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배령, 작은 점봉산, 점봉산, 오른쪽 멀리 설악산


방태천 상류의 진동리와 방동리는 백두대간으로 둘러싸인 데다, 점봉산(1,424m)에서 가칠봉(1,164.7m)으로 뻗은 지맥이 막고 있어, 산 높고 골 깊기로 유명한 인제에서도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의 오지중의 오지다.


1990년대 중반 이후 기린면 소재지인 현리로 연결되는 31번 국도와 418번 지방도가 포장되면서 외부에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한다. 이어 진동리에 양수발전소 상부 댐이 들어서면서 뚫기 시작한 조침령 터널도 완공 되지만, 가칠봉 일대는 여전히 불편한 교통으로 접근이 어려워 깨끗한 계곡과 원시림 경관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최근 진동리 갈터에서 상치전까지의 도로가 포장되자, 비로소 가칠봉에의 접근이 용이해 지고, 한겨울에도 입산허가를 얻어야 하는 곰배령과는 달리 가칠봉은 입산신고를 하지 않고도 오를 수 있는 곳이라, 올 들어 산악회의 안내산행이 활발해 진다.(이상 자료 발췌)

가칠봉 개념도.


2009년 6월 27일(토).

산정산악회의 안내로 가칠봉과 곰배령을 간다. 오늘코스는 『진동리 상치전-물골언덕안부-가칠봉(1165m)-호랑이코빼기(1218m)-1199m봉-곰배령(1110m)-강선리 마을-강선리 입구-설피교』로 도상거리 약 13Km에 산행시간은 약 5시간 30분 정도다.


서초동 구민회관 앞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반가운 얼굴을 만난다. 산정산악회 3차대에서 함께 백두대간을 했던 오세형 사장이다. 옛 직장동료들과 함께 가칠봉에 가려고 나왔다고 한다. 뜻밖에 즐거운 동행이 생긴 셈이다. 길 용복 대장이 고맙게도 노병들을 대우하여 1번과 4번 좌석을 배정해준다.


버스가 마지막 경유지인 복정역을 지나자 40인승 버스에는 빈자리가 없어. 길 대장은 조수석에 앉아간다. 6월 마지막의 화창한 토요일이라서 그런가? 아니면 내주부터 장마가 시작된다는 예보 때문인가? 6번국도로 들어서려는 나들이 차량들로 길이 막혀, 양재에서 팔당대교까지 이르는데 1시간이 넘게 걸리고, 6번 국도에 들어서서도 가다 서다를 반목한다.

도로를 가득 메운 나들이 차량


양평을 지나며 비로소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진다. 10시 30분 경 홍천 휴게소에서 약 20분 간 정차한 버스는 칠정에서 44번 국도를 버리고, 481번 지방도로를 따라 달리다, 31번 국도로 들어서서 현리로 향한다. 특이하게 북으로 흐르는 강, 내린천이 따라온다. 이어 현리에서 418번 지방도로로 들어서자, 이번에는 도로변에 방태천 맑은 물이 흘러, 내린천에 합쳐진다.

방태천


버스는 진동리 갈터에서 새로 포장된 도로를 따라 상치전으로 향한다. 도로 좌우로 아름다운 펜션들이 보인다. 버스는 '하늘아래 첫 동네'를 지나, 12시 14분, 산행들머리인 상치전 버스 정류장 앞에 도착한다. 도로변에 화사하게 핀 들꽃이 우리들을 반긴다.

상치전 버스정류장

길가의 들꽃


12시 18분, 산행준비를 마치고 시멘트도로를 따라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왼쪽으로 흐르는 개울물이 옥 같이 맑고, 오른쪽으로 붉은 지붕의 농가가 보인다. 이윽고 시멘트 도로는 흙길로 변하고, 밭가를 지나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울창한 숲속으로 들어선다.

산행시작

밭가를 걷고


땡볕 속을 걷다 울창한 숲으로 들어서니 느낌부터 시원하다. 뚜렷한 등산로가 계곡으로 이어지는 곳에 통나무 울타리가 쳐져있고 문이 달려있다. 계곡진입을 통제하려는 의도인 모양이다. 다행히 통나무 문이 잠겨있지 않아 쉽게 울타리를 통과하여 때 묻지 않은 상치전 물골을 따라 오른다.

통나무 울타리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돌 많은 계곡 길을 걷는다. 간간이 들리는 산새소리가 청아하다. 깊은 계곡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드나든 흔적은 거의 없어 보인다. 계곡물이 불었을 때 상류에서 떠내려 온 나뭇가지들이 어수선하게 널려 있고,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등산로가 이따금 잡목 덤불 사이로 사라진다.

어둑한 계곡

계곡길


등산로가 계곡과 떨어져서 산 사면을 타고 가파르게 이어진다. 계곡으로 떨어지는 경사가 급하다. 조심스럽게 좁은 사면 길을 걷는다. 산행을 시작해서 약 30분이 지난 시각, 하늘로 쭉쭉 뻗은 낙엽송 조림지를 지난다. 앞선 대원들이 등산로를 벗어나 숲속에서 딸기를 따 먹느라 정신이 없다. 등산로 주변이 야생 산딸기 밭이다. 딸기가 지천이다.

낙엽송 숲 1

낙엽송 숲 2

산딸기 따느라 여념이 없는 대원들


12시 58분, 계곡이 끝나는 물골언덕안부에 이른다. 울창한 숲 사이로 먼저 도착한 대원들이 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가파른 오르막 능선길이 이어진다. 다시 낙엽송 숲을 지나고,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찬 능선을 힘겹게 오른다. 가파르고 거친 길을 오르느라 지친 대원이 물을 마시며 쉬고 있는 공터를 지나고, 1시 22분, T자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며, 빈틈없이 빽빽한 숲을 내려다본다.

물골 상부

거친 길

공터에서 휴식을 취하는 대원

울창한 숲


능선을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사면 길을 따라 가볍게 오르내린다. 1시 27분, 주능선에 진입하여 산죽 밭을 지난다. 1시 43분, T자 능선에 올라,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왼쪽 공터에 '내무부' 시멘트 말뚝과 빗물이 고인 냄비가 보인다. 1시 50분, 잡목이 무성한 작은 공터에 삼각점<설악 315 2005 복구>이 있는 가칠봉 정상에 오른다.

사면 우회길

주능선, 왼쪽 공터의 시멘트 말뚝과 냄비

정상


좁은 정상 주변에 나무가 무성하여 조망은 별로다. 다만 250도 방향으로 시야가 트여, 왼쪽으로 방태산 일부가 보이고, 멀리 응봉산이 희미하다. 특이한 모양의 야생화가 눈길을 끈다. 강한 햇살에 무방비로 노출되니 금방 더위가 느껴진다. 서둘러 나무들이 빽빽한 왼쪽 능선으로 내려선다.

250도 방향의 조망

정상에서 본 야생화


오늘산행의 첫 번째 하이라이트가 시작된다. 가칠봉에서 곰배령 직전의 1199m봉까지 큰 굴곡 없이 이어지는 능선이 매혹적이다. 약 1시간 동안 계속되는 때 묻지 않은 이 능선의 아름다움은 말 그대로 환상이다. 하늘과 땅이 보이지 않는 울창한 숲, 고산에서나 볼 수 있는 식물들, 여기저기 파 헤쳐진 멧돼지 천국에서는 칙 냄새가 강하게 풍기고, 삶을 다한 고사목들과 의젓한 천년 주목이 시선을 끈다. 그리고 코끝에 맴도는 더덕 냄새,,,,가히 선경 속을 거니는 느낌이다.

뱃속이 드러난 고사목

하늘과 땅이 보이지 않는 울창한 숲

멧돼지 흔적과 칙 냄새

잎 넓은 식물

꽃대

고사리과식물?

주목


커다란 카메라를 든 젊은 대원 한 사람이 이런 선경을 연신 카메라에 담는다. 그러다 보니 앞서거니 뒤서거니 자주 지나친다. 나뭇가지가 천연의 의자를 만들어 놓은 나무 아래에서 젊은이가 기다리고 있다. 막걸리 한잔 하고 가잔다. 달콤한 유혹, 어찌 거절할 수 있으랴? 차가운 냉 막걸리 맛이 기가 막힌다.

