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봉산


강원도 홍천군 서면 팔봉리에 위치한 산이다. 맑은 홍천강이 산자락을 감돌아 흘러 주위 경관이 빼어난 곳이다. 해발고도 327.4m에 불과한 낮은 산이지만 여덟 개의 암봉들이 연출하는 절묘한 기암과 절벽을 감상하고, 험한 암릉을 오르내리며 스릴을 느낄 수 있는 멋진 곳이다.

개념도


제 2봉 정상에는 삼선당(三仙堂)이 있다. 매년 봄과 가을에 마을주민과 전국의 무속인들이 이곳에 모여 당굿을 하며 마을의 안녕과 소원을 비는 굿판을 벌인다고 한다.

1, 2 봉

당집 내부

제 4봉을 오르려면, 길지는 않지만 좁은 침니(Chimney) 형태의 바위굴을 지나야한다. 이굴을 빠져나오기가 산고를 치루는 것만큼 어렵다고 하여 해산굴이라고 불리고, 또 이 굴을 많이 통과하면 장수한다는 설이 전해와 장수굴이라고도 부른다는 재미있는 굴이다.

해산굴 통과 1

해산굴 통과 2


여덟 개의 암봉이 나란히 늘어선 기암과 절벽 사이로 등산로가 이어지지만, 위험한 곳에는 철사다리, 밧줄 등 안전설비가 돼있고 별도로 우회로가 있는 외에, 여러 곳에 탈출로가 있어 남녀노소 구분 없이 모두가 즐길 수 있다. 이런 까닭으로 산림청에서 선정한 100대 명산 중 91위를 점하고, 국민관광지로 지정되었다.

8봉


2008년 9월 30일(화)
'28인승 산악클럽' 이란 특이한 이름의 산악회를 따라 팔봉산으로 간다. 28인승 버스를 운행하고, 회비를 송금한 후, 원하는 좌석을 배정 받을 수 있는 것이 색다른 점이다. 오늘 참여 인원은 모두 24명, 남녀가 반반일 정도로 여성대원들의 참여가 활발하다.


버스가 이른 아침 두물머리를 지나 남한강을 따라 달린다. 언제 보아도 아름다운 강변풍경이 스쳐지나간다. 버스가 6번 국도를 버리고 70번 국지도를 달려 강원도로 들어서자 주위의 산들은 아직도 아침 안개 속에 잠겨있다. 버스는 9시 9분, 팔봉교 앞, 팔봉산 입구에 도착한다. 등산안내도와 매표소가 보인다.

차창 밖으로 본 두물머리

홍천강

팔봉산 입구


차에서 내린 대원들은 스트레칭을 하는 등 산행준비를 마치고, 9시 15분, 쇠다리를 건너 산행을 시작한다. 돌이 많은 산길을 지나 계단 길을 오른다, 가파르고 긴 계단 길이 구불구불 이어진다. 안개 때문에 숲속 길은 아직도 어둑하다. 9시 22분, 이정표가 있고, 벤치가 놓여있는 쉼터를 지나, 쉬운 길(우회로)을 버리고, 로프가 걸려 있는 험한 길(능선 길)을 오른다.

쇠다리

계단 길

첫 쉼터


9시 35분, 직벽에 로프가 걸려 있는 1봉 오름길에 이른다. 이정표가 있다 1봉 오름길이 부담이 되는 사람들은 1봉을 우회하여 바로 2봉으로 향하도록 돼 있다. 로프에 매달려 암봉을 오른다. 2분 후, 암봉 중턱에 올라, 왼쪽으로 트래버스하고, 암릉을 네발로 기어, 9시 39분, 정상석, 돌탑, 노송이 있는 1봉 정상에 오른다. 짙은 안개에 덮여 원거리 조망은 제로다.

1봉 오름길의 이정표

1봉 오름길

1봉 정상석

돌탑과 소나무


1봉을 내려서는 암릉 길이 가파르다. 물론 굵은 로프가 매어져 있다. 비에 젖었거나, 눈이 쌓였을 때는 위험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조심하면 크게 어려울 것이 없겠다. 약 10분 후, 안부에 내려선다. 역시 이정표가 있다. 2봉으로 직진하거나, 2봉을 우회하여 3봉으로 향하라는 이정표다.

1봉 하산 길

1봉과 2봉 사이의 이정표


2봉으로 오르는 길은 가파른 암릉이다. 로프도 매어있지 않다. 하지만 발 딛을 곳, 손잡을 곳이 확실하여 침착하게 오르면 어렵지 않은 곳이다. 약 10분 후 2봉 정상에 오른다. 정상에는 정상석과 당집이 있다. 안내문에 의하면, 약 400여 년 전부터 이곳에서 당굿이 열렸다고 한다. 정면으로 보이는 3봉의 기암이 하늘을 향해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있다. 원경은 역시 안개뿐이다.

2봉 오르는 길

2봉 정상석

당집

삼부인당의 유래

2봉에서 본 3봉


2봉을 내려서는 길은 올라온 길과 비슷한 암릉 길이다, 안부에 내려서기 전에 쉼터를 지나고, 삼거리 안부에 내려서니 역시 이정표가 있다. 3봉은 직진이고, 오른쪽 내리막길은 첫 번째 탈출로라고 할 수 있겠다. 3봉 오름길의 첫 단계는 철 계단이다. 철 계단을 올라 암릉길을 네발로 기고, 마지막 암벽은 줄을 잡고 오른다. 약 6분 정도 이런 과정을 거치면 팔봉산 정상석(302m)이 있는 3봉이다.

철 계단

3봉으로 오르는 대원들

3봉으로 오르는 로프길

3봉 정상석

헌데 홍천군에서 작성하고, 매표소에서 무료로 배포하는 팔봉산 안내 팜프릿에는 팔봉산 정상은 2봉이고 높이는 327.4m로 표기하고 있다. 국민관광지로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임을 감안하여 섬세한 관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3봉에서 2봉을 돌아보고, 4봉을 바라본 후 하산을 한다. 약 4분 후 이정표가 있는 안부에 내려선다.

3봉에서 본 2봉

3봉에서 본 4봉


10시 17분, 해산굴 안내판을 지나고, 해산굴 입구에 선다. 암벽 사이를 걸어올라 가 약 2m 남짓한 침니 형태의 좁은 직벽을 오르는 구조다. 먼저 오른 사람이 배낭을 받아 준다. 자세만 제대로 잡으면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다. 4봉을 내려서는 길은 철계단 길이다. 2~3분 후, 이정표가 있는 안부를 지나 5봉으로 향한다.

해산굴 안내판

해산굴

4봉 내리막 철계단

4봉 안부의 이정표


10시 27분, 5봉 정상에 오른다. 비로소 안개가 걷히며 홍천강이 내려다보인다. 5봉을 내려서다 주차장과 황금빛을 띠기 시작하는 넓은 들녘을 굽어본다. 1시까지 하산키로 했는데 진행이 너무 빠른 모양이다. 산악회 등반대장이 모든 대원들은 5봉 아래 공터에 모여 식사를 하라고지시한다. 20명이 넘는 대원들이 삼삼오오 모여앉아 식사를 한다. 여자대원들이 많다보니 먹거리가 푸짐하다.

5봉 정상석

안개가 걷히는 홍천강

때 이른 점심식사


약 50분 정도 느긋하게 식사를 즐긴 대원들은 식사 뒤처리를 말끔히 하고 안부로 내려선다. 11시 24분, 안부 삼거리에 이른다. 오른쪽으로 5봉과 6봉 사이의 두 번째 탈출로가 보인다. 직진하여 6봉으로 향하고, 6분 후 정상에 오른다. 안개가 말끔히 걷혀 조망이 시원하다.

하산길 이정표

300도 방향의 첩첩 산, 영춘지맥 줄기라고 짐작한다.

뒤돌아 본 5봉

구만리 넓은 들

6봉의 노송


11시 34분, 6봉을 내려선다. 가파른 암릉길을 통과하고 철 계단을 지나, 5분 후 안부에 이르러 7봉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철 계단을 오른다. 11시 43분 철 계단 위에 선다. 사방이 탁 트여 조망이 훌륭하다. 깎아 세운 듯한 8봉이 눈앞에 우뚝하고 좌우로 홍천강이 유유히 흐른다.

