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루봉과 팔공산


2007년 11월 13일(화).

"화요맥"을 따라 팔공지맥 7번째 구간을 산행한다. 코스는『갑령재-297.6m봉-사기정재-388.6m봉-자주고개-시루봉(714m)-군사도로』로 도상거리는 약 12.5Km이다.


강령재에서 자주고개까지는 200m~300m 정도의 야산지대로 맥꾼들 이외에는 다니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 등산로가 희미하거나 아예 없는 곳이 많다. 반면에 마루금이 마을 가까이 지날 때는 갈림길들이 많아져 자칫 등로를 이탈할 위험이 크다. 이어 우뚝 솟은 시루봉과 웅장한 팔공산 산줄기가 한눈에 보이는 개간지를 지나고부터 등산로는 급격히 가팔라지며 너덜지대를 지나고 험한 바위지대 통과한 후 시루봉에 오른다.


평년기온에 비해 한동안 따뜻하던 날씨가 수능시험일(15일)이 다가오자 예외 없이 기온이 떨어져 쌀쌀한 날씨로 변한다. 25명의 맥꾼들을 태운 버스가 고속도로를 달리는 동안 버스 안팎의 기온 차가 심해, 창문 가득히 수증기가 맺힌다. 수증기를 닦아내고 밖을 내다보지만 보이는 것은 온통 뿌연 안개뿐이다. 선산을 지나며 비로소 안개가 걷히고 차장 밖으로 늦가을의 풍경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11시 13분, 버스는 갑령재에 도착한다.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1:14) 갑령재 도착-(11:15) 산행시작-(11:22) 첫 봉-(11:26) 분기봉, 좌-(11:32) 안부-(11:36) 봉-(11:41) 폐 무덤/공터-(11:42) 갈림길, 좌-(11;51 )297.6m봉-(11:56) 경주김공 묘-(11:58) 봉, 우-(12:06) 갈림길, 우-(12:07) 쌍묘-(12:14) 가족묘-(12:15) 좌측사면-(12:18) 사기정재-(12:29) 봉, 좌-(12:30) 삼거리, 좌-(12:43) T자, 좌-(12:49) 서낭당 안부-(13:00~13:15) 중식-(13:24) 380m봉-(13:29) 봉, 우-(13:37) 388.6m봉-(13:51~14:03) 알바-(14;07) 쌍묘-(14:09) 분기봉, 좌-(14:17) 자주고개-(14:21) T자, 좌-(14:24) 사무관 김해김씨 묘-(14:26) 임도 사거리 직진-(14;31) 묘 3기-(14;37) 봉-(14:39) 안부 삼거리-(14:41) 봉, 좌-(14:48) 삼거리 직진-(14:50) 억새지대-(14:54) 개간지-(14;58) 임도-(15:05) 332.3m봉-(15:06) 돌담 있는 봉-(15:10) 김해김씨 묘-(15:15) 산판길-(15:19) 도립공원 말뚝-(15:34) 김해김씨 묘-(10:38) 신시암 안부삼거리, 직진-(15;56) 너덜지대-(16:06) 바위지대-(16:14~16:17) 바위 전망봉-(16:26) 로프가 있는 직벽-(16:36) 시루봉 정상-(16:36) 시루봉 암벽 내림-(17:04) 봉-(17:06) 암릉/날등-(17:08) 안부 사거리-(17:10) 시멘트 교통호-(17:12) 군사도로』중식 15분, 알바 약 10분 포함, 총 5시간 57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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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번 국도에서 908지방도로가 분기되는 3거리인 갑령재에는 도로공사가 한창이다. 버스에서 내린 대원들은 고개마루턱, '성덕대학' 안내판 뒤의 잡목 숲을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등산로도 보이지 않는 가파른 오르막을 선두가 길을 만들며 오르고, 대원들은 낙엽에 미끄러지며 길게 줄을 이어 그 뒤를 따른다. 이윽고 경사가 완만해 지면서 희미한 등산로가 이어진다.

갑령재


11시 22분, 첫 봉우리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서고, 완만한 오르막을 올라, 4분 후, 고도 약 310m 정도의 능선 분기봉에 이르러 왼쪽으로 진행한다. 이어 작은 고개 하나를 넘고, 능선을 오른쪽으로 우회한 후, 사거리 안부에 내려선다. 안부에서 직진하여 뚜렷하게 이어지는 완만한 오르막을 지나 봉우리 하나를 넘고, 폐 무덤이 있는 너른 공터에 내려선다. 왼쪽으로 조망이 트이며 멀리 팔공산이 보인다.

