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참조
가평군계 : 홍적고개-촉대봉(1125m)-응봉(1436.4m)-실운현-화악2리
2.화악산
군사도로에서 본 안개 낀 중봉
조무락계곡
경기도 최고봉으로 군림하고 있는 화악산(1,468.3m)은 백운산((904m)에서 국망봉(1,168m)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의 도마치봉(937m)에서 남동쪽으로 분기한 화악지맥에 우뚝 솟은 산이다. 도마치봉에서 남동쪽으로 뻗은 능선은 경기도 가평군 북면과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의 경계를 이루며, 도마치에서 잠시 가라앉은 다음, 서서히 고도를 높여 석룡산(1,155m)을 들어 올리고, 계속 동진 하면서 쉬밀고개에서 잠시 고도를 낮춘 다음, 다시 세차게 들어 올려놓은 산이 화악산이다.
한북정맥에서 분가해 나왔지만, 화악지맥은 오히려 한북정맥보다 더 광범위하게 많은 명산들을 거느리고 있다. 정상에서 남쪽으로 가지를 치는 능선 위의 애기봉(1,055m)과 수덕산(794.2m)은 애교에 불과하다. 계속 동쪽으로 주능선을 밀고 나가는 산릉은 실운현에서 잠시 고도를 낮춘 다음, 응봉(1,436.3m)을 들어 올리고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촉대봉(1,125m)을 빚어놓고는 고도를 낮추며 동쪽으로 휘면서 홍적이고개에 이른 다음, 더 이상 추락할 수 없다는 듯 힘을 실어 몽덕산(690m), 가덕산(858m), 북배산(867m), 계관산(710m, 일명 큰 촛대봉)을 빚어 놓는다.
계관산에서는 남쪽 작은 촛대봉(690m)에 이른 다음. 능선을 두 가닥으로 나누어 남서쪽으로는 월두봉(453m)과 보납산(330m)까지, 남동으로는 석파령을 지나 삼악산(645m)까지 세력을 분산시키고, 가평천과 북한강에다 여맥을 모두 가라앉힌다.
화악지맥
옛 부터 화악산은 지리적으로 한반도의 정중앙으로 알려져 왔다. 우리나라 지도를 볼 때 전남 여수에서 북한 중강진으로 일직선으로 이어지는 선이 국토자오선(동경 127도 30분)이다. 그리고 북위 38도선을 그으면, 두 선이 만나는 곳이 바로 화악산 정상이다. 평북 삭주에서 경남 울산으로, 백두산에서 한라산으로 선을 이었을 때 그 두 선의 교차점도 화악산에서 만나는 것이 신기하다. 화악산은 운악산, 송악산, 관악산, 감악산과 더불어 경기 오악으로 불린다.
6.25 이후 입산금지구역으로 묶여 민간인 출입이 전혀 안 되고 있는 화악산 정상을 신선봉으로 불러, 동쪽의 응봉(1436.3m), 남쪽의 중봉(1423.7m)과 더불어 화악산 삼봉으로 일컫는다는 설도 있으나. 화악산 정상은 국립지리원 발행 지형도에도 그렇고, 이곳에서 여러 대를 이어 살아온 토박이 주민들도 가운데 중(中) 자를 써서 '중봉' 이라 불러 왔다고 한다. (이상 관련자료 발췌)
2010년 7월 10일(토)
장마철로 접어들어 날씨가 종잡을 수가 없다. 신청했던 산행이 비로 취소한다는 통보를 받는다. 토요일 서울 경기지역은 구름이 많은 날씨지만. 일요일은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다는 예보다. 산행이 취소된 토요일, 모처럼 화악산을 가보기로 하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선다. 동서울터미널에서 6시 50분 발 가평 행 버스를 타고, 가평에서 8시 35분 발 화악리 행 버스에 오른다.
버스는 목동을 지나 391번 국지도를 달려, 북면으로 향한다. 왼쪽으로 화악천의 맑은 물이 흐르고 곳곳에 팬션들이 즐비하다. 버스는 화악리 삼거리에서 잠시 홍적리를 들렀다 나와, 9시 20분, 유명한 왕소나무가 있는 칠림골 입구에 도착한다. 등산객들 일부는 내리고, 나를 포함한 아마도 초행길의 등산객들은 태연하게 자리에 앉아 있다가, 가사양반이 화악산 등산로 입구인데 왜 안 내리느냐고 묻자, 그제야 우르르 몰려 내린다.