선경을 카메라에 담는 젊은이

막걸리를 마셨던 의자목


2시 16분, 고도 1200m를 살짝 넘긴 능선에서 북쪽 안부로 내려선다. 3분 후, 너른 초지 공터에서 310도 방향으로 귀둔리를 굽어보고, 왼쪽으로 지나온 가칠봉을 바라본다. 2시 34분, 등산로가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1214m봉으로 향한다. 그러고 보니 호랑이 코빼기라는 곳은 언제 지난지도 모르게 지나친 모양이다. 능선이 큰 굴곡이 없이 가볍게 오르내리고, 아무 표지도 없다보니 웬만큼 주의를 하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치기가 십상이겠다.

귀둔리 방향

뒤돌아 본 가칠봉


2시 41분, 출입금지 표지판을 지난다. 설악산 국립공원 관리소장 명의의 이 표지판은 가칠봉 쪽으로의 출입을 금하고 있다. 2시 51분, 1214m봉이라고 짐작되는 곳에서 왼쪽 나뭇가지 사이로 점봉산을 바라보고 안부로 내려선다. 선두대장이 매어놓은 산악회 표지기가 북쪽능선으로 진행하라고 방향을 알려준다.

출입금지 표지판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점봉산

산악회 표지기


다시 하늘이 보이지 않는 울창한 숲길을 걸으며 커다란 고사목을 카메라에 담는다. 3시 3분, 1199m봉에 오른다. 전면으로 시야가 트이며, 작은 점봉산(1207m), 점봉산(1424m), 그리고 멀리 설악산을 바라본다. 비탈길을 내려선다. 곰배령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점봉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때 묻지 않은능선길

고사목

작은 점봉산

설악산

점봉산


암릉을 왼쪽으로 우회하여 능선안부에 내려섰다. 무명봉에 오르니, 정면으로 곰배령과 작은 접봉산이 눈앞에 펼쳐지고, 왼쪽으로 지나온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멋진 조망이다. 무명봉을 내려서서 곰배령으로 향한다. 오늘산행의 두 번째 하이라이트다. 야생화 천국인 너른 평전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곰배령과 작은 점봉산

왼쪽으로 보이는 작은 점봉산

야생화 1

야생화 2

야생화 3.


3시 28분, 헬기장이 있는 곰배령에 내려선다. 전후좌우 어디를 둘러 봐도 멋진 풍광이다. 250도 방향으로 귀둔리가 내려다보인다. 곰배령 주위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한동안 넋을 잃는다. 3시 35분, 아쉬움을 뒤로하고 강선리로 내려선다.

곰배령

출입금지 팻말

곰배령으로 내려서는 대원들

하산길


잘 정비된 돌길 주변에 고사목과 야생화들이 눈길을 끈다. 왼쪽에서 물소리가 들리며 등산로는 돌 많은 계곡 길로 이어진다. 강선리 입구까지 장장 5Km나 되는 긴 계곡이다. 가벼운 차림의 산책객들과 자주 마주친다. 곰배령으로 오르는 인근사람들인 모양이다.

하얀 꽃나무

야생화

고사목


3시 58분, 강선리 입구 3.7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4시 10분, 등산로를 벗어나 너른 계곡으로 내려서서 세수를 하고, 차가운 물에 발을 담가, 땀을 들이며 간식을 즐긴다. 물이 몹시 차다. 한동안 발을 담그기가 어려울 정도다. 약 20분 간 휴식을 취한 후, 신작로 같이 넓어진 길을 빠르게 달린다.

이정표

휴식을 취한 계곡


4시 42분, 강선리마을을 지나고, 요란한 물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소폭포를 카메라에 담는다. 5시 6분, 돌 표지와 너른 주차장이 있는 강선리 입구에 내려선다. 하지만 버스가 보이지 않는다. 약 4분 쯤 도로를 따라 내려, 설피교 앞, '꽃님이네 집 입구'에 주차해 있는 버스에 도착한다.

강선리마을 농가

소폭포

강선리 입구 돌 표지

안내판

버스- 산악회 표시가 없어 일부 대원들은 지나쳐 내린다.


갈아입을 옷을 들고 계곡으로 내려선다. 땀을 씻고 옷을 갈아입은 후 버스로 되돌아와도, 웬일인지 버스 주변이 한가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일부 대원들은 강선리 입구에 있는 설피집에서 막걸리를 마시고 있고, 선두로 내려온 대원들은 버스를 지나쳐 훨씬 아래에 있는 곰배령 농원까지 내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주위를 돌아보고, 그늘에 앉아 대원들이 모이기를 기다린다.

설피교 부근의 산수갑산 팬션(033-462-3108)


6시가 다 되어 막걸리를 마시던 대원들이 도착하자, 버스는 바로 출발하여, 곰배령 농원 앞에서 기다리던 대원들을 태우고, 일로 서울을 향해 달린다.


(2009. 6. 29.)

상신 at 05/11/2010 10:14 pm comment

팬션 산수갑산 넘 이쁘네용... 살구싶어라

Posted by Urimahn
,

 북한강, 남한강 그리고 팔당댐


검단산 (黔丹山) 은 한강과 접해 있어 산세의 막힘이 없고 동, 서, 북 3면의 조망이 뛰어 난 산으로 팔당댐은 물론, 북한강과 남한강의 합류 지점인 양수리 일대를 시원하게 내려다 볼 수 있고, 예봉산, 운길산, 도봉산, 북한산 등을 조망할 수 있다. '검단'이란 산 이름은 백제 위덕왕 때 검단 이라는 도인(道人)이 은거하여 유래했다는 설과 각처에서 한강을 이용하여 한양으로 들어오는 물산이 이곳에서 검사를 받고 단속을 하는 것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다.


용마산은 검단산에서 남쪽으로 고추봉(566m)을 지나 한 번 더 솟구쳐 용의 머리 형상을 이룬 산이다. 예전에는 검단산에 속하는 한 개의 봉우리로 보고, 굳이 산 이름을 붙이지 않았던 모양이다. 거문봉, 또는 일자봉(日紫峰)이라는 이름이 남아있다. 용마산은 봄이면 진달래, 가을에는 억새를 즐길 수 있는 산이기도 하다. 사시사철 등산객으로 붐비는 검단산에 비해서 용마산은 비교적 한적한 편이다. (이상 "펌")


2009년 6월 21일(일).

토요일은 비가 내려 산행을 포기하고, 대신 일요일 가볍게 산행할 수 있는 곳을 찾다, 검단산과 용마산의 연계산행을 택하여 매제와 함께 산행 길에 나선다. 코스는 『베트남 참전 기념비-유길준 묘소-전망바위-검단산-고추봉-용마산-430m봉-엄미리 입구』로 도상거리 약 10m 정도다.


8시 20분 경, 지하철 잠실역 1번 출구 버스정류장에서 매제와 만나 버스를 기다린다. 이윽고 30-1번, '검단산 입구' 표시가 있는 버스가 도착한다. 버스에 오르며, "창우동 가지요?" 라고 물으니, 기사 양반이 고개를 끄덕이며 어디를 가느냐고 묻더니, 애니메이션 고교 정류장에서 내리라고 알려준다.

 

몇 년 전, 노르웨이를 여행하면서, 편의점에 들러 담배를 사려고 하자, 점원이 100m 쯤 내려가면 슈퍼가 있고, 그곳에서 담배를 사면 15% 정도 싼데, 이곳에서 사겠냐고 묻던 일이 문득 떠오른다. 그때 선진국은 과연 다르다고 감탄을 했었는데, 오늘 친절한 버스기사를 보며, 우리도 정치하는 사람들만 변한다면 선진화가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9시 14분, 애니메이션 고교 앞 정류장에서 내려, 횡단보도를 건너 직진하여 등산로 입구로 들어선다. 등산객들이 줄지어 오르고, 골목길 좌우로 유명 아웃도아 대리점들, 그리고 음식점들이 늘어서 있는 것을 보면 들머리가 분명하다. 이런 길을 7~8분 따라 올라 등산안내판 앞에서 안내도를 들여다본다. 아뿔싸! 길이 틀린다. 지금 걷는 길은 능선길이 아니라 계곡으로 가는 길이다.

