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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로 차창 밖으로 본 금강과 천태산

 

충북 영동군 양산면, 충남 금산군 제원면에 위치한 천태산(714.7m)은 암벽등반기술이 없는 사람도 암벽등반의 멋을 만끽할 수 있는 산이다. 산 곳곳에 짤막하고도 스릴감 넘치는 암릉이 산재해 있고, 밧줄이 설치돼 있어, 그간 많은 등산객들이 애용해 왔다. 자궁형의 안온한 분위기가 온산을 푸근히 덮고 있는 데다 가는 곳마다 조망 또한 뛰어나 비록 크기는 작지만 가을맞이 암릉 산행지로는 최고라 할 것이다.

암릉길

 

천태산에는 이곳 토박이인 배상우씨(금호약방 주인)가 다듬어 놓은 등산로가 크게 보아 네 가닥이 나 있다. 영국사 신도이기도 한 배씨는 A,B,C,D 네 개로 코스를 구분, 곳곳에 팻말을 써 붙이거나 굵직한 밧줄을 설치해 놓았다.

천태산 등산안내도

 

A코스는 천태산 최북단의 바윗길로 정상까지 최단거리로 이어지는 코스다. 영국사 앞에서 북동쪽으로 천태산의 북릉을 향해 20분 이상 걷노라면 약간 험준한 편인 이 코스가 나타난다. 큼직한 암릉이 우선 가로막고 나서는데, 왼쪽은 경사가 70도가 넘는 암릉코스로서 짜릿한 맛을 좋아하는 이는 이 암릉으로 밧줄을 잡고 오르면 된다. 팔 힘에 자신이 없는 사람은 오른쪽으로 우회해야 한다. 한편 이 암릉코스는 곳곳에 바위가 부스러져 있어 미끄러지기 쉬우니 조심해야 한다. A코스로 주능선에 오른 뒤 정상은 오른쪽(서쪽)으로 조금 나아가야 한다. 영국사에서 이곳 정상까지는 약 1시간30분쯤 걸린다.

75m 암벽등산로

 

일단 정상에 오른 뒤 하산길은 대개 정상 남동쪽 능선길을 따라 하게 된다. 이 능선길이 바로 D코스로서, 특히 정상능선 2분의 1 지점부터 남고개까지의 구간이 크게 험하지도 않으면서 주변 경관이 매우 뛰어난 멋진 암릉길이다. 일단 남고개로 내려서다가 중간의 '영국사 방면' 팻말이 가리키는 대로 영국사로 되돌아가도록 한다. 이곳에서 영국사까지는 30분쯤 걸리며, 총 산행시간은 4시간이면 충분하다.

D코스 암릉길

 

충북의 설악산으로 불려 질 만큼 경관이 아름답고, 고려시대 대각국사 의천이 창건한 영국사와 수령이 약 500년 된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223호), 3층 석탑(보물 제533호), 원각국사비(보물 제534호) 등의 유적이 유명하여 산림청은 천태산을 100대 명산으로 선정한다. (이상 관련자료 발췌)

영국사 삼층석탑

 

2009년 9월 13일(일).
청지산악회에서 천태산을 안내한다. 생소한 이름의 산악회라 전화를 해보니, 한 달에 두 번 정기산행을 하는 동호인 모임의 산악회인데, 비회원도 참여가 가능하다며, 신청을 받는다. 회비는 20,000원. 7시 선릉 입구에서 버스에 오른다. 시내 경유지를 모두 경유하고, 버스가 고속도로로 진입하자, 버스 안은 거의 만석이다. 오늘 참여인원이 41명이라고 한다. 모두 회원들이고, 비회원은 나를 포함해 모구 4명뿐이다. 총무는 잘 왔다며 인사를 시킨다. 아침대용으로 시루떡을 나눠준다.

 

발족한지 18년, 오늘산행이 404차 산행이라고 한다. 여자회원들이 많아 분위기가 좋고, 4~5시간 정도의 무리 없는 산행을 위주로 하는 모양이다. 비영리라 회비가 저렴한 편이고, 부족분은 회장을 비롯한 운영위원들이 부담 한다고 한다. 여자회원들이 돌아가며 음식준비를 하여 뒤풀이 자리가 푸짐하다. 청지가 무슨 뜻이냐고 물었더니 두 가지 대답이 나온다. 청지(淸地)와 청지(靑志)다.

 

음성휴게소에서 잠시 머물었던 버스가 다시 고속도로를 달린다. 아침 안개가 걷히며 차창 밖으로 황금빛 들판이 펼쳐진다. 버스는 금산IC에서 고속고로를 버리고 68번 국지도로 들어서서 금강을 지난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금강이 아름답다. 버스는 호탄리에서 501번 지방도로로 들어서고, 10시 44분, 천태산 주차장에 도착한다. 너른 주차장에는 대형버스와 승용차들이 가득하다.

금강

주차장

 

화장실을 다녀온 대원들이 모여 선두대장을 따라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10시 50분, 매표소를 지나 산행을 시작한다. 입장료 1,000원은 각자가 지불한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A코스로 정상에 오르고 D코스로 하산한다. 하늘을 덮은 울창한 숲 사이로 이어진 산책로를 걷는다. 울산 산악회, 대구 산악회 등 지방에서 온 등산객들이 줄지어 산책로를 따라 오른다. 왼쪽 공지에 지천으로 깔린 큰금계국 노란 꽃이 눈을 즐겁게 한다.

천태산지도

매표소

산책로

 

10시 56분, ‘충북의 설악/천태산 계곡’ 돌 표지를 지난다. 천태산이 아름다운 산임에는 틀림없지만 설악에 비교하기에는 규모가 너무 작다. 어쨌거나 비유에는 오류가 따른다고 했으니, 애교로 받아주면 되겠다. 계곡길을 따라 오른다. 오른쪽의 계곡물은 투명하게 맑지만, 산 덩치가 작아서인지, 수량은 빈약하다. 하지만 계곡의 나무를 보면 비가 올 때의 계곡물은 제법 많이 불어나는 모양이다.

‘충북의 설악/천태산 계곡’ 돌 표지

계곡길

계곡 물가의 나무

 

11시 1분, 영국사와 남고개의 갈림길에서, 오른쪽 영국사 쪽으로 향하여, 1분 후 삼신할멈 바위를 지나고, 이어 돌계단길을 오른다. 11시 6분, 오른쪽 전망바위에 올라, 20도 방향으로 가야할 능선을 바라본다. 발아래 보이는 밤송이가 아직은 작아 보인다. 전망바위에서 내려서서 삼단폭포를 지난다. 역시 수량이 적어 볼품은 없다.

이정표

삼신할멈바위

삼단폭포

 

선로 침목으로 만든 계단을 올라 나지막한 고개에 이른다. 음료수를 파는 간이매점이 있는 갈림길이다. 왼쪽 능선길은 망탑 가는 길이다. 망탑은 하산할 때 들러보기로 하고 직진하여 내려선다. 길가 오른쪽 철조망에 다닥다닥 걸린 표지기들이 보기가 흉하다. 천태산에 걸려있는 표지기들을 떼어다 모은 것이라고 한다. 무슨 의미일까? 이처럼 많은 산악회나 산꾼들이 다녀갔다는 자랑인가? 아니면 무절제한 표지기의 부착이 자연경관을 해치는 또 하나의 공해라는 점을 고발하고자 의도인가?

간이매점

망탑 가는 길

표지기들의 무덤

 

영국사가 가깝다. 오른쪽 길가의 검정차일 아래에 사람들이 바글댄다. 마침 점심때라 절에서 등산객들에게 국수보시를 하고 있는 현장이다. 천연기념물 제223호인 영국사 은행나무 앞에 선다. 안내판에는 높이 31m, 가슴 높이의 나무둘레 11m에 수령은 약 1,000년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은행나무를 카메라에 담고, 영국사로 향한다.

용국사 은행나무

절 입구 풍경

 

만세루(萬歲樓)를 지나 대웅전 경내로 들어선다. 오른쪽에 보물 533호인 영국사 삼층석탑이 보이고 한 그루 보리수가 청정하다.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61호인 석가여래 좌상을 모신 대웅전은 조선중기 이후의 건물로 고종 30년(1823년)과 1824년에 중수하고, 1980년에 해체 복원하여 지금에 이른다. 이절은 원각국사(圓覺國師)가 법흥왕 14년(527년) 또는 문무왕 8년(667년)에 창건했다고도 하지만 믿기 어렵다. 고려 문종 때 대각국사(大覺國師)가 국청사(國淸寺)라 했으나, 공민왕이 난을 피하여 이곳에서 국태민안을 기원하였음으로 영국사라(寧國寺)했다고 한다. 삼층석탑은 신라 말(10세기경) 작품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재료는 화강암이다. (이상 안내판에서 발췌)

만세루

대웅전

삼층탑과 보리수

 

11시 24분, 영국사를 나와 시멘트도로를 따라 올라, 2분 후 천태산 A코스 입구에 이른다. 이정표는 정상까지의 거리가 1,370m라고 알려준다. 계단을 지나 능선에서 왼쪽으로 진행한다. ‘등산로 개설자’ 배상우씨의 안산, 즐산을 기원하는 팻말을 지나고, 조금 더 오르니 등산코스 안내도 보관함이 보인다, 고마운 마음으로 안내도 한매를 꺼내 챙긴다.

A코스 입구

등산로 개설자 배상우씨의 환영사

등산코스 안내도 보관함

 

11시 30분, 정상 1,200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등산로가 점차 가팔라지며 암릉길이 이어진다. 11시 34분, 첫 번째 로프가 드리워진 암릉에 이른다. 로프를 잡지 않고도 무난히 통과할 수 있을 정도의 암릉길이다. 11시 44분, 위험 표지판이 있는 갈림길에 이른다. 등산객들 중 2/3 정도가 왼쪽 우회로로 들어서고, 나머지 1/3이 두 번째 로프가 걸린 암릉에 도전한다. 첫 번째보다는 조금 더 가파르고 길지만 역시 무난한 코스다. 암릉을 오르다 중간 참에서 옥새봉(505m)와 그 왼쪽 뒤로 갈기산(585m)을 바라보고, 영국사와 지나온 길을 굽어본 후, 20도 방향의 조망을 카메라에 담는다.

첫 번째 로프 길

위험지구 갈림길

두 번째 로프길

옥새봉, 갈기산, 영국사, 그리고 지나온 길

20도 방향의 조망

 

11시 55분, 두 번째 로프 길을 지나고, 11시 58분, 천태산의 명물, 75m 암벽등산로 앞에 선다. 우회로 표시와 경고판이 보이고 차례를 기다리는 대원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75m 암벽등산로는 세 부분으로 되어있다. 첫 번째는 가파른 슬랩, 몇 군데 발 딛을 곳이 파져 있지만, 가파른데다 사람들이 많이 지나 암벽이 미끄러워 발 붙이가 어렵다. 첫 구간은 한사람씩 통과한다.

경고문

 

젊은 여자 4명 앞서 오른다. 2명은 발 움직임과 팔 움직임이 균형을 이루어 어렵지 않게 오르고, 세 번째 여자는 발은 미끄러지지만 팔 힘이 있어 로프에 매달려 올라갔는데, 네 번째 여자는 왼쪽 다리가 미끄러지자 몸이 돌며 로프에 매달렸다 포기하고 내려서서 오른쪽 우회로로 향한다.

