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참조 

천마지맥(3) : 과라리고개-천마산-마치고개

 

2. 천마산(天摩山, 812.4m) 

 

정상에서 본 천마지맥

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과 오남읍의 경계를 이루는 천마산(812.4m)은 한북정맥에 맥을 대고 있다. 운악산(936m)에서 이어지는 한북정맥은 신팔리 서파고개에서 숨을 고른 다음, 수원산 - 국사봉 - 죽엽산으로 이어진다. 이 서파고개에서 한북정맥을 이탈해 남쪽으로 가지를 치는 능선은 주금산(814m)을 빚어놓은 다음, 또 두 갈래로 갈라진다. 여기서 남동으로 갈라지는 능선은 서리산 - 축령산으로 나가고, 남쪽으로 직진하는 능선은 내마산(786.8m) - 철마산(711m)을 지나 천마산에 닿는다.


 천마산 이후 능선은 계속 남진, 마치고개에서 맥을 낮추었다가 백봉(589.9m)을 들어 올린 다음, 남동으로 방향을 고쳐 나가다가 문안산(536m)을 분가시키고는 다시 남으로 향하다가 운길산(610m)과 예봉산(679m)을 빚어 놓고는 여맥들은 팔당호에다 가라앉힌다.

천마지맥(펌)


 천마산은 하늘 높이 솟아오른 산세가 빼어난 명산이다. 경춘 국도를 타고 서울로 갈 때나 양평 서종면의 북한강변 길을 가면서 보면 그 빼어난 모습이 가히 군계일학이다. 이곳을 지나던 이성계는 "가는 곳마다 청산은 많지만 저건 꼭 푸른 하늘에 홀(笏)을 꽂아놓은 것 같도다. 손이 석 자만 더 길다 면 저 끝에서 하늘을 만질 수 있겠다(手長三尺可摩天)"라고 읊었다고 한다. 천마산이라는 넘치는 이름을 얻게 된 유래다.


산꼭대기를 중심으로 능선이 사방으로 뻗어있어 어느 지점에서나 정상을 볼 수 있는 특이한 산세와 식물상이 풍부하여 식물관찰 산행지로도 이름나 있는 점 등이 고려되어 100대 명산으로 선정되고. 1983년 8월 29일 군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이상 한국의 산천 등에서 발췌)


 2009년 6월 4일(목)
어제는 비가 내려 J산악회에서 가기로 했던 가리산 산행이 펑크가 나는 바람에 공을 치고, 오늘은 그럴 경우에 대비해서 대기시켜둔 산 중에서 천마산을 골라 산행에 나선다. 여기서 '대기시켜둔 산'이란 의미는 그 산엘 가기 위한 교통편, 지형도, 산행코스 등 모든 산행에 필요한 자료들을 준비해 놓고, 언제고 들고 나서기만 하면 되는 산을 말한다.


 천마산은 경춘가도를 지나면서 수도 없이 바라본 산이지만, 아직 가볼 기회가 없었던 곳이다. 막상 가겠다고 산행코스를 검토해 보니, 산행계획을 세우기가 무척 애매하다. 단순히 천마산만 올랐다 내려오면 산행시간이 너무 짧고, 철마산을 거쳐 주금산까지, 천마지맥 일부를 산행대상으로 잡자니, 당일산행으로는 너무 길다. 결국 교통이 편한 호평동에서 시작하여 천마의 집, 805m봉을 거쳐 정상에 오르고, 멸도봉, 과라리고개, 보광사를 지나 가곡리로 내려서는 코스를 염두에 두고, 8시가 다 된 시각에, 느긋하게 대문을 나선다.


천마산 등산지도


 지하철로 왕십리로 이동하여, 중앙선으로 바꿔 탄 후, 도농역에서 내려 오른쪽 출구로 나온다. 이어 육교를 건너 동화 중고교 앞 버스 정류장에서 호평동행 버스를 기다린다. 노선안내를 보니, 93번, 97번, 165번, 1227번이 호평동행이다. 이윽고 1227번 버스가 도착하여 이에 오른다. 버스는 금곡, 평내역을 지나, 9시 40분 경, 호평중앙로에 있는 차고에 도착한다.

동화 중고교


 천마산군립공원 방향을 알려주는 커다란 교통표지판이 눈앞에 있지만, 주민인 듯 보이는 행인에게 천마산 가는 길을 묻는다. 그 양반은 교통표지판을 따라가도 되지만, 길이 복잡하니, 버스차고 왼쪽 골목을 따라 직진하는 길이 알기 쉽다고 친절히 알려준다. 오늘처럼 혼자 산행을 하는 날에는 산행 들머리를 물어물어 찾아가는 과정도 큰 즐거움이다.


