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가사 경내에서 본 팔영산
전남 고흥군 점암면 성기리, 강산리와 영남면 양사리 등에 걸쳐 우뚝 솟은 팔영산은 1봉에서 8봉으로 이어지는 암릉 종주산행의 묘미가 각별하며 산세가 험준하고 기암괴석이 많다. 정상에 오르면 저 멀리 대마도까지 조망되는 등 눈앞에 펼쳐지는 다도해의 절경이 일품이다. 산림청이 선정한 100대 명산 중의 하나로, 1998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첫째 유영(儒影), 둘째 성주(聖主), 셋째 생황(笙簧), 넷째 사자(獅子), 다섯째 오로(五老), 여섯째 두류(頭流), 일곱째 칠성(七星), 여덟째 적취(積翠)의 여덟 개의 봉우리가 멀리 한양까지 드리워졌다 해서 팔영산이라고 불린다는 등 많은 전설이 있는 산이다.
팔영산 봉우리명칭 유래
팔영산에는 예전에 화엄사, 송광사, 대흥사와 함께 호남 4대 사찰로 꼽히던 능가사를 비롯하여 경관이 빼어난 신선대와 강산폭포 등 명소가 많다. 남동쪽 능선 계곡에 자연휴양림이 잘 조성되어 있다.(이상 관련자료 발췌)
2010년 4월 3일(토)
꽃피는 4월이다. 서울 주택가 담장에 늘어진 개나리가 노랗다. 하지만 3월의 불순한 날씨 덕분에 진달래나 목련은 아직이다. 참K2산악회를 따라 고흥의 팔영산을 찾는다. 봄나들이를 겸한 100대 명산탐방이다. 45인 승 관광버스에 빈자리가 없다.
고흥까지는 먼 길이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남녘의 들판에는 봄기운이 가득하다. 정읍에서는 하얗게 맺혀있던 목련의 꽃망울들이 순천에 들어서자 화들짝 피어 화사한 모습을 한껏 뽐내고 있다. 버스는 2번 국도를 타고 벌교로 향한다. 가로수 벚나무의 꽃망울들이 붉은 빛을 띠고 있다.
버스는 12시 24분, 팔영산 도립공원입구 주차장에 도착한다. 서울을 출발한 지 5시간 정도가 지난 시각이다. 산행준비를 하고 기념촬영을 한 후, 12시 28분, 능가사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 산행코스는 『성기리주차장-능가사-마당바위-1봉~8봉-정상-탑재-성기리주차장』의 원점회기 산행이다. 당초에는 강산리에서 시작하여 신선대를 거치고, 8봉을 지나 정상에 오른 후, 능가사로 하산할 예정이었으나, 서울 도착시간을 고려하여, 원점회귀로 바꾼 모양이다. 산악회에서는 귀경길이 머니, 4시 30분까지는 모두 하산을 해 달라고 당부한다.
팔영산 도립공원입구
팔영산 등산안내도
능가사로 이어지는 도로변에는 동네 할머니들이 쑥이랑, 감자, 채소 등을 가지고 나와 작은 규모의 장을 벌리고 있다. 팔영산 등산, 능가사와 편백 건강 숲 방문 등 찾아오는 사람들이 꽤 많은 모양이다. 주변의 사진을 찍다보니, 시작부터 최후미다. 하지만 눈앞에 호남의 명찰이라는 능가사가 있는데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혼자서 천왕문을 들어서서 잠시 경내를 둘러보고, 서둘러 앞서 간 일행들 뒤를 쫓는다.
동네 할머니들의 좌판 너머로 보이는 팔영산
능가사 돌표지와 천왕문
대웅전
능가사 경내의 거대한 동백나무
능가사에서 나와 다리를 건넌다. 화창한 봄 날씨다. 길가에 서울에서는 볼 수 없는 동백꽃과 대나무가 눈길을 끌고, 막 피기 시작하는 벚꽃들이 손님들을 반긴다. 도로 오른쪽에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264호로 지정된 9기의 부도가 보인다. 12시 42분,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서 왼쪽 팔영 소망탑이 있는 곳으로 진행하여 산길로 들어선다. 오른쪽으로 맑은 계류가 흐르고 활짝 핀 진달래가 화사하다.
