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참조

영춘지맥(7) : 전치재-매화산-천지봉-비로봉-1020봉-국형사

영춘지맥(6) : 싸리재-남대봉-향로봉-국형사

 

2. 치악산

 

 황룡삼거리에서 본 비로봉

 

오대산에서 서남쪽으로 새로운 산줄기가 분기되어 매화산(1,084m), 천지봉(1,086.5m)을 일구고, 치악산국립공원의 최고봉인 비로봉(1,288m)을 비롯하여, 향로봉(1,042.9m), 남대봉(1,181.5m) 등 해발 1,000m이상의 준봉들로 이어진다. 이른바 치악산맥이라 불리는 산줄기다.

 

"치악산에 왔다 치를 떨고 간다" 는 말이 나돌 정도로 치악산은 산세가 웅장하고 험 한데, 주봉 비로봉에서 남대봉까지의 남북 14km에 이르는 주능선 양쪽으로 깊은 계곡들이 부채 살처럼 펼쳐 있어 아름답기가 그지없다.

 

치악산의 경관자원으로는 구룡계곡, 부곡계곡, 금대계곡 등 아름다운 계곡과 구룡소, 세렴폭포 등의 명소가 곳곳에 산재해 있으며, 사계절에 따라 봄에는 진달래와 철쭉, 여름철에는 구룡사의 울창한 송림과 깨끗한 물이 볼만하고, 가을의 단풍과 겨울의 설경은 특히 장관이다.

 

치악산은 1984년 12월 31일에 16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면적은 181.63제곱킬로미터다.(이상 관련자료 발췌)

 

2013년 10월 10일(목)

좋은 사람들 산악회를 따라 치악산을 간다. 2008년 영춘지맥을 하면서 매화산-천지봉-비로봉-향로봉-남대봉의 치악산맥을 걸어본 적은 있지만 그 이름도 멋진 “사다리병창”길은 가 본 적이 없어, 적당한 때에 혼자서라도 가보아야겠다고 대중교통편을 점검해 보았지만, 서울에서 멀지 않은 곳이면서도, 접근하기가 쉽지 않아. 산악회를 따라가야겠다고 생각했던 곳이다.

 영춘지맥의 치악산맥구간

 

우연히 좋은사람들 산악회가 치악산을 간다는 소리를 듣고, 홈 페이지에 들어가 보지만 이미 예약이 꽉 차 자리가 없다. 할 수 없이 단념하고 있다가 일주일 전에 혹시나 예약을 취소한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다시 홈 페이지에 들러보니, 2호차를 배차하는 바람에 빈자리가 많아 졌다.

 

“치악산은 단풍으로도 유명하다. 우뚝우뚝 하늘로 치솟은 침엽수림과 어우러져 자아내는 치악산 단풍 빛은 신비하리만치 오묘하다. 구룡사 입구의 우거진 단풍은 한 폭의 수채화 같은 풍경을 연상시킨다.”(한국의 산하에서 발췌)

치악 단풍

 

2호차를 배차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그 유명한 치악산 단풍구경 나들이에 나서는 덕에 나도 사다리병창 길을 걸을 수 있게 된 것이다. 7시 15분 경 서초구청 앞에서 산악회 버스에 오른다. 마지막 경유지인 죽전을 지나고, 이어 대원들의 아침식사를 위해 문막 휴게소에서 20분 간 정차한 버스는 9시 11분, 산행 들머리에 도착한다. 차에서 내린 대원들은 산행준비를 마치고 황골탑방지원센터를 향해 포장도로를 따라 오른다.

 들머리도착

 

 

커피베르 입간판과 이정표

 

 

 입석사 돌표지

 

오늘 산행코스는 『황골탐방지원센터-입석사-황골삼거리-비로봉-사다리병창-세롬폭포-주차장』 으로 도상거리 9.8Km다. 치악산국립공원 사무소에서는 이 구간의 산행 소요시간을 6시간 30분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중식시간 30분을 합하여 7시간 정도로 보는 것이 옳겠다. 치악산 국립공원에서는 등산코스를 난이도에 따라 5등급으로 나누어 탐방로를 안내하고 있다. 

산행코스 -탕방로 등급안내(사진 크릭하면 크게 보임)

 

산악회에서는 3시 30분에 서울로 출발할 터이니, 3시10분 까지 하산을 완료하되, 늦어지는 사람들은 등반대장에게 연락을 하라고 한다. 황골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한 시각이 9시 30분경이니. 산악회가 대원들에게 준 시간은 중식시간을 포함하여 총 6시간이다. 결국 치악산국립공원에서 제시한 소요시간보다 한 시간 정도 더 빨리 진행하라는 소리다.