첫 구간의 미끄러운 슬랩

 

두 번째 구간은 절벽 위로 완만하게 이어지는 암릉이다. 경사가 가파르지 않고, 로프가 있어 왼쪽 절벽을 겁내지 않고 오를 수 있다. 마지막 구간은 경사가 다시 급해지지만 길게 이어진 크랙을 따라 오르게 되어 발 놓기가 편하다. 세 번째 구간을 올라 주위의 조망을 카메라에 담는다.

두 번째 구간

세 번째 구간

가선리 방향의 조망

80도 방향

 

세 번째 구간이 끝나는 곳에 버티고 선 커다란 바위는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역시 로프가 걸려있다. 로프를 잡고 능선위로 오르면, 75m 암벽 우회로와 만난다. 다시 로프가 걸린 암릉을 지나 12시 18분, ‘119구조지점 천태산 3’ 팻말이 있는, 우회한 바위 위에서 한동안 조망을 즐긴 후, 정상으로 향한다.

우회로

안전하산로, 암벽하산로 갈림길

전망바위에서 본 천태산

옥새봉과 그 뒤로 천앙봉

20도 방향

 

다시 로프가 걸린 좁을 암릉길을 지나고, 12시 39분, T자 능선에 오른다. 이정표 앞에서 아이스케이크 장사가 성업 중이다. 몇 개 안 남았다는 소리에 끌려 한 개를 사들고(2000원) 오른 쪽 정상을 향해 안부로 내려선다. 12시 48분, 인파로 붐비는 천태산 정상에 오른다. 정상석만을 카메라에 담을 방법이 없다. 정상석과 모르는 사람들을 함께 찍는다. 등산로 개설자가 방명록 함을 설치해 놓고, 옆면에 나옹선사의 ‘바람같이 물같이’를 실어 놓았다. 방명록에 이름을 남기려는 사람들이 줄지어 차례를 기다고 있다.

삼거리

천태산 정상

삼각점

정상석(이면)

방명록 함의 ‘바람같이 물같이’

 

12시 56분, 등산객들로 붐비는 삼거리로 되돌아와 D코스를 따라 내리다, 1시 2분, 비교적 덜 붐비는 공터에 혼자 자리를 잡고 앉아, 약 20분 동안 점심식사를 한 후, 산행을 속개한다. 완만한 능선길을 따라 내린다. 1시 27분, 로프가 걸린 암릉을 내려서고, 전망바위에 서서 남쪽 방향의 산세를 조망한다.

삼거리의 인파

전망바위에서 본 남쪽조망

 

1시 36분, 헬기장릏 지나고, 이어 잇달아 만나는 B코스, C코스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D코스로 진행한다. 작은 둔덕을 넘어 내리막길을 내려서다, 다시 전망이 좋은 바위에 서서, 뒤돌아 천태산을 우러르고. 140도 방향으로 옥새봉을 가까이 본다. 옥새봉 뒤로는 멀리 덕유산줄기가 하늘금을 긋고 있다.

폐쇠된 B코스 갈림길

C코스 하산로

뒤돌아 본 천태산

140도 방향의 조망, 옥새봉이 가깝고, 멀리 덕유산

 

암릉길이 이어진다. 1시 53분, 영국사 1,500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로프가 걸린 암릉을 내려선다. 2시, 전망바위에서, 지나온 능선을 뒤돌아보고, 정면으로 채석장을 굽어본다. 전망바위를 내려서서 좁게 이어지는 나무 계단길을 따라 내린다. 침목을 잘라 좁은 계단을 만들었다. 보기도 좋고, 자연훼손을 최소화하려는 의도에 공감을 한다.

로프가 걸린 내리막 암릉

전망석

뒤돌아 본 지나온 능선

채석장

좁은 나무계단길

 

2시 12분, 남고개에 이른다. 이정표와 옥새봉 등산로가 폐쇄되어 출입을 금지한다는 알림판이 있다. 육조골 방향으로 희미한 길이 이어지고, 표지기도 보이지만 가지 말라는 옥새봉으로 이어지는 길 같아, 직진하여 영국사 방향으로 진행한다. 2시 34분, 영국사에 내려서고, 2시 39분, 망탑 갈림길에서 오른쪽 망탑봉으로 향한다.

남고개

알림판

이정표

 

2시 41분, 삼단폭포 위를 다리로 건너고, 흔들바위인 상어바위가 있는 곳에서 천태산 암릉을 바라본 후, 보물 제535호인 망탑봉 삼층석탑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어 암릉을 지나 계곡으로 내려선다. 2시 54분, 진주폭포 위 맑은 물로 세수를 하고 몸의 땀을 닦아낸 후, 쇠줄이 드리워진 가파른 암반을 내려선다.

삼단폭포 위 다리

상어바위

천태산 암릉

망탑봉 삼층석탑

진주폭포 상단

3시 7분, 영국사 갈림길을 지나고 3시 15분, 주차장에 이른다. 이윽고 대원들이 하산하자, 뒤풀이 자리가 마련되고, 족발, 참치 등 푸짐한 음식이 차려진다. 이달 초에 혼사가 있었던 회원이 준비한 음식이라고 한다. 막걸리잔, 소주잔이 돌고, 여기저기서 ‘위하여’ 소리가 요란하다.

뒤풀이

족발과 막걸리

 

4시 15분, 버스는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버스 차창 밖으로 보이는 금강변의 산들이 온통 바위산이다. 강과 산이 어우러진 풍광이 아름답다.

산과 강

 

추석이 가까워 성묘객들 차량으로 고속도로가 붐빈다. 버스는 9시가 조금 넘어 서울에 도착한다.



(2009.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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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량산은 봉화읍에서 동남쪽으로 29km, 안동시에서 동북쪽으로 24Km 떨어진 곳에 사람들의 손때가 묻을까 두려운 듯 다소곳이 숨어있다. 산세는 크지 않으나, 금탑봉을 비롯하여 아름다운 봉우리 12개와 8개의 동굴 그리고 12개의 대(臺)가 어우러져, 예로부터 소금강으로 꼽힐 만큼 산세가 수려하다. 1982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청량산


6.6봉으로 알려진 12개의 기이한 모양의 암봉으로 이루어진 이 바위들은 청송의 주왕산, 영암의 월출산과 더불어 3대 기악(奇岳)으로 꼽힌다. 중앙고속도로가 뚫리기 전까지는 청량산은 쉽게 찾을 수 없는 곳이었다. 단양에서 죽령 너머 영주, 다시 봉화읍을 지나 굽이굽이 돌아야 했다. 하지만 지금은 서울에서도 당일산행이 가능해져 연중 인파가 붐비는 곳으로 변해버렸다.


청량산은 원효대사가 창건한 유리보전, 신라시대의 외청량사, 최치원의 유적지인 고운대와 독서당,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 은신한 오마대(五馬臺)와 청량산성, 김생이 글씨를 공부하던 김생굴, 퇴계 이황이 수도하며 성리학을 집대성한 오산당(청량정사) 등 역사적 유적지로도 유명한 곳이다. 산림청에서 선정한 100대 명산 중의 하나다. (이상 '한국의 산천' 등에서 발췌)


2009년 5월 28일(목)
뉴 자이안트 산악회를 따라 청량산을 찾는다. "다행히 아직껏 청량산을 가보지 않았다면, 이제 볼 만한 산은 거의 다 보았다고 여겨졌을 때 가시길 바란다." 어느 기자양반의 저널리스틱한 과장이겠지만, 마냥 근거가 없는 이야기를 했을 리는 없을 거라고 생각하며, 평소 궁금하게 여기던 산이다.

장인봉에서 내려오다 본 청량산 주능선


버스가 경유지를 모두 지나자, 버스 안은 아주머니들로 가득하다. 계모임인지 15명의 단체 손님들도 있어, 버스 안이 왁자지껄 어수선하다. 중앙고속도로를 달리던 버스는 단양휴게소에 잠시 멈춘 후, 영주 IC에서 내려, 36국도를 타고 봉화로 향하고, 봉화에서 916번 국지도를 거쳐, 35번국도로 진입하여 청량산으로 향한다. 맑은 개울이 도로를 따라 흐른다. 바로 낙동강 상류다. 아름답다. 차를 타고 드라이브를 해도 멋진 코스가 되겠다.


산악회 회장이 산행코스를 알려준다. 경일봉은 입산이 통제되어 오를 수 없음으로 김생굴에서 바로 자소봉으로 오르고, 하늘다리를 건너 장인봉(870.4m)에 갔다가 삼거리로 되돌아와 청량폭포 쪽으로 하산하라고 한다. 아울러 체력이 달리는 분들은 청량사를 구경하고, 뒤실고개를 거쳐 하늘다리를 건넌 후 하산하는 것이 좋겠다고 알려준다. 산행시간은 4시간이면 충분하니, 3시까지는 하산해 달라고 당부한다. 산행거리 약 6Km, 청량산도립공원안내도의 제 2코스에 해당된다.

낙동강 상류


왼쪽으로 삐쭉 삐쭉 솟은 봉우리들이 보인다. 버스는 청량교를 건너, 매표소를 지나고, 11시 15분, 산행기점인 입석에 도착하여 대원들을 내려준다. 버스에서 내린 대원들이 선두대장을 따라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있는데, 다른 산악회 버스가 도착하자, 산행들머리는 금방 장바닥이 무색할 정도로 북새통이 된다. 선두대장은 등산안내도 앞에 대원들을 모아 놓고, 다시 한 번 산행코스를 설명한 후, 11시 17분, 앞장서서 나무 계단 길을 오른다.

입석

청량산도립공원안내도


왼쪽으로 철책이 쳐진 등산로가 산 사면을 따라 완만하게 이어진다. 간간이 '추락주의' 팻말이 보인다. 산행시작 후 10분 쯤 지나,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을 만난다. 직진길 은 청량사로 이어지고, 오른쪽 계단 길은 응진전으로 오르는 길이다. 이곳에서 대원들은 두 패로 나뉜다. 나이 드신 분들은 바로 청량사로 향하고, 대부분의 대원들은 가파른 계단 길을 힘들게 오른다.

붐비는 등산로

갈림길 이정표

뒤돌아 본 갈림길


가파른 오르막길이 끝나고 시야가 트이며 골짜기 길이 내려다보인다. 이어 전망바위에 서서 금탑봉(金塔峰) 중턱에 자리 잡은 응진전을 카메라에 담고, 11시 40분, 청량사(淸凉寺)의 부속암자인 응진전(應眞殿)에 도착한다. 앞마당에서 청량산성 방향을 바라본 후, 금탑봉 허리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4분쯤 더 걸어, 총명수에 이른다. 천길 절벽이 상하로 우뚝한 이곳에서 솟는 물을 일찍이 최치원 선생이 마시고 더욱 총명해 졌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하지만 지금은 식수로 부적합하니 마시지 말라는 알림판이 보인다.

금탑봉과 응진전

응진전

응진전 앞마당에서 본 청량산성 방향

 

 

총명수


11시 46분, 금탑봉 중턱에 있는 어풍대(御風臺)에 선다. 연화봉과 청량사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멋진 전망대다. 11시 48분, 청량사와 김생굴 갈림길에 이른다. 우리는 바로 오른쪽 김생굴로 이어지는 가파른 통나무 계단길을 올랐지만, 나중에 돌이켜 보니, 왼쪽으로 400m 쯤 떨어져 있는 청량사를 들렀다, 되돌아 김생굴로 향하는 것이 바람직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마도 제대로 된 산악회라면 사전에 필히 귀띔을 해주었어야할 사항이겠다.