6봉을 내려서는 대원들

 

7봉 오름길

7봉 정상 직전의 철 계단

8봉

홍천강 1

홍천강 2


11시 54분, 7봉 정상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바로 하산한다. 가파르고 긴 암릉길이다. 12시 4분, 안부에 내려선다. 이정표와 경고판이 있고, 오른쪽으로는 3번째 탈출로인 하산 길이 보인다. 8봉 오름길로 들어서서, 로프에 매달려 암벽을 오르고, 암릉을 네발로 긴 후, 마지막 급 오름은 로프의 도움으로 통과한다. 12시 14분, 정상석이 있는 정상에 이르러 잠시 머물며 주위를 둘러본다.

7봉 정상

8봉 입구의 경고판

8봉 오름길

8봉을 오르는 대원

8봉 정상석

 8봉에서 뒤돌아 본 7봉

유원지 주차장


12시 17분, 하산을 시작한다. 긴 암릉 능선이다. 하지만 경사도가 그리 급하지 않고, 줄곧 로프가 매어져 있어,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은 하강코스다. 12시 36분, 홍천강 변에 내려선다. 맑고 깨끗한 물이 흐른다. 수심은 깊어 보이지 않지만 물살이 제법 빠르다. 맑은 물에 세수를 하고, 잠시 땀을 식힌다.

하산길

홍천강-팔봉교 너머 금확산(654.6m)이 우뚝하다


철판과 로프를 이용하여 만든 강변길이 팔봉교 까지 이어진다. 중간에 짧은 출렁다리도 지난다. 재미있는 길이다. 강 건너 돌밭에서 야유회를 즐기는 모임도 보이고, 강 속에서 견지낚시를 하는 사람들도 눈에 뜨인다. 여유롭고 한가로운 풍경이다.

강변길 1

강변길 2

출렁다리

강변 야유회


12시 55분 경, 팔봉교에 이르러 산행을 마친다. 팔봉교에서 시작하여 팔봉교로 돌아오는 회귀산행이다. 친지들과 승용차를 이용하면 편리하겠다. 서울에서 아침 일찍 출발하여 스릴 있는 암릉 산행을 즐기고, 홍천강에서 견지낚시라도 하며 땀을 식힌 후, 관광단지 안의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귀경하면 딱 좋은 코스다.




(2008. 10. 2.)

























at 09/30/2010 04:14 am comment

잘 보았습니다 감사하며 담아갑니다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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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능가사 경내에서 본 팔영산

전남 고흥군 점암면 성기리, 강산리와 영남면 양사리 등에 걸쳐 우뚝 솟은 팔영산은 1봉에서 8봉으로 이어지는 암릉 종주산행의 묘미가 각별하며 산세가 험준하고 기암괴석이 많다. 정상에 오르면 저 멀리 대마도까지 조망되는 등 눈앞에 펼쳐지는 다도해의 절경이 일품이다. 산림청이 선정한 100대 명산 중의 하나로, 1998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첫째 유영(儒影), 둘째 성주(聖主), 셋째 생황(笙簧), 넷째 사자(獅子), 다섯째 오로(五老), 여섯째 두류(頭流), 일곱째 칠성(七星), 여덟째 적취(積翠)의 여덟 개의 봉우리가 멀리 한양까지 드리워졌다 해서 팔영산이라고 불린다는 등 많은 전설이 있는 산이다.

팔영산 봉우리명칭 유래

 

팔영산에는 예전에 화엄사, 송광사, 대흥사와 함께 호남 4대 사찰로 꼽히던 능가사를 비롯하여 경관이 빼어난 신선대와 강산폭포 등 명소가 많다. 남동쪽 능선 계곡에 자연휴양림이 잘 조성되어 있다.(이상 관련자료 발췌)

 

2010년 4월 3일(토)
꽃피는 4월이다. 서울 주택가 담장에 늘어진 개나리가 노랗다. 하지만 3월의 불순한 날씨 덕분에 진달래나 목련은 아직이다. 참K2산악회를 따라 고흥의 팔영산을 찾는다. 봄나들이를 겸한 100대 명산탐방이다. 45인 승 관광버스에 빈자리가 없다.

 

고흥까지는 먼 길이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남녘의 들판에는 봄기운이 가득하다. 정읍에서는 하얗게 맺혀있던 목련의 꽃망울들이 순천에 들어서자 화들짝 피어 화사한 모습을 한껏 뽐내고 있다. 버스는 2번 국도를 타고 벌교로 향한다. 가로수 벚나무의 꽃망울들이 붉은 빛을 띠고 있다.

 

버스는 12시 24분, 팔영산 도립공원입구 주차장에 도착한다. 서울을 출발한 지 5시간 정도가 지난 시각이다. 산행준비를 하고 기념촬영을 한 후, 12시 28분, 능가사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 산행코스는 『성기리주차장-능가사-마당바위-1봉~8봉-정상-탑재-성기리주차장』의 원점회기 산행이다. 당초에는 강산리에서 시작하여 신선대를 거치고, 8봉을 지나 정상에 오른 후, 능가사로 하산할 예정이었으나, 서울 도착시간을 고려하여, 원점회귀로 바꾼 모양이다. 산악회에서는 귀경길이 머니, 4시 30분까지는 모두 하산을 해 달라고 당부한다.

팔영산 도립공원입구

팔영산 등산안내도

 

능가사로 이어지는 도로변에는 동네 할머니들이 쑥이랑, 감자, 채소 등을 가지고 나와 작은 규모의 장을 벌리고 있다. 팔영산 등산, 능가사와 편백 건강 숲 방문 등 찾아오는 사람들이 꽤 많은 모양이다. 주변의 사진을 찍다보니, 시작부터 최후미다. 하지만 눈앞에 호남의 명찰이라는 능가사가 있는데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 혼자서 천왕문을 들어서서 잠시 경내를 둘러보고, 서둘러 앞서 간 일행들 뒤를 쫓는다.

동네 할머니들의 좌판 너머로 보이는 팔영산

능가사 돌표지와 천왕문

대웅전

능가사 경내의 거대한 동백나무

 

능가사에서 나와 다리를 건넌다. 화창한 봄 날씨다. 길가에 서울에서는 볼 수 없는 동백꽃과 대나무가 눈길을 끌고, 막 피기 시작하는 벚꽃들이 손님들을 반긴다. 도로 오른쪽에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264호로 지정된 9기의 부도가 보인다. 12시 42분,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서 왼쪽 팔영 소망탑이 있는 곳으로 진행하여 산길로 들어선다. 오른쪽으로 맑은 계류가 흐르고 활짝 핀 진달래가 화사하다.

동백꽃

대나무 숲

막 피기 시작하는 벚꽃

부도

팔영 소망탑

만개한 진달래

 

1시,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등산로는 오른쪽으로 굽어져 오르막으로 이어진다. 왼쪽 산 사면에 울긋불긋 진달래가 곱다. 1시 7분, 정자와 이정표가 있는 흔들바위 앞을 지난다. 저 큰 바위가 과연 흔들릴까? 궁금하지만 갈 길이 바쁘다보니 사진만 찍고 그냥 지나친다. 이정표는 능가사 1,9Km, 유영봉(1봉) 0.8Km라고 알려준다.

흔들바위를 향해 오르막길을 오르고

 

 

 

 

흔들바위 앞의 정자와 이정표


 

흔들바위


1시 16분, 유영봉 0.3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점차 고도가 높아지자 등산로 주변의 진달래는 이제 꽃망울이 맺히기 시작한다. 온 산에 진달래가 만개하려면 일주일 정도는 더 기다려야 할 듯싶다. 1시 23분,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 이른다. 왼쪽은 암벽길, 오른쪽은 우회로다. 땅에 깔아 놓은 산악회의 종이 표지판이 왼쪽으로 진행하라고 지시하고 있다.

갈림길 이정표

왼쪽 암벽길 입구

 

1시 25분, 첫 번째 전망바위에서 순천만을 굽어보고, 3분 후 두 번째 전망대에서 신선대를 카메라에 담은 후, 유영봉을 가까이 우러러본다. 1시 30분, 다시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 이른다. 역시 오른쪽이 우회로, 왼쪽은 절벽길이다. 내친김에 왼쪽 길로 들어선다. 절벽사면으로 암릉길이 이어지고 철책이 둘러져 있다. 절벽 오름에는 쇠줄이 걸리고, 쇠발받침이 설치 돼 있어 위험하지는 않다. 하지만 깎아지른 낭떠러지다 보니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은 우회로를 택하는 것이 좋겠다.

첫 번째 전망바위에서 굽어본 순천만

두 번째 전망바위에서 본 신선대

가까이 본 유영봉

갈림길 이정표

절벽길 1

절벽길 2(펌)

 

1시 35분, 절벽 위의 이정표를 지나고, 1시 41분, 유영봉 정상에 오른다. 비교적 너른 암봉 정상에서 먼저 오른 대원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나도 귀퉁이에 자리를 잡고 앉아, 정상주를 마시며 주위를 둘러보고, 간식을 즐긴다.