전에는 중간말 버스종점에서 내려, 한동안 도로를 따라 걸어서 이곳에 도착했지만, 지금은 포장도로가 연장되어 버스가 건들내 마을까지 들어간다고 한다. 버스에서 내리자 천도교 화악산수도원 안내판, 등산안내도 그리고 조금 위쪽에 왕소나무집 입간판이 보인다.
철림길, 천도교 화악산수도원 입구
왕소나무집 입간판
등산 안내도
오늘의 산행코스는 『철림골 입구-천도교 화악산수도원-옥녀탕-군사도로-중봉-애기봉 삼거리-조무락골-삼팔교』로 산행거리는 12.7Km이다.
등산코스
도로 아래쪽에 보이는 다리로 화악천을 건너고, 칠림계곡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시멘트도로를 따라 오른다. 계곡 건너편 여기저기에 다양한 모양의 팬션들이 보인다. 9시 35분, 팬션철책 안에 세워진 중봉 5.4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자, 시멘트도로는 끝나고 임도가 이어진다. 9시 40분, 임도에서 왼쪽으로 산길이 보이고 나뭇가지에 표지기들이 걸려 있으나, 무시하고 계속 임도를 따라 오른다.
화악천을 건너고
팬션철책 안의 이정표
임도 왼쪽으로 보이는 산길과 표지기
9시 43분, 임도가 왼쪽으로 굽어지는 지점에서 시야가 트이며 220도 방향으로 중봉에서 관청리 쪽으로 흘러내리는 능선이 모습을 보인다. 이어 9시 51분, 중봉 4.5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4분 후, 갈림길에서 표지기들이 걸려있는 왼쪽 산길로 들어선다. 천도교 깃발도 보인다. 이어 작은 다리를 건너고, 돌계단을 올라, 10시 8분, 천도교 안내판과 벤치가 있는 쉼터를 지난다.
220도 방향으로 보이는 능선
갈림길, 좌
돌계단 길
쉼터
10시 10분, 기도원 입구에 이른다. 등산객들은 오른쪽 임도로 나갔다, 왼쪽 산길로 들어서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아랑곳하지 않고 기도원 안으로 들어서서 기도원을 둘러보고, 팔각정 안에 있는 아주머니에게 옥녀탕 가는 길을 물어, 각천정(覺天亭) 앞을 지나고, 아름다운 잣나무 숲을 통과하여,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등산로로 들어선다. 기도원 입구의 안내판에서 알려준 등산로이다.
수도원 팔각정
각천정
잣나무 숲
등산로
10시 19분, 표지판이 있는 옥녀탕 갈림길에 이르러, 왼쪽으로 60m 떨어진 옥녀탕으로 향하고, 2분 후 깊은 계곡 속에 깊숙이 숨어 있는 옥녀탕으로 내려선다. 소박하고 아담하지만 냉기가 감도는 소(沼)다. 탕가 바위에 앉아 간식을 들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5시 반에 새벽밥을 먹었으니 어느덧 5시간 가까이 흐른 시각이다. 10시 30분 갈림길로 되돌아 나와 3.5Km 떨어진 중봉으로 향한다.
옥녀탕 갈림길 표지판
옥녀탕
오림골을 따라 잘 정비된 등산로가 완만하게 이어진다. 계곡에서 들리는 맑은 물소리가 청아하다. 중봉으로 오르는 코스는 아래 안내판에서 보듯 크게 3개의 코스가 있다. 오늘 나는 이 안내판의 2코스를 올라, 3코스로 하산할 예정이다. 3개의 코스 중, 2코스가 가장 부드럽고 아름다운 코스다. 10시 45분, 중봉 3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1시간 25분 만에 거리로 절반에 이른 셈이다.
