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감시봉에서 본 시루봉, 베틀산, 냉산, 청화산


2008년 1월 29일(토).

해가 바뀌었나 싶었는데 벌써 한 달이 후딱 지나간다. 아마도 1월에 시간이 가장 빠르게 지나가는 모양이다. 화요맥의 안내로 팔공지맥 11번째 구간을 산행한다. 코스는 『오로고개-331m봉-장고미기-산불지역-347m봉-곰재-산불 초소봉-비재』로 도상거리는 약 14.6Km이다.


오늘 구간에서 가장 높은 곳이 347m봉이고 이름이 붙은 산이 하나도 없다. 산에는 어린 소나무들이 자라고 있지만, 다 자란다고 해도 목재로는 쓸모가 없어 보인다. 게다가 한 시간 이상을 산불이 난 민둥산을 걷는다. 산불감시요원의 설명에 의하면 2000년 3월에 화재가 발생하여, 이틀 동안 탔다고 한다. 8년이 지난 지금까지 억새와 잡목만이 자라는 민둥산이다.


하지만 산불 덕에 시야가 트여, 팔공산, 가산, 유학산, 금오산과 수리봉, 베틀산, 냉산, 청화산 등 사방의 명산들을 두루 조망할 수 있으니, 조망이란 면에서는 높은 산에 비해 조금도 손색이 없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경유지를 모두 지났는데도 참여 인원수는 20명이 채 안 된다. 산악회도 신이 날 턱이 없고, 대원들도 공연히 미안하다. 버스가 아침식사를 위해 치악 휴게소 한 귀퉁이에 정차하고, 대원들은 산악회가 제공한 음식으로 한데서 떨며 식사를 한다. 따듯한 휴게소 식당이 가까이 있는데도 말이다.


버스는 군위IC에서 중앙고속도로를 버리고, 930번 지방도로를 달려, 10시 53분, 오로고개에 대원들을 내려놓는다. 구름이 낀 날씨에 바람도 없고, 따듯하다. 대원들은 장승 옆의 산길을 따라 절개지를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오로고개들머리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0:53) 오로고개/산행시작-(10;58) 왼쪽 숲으로-(11:05) 봉, 좌-(11;09) 안부 사거리-(11;26) 330m봉, 직진-(11;30) 능성구씨 합장묘-(11:42) 331m봉-911;43) 임도-(11;48) 임도 갈림길, 좌-(11:49) 의성김씨 묘/장고기미, 직진-(11:51) 왼쪽 숲으로-(11;54) 봉-(11;55) 무덤 3기/넓은 묘역-(11:58) 세 갈래 임도, 가운데-(12:01) 오른쪽 숲으로-(12:04) 분성배씨 묘-(12:07) 분성배씨 가족묘-(12:14) 의성김씨 묘 외 너른 묘역-(12:21) 임도-(12:25) 임도 갈림길, 직진-(12:32~12:47) 능선분기점/중식-(12:53) 갈림길, 직진-(13;22) 330m봉-(13:25) 갈림길, 좌/화재지역 끝-(13:35) 375m봉, 우-(13:39) 우회길/능선길 갈림, 능선길-(14;00) 230m봉, 좌-(14;05) 쌍묘-(14:08) 곰재-(14:13) T자, 좌-(14;16) 봉, 좌-(14:24) 우회길/능선길 갈림, 능선길-(14:27) 봉, 직진-(14;28) 임도-(14:30) 갈림길, 직진-(14:32) 봉, 우-(14:40~14;46) 334m봉/산불초소-(15:07) 삼거리 안부/이정표-(15:16) 88번 송전탑-(15;21) 임도-(15:31) 비재』중식 15분 포함, 총 4시간 38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절개지에 올라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무덤을 지나 송림으로 들어선다. 능선 오른쪽이 뭉텅 잘려서 공장이 들어서 있거나, 대지조성 공사가 진행 중이다. 등산로는 절개지 위로 이어지고, 오른쪽으로 중앙고속도로와 그 뒤로 적라산을 바라본다. 이윽고 무량사가 가까이 내려다보이는 지점에서 등산로는 왼쪽으로 굽어 어린 소나무 숲으로 들어선다.