유영봉 표지석

유영봉에서 본 성주봉(2봉)

서쪽 조망

순천만과 건너편의 여수반도

340도 방향의 조망

 

1시 56분, 성주봉을 향해 가파른 암릉을 내려선다. 3분 후, 안부에 내려서니, 이정표와 유영봉 안내판이 보인다. 이어 긴 철계단을 오르며 뒤돌아 지나온 유영봉을 카메라에 담고, 2시 6분, 이정표가 있는 휴양림 갈림길을 지난다. 2시 12분, 성주봉에 올라 표지석을 카메라에 담고, 건너편의 생황봉(3봉)을 바라본다.

유영봉 암릉을 내려서는 대원들(펌)

성주봉

뒤돌아 본 유영봉

가야할 생황봉

 

2시 14분, 능선 안부에 내려서서 유영봉(2봉)을 되돌아보고 4분 후, 생황봉에 올라 가야할 사자봉(4봉)과 오로봉(5봉), 그리고 멀리 정상인 깃대봉을 바라본다. 4시 24분, 사자봉에 올라, 오로봉을 가까이 보고, 안부에 내려서서, 오로봉 안내판을 카메라에 담는다.

뒤돌아 본 2봉

 

3봉 정상석, 5봉(우), 깃대봉(중앙)

사자봉 정상

가까이 본 오로봉

오로봉 안내판

 

2시 30분, 오로봉(5봉) 정상에 올라 왼쪽으로 멀리 자연휴양림을 굽어보고, 8봉 중 가장 오르기 힘든 두류봉(6봉)을 가까이 본다. 2시 36분, 두류봉 안내판을 지나, 철책의 도움을 받으며 암벽을 오른다. 6봉 오르는 길은 1봉의 절벽 길과 흡사하게 험하지만, 안전시설이 잘 돼 있어 큰 어려움은 없다. 6봉을 오르면서 시야가 트여, 1봉에서부터 5봉까지 한줄기로 이어진 지나온 봉우리들을 카메라에 담고, 2시 44분, 두류봉에 올라 가야할 칠성봉(7봉)을 바라본다.

5봉 정상

휴양림

5봉을 오르는 대원들

1봉부터 5봉까지 지나온 능선

6봉 정상석

가까이 본 칠성봉(7봉)

 

6봉 가파른 암릉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2시 50분, 이정표가 있는 능선 안부에 내려서고, 이어 돌기둥들이 우쭐우쭐 솟아있는 하단부를 지나, 통천문을 통과한다. 가까이 보이는 신선대가 아름답다. 4시 56분, 칠성봉에 올라, 적취봉(8봉)으로 이어지는 칼날능선과 부드러운 깃대봉, 그리고 240도 방향의 조망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정표가 있는 능선 안부

칠성봉 하단부

통천문

가까이 본 신선대

칠성봉 정상석

적취봉(8봉)과 깃대봉

240도 방향의 조망

 

3시 2분, 이정표가 있는 안부에서 칠성봉을 뒤돌아보고, 8봉으로 향하다 다도해를 굽어보고 있는 묘소를 만난다. 3시 15분, 적취봉 안내판을 지나며, 8봉으로 향해 칼날능선을 걷는 대원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올돌하게 솟은 바위를 지나, 3시 21분, 적취봉에 오른다. 정상인 깃대봉이 왼쪽으로 가깝고, 정면 남쪽으로 해창만과 보돌바다가 펼쳐진다.

뒤돌아 본 칠성봉

바다를 굽어보고 있는 묘소

적취봉 안내판

8봉을 향해 칼날능선을 걷는 대원들

입석

8봉 정상석

깃대봉

남쪽조망

 

3시 24분, 이정표가 있는 깃대봉 갈림길에 이른다, 이정표는 정상인 깃대봉까지의 거리가 0.3Km라고 알려준다. 헌데 바닥에 깔린 산악회 종이표지판은 능가사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서울 가는 길이 멀다고는 하지만 눈앞에 정상을 두고 그냥 하산하라는 이야기는 너무 심하다. 잠시 후미대장을 기다렸다, “15분~20분이면 깃대봉을 다녀 올 수 있겠는데, 다녀와도 좋겠냐?" 고 묻는다. 무전기로 확인한 후미대장이 난처한 얼굴을 하며, 모두들 바로 하산을 했다고 알려준다.

깃대봉 갈림길 이정표

 

늙은이가 고집을 부려 민폐를 끼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정상에서 보는 동쪽의 순천만과 그 너머의 여수반도, 그리고 북서쪽으로 보일 8봉의 모습이 아쉽지만, 3시 30분 경, 능가사를 향해 하산을 서둔다. 귀가 후 산행기들을 검색해보니, 금년 3월 9일, 깃대봉까지 다녀온 수객님의 기록이 보인다. 산행시간은 총 4시간 24분, 깃대봉 정상에는 통신시설이 있어 오르지 못해, 동쪽의 조망사진은 없고, 정상 아래에서 본 팔봉산 사진이 있어 퍼다 싣는다.

깃대봉에서 본 8봉산(펌)

 

완만하게 이어지는 돌길을 빠르게 달려 내린다. 3시 42분, 이정표가 있는 칠성봉 갈림길을 지나고, 이어 울창한 편백나무 숲을 통과한다. 3시 46분, 시멘트도로를 몇 차례 가로지르고, 이윽고 계곡으로 들어서서, 이를 따라 내린다. 고도가 점차 낮아진다. 4시 12분 경, 차가운 계곡물로 간단히 세수를 하고 땀을 들인다. 4시 19분, 놀이터를 지나고, 이어 활짝 핀 아름다운 목련을 카메라에 담는다. 4시 25분,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정류장에 도착한다. 간식 및 휴식시간 약 30분을 포함하여, 총 3시간 57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하산 길

칠성봉 갈림길

편백나무 숲

놀이터

활짝 핀 목련

 

산악회가 마련한 음식으로 식사를 하고, 버스는 5시 16분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10. 3. 5.)





세븐 at 02/06/2011 05:18 pm comment

능가사 스님이주셨던 솔잎차는 지금도 잊혀지지 않읍니다.잘 보고 갑니다~~~~

세븐 at 02/06/2011 05:14 pm comment

감회가 새롭다.....얼마만에 보는 산인가~~~~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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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정상 

 

참조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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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참조

가평군계 : 홍적고개-촉대봉(1125m)-응봉(1436.4m)-실운현-화악2리

 

2.화악산

 

 군사도로에서 본 안개 낀 중봉

조무락계곡

경기도 최고봉으로 군림하고 있는 화악산(1,468.3m)은 백운산((904m)에서 국망봉(1,168m)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의 도마치봉(937m)에서 남동쪽으로 분기한 화악지맥에 우뚝 솟은 산이다. 도마치봉에서 남동쪽으로 뻗은 능선은 경기도 가평군 북면과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의 경계를 이루며, 도마치에서 잠시 가라앉은 다음, 서서히 고도를 높여 석룡산(1,155m)을 들어 올리고, 계속 동진 하면서 쉬밀고개에서 잠시 고도를 낮춘 다음, 다시 세차게 들어 올려놓은 산이 화악산이다.

 

한북정맥에서 분가해 나왔지만, 화악지맥은 오히려 한북정맥보다 더 광범위하게 많은 명산들을 거느리고 있다. 정상에서 남쪽으로 가지를 치는 능선 위의 애기봉(1,055m)과 수덕산(794.2m)은 애교에 불과하다. 계속 동쪽으로 주능선을 밀고 나가는 산릉은 실운현에서 잠시 고도를 낮춘 다음, 응봉(1,436.3m)을 들어 올리고 남쪽으로 방향을 틀어 촉대봉(1,125m)을 빚어놓고는 고도를 낮추며 동쪽으로 휘면서 홍적이고개에 이른 다음, 더 이상 추락할 수 없다는 듯 힘을 실어 몽덕산(690m), 가덕산(858m), 북배산(867m), 계관산(710m, 일명 큰 촛대봉)을 빚어 놓는다.

 

계관산에서는 남쪽 작은 촛대봉(690m)에 이른 다음. 능선을 두 가닥으로 나누어 남서쪽으로는 월두봉(453m)과 보납산(330m)까지, 남동으로는 석파령을 지나 삼악산(645m)까지 세력을 분산시키고, 가평천과 북한강에다 여맥을 모두 가라앉힌다.