어풍대에서 본 연화봉

당겨 찍은 청량사

청량사 뒤로 보이는 왼쪽부터 연적봉, 탁필봉, 보살봉


11시 51분, 경일봉 갈림길을 지나고, 물이 마른 김생폭포를 거쳐, 김생굴에 이른다. 경일봉 중턱에 자리 잡은 자연동굴인 이곳에서 신라의 명필 김생은 10여 년 간, 산을 바라보며 글씨 공부에 매진한 끝에, 청량산의 모습을 본 뜬 독특한 김생필법을 창안했다고 한다.

물 마른 김생폭포

김생굴 1

김생굴 2


절벽이 갈라진 곳에 구름다리가 걸려있다. 히말라야의 설산, 크레바스(crevasse)에 걸린 눈다리를 건너는 기분으로 엉거주춤 구름다리를 건넌다. 간간이 시야가 트이며, 연화봉이 내려다보이고, 건너편의 축륭봉(854.2m)이 뾰족한 모습을 드러낸다. 12시 25분, 자소봉(보살봉) 갈림길에 이른다. 직진하면 자소봉을 우회하여 탁필봉에 이르고, 오른쪽으로 비탈길로 오르면 자소봉을 들르게 된다. 오른쪽의 자소봉으로 향한다.

구름다리

자소봉 갈림길


자소봉으로 오르는 가파른 철 계단이 마치 하늘로 이어진 듯 아득하게 뻗어있다. 아주머니들은 난간에 매달려 한 계단 한 계단씩 기듯이 오르내린다. 이윽고 정상석과 돌탑, 그리고 망원경 등이 있는 자소봉(845m)의 너른 암반에 오른다. 왼쪽으로 암봉 하나가 뾰족하게 솟아있다. 하지만 오르는 길이 보이지 않는다. 아주머니 세 분이 소나무 아래에서 조망을 즐기며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데, 아직 따지 않은 캔 맥주 두 개가 바위 위에 놓여있다.

자소봉으로 오르는 긴 철 계단

정상석

자소봉


팔라고 하면 실례가 되겠고, 물물교환을 시도하려고 인사를 하자, 가까운 곳에서 온 등산객들이라며 맥주 하나를 선선히 내준다. 꽁꽁 얼려온 맥주다. 녹으라고 내 놓은 것이 눈에 띈 것이다. 얼음이 서걱거리는 맥주를 마시며 답례로 과자와 과일을 내 놓고, 작별을 한다. 암봉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길도 있는 모양인지, 수직 벽에 로프가 걸려 있다. 하지만 산악회의 종이표지판은 왔던 길로 다시 내려서라고 지시를 하고 있다.

자소봉에서 본 축륭봉


가파르고 긴 철 계단을 되짚어내려, 삼거리에 이르러, 탁필봉으로 향한다. 왼쪽으로는 여전히 추락방지용 철책이 따라온다. 길가에 세워 놓은 탁필봉(820m) 정상석을 지난다. 이곳도 봉우리 위로 오르는 길이 없어, 사람들이 이를 수 있는 곳에 정상석을 세워 놓은 모양이다. 이어 연적봉을 오르며 뒤돌아 탁필봉과 자소봉을 카메라에 담고, 전망바위에 서서 가야할 장인봉를 바라보고 왼쪽으로 연화봉을 굽어본다.

탁필봉 가는 길

탁필봉 정상석

탁필봉(앞)과 자운봉

장인봉


1시 4분, 이정표가 있는 연적고개를 지나고, 6분 후 뒤실고개를 통과하자, 하늘다리가 보인다. 하늘다리는 자란봉과 선학봉 사이를 잇는 길이 90m의 국내 최장의 산악현수교량이라고 한다. 봉화군에서 유교문화권 관광사업의 일환으로 2008년 5월에 설치한 것이다, 다리 주위에 많은 인파가 몰려 기념사진을 찍거나, 둘러 앉아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오지 속에 꼭꼭 숨어있던 명산이 이제는 완전히 관광지로 변해버린 모습이다.

뒤실고개 이정표

하늘다리 1

하늘다리 2

선학봉 1

선학봉 2


선학봉을 넘어 안부에 이르면, 등산로는 오른쪽으로 90도로 꺾어져서,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로 내려선다. 직진하면 장인봉이고, 왼쪽으로 내려서면 청량푹포다. 중위그룹을 인솔하는 여자대장이 한시(漢詩)가 걸린 나무아래에 앉아 쉬면서, 후미대원들의 탈출여부를 묻는다. 직진하여 장인봉으로 향한다.

등산로는 오른쪽으로 꺾어져 내리고

삼거리 이정표


다시 길고 가파른 철 계단을 올라, 1시 40분, 장인봉의 너른 정상(870.4m)에 오른다. 정상석, 돌탑, 삼각점 그리고 청계산도립공원 안내도가 보인다. 주위를 둘러보고 안내판의 지시에 따라 전망대로 내려선다. 2분도 못돼 다다른 전망대에서 굽어보는 조망이 압권이다. 서둘러 정상으로 되돌아와 정상석 이면에 새겨진 주세붕의 登淸凉頂을 카메라에 담고 그늘로 들어서서 정상주를 마시고 간식을 들며 약 10분간 휴식을 취한다.

장인봉 정상

삼각점

조망 1

조망 2

登淸凉頂


다시 가파르고 긴 철 계단을 내려서서, 2시 6분, 삼거리에 이르러 청량폭포로 향한다. 이정표는 청량폭포까지 1.5Km 알려준다. 내리막길일 터이니 30분 정도면 하산이 가능하겠다. 급경사 통나무 계단길이 구불구불 이어져 깊은 계곡으로 떨어진다. 20분 쯤 내려서자 산골마을이 나타나고, 막걸리를 판다는 팻말도 보인다. 2시 30분, 시멘트도로로 내려선다. 나뭇가지에 이황의 한시 還家가 걸려 있다.

깊은 계곡으로 이어지는 통나무 계단

산골마을

시멘트 도로


시멘트도로를 따라 내린다. 찔레꽃인지 도로변에 하얗게 핀 꽃이 시선을 끈다. 이어 물소리가 들리고 건너편에 청량폭포가 보인다. 2시 38분, 도로에 내려서서, 왼쪽 산마을 식당 앞에 정차해 있는 버스에 배낭을 벗어놓고, 식당으로 들어서서 시원한 지하수로 세수를 한 후, 맥주를 주문한다. 대원들 1/3 정도가 하산한 것 같고, 기사양반은 음식준비에 한창 바쁘다.

도로에 내려서고

청량폭포

산마을 식당


맥주를 마시고 계곡으로 내려가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근다. 대원들이 속속 하산하고, 음식준비도 다 된 모양이다. 식당으로 돌아와 막걸리를 반주로 산악회가 제공하는 음식으로 식사를 한다. 기사양반이 정성스럽게 끓인 돼지고기찌개가 인기다. 식사를 마치고 주위를 둘러본다. 도로를 막듯 버티고 서 있는 암봉이 눈길을 끌고, 길가의 팬션들이 아름답다.

도로에서 본 암봉, 병풍바위인가?

 

예쁜 팬션


오늘은 시간이 충분한데도 청량산엘 와서 청량사도 둘러보지 못한다. 눈 내리는 겨울. 집사람과 함께 내려와서 청량사를 둘러보고, 예쁜 민박집에서 일박하며 청량산의 아름다움을 조용히 즐기고 싶다. 대원들 식사가 모두 끝나자, 버스는 4시 20분 경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09. 5.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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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월산과 지나온 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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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령산은 백두대간 한남정맥의 광주산맥 지선 중간에 자리한 해발 886m의 名山으로 南으로는 남양주시 수동면 외방리와 北으로는 가평군 상면 행현리를 경계로 우뚝 솟아 있는 바위가 절경인 아름다운 산으로 2.8Km 서북방향능선의 서리산(832m)과 쌍봉을 이루고 있다.

축령산

조선왕조를 개국한 이성계가 고려말(1390년경) 이곳에 사냥을 왔다가 산세를 보니 매우 웅장하고 신비스러워 반드시 산신령이 계실 것 같아 山神祭를 올렸다하여 그 후로부터 "祝靈山"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이상 축령산의 유래)


축령산 주능선의 서쪽은 자연휴양림, 동쪽은 150ha에 달하는 잣나무단지로 이뤄져 있어, 서울에서 가까운 데 비해, 비교적 난개발이 덜 된 곳이다. 축령산은 산세도 수려하지만, 암봉인 정상에서 보는 조망이 일품이고, 정상에서 전자동 마을로 이어지는 능선길에는 암릉이 많아, 아기자기한 산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 최대의 잣 생산지인 동쪽의 잣나무 단지는 축령백림이라 하여, 가평 8경 중, 제7경으로 꼽힐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다. 서쪽의 자연휴양림에는 통나무집 산막, 야영장, 취사장, 어린이 놀이터, 물놀이장, 전망대, 휴게소, 잔디 광장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어 일가족이 쉬기에 알맞다. 작은 폭포들이 이어진 두멍안골 계곡의 운치도 빼어나다.

서리산에서 본 축령산


산림청에서는 소나무와 잣나무가 울창한 숲을 이루고, 단애가 형성되어 있으며, 산 정상에서 북으로는 운악산, 명지산, 화악산이 보이고, 동남쪽으로 청평호가 보이는 등 조망이 뛰어난 점을 고려하여 축령산을 우리나라 100대 명산으로 선정했다.


축령산은 철쭉으로 유명한 서리산(825m)과 연계산행을 하기에도 좋은 곳이다. 축령산자연휴양림을 산행기점으로 하여 서리산에 오르고, 축령산을 거쳐 휴양림으로 내려서는 코스는 약 10Km에, 약 5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이상, 한국의 산하 등에서 발췌)

축령산 오르다 뒤돌아 본 서리산


2009년 6월 8일(월).
화요일과 수요일에는 비가 온다는 예보에 월요일인 오늘, 앞당겨 산행에 나선다. 덕분에 서리산과 축령산을 온통 전세 내어, 나 홀로 호젓한 산행을 즐긴다. 마석과 축령산자연휴양림간의 순환버스인 30-4번의 마석종점 출발시간 9시 15분, 그리고 휴양림 출발시간인 오후 3시를 큰 기둥으로 놓고, 산행계획을 세운다. 산행코스는『외방2리 버스종점-휴양림 매표소-제2주차장-서리산 입구-화채봉 갈림길-화채봉-화채봉 갈림길-서리산-절고개-축령산-남이바위-수리바위-암벽약수-제1주차장-매표소-버스종점』으로 산행거리는 약 10Km 정도다.

30-4번 버스 운행시간표

등산 코스-가장 외각의 등산로(녹색)를 택했다.


7시 30분, 집을 나선다. 강변역 A버스 정류장에서 8시경에 마석 행 1115-2번 버스를 타면, 9시경에 마석에 도착하고, 9시 15분 발 축령산자연휴양림 행 버스를 탈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7시 55분, 마석 행 1115-2번 버스에 오른다. 출근시간이라 그런지 구리 시가지를 통과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9시가 지나서야, 버스는 46번 국도에서 387번 국지도로 접어들어 차산리로 향한다.


이러다가는 9시 15분 발 휴양림 행 버스를 놓치겠다, 그 버스를 놓치면 다음 버스는 10시 45분에 있으니, 택시를 이용할 수밖에 없겠다. 기사 양반에게 9시 15분 마석종점에서 출발하여 축령산 휴양림으로 가는 버스를 타야하는데, 어디서 내리면 좋겠냐고 묻자, 친절한 기사양반은 다음 정류장에서 차를 세워주며, 건너편 정류장에서 30-4번 버스를 타라고 알려준다.