버스에서 내려 본 애니메이션 고교

등산안내도


속인(俗人)은 골짜기를 찾고, 선인(仙人)은 산(능선)을 좋아한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마루금을 타는 사람들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계곡길을 택하지 않는다. 다시 뒤돌아 나와 애니메이션 고교 뒤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올라, 베트남 참전기념탑을 구경하고, 오른쪽 능선길로 들어선다.

애니메이션 고교(좌)와 마실 쌈밥집 사이 도로

베트남 참전 기념탑


가벼운 차림의 등산객들이 밤꽃냄새가 가득한 넓은 등산로를 줄지어 오르고 있다. 어제 비가 내려, 습도가 높은 눅눅한 숲길을 걸어 오르려니, 금방 온몸이 땀투성이가 된다. 10시 2분, 유길준 선생의 가족묘를 잠시 들러 보고, 더욱 가팔라지는 등산로를 따라 올라, 10시 10분, 쉼터가 있는 T자 능선에 이른다. 왼쪽은 팔당대교로 내려가는 길이고, 검단산은 오른쪽 오르막이다. 벤치가 놓여있는 넓은 쉼터에 많은 사람들이 쉬고 있다. 이정표, 등산안내도가 있고 감로주를 파는 행상도 보인다.

넓은 등산로

활짝 핀 밤나무 꽃

유길준 선생 가족묘

쉼터


쉼터를 지나 잘 정비된 돌길을 천천히 오른다. 10시 8분, 첫 번째 전망바위에서서 한강, 팔당대교, 미사리경기장를 굽어보고, 예봉산을 바라본다. 훼손이 심한 등산로 주변에는 등산로 보수용 자재들이 쌓여 있고, 일요일인데도 인부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 10시 33분, 외팔이 이정표를 지난다. 검단산 정상 1.42Km를 알리는 팔 한 짝은 떨어져, 도로 보수용 자재 위에 놓여있다.

잘 정비된 돌길

한강, 팔당대교, 미사리 경기장

예봉산

외팔이 이정표


돌 많은 가파른 길이 이어진다. 어제 내린 비로 물기를 머금은 바위길이 미끄럽다. 활짝 핀 나리꽃이 시선을 끈다.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돌 많은 이런 척박한 땅에서도 나리꽃이 고운 모습으로 피어 있는 것이 무척 신기하다. 이어 두 번째 전망바위를 지나, 로프가 걸려 있는 암릉길을 지나며 예봉산, 운길산을 바라보고 두물머리, 하남시가지를 굽어본다.

나리꽃

로프가 걸린 암릉길

예봉산, 운길산

두물머리


11시, 정상 0.98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멋진 숲길을 지난다. 천만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수도권에 이런 멋진 길이 남아있다니.... 실로 크나큰 은총이 아닐 수 없다. 작은 둔덕에 오른다. 왼쪽으로 검단산 정상이 보이고, 발아래로 팔당댐과 북한강, 남한강이 모두 보인다.

멋진 숲길

왼쪽으로 보이는 검단산 정상


<전략> 오늘날 한국의 중년남자들이 처절하게 생존에 시달리면서도 그나마 목숨을 유지하는 것은 한국에 산이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해발 1000m 내외의 산들이 등산하기에는 최적이다. 나무와 약초가 있고 계곡물이 흐르는 산들이다. 3,000m를 넘어가는 산은 춥기만 하고 사람을 압도한다. 3,000m를 넘어가면서부터는 '죽은 산'이다. 미국의 로키산맥은 너무 웅장하여 사람을 압도한다. 사람이 놀 수 있는 산이 아니다.


한국은 적당히 놀기에 좋은 '살아 있는 산'이 국토의 70%나 된다. 한국은 세계에서 보기 드믄 등산 천국의 지리를 갖추었다. 이는 천혜의 축복이다. 한국이 아무리 지지고 볶더라도 망하지 않는 것도 이런 축복이 있기 때문이다. 

 

둔덕을 내려서서 안부를 지난다. 중년부부가 조망을 즐기고 있다. 중부고속도로와 톨게이트가 내려다보인다. 이어 헬기장을 지나고, 11시 24분, 검단산 정상에 오른다. 들머리에서의 거리 3.52Km, 2시간 정도 걸렸다. 넓은 정상은 등산객들로 붐비고, 막걸리 장수, 빙과류 장수들이 성업 중이다. 정상석, 이정표, 그리고 조망안내판이 보인다. 하지만 나무에 가려 조망은 별로다.

정상 직전 안부에서 조망을 즐기는 부부

중부고속도로와 톨게이트

정상

조망안내도

정상석

이정표


잠시 정상에서 주위를 둘러보고 11시 30분, 숲속으로 들어서서, 시원한 맥주로 목을 축이고, 느긋하게 식사를 한다. 그늘에 앉아 땀이 식으니, 오싹 추위가 느껴진다. 오늘이 하지(夏至). 낮의 길이가 가장 긴, 한 여름에 추위를 느끼다니...., 과연 천혜의 축복이다. 12시, 식사를 마치고 계단 길을 내려선다. 3분 후, 이정표가 있는 '곱돌약수터' 갈림길을 지나고 완만한 내리막길에서 뒤돌아 검단산 정상을 카메라에 담고, 160도 방향으로 용마산을 바라본다.

뒤돌아 본 검단산

160도 방향의 용마산


12시 13분, 너른 쉼터를 지나고, 부드러운 능선길을 따라 가볍게 오르내린다. 12시 23분, 이정표가 있는 수자원공사 갈림길을 지나고 부터는 인적도 드물어진다. 한적한 능선을 산책하듯 걷는다. 12시 33분, 535m봉을 지나고, 4분 후, 전망바위에 서서 240도 방향으로 남한산성을, 190도 방향으로 용마산을 본다.

수자원공사 갈림길 이정표

남한산성 방향

 

용마산


12시 46분, 119 구조대 표지판이 있는 고추봉(655m) 을 지나고 삼거리 안부에 내려선다. 이어 T자 능선에 올라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1시 25분, 삼각점, 정상석, 그리고 이정표가 있는 용마산 정상에 오른다. 동쪽으로 시야가 트여 광주시 남종면과 퇴촌면을 굽어본다.

고추봉

용마산 정상

정상석과 삼각점

 

이정표

남종면

퇴촌면


정상에서 조금 내려선 바위에 앉아, 휴식을 취하며, 남은 음식들을 처분한다. 바쁠 것이 없는 느긋한 산행이라 여유가 있어 좋다. 20분 넘게 휴식을 취한 후 하산을 시작한다. 12시 50분, 갈림길을 만나 오른쪽 길로 들어선다. 왼쪽은 과학동으로 내려서는 길이다. 무성한 잡목 숲 사이로 한적한 내리막길이 부드럽게 이어진다. 이어 봉우리 하나를 넘고, 안부삼거리에서 직진하여 430m봉을 오른다.

정상을 내려서자 만나는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2시 12분, 430m봉 직전, 엄미리 버스정류장으로 내려가는 길을 알리는 사철탕집 안내판을 따라 430m봉을 오른쪽 사면으로 우회한다. 이어 송전탑을 지나고 내리막 편한 길을 천천히 따라 내린다. 2시 22분, 주민들이 제사를 지내는 곳이라고 능선을 막아 놓은 곳에 이른다. 좌우로 길이 보인다. 오른쪽 길로 내려서서 임도로 진입하고 농가를 지난다. 개가 요란하게 짖어대며 환영을 한다. 이어 시멘트 다리를 건너, 개울가로 내려서서 세수를 하고, 땀에 젖은 웃옷을 갈아입는다.

사철탕집 안내판

끊긴 능선


땀을 닦고 옷을 갈아입으니 몸이 가뿐하다. 시원한 맥주를 마실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낚시터를 지나고, 두 개의 굴다리를 잇달아 통과한다. 반갑게도 저 앞에 약수가든이 보인다. 맥주를 마시려 다가가보니, 문이 닫혔다. 월세, 전세를 놓는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2시 53분, 엄미리 입구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여 버스를 기다린다.

 

낚시터

엄미리 입구버스 정류장


이윽고 13번 강남역행 버스가 도착한다. 버스는 하남, 덕풍시장, 암사시장을 골고루 지나 1시간이 넘어서야 겨우 강변역에 도착한다.


(2009. 6. 23.)