잘려나간 능선 위를 걷는 대원들- 퍼 온 사진

잘린 능선을 걸으며본 오른쪽 조망

무량사

황량한 소나무 숲 - 땔감으로 밖에 쓸모가 없어 보이는 그런 소나무다.


11시 2분, 첫 번째 봉우리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서고, 억새와 잡목이 어우러진 야산지대를 지난다. 11시 9분, 낙엽이 수북하게 쌓인 사거리 안부를 지나, 오르막길을 오르며 왼쪽 나뭇가지 사이로 오로실 마을을 본다. 등산로가 점차 가팔라진다. 11시 26분, 잔설이 남아 있는 330m봉에 오른다.


좌우 양쪽으로 경사가 급한 좁은 날등길을 따라 내려선다. 11시 30분, 능성 구씨 합장묘를 지나고, 작은 봉우리 하나를 넘은 후, 잔설이 남아있는 호젓한 송림 숲을 산책하듯 걷는다. 11시 42분, 눈 덮인 331m봉에 오르고, 1분후, 임도에 내려선다. 이어 임도 갈림길에 이르러 왼쪽으로 진행하고, 의성김씨 합장묘를 지나, 11시 49분, 임도 삼거리인 장고미기에 이른다. 왼쪽으로 마을이 보인다.

잔설이 남아 있는 호젓한 송림길

임도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진행하고


장고미기에서 직진하여 임도를 따르다, 2분 후, 표지기의 안내로 왼쪽 사면을 따라 오르며 뒤돌아 331m봉을 카메라에 담는다. 왼쪽 마을에서 개 짖는 소리가 가까이 들린다. 11시 55분, 작은 봉우리를 지나, 시야가 확 트인 너른 묘역으로 나온다. 정면으로 가야할 봉우리와 눈 덮인 임도를 걷는 대원들의 모습이 보인다.

뒤돌아 본 331m봉

너른 묘역으로 나오고


묘역을 내려서서 임도를 따라 걸으며, 왼쪽으로 장고미기 마을과 오로저수지를 굽어본다. 11시 58분, 임도가 3갈래로 나뉘는 갈림길에 이르러 가운데 길로 진행하다, 표지기의 안내로 오른쪽 오르막길로 들어선다. 희미한 길이 잡목 숲으로 이어진다. 12시 7분, 분성배씨 가족묘가 있는 헐벗은 봉우리에 올라 왼쪽으로 임도를 따라 걷는다. 이 일대에서부터 가야할 능선이 모두 잡목만 듬성듬성 보이는 민둥산이다. 큰 산불이 났던 곳이다.

장고미기 마을과 저수지

 

분성배씨 가족묘


2시14분, 이번에는 의성김씨의 너른 묘역에 선다. 가야할 남서쪽 방향의 산들이 모두 민둥산이다. 곰재를 지나 약 30분 거리에 있는 산불감시탑의 감시요원의 말에 의하면 2000년 3월, 이곳에 큰 산불이나, 산 전체를 홀랑 태웠다고 한다. 그 이후 8년 동안 꾸준히 조림을 해온 결과가 이 정도라고 한다.

의성김씨 묘역에서 본 가야할 능선(왼쪽)


무덤 뒤로 이어지는 희미한 발자국을 따라 진행하여 임도로 내려서고, 임도를 따라 걷다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넓은 능선 분기지점에 이른다. 왼쪽 눈앞에 우뚝 솟은 봉우리는 지형도상의 257.5m봉이고, 마루금은 오른쪽의 완만한 내리막으로 이어진다. 12시 32분, 남쪽과 남서방향의 조망이 시원한 이곳에 혼자 앉아 점심식사를 한다.