화악지맥

옛 부터 화악산은 지리적으로 한반도의 정중앙으로 알려져 왔다. 우리나라 지도를 볼 때 전남 여수에서 북한 중강진으로 일직선으로 이어지는 선이 국토자오선(동경 127도 30분)이다. 그리고 북위 38도선을 그으면, 두 선이 만나는 곳이 바로 화악산 정상이다. 평북 삭주에서 경남 울산으로, 백두산에서 한라산으로 선을 이었을 때 그 두 선의 교차점도 화악산에서 만나는 것이 신기하다. 화악산은 운악산, 송악산, 관악산, 감악산과 더불어 경기 오악으로 불린다.


6.25 이후 입산금지구역으로 묶여 민간인 출입이 전혀 안 되고 있는 화악산 정상을 신선봉으로 불러, 동쪽의 응봉(1436.3m), 남쪽의 중봉(1423.7m)과 더불어 화악산 삼봉으로 일컫는다는 설도 있으나. 화악산 정상은 국립지리원 발행 지형도에도 그렇고, 이곳에서 여러 대를 이어 살아온 토박이 주민들도 가운데 중(中) 자를 써서 '중봉' 이라 불러 왔다고 한다. (이상 관련자료 발췌)


2010년 7월 10일(토)
장마철로 접어들어 날씨가 종잡을 수가 없다. 신청했던 산행이 비로 취소한다는 통보를 받는다. 토요일 서울 경기지역은 구름이 많은 날씨지만. 일요일은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다는 예보다. 산행이 취소된 토요일, 모처럼 화악산을 가보기로 하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선다. 동서울터미널에서 6시 50분 발 가평 행 버스를 타고, 가평에서 8시 35분 발 화악리 행 버스에 오른다.

 

버스는 목동을 지나 391번 국지도를 달려, 북면으로 향한다. 왼쪽으로 화악천의 맑은 물이 흐르고 곳곳에 팬션들이 즐비하다. 버스는 화악리 삼거리에서 잠시 홍적리를 들렀다 나와, 9시 20분, 유명한 왕소나무가 있는 칠림골 입구에 도착한다. 등산객들 일부는 내리고, 나를 포함한 아마도 초행길의 등산객들은 태연하게 자리에 앉아 있다가, 가사양반이 화악산 등산로 입구인데 왜 안 내리느냐고 묻자, 그제야 우르르 몰려 내린다.

 

전에는 중간말 버스종점에서 내려, 한동안 도로를 따라 걸어서 이곳에 도착했지만, 지금은 포장도로가 연장되어 버스가 건들내 마을까지 들어간다고 한다. 버스에서 내리자 천도교 화악산수도원 안내판, 등산안내도 그리고 조금 위쪽에 왕소나무집 입간판이 보인다.

 철림길, 천도교 화악산수도원 입구

왕소나무집 입간판

등산 안내도

오늘의 산행코스는 『철림골 입구-천도교 화악산수도원-옥녀탕-군사도로-중봉-애기봉 삼거리-조무락골-삼팔교』로 산행거리는 12.7Km이다.

등산코스

 

도로 아래쪽에 보이는 다리로 화악천을 건너고, 칠림계곡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시멘트도로를 따라 오른다. 계곡 건너편 여기저기에 다양한 모양의 팬션들이 보인다. 9시 35분, 팬션철책 안에 세워진 중봉 5.4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자, 시멘트도로는 끝나고 임도가 이어진다. 9시 40분, 임도에서 왼쪽으로 산길이 보이고 나뭇가지에 표지기들이 걸려 있으나, 무시하고 계속 임도를 따라 오른다.

화악천을 건너고

팬션철책 안의 이정표

임도 왼쪽으로 보이는 산길과 표지기

 

9시 43분, 임도가 왼쪽으로 굽어지는 지점에서 시야가 트이며 220도 방향으로 중봉에서 관청리 쪽으로 흘러내리는 능선이 모습을 보인다. 이어 9시 51분, 중봉 4.5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4분 후, 갈림길에서 표지기들이 걸려있는 왼쪽 산길로 들어선다. 천도교 깃발도 보인다. 이어 작은 다리를 건너고, 돌계단을 올라, 10시 8분, 천도교 안내판과 벤치가 있는 쉼터를 지난다.

220도 방향으로 보이는 능선

갈림길, 좌

돌계단 길

쉼터

 

10시 10분, 기도원 입구에 이른다. 등산객들은 오른쪽 임도로 나갔다, 왼쪽 산길로 들어서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아랑곳하지 않고 기도원 안으로 들어서서 기도원을 둘러보고, 팔각정 안에 있는 아주머니에게 옥녀탕 가는 길을 물어, 각천정(覺天亭) 앞을 지나고, 아름다운 잣나무 숲을 통과하여,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등산로로 들어선다. 기도원 입구의 안내판에서 알려준 등산로이다.

수도원 팔각정

각천정

잣나무 숲

등산로

 

10시 19분, 표지판이 있는 옥녀탕 갈림길에 이르러, 왼쪽으로 60m 떨어진 옥녀탕으로 향하고, 2분 후 깊은 계곡 속에 깊숙이 숨어 있는 옥녀탕으로 내려선다. 소박하고 아담하지만 냉기가 감도는 소(沼)다. 탕가 바위에 앉아 간식을 들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5시 반에 새벽밥을 먹었으니 어느덧 5시간 가까이 흐른 시각이다. 10시 30분 갈림길로 되돌아 나와 3.5Km 떨어진 중봉으로 향한다.

옥녀탕 갈림길 표지판

옥녀탕

 

오림골을 따라 잘 정비된 등산로가 완만하게 이어진다. 계곡에서 들리는 맑은 물소리가 청아하다. 중봉으로 오르는 코스는 아래 안내판에서 보듯 크게 3개의 코스가 있다. 오늘 나는 이 안내판의 2코스를 올라, 3코스로 하산할 예정이다. 3개의 코스 중, 2코스가 가장 부드럽고 아름다운 코스다. 10시 45분, 중봉 3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1시간 25분 만에 거리로 절반에 이른 셈이다.

잘 정비된 호젓한 등산로

중봉 3코스(펌)

이정표

 

11시 7분, 계곡을 건넌다. 이정표는 중봉까지 남은 거리가 2.2Km라고 알려준다. 계곡이 점차 멀어지며, 등산로가 가파르고 험해진다. 11시 17분, 등산로는 계곡을 버리고 왼쪽 산길로 들어선다. 산행 시작 후 약 2시간 만에 본격적인 중봉 오름길에 들어선 것이다. 주변의 나무들을 베어내어 잘 정비된 등산로가 가파르게 이어진다.

계곡을 건너고

계곡과 멀어지며 거칠고 가팔라지는 등산로

정비된 산길

 

11시 44분, 바위지대를 지난다. 능선 하나를 올라, 끝인가 싶으면, 능선은 굽어져 다시 가파르게 이어진다. 이러기를 몇 차례나 반복한다. 1000m가 넘는 산인데 어련하겠는가? 12시 16분, 드디어 이정표가 있는 시멘트도로에 오른다. 계곡을 떠나 산길로 들어선 후 약 1시간 만에 군사도로에 오른 것이다. 산행들머리에서 5.2Km, 중봉에서 900m 떨어진 지점이다.

바위지대도 지나고

군사도로 이정표

 

도로를 따라 중봉으로 향한다. 안개가 끼어 시설물이 있는 중봉이 희미하게 보인다. 시멘트도로를 따라 오르다 뒤돌아 안개에 싸인 화악산 정상을 카메라에 담고, 12시 24분, 화악산 정상에서 300m 떨어진 중봉 갈림길, 너른 공터에 선다. 오른쪽 정상으로 이어지는 시멘트도로는 민간인 출입금지 지역이다. 공터에서 안개 속에 희미하게 보이는 남쪽의 애기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동쪽의 화학지맥을 카메라에 담는다.

중봉으로 이어지는 시멘트도로

뒤돌아 본 화악산 정상

중봉 갈림길 표지판

남쪽 애기봉 능선

 

12시 25분, 안내판의 환영을 받으며 중봉을 향해 좁은 암릉길로 들어선다. 물기가 있는 바위가 미끄럽다. 12시 28분, 중봉 400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암릉을 기어오른다. 나지막한 직벽에는 가는 로프가 걸려있다. 12시 44분, 갈림길에서 왼쪽의 표지기를 따라 진행하여, 12시 46분, 정상석이 있는 중봉(1426.3m)에 오른다. 산행시작 후 3시간 26분이 지난 시각이다.