 간판들이 다닥다닥 붙은 골목길을 걷는다. 약 5분 정도 골목길을 들어서니, 왼쪽으로 미금농협이 보이고, 이어 만나는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면 사거리에 이른다. 왼쪽으로 천마산이 보인다. 이후는 천마산을 보며, 교통표지판을 따르면 된다. 아파트 신축공사장 철책을 따라 오른다. 저 앞에 165번 버스 차고가 보인다.

천마산이 보이는 사거리


 

165번 버스 종점.


 공사장철책을 계속 따라 오른다. 구름이 낮게 드리운 흐린 하늘 아래 천마산이 우뚝하다. 이윽고 공사장철책이 끝나고, 수진사 갈림길을 지난다. 이어 천마산입구, 무료주차장을 지니면, 갑자기 울창한 숲이 다가오고, 오른쪽으로 하늘을 찌를 듯 꼿꼿하게 선 낙엽송 숲이 아름답다. 이제까지와는 확연히 다른 별세계로 들어선 것이다.

도로 건너 오른쪽으로 보이는 천마산


 

수진사 갈림길,


 

천마산 가는 길

 

10시 11분, 천마산군립공원으로 들어서고, 안내도 앞에 서서, 등산코스를 확인한다. 경방기간을 알리는 안내판도 보인다. 천마산은 봄에 3개월, 늦가을에 1개월 반 동안은 산행을 금지시키고 있다. 멋진 산책길이 이어진다. 맑은 계곡의 물소리, "홀딱 벗고, 홀딱 벗고..." 새소리, 그리고 울창한 숲, 10분도 안 되는 짧은 동안에 세상이 온통 변해버린 느낌이다.

군립공원 입구


 

입산통제안내


 10시 16분, 상명여대 생활관을 지나고, 10시 24분, 천마의 집 갈림길에서 시멘트 길을 버리고 왼쪽 숲길로 들어선다. 등산로는 작은 계곡을 건너, 아름드리 잣나무들이 빽빽한 숲 사이로 완만하게 이어진다. 군데군데 벤치에 앉아 쉬고 있는 인근 아주머니들의 웃음소리가 밝게 울려 퍼진다. 도심 가까운 곳에 이런 숲이 있다니 놀랍다.

상명여대 생활관 입구

천마의 집 갈림길

가벼운 옷차림으로 숲 속을 산책하는 인근주민들


 짧은 너덜지대를 지나고, 갈림길에서, 왼쪽의 평탄한 등산로를 따라 천마의 집 쪽으로 향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등산로는 조금 전, 천마의 집 갈림길에서 버렸던, 시멘트 길로 들어선다. 이정표가 있는 천마의 집 앞이다. 천마의 집이 어떤 곳인가 궁금했었는데, 안내문을 보니, 서울시 초. 중. 고생들의 야영교육장으로. 일반인들의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시멘트 길을 따라 올라 천마산으로 향한다.

너덜

천마의 집 앞

가파른 시멘트 길을 한 굽이 올라 능선 마루턱에서 오른쪽 등산로로 들어선다. 10시 48분, 천마산 1.5Km를 알리는 이정표와 천마산등산안내도가 있는 곳을 지나고, 3분 후, 갈림길에서 오른쪽 오르막길로 오른다. 이 길은 꺽정바위, 805m봉을 거쳐 천마산 정상에 이르는 능선길이고, 왼쪽 길은 돌핀 샘을 거쳐 천마산으로 오르는 완만한 사면길이다.

이정표와 천마산 등산안내판


10시 54분, 벤치가 놓여있는 T자 능선에 오른다. 한발 앞서 오른 동네 아주머니들은 힘들다며 벤치로 달려가고, 나는 천천히 오른쪽 가파른 통나무 계단 길을 올라, 공터에 이른다. 공터 벤치위에 아주머니가 혼자 앉아 쉬고 있다. 뒷모습이 곱다. 공터에 세워 놓은 김의식의 "오월 산아"라는 시가 적힌 팻말과 잘 어울리는 광경이다. 천마산이 남양주 시민들의 훌륭한 휴식처로 변한 모습이다.

통나무 계단길

공터의 벤치

김의식의 오월 산아


11시 5분, "천마산 3-5" 위치 표지판이 걸린 T자 능선에서 왼쪽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많은 등산객들이 오르내려, 통나무 계단의 마모가 심하고, 계단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계단 길 좌우로 새로운 등산로를 만들어, 능선 전체가 등산로로 변하고 있다.

T자 능선에서 왼쪽으로

능선 위의 등산로


 11시 16분, 헬기장을 지난다. 헬기장의 이정표가 정상까지 약 460m가 남았다고 알려준다. 11시 28분, 위험 표지판이 보이는 암릉길을 오른다. 로프가 매어져 있고, 암벽에는 스탠 홀드가 박혀있다. 바위 하나를 왼쪽으로 우회하여 오른다. 천마산 안내판이 보이고, 안내판은 이곳이 꺽정바위라고 알려준다. 꺽정바위를 지나 805m봉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암름에는 나무계단이 설치되어, 노약자들도 큰 위험 없이 오르내릴 수 있게 해 놓았다.