잘 정비된 호젓한 등산로
중봉 3코스(펌)
이정표
11시 7분, 계곡을 건넌다. 이정표는 중봉까지 남은 거리가 2.2Km라고 알려준다. 계곡이 점차 멀어지며, 등산로가 가파르고 험해진다. 11시 17분, 등산로는 계곡을 버리고 왼쪽 산길로 들어선다. 산행 시작 후 약 2시간 만에 본격적인 중봉 오름길에 들어선 것이다. 주변의 나무들을 베어내어 잘 정비된 등산로가 가파르게 이어진다.
계곡을 건너고
계곡과 멀어지며 거칠고 가팔라지는 등산로
정비된 산길
11시 44분, 바위지대를 지난다. 능선 하나를 올라, 끝인가 싶으면, 능선은 굽어져 다시 가파르게 이어진다. 이러기를 몇 차례나 반복한다. 1000m가 넘는 산인데 어련하겠는가? 12시 16분, 드디어 이정표가 있는 시멘트도로에 오른다. 계곡을 떠나 산길로 들어선 후 약 1시간 만에 군사도로에 오른 것이다. 산행들머리에서 5.2Km, 중봉에서 900m 떨어진 지점이다.
바위지대도 지나고
군사도로 이정표
도로를 따라 중봉으로 향한다. 안개가 끼어 시설물이 있는 중봉이 희미하게 보인다. 시멘트도로를 따라 오르다 뒤돌아 안개에 싸인 화악산 정상을 카메라에 담고, 12시 24분, 화악산 정상에서 300m 떨어진 중봉 갈림길, 너른 공터에 선다. 오른쪽 정상으로 이어지는 시멘트도로는 민간인 출입금지 지역이다. 공터에서 안개 속에 희미하게 보이는 남쪽의 애기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동쪽의 화학지맥을 카메라에 담는다.
중봉으로 이어지는 시멘트도로
뒤돌아 본 화악산 정상
중봉 갈림길 표지판
남쪽 애기봉 능선
12시 25분, 안내판의 환영을 받으며 중봉을 향해 좁은 암릉길로 들어선다. 물기가 있는 바위가 미끄럽다. 12시 28분, 중봉 400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암릉을 기어오른다. 나지막한 직벽에는 가는 로프가 걸려있다. 12시 44분, 갈림길에서 왼쪽의 표지기를 따라 진행하여, 12시 46분, 정상석이 있는 중봉(1426.3m)에 오른다. 산행시작 후 3시간 26분이 지난 시각이다.
중봉 환영안내판
암릉길
암릉에 올라 뒤돌아보고
정상에 올랐지만 유감스럽게도 안개에 가려 북쪽의 군사시설 외에는 보이는 것이 없다. 화악산의 매력 중의 하나는 멋진 조망이라고 하는데 그 매력을 즐기지 못하니 안타깝다. 명산이 어디 한 번에 제 모습을 보인 적이 있나? 진짜 매력을 즐기고자 한다면 다시 오라는 계시로 알아듣고, 12시 48분, 하산을 시작한다. 6.6Km에 달하는 하산 길을 내려서서, 용수목에서 4시 10분에 출발하는 가평행 버스를 타려면 서둘러야 하기 때문이다.
정상에서 유일하게 본 북쪽 조망
12시 50분, 이정표가 있는 애기봉, 화악리 갈림길을 지나고, 뒤돌아 중봉을 카메라에 담는다. 부드러운 능선길을 지나 암릉길이 이어진다. 12시 55분, 등산로를 조금 벗어난 바위 위에 자리를 잡고, 정상주를 마시며 점심식사를 한다. 이어 1시 10분, 눈앞에 보이는 고사목을 카메라에 담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1시 14분, 이정표가 있는 관청리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다, 안개에 싸인 화악산 정상을 카메라에 담는다.
뒤돌아 본 중봉
점심식사 자리에서 본 고사목
관청리 갈림길 이정표
하산길에서 본 화악산 정상
1시 26분, 이정표가 있는 Y자 갈림길에 이른다. 왼쪽은 애기봉, 오른쪽은 적목리 삼팔교로 내려서는 길이다. 중봉 정상에서 600m 떨어진 지점이다. 오른쪽으로 몇 발자국 내려서자 적목리 가림 갈림길이 나오고, 너른 전망바위가 보인다. 잠시 전망바위에 오르지만 보이는 것은 안개뿐이다. 38교를 향해 가파른 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힘들게 올라오는 등산객들이 엄청난 경사라고 고개를 설래설래 저으며, 정상이 아직도 멀었냐고 묻는다.