중봉 환영안내판

암릉길

암릉에 올라 뒤돌아보고

 

정상에 올랐지만 유감스럽게도 안개에 가려 북쪽의 군사시설 외에는 보이는 것이 없다. 화악산의 매력 중의 하나는 멋진 조망이라고 하는데 그 매력을 즐기지 못하니 안타깝다. 명산이 어디 한 번에 제 모습을 보인 적이 있나? 진짜 매력을 즐기고자 한다면 다시 오라는 계시로 알아듣고, 12시 48분, 하산을 시작한다. 6.6Km에 달하는 하산 길을 내려서서, 용수목에서 4시 10분에 출발하는 가평행 버스를 타려면 서둘러야 하기 때문이다.

정상에서 유일하게 본 북쪽 조망

 

12시 50분, 이정표가 있는 애기봉, 화악리 갈림길을 지나고, 뒤돌아 중봉을 카메라에 담는다. 부드러운 능선길을 지나 암릉길이 이어진다. 12시 55분, 등산로를 조금 벗어난 바위 위에 자리를 잡고, 정상주를 마시며 점심식사를 한다. 이어 1시 10분, 눈앞에 보이는 고사목을 카메라에 담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1시 14분, 이정표가 있는 관청리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다, 안개에 싸인 화악산 정상을 카메라에 담는다.

뒤돌아 본 중봉

점심식사 자리에서 본 고사목

관청리 갈림길 이정표

하산길에서 본 화악산 정상

 

1시 26분, 이정표가 있는 Y자 갈림길에 이른다. 왼쪽은 애기봉, 오른쪽은 적목리 삼팔교로 내려서는 길이다. 중봉 정상에서 600m 떨어진 지점이다. 오른쪽으로 몇 발자국 내려서자 적목리 가림 갈림길이 나오고, 너른 전망바위가 보인다. 잠시 전망바위에 오르지만 보이는 것은 안개뿐이다. 38교를 향해 가파른 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힘들게 올라오는 등산객들이 엄청난 경사라고 고개를 설래설래 저으며, 정상이 아직도 멀었냐고 묻는다.

적목리 38교 갈림길 이정표

 

등산로는 한동안 서북쪽으로 비교적 평탄하게 이어지다가 남서쪽으로 급격하게 꺾어져 내린다. 2시 1분, 38교 5.4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지독한 비탈길을 기듯이 내려선다. 2시 13분, 이정표가 있는 계곡에 내려선다. 왼쪽은 38교 5Km, 오른쪽은 등산로 없음이다. 1시 26분, Y자 갈림길에서 이곳까지 도상거리 1Km를 내려서는데 57분이나 걸렸다. 배낭을 벗어놓고 땀을 씻은 후, 음료수를 마시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2시 19분, 다시 배낭을 둘러메고 계곡을 따라 내린다.

38교 5.4Km를 알리는 이정표

계곡의 이정표

 

2시 30분, 최초로 계곡을 건너고, 2시 42분, 등산객들이 모여 있는 Y자 계곡에 내려선다. 석룡산과 화악산, 중봉 오름길이 갈리는 계곡이다. 이정표는 38교까지의 거리가 4.iKm라고 알려준다.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는 조무락 계곡을 따라 내리며 여러 차례 계곡을 건너고. 3시 5분, 아직도 38교까지 2.9Km가 남아있는 지점에서, 아쉽지만, 북동호폭포 50m를 알리는 이정표를 그냥 지나친다.

Y자 계곡의 등산객들

이정표

계곡 풍경

 

3시 26분, 철제다리를 건너고, 2분 후, 식당이 있는 석룡산 능선갈림길에 이른다. 이정표는 38교 1.5Km, 석룡산 정상(능선길) 3.3Km라고 알려준다. 차가 드나드는 넓은 길을 따라 내린다. 계곡 쪽에 개망초가 가득하다. 3시 48분, 조무락골 입구에 내려서서 오늘 산행을 마감한다. 점심과 휴식시간 약 30분포함을 포함하여, 총 5시간 28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석룡산 능선 갈림길 이정표

석룡산에서 하산하는 등산객들

조무락 계곡 가장 위에 자리 잡은 식당을 지나고

조무락골 입구

 

도로를 따라내려 버스정류장으로 향한다. 버스시간에 쫓겨, 조무락골에 발 한번 담가보지 못하고 뛰듯이 달려온 내 모습이 스스로 생각을 해보아도 딱하기 만하다. 3시 55분 경, 용수동 버스종점에 도착하여, 도마천으로 내려가 땀을 씻고 옷을 갈아입은 후, 버스에 오른다.

용수동 종점 버스정류장


버스시간표

 

4시 10분 정각에 출발한 버스는 4시 55분 경, 가평버스터미널에 도착하고, 매표소에서 5시 10분 발 동서울 행 버스표를 끊는다. 귀로의 버스 속에서 오늘 산행을 아쉬워하며, 다시 화악산을 찾을 궁리를 한다.

 

가장 좋은 것은 조무락계곡으로 들어서서, 마지막 식당이 있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능선으로 석룡산에 오르고, 쉬밀고개를 지나 입산금지 지역인 북봉을 거친 후, 화악산 정상의 군부대를 철조망을 따라 우회하여 중봉에 이르고, 중봉에서 관청리 쪽으로 하산하는 코스다. 하지만 이 코스는 산행시간이 8시간 가까이 소요되고, 약 1시간 정도 진행하여야 하는 철조망길이 고약해서, 나이든 사람의 나 홀로 산행으로는 무리겠다는 생각에, 감행할 용기가 나질 않는다.

 

그렇다면 올여름 청명한 날을 잡아 조무락계곡에서 왼쪽 능선으로 석룡산에 오르고, 쉬밀고개에서 조무락계곡으로 하산하며 물놀이를 즐기는 한 차례의 산행과 올겨울에 다시 건들내에서 오림계곡을 따라 눈 쌓인 중봉을 오르고, 중봉에서 관청리 쪽으로 하산하는 또 한 차례의 산행으로 두 번에 나누어 찾는 방법을 그려본다. 이처럼 머릿속에서 두 차례나 화악산을 찾다보니, 어느덧 버스는 동서울에 도착한다.




(2010. 7. 11.)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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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왕산 정상

배바위


안전산악회의 안내로 창녕의 진산인 화왕산을 다녀왔다. 지난 2월 정월대보름날의 억새 태우기 축제에서 7명의 사망자와 80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참사가 일어났던 바로 그곳이다. 가을 억새와 봄의 진달래로 유명하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막상 가서보니, 기암괴석들이 용립한 산세가 수려하고, 골이 깊어 명산의 요건을 두루 갖춘 멋진 산이다. 유명한 억새는 이 멋진 산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화왕산은 창녕의 동쪽에 거대한 장벽처럼 일어서 있다. 창녕에는 한국 최대의 자연 늪인 우포를 비롯해 읍내만 20개쯤의 늪지가 있다. 옛적에 창녕을 비사벌(比斯伐), 혹은 빛벌이라 불렀던 것은 이렇듯 곳곳에 늪지가 많아, 높은 데서 보면 거기에 반사된 햇살로 사방이 온통 찬란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낙동강을 끼고 있고, 늪 많은 창녕은 그러기에 '메기가 하품만 해도 물이 넘친다.'는 우스갯말이 전할 정도였다. 불기운이 왕성하다는 뜻의 산 이름 화왕(火旺)은 창녕 지방의 이 유난스런 물 기운을 억누르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하산 후 옥천 주차장에서 본 화왕산


산 이름이 불 화자를 쓴 화왕이고, 정상 평원 가운데가 움푹하여 화왕산을 옛적에 화산이었을 것이라 지레 짐작하는 이가 많다. 그러나 화왕산 정상 평원은 장년기, 혹은 노년기 산지에서 간혹 나타나는 형상일 뿐이라고 한다.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윤성효 교수(46세)는 "마그마가 땅속에서 식으면 심성암, 지표로 드러나 식으면 화산암이 되는데, 화왕산은 전형적인 심성암의 일종인 화강암 지대"라면서 "다른 산악에 비해 침식을 유달리 심하게 받아서 지금과 같은 지형으로 남은 것일 뿐, 화왕산은 화산은 결코 아니다" 라고 밝힌다. (이상 관련자료 발췌)

화왕산 정상부위의 억새밭


2009년 10월 24일(토)

7시 경, 10분 후에 도착 예정인 산악회 버스를 기다리다, 자그마한 인공폭포와 아름다운 꽃들로 예쁘게 치장한 구청 앞 광장을 둘러본다. 단풍이 들기 시작하는 주변의 나무들과 어우러져 무척 아름답다. 한순간 유럽의 어느 도시에 와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착각이 들 정도다.

