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 25일(화).
경방기간을 피한 5주간의 남해지맥으로의 외도(外道)를 끝내고 다시 팔공지맥 종주로 되돌아온다. 오늘 코스는『군사도로-마루금 진입-군부대 우회-비로봉-동, 서봉 갈림길-비로봉 우회-서봉-병풍재-파계봉-한티재』로 도상거리는 약 12Km 정도다. 오늘은 성탄절.... 교인들은 참여할 수 없었겠지만, 휴일이라 직장에 다니는 몇몇 새얼굴들이 보여, 총 24명의 대원들이 함께 산행을 한다.
흐린 날씨에 가스로 시계도 좋지 않은 칙칙한 겨울 날씨다. 게다가 겨울치고는 춥지도 않고, 바람도 없어, 얼었던 등산로가 녹아 길이 미끄럽고 질퍽거리는 곳이 있을 정도다. 아침식사를 위해 치악 휴게소에서 잠시 정차했던 버스는 군위IC에서 고속도로를 버리고, 5번 국도로 내려선다. 류 회장이 지도를 갖고, 운전석 옆 통로에 앉아, 목적지에 이르는 최단거리를 지시한다. 살아있는 GPS인 셈이다. 버스는 동명을 지나 79번 국지도를 지나고, 황청리에서 군사도로를 타고 올라, 11시 28분, 지난번 하산했던, 고도 약 890m 정도의 헬기장 옆, 도로변에 정차한다.
군사도로를 버리고 좁고 바위가 많은 거친 마루금을 약 45분 동안 걸어 군부대에 이르고, 약 56분간 군부대 왼쪽 철책을 따라 진행한 후, 비로봉으로 이어지는 시멘트도로에 내려선다. 이어 비로봉에 올랐다가, 동, 서봉 갈림길에 내려서고, 다시 약 15분 동안 비로봉 송신시설의 철조망을 따라 비로봉을 우회한 후, 한티재 까지는 팔공산의 정규 등산로를 따른다.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1:27) 헬기장 옆 군사도로-(11;29) 산행시작-(11;36) 주능선-(11:59) 암봉, 오른쪽 우회-(12:09) 봉, 약 1105m, 조망-(12:11) 암릉-(12:22~13:18) 군부대우회-(13:32~13:35) 비로봉 정상-(13:45) 동, 서봉 갈림길, 우-(14:00) 주능선 진입-(14;03~14:13) 간식-(14:17) 약사여래좌상-(14:22) 오도재/이정표<서봉 400m, 파계재 5.5Km, 동봉 700m>-(14:28) 나무계단-(14;29) 전망바위-(14:35) 헬기장-(14:37~14:39) 서봉-(14:40) 팔공산 자연공원 안내도-(15:18) 이정표<파계재 3.7Km, 서봉 1.3Km>-(15;27) 전망바위-(15:46) 병풍재-(14:06) 마당재-(16:08) 헬기장-(16:29) 파계봉-(16:32) 이정표<파계재 1.0Km, 서봉 4.0Km>-(12:46) 파계재-(16:52) 헬기장-(17;06) 이정표<한티재 0.8Km, 파계재 1.2Km>-(17;18) 한티재』간식 10분 포함, 총 5시간 49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버스에서 내려 우선 급한 용무부터 보고, 11시 29분, 앞선 대원들 뒤를 따라 군사도로를 오른다. 4분 후, 왼쪽 숲으로 들어서서, 가파른 사면을 기어올라, 11시 36분, 능선에 이른다. 좁고 거칠고 가파른 잡목능선에 희미한 발자국이 이어지고 이따금씩 표지기들도 보인다. 군사도로를 거부한 맥꾼들의 발자취다.
약 970m 정도의 봉우리에 걸린 표지기
그늘진 능선 군데군데에 눈이 보인다. 급경사 오르막을 올라, 12시 9분, 고도 1105m 정도의 봉우리에서 80도 방향으로 웅장하게 흐르는 능선을 바라보고, 이어 암릉을 걸으면서, 시루봉과 산봉우리 위의 군부대를 카메라에 담는다.
군부대로 이어지는 마루금에서 본 80도 방향
내려다 본 시루봉
올려 본 군부대
군부대 철책 부근에 대원들이 모여 있다. 김 대장이 부대 통과허가를 신청했지만 무언가 잘 안 되는 모양이다. 이윽고 사병 한사람이 뛰어 오더니 부대 안의 통과를 허용할 수 없다고 최후통첩을 한다. 주말 같은 때 동호인들 몇몇이 신청을 하면 간혹 허용하기도 했다지만, 주중에 많은 인원의 통과는 어려운 모양이다. 할 수 없이 부대 왼쪽의 철책을 따라 부대를 우회한다. 철책을 잡고 길도 없는 험한 곳을 통과한다. 산꾼들의 솜씨인지, 군부대의 배려인지는 알 수 없으나, 작은 바위벼랑을 건너야 할 곳, 두 군데에 밧줄이 매어져 있다. 길은 험해도 간간히 조망을 즐기는 것으로 위안을 삼으며, 거의 한 시간 정도 군부대 철책을 우회하고, 1시 18분, 비로봉으로 오르는 시멘트도로에 내려선다.