동백꽃
대나무 숲
막 피기 시작하는 벚꽃
부도
팔영 소망탑
만개한 진달래
1시,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등산로는 오른쪽으로 굽어져 오르막으로 이어진다. 왼쪽 산 사면에 울긋불긋 진달래가 곱다. 1시 7분, 정자와 이정표가 있는 흔들바위 앞을 지난다. 저 큰 바위가 과연 흔들릴까? 궁금하지만 갈 길이 바쁘다보니 사진만 찍고 그냥 지나친다. 이정표는 능가사 1,9Km, 유영봉(1봉) 0.8Km라고 알려준다.
흔들바위를 향해 오르막길을 오르고
흔들바위 앞의 정자와 이정표
흔들바위
1시 16분, 유영봉 0.3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점차 고도가 높아지자 등산로 주변의 진달래는 이제 꽃망울이 맺히기 시작한다. 온 산에 진달래가 만개하려면 일주일 정도는 더 기다려야 할 듯싶다. 1시 23분,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 이른다. 왼쪽은 암벽길, 오른쪽은 우회로다. 땅에 깔아 놓은 산악회의 종이 표지판이 왼쪽으로 진행하라고 지시하고 있다.
갈림길 이정표
왼쪽 암벽길 입구
1시 25분, 첫 번째 전망바위에서 순천만을 굽어보고, 3분 후 두 번째 전망대에서 신선대를 카메라에 담은 후, 유영봉을 가까이 우러러본다. 1시 30분, 다시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 이른다. 역시 오른쪽이 우회로, 왼쪽은 절벽길이다. 내친김에 왼쪽 길로 들어선다. 절벽사면으로 암릉길이 이어지고 철책이 둘러져 있다. 절벽 오름에는 쇠줄이 걸리고, 쇠발받침이 설치 돼 있어 위험하지는 않다. 하지만 깎아지른 낭떠러지다 보니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우회로를 택하는 것이 좋겠다.
첫 번째 전망바위에서 굽어본 순천만
두 번째 전망바위에서 본 신선대
가까이 본 유영봉
갈림길 이정표
절벽길 1
절벽길 2(펌)
1시 35분, 절벽 위의 이정표를 지나고, 1시 41분, 유영봉 정상에 오른다. 비교적 너른 암봉 정상에서 먼저 오른 대원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나도 귀퉁이에 자리를 잡고 앉아, 정상주를 마시며 주위를 둘러보고, 간식을 즐긴다.
유영봉 표지석
유영봉에서 본 성주봉(2봉)
서쪽 조망
순천만과 건너편의 여수반도
340도 방향의 조망
1시 56분, 성주봉을 향해 가파른 암릉을 내려선다. 3분 후, 안부에 내려서니, 이정표와 유영봉 안내판이 보인다. 이어 긴 철계단을 오르며 뒤돌아 지나온 유영봉을 카메라에 담고, 2시 6분, 이정표가 있는 휴양림 갈림길을 지난다. 2시 12분, 성주봉에 올라 표지석을 카메라에 담고, 건너편의 생황봉(3봉)을 바라본다.
유영봉 암릉을 내려서는 대원들(펌)
성주봉
뒤돌아 본 유영봉
가야할 생황봉
2시 14분, 능선 안부에 내려서서 유영봉(2봉)을 되돌아보고 4분 후, 생황봉에 올라 가야할 사자봉(4봉)과 오로봉(5봉), 그리고 멀리 정상인 깃대봉을 바라본다. 4시 24분, 사자봉에 올라, 오로봉을 가까이 보고, 안부에 내려서서, 오로봉 안내판을 카메라에 담는다.
뒤돌아 본 2봉
3봉 정상석, 5봉(우), 깃대봉(중앙)
사자봉 정상
가까이 본 오로봉
오로봉 안내판
2시 30분, 오로봉(5봉) 정상에 올라 왼쪽으로 멀리 자연휴양림을 굽어보고, 8봉 중 가장 오르기 힘든 두류봉(6봉)을 가까이 본다. 2시 36분, 두류봉 안내판을 지나, 철책의 도움을 받으며 암벽을 오른다. 6봉 오르는 길은 1봉의 절벽 길과 흡사하게 험하지만, 안전시설이 잘 돼 있어 큰 어려움은 없다. 6봉을 오르면서 시야가 트여, 1봉에서부터 5봉까지 한줄기로 이어진 지나온 봉우리들을 카메라에 담고, 2시 44분, 두류봉에 올라 가야할 칠성봉(7봉)을 바라본다.