Posted by Urimahn
,


 

아침가리 골


조선시대 예언서인 정감록(鄭鑑錄)에 "삼둔 사가리"라 하여 일곱 군데의 피난처가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삼둔은 강원도 홍천군 내면의 살둔, 월둔, 달둔이고, 사가리는 인제군 기린면의 아침가리, 명지가리, 연가리, 곁가리로 예로부터 알려져 내려오는 오지 중의 오지다. '둔'은 '평평한 땅'. '가리'는 '밭을 가는 일'을 뜻한다.


이러한 피난처들이 홍천군 내면과 인제군 기린면에 집중된 이유는 그곳의 지형에서 찾을 수가 있다. 방태산(1,435.6m), 구룡덕봉(1,388.4m), 응복산(1,155.6m), 가칠봉(1,240.4m) 등 1,000m가 넘는 고봉으로 둘러싸인 험준한 곳이라 사람이 살 수 없을 것 같은데도, 골짜기로 들어서면 평평한 땅이 있고, 사철 마르지 않고 흐르는 물이 있어, 세상을 등지고 살아야할 사연을 가진 이들이 정착하기에 아주 좋은 장소가 되기 때문이다.


'아침가리'란 아침에 잠시 밭을 갈 정도의 해만 비치고, 금세 어두워지는 첩첩산중이라 해서 지어진 이름인데, 아침가리 골은 사가리 가운데서도 가장 깊은 골짜기이다. 약 15Km 정도의 아침가리 골을 흘러내린 물줄기는 진동리 갈터에 이르고, 이곳에서 점봉산에서 흘러온 진동계곡과 합류되어 흐르다, 기린면(현리)에서 내린천과 만나 소양강이 된다. (이상 "펌")

개념도


2009년 6월 16일(화)

28인승 산악클럽의 안내로 아침가리 트래킹에 나선다. 버스가 마지막 경유지인 복정역을 지나자, 28인승 우등버스에는 평일인데도 빈자리가 서너 군데 보일뿐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참여하고 있다. 그만큼 아침가리 트래킹이 인기가 있는 모양이다.


버스가 팔당대교를 지나 6번 국도를 달린다. 흐린 날씨에 아침안개로 검단산이 흐릿하고, 남한강변 주변의 풍광이 그림같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부근의 경치는 언제 보아도 아름답다. 양평을 지나며 창밖이 단조로워지자 나도 모르는 사이에 잠속으로 빠져든다.

 창밖의 북한강


아침식사를 하라고, 버스는 9시 8분, 화양강 휴게소에 도착한다. 차에서 내리니 빗방울이 떨어지고, 날씨도 싸늘하다. 비가 온다는 예보가 없었기에 비옷도 챙기지 않았는데 난처하다. 계곡물을 건너며 트래킹을 해야 하는데 비마저 내린다면 완전히 물에 빠진 생쥐 꼴을 면하기 어렵겠고. 만약 비의 량이 많아지면 위험한 계곡 트래킹은 포기를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다보니 휴게소 뒤의 화양강 주변풍경도 을씨년스럽게만 느껴진다.

휴게소에서 본 화양강


휴게소에서 약 20분 동안 정차했던 버스는 다시 출발하여 현리에서 418분 도로로 접어든다. 다행히 비는 멎고, 비구름이 산을 타고 오른다. 하지만 버스가 방동교를 지나 방동약수로 향하는데 다시 소나기가 세차게 쏟아진다. 10시 30분 경 버스는 방동약수 입구에 도착하여 소나기가 지나가기를 기다린다.

방태천과 비구름이 걸린 주변산

방동약수 입구에서 소나기가 지나기를 기다리고


빗발이 가늘어 진다. 10시 45분, 방동약수로 오르며 트래킹을 시작한다. 오늘 트래킹 코스는 『방동약수-(임도트래킹)-방동교-(계곡트래킹)-진동리 갈터』로 임도 약 4Km, 계곡 약 8Km, 합계 12Km 정도다.

트래킹 시작


10시 48분, 방동약수에 이르지만 웬일인지 물이 없어 물맛도 못보고 지나친다. 이어 계단 길을 오르고, 사면(斜面)을 돌아 시멘트도로로 내려선다. 도로를 따라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른다. 왼쪽 계곡으로 좁은 경작지, 아침가리가 내려다보이고, 먼 산에 비구름이 걸려있다. 점차 고도가 높아지며 계곡이 멀어지고, 울창한 산림사이로 시멘트 길이 가파르게 오른다.

방동약수

방통약수 안내판

시멘트도로

왼쪽 계곡과 먼 산

아침가리

 

뒤돌아 본 지나온 길

울창한 숲 사이로


고개마루턱이 가까워지는 모양이다. 시멘트도로가 끝나고 비포장도로가 이어진다. 11시 28분, 산불감시초소, 돌탑 등이 있는 너른 공터에 오른다. 여기서 오늘 참가자들이 일단 모두 모인다. 계곡 트래킹을 위한 사전 준비다. 계곡 트래킹에서는 계곡길이 끊어지면 물길을 걸어야하고, 수도 없이 계곡을 건너야한다. 물이 허리까지 차는 곳도 있고, 물살이 빠른 곳이 많다. 게다가 물속의 돌에는 물이끼가 끼어 미끄럽다. 따라서 혼자서 행동하는 것은 위험하다. 트래킹 도중 대원들을 수시로 모아, 대원들이 흩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고개마루 공터


11시 30분 경, 대원들이 다 모이자, 군데군데 물웅덩이가 보이는 비포장도로를 따라 고개를 내려선다. 물속을 걸어야하는 계곡 트래킹에 대비하여 등산화는 버스에 벗어 두고, 오래된 샌들을 싣고 나왔더니 문제가 생긴다. 너무 오랫동안 신지 않고 방치해 두었더니 고무가 많이 삭은 모양이다. 오른쪽 뒤축 끈이 끊어져 슬리퍼가 돼 버린다.

내리막길


도로가 넓어지고 골이 깊어진다. 30분쯤 내려서니 다시 시멘트도로가 이어지고 오른쪽으로 계곡의 물소리가 요란한데, 길가에 화사하게 핀 야생화가 눈길을 끈다. 12시 14분, 조경동교를 건너 다리 아래로 내려선다. 다리 아래에서 모두 모여 함께 식사를 하라는 산악회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이다.

야생화 1 (대원 사진)

야생화 2

조경동교


다리 아래 물가에서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점심식사를 한다. 일찌감치 식사를 마치고 주위를 둘러본다, 이곳은 아침가리 골의 중간쯤 되는 지점이다. 아침가리의 한자어인 조경동(朝耕洞)에는 한 때 많은 사람들이 산적도 있다지만, 지금은 농가 2채가 남아 있다고 한다. 그중 한 채가 다리 근처에 있다. 집을 지키던 크고 작은 개들이 갑자기 나타난 많은 사람들을 보고 요란하게 짖어댄다.

점심식사를 한 물가

다리 아래에서 식사하는 대원들

아침가리 밭

여러 마리의 개들이 엄중히 지키고 있는 농가


12시 48분, 식사를 마친 대원들이 삼삼오오 짝을 지어 개울을 건넌다. 등산화를 신고 온 대원들은 물에 들어서기를 주저하고, 어떤 대원은 등산화를 벋어들고 물을 건넌다. 앞으로 허리까지 빠지는 계곡을 수도 없이 건너야 하는 것을 아직은 모르기 때문이다.

식사를 마치고 계곡을 건너고 (대원 사진)


이곳에서 진동리 갈터까지의 직선거리는 약 3Km, 하지만 계곡 길의 실제거리는 8Km에 이른다고 한다. 간간히 왼쪽, 오른쪽 지계곡에서 물이 흘러들어오거나,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리기도 한다. 일단 계곡으로 들어서면 탈출로도 없다. 죽으나 사나 진동리까지 내려가야 한다. 만약에 폭우라도 내려 계곡물이 갑자기 불으면 어떻게 될까?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잔잔한 계곡

왼쪽 지계곡

계곡으로 떨어지는 폭포수

넓어진 계곡 물살이 빨라진다.