부대 정문 부근에서 본 지나온 능선
철책 따라 부대 우회
우회하면서 본 기암
우회로는 계속되고
우회로에서 본 팔공산 동쪽 능선
동봉과 비로봉
도로에서 본 군사시설
도로에서 본 비로봉
도로를 따라 비로봉으로 향한다. 'TBC 팔공산 송신소'라는 간판을 지나, 1시 32분, 삼각점<군위 11, 79 10 재설>과 안내판이 있는 비로봉 정상에 오른다. 안내판에는 이곳의 고도가 1192m라고 알려준다. 비로봉에서 서봉 쪽과 부대 쪽을 둘러보고, 다시 도로로 내려서면서 팔공산 제천단 자리를 확인한다.
비로봉 정상의 삼각점과 안내판
비로봉에서 본 서봉
팔공산 제천단
친절한 송신소 직원의 커피 대접을 받고, 서봉으로 가는 길도 가르침을 받는다. 50대쯤으로 보이는 직원은 한티재까지는 4시간 이상 걸릴 것이니 서두르라고 충고를 한다. 커다란 배관아래를 기어서 통과하고, 직원 아저씨가 열어놓은 철조망 문을 지나, 1시 45분 경, 동봉과 서봉의 갈림길에 이르러 오른쪽의 서봉으로 향한다.
커다란 배관 아래를 기어서 통과하고
2년 전, 역시 12월, 산악회를 따라, 동화사에서 출발하여, 동봉, 염불봉, 관봉 등을 거쳐 갓바위 주차장으로 하산한 적이 있고, 오늘은 군부대를 우회하느라 시간도 빠듯하여, 지척에 있는 동봉을 생략한 채 서봉으로 바로 진행한다. 동, 서봉 갈림길에서 약 5분 쯤 진행하여, 다시 갈림길에 이른다. 왼쪽은 정상등산로이고, 오른쪽은 송신소 철조망을 따라 마루금을 우회하는 길이다. 오른쪽 길은 험하고 발자취도 희미하지만, 산악회의 표지기는 오른쪽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부르고 있다.
송신소 철조망과 그 옆의 통로
송신소 철조망을 지나 비로봉에서 서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 상의 바위에 올라 주위를 둘러보고, 약 10분간 휴식을 취하며 간식을 즐긴다. 2시 17분, 팔공산 마애여래상 앞에 서고, 2시 20분, 정상등산로 106을 지난다. 기기묘묘한 바위들 사이로 등산로가 이어진다. 마치 북한산의 암릉을 걷는 기분이다. 하지만 산의 크기나, 높이는 팔공산이 북한산에 비해 월등하다. 아마도 이 지역 사람들의 씩씩한 기상은 이처럼 장대하고 웅건한 팔공산의 기를 받았음에 틀림이 없어 보인다.
주능선 상의 바위 위에서 본 서봉
동봉
동산리 방향의 조망
팔공산 마애약사여래좌상
땅 바닥에 떨어져 있는 106 등산로 표지판
2시 22분, 이정표가 서 있는 오도재를 지나고, 이어 나무 계단을 올라, 암봉 위에서 주위를 조망한다.
비로봉과 동봉
당겨찍은 비로봉
팔공산 스카이라인 방향
비로봉과 군부대(좌)
이어 헬기장을 지나고, 2시 37분, 서봉 정상에 오른다. 암봉 위에 정상석이 있고, 정상석 이면에는 "고도 1150m, 동봉 1.1Km, 파계재 5.1Km" 라고 음각이 돼 있다. 조금 떨어진 암봉에는 삼성봉이라는 정상석도 보인다. '팔공산 자연공원 안내도'를 지나고 바위지대를 통과하여, 3시 27분, 전망바위 위에서 주위를 조망한다.
서봉 정상석
삼성봉
가야할 능선
동봉과 팔공 칸트리클럽
신무동 방향의 조망
아기자기한 암봉들이 이어진다. 바위를 타기도 하고, 우회하기도 하며, 스릴 있는 구간을 통과하여, 3시 46분, 이정표가 있는 병풍재를 지나 다시 바위 위에서서 지나온 능선과 가야할 능선을 조망한다.
암봉
병풍재
지나온 능선
가야할 능선
마당재를 지나고, 4시 8분, 헬기장을 거쳐, 4시 29분, 파계봉이 이른다. 삼각점 이외에 다른 표시는 없는 평범한 봉우리다. 이어 내리막으로 이어지는 너른 등산로를 뛰듯이 달려 4시 46분, 파계재에 이른다. 정상등산로 표지 165와 여러 개의 이정표가 보인다. 한티재 까지는 이제 2.2Km가 남았으니, 해 떨어지기 전의 하산이 가능하겠다.
파계봉 삼각점
파계재
이정표
멋진 소나무 두 그루가 있는 언덕을 넘는다. 해질 무렵의 송림 숲이 고요하고 평화롭다. 헬기장을 건너고, 한티재 0.8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5시 18분, 한티재에 내려선다.
한티재 휴게소
한티재 이정표
휴게소 주차장에 정차해 있는 버스에 올라, 배낭을 내려놓고, 앞서 하산한 대원들이 벌이고 있는 뒤풀이 자리에 끼어든다.
(2007.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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