버스를 내린 곳이 창원아파트 앞 정류장이다. 건너편 정류장에서 버스노선도를 살펴본다. 30-3번, 30-5번 버스도 축령산 입구를 지나지만, 외방 1리만을 지날 뿐, 휴양림이 있는 외방 2리로는 들어가지 않는다. 10분 쯤 기다려, 9시 25분에, 30-4번 버스가 도착하여 탑승한다. 친절한 버스기사 양반의 도움으로 9시 15분차를 놓치지 않고 타게 된 것이다. 버스는 9시 49분, 외방 2리, 버스 종점에 도착한다.


버스종점에 계시된 버스운행시간표를 카메라에 담고, 도로를 따라 휴양림 입구로 향한다. 갈림길에는 알림판이 세워져 있고, 길가에 팬션과 상점들이 늘어서 있어, 혼자서 초행길을 걷는데도 아무 문제가 없다. 10시, 휴양림매표소에 이른다. 젊은이가 내다보더니, 65세 이상은 무료라며 그냥 들어가라고 한다.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매표소를 지난다.

휴양림 입구로 오르는 도로

휴양림 입구


10시 3분, 이정표가 있는 매표소 갈림길에 이른다. 오른쪽은 제1주차장, 축령산 가는 길이고 왼쪽은 제2주차장, 서리산 가는 길이다. 왼쪽 서리산 쪽으로 들어서서, 길가의 등산안내도와 축령산의 유래를 잠시 들여다보고, 도로를 따라 오른다.

매표소 삼거리 이정표

주요등산로 거리이정표


휴양림 도로주변이 깔끔하다. 오른쪽으로 딱정벌레 모양의 건물이 보인다. 화장실이다. 건물 모양만 특이한 것이 아니라, 화장실 안의 조명시설도 색달라 사뭇 눈길을 끈다. 10시 10분, 이정표가 있는 수리산 입구에 도착하여, 왼쪽 돌계단 길을 오른다.

딱정벌레 모양의 화장실

내부 천정조명

벽 조명

수리산 입구 이정표


돌계단은 통나무계단으로 이어지고, 하늘을 가린 녹색 터널을 지나니, 울창한 잣나무 숲이다. 우쭐우쭐 하늘을 향해 발돋움 하는 나무들, 노랗게 깔린 나뭇잎, 그리고 하얗게 비쳐 내리는 햇살, "홀딱 벗고, 홀딱 벗고..." 새소리, 지금 나는 이런 아름다운 그림 속의 일부가 되어 걷고 있는 것이다.

녹색의 터널


넓은 등산로가 나무들 사이로 구불구불 완만하게 이어진다. 가끔씩 좌우로 샛길이 갈리고, 간간이 표지기들도 보이지만, 신경 쓸 것 없이, 넓고 큰 길로만 따라 오르면 된다. 10시 19분, T자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니, 너른 등산로는 동북쪽으로 방향을 튼다. 10시 26분, 갈림길에서 왼쪽 암릉길로 오른다. 등산로는 더욱 가팔라지고, 오름길에 로프가 드리워져 있다.

암릉길


10시 29분,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 이른다. 이정표는 매표소에서 0.9Km 떨어진 곳이라고 알려준다. 오른쪽 내리막길은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직진하여 통나무계단을 오른다. 가파른 오르막길이 계속된다. 간간히 나타나는 왼쪽의 전망바위를 빼 놓지 않고 들러, 잠시 멈춰 서서 서쪽의 조망을 즐긴다. 10시 46분, 고도 약 630m 정도의 봉우리를 내려서고, 바위능선을 오른쪽으로 우회한 후, 10시 51분, 전망바위에서 철마산과 천마산을 가깝게 바라본다. 가스가 끼어 원경은 흐릿하다.

철마산

천마산


10시 58분, 다시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 이른다. 이정표는 오른쪽 내리막으로 0,1Km 지점은 서리산 임도 종점이고, 직진하여 0.8Km 오르면 철쭉동산에 이른다고 알려준다. 철쭉터널을 지난다. 철이 지나, 크고 색깔이 곱다는 그 유명한 철쭉꽃은 모두 사라졌지만, 싱그러운 푸른 터널 속을 호젓하게 걷는 즐거움은 다른 무엇에도 비교할 수 없는 또 다른 멋이다.

삼거리 이정표

철쭉터널


11시 4분, 전망바위에 서서, 290도 방향으로 질마재를 지나 철쭉동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60도 방향으로 서리산, 220도 방향의 천마산, 그리고 150도 방향으로 축령산을 바라본다. 이어 능선안부를 지나 오르막길을 오르니, 이정표가 있는 화채봉 삼거리이다. 100m 정도 떨어진 화채봉 이후는 등산로가 없으니 되돌아오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화채봉(649m)은 암봉으로 조망이 좋다고 한다. 왼쪽 화채봉으로 향한다.

가까이 보이는 서리산

화채봉 삼거리 이정표

U턴 하라는 안내문


11시 19분, 하산 불가 안내판이 있는 화채봉에 이른다. 조망이 별로다, 건너편의 작은 암봉에 오르니, 비로소 나뭇가지 사이로 철마산과 주금산이 빠끔하게 내다보인다. 11시 26분, 화채봉 삼거리로 되돌아와 철쭉동산 안내판을 카메라에 담는다.

화채봉

화채봉에서 본 주금산

철쭉동산 안내판


철쭉이 다 진 철쭉동산 너른 길을 걷는다. 간간이 왼쪽으로 샛길이 보여 따라 올라가보면 전망바위다. 11시 32분, 이런 전망바위에 서서 멀리 운악산을 바라보고, 가까이 현리를 굽어본다. 가스가 끼어 시계가 짧은 것이 유감이다. 11시 37분, 철쭉동산 돌표지를 지나고, 전망대에서서 서리산을 가까이 본다.

철쭉꽃 없는 철쭉동산

북쪽으로 운악산(우)

돌표지

전망대

가까이 본 서리산


11시 45분, 정상석, 돌탑, 이정표, 그리고 통신탑이 있는 서리산 너른 정상에 올라, 철쭉동산을 뒤돌아보고, 가야할 축령산을 카메라에 담는다. 11시 50분, 서리산을 내려서다, 바람이 잘 통하는 나무그늘 아래 앉자, 정상주를 마시고 점심식사를 한다. 철쭉꽃이 필 때는 발 딛을 틈이 없을 정도로 인파가 몰린다는 이곳에 지금은 어리친 강아지새끼 한 마리 없다. 월요일이라 그런지, 산행을 시작하고 나서, 아직 한 사람도 보질 못한다.

서리산 정상

정상석과 돌탑

뒤돌아 본 철쭉동산과 주금산


12시 5분, 식사를 마치고 축령산 아래까지 뻗은 넓은 방화로를 따라 걷는다. 다람쥐 한 마리가 바위 위에 앉아, 빤히 쳐다보다, 1m 이내로 접근하자, 뽀르르 숲 속으로 사라진다. 자연관찰로 안내판 등이 보인다. 방화로라고는 하지만, 주위에 나무들이 무성한 제법 운치가 있는 길이라, 지루한 줄 모르겠다. 12시 31분, 이정표가 있는 억새밭 사거리를 지나고, 이어 헬기장에 올라, 축령산을 가까이 본다

숲속 방화로

산나무

자연관찰로 안내판

억새밭 사거리 이정표

헬기장에서 본 축령산


12시 30분, 절고개를 지나고, 축령산 오르막길에서 뒤돌아 지나온 서리산을 바라본다. 이윽고 방화로가 끝나고 가파른 계단길이 이어진다. 12시 55분, 이정표가 있는 T자 능선에서 왼쪽으로 오른다. 이어 너덜지대를 지나고, 갈림길에서 왼쪽 암릉길로 들어서서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니, 축령산 정상이다. 암봉인 정상에는 이정표, 돌탑, 삼각점, 그리고 조망안내판 등이 고루 갖춰져 있다. 다만 페인트가 다 벗겨져 보수가 필요한 조망안내판이 방치돼 있는 것이 눈에 거슬린다.

절고개

너덜지대

축령산 정상

이정표.


1년 12달, 하루도 빠짐없이 태극기가 휘날린다는 정상의 게양대에는 오늘은 웬일인지 태극기가 보이질 않는다. 국기게양대 설치취지를 적은 동판을 카메라에 담고, 주위를 둘러본다. 시야를 방해하는 나무도 없는 탁 트인 암봉이다. 사방에 거칠 것이 없다. 하지만 지금은 가스가 끼어 남서방향으로 철마산이, 북서쪽으로 화채봉과 서리산이 희미하고, 남쪽과 남서방향으로 흐르는 축령산 줄기가 뚜렷하다. 시계가 멀리까지 트이면 사방으로 잘 알려진 산들을 볼 수 있을 터인데 아쉽다.

국기게양대 아래 동판

화채봉과 서리산

남서쪽으로 흐르는 능선 위의 855m봉


하산능선을 따라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가파른 암릉이 길을 막고, 사람들이 내려선 흔적이 보이질 않는다. 다시 정상으로 후퇴하여 이정표을 보니, 정상을 왼쪽으로 우회하라는 화살표가 보인다. 정상 암봉을 왼쪽으로 우회하여 남서쪽으로 흐르는 능선을 타고 내린다. 바위가 앞을 막으면 왼쪽으로 우회한다. 왼쪽 절벽 쪽으로는 추락 방지용 로프가 매어져 있다.

암벽과 추락 방지용 로프 사이로 좁게 이어지는 등산로


1시 27분, 헬기장에 서서, 축령산 정상을 뒤돌아보고, 수동면을 굽어본다. 1시 35분, 855m봉에서 오른쪽으로 확 꺾어 내리고, 이어 전망바위에 올라, 힘차게 흐르는 남동쪽 산세와 산과 산 사이에 궁색하게 터를 잡은 마석리를 바라본다.

축령산 정상

남동으로 보이는 힘찬 능선

마석리


다시 갈림길을 만난다. 로프가 걸린 왼쪽 길은 우회로 이고, 능선은 곧게 이어진다. 직진하여 암릉길을 걷는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암릉길은 낭떠러지기로 이어지고, 암벽을 내려서기가 만만치가 않아 보인다. 무리하지 않고, 갈림길로 후퇴하여 우회로로 내려선 후, 로프가 매어진 암릉을 오른다.

로프가 매어진 암릉길


1시 50분, 남이바위에 오른다. 이정표와 남이장군이 자주 축령산에 올라 지형지물을 살피고, 이 바위에서 휴식을 취했다는 유래를 알리는 안내판 등이 보인다. 로프를 잡고 남이바위를 내려서고, 암릉길을 걷는다. 반갑게도 오른 처음으로 젊은 등산객들을 만난다. 배낭도 메지 않은 가벼운 옷차림들이다.

남이바위 1

남이바위 2

2시 7분, 능선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내려선다. 제1주차장까지의 거리가 1,37Km라고 하니, 30분이면 하산이 가능하겠다. 로프가 걸린 암릉길을 내려서고, 2시18분, 이정표와 안내판이 있는 수리바위에 올라서서 주위를 조망한다.