계류를 따라 계곡길이 희미하게 이어진다. 돌길을 걷기도하고, 너덜 길을 걷는다. 낙엽이 쌓인 산책길이 있는가하면, 거친 잡목 숲을 지나기도 한다. 이런 길마저 없으면 물길을 걸어야한다. 계곡 트래킹의 묘미는 계곡을 건너는데 있다. 허리까지 잠기는 계곡을 건넌다. 물살이 빠르고, 물아래 돌이 미끄럽다. 자칫 돌에 미끄러지면 급한 물살에 휩쓸릴 위험이 크다. 그러니 이런 계곡을 건너려면 두 개의 스틱은 필수이고, 단독 행동은 금물이다. 약 3시간 동안, 이런 계곡을 수도 없이 건너야한다.

깊은 계곡, 왼쪽 돌길이 계곡길이다.

바닥까지 보이는 맑은 물

물길을 걷고 (대원 사진)

계곡을 건넌다.


낡은 샌들이 물속에서 1시간쯤 지나니 힘없이 해체되어 오히려 거치적대기만 한다. 벗어 버리고 양말 두 켤레를 껴 신고 걷는다. 장비정비를 제대로 못하여, 늙은이가 신발도 없이 젊은 사람들 사이에 끼어 걸으려니 체면이 영 말이 아니다. 계곡이 하류로 내려오면서 작은 폭포, 급류, 깊은 소, 그리고 많은 바위들이 모습을 보이며 더욱 험해진다.

작은 폭포와 소

동심 1

 동심 2 (대원 사진)

급류와 푸른 소 (대원 사진)

바위계곡

계곡을 건너다 미끄덩 발이 미끄러지고 (대원 사진)


계곡 주위의 봉우리들이 더욱 높아지고 그 위로 하늘이 자그맣게 보인다. 목적지가 가까워지는 모양이다. 잔잔한 계곡을 건너 산길로 들어서서, 한동안 숲속의 오솔길을 걷다, 다시 넓은 계곡으로 나온다. 깊지 않은 계류가 유유히 흐른다. 3시 53분, 마지막 계곡물을 건넌다.

더욱 높아 보이는 주위의 봉우리

잔잔한 계곡 건너 산길

숲속 오솔길

마지막 물 건너기


3시 55분, 버스에 올라 젖은 옷을 갈아입고, 계곡으로 다시 나와 세수를 한 후, 토종닭 백숙이 익는 동안 주위를 둘러본다. 진동계곡 마을안내판, 진동 산채집, 경노당, 농촌 체험학교 등이 눈에 뜨이는 조용한 마을이다. 이윽고 음식이 다 되어 백숙을 안주로 술잔을 나누고, 닭죽으로 포식을 한다.

진동계곡마을

진동산채집

산채집 간판


뒤풀이가 끝나고 대원들이 모두 차에 오르자, 버스는 5시 20분,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09. 6. 18.)




Posted by Urimahn
,

 암릉길을 내려서다 뒤돌아본 제비봉


2009년 6월 13일(토)

요요회를 따라 단양의 제비봉, 옥순봉, 그리고 구담봉을 연계산행 한다. 요요회는 산정산악회 백두대간 3차대 요원들을 주축으로 한 친목단체로 매월 둘째, 넷째 토요일에 정기산행을 한다. 9정맥을 하느라 한동안 요요회 정기산행에 참여하지 못했더니, 금방 표가 난다. 모이는 곳이 "종합운동장역 1번 출구"라기에 7시 20분 경, 동대문 종합운동장역에 도착해 보니 아무도 없다. 전화를 해보고 나서야 비로소 모이는 장소가 "잠실 종합운동장역"이라는 것을 안다.


지하철 노선도를 꺼내본다. 같은 2호선 상에 13 정거장 떨어져 있다. 30분이 채 안 걸릴 것 같다. 7시 54분경, 잠실 종합운동장에 도착하여 대원들과 반갑게 인사를 한다. 헌데 아직도 버스는 출발하려는 기색이 없다. 출발시간이 7시 30분으로 당겨진 줄 모르는 대원이 종전처럼 8시인 줄 알고 늦어지기 때문이란다. 이윽고 기다리던 대원이 도착하고 버스는 예정시간 보다 30분이나 늦게 출발을 한다. 장소와 시간을 잘못 안 엉뚱한 해프닝으로 여러 사람들이 오랫동안 기다렸음에도, 버스 안은 오랜만에 만난 대원들의 밝은 웃음소리로 가득하다. 오늘 참여인원수는 모두 25명이다.


쾌청한 6월의 토요일이다. 나들이 나온 차량들로 고속도로가 붐빈다. 고속도로변에 노랗게 핀 꽃이 아름답다. 전부터 궁금했던 터라 야생화 박사인 목련님에게 꽃 이름을 물어본다. 하지만 목련님도 모르는 꽃이 있는 모양이다. 우리나라 재래종은 아닌 것 같고, 아마도 외국에서 들어온 꽃 같다는 대답이다. 10시가 넘어서 버스는 치악 휴게소에 잠시 머문다. 도로변의 노란 꽃을 가까이에서 카메라에 담는다.

도로변의 노란꽃

치악 휴게소에서


11시 10분, 산행들머리인 얼음골에 도착하여 단체기념사진을 찍는 동안, 산악회 버스 한 대가 도착하고, 차에서 내린 등산객들이 줄을 지어 등산로로 들어선다. 이윽고 단체사진 찍기를 마친 우리일행도 이들의 뒤를 따른다. 산행들머리인 얼음골에서 제비봉에 오르는 코스는 가장 오른쪽의 암릉길, 가운데 노송길, 왼쪽의 계곡길의 3개다. 구담봉, 옥순봉까지 가야하는 바쁜 일정이라 우리들은 1시간 정도면 오를 수 있는 가운데 노송길을 택한다.

제비봉 개념도

산행들머리 얼음골


제비봉(710m)은 충북 단양군 단양읍 장회리에 자리 잡은 산이다. 충주호에서 서쪽으로 8㎞ 정도 떨어져 있어, 단양팔경의 백미인 구담봉과 옥순봉에서 서남쪽 머리 위로 올려다 보이는 바위산이다. 유람선을 타고 구담봉 쪽에서 이 산을 바라보면 바위능선이 마치 제비가 날개를 활짝 편 모습 같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정상에서 매표소로 내려서는 암릉길이 아기자기하고, 암릉에서 보는 조망이 빼어난데, 북쪽 충주호 건너편 말목산 끝봉 아래를 유심히 살펴보면 물에 잠겨 상단부만 살짝 보이는 강선대와 그 왼쪽의 외딴 봉분, 기생 두향이의 묘가 살짝 보인다.

충주호로 잠기는 말목산 능선, 제비봉 줄기


단양의 수절명기 두향(杜香)은 조선 명종 2년(1548년) 1월, 48세의 나이로 제 5대 단양 군수로 왔던 퇴계 이황을 10개월 정도 모시다가 그가 단양을 떠난 뒤에도 10여 년 간 수절하며 마음으로 사랑하다가 퇴계가 죽은 뒤 애절한 유서를 강선대 아래에 묻어두고 26세의 젊은 나이로 생의 종말을 고했다고 한다. (이상 "펌")


11시 15분, 공원 지킴터를 지나, 돌 많은 가파른 오막길을 후미로 쳐져 천천히 오른다. 공원 지킴터와 제비봉 간의 거리는 약 2.3Km, 고도차가 400m를 넘으니 꽤나 가파르겠다. 소나무와 참나무 사이로 가파른 오르막길이 꾸준히 이어진다. 11시 31분, 갈림길을 만나 오른쪽으로 오른다.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찬 푸른 숲이 싱그럽고 새소리가 청아하다.

공원 지킴터를 지나고

아름다운 숲


오랜 세월의 연륜을 느낄 수 있는 아름드리 노송 앞에서 대원들 사진을 찍고, 11시 47분, '월악 09-07' 119 구조대 말뚝이 있는 너른 공터를 지난다. 산행을 시작한지 30분 정도가 지난 시각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늘에서 쉬고 있다. 등산로는 오른쪽으로 굽어져 가파르게 이어진다. 11시 53분, 하늘을 향해 꼿꼿이 솟은 노송을 지나니, 이정표가 보인다. 이정표는 이곳의 고도가 510m, 제비봉까지의 거리가 0.8Km 남았다고 알려준다.