헬기장

암릉길

천마산 안내판

꺽정바위 1

꺽정바위 2

나무계단 길


 나무계단이 끝나는 왼쪽 바위전망대에 벤치 두 개가 놓여 있다. 남서쪽으로 오늘의 산행들머리인 호평동, 아파트건설 현장, 그리고 큰골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북쪽으로는 철마산을 지나 주금산으로 이어지는 천마지맥 능선이 힘차게 흐른다. 11시 43분, 이정표가 있는 805m 봉에 오른다, 왼쪽은 천마산 오름길, 오른쪽은 마석 하산길이다.

산행 들머리 방향

북쪽의 천마지맥

805m봉의 이정표


 능선 안부로 내려서며 건너편 천마산 정상을 바라보고, 안부를 지나 오르막길을 오르다, 천마산 스키장을 굽어 본 후, 11시53분, 정상에서 마석으로 떨어지는 능선과 그 건너편의 배봉을 바라본다. 암릉인 정상에는 삼각점, 정상석이 있고, 깃대에는 태극기가 펄럭인다.

천마산 정상

스키장

마석으로 떨어지는 남부 능선과 마석 시가지, 그리고 백봉

정상

삼각점

정상석


11시 56분, 정상에 있는 이정표 앞에 선다. 실망스럽게도 보광사 쪽 등산로는 폐쇄됐다고 쓰여 있다. 암릉길을 조금 내려서서 건너편의 멸도봉을 카메라에 담고, 마침 정상까지 올라 온 나이 지긋한 등산객에게 보광사 쪽으로 하산하는 것이 금지 된 것이냐고 묻는다. 그 양반은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등산로가 폐쇄되고, 오랫동안 사람들이 다니지 않아 길 찾기가 쉽지 않을 뿐 아니라, 가파른 길도 많아 위험하니, 가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한다.

정상의 이정표

멸도봉


 보광사 쪽으로 하산 할 수 없으면 결국 남쪽능선을 타고 마석으로 내려갈 수밖에 없겠다. 교통이 편하기 때문이다. 정상으로 되돌아와 암릉 길을 걷는다. 바위에 방향표지 동판이 박혀있다. 올라올 때는 보지 못했던 것이다. 소나무 한그루가 그늘을 만들어주는 바위에 앉아, 정상주를 마시고, 점심식사를 한다.

동판


 12시 20분, 식사를 마치고, 다소 이른 감은 있지만 하산 길로 들어선다. 805m봉을 왼쪽으로 우회하는 사면길이다. 12시 24분, 이정표가 있는 본 능선으로 진입하여, 마치고개 갈림길을 지나고, 가야할 능선을 굽어본다. 이어 가파른 암릉길을 내려선다. 양쪽으로 로프가 걸려있고, 스탠 홀드까지 박혀있어, 진행에 어려움은 없다.

본 능선의 이정표

마치고개 갈림길

가야할 능선

가파른 암릉길


12시 39분, 묵현리 갈림길을 지나고, 3분 후, 개념도에 표시된 뾰족봉 이라고 짐작되는 전망바위에 서서, 지나온 암릉길, 마치고개로 이어지는 능선, 그리고 마석 시가지를 굽어본다. 다시 암릉길을 내려선다. 그늘도 없는 땡볕길이다. 왼쪽 바위 위에 추모비가 보인다.

뒤돌아 본 지나온 길

마치고개 능선

마석시가지

암릉길

추모비


 1시 5분,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 이른다. 왼쪽은 가곡리로 내려서는 길이고, 마석으로 이어지는 길은 나무계단이 설치된 오른쪽이다. 1시 10분, 깔딱샘을 지나고, 6분 후, 너른 청소년 수련장에 이른다. 이정표, 등산안내판 등이 보이고, 청소년수련장에서 깔닥고개로 이어지는 능선길을 폐쇄한다는 안내문이 시선을 끈다.

갈림길 이정표

깔닥샘

등산로 폐쇄안내


1시 26분, 매점을 만나 캔 맥주를 산다. 맥주를 마시며 너른 공원길을 천천히 따라 내려, 1시 38분, 천마산 군립공원 입구를 벗어난다. 호평동 공원입구에서 정상을 거쳐 마석의 공원입구까지의 거리는 약 6Km이고, 이구간의 산행시간은 중식시간 15분 포함, 3시간 27분이다.

공원입구


 입구에서 3분 쯤 걸어 나오면, 46번 국도에 이르고, 국도를 따라 오른쪽으로 조금 이동하면, 버스정류장이다. 버스정류장에서 약 30분 쯤 기다리니, 1127번 강변역행 버스가 도착한다.


 



 

(2009. 6. 6.)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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