 황골탑방지원센터

 

 

치악산 국립공원 안내도

 

잠시 탐방지원센터 주위를 둘러본 후, 부석사로 이어지는 아스팔트도로를 따라 올라, 9시 38분 비로봉 3.7Km/입석사 1.2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계곡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도로 주변의 나뭇잎들의 색깔은, 아직은 여전히 푸르고 청청하지만, 서서히 변색 채비를 하는 모양새다.

입석사 가는 길 1

 

 

 입석사 가는 길 2

 

9시 44분, 지붕 모양이 특이한 원주 치악산 산악구조대 건물을 지나고, 이어 왼쪽 산기슭에 만개한 붉은 꽃이 눈길을 끈다. 9시 52분, 비로봉 3.1Km/입석사 0.6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도상거리 0.6Km를 오르는데 14분이 소요된 것이다. 오른쪽에서 들리는 청아한 계곡물 소리를 들으며 급경사 오르막길을 더욱 천천히 따라 오른다.

 원주 치악산 산악구조대 건물

 

 

이름 모르는 꽃

 

 

가파른 길을 힘들게 오르는 대원들

 

10시 05분, 해발 720m에 자리 잡고 있는 입석사에 이른다. 대웅전 계단을 장식한 국화꽃 화분, 그리고 비로소 물들기 시작하는 대웅전 뒷산의 단풍들로 부석사 주변은 완연한 가을 분위기다. 절 부근에 세워 놓은 이정표는 비로봉까지의 거리가 2.5Km 라고 알려준다.

입석사 대웅전

 

대웅전 왼쪽으로 절의 이름의 유래가 되는 커다란 돌기둥과 전망대가 보이지만 들르지 않고 그냥 지나친다. 이어 10시 10분, 현 지점의 고도가 702m라고 알려주는 ‘치악 03-03’ 119구조대 말뚝을 지나, 가파른 너덜 오름길을 힘겹게 허위허위 오른다.

 입석

 

 

119구조대 말뚝

 

 

 

가파른 너덜길

 

10시 42분, 이정표와 ‘치악 03-04’ 119구조대 말뚝이 있는 고도 923m의 T자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진행한다. 도상거리 500m의 구간에서 고도차 221m를 극복하는데 32분이 소요된 것이다. 도상거리 500m의 평지라면 10분 정도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얼마나 험한 길인가를 짐작할 수 있겠다.

고도 923m지점의 T자 능선

 

고도가 높은 이곳 능선 주변은 단풍이 한창이다. 아름다운 단풍을 완상하며 완만한 오르막길을 천천히 오른다. 오른쪽 나뭇가지 사이로 비로봉 정상이 보인다. 능선이 점차 가팔라지고, 통나무계단길, 나무계단길이 이어지면서 고도를 높인다.

 단풍 1

 

 

단풍 2

 

 

통나무계단길

 

11시 13분, 고도 1130m인 황룡 삼거리에 오른다. 입석사에서 도상거리 1.2Km 떨어진 지점이고, 정상까지는 1.3Km가 남았다. 탐방로 안내, 이정표, ‘치악 01-13’ 119 구조대 말뚝이 보인다. 오른쪽은 향로봉, 남대봉으로 이어지는 길이고, 비로봉 가는 길은 왼쪽이다. 비로봉 정상부위가 가까이 보인다.

황룡삼거리

 

 

황룡삼거리 이정표

 

 

 가깝게 보이는 비로봉 정상

 

키 작은 산죽들이 깔린 오솔길이 이어진다. 11시24분, 고도 1184m인 쥐너미재에 이른다. 황룡삼거리에서 0.4Km 떨어진 공터다. 조망안내, 쥐너미재의 유래를 알리는 안내판 그리고, 북쪽 삼봉, 투구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폐쇄한다는 안내판이 보인다.

 쥐너미재에서 본 조망안내

 

 

 출입금지

 

11시 36분, 너른 공터를 지나자, 능선이 내리막으로 이어진다. 공터에서 정면으로 보이는 비로봉이 지척이다. 11시 43분, 비로봉 삼거리 안부에 내려선다. 문이 닫힌 비로봉 감시초소, 이정표, 탐방안내, 그리고 ‘치악 01-11’ 119구조대 말뚝이 보인다. 이제 정상은 300m, 지척이다.

 헬기장에서 본 비로봉

 

 

이정표

 

가파른 계단길을 오른다. 이어 11시 56분 정상(1288m)에 올라, 오른쪽 용왕탑 앞에 선다. 남쪽, 서쪽 북쪽으로 펼쳐진 조망이 압권이다.