수리바위

수리바위 유래

수리바위애서 본 축령산 정상

수리바위에서 본 화채봉


2시 26분, 이정표가 있는 수리바위능선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울창한 잣나무 숲을 지나고, 암벽약수터에서 약수를 마신다. 2시 39분, 운동시설들이 정비된 휴양림으로 내려선다. 통나무 집, 텍크 등 잘 정비된 시설들이 눈길을 끈다. 2시 48분, 물레방아가 있는 휴게소 앞을 지나고, 이어 매표소 젊은 친구의 인사를 받는다.

다시 울창한 잣나무 숲

암벽약수

덱크와 텐트

물레방아


첫 번째 슈퍼에 들러 캔 맥주를 사서 마시며, 버스종점으로 향한다. 2시 56분,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종점에 내려선다. 기사양반은 상점 평상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들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버스는 3시 2분, 마석 종점을 향해 출발한다. 승객은 나 혼자뿐이다. 기사양반에게 서울 가는 버스를 타려면 어디서 내리냐고 묻는다. 종점 직전의 지구대에서 내리라고 알려준다. 버스는 3시 37분, 지구대 앞에 도착한다. 다음이 종점이다. 지구대가 무언가?

종점에서 기다리고 있는 버스

남양주 경찰서 마석지구대

지구대 앞 버스 정류장에는 서로 다른 종점에서 출발한 모든 버스들이 경유하는 모양이다. 3시 40분, 잠실 행 1115번 좌석버스가 들어온다. 이 버스는 구리 시가지를 경우하지 않고, 외곽고속도로를 거쳐 강변도로를 따라 잠실로 진입한다. 따라서 시간도 적게 걸려, 4시 20분경에 잠실역에 도착한다.



(2009.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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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참조

영춘지맥(7) : 전치재-매화산-천지봉-비로봉-1020봉-국형사

영춘지맥(6) : 싸리재-남대봉-향로봉-국형사

 

2. 치악산

 

 황룡삼거리에서 본 비로봉

 

오대산에서 서남쪽으로 새로운 산줄기가 분기되어 매화산(1,084m), 천지봉(1,086.5m)을 일구고, 치악산국립공원의 최고봉인 비로봉(1,288m)을 비롯하여, 향로봉(1,042.9m), 남대봉(1,181.5m) 등 해발 1,000m이상의 준봉들로 이어진다. 이른바 치악산맥이라 불리는 산줄기다.

 

"치악산에 왔다 치를 떨고 간다" 는 말이 나돌 정도로 치악산은 산세가 웅장하고 험 한데, 주봉 비로봉에서 남대봉까지의 남북 14km에 이르는 주능선 양쪽으로 깊은 계곡들이 부채 살처럼 펼쳐 있어 아름답기가 그지없다.

 

치악산의 경관자원으로는 구룡계곡, 부곡계곡, 금대계곡 등 아름다운 계곡과 구룡소, 세렴폭포 등의 명소가 곳곳에 산재해 있으며, 사계절에 따라 봄에는 진달래와 철쭉, 여름철에는 구룡사의 울창한 송림과 깨끗한 물이 볼만하고, 가을의 단풍과 겨울의 설경은 특히 장관이다.

 

치악산은 1984년 12월 31일에 16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면적은 181.63제곱킬로미터다.(이상 관련자료 발췌)

 

2013년 10월 10일(목)

좋은 사람들 산악회를 따라 치악산을 간다. 2008년 영춘지맥을 하면서 매화산-천지봉-비로봉-향로봉-남대봉의 치악산맥을 걸어본 적은 있지만 그 이름도 멋진 “사다리병창”길은 가 본 적이 없어, 적당한 때에 혼자서라도 가보아야겠다고 대중교통편을 점검해 보았지만,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이면서도, 접근하기가 쉽지 않아. 산악회를 따라가야겠다고 생각했던 곳이다.

 영춘지맥의 치악산맥구간

 

우연히 좋은사람들 산악회가 치악산을 간다는 소리를 듣고, 홈 페이지에 들어가 보지만 이미 예약이 꽉 차 자리가 없다. 할 수 없이 단념하고 있다가 일주일 전에 혹시나 예약을 취소한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다시 홈 페이지에 들러보니, 2호차를 배차하는 바람에 빈자리가 많아 졌다.

 

“치악산은 단풍으로도 유명하다. 우뚝우뚝 하늘로 치솟은 침엽수림과 어우러져 자아내는 치악산 단풍 빛은 신비하리만치 오묘하다. 구룡사 입구의 우거진 단풍은 한 폭의 수채화 같은 풍경을 연상시킨다.”(한국의 산하에서 발췌)

치악 단풍

 

2호차를 배차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그 유명한 치악산 단풍구경 나들이에 나서는 덕에 나도 사다리병창 길을 걸을 수 있게 된 것이다. 7시 15분 경 서초구청 앞에서 산악회 버스에 오른다. 마지막 경유지인 죽전을 지나고, 이어 대원들의 아침식사를 위해 문막 휴게소에서 20분 간 정차한 버스는 9시 11분, 산행 들머리에 도착한다. 차에서 내린 대원들은 산행준비를 마치고 황골탑방지원센터를 향해 포장도로를 따라 오른다.

 들머리도착

 

 

커피베르 입간판과 이정표

 

 

 입석사 돌표지

 

오늘 산행코스는 『황골탐방지원센터-입석사-황골삼거리-비로봉-사다리병창-세롬폭포-주차장』 으로 도상거리 9.8Km다. 치악산국립공원 사무소에서는 이 구간의 산행 소요시간을 6시간 30분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중식시간 30분을 합하여 7시간 정도로 보는 것이 옳겠다. 치악산 국립공원에서는 등산코스를 난이도에 따라 5등급으로 나누어 탐방로를 안내하고 있다. 

산행코스 -탕방로 등급안내(사진 크릭하면 크게 보임)

 

산악회에서는 3시 30분에 서울로 출발할 터이니, 3시10분 까지 하산을 완료하되, 늦어지는 사람들은 등반대장에게 연락을 하라고 한다. 황골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한 시각이 9시 30분경이니. 산악회가 대원들에게 준 시간은 중식시간을 포함하여 총 6시간이다. 결국 치악산국립공원에서 제시한 소요시간보다 한 시간 정도 더 빨리 진행하라는 소리다.

 황골탑방지원센터

 

 

치악산 국립공원 안내도

 

잠시 탐방지원센터 주위를 둘러본 후, 부석사로 이어지는 아스팔트도로를 따라 올라, 9시 38분 비로봉 3.7Km/입석사 1.2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계곡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도로 주변의 나뭇잎들의 색깔은, 아직은 여전히 푸르고 청청하지만, 서서히 변색 채비를 하는 모양새다.

입석사 가는 길 1

 

 

 입석사 가는 길 2

 

9시 44분, 지붕 모양이 특이한 원주 치악산 산악구조대 건물을 지나고, 이어 왼쪽 산기슭에 만개한 붉은 꽃이 눈길을 끈다. 9시 52분, 비로봉 3.1Km/입석사 0.6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도상거리 0.6Km를 오르는데 14분이 소요된 것이다. 오른쪽에서 들리는 청아한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급경사 오르막길을 더욱 천천히 따라 오른다.

 원주 치악산 산악구조대 건물

 

 

이름 모르는 꽃

 

 

가파른 길을 힘들게 오르는 대원들

 

10시 05분, 해발 720m에 자리 잡고 있는 입석사에 이른다. 대웅전 계단을 장식한 국화꽃 화분, 그리고 비로소 물들기 시작하는 대웅전 뒷산의 단풍들로 부석사 주변은 완연한 가을 분위기다. 절 부근에 세워 놓은 이정표는 비로봉까지의 거리가 2.5Km 라고 알려준다.

입석사 대웅전

 

대웅전 왼쪽으로 절의 이름의 유래가 되는 커다란 돌기둥과 전망대가 보이지만 들르지 않고 그냥 지나친다. 이어 10시 10분, 현 지점의 고도가 702m라고 알려주는 ‘치악 03-03’ 119구조대 말뚝을 지나, 가파른 너덜 오름길을 힘겹게 허위허위 오른다.

 입석

 

 

119구조대 말뚝

 

 

 

가파른 너덜길

 

10시 42분, 이정표와 ‘치악 03-04’ 119구조대 말뚝이 있는 고도 923m의 T자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진행한다. 도상거리 500m의 구간에서 고도차 221m를 극복하는데 32분이 소요된 것이다. 도상거리 500m의 평지라면 10분 정도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험한 길인가를 짐작할 수 있겠다.

고도 923m지점의 T자 능선

 

고도가 높은 이곳 능선 주변은 단풍이 한창이다. 아름다운 단풍을 완상하며 완만한 오르막길을 천천히 오른다. 오른쪽 나뭇가지 사이로 비로봉 정상이 보인다. 능선이 점차 가팔라지고, 통나무계단길, 나무계단길이 이어지면서 고도를 높인다.

 단풍 1

 

 

단풍 2

 

 

통나무계단길

 

11시 13분, 고도 1130m인 황룡 삼거리에 오른다. 입석사에서 도상거리 1.2Km 떨어진 지점이고, 정상까지는 1.3Km가 남았다. 탐방로 안내, 이정표, ‘치악 01-13’ 119 구조대 말뚝이 보인다. 오른쪽은 향로봉, 남대봉으로 이어지는 길이고, 비로봉 가는 길은 왼쪽이다. 비로봉 정상부위가 가까이 보인다.

황룡삼거리

 

 

황룡삼거리 이정표

 

 

 가깝게 보이는 비로봉 정상

 

키 작은 산죽들이 깔린 오솔길이 이어진다. 11시24분, 고도 1184m인 쥐너미재에 이른다. 황룡삼거리에서 0.4Km 떨어진 공터다. 조망안내, 쥐너미재의 유래를 알리는 안내판 그리고, 북쪽 삼봉, 투구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폐쇄한다는 안내판이 보인다.

 쥐너미재에서 본 조망안내

 

 

 출입금지

 

11시 36분, 너른 공터를 지나자, 능선이 내리막으로 이어진다. 공터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비로봉이 지척이다. 11시 43분, 비로봉 삼거리 안부에 내려선다. 문이 닫힌 비로봉 감시초소, 이정표, 탐방안내, 그리고 ‘치악 01-11’ 119구조대 말뚝이 보인다. 이제 정상은 300m, 지척이다.

 헬기장에서 본 비로봉

 

 

이정표

 

가파른 계단길을 오른다. 이어 11시 56분 정상(1288m)에 올라, 오른쪽 용왕탑 앞에 선다. 남쪽, 서쪽 북쪽으로 펼쳐진 조망이 압권이다.

가파른 계단길

 

 

용왕탑

 

 

비로봉에서 본 조망과 치악산의 유래

 

 

서쪽 조망

 

 

남서능선

 

 

남쪽 조망

 

 

북서 조앙

 

비로봉 미륵불탑 안내판을 지나 산신탑과 비로봉 정상석을 차례로 카메라에 담고, 12시 5분, 칠성탑 아래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메뉴는 정상주, 컵라면, 그리고 떡이다. 올라올 때는 2시간 35분이 소요됐으나, 하산은 2시간이 안 걸릴 것으로 생각하고, 느긋하게 식사를 즐긴 후, 12시 37분에 하산을 시작한다.