적목리 38교 갈림길 이정표
등산로는 한동안 서북쪽으로 비교적 평탄하게 이어지다가 남서쪽으로 급격하게 꺾어져 내린다. 2시 1분, 38교 5.4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지독한 비탈길을 기듯이 내려선다. 2시 13분, 이정표가 있는 계곡에 내려선다. 왼쪽은 38교 5Km, 오른쪽은 등산로 없음이다. 1시 26분, Y자 갈림길에서 이곳까지 도상거리 1Km를 내려서는데 57분이나 걸렸다. 배낭을 벗어놓고 땀을 씻은 후, 음료수를 마시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2시 19분, 다시 배낭을 둘러메고 계곡을 따라 내린다.
38교 5.4Km를 알리는 이정표
계곡의 이정표
2시 30분, 최초로 계곡을 건너고, 2시 42분, 등산객들이 모여 있는 Y자 계곡에 내려선다. 석룡산과 화악산, 중봉 오름길이 갈리는 계곡이다. 이정표는 38교까지의 거리가 4.iKm라고 알려준다.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는 조무락 계곡을 따라 내리며 여러 차례 계곡을 건너고. 3시 5분, 아직도 38교까지 2.9Km가 남아있는 지점에서, 아쉽지만, 북동호폭포 50m를 알리는 이정표를 그냥 지나친다.
Y자 계곡의 등산객들
이정표
계곡 풍경
3시 26분, 철제다리를 건너고, 2분 후, 식당이 있는 석룡산 능선갈림길에 이른다. 이정표는 38교 1.5Km, 석룡산 정상(능선길) 3.3Km라고 알려준다. 차가 드나드는 넓은 길을 따라 내린다. 계곡 쪽에 개망초가 가득하다. 3시 48분, 조무락골 입구에 내려서서 오늘 산행을 마감한다. 점심과 휴식시간 약 30분포함을 포함하여, 총 5시간 28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석룡산 능선 갈림길 이정표
석룡산에서 하산하는 등산객들
조무락 계곡 가장 위에 자리 잡은 식당을 지나고
조무락골 입구
도로를 따라내려 버스정류장으로 향한다. 버스시간에 쫓겨, 조무락골에 발 한번 담가보지 못하고 뛰듯이 달려온 내 모습이 스스로 생각을 해보아도 딱하기 만하다. 3시 55분 경, 용수동 버스종점에 도착하여, 도마천으로 내려가 땀을 씻고 옷을 갈아입은 후, 버스에 오른다.
용수동 종점 버스정류장
버스시간표
4시 10분 정각에 출발한 버스는 4시 55분 경, 가평버스터미널에 도착하고, 매표소에서 5시 10분 발 동서울 행 버스표를 끊는다. 귀로의 버스 속에서 오늘 산행을 아쉬워하며, 다시 화악산을 찾을 궁리를 한다.
가장 좋은 것은 조무락계곡으로 들어서서, 마지막 식당이 있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능선으로 석룡산에 오르고, 쉬밀고개를 지나 입산금지 지역인 북봉을 거친 후, 화악산 정상의 군부대를 철조망을 따라 우회하여 중봉에 이르고, 중봉에서 관청리 쪽으로 하산하는 코스다. 하지만 이 코스는 산행시간이 8시간 가까이 소요되고, 약 1시간 정도 진행하여야 하는 철조망길이 고약해서, 나이든 사람의 나 홀로 산행으로는 무리겠다는 생각에, 감행할 용기가 나질 않는다.
그렇다면 올여름 청명한 날을 잡아 조무락계곡에서 왼쪽 능선으로 석룡산에 오르고, 쉬밀고개에서 조무락계곡으로 하산하며 물놀이를 즐기는 한 차례의 산행과 올겨울에 다시 건들내에서 오림계곡을 따라 눈 쌓인 중봉을 오르고, 중봉에서 관청리 쪽으로 하산하는 또 한 차례의 산행으로 두 번에 나누어 찾는 방법을 그려본다. 이처럼 머릿속에서 두 차례나 화악산을 찾다보니, 어느덧 버스는 동서울에 도착한다.
(2010.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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