임도를 따라 걸으면서 본 장고미기 마을

오른쪽의 가야할 마루금

257.5m봉과 오로저수지 그리고 멀리 신세계공원묘원이 있는 898m봉


점심을 마치고 일어서는데 후미 팀이 모습을 보인다. 이들은 점심식사도 할 생각이 없는 모양이다. 함께 오른쪽 내리막길로 내려선다. 이어 등산로는 왼쪽을 굽어지며 남서쪽으로 향한다. 정면으로 헐벗은 봉우리가 보인다. 3분 후, 봉우리에 올라 가야할 능선과 민둥산을 걷는 대원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가야할 봉우리

 

봉우리에서 본 가야할 능선

민둥산을 걷는 대원들


봉우리를 왼쪽으로 내려서고, 능선안부에서 뒤돌아 지나온 분기봉을 바라본다. 1시 3분, 타나 남은 나무들이 있는 작은 봉우리에 올라 스산하게 펼쳐진 가야할 능선을 굽어보고, 봉우리를 내려서며 왼쪽으로 천생산을 본다. 이어 능선 안부를 지나 오르막길을 오르다, 뒤돌아 지나온 산불지역을 카메라에 담는다.

뒤돌아 본 분기봉

타다 남은 나무들

가야할 앞 봉우리

지나온 화재지역


1시 22분, 산동면과 장천면의 면경계가 되는 330m봉에 올라 140도 방향으로 장천면을 굽어보고, 서쪽으로 베틀산을 본다. 이어 봉우리를 내려서서 왼쪽 숲으로 들어서면서, 비로소 산불지역을 벗어난다. 산판길 같이 좋은 길이 이어진다. 1시 35분, 375m봉에 올라 오른쪽으로 꺾어 내린다. 이어 고만고만한 봉우리 서너 개를 넘고, 2시에 230m봉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선다. 이어 쌍묘를 지나고, 2시 8분, 923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곰재에 이른다.

장천면

 

베틀산

곰재


도로를 건너 절개지를 오르고, 2시 13분, T자 능선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3분 후 작은 봉우리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선다. 2시 24분, 왼쪽 우회로와 직진 능선길 갈림에서 직진하여 봉우리를 넘고 임도로 내려선다. 2시 30분 임도가 왼쪽으로 굽어지는 곳에서 직진하여 봉우리 하나를 넘고, 2시 40분 산불 감시탑이 있는 334m봉에 오른다. 나뭇가지에 준.희님이 걸어 놓은 정상표지판이 보인다. 사방이 트여 조망이 좋다. 산불감시요원의 설명을 들으며 조망을 즐긴다.

산불감시초소

정상 표지판

구미의 금오산

칠곡의 유학산

 

응봉산, 공원묘원, 가산

가야할 능선


산불 감시봉을 내려선다. 왼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경운대학교가 가까이 보인다. 등산로는 커다란 바위를 왼쪽으로 우회한다. 인근주민들이 자주 찾는 곳인가 보다. 평탄한 등산로에 벤치가 놓여있다. 3시 7분, 이정표가 있는 임도 삼거리에 내려선다. 이정표가 가리키는 '비제 1.2Km'는 임도를 따라 우회하는 길인 모양이다. 체력 단련장 방향의 오르막에 표지기들이 걸려있다.

경원대학교

등산로 변의 벤치

임도 삼거리 이정표


벤치가 놓여있는 너른 등산로를 걷다가 갈림길에 이르러 왼쪽의 희미한 숲길로 들어선다. 길이 분명치 않지만 눈앞에 보이는 능선을 향해 막 바로 치고 올라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3시 16분, 88번 송전탑을 지나고, 5분 후 임도에 내려선다. 이어 빽빽한 소나무 숲을 지나, 절개지 위에서 오른쪽 눈 덮인 절개면을 타고 내려, 3시 31분, 2차선 포장도로가 지나가는 비재에 내려선다. 고개 오르막에 버스가 서 있다.

체력단련장 가는 길

88번 송전탑을 지나

절게지를 오른쪽으로 내려서고

비재


너무 이른 시간에 산행이 종료되어, 아직 식사준비가 덜 된 모양이다. 막걸리 두어 잔을 마시고 버스에 올라가 식사가 준비되기를 기다린다. 이윽고 식사가 준비되어 따끈한 미역국에 밥을 말아 먹는다. 버스는 4시 30분경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08. 1. 31.)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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