미륵불탑 안내판

 

 

 산신탑

 

 

정상석

 

 

칠성탑

 

가파른 계단길을 내려선다. 운무가 몰려들며 운무에 가린 하계의 단풍이 신비롭다. 긴 계단길이 이어진다. 인근의 초등학생들이 교사들의 인솔 하에 정상을 향해 씩씩하게 마주 올라온다. 12시 51분, 고도 1170m, 세렴폭포 2.4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고도까지 알려주는 이정표가 고맙다.

북쪽 능선

 

 

운무의 베일에 가린 하계의 단풍

 

 

긴 계단길, 어린 학생들이 마주 올라온다.

 

 

이정표

 

가파른 암릉 위에 지그재그로 설치해 놓은 계단길이 끝나고, 완만한 내리막 암릉길이 이어지며, 산죽과 어우러진 단풍이 절경인데, 등산로 주변에 산재한 큰 바위들이 등산객들을 위압하고 있다. 1시 24분, 비로봉 1.1Km/세렴폭포 1.8Km를 알려주는 이정표와 ‘치악 01-08’ 119구조대 팻말이 나란히 있는 곳을 지난다. 어느덧 고도는 892m로 떨어져 있다.

단풍 1

 

 

단풍 2

 

 

큰 바위

 

 

계단길

 

 

‘치악 01-08’ 119구조대 팻말

 

암릉길이 계속 이어진다. 다소 경사가 있는 곳에는 로프를 걸어 놓았고, 가파른 곳에는 철책 와이어 시설을 해 놓아 위험하지는 않다. 1시 50분, 고도 700m지점의 사다리병창을 내려선다. 안내판이 보인다. 나는 처음 사다리병창이라는 소리를 듣고는, 거문고 병창, 가야금 병창 등을 연상하며, 나란히 이어지는 암릉을 생각해왔었는데, 안내판을 보고서야 비로소 ‘병창’이 관서지방의 사투리로 ‘벼랑’, ‘절벽’을 의미한 다는 것을 알게 된다.

로프길

 

 

 알름길

 

 

철책 와이어길

 

 

사다리병창길

 

 

안내판

 

1시 59분, 세렴폭포 0.5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돌 많은 내리막길을 달려 내리는데. 꽃보다 아름다운 노란 단풍이 눈길을 끈다. 2시 18분, 계곡 갈림길을 지나, 긴 계단을 내려서고, 다리를 건너, 2시 20분, 이정표가 있는 고도 500m의 삼거리에 이르러, 왼쪽 세렴폭포로 향한다.

 다리를 건너고

 

 

 이정표

 

세렴폭포는 규모가 크지 않은 작은 폭포다. 배낭을 벗어 놓고, 세수를 하며 땀을 들이는데, 등반대장과 함께 능선길이 아닌 계곡길로 하산을 한 여자대원들이 모습을 보인다. 등반대장은 폭포를 들르지 않고 바로 하산했다고 한다. 여자대원들과 헤어져 서둘러 구룡사로 향한다.

세렴폭포

 

신작로처럼 잘 정비된 산길을 빠르게 걷는다. 왼쪽에서 들리는 계곡물 소리가 청아하다. 대곡야영장과 아름다운 구룡소를 차례로 지나고, 3시 2분, 구룡사에 도착하여 서둘러 절 경내를 둘러본 후 주차장으로 향한다.

구룡소

 

 

 구룡사

 

 

사천왕문

 

 

대웅전

 

 

구룡사 유래

 

3시 15분, 원통문을 지나고, 자동차야영장을 거쳐, 3시 38분, 너른 주차장이 있는 공원사무소 광장에 내려서지만, 산악회 버스는 보이지 않는다. ‘벌써 버스가 출발한 것인가?’ ‘아니야, 함께 계곡길로 하산한 여자대원들이 아직 도착하지 않은 것을 아는 등반대장이 차를 출발시켰을 리가 없지.’

 원통문

 

 

치악산국립공원 사무소 광장

 

저 앞에 한 무리의 등산객들이 하산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들을 뒤따라 3시 42분 경, 산악회버스가 보이는 주차장에 도착하여 차에 오른다. 이어 3시 55분 경 세렴폭포에서 만났던 여자대원들이 도착하고, 이어 버스는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13. 10. 27)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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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형제봉에서 본 칠갑산 정상, 부드럽다.

대학동기들과 점심식사를 하다가 이번 일요일에는 충남 청양의 칠갑산을 간다고 하니, 충청도 출신의 친구가, “칠갑산에 뭐 볼게 있다고 그 곳엘 가니? 라고 묻는다. 지금은 도로가 잘 뚫려 그렇지 않지만, 30년~40년 전만해도, 청양하면 충청도에서도 산골 중에 산골인데, 그 곳에 우뚝 솟은 산이니 범상할리가 없겠고, 산림청에서 선정한 우리나라 100대 명산 중의 하나이니 가 봐야하지 않겠냐고 대답한다. 안 가본 사람이 가 본사람 보다 더 아는 체를 한다.

 

칠갑산은 노래로 유명하다. 칠갑산을 작사, 작곡한 조운파 씨는 청양(靑陽) 가까운 부여(夫餘)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객지에서 살았다고 한다. 어느 비오는 날 완행버스를 타고 이곳을 지나다가 그 어려웠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고 가난 속에 살던 아낙네들의 기억을 노래로 만든 것이다.


“콩밭 매는 아낙네야
베적삼이 흠뻑 젖는다.
무슨 설움 그리 많아
포기마다 눈물 심 누나.
홀어머니 두고 시집가던 날
칠갑산 산마루에
울어주던 산새소리
어린가슴속을 태웠소.”

 

산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한국의 산하’는 칠갑산을 아래와 같이 설명한다.

“충남 청양군 정산면에 위치한 칠갑산은 예부터 진달래와 철쭉으로 이름이나 있는 산이다. 정상을 중심으로 아흔 아홉 계곡을 비롯한 까치내, 냉천계곡, 천장호, 천년고찰인 장곡사 등 비경지대가 우산살처럼 펼쳐져 있어 볼거리도 많다.

지도상에서 보면 산 북동쪽에 한 여름에도 서늘한 마치리의 냉천계곡, 북서로 강감찬계곡, 서쪽 장곡사 쪽으로 장곡천, 99계곡, 동쪽 천장리 쪽으로 천장계곡, 남쪽 절골 쪽으로 백운계곡은 온통 수림이다.“

 

산람청의 100대 명산으로의 선정 사유를 들어보자.

"백운동 계곡 등 경관이 아름다우며 도립공원으로 지정(1973년)된 점 등을 고려하여 선정. 계곡은 깊고 급하며 지천과 계곡을 싸고돌아 7곳에 명당이 생겼다는 데서 산 이름이 유래. 신라 문성왕 때 보조(普照) 승려가 창건한 장곡사(長谷寺)에 있는 철조비로지나불좌상부석조대좌(보물 제174호) 등이 유명하다.“

 

2010년 4월 25일(일)
군자마운틴클럽의 안내로 칠갑산을 간다. 산림청에서 선정한 우리나라 100대 명산도 거의 답사를 끝내고 이제 10여 곳이 남아 있을 뿐이다. 하여 답사하지 못한 100대 명산을 안내한다는 곳이 있으면 어디 건 따라나선다. 군자마운틴클럽도 처음이다. 일찌감치 예약을 했더니 처음인데도 16번 좌석을 배정해 준다. 45인승 버스가 만석이다.

 

아침식사를 제공한다기에, 다른 곳에서처럼 시루떡이나 김밥을 주는 줄 알고, 점심 준비도 없이 나왔는데, 버스가 안성휴게소에 도착하자, 무국과 밥을 차려준다. 5시 30분에 집에서 새벽밥을 먹고 나왔지만, 산행 중에는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먹어두는 것이 상책이라, 식욕이 없음에도 주는 대로 식사를 한다. 하지만 차들이 굉음을 내고 질주하는 고속도로 변에서 선채로 하는 식사는 가능하면 피했으면 좋겠다. 식사를 마치고 휴게소에서 간식용으로 호두과자를 산다.

 

버스가 논산 천안 간 고속도로, 공주 서천 간 고속도로를 거쳐 청양IC에 내려 선 후, 10분 쯤 더 진행하여 10시 10분 산행 들머리인 천장호 주차장에 도착한다. 주차장에는 먼저 도착한 대형버스들이 여러 대 보인다. 오늘 산행코스는 『천장호 흔들다리-칠갑산-삼형제봉-장곡사 주차장』으로 도상거리는 약 8.7Km이다. 산악회 등반대장은 3시간이면 산행을 마칠 수 있겠다고 한다.

칠갑산 지도,

 

호수 입구에 있는 칠갑산도립공원 안내도를 살펴본 후, 이를 카메라에 담고, 벚꽃 가로수 길을 따라 오른다. 도로는 보수를 하느라고 아스팔트를 벗겨 놓아 오가는 많은 산책객, 등산객들로 먼지가 풀풀 이는데, 벚꽃은 끝 무렵이라 화사함이 덜하다. 일주일 쯤 먼저 왔으면 제철일 듯싶었다. 이어 황룡정이라는 현판이 걸린 8각정을 지나, 천장호 흔들다리 앞에 선다. 안내문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고, 동양에서는 두 번째라고 한다.

들머리

칠갑산 도립공원 안내도

 

다리를 건넌다. 가운데 쯤 이르니, 과연 다리가 많이 흔들린다. 다리 위에서 칠갑산 휴게소 방향의 천장호를 카메라에 담는다. 약 5분 쯤 걸려 다리를 건너면, 천장로 시작을 알리는 이정표, 호랑이와 용 조각물, 그리고 용과 호랑이의 전설이 담긴 안내판을 만난다. 이들을 카메라에 담고, 흔들다리를 되돌아 본 후, 가파른 나무계단을 오른다.

흔들다리

천장호

이정표

호랑이



용과 호랑이의 전설

뒤돌아 본 흔들다리

 

나무계단을 오르고 가파른 맨땅 오르막을 올라 10시 34분, 능선으로 진입한다. 119 구조대 표지목 09~01이 보인다. 다른 곳과 달리 이곳은 200m 간격으로 표지목을 세워 놓았다. 19시 36분, 출렁다리 0.4Km를 알리는 이정표를 만나고, 이어 안부를 지나, 울창한 송림사이로 이어지는 산책길을 걷는다. 간간이 보이는 진달래들은 이미 색이 바래고, 시들시들 시들었다.

능선 진입, 표지목 09~01

송림 숲 산책길

 

산 사면에 하얗게 핀 산 벚꽃은 아직도 화사한데 등산로 주변의 꽃들은 꽃잎이 떨어지고 잎이 많이 돋았다. 11시 1분, 정상 3.0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신작로 같이 뚜렷한 등산로가 가볍게 오르내리며 고도를 높이고, 등산로 주변의 진달래들이 다투어 아름다움을 뽐낸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꽃 색갈이 짙어지는 것 같다. 저 앞에 통신탑이 있는 정상이 보인다.

잎이 많이 돋은 산 벚꽃

고도가 높아지며 진달래 색감이 짙어진다.

칠갑산 정상

 

11시 43분, 이정표가 있는 T자 능선에 오른다. 이정표의 팔 두 개는 땅에 놓여있고, 도림리를 가리키는 왼쪽 팔만 제대로 붙어있다. 3분 후, 정상(561m)에 오른다. 산행시작 후 1시간 36분이 지난 시각이다. 넓은 정상은 사람들로 붐빈다. 이정표, 정상석, 삼각점<청양 24/1989 제설>, 등산안내도 그리고 제단이 등이 보이다.