인공폭포

화단으로 꾸민 광장


예정시간 보다 조금 늦게 버스가 도착한다. 토요일이라 차 안에는 젊은이들이 많이 눈에 뜨인다. 내 옆자리에 앉은 친구는 30세도 안돼 보이는 청년이다. 마지막 경우지인 복정역을 지나자 버스 안에는 빈자리가 하나도 없다. 고속도로는 단풍나들이를 나선 차량들로 붐빈다. 차들이 가다 서다를 반복한다.


버스 안이 조용하다. 시끄럽게 떠드는 뻔뻔한 아줌마들도 없고, 큰소리로 산행의 무용담을 자랑하는 노익장들도 없어 좋다. 내 옆의 젊은이는 편안한 자세로 깊게 잠들어 있다. 잠도 전염이 되는 모양이다. 나도 깜빡 잠속에 빠져든다. 2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버스는 망향 휴게소에 도착하여 주차장 한 귀퉁이에 자리를 잡고 산악회가 미리 준비해온 음식으로 아침식탁을 차린다. 떡이나 김밥이 아닌, 밥과 국, 그리고 반찬이 따른 정식 메뉴다.

산행코스


11시 30분경, 버스는 남성주 휴게소에서 10분간 정차를 한 후, 창녕을 지나, 12시 19분, 산행들머리인 옥천식당 앞에 도착한다. 차에서 내려 옥천식당 건물을 카메라에 담고, 도로를 건너 담안마을로 들어선다. 오른쪽으로 화왕산 암봉들이 멋지게 올려다 보인다. 마을길을 걷는다. 이 마을의 연륜을 말해주는 커다란 느티나무와 고택이 눈길을 끈다.

산행들머리 옥천식당

동쪽으로 보이는 화왕산 암봉

느티나무와 고택


12시 23분, 학생수련원을 지난다. 운동장과 건물 뒤로 화왕산 암봉들이 여전히 준엄하다. 12시 26분, 표지기들의 안내로 왼쪽 산길로 들어선다. 잡목사이로 등산로가 완만하게 이어진다. 12시 32분, 묘3기가 모여 있는 가족묘를 지나고 가파른 오르막길을 올라 돌 많은 옥천계곡으로 들어선다. 계곡을 따라 등산로가 구불구불 이어진다. 나뭇가지에 걸려있는 표지기들의 안내로 몇 차례 물 없는 계곡을 건넌다.

가족묘

계곡길


이윽고 계곡을 버리고 왼쪽 암릉길로 들어선다. 경사가 급해진다. 1시 15분, T자 능선에 올라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7분 후 갈림길을 만난다. 오른쪽 길은 685m봉을 우회하는 길이고, 왼쪽이 봉우리로 오르는 길이다. 왼쪽으로 들어서서 1시 28분, 685m 암봉에 올라 주위를 조망한다. 북쪽으로 가야할 능선과 723m봉, 동쪽으로 화왕산 암봉, 그리고 130도 방향으로 옥천리를 내려다본다.

양쪽에 표지기가 있는 갈림길, 오른쪽은 우회로

685m 암봉

가야할 능선


봉우리를 오른쪽으로 내려서고, 능선안부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모처럼 이어지는 평탄한 산책길을 걷는다. 1시 45분, 나뭇가지에 걸린 반가운 표지판을 본다. 희.준 님이 화왕지맥을 하면서 걸어놓은 723m봉 표지판이다. 9정맥을 하면서 자주 볼 수 있었던 희.준 님의 표지판을 오랜만에 이곳에서 다시 만나니 옛 친구를 만난 듯 무척 반갑다.

능선 산책길

723m봉


봉우리를 왼쪽으로 내려선다. 정면으로 가야할 전망바위와 753m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1시 50분, 전망바위에서 지나온 능선과 서남쪽으로 떨어지는 험준한 암벽 능선을 바라보고, 가야할 방향 오른쪽으로 멀리 배바위를 바라본다. 좁은 암릉길이 이어진다. 암릉길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시원하다.

전망바위

서쪽으로 떨어지는 험준한 암릉

지나온 능선

753m봉과 오른쪽 멀리 배바위

관룡산과 그 뒤의 암봉


2시 6분, 희.준 님의 표지판이 걸려있는 753m봉에 오른다. 정면으로 화왕산 정상과 배바위가 시야에 들어오고, 서쪽 장군바위 쪽으로 흐르는 능선이 힘차다. 봉우리를 내려서서 가볍게 암릉길을 오르내린다. 오른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배바위가 가깝게 보인다.

화왕산 정상과 배바위

장군봉으로 이어지는 멋진 능선

암릉을 오르내리고

가까이 본 배바위


2시 23분, 이정표를 지나고, 전망바위에 서서 화왕산 정상과 배바위를 가까이 본 후, 서쪽으로 흐르는 장군봉 능선과 북서쪽의 삼형제 바위를 카메라에 담는다. 이어 산불감시초소를 지나고, 2시 34분, 배바위에 올라 주위를 둘러본다. 넓은 분지가 온통 억새밭이다. 장관이다.

장군봉 능선

삼형제바위

배바위 앞의 기암

배바위

배바위에서 본 억새밭과 정상


억새밭을 지나 정상으로 향한다. 사거리 공지의 간이매점에서 캔 맥주를 사서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한 후, 3시 1분, 정상석과 삼각점이 있는 화왕산 정상에 선다. 정상석 뒷면에는 ‘창녕의 氣像’ 이란 글자가 새겨져있다. 과연 화왕산은 웅혼한 기상을 느낄 수 있는 명산이라는 생각이 든다. 혼잡을 피해 서둘러 정상을 내려선다.

정상 가는 길

사거리 공터에서 뒤돌아 본 매바위

억새와 절벽

정상석


이제 앞에 보이는 동쪽 능선을 따라 봉우리 하나를 넘고, 동문을 거쳐, 관룡산을 넘은 후, 옥천매표소로 5시까지 하산하려면 서둘러야한다. 부드러운 억새밭 능선을 걸으며 주위를 둘러본다. 3시 14분, 이정표가 있는 동문 갈림길에서 오른쪽 동문으로 내려선다. 억새 너머로 배바위가 우뚝하다.

가야할 능선

뒤돌아 본 정상과 지나온 능선

용지

동문 갈림길 이정표

동문으로 내려서다 뒤돌아 본 지나온 억새밭


성벽 옆으로 등산로가 나 있고, 성벽보호를 위해 탐방로를 이용하라는 팻말이 곳곳에 세워져 있는데도 성벽 위를 걷는 딱한 젊은이들이 있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의 60%이상은 우리가 선진화 됐다고 생각한다는데 저 딱한 젊은이들도 과연 그렇게 생각할까? 의문이다. 3시 21분, 이정표가 있는 동문에 내려서서 정상과 배바위를 올려다 보고 대문턱에 앉아 간식을 들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화왕성벽 위를 걷는 딱한 젊은이들

동문 앞 쉼터

동문


동문을 나서니 너른 임도가 이어진다. 3시 36분, 허준 세트장을 지나고, 이어서 만나는 일야봉산장 갈림길에서 직진한다. 3시 48분, 이정표, 화왕산 군립공원 안내도 등이 있는 삼거리에서 직진하여 관룡산으로 향한다. 완만한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4시 12분, 이정표가 있는 T자 능선에 올라,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1분 후, 나뭇가지에 정상팻말이 걸려있는 관룡산 정상(754m)에 오른다.

허준 세트장

관룡산 갈림길

이정표

정상


단풍이 곱게 물든 계단길을 서들러 내려서서 관룡사로 향하다, 전망바위에 서서 옥천리를 굽어보고 동북쪽으로 구룡산 방향의 암봉들을 카메라에 잡는다. 이윽고 저 아래에 용선대 석불이 내려다보인다. 4시 45분, 관룡사 0.4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용선대에 올라 잠시 석불을 구경한다.

관룡산 하산길

구룡산 암봉

용선대

이정표

용선대 석불

4시 59분, 관룡사에 내려서서 절 경내를 둘러보고 일주문을 지나 단풍이 곱게 물든 포장도로를 따라 내린다. 이어 주차장 화장실에 들러 땀을 씻고 옷을 갈아입은 후 5시 20분 경, 버스에 도착하여 배낭을 벗어 놓고 뒤풀이 장소로 끼어든다.

관룡사 대웅전

일주문

주차장 가는 길


대원들이 모두 하산하여 식사를 마치자, 5시 54분, 버스는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09.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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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 덮인 북봉과 황석산 정상


백두대간에 속하는 남덕유산(1,507m)에서 월봉산(1,279m), 금원산(1,353m), 기백산(1,331m)을 지나 관술령을 넘고, 황매산(1,108m), 성현산(485m), 광제봉(347m)을 거쳐 동남방향으로 구불구불 이어지다 진양호로 빠지는 새로운 산줄기가 분기된다. 길이가 156.6Km에 달하는 이른바 "진양기맥"이 그것이다.