하늘을 향해 우뚝 선 노송

이정표


잠시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오른쪽으로 생을 다한 고사목 한 그루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앙상하게 서 있어, 제법 고산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12시 9분, 너른 T자 능선에 오른다. 정상은 오른쪽이고, 왼쪽에는 '등산로 아님' 팻말이 서있다. 정상을 코앞에 두고 역시 많은 사람들이 공터에서 쉬고 있다. 공터를 지나자, 암릉길이 이어지고 정체현상이 생긴다. 아이들 둘을 데리고 나온 부부 등산객도 보인다. 잠시 전망바위 서서 동쪽으로 월악산 줄기를 바라본다.

고사목

정상에서 멀지 않은 공터에서 쉬고 있는 등산객들

암릉길

동쪽으로 보이는 월악산 줄기


거대한 암벽이 앞을 막는다. 암벽 위가 바로 정상인 모양이다. 등산로는 암벽을 오른쪽으로 크게 우회하여 내려선다. 12시 21분, 이정표가 있는 제비봉 삼거리를 지나고, 2분 후, 조망안내도가 있는 정상의 전망대에서 단양팔경인 구담봉, 옥순봉과 충주호가 어우러진 화려한 경관을 굽어보고, 말목산(710m)과 금수산(1016m)을 바라본다.

제비봉 삼거리 이정표

충주호와 구담봉, 옥순봉

말목산

금수산


이어 정상목과 돌탑이 있는 정상에서 120도 방향으로 월악산을 바라보고, 이곳에서 만 볼 수 있다는 꼬리 진달래("600" alt="" hspace="5" src="../images/c_rAlgUHMXWdTCRMzZsUhA.jpg" width="800" vspace="5" border="0">

 

정상목과 돌탑

120도 방향의 월악산

꼬리 진달래

은성한 식탁, 고모들이 많으면 식탁이 풍성해진다.


40분 정도 떠들썩하게 식사를 즐기고, 손을 나누어 깨끗하게 뒤처리를 한 후, 1시 14분, 하산을 시작하여, 다시 삼거리를 지나고, 산책로처럼 넓은 길을 따라 내린다. 1시 28분, 고도 531m, 제비봉 0.8km를 알리는 이정표를 통과하고, 가파른 계단길을 오르니 암릉길이 이어진다. 1시 37분, 삼각점을 지난다. 545m봉인 모양이다. 이어 만나는 갈림길에서 왼쪽의 뚜렷한 길을 따라 내린다. 일부 대원들은 오른쪽 험한 길을 택한 모양이다. 좌우에서 서로 부르는 소리가 한동안 이어진다.

산책로처럼 넓은 하산로

가파른 계단길

삼각점


1시 43분, 고도 476m, 제비봉에서의 거리 1.3Km 임을 알려주는 이정표를 지난다. 이어 전망바위에 올라 주위를 조망하고, 암릉길, 계단길을 내려서면서 산과 물이 어우러진 멋진 풍광을 카메라에 담는다. 2시 20분, 장회나루터 에 내려서서, 휴게소로 향한다. 이곳에서 대원들은 뱃놀이 팀과 산행 팀의 두 팀으로 나뉜다. 이윽고 모든 대원들이 하산하자, 뱃놀이 팀 6명을 제외한 나머지 대원들을 태운 버스는 36번 도로를 따라 계관치 방향으로 달린다.

이정표

전망바위

오른쪽으로 보이는 암릉과 단애, 그리고 건너편 말목산

능선길에서 조망을 즐기는 등산객들

내려선 암봉

배타는 곳

장회나루휴게소


배낭을 버스에 벗어 놓고, 물병 하나를 달랑 꽁무니에 찬 채, 2시 45분, 옥순봉, 구담봉의 들머리로 들어선다. 김홍도가 그린 옥순봉을 가운데 놓고, 좌우에 옥순봉 해설과 옥순봉 전설을 배치한 안내도가 눈길을 끈다. 한편 들머리에 세워진 등산안내도는 옥순봉까지의 거리가 2.3Km, 구담봉까지가 2Km이라고 알려준다. 그렇다면 왕복 8.6Km를 걸어야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뱃놀이 팀이 부러워진다. 공원 지킴이는 구담봉은 오르내림이 암벽외길이라 지금 시간이면, 정체가 심할 터이니, 옥순봉을 먼저 다녀오는 것이 좋겠다며, 두 봉을 다녀오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3시간 정도라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들머리

김홍도의 옥순봉


옥순봉(玉筍峰) / 국가명승 49호 : 옥순봉은 제천 10경중 8경에 속하는 명승중의 명승이며 "퇴계 이황선생이 단애를 이룬 석벽이 마치 비온 뒤 솟아나는 옥빛의 대나무 순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연산 때의 김일손은 「여지승람」, 이중환은 「산수록」에서 뛰어난 경치를 칭송하였다. 기암 괴봉이 거대한 병풍처럼 펼쳐지면서 청풍호와 어우러져 뛰어난 경관을 연출한다.


옥순봉의 전설 : 퇴계 이황선생이 단양군수로 재임(1548년)할 때 기녀 두향이 옥순봉을 단양군에 속해줄 것을 간청하여, 퇴계 이황선생이 청풍군수에게 이를 청했으나 거절하자, 단애를 이룬 석벽에 「단구동문(丹丘洞門)」이라고 새겨 놓았다. (이하생략)

등산안내도


넓은 시멘트도로를 따라 구불구불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른다. 절터였다는 넓은 공터를 지나며 시멘트도로는 황톳길로 바뀐다. 3시 2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7분 후, 이정표가 있는 옥순봉 갈림길에서 왼쪽의 옥순봉으로 향한다. 3시 18분, 옥순봉 0.7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는 전망대에서, 청풍호를 굽어보고, 옥순봉과 구담봉을 바라본다.

황톳길

옥순봉, 구담봉 갈림길

정동 방향의 조망

옥순봉

구담봉


가파른 내리막길을 달려 안부에 이른다. 오른쪽으로 출입금지 현수막이 보인다. 구담봉으로 이어지는 호반 절벽 길을 위험해서 폐쇄했다는 알림이다. 오랜 세월동안의 풍화작용으로 마모가 심한 완만한 암릉길을 오르며 왼쪽으로 원대리를 보고, 오른쪽으로 구담봉, 말목산으로 이어지는 멋진 암봉들을 바라본다. 청풍호에 떠 있는 유람선이 한가롭다.

출입금지 현수막

암봉의 연속


3시 28분, 정상목이 있는 옥순봉 바위에서 가야할 구담봉을 카메라에 담고 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선다. 3시 53분, 갈림길을 지나, 구담봉으로 향한다. 암릉길을 내려선다. 오른쪽으로 구담봉과 구담북봉이 가깝다. 이어 이정표를 지나고, 암봉 하나를 넘어서서, 건너편 구담봉을 바라본다. 암벽 길을 오르는 대원들의 모습이 아주 작게 보인다.

옥순봉 정상복

옥순봉에서 본 구담봉


구담봉 가는 길

구담봉 직벽을 오르는 대원들


깊은 안부로 내려섰다, 쇠말뚝과 쇠줄이 걸린 직벽을 기어오른다. 늦은 시간이라 내려오는 사람들이 없어 다행이다. 10여분 가까이 쇠줄에 매달려 암벽을 오르니, 암반 위에 정상석이 있는데, 왼쪽으로 조금 더 높은 바위가 보이고, 사람들 소리가 들린다. 정상석을 카메라에 담고, 바위를 오른다. 저 아래 로 유람선이 지나가는 것이 가까이 내려다보인다.

구담봉 정상석

발아래 유람선


바위 위 정상목 주변에 대원들이 모여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청풍호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지금 시각이 4시 30분에 가깝다. 20분 쯤 걸린다는 북봉을 포기하고, 최후미로 쳐져, 올라왔던 직벽을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4시 53분, 갈림길에서 다이아 부회장과 우정대원이 꼴찌를 기다리고 있다. 5시 10분, 대기 중인 버스에 올라 장회나루터 휴게소로 향한다.