인파로 붐비는 정상

정상석, 증명사진 찍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지어 할 수 없이 초상권을 침해한다

이정표,

제단

 

동쪽 계룡산 방향의 조망과, 가야할 삼형제봉을 카메라에 담고, 11시 51분, 이정표가 가리키는 대로 장곡사 주차장으로 향한다. 11시 57분,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내려서서, 묘를 지난다. 사람들의 붐빔이 좀 덜하다. 이어 03~21 표지목이 있는 안부를 지나 오르막길을 오른다. 함께 온 대원들이 길가에 자리를 잡고 점심채비를 하고 있지만, 나는 홀로 앞서 나간다. 가능하면 하산하여 장곡사를 둘러보고 싶기 때문이다.

계룡산 방향의 조망

삼형제봉

갈림길 이정표

 

붐비던 등산로가 호젓해 졌다. 삼형제봉을 향해 완만한 오르막길을 천천히 오른다. 이따금씩 마주 내려오는 등산객들과 인사를 하고 지나친다. 첫 번째 봉우리를 앞두고, 등산로는 왼쪽으로 우회하지만, 등산로를 버리고 희미한 발자국을 따라 첫 번째 봉우리에 오른다. 돌탑이 있다, 다시 등산로로 들어서서, 이번에도 왼쪽 우회로를 버리고 진달개가 만발한 좁은 암른길을 지나 두 번째 봉우리를 넘는다. 12시 22분, 삼형제봉 정상인 헬기장(544m)에 오른다. 칠갑산 정상에서 1.3Km 떨어진 지점이다. 그늘도 없는 헬기장에서 등산객들이 점심 식사를 하고 있다. 왼쪽으로 내려서면 마재고개고, 장곡주차장 내림 길은 오른쪽이다.

돌탑이 있는 첫째 봉

헬기장

이정표

 

12시 23분, 3.7Km 떨어진 장곡주차장으로 내려선다. 119 구조대 표지목의 번호는 03~17이다. 가파른 날땅 길이 이어진다. 칠갑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7개 코스 중 가장 경사가 심한 곳이라고 한다. 약 5분 쯤 급경사 비탈길을 내려서자 등산로는 평탄해지고 등산로 주변에 활짝 핀 진달래가 곱다. 진달래 꽃 그늘에 앉아, 15분 동안 간식을 즐긴다.

헬기장을 내려서고

급 내리막 지나 진달래 꽃길

 

다시 급경사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맨땅 흙길이 미끄럽다. 아이들은 데리고 산행에 나선 일행이 조심스럽게 비탈길을 내려선다. 어른 한명이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는다. “아빠! 괜찮아?" 꼬마 하나가 비명을 지르며 비탈길을 달려 아빠에게 다가간다. 엉덩이의 흙을 털며 겸연쩍은 얼굴을 하고 일어서는 아빠를 보고, 동행하던 어른들이, “효자 났네, 효자 났어,”라며 농담을 한다. 12시 49분, 이정표가 있는 지천리 갈림길을 지나고, 등산로는 가볍게 오르내리며 고도를 낮춘다.

지천리 갈림길 이정표

 

울창한 송림사이로 널찍한 등산로가 이어진다. 간간이 모습을 보이는 진달래가 여전히 아름답다. 편한 길을 빠르게 진행한다. 13시 16분, 표지목 03~07을 지난다. 주차장까지 1.4Km가 남았다는 소리다. 3시 37분, 장곡주차장 0.5km를 알리는 이정표에서 오른쪽으로 굽어, 1시 44분 비포장도로로 하산한 후, 주차장으로 향한다.

울창한 송림 사이로 이어지는 편안한 등산로

마지막 이정표

하산지점

 

당초에는 버스에 배낭을 내려놓고 기사양반에게 장곡사를 다녀오겠다고 보고를 한 다음에 출발하려 했으나, 아래위 두 군데 주차장과 임시주차장 어디에 버스가 있는지를 모르는 터라 잘못하다가는 버스 찾다 날이 샐 판이다. 위 주차장을 기웃거리며 장곡사로 향한다. 마침 장승축제를 벌어지고 있어 칼라 풀한 의상을 입은 장승들이 눈길의 끈다.

장승축제

 

조금 더 오르니 칠갑산 노래비가 보이고, 실물과 구분하기 어려운 조형물들이 어린 아이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1시 54분, 장곡사 일주문을 지나 벚꽃 길을 걷는다. 2시 6분, 주차장에서 1.3Km 떨어진 장곡사에 도착하여 안내문,과 하 대웅전을 카메라에 담고, 돌길을 올라 상 대웅전으로 향한다. 신라 문성왕 2년(서기850년)에 건립되었다는 장곡사는 특이하게 대웅전이 두 개가 있고, 국보 2점, 보물 4점을 보유하고 있는 유서 깊은 사찰이다.

칠갑산 노래비

실물과 구분하기 어려운 조형물

일주문

장곡사 경내도로

장곡사 안내판

하 대웅전

상 대웅전

 

제법 규모가 큰 절이다. 국보, 보물급의 문화재들 까지 찾아 골고루 구경을 하려면 시간이 무척 걸리겠다. 주마간산 식으로 경내를 둘러보고 서둘러 주차장으로 향한다. 2시 30분 경, 아래 주차장에 머물고 있는 산악회 버스에 도착하여, 뒤풀이 자리로 끼어든다. 서울서 멀지 않은 곳이라 산악회도 대원들도 모두 여유가 있아 보인다. 3시 30분 경 버스는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칠갑산은 부드러운 육산이다. 7개의 주 등산로 어느 코스를 택해도 2시간 이내에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산을 찾는 사람들에게 위압감을 주지 않고 포근하게 감싸 안는 느낌이다. 그래서 남녀노소,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무성한 소나무 숲, 봄철의 진달래와 벚꽃, 천장호와 흔들다리 등이 명물이고, 여름에는 아흔아홉골, 백운계곡, 냉천골이 시원하다. 여기에 유서 깊은 장곡사가 있으니 도립공원으로 손색이 없다. 주차장이 미여지도록 전국에서 모여든 인파가 이를 웅변으로 증명한다.

 

버스를 타고 지나다 보니, 부근의 나지막한 야산들을 과수원으로 개발하고 있다. 나무들이 자라 과일들이 주렁주렁 열리면, 찾는 사람들도 더 많아지고, 소득도 더 높아질 수 있겠다. 먹는 입을 한 입 줄이려고, 어린 딸을 민며느리로 팔아야만 했던 설음의 땅이 세월이 흐르면서 부유한 고장으로 탈바꿈하게 되면, 한 많은 칠갑산 노래도 하나의 전설로 변할 것이다.



(2010. 4. 27.)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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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보이는 태백산 정상

 

참조

백두대간 종주(31) - 태백산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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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참조
팔공지맥(8) : 군사도로-군부대 우회-비로봉-서봉-파계봉-한티재


2. 팔공산(八公山)

비로봉과 동봉

 

대구 팔공산은 대구광역시를 병풍처럼 둘러치고 있는 산세가 서울의 북한산과 흡사하다. 산을 다녔다는 산꾼들이라면 아마도 여러 차례 찾았을 명산이다. 서울에서 살아, 북한산은 자주 찾은 편이지만, 팔공산은 처음 가 본다. 동봉에서부터 관봉까지 이른바 팔봉산맥의 절반 정도를 둘러 본 것이지만, 그 우람한 산세에 압도된다.


산행을 마치고 귀가하여, 북한산과 팔공산을 간단히 비교 하며, 팔공산에 압도된 느낌이 어디에서 비롯된 것인 지를 확인해본다.


1. 공원 지정 : 팔공산 도립공원 지정 1980년, 북한산 국립공원 지정 1983년.

2. 공원 면적 : 팔공산 도립공원 약 95.7Km², 북한산 국립공원 약 78.5Km²

3. 최고 높이 : 팔공산 비로봉 1,192.9m, 북한산 백운대 836.5m.

4. 주능선 길이 : 팔공산; 한티재-파계봉-서봉-비로봉-동봉-관봉, 약 9시간. 북한산; 비봉능선-북한산 주능선-포대능선-사패산 능선, 약 6시간


산을 숫자로 비교할 것은 못 되지만, 막상 비교를 해 보니, 큰 차이가 난다. 북한산 국립공원을 제일로 생각했던 서울 촌놈이 비로소 세상이 넓다는 걸 실감한다.

가야할 주능선

 

2005년 12월 3일(토).
11월 15일부터 12월 15일까지, 건조기 한 달 동안, 전국 대부분의 산들은 입산이 통제되고 있다. 특히 최근 몇 년, 잇따른 산불로 피해가 심한 강원도 지역은 감시가 더욱 철저하여, 그쪽 산들의 등산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고 한다.


산정산악회는 몇 안 되는 입산 가능 지역 중, 대구 팔공산을 토요 산행지로 선정한다. 명성은 익히 들었지만 가 볼 기회가 없었던 팔공산, 좋은 기회다 싶어, 참여한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동화사-동봉-염불봉-신령재-관봉(갓바위봉)-갓바위주차장>으로, 도상거리 약 14Km, 소요시간은 약 6시간이다.


오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1:15~25 동화사 도착, 출발-11:29 부도암-11:39 이정표<동화사 1.2K, 염불암 700m, 탑골정상 800m>-11;55 능선마루-12;39 이정표<스카이라인 1.4K, 염불암 700m, 동봉 800m>-12;53 이정표<동화사 3.3K, 동봉 300m>-13:05~13:30 동봉, 중식 후 출발-13:41 염불봉-14:06 이정표<동봉 700m, 갓바위6.5K>-14:48 신령재-15:13 팔공약수터 갈림-15;55 능선재-16:18 인봉-16;53 관봉-17:15 관암사-17:30 갓바위 주차장>> 점심시간 25분포함, 총 6시간 15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뒤돌아 본 주능선

6시 30분 경, 집을 나서니, 날씨가 제법 춥다. 7시 10분, 서초 구민회관 앞에 도착한다. 늘소 대원도 팔공산을 간다고 나와 있다. 7시 20분 산악회 버스가 도착하고, 버스에 오른다. 버스에는 심천 대원이 타고 있다. 복정역에서 단체 회원들이 오르자, 버스는 거의 만원이다.


정 대장이 인사를 하고, 버스 진행경로를 설명한다. 중부고속도로에서 영동고속도로 접어들고, 다시 중부내륙고속도로 바꿔 탄 후, 김천에서 경부고속도로로 진입하여, 북대구 인터체인지에서 내린다고 한다. 문경 휴게소에서 잠시 정차할 예정이니 그 때까지 조용히 휴식을 취하라고 권한다.


백두대간을 하는 동안은, 대간의 정기를 받아서인지, 2년 가까이 감기도 얼씬 않더니만, 며칠 전부터 목감기로 몸이 무거운데다,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얼었던 몸이, 따듯한 버스에서 풀리며, 노근 해진다. 어느 사이에 잠이 든다. 갈 길이 멀다고, 문경 휴게소에서 20분 간 정차했던 버스가 다시 출발하고, 정 대장이 오늘 코스를 자세하게 설명한다.


북대구에서 고속도로를 벗어난 버스는 11시 15분, 동화사 휴게소 앞에 도착, 대원들이 하차한다. 버스에서 내려, 북쪽으로 보이는 팔공산 정상을 카메라에 담는다. 정 대장이 가까이 오더니, 동화사를 보지 못한 사람들은 길 건너 동화사를 둘러보라고 권한다.