남덕유산 정상 - 옛 사진


거망산(1,185m), 황석산(1,109m)은 이 진양기맥에 속하는 "월봉산(1279m)"에서 남서쪽으로 새롭게 분기된 산줄기에 우뚝 솟은 산으로 경남 함양군 안의면에 위치한다. 황석산과 기백산 사이의 용추계곡이 유명하다.

월봉산 정상 - 옛 사진

거망산, 황석산, 금원산, 기백산 - 옛 사진


산림청은 거망산에서 황석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광활한 억새밭 등 경관이 아름답고 황석산성 등 역사적 유적이 있는 점 등을 고려하여 황석산을 우리나라 100대 명산으로 선정한다.


정유재란 당시 황석산성에서 왜군에게 마지막까지 항거하던 사람들이 성이 무너지자 죽음을 당하고, 부녀자들은 천길 절벽에서 몸을 날려 지금껏 황석산 북쪽 바위 벼랑이 핏빛이라는 전설이 있다.


2008년 11월 29일(토)
낙동정맥 종주가 끝나자, 첫째 셋째 토요일의 산행이 비게 되고, 이때를 이용하여 정맥구간 중 빠뜨린 곳을 보충하거나 명산을 찾기로 한다. 마침 산정산악회에서 100대 명산 탐방 시리즈로 황석산을 안내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서둘러 신청한다. 오늘코스는『유동마을-연촌-황석산-거북바위-뫼재-삼거리-거망산-지장골-용추교』로 도상거리는 약 14Km이다.


백두대간 종주 3차대에 끼어 1년이 넘게 매주 안내를 받은 터라 산정산악회는 각별히 인연이 깊은 곳이지만, 그동안 9정맥과 지맥산행을 쫓아다니다 보니 마음과는 달리 자주 찾지 못하다가 오랜만에 모처럼 참여한다. 마치 옛 고향집에라도 온 듯 편안한 느낌인데, 뜻밖에 3차대의 함상철 대원까지 만나게 되니 더 더욱 반갑다.


버스는 후드득후드득 떨어지는 빗발을 헤치고 경유지를 지나며 대원들을 태우고, 진행을 맡아보는 박경희 대장은 예약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참석여부를 확인한다. 좌석 수 보다 많은 사람들이 신청을 해와 혹시 나오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 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다른 곳에서는 불황이라고 아우성인데 좌석보다 많은 예약자들이 몰린다니 참으로 반갑다. 결국 정원보다 3명을 더 태운 버스가 산행지를 향해 달린다.


서울, 경기일원에 다소 비가 내리겠다는 예보와는 달리 대전을 지나 남쪽으로 내려서도 빗발이 오락가락하는 곳이 많다. 그러나 산행들머리인 연촌마을 입구에서 버스를 내렸을 때는 비는 그치고, 이후 때때로 햇빛도 비쳐, 날씨 걱정을 잊는다. 하지만 주능선에 가까운 지능선에 이르러 하얗게 쌓인 눈을 보고는 가슴이 덜컹 내려앉는다.


주능선에 오르자, 간밤부터 내린 눈인지, 10 센치정도의 눈이 쌓여있고, 설상가상으로 거센 바람과 함께 싸락눈이 오락가락한다. 눈 덮인 암릉길을 걸어 황석산성에 이르지만, 거센 바람 때문에 코앞의 황석산 정상 오르기를 포기하고, 위험한 우회로를 거쳐, 거망산을 1.8Km 앞둔, 삼거리에서 불당골로 탈출하여 장자벌에서 산행을 마감한다.


비록 황석산, 거망산은 오르지 못한 미완성의 산행이지만, 높은 산에서의 날씨변화가 초래하는 위험을 직접 체험하고, 이런 뜻밖의 위기 속에서도, 등반대장의 지휘 하에 모든 대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모두 안전하게 탈출 할 수 있었던 것은 결코 쉽게 얻을 수 없는 귀중한 경험이라 하겠다.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1:18) 들머리 도착-(11:19)산행시작-(11:26)이정표<정상 4.2K>-(11:29) 임도-(11:33) 우측 산길-(11:38) 이정표<식수 준비하는 곳)-(11:52) 이정표< 정상 3.0K>-(12:08) T자, 우-(12:58) 주능선/이정표<정상 1.9K>-(12:37) 황석사 갈림길 이정표<정상 1.5K>-(12:57) 망월대-(13:09) 이정표<정상 0.6K>-(13:23~13:42) 황석산성/중식-(13:51) 갈림길<정상 50m>-(14:08) 성터길-(14:19~14:20) 거북바위-(14:21) 산내골 갈림길/이정표<거망산 4.3Km>-(14:51) 뫼재-(14:39) 1154m봉-(15:24~15:30) 장자벌 갈림길/이정표<거망산 1.8K>-(16:08) 갈림길, 우-(16:32) 청량사-(16:42) 장자벌』 중식 약 15분포함, 총 5시간 23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버스는 서상 IC에서 고속도로를 버리고, 26번 국도로 내려서서 안의로 향하다가, 당본리에 이르러 왼쪽 용추계곡으로 이어지는 지방도로로 바꾸어 타고, 11시 18분, 산행들머리 연촌마을 입구에 도착한다. 버스에서 내려 서둘러 산행준비를 하고 11시 19분, 연촌마을로 들어서며 산행을 시작한다.

버스 들머리 도착

산행시작


마을길인 시멘트 도로를 따라 오른다. 도로가 젖은 것을 보면, 얼마 전까지도 비가 내린 듯하지만, 지금은 빗방울이 멎었다. 11시 26분, 황석산 정상 4.2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이어 뒤돌아 흰 눈이 덮인 기백산을 카메라에 담는다.

눈 덮인 기백산


마을을 통과한다. 나뭇잎이 떨어진 앙상한 가지에 다닥다닥 붙은 홍시가 무척 아름답다. 11시 29분, 시멘트도로에서 왼쪽 임도로 들어서고, 4분 후에는, 임도를 버리고 오른쪽 능선으로 진입하며,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연촌마을을 통과하며 본 감나무

왼쪽 임도로

오른쪽 능선으로


낙엽이 쌓인 돌 많은 계곡 길을 따라 오른다. 황석산 정상 3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11시 52분, T자 능선에 올라, 왼쪽 급경사 오르막길을 오른다. 바람이 강하게 분다. 나지막한 봉우리를 하나 넘는다. 순간, 갑자기 산의 모습이 바뀐다. 누런 단풍대신, 하얀 눈이 온산을 덮고 있다.

돌 많은 계곡 길

T자 능선, 좌

눈 덮인 안부를 지나는 대원들


11시 29분, 주능선에 진입한다. 눈이 제법 많이 쌓였고, 바람이 강하게 부는데, 갑자기 우박처럼 싸라기눈이 쏟아진다. 이정표는 정상까지 1.9Km가 남았다고 알려준다. 귀가 시리고, 뺨이 얼얼할 정도로 춥다. 서둘러 방풍재킷의 후드를 뒤집어쓴다. 오른쪽 나뭇가지 사이로 눈 덮인 망월대와 황석산이 보인다.

주능선의 이정표

가야할 능선


12시 37분, 정상 1.5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휘몰아치는 바람에 정신이 하나도 없다. 눈발은 그쳤다 이어지를 반복한다. 설산산행을 하리라고는 짐작도 못해, 아이젠도, 스패츠도 준비를 하지 못한 것이 못내 걱정이 된다. 쌓인 눈이 깊지 않아 스패츠는 그렇다하더라도, 이런 상황에서 아이젠이 없는 것은 큰 타격이다. 거센 바람과 예기치 못한 눈 때문에 아무래도 산행을 제대로 마치기가 어렵겠다는 생각을 하며, 눈이 제법 쌓인 망월대로 이어지는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삼거리 갈림길 이정표

망월대 오르는 길, 눈이 제법 쌓였다.


12시 57분, 망월대에 오른다. 동쪽으로 기백산을 비롯한 진양기맥 산줄기가 건너다보인다. 눈 덮인 암릉길을 조심조심 걸으며, 가야할 황석산을 카메라에 담고, 지나온 망월대를 뒤돌아본다. 1시 1분, 암릉 길을 지나 봉우리 위에 서니, 바로 눈앞에 황석산이 우뚝하다.