가파른 계단길

 

 

용왕탑

 

 

비로봉에서 본 조망과 치악산의 유래

 

 

서쪽 조망

 

 

남서능선

 

 

남쪽 조망

 

 

북서 조앙

 

비로봉 미륵불탑 안내판을 지나 산신탑과 비로봉 정상석을 차례로 카메라에 담고, 12시 5분, 칠성탑 아래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메뉴는 정상주, 컵라면, 그리고 떡이다. 올라올 때는 2시간 35분이 소요됐으나, 하산은 2시간이 안 걸릴 것으로 생각하고, 느긋하게 식사를 즐긴 후, 12시 37분에 하산을 시작한다.

미륵불탑 안내판

 

 

 산신탑

 

 

정상석

 

 

칠성탑

 

가파른 계단길을 내려선다. 운무가 몰려들며 운무에 가린 하계의 단풍이 신비롭다. 긴 계단길이 이어진다. 인근의 초등학생들이 교사들의 인솔 하에 정상을 향해 씩씩하게 마주 올라온다. 12시 51분, 고도 1170m, 세렴폭포 2.4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고도까지 알려주는 이정표가 고맙다.

북쪽 능선

 

 

운무의 베일에 가린 하계의 단풍

 

 

긴 계단길, 어린 학생들이 마주 올라온다.

 

 

이정표

 

가파른 암릉 위에 지그재그로 설치해 놓은 계단길이 끝나고, 완만한 내리막 암릉길이 이어지며, 산죽과 어우러진 단풍이 절경인데, 등산로 주변에 산재한 큰 바위들이 등산객들을 위압하고 있다. 1시 24분, 비로봉 1.1Km/세렴폭포 1.8Km를 알려주는 이정표와 ‘치악 01-08’ 119구조대 팻말이 나란히 있는 곳을 지난다. 어느덧 고도는 892m로 떨어져 있다.

단풍 1

 

 

단풍 2

 

 

큰 바위

 

 

계단길

 

 

‘치악 01-08’ 119구조대 팻말

 

암릉길이 계속 이어진다. 다소 경사가 있는 곳에는 로프를 걸어 놓았고, 가파른 곳에는 철책 와이어 시설을 해 놓아 위험하지는 않다. 1시 50분, 고도 700m지점의 사다리병창을 내려선다. 안내판이 보인다. 나는 처음 사다리병창이라는 소리를 듣고는, 거문고 병창, 가야금 병창 등을 연상하며, 나란히 이어지는 암릉을 생각해왔었는데, 안내판을 보고서야 비로소 ‘병창’이 관서지방의 사투리로 ‘벼랑’, ‘절벽’을 의미한 다는 것을 알게 된다.

로프길

 

 

 알름길

 

 

철책 와이어길

 

 

사다리병창길

 

 

안내판

 

1시 59분, 세렴폭포 0.5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돌 많은 내리막길을 달려 내리는데. 꽃보다 아름다운 노란 단풍이 눈길을 끈다. 2시 18분, 계곡 갈림길을 지나, 긴 계단을 내려서고, 다리를 건너, 2시 20분, 이정표가 있는 고도 500m의 삼거리에 이르러, 왼쪽 세렴폭포로 향한다.

 다리를 건너고

 

 

 이정표

 

세렴폭포는 규모가 크지 않은 작은 폭포다. 배낭을 벗어 놓고, 세수를 하며 땀을 들이는데, 등반대장과 함께 능선길이 아닌 계곡길로 하산을 한 여자대원들이 모습을 보인다. 등반대장은 폭포를 들르지 않고 바로 하산했다고 한다. 여자대원들과 헤어져 서둘러 구룡사로 향한다.

세렴폭포

 

신작로처럼 잘 정비된 산길을 빠르게 걷는다. 왼쪽에서 들리는 계곡물 소리가 청아하다. 대곡야영장과 아름다운 구룡소를 차례로 지나고, 3시 2분, 구룡사에 도착하여 서둘러 절 경내를 둘러본 후 주차장으로 향한다.

구룡소

 

 

 구룡사

 

 

사천왕문

 

 

대웅전

 

 

구룡사 유래

 

3시 15분, 원통문을 지나고, 자동차야영장을 거쳐, 3시 38분, 너른 주차장이 있는 공원사무소 광장에 내려서지만, 산악회 버스는 보이지 않는다. ‘벌써 버스가 출발한 것인가?’ ‘아니야, 함께 계곡길로 하산한 여자대원들이 아직 도착하지 않은 것을 아는 등반대장이 차를 출발시켰을 리가 없지.’

 원통문

 

 

치악산국립공원 사무소 광장

 

저 앞에 한 무리의 등산객들이 하산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들을 뒤따라 3시 42분 경, 산악회버스가 보이는 주차장에 도착하여 차에 오른다. 이어 3시 55분 경 세렴폭포에서 만났던 여자대원들이 도착하고, 이어 버스는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13. 10. 27)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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