정상목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청풍호

우정의 기다림


뱃놀이를 갔던 대원들은 1시간여에 걸친 선상유람이 환상적이었다고 모두들 만족해한다. 휴게소 화장실에서 간단히 세수를 하고 땀에 젖은 윗옷을 바꾸어 입는다. 이어 휴게소 식당에서 즐거운 하산 뒤풀이가 1시간 가까이 이어진다. 귀로에 오늘의 산행을 반추해 본다. 제비봉 산행이 약 5km에 점심시간 40분포함, 3시간이 소요 되고, 옥순봉, 구담봉 왕복이 5.8km에 2시간 25분이 소요됐으니 총, 10.8Km에 5시간 25분 동안 산행을 한 셈이다. 만만치 않은 산행이다. 다리가 뻐근하다.

낙조 1

낙조 2


물과 산이 어우러진 단양의 승경(勝景)! 아기자기, 아름다운 우리의 산하에 묻혀, 옛 동료들과 함께 화창한 6월의 주말을 즐긴 것이다. 귀로의 고속도로에서 보는 낙조(落照)! 오! 아름다운 우리의 산하(山河)여!


(2009. 6.15.)





Posted by Urimahn
,

적가리골 이단폭포


2009년 5월 20일(수).

J산악회에서 전북 완주군 운주면에 소재한 천등산(천등산, 707m)을 안내한다기에 며칠 전에 신청을 해 놓고, 경유지인 잠실역 1번 출구, 버스정류장으로 나가 벤치에 앉아 산악회버스를 기다린다. 수많은 노선버스들이 들락거리고, 학생들, 직장인들로 보이는 승객들이 모였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하지만 10여명 정도의 등산객들이 기다리는 산악회버스는 좀처럼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예정된 시간인 7시 30분이 지나도 버스가 나타나질 않는다. '아마 조금 늦어지나 보다.' 라고 생각하고 무심히 기다린다. 하지만 40분이 되자 비로소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전화를 꺼내보니, 문자 메시지가 뜨는데, 아뿔싸! 성원미달로 산행을 취소한다는 연락이다. 시간을 보니, 엊저녁에 들어온 메시지이다.


30-1번 버스가 검단산을 간다는 노선도를 보았기에, 검단산, 용마산 코스를 가볼까 하는 생각도 해 보았지만, 지도가 없어, 망설이는데, 산악회버스가 한 대 들어오고, 기다리던 등산객들이 우르르 몰려간다. 뒤 쫓아 버스로 다가서보니, 방태산 가는 서울 올림픽산악회 버스다. 총무 아가씨에게 코스를 묻자, 적가리골, 지당골을 거쳐 주억봉에 오르고 구룡덕봉을 지나 휴양림으로 하산한다며 자리가 있으니 타라고 한다.


이처럼 찬란한 신록의 계절에 적가리골, 지당골을 오를 수 있다니 두 말 않고 버스에 오른다. 버스에 올라 보니, 2/3 정도가 여자 분들이다. 산나물산행인 모양이다. 서울 올림픽산악회는 한 달 에 두 번 정기산행을 하는 동호인들의 모임이라고 한다. 여자대원들의 요청에 의해 5월의 방태산을 찾는다고 한다.


방태산은 2005년 4월에, 남쪽 약수골에서 올라 배달은석에 이르고, 주걱봉, 구룡덕봉을 지나 어두원골로 내려서서, 방태산 주능선은 얼추 걸어본 적이 있다. 하지만 북쪽의 유명한 적가리골, 지당골은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인데도 아직 기회가 없었는데 이처럼 뜻밖에 기회가 생기니 무척 반갑다.


방태산이 있는 인제군 기린면, 상남면은 예로부터 3둔(살둔, 월둔, 달둔)과 4가리(연가리, 아침가리, 결가리. 적가리)로 널리 알려진 오지 중의 오지인데, 구룡령에서 조침령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이 동쪽으로 흐르는 월둔에서 명지거리, 조경분교, 아침가리를 거쳐, 방동약수까지의 약 20Km 구간은, 5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멋진 오지 트레킹 코스도 유명한 곳이다.

방태산 개념도(펌)


버스가 홍천휴게소에서 잠시 머문 후, 31번 국도로 들어서서 현리로 향하자, 내린천의 맑은 물이 눈길을 끈다. 버스는 덕다리에서 418번 국지도로 접어들고 방동교를 지나며, 418번 국지도를 버리고, 방태산 자연휴양림으로 향한다. 울창한 숲 사이로 좁은 도로가 이어지고, 곳곳에 보이는 아름다운 펜션들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산악회장이 마이크를 잡고 오늘 산행코스를 설명한다. 적가리골, 지당골을 거쳐 정상인 주걱봉(1444m)에 올랐다가, 구룡덕봉(1388.4m)을 지나 능선길을 걷고, 적가리골로 내려온다는 당초의 계획을 변경하여, 구룡덕봉을 생략하고, 바로 삼거리에서 올랐던 곳으로 하산한다고 한다. 아울러 산행시간은 후미기준 5시간이면 충분 할 터이니, 4시까지는 모두 시간 엄수하여 버스에 도착하라고 당부한다.


11시 4분, 버스는 주차장에 도착하고, 차에서 내린 대원들은 여성 부대장을 따라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단체사진을 찍은 후, 11시 12분, 시멘트도로를 따라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오른쪽 계곡에서 요란한 물소리를 내며 저폭포가 하얗게 부서져 내리고, 왼쪽으로 아담한 통나무집, 산림문화휴양관을 지난다. 갑자기 이제와는 딴판인 별세계에 들어선 느낌이다.

산행시작

저폭포

산림문화 휴양관


이윽고 시멘트도로가 비포장도로로 바뀌며 휴양림의 운치를 더 해준다. 대원들은 선두대장을 따라 벌써 저 만큼 앞서 나간다. 최후미로 처져 주위의 아름다운 풍광을 둘러보며 천천히 뒤를 따른다. 11시 22분, 이단폭포 앞에 이른다. 이 폭포 저 폭포라고도 불리는 폭포다. 뭐가 그리 바쁜지 폭포구경을 하러 내려선 대원은 하나도 없다. 혼자서 폭포로 내려선다. 규모는 작지만 아름다운 폭포다.

이단폭포 입구

가까이 찍은 윗폭포


폭포 위 다리를 건너며, 맑은 물이 흘러내리는 계곡을 카메라에 담고, 부지런히 일행을 뒤 쫓는다. 저 앞에 대원들의 뒷모습이 보인다. 잘 관리된 휴양림이란 느낌이 든다. 곳곳에 정자가 세워지고, 야영장, 취사장, 샤워장, 숲 체험코스 등의 알림판이 눈에 뜨인다. 한 여름에는 가족단위 방문객들이 며칠씩 산림문화휴양관에서 묵으며 청정오지 속에서 더위를 잊는다는 명소다.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

휴양림 도로


산행을 시작해서 20분 만에 너른 공터에 이른다. 승용차가 올라 올 수 있는 휴양림 비포장도로는 이곳에서 끝나고 계곡길이 시작된다. 휴양림 안내도가 보인다. 안내도를 요약하면, 『입구/현위치(0.4Km)-갈림길(좌 2.7Km) 매봉령(1.5Km)-구룡덕봉(1.4Km)-삼거리(0.4Km)-주걱봉(0.4Km)-삼거리(4.1Km)-갈림길(0.4Km)-입구』로 거리는 약 11.8Km에, 6시간~7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코스다.

방태산 탐방로


11시 40분,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서 오른쪽 적가리골로 향한다. 돌 많은 산책길이 신록의 숲 속으로 평탄하게 이어진다. 왼쪽 계곡에서 들리는 맑은 물소리가 청아하고, 길섶에 핀 흰색, 노란색의 야생화들이 눈길을 끈다. 11시 44분, 작은 계곡에 걸린 첫 번째 나무다리를 건너니, 이정표가 보인다. 이정표는 이 지점이 탐방로 입구에서 1Km 떨어진 곳이고, 주걱봉까지는 3.2Km 라고 알려준다.

갈림길 이정표

나무다리


계곡 속의 오솔길이 한적하게 이어진다. 간간이 이름 모를 새소리가 산의 정적을 깬다. 등산로는 다시 나무다리를 건너고, 물이 흐르는 돌길,, 암반을 지나며 서서히 고도를 높인다. 간간이 갈림길이 나타나지만 주걱봉으로 오르는 메인 등산로는 길이 넓고 뚜렷하며, 사람들이 많이 다녀, 오르막에서 등산로 훼손이 심해 길이 헷갈릴 염려는 없다.