멀리 보이는 팔공산 줄기


11시 42분, 갈림길에 이르러 왼쪽으로 진행하여 삼각점이 있는 297.6m 봉에 올라, 다시 팔공산 줄기를 보고 지나온 화산을 되돌아본다. 대원 한사람이 뒤따라 올라온다. 후미인 우리보다 훨씬 앞섰을 대원이다. 류 회장이 짓궂게 묻는다,


"어디서 알바라도 했소?" 아마도 능선 분기봉에서 뚜렷한 길을 따라 오른쪽으로 진행하다 되돌아 온 것 같은데,

 

"알바는 무슨 알바? 반대쪽 능선을 확인하고 오는 거지." 라고 시침 뚝 따고 자나 친다. 억새가 무성한 평평한 이 봉우리가 삼각점이 있는 297.6m봉인 줄도 모르는 모양이다.


"오른쪽에 삼각점이 있어요." 라고 알려주니, 그제야 겸연쩍은 얼굴로 삼각점을 확인하러 방향을 돌린다.

뒤돌아 본 화산


봉우리를 내려서서 평탄한 능선길을 걷는다. 김해김씨 묘를 지나고, 11시 58분, 300m봉에서 오른쪽으로 크게 굽어 내린다. 이어 작은 봉 하나를 다시 넘고, 북서방향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걸으며 역광 속의 팔공산을 우러르고, 눈 아래 펼쳐지는 사기정 마을을 굽어본다. 길가에 반짝이는 억새무리가 늦가을의 정취를 더해준다.

역광속의 팔공산

사기정마을


12시 6분, 갈림길을 만나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쌍묘를 지나 완만한 오르막을 오른다. 12시 14분, 여러 기의 묘들이 자리를 잡은 가족묘에 이르고, 묘역을 따라 1분 쯤 걷다. 표지기의 안내로 왼쪽 숲으로 들어선다. 완만한 비탈길이 이어진다. 12시 18분, 2차선 포장도로가 지나가는 사기정재로 내려선다.

가족묘 중간쯤에서 왼쪽 숲으로 진행한다.

사기정고개- 왼쪽 철책 끝 지점에서 절개지로 오른다.


도로를 건너 고개마루턱, 철책이 끝나는 지점에 보이는 표지기를 따라 시멘트 옹벽을 넘어, 절개지를 오른다. 봉우리 하나를 넘고, 능선을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삼거리에 이르러 왼쪽으로 진행한다. 12시 43분, T자 능선에서 왼쪽으로 굽어, 무덤 두 곳을 지나고, 서낭당 흔적이 보이는 안부 사거리에 내려서선 후, 직진하여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서낭당 흔적이 보이는 안부 사거리


오르막이 끝나고, 능선이 평탄하게 이어진다. 1시, 길가에 대원들이 모여 앉아 식사를 하고 있다. 후미그룹도 이에 합류하여 도시락을 푼다. 오가피주, 칵테일주로 술잔을 나누며 식사를 즐긴다. 1시 15분, 식사를 마치고 다시 완만한 능선을 따라 올라, 10분 후 380m봉에서 왼쪽으로 진행하고, 우회길과 능선 갈림길을 만나, 능선을 따라 직진하여 봉우리에 오른다. 대원들 한 무리가 점심을 마치고 쉬고 있다. 봉우리에서 오른쪽으로 평탄한 길을 따라 잡목 숲을 헤치고, 삼각점이 있는 388.6m봉에 오른다. 잡목에 가려 조망은 별로다.

388.6m봉 삼각점


1시 42분, 대원들이 쉬고 있던 봉우리로 되돌아와 직진하여 뚜렷한 등산로를 따라 북서 방향으로 진행한다. 1시 51분, 아래쪽에서 선두그룹이 알바라며 되올라 온다. 방향은 맞는데 능선을 계속 따라 내려가니 계곡으로 떨어진다고 한다. 오른쪽에 봉우리 하나가 보이고 능선이 역시 북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아마도 능선을 따라 내려오면서 오른쪽으로 갈라지는 길을 못보고 지나친 모양이다. 내려왔던 길을 되돌아선다.

뚜렷한 등산로를 따라 내리다 되돌아서고


1시 59분, 갈림길에서 왼쪽으로(내려올 때는 오른쪽) 진행하여 4분 후 능선에 오른다. 능선 두 개가 같은 방향으로 나란히 흐르는 독도가 어려운 곳에서 약 10분 정도 알바를 한 것이다. 울창한 송림사이로 등산로가 이어지고, 쌍묘를 지나, 2시 9분, 능선 분기봉에서 왼쪽으로 내려선다. 이어 안동 권씨묘를 거쳐, 2시 17분, 985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자주고개에 이른다.