버스에서 내려 본 서봉과 동봉

대부분의 대원들이 바로 도로를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혼자서 길을 건너 내려서서, 대구 사람들의 정신적인 지주역할을 해온 동화사(桐華寺)로 들어선다. 웅장한 팔공산 능선을 배경으로 넓은 터에 동화사의 많은 전각들이 배치돼 있다. 꽤 큰 사찰이다. 봉서루, 종루, 설법전 등을 둘러보는데 심천 대원이 다가온다.

동화사 - 정면의 전각은 봉서루

심천 대원은 대구 출신이지만. 오랜만에 동화사에 와 본다고 한다. 대웅전을 보고, 법화당을 거쳐 서둘러 절을 빠져나온다. 다시 입구에서 절 전체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버스에서 내린 곳에 오니, 롱 다리 심천 대원은 벌써 저 만큼 앞서 걷는다.

아름다운 등로

아름드리 노송들이 늘어선 아름다운 길을 서둘러 걷는다. 앞에 부도암(浮屠庵)이란 돌 표지가 서있고, 높게 돌담을 두른 암자가 길 왼쪽에 있다. 암자 뒤로 서봉이 뾰족하게 보인다. 부도암을 카메라에 담고 다시 길로 내려서니 심천 대원의 모습은 이미 간 곳이 없다.

부도암

 

이제 최후미로 쳐져, 서둘러 걷는다. 11시 39분 이정표 앞에 선다. <염불암 700m, 동화사 1.2K, 탑골정상 800m>, 탑골정상 쪽을 가리키는 산악회 종이 표지판이 길 위에 놓여있다. 팔공산 안내도에도 그렇고, 정 대장의 설명에도 염불암을 지나, 동봉으로 오른다고 했는데 이상하다. 산정 산악회 리본을 배낭에 단 대원 한 사람도 이상했던지, 어딘가 전화를 하더니, 탑골정상 쪽으로 오른다. 염불암 쪽으로 진행하던 나도 자신이 없어져, 이정표 있는 곳으로 되돌아 와, 앞선 대원을 뒤쫓는다.

갈림길 이정표

등산로는 물이 마른 작은 개울을 건너, 왼쪽 산 사면으로 기어오른다. 넓은 등산로다. 마침 지나가는 등산객이 있어 다시 길을 확인하고, 서둘러 경사가 심한 사면을 오른다. 저 앞에 단체로 참여한 대원들이 보인다. 11시 55분 능선마루에 오른다. 왼쪽으로는 멀리 케이블 카 승강장이 보이고, 오른 쪽은 동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이다.

능선마루에서 본 케이블카 승강장

능선은 경사가 급해지며, 간간히 암릉길이 이어진다. 오르내리는 등산객들이 제법 많다. 12시 14분 바위전망대 위에 선다. 오른쪽으로 군사 시설물이 있는 비로봉에서 동봉, 염불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장엄하고, 병풍바위라고 짐작되는 암벽이 희게 솟아 있다. 팔공산 안내도를 꺼내 하나하나 확인해 본다.


12시 21분 다시 전망이 좋은 곳에 선다. 왼쪽으로 서봉이 뚜렷이 보이고, 서봉에서 흘러내리는 너덜지대도 눈에 들어온다. 오른 쪽으로는 염불봉이 더욱 가깝게 다가오고, 그 아래로 염불암이 아득하다. 12시 39분 이정표을 지난다. <스카이 라인 1.4K, 동봉 800m, 염불암 700m> 스카이 라인과 동봉은 같은 능선 위에 있고, 염불암 방향은 오른쪽 골짜기를 가르친다. 염불암에서 오르는 가파른 지름길인 모양이다.

염불암 갈림길 이정표

 

동봉

염불봉과 염불암

12시 53분, 동화사 3.3Km, 동봉 300m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그러고 보면, 오르막 3.3Km를 약 1시간 30분 만에 오른 셈이다. 늦은 진행은 아니다. 군사 시설물이 있는 비로봉 정상과, 서봉을 가까이에서 카메라에 담고 1시 5분 동봉 정상에 오른다.

비로봉- 홍대장 사진

서봉

동봉 정상에는 바람이 심하고, 많은 등산객들이 몰려,한 면에는 팔공산, 다른 면에는 동봉이라고 음각된 정상석 앞 에서기념사진 찍기에 바쁘다. 이정표가 서 있다. <서봉 1.1K, 파계재 6.2K, 신평재 2.7K, 갓바위 7.2K>. 바람이 심해 바람을 막아주는 바위 아래로 내려선다. 많은 등산객들이 점심을 들고 있다. 산정 산악회에서 온 단체 손님들도 눈에 뜨인다. 적당한 자리를 골라, 도시락을 푼다.

동봉 정상석 - 홍대장 사진

춥고, 바람도 여전하다. 숟가락을 쥔 손이 곱다. 칵테일로 반주를 하고, 더운 국에 밥을 말아, 맛이고, 뭐고, 느낄 틈도 없이 후다닥 먹어치운다. 보온병에서 더운 커피를 한 잔 따라 마시고 서둘러 다시 배낭을 챙긴다. 단체로 온 대원들도 출발 차비를 한다. 이들을 뒤따라 하산을 시작한다.


하산을 시작하고 바로 전망이 좋은 바위에 선다. 바로 눈 아래 염불봉이, 그리고 오른쪽으로 병풍바위, 그 뒤로 암릉이 굽이굽이 이어져 C자를 그리며 오른쪽으로 휘어진다. 그 끝에 인봉(852m)이 우뚝 솟아 있고, 그 아래 팔공산 컨트리클럽이 멀리 보인다. 실로 장관이다. 사진을 찍고 암릉길을 내려선다. 앞섰던 단체 대원들은 우회로로 내려섰는지 보이지 않는다.

가야할 C자 모양의 능선 - 오른쪽으로 인봉, 그 아래 골프장이 보인다.

능선길

북쪽에서 몰아치는 바람이 장난이 아니다. 목감기로 바람에 목이 나출되지 않도록, 방풍재킷의 모자를 등산모 위로 뒤집어쓰고, 목 부위를 여미니, 머리 움직임이 둔해진다. 강한 바람 속에서도 능선에서 보는 조망을 놓치기가 싫어, 우회로로 내려서지 않고, 계속 암릉길을 조심조심 내려서면서 사진을 찍는다. 염불봉을 지나 내리막을 거쳐, 다시 암릉길을 오른다.


암릉길은 크게 위험한 길은 아니지만, 바람이 심하여 정신이 없고, 조심조심 움직이다 보니 진행 속도가 무척 떨어지는 것 같다. 암릉길을 포기하고, 왼쪽 우회로로 내려선다. 동봉 오를 때 최후미로 쳐져 보이지 않던, 젊은 남녀 대원이 뒤 따라온다. 암릉길을 걷느라 늦어진 시간을 만회하기 위해 서둘러 걷는다.


2시 6분 이정표를 지난다. <동봉 700m, 갓바위 6.5Km>. 능선길을 타느라 36분 동안에700m를 걸은 셈이다. 몇 차례 우회로를 지나고 2시 49분 신령재에 이른다. 이정표가 서 있다. <동봉 2.7K, 갓바위 4.5K>. 신령재를 지나 앞 사면을 오르면서 뒤돌아 지나온 길을 카메라에 담는다. 3시에 <정상 등산로 48번>을 지난다. 오른쪽으로 인봉을 거쳐 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눈에 들어온다. 인봉 오른쪽으로 멀리 노적봉도 보인다. 이제 골인 지점이 얼마 남지 않은 모양이다.

신령재 이정표

신령재

인봉과 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등산로는 완연한 육산으로 변하고, 등산로 주위에 억새가 무성하다. 동북 방향으로 홀로 떨어져 우뚝 솟아 있는 암봉이 보인다. 지도를 보고, 993봉 이라고 짐작한다. 팔공산 약수터 갈림길을 지나, 전망대 위에서 지나온 길을 되돌아보고, 눈 아래 팔공산 골프장을 카메라에 담는다.

동북방향으로 본 암봉

뒤돌아 본 북쪽 조망

팔공산 골프장

작은 봉우리를 내려서서 헬기장을 지나, 3시 55분 능성재에 도착 한다. 이정표가 서 있다. <동봉 6K, 갓바위 1.8K> 동봉 6Km라는 거리는 누군가가 매직펜으로 수정해 놓은 거리다. 갓바위와 약사암이 뚜렷이 보인다. 갓바위까지 남은거리가 1.8Km 라면, 30분 거리가 아닌가? 갓바위 주차장까지 5시면 도착할 수 있겠다고 계산한다

능성재

능성재를 지나자, 곳곳에 암봉이 앞을 막고, 등산로는 암봉을 우회한다. 4시 23분 갓바위 1.2Km가 남았음을 알리는 이정표가 서 있는 전망 좋은 너른 바위 위에 선다. 암봉들이 앞을 막고, 우회로로 돌아오느라 약 30분 만에 겨우 600m를 전진한 셈이다. 887m 높이의 인봉이 바로 오른쪽에 높이 솟아있다. 인봉을 우회하고, 갓바위로 이어진 능선을 걷는다. 갓바위 직전에서 산악회 종이 표지판이 왼쪽으로 내려서라고 지시한다.

관봉과 약사암

관봉에서 동남쪽으로 흐르는 능선

왼쪽 가파른 내리막을 지나, 오른쪽으로 약사암으로 이어지는 계단길을 오른다. 여자 등산객 한명이 약사암 쪽에서 내려오다가, 내 배낭에 매단 산정산악회 리본을 보더니 반색을 하며,
"이 길로 내려가면 삿갓봉 주차장이 맞나요?"고 묻는다. 우리 대원이다.
"아니죠, 이리로 내려서면, 방향이 틀려요. 반대 방향이지요. 갓바위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야해요. 정 대장도 그렇게 설명했잖아요?"


여자 대원은 갓바위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는 길을 찾지 못하고, 이 길로 내려오는 길이라며, 반신반의한 얼굴로 뒤를 따른다. 약사암 칠성각을 지나, 4시 53분 약사여래상을 모신 갓바위에 도착한다. 벌써 사방이 어둑어둑한 늦은 시간인데도 많은 참배객들이 소원을 빌고 있다. 여자대원에게 오른쪽으로 하산하는 방향을 알려주고, 약사여래상을 카메라에 담는다.

약사여래좌상

갓바위 샘에서 물을 마시고 하산한다. 여자대원은 앞서 내려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예정 시간보다 하산이 늦어져, 서둘러 계단길을 내려선다. 5시 15분 관암사를 잠시 둘러보고, 어두워지는 계곡길을 서둘러 달린다. 5시 30분 주차장 앞 식당을 지난다. 정 대장이 수고했다고 반갑게 맞는다. 식당에 들러 캔 맥주를 사들고, 버스에 오른다. 버스는 텅 비었다. 먼저 내려온 대원들이 식사를 하느라 주위의 식당으로 흩어진 모양이다.

관음사

배낭을 내려놓고, 맥주를 산 식당으로 돌아와, 식사를 주문한다. 식당에 있던 선두대장이 버스는 6시에 출발할 예정이라고 알려준다. 식사를 마치고 버스에 오른다. 단체 팀이 도착하고, 마지막으로 젊은 남녀가 도착하자, 버스는 6시 10분 경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충주 휴게소에서 20분간 정차한 버스는 고속도로를 무섭게 달려, 9시 50분 경, 양재역에 도착한다. 서울에는 소복소복 눈이 내리고 있다.

 


(2005. 12. 4.)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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