위를 둘러보고 오서산 전망대(구 오서정)로 향한다.
앞을 막는 암릉
암봉을 우회하고
암봉 정상
암봉에서 내려다본 청소면과 천수만
암봉에서 바라본 주능선
주능선 오르는 길 1
주능선 오르는 길 2
지나온 길
우물터와 이정표
장곡면 들판과 광천 저수지, 멀리 북동쪽으로 금북정맥이 아련하다
주능선 좌우로 억새밭이 펼쳐져 장관을 이룬다. 11시 29분, 작은 암릉을 넘고, 이어 오서산 전망대에 올라 사방을 둘러본다. 2010년 9월 태풍으로 파손된 오서정 자리에 전망대를 만들었다고 한다.
당겨 찍은 오서산 전망대 와 억새
뒤돌아 본 주능선 상의 암릉
태양 순방향의 억새
클로즈업
태양 역방향의 억새
서해안과 억새
뒤돌아 본 전망대
지나온 능선
뒤돌아본 지나온 능선
11시 36분, 오서산 광천정상석이 있는 곳을 지나고, 억새밭 사이로 이어지는 멋진 등산로를 산책하듯 걸어, 이정표와 헬기장이 있는 785m봉에서, 잠시 가야할 오서산 정상을 바라본다.
오서산 광천 정상석
이면
억새 사잇길 1
억새 사잇길 2
헬기장
이정표
오서산 정상(우)
11시 55분, 이정표가 있는 무명봉에서 건너편 오서산 정상을 카메라에 담고, 5분 후, 두 개의 정상석과 삼각점, 헬기장 등이 있는 너른 오서산 정상에 오른다.
오서산 정상 1
오서산 정상 2
삼각점
헬기장
오서산 등산로 종합 안내도
119구조팻말 배치도
정상에서 본 지나온 길
오서산 정상에서 한동안 주위를 둘러본 후, 광성 주차장으로 하산하기 위해, 왔던 길을 되 집어내려, 무명봉에 이르고, 무명봉 오른쪽에 보이는 바위전망대에서 자리를 잡고 앉아 점심채비를 하는 대원들과 합류한다.
바위전망대
점심식사
12시 30분, 식사를 마치고, 자리를 정리한 후, 다시 능선으로 나와, 무명봉을 넘고, 바로 만나는,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서 오른쪽 가파른 내리막길로 내려선다. 울창한 숲 사이로 좁은 등산로가 가파르게 떨어진다. 아직은 단풍철이 아닌데도 홀로 붉게 단장한 나무가 눈길을 끈다. 약 30분 동안 급경사 내리막길을 달려내려 1시 7분, 이정표가 있고, 하얀 구절초가 아름다운 시멘트도로에 이른다.
이정표
홀로 단장한 나무
이정표
잠시 왼쪽에 보이는 내원사를 둘러본다. 입구에 요사채, 단청도 안 된 극락보전, 그리고 현판도 없는 단청 전각이 전부인, 인적이 없는 작은 사찰이다. 다만 극락보전 뒤에 부처님을 모신 사당 같은 것이 눈길을 끌고, 사찰 주변의 고목들이 이 절의 연륜을 말해준다.
요사채
극락보전
극락보전 뒤 부처님을 모신 사당(?)
무명전각
뒤돌아 본 내원사
고목
잠시 내원사를 둘러보고, 시멘트도로를 따라 내린다. 길가 코스모스와 들꽃이 곱다. 7~8분 정도 시멘트도로를 걸어내려,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 이른다. 이정표는 시멘트도로를 버리고, 숲길로 들어서라고 지시한다. 잠시 나침반으로 광성 주차장 방향을 확인한 후, 숲길로 들어선다.
코스모스
길섶의 들꽃
이정표
약 15분 정도 숲길을 걸어내려, 다시 시멘트도로로 들어서고, 이어 시멘트도로를 따라내려, 1시 55분,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광성 주차장에 도착한다, 배낭을 버스에 벗어놓고, 화장실에 들려, 간단히 땀을 씻어 낸 후, 광성리 휴게소에서 맥주를 마시며 버스 출발을 기다린다.
광성 주차장
광성리 휴게소
맥주를 마시며 광성리 마을, 추수를 하지 않은 논이 황금빛이다.
2시 40분, 대원들이 모두 하산하자, 버스는 광천젓갈시장으로 향하고, 한솔뫼 대장은 30분정도 시장을 둘러보라고 우리들은 풀어준다.
광천 젓갈시장
광천 돼지네 토굴새우젓
토굴 새우젓 안내
토굴 1
토굴 2
3시 10분 경 광천젓갈시장을 출발한 버스는 5시 40분 경, 양재에 도착한다. 역시 시간상이나, 체력적으로 부담 없는 가벼운 산행이지만, 상담마을과 광성마을의 가을 농촌풍광,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는 것과 같은 일망무제의 조망과 억새를 즐기고, 광천 토굴까지 구경을 했으니 이 얼마나 멋진 산행인가?
(2016.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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