눈 덮인 기백산과 진양지맥

암릉 길 뒤로 보이는 황석산

뒤돌아 본 망월대

눈앞에 우뚝 솟은 황석산


미끄러운 눈길을 내려서서 황석산으로 향한다. 세차게 불어대는 바람에 눈가루가 분분이 날린다. 3시 9분, 정상 0.6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안부에 내려서서 바위덩어리인 황석산 정상을 올려다본다. 나뭇가지에 걸린 표지기들이 거센 바람에 몸부림을 친다.

갈림길 이정표

올려다 본 황석산 정상


1시 23분, 맞바람이 세차게 몰아치는 황석산성를 통과한다. 이정표가 있다, 왼쪽은 산성을 따라 남봉으로 이어지고, 오른쪽으로는 황석산이 가깝다. 이정표는 정상까지 거리가 100m라고 알려준다. 산행을 시작하고 약 2시간 만에 산성에 도착했으니, 눈보라 속의 진행을 감안한다면, 결코 늦은 진행은 아니다. 대원들이 세찬 바람을 맞으며 모여 있다. 등반대장은 바람이 너무 심해 위험하다며, 대원들의 황석산 등정을 금지 시키고, 북봉을 우회하는 위험한 사면 길을 통과해야 할지, 아니면 왔던 길을 되돌아 탈출해야 할지를 결정하지 못하고 고민을 하고있다.

황석산성

이정표

남봉

황석산 정상

산성에 모인 대원들


이윽고 등반대장은 대원들에게 바람을 피해, 산성부근에서 점심식사를 하며 기다리라고 당부하고, 어디론가 사리진다. 함상철 대원과 함께 성벽을 등지고 앉아, 어한주(禦寒酒)를 두어 잔 나누어 마시고, 점심식사를 한다. 바람이 한줄기 세차게 불어치면, 벗어놓은 배낭과 도시락에 금방 하얗게 눈가루가 날려 쌓인다. 마치 히말라야의 고산을 등정하다 조난을 당한 기분이다.

점심식사를 하며 바라 본 지나온 능선


이윽고 등반대장이 다시 모습을 나타내더니, 북봉 우회로를 통과하여, 거망산으로 향하다, 상황을 보아, 적당한 곳에서 탈출을 하자고 한다. 아마도 북봉 우회로 상태를 실제로 답사하고, 통과할 만 하나고 판단을 한 모양이다. 1시 51분, 이정표가 있는 황석산 정상과 우회로 갈림길에 이른다. 이정표는 정상까지의 거리가 50m라고 알려준다. 정상으로 이어 지니는 급경사 슬랩에는 굵은 로프가 늘어져 있고, 바람이 세차게 불어 눈도 덮여있지 않다. 50여 미터를 남기고 정상을 포기하기가 아쉬워, 함상철 대원과 로프를 잡고 슬랩을 오른다. 절반 쯤 올랐을 때 아래에서 등반대장이 바람이 심해 위험하니 내려오라고 소리친다. 이런 상황에서 개별 행동은 금물이다. 아쉽지만, 되돌아 내려와 우회로로 접어든다.

황악산 정상 오르는 길

갈림길 이정표


우회로는 경사가 급한 사면길이다. 눈이 없어도 조심스러운 길인데, 눈까지 덮여있으니 무척 미끄럽다. 발 딛을 곳을 확실히 하고, 나뭇가지를 잡으며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사면길이 바위를 건널 때는 등반대장이 건너편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손잡을 곳, 발 놓을 곳을 일일이 지시하며 한사람씩 건너게 한다. 여자대원들이 힘들어 하면서도 용감하게 건너는 모습이 대견하다. 이어 직벽을 로프에 매달려 내려서는 등 위험구간을 지나 북봉을 우회하고, 2시 8분, 성벽 위에 서서, 북봉을 돌아본다. 저곳에 아직도 핏자국이 있다니, 실로 그로테스크한 광경이다.

우회한 북봉


2시 19분, 조망안내판이 있는 거북바위에 오른다. 북봉, 황석산 정상, 그 뒤로 비쭉비쭉 암봉이 솟아있는 지나온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보통은 황석산성에서 황석산에 올랐다 우회로를 지나 거북바위에 이르는 데는 30분이 채 안 걸리지만, 오늘은 짧은 점심시간을 포함하여 약 한 시간이 걸린 것이다.

거북바위

거북바위에서 본 북봉, 황석산 정상, 그리고 지나 온 능선


2시 21분, 이정표가 있는 산내골 갈림길을 지나고 1165m봉으로 오르다, 왼쪽으로 멀리 거망산을 바라본다. 1165m봉을 넘고, 위험하지는 않지만 미끄러운 내리막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서면 평탄한 잡목 숲 사이로 아름다운 눈길이 이어진다. 속도를 내어 빠르게 달린다.

1165m봉을 오르며 본 거망산

아름다운 눈길


2시 45분, 이정표가 있는 뫼재에 이르러 뒤돌아 억세 너머로 북봉과 황석산 정상을 돌아보고, 억새 사이로 이어지는 눈길을 달린다. 3시 11분, 1,154m봉에 올라 거망산을 가까이 보고, 눈 덮인 암릉길을 지나, 3시 24분, 이정표가 있는 장자벌 갈림길에 이른다. 등반대장이 기다리다, 거망산 가는 길을 막고, 장자벌로 하산을 하라고 지시한다. 이제 산악회에서 지정한 하산시간 4시 30분까지는 약 1시간이 남았는데, 또 하나의 미끄러운 암봉을 지나, 이곳에서 1.8Km 떨어진 거망산까지 다녀오기는 애저녁에 그른 일이다.

뫼재

억새지대

가까이 본 거망산

장자벌 갈림길


거망산 가는 길을 한번 바라보고, 지는 해를 받고 있는 기백산을 바라본 후, 3시 30분, 눈 덮인 산죽 밭 사이로 급하게 떨어지는 미끄러운 길을 달려내려 탈출을 시도한다. 미끄러져 엉덩방아를 찧거나, 나무뿌리에 걸려 앞으로 고꾸라져 큰 부상을 당하지 않으려면 신경을 쓰고 진행하여야 할 미끄러운 능선길이 길게 이어진다.

지는 햇빛을 받고 있는 기백산

눈 덮인 산죽 밭을 지나고


4시 8분, 갈림길에 이르러 표지기들의 안내로, 능선을 버리고 오른쪽 골짜기로 내려선다. 눈 녹은 물에 젖은 낙엽이깊게 깔린 가파른 내리막길이 한동안 이어지더니, 이윽고 임도로 내려서고, 4시 32분, 청량사를 지나며, 대웅전을 카메라에 담는다. 저 아래 도로변에 서 있는 산악회 버스가 보인다.

뒤돌아 본 갈림길

청량사 대웅전


4시 37분, 장자벌 300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5분 후, 등산 안내판이 있는 장자벌에 내려선다. 건너편 식당에 뒤풀이 자리를 마련해 놀고 기다리던 박 대장이 반갑게 뛰어 나온다.

이정표

등산안내도


식당 수돗가에서 간단히 세수를 하고, 박 대장이 미리 부탁을 해서 따끈하게 덥혀 놓은 방으로 들어가 시원한 맥주로 목을 축이고 비빔밥으로 허기를 달랜다. 음식이 정갈하고 맛도 괜찮다. 산정산악회에서는 회비를 27,000원 받는 대신 식대와 술값은 각자가 부담하게 한다. 식사를 않겠다는 사람도 있어, 박 대장이 미리 식사를 예약하는데 애로가 많다고 한다.


따끈한 방에서 추웠던 몸이 녹으니, 콧물이 주책없이 흐르고 재채기가 잇따른다. 예기치 않았던 날씨 탓에 미완성으로 그쳤지만, 올겨울 첫 설산산행이라는 의미가 있고, 또한 황석산의 웅장함을 맛보았으니, 내년 초가을에는 꼭 황석산 정상에 올라, 북으로 덕유산, 동으로 진양지맥 산줄기, 남쪽으로 지리산, 남서쪽으로 백운산과 계관산을 바라보고, 필히 거망산을 올라 봐야겠다.


이윽고 모든 대원이 도착하여 식사를 마치자 버스는 6시가 조금 못되어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08. 11. 30.)





















at 08/10/2010 03:13 am comment

잘 보았습니다 대단하십니다 감사히 담아갑니다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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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악산

 

참조 

백두대간 종주(46) - 황악산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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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장산 암봉

 

참조 

백두대간 종주(27) - 황장산.

Posted by Urimahn
,

 

희양산

 

참조

백두대간 종주(15) - 희양산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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