5봉 정상
휴양림
5봉을 오르는 대원들
1봉부터 5봉까지 지나온 능선
6봉 정상석
가까이 본 칠성봉(7봉)
6봉 가파른 암릉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2시 50분, 이정표가 있는 능선 안부에 내려서고, 이어 돌기둥들이 우쭐우쭐 솟아있는 하단부를 지나, 통천문을 통과한다. 가까이 보이는 신선대가 아름답다. 4시 56분, 칠성봉에 올라, 적취봉(8봉)으로 이어지는 칼날능선과 부드러운 깃대봉, 그리고 240도 방향의 조망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정표가 있는 능선 안부
칠성봉 하단부
통천문
가까이 본 신선대
칠성봉 정상석
적취봉(8봉)과 깃대봉
240도 방향의 조망
3시 2분, 이정표가 있는 안부에서 칠성봉을 뒤돌아보고, 8봉으로 향하다 다도해를 굽어보고 있는 묘소를 만난다. 3시 15분, 적취봉 안내판을 지나며, 8봉으로 향해 칼날능선을 걷는 대원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올돌하게 솟은 바위를 지나, 3시 21분, 적취봉에 오른다. 정상인 깃대봉이 왼쪽으로 가깝고, 정면 남쪽으로 해창만과 보돌바다가 펼쳐진다.
뒤돌아 본 칠성봉
바다를 굽어보고 있는 묘소
적취봉 안내판
8봉을 향해 칼날능선을 걷는 대원들
입석
8봉 정상석
깃대봉
남쪽조망
3시 24분, 이정표가 있는 깃대봉 갈림길에 이른다, 이정표는 정상인 깃대봉까지의 거리가 0.3Km라고 알려준다. 헌데 바닥에 깔린 산악회 종이표지판은 능가사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서울 가는 길이 멀다고는 하지만 눈앞에 정상을 두고 그냥 하산하라는 이야기는 너무 심하다. 잠시 후미대장을 기다렸다, “15분~20분이면 깃대봉을 다녀 올 수 있겠는데, 다녀와도 좋겠냐?" 고 묻는다. 무전기로 확인한 후미대장이 난처한 얼굴을 하며, 모두들 바로 하산을 했다고 알려준다.
깃대봉 갈림길 이정표
늙은이가 고집을 부려 민폐를 끼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정상에서 보는 동쪽의 순천만과 그 너머의 여수반도, 그리고 북서쪽으로 보일 8봉의 모습이 아쉽지만, 3시 30분 경, 능가사를 향해 하산을 서둔다. 귀가 후 산행기들을 검색해보니, 금년 3월 9일, 깃대봉까지 다녀온 수객님의 기록이 보인다. 산행시간은 총 4시간 24분, 깃대봉 정상에는 통신시설이 있어 오르지 못해, 동쪽의 조망사진은 없고, 정상 아래에서 본 팔봉산 사진이 있어 퍼다 싣는다.
깃대봉에서 본 8봉산(펌)
완만하게 이어지는 돌길을 빠르게 달려 내린다. 3시 42분, 이정표가 있는 칠성봉 갈림길을 지나고, 이어 울창한 편백나무 숲을 통과한다. 3시 46분, 시멘트도로를 몇 차례 가로지르고, 이윽고 계곡으로 들어서서, 이를 따라 내린다. 고도가 점차 낮아진다. 4시 12분 경, 차가운 계곡물로 간단히 세수를 하고 땀을 들인다. 4시 19분, 놀이터를 지나고, 이어 활짝 핀 아름다운 목련을 카메라에 담는다. 4시 25분,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정류장에 도착한다. 간식 및 휴식시간 약 30분을 포함하여, 총 3시간 57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하산 길
칠성봉 갈림길
편백나무 숲
놀이터
활짝 핀 목련
산악회가 마련한 음식으로 식사를 하고, 버스는 5시 16분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10. 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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