능선 분기봉

자주고개


도로를 건너 절개지를 오른다. 비교적 뚜렷한 등산로가 이어진다. 약 4분 후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진행하여 사무관 김해 김씨 묘를 지나고, 이어 임도 사거리에서 직진하여 임도를 따라 오르며 잠시 알바를 했던 능선을 뒤돌아본다. 2시 31분, 잘 손질된 묘 3기가 모셔 있는 묘역을 지나고 2시 41분, 능선 분기봉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오솔길 같이 평탄한 길을 기분 좋게 걷는다.

사무관 김해 김공의 묘

뒤돌아 본 알바했던 능선


2시 48분, 삼거리에서 직진하여 무성한 억새지대로 나온다. 억새 너머로 보이는 팔공산과 시루봉이 장관이다. 이어 개간지로 들어서서 농로를 따라 걷는다. 모과밭에 모과들이 무겁게 매달려 있고, 동쪽과 남쪽으로 조망이 트여 주위 풍광이 시원하다.

억새

 

팔공산 자락


 

120 도 방향의 조망

백학리 방향의 조망


2시 58분, 농로를 버리고 임도로 들어서고, 3분 후, 묘를 지나 산길로 접어든다. 3시 5분, 332.3m봉에 오르고, 1분 후, 돌담을 둥글게 쌓아 놓은 봉우리를 지난다. 이어 김녕 김씨 묘가 있는 안부를 지나 부드러운 산판길을 걷는다. 등산로는 다시 오르막으로 이어지고, 길가에 새겨진 돌 말뚝이 보인다. 호젓한 오르막길 이어진다. 앞선 사람들도 보이지 않고, 뒤에 오는 사람들도 기척이 없다. 30분 가까이 혼자 걸었는데도 그 동안 표지기하나 눈에 뜨이지 않는다. 은근히 걱정이 되어, 지도를 꺼내보지만 방향은 틀림이 없다. 3시 34분, 밀양박씨 묘가 있는 봉우리를 지나고, 울창한 송림을 거쳐, 삼거리 안부에 이른다. 왼쪽으로 신시암으로 내려가는 길이 뚜렷하다.

산판길

도립공원 말뚝

밀양 박씨 묘

 

울창한 소나무 숲


급경사 오르막이 이어지고, 너덜지대가 펼쳐진다. 너덜지대를 통과하고, 다시 희미한 족적을 따라 급사면을 올라 비로소 바위지대에 이른다. 커다란 바위가 앞을 막아선다. 양쪽으로 사람들이 오른 흔적이 보이는데 오른쪽으로 진행하던 류 회장이 로프가 걸려 있다고 소리친다. 로프를 잡고 바위 사이를 통과하고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너른 전망 바위봉 위에 선다. 바위 위에서 오금이 저린지 대원 한사람이 서지도 못하고 앉아서 사진을 찍고 있다.

너덜지대

앞을 막는 커다란 바위를 오른쪽으로 접근하고

로프를 잡고 바위사이를 통과한다.

20도 방향의 조망

당겨 찍은 40도 방향

80도 방향


전망 바위봉에서 내려서서 바위지대를 통과한다. 팔공산이 역광 속에 더욱 가까이 보인다. 약 1m 정도 아래에 있는 좁은 바위 턱에 내려서서 왼쪽으로 트래버스 하여 직벽에 걸린 로프를 타고 내려야하는 위험구간에 이른다. 스틱을 접어 배낭에 꽂고, 소나무에 걸린 슬링을 왼손에 감은 후 조심스럽게 좁은 바위 턱에 내려선다. 그 아래는 천야만야한 낭떠러지다. 이어 로프에 매달려 직벽을 내려선다.

바위지대

바위지대에서 본 팔공산

직벽에 걸린 로프

뒤돌아 본 전망 바위봉


다시 로프의 도움을 받으며 바위 사이를 통과하여, 4시 32분, 시루봉 정상이라고 짐작되는, 아무 표시도 없는 봉우리에 올라 지나온 암봉을 돌아본다. 이어 낙엽 쌓인 능선길을 지나, 다시 로프를 타고 시루봉을 내려선다. 날등길이 이어지고 봉우리 하나를 넘은 후, 바위지대를 지나며 왼쪽 나뭇가지 사이로 팔공산을 본다. 5시 8분, 사거리 안부에서 직진하고, 가파른 오르막을 지나 시멘트로 견고하게 만든 교통호를 넘어, 5시 12분, 군사도로로 올라선다. 도로 옆 헬기장에 먼저 도착한 대원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지나온 암봉

로프에 매달려 시루봉을 내려서고

 

바위지대 통과 끝

암릉 날등길

군사도로


버스에 올라, 배낭을 내려놓고 후미로 도착한 대원들과 함께 식사에 참여한다. 땅거미가 짙어지며 오싹 추위가 느껴진다. 막걸리를 두 어 잔 마시고, 대충 식사를 끝낸 후, 버스로 돌아와 재킷을 꺼내 입는다.


(2007. 11. 15.)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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