물 흐르는 암반길

갈림길, 메인등산로의 훼손이 심하고, 구조대 표지목이 보인다.


12시 16분, 산행을 시작한지 약 1시간 정도가 지난 시각이다. 계곡을 버리고, 로프가 드리워진 가파른 능선길이 시작된다. '등산로 1' 이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고도계가 910을 가리킨다. 이제부터 주걱봉 정상까지 약 530m의 고도차를 극복해야한다.

계곡 버리고 능선 길로


가파른 능선길이 한 없이 이어진다. 쉬는 사람, 나물을 캐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쉼 없이 천천히 오른다. 천등산 암릉길을 의식하고, 스틱을 1개만 가져왔더니, 길고 된 비알에서 힘이 더 드는 느낌이다. 12시 37분, 비로소 고도가 1,000m를 넘어선다. 100m 정도의 고도차를 극복하는데 약 20분이 소요된다.

수림 사이로 가파른 오르막은 계속되고


12시 48분, 가파른 오르막을 한고비 올라, 고도 1125m 정도의 지점에 이르니 비로소 된비알이 끝나고 등산로은 완만한 오르막으로 변하며 너덜길이 이어진다. 12시 57분, 삼거리 1,0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긴 세월이 느껴지는 나무 등걸 사이로, 저 아래 굼실거리는 산줄기들을 카메라에 담는다.

너덜

이정표

20도 방향의 조망


하늘을 가린 신록의 수림사이로 등산로가 이어진다. 배를 불쑥 내민 참나무 한 그루가 등산로를 막고 버티고 있다. 태고의 신비가 느껴지는 아름다운 숲 속을 아무생각 없이 꾸벅꾸벅 오른다. 머릿속이 텅 비는 느낌이다. 1시 16분, 이정표, 등산안내도 등이 있는 삼거리에 오른다. 오른 쪽은 주걱봉, 왼쪽은 구룡덕봉 방향이다.

신록의 수림에서 배불뚝이가 길을 막고

삼거리

'등산로 2' 표지판과 이정표

등산 안내도

삼거리에서 본 주걱봉


오른쪽 주걱봉으로 향한다. 낮 익은 완만한 오르막 능선길에 노란 야생화가 유난히 눈길을 끈다. 1시 29분, 삼각점, 삼각점 안내판, 돌탑 등이 있는 넓은 주걱봉 정상에 오른다. 정상에서 선두그룹이 하산로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큰골로 내려가자는 의견과 구룡덕봉을 지나 능선을 타자는 의견으로 크게 갈린다. 선두대장은 일단 삼거리까지 되돌아가서 점심을 먹으며 의논을 하자고 종용한다.

야생화

삼각점

돌탑


정상에서 주위를 조망하고 조금 내려선 공터에서 뒤이어 올라온 대원들과 점심식사를 한다. 두릅, 곰취, 상치에 쌈장, 열무김치 등 대원들이 차려놓은 식탁이 호화판이다. 빵과 우유 그리고 사과 몇 쪽이 전부인 내 점심이 너무 초라하다. 정상주 한 잔씩을 나누어 마시고, 염치없이 호화판 식탁에 끼어든다.

정상에서 본 구룡덕봉

깃대봉 방향

큰골과 지당골을 가르는 능선

적가리골


40분 가까이 점심식사를 즐기고, 2시 7분, 삼거리로 내려선다. 하산길 능선에는 아직도 키 작은 철쭉들이 점점이 모습을 보인다. 2시 20분, 대원들이 모여 있는 삼거리에 도착한다. 1/3 정도가 정상에 오르고, 나머지 2/3의 대원들은 산나물을 캐는 모양이다. 4시까지 하산하려면, 구룡덕봉, 매봉령을 거치는 코스는 무리다. 다시 모여 기념사진만을 찍고, 올랐던 길을 되 집어 하산을 시작한다. 아쉽다. 1시간 정도 시간을 더 할애하면 방태산 자연휴양림의 전 코스를 돌아 볼 수 있을 터인 데....

하산길 능선의 철쭉

삼거리에 모인 대원들


가파른 비탈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서서, 계곡의 산책길로 들어선다. 방태산 휴양림 표지기가 눈에 들어오고, 이번에는 하얀 들꽃에 눈길을 빼앗긴다. 3시 33분, 적가리골 계곡에 내려서서, 세수를 하고,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근다. 아름다운 계곡이다.

방태산 휴양림 표지기

하얀 들꽃

세수를 하고 발을 담갔던 계곡


4시 3분, 버스가 기다리는 주차장에 도착한다. 4시 25분 경 모든 대원들이 하산하자 버스는 뒤풀이 장소로 이동한다. 버스가 매표소 앞에서 멈춘다. 40년 가까이 군 생활을 했다는 조 대장이 차에서 내려, 대기하고 있던 군인들과 반갑게 인사를 한다. 승용차 트렁크에서 캔 맥주 서너 박스가 버스로 옮겨지고, 승용차가 앞장을 서서 버스를 인도한다. 4시 46분, 버스는 군인들의 휴양관에 도착하고, 푸짐하게 준비된 술과 음식으로 즐거운 뒤풀이 파티가 시작된다.

군 휴양관

은성한 뒤풀이 파티

60이 가까운 조 대장이란 분은 부인이 무릎관절로 함께 참여하지 못 한 것이 못내 섭섭하여, 8부 능선쯤에서 산행을 포기한다. 새벽밥을 지어주고, 도시락을 싸준 부인을 생각해서 생전 처음 산나물을 뜯는다는 다감한 양반이다. 마침 옛 근무지 가까이로 산행을 하게 되자, 함께 근무했던 부하, 동료들에게 연락을 해서, 이 처럼 멋진 뒤풀이 자리가 마련 된 것이다. 이들의 끈끈한 동료애가 무척 아름답게 느껴진다.

뒤풀이 자리를 빛내주신 분들


즐거운 뒤풀이는 6시가 넘게 까지 이어지고, 이윽고 버스는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09. 5. 22.)










'기타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침가리 트래킹  (0) 2012.12.17
제비봉(710m), 옥순봉(372m), 구담봉(330m)  (0) 2012.12.17
삼성산(三聖山, 455m)  (0) 2012.12.17
영취산 (靈鷲山, 510m)  (0) 2012.12.17
남설악 : 흘림골/ 주전골  (0) 2012.12.15
Posted by Urimahn
,

 삼성산

.

서울 주변에는 많은 산들이 있지만, 강북의 대표적인 명산은 북한산, 강남의 명산으로는 관악산(692.1m)을 꼽는다. 관악산의 지형도를 보면 동쪽의 관악산과 서쪽의 삼성산이 무너미고개에서 만난다. 두 개의 산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산이다. 따라서 관악산이라고 하면 이 두 개의 산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 보통이다.


삼성산이 따로 별도의 이름을 갖게 된 것은 아마도 삼막사(三幕寺) 덕이 아닌 가 싶다. 신라 때 원효, 의상, 윤필 등이 암자를 짓고 수도를 한 곳이라 삼막사라는 절 이름이 생겼고, 그 삼막사 뒤로 우뚝 솟은 봉우리이다 보니 삼성산이란 이름을 얻게 되었나보다.


2009년 5월 9일(토)

9정맥 종주가 끝나면 100대 명산을 중심으로 명산순례를 할 예정이다. 마침 명성산을 간다는 산악회가 있어 신청을 해 놓았지만, 금요일 오후, 참여자들이 적어 산행계획을 취소한다는 통보를 받는다. 혼자라도 가 볼까 생각했으나, 차편을 알아보고, 코스를 사전에 도상 답사하는 등 준비를 할 시간이 부족하다.


관악산은 연주대를 정점으로 하는 여러 능선을 타 보았지만, 아직 삼성산은 가 본 적이 없다. 100대 명산에 속하는 관악산의 반쪽만을 구경한 셈이다. 기회가 있으면 언제고 가 보아야겠다고 관심을 가졌던 곳이라 특별한 어려움이 없이 산행계획을 세울 수가 있어 산행코스를 『관악산 입구-돌산-칼바위(446m)-장군봉(412m)-삼성산(455m)-깃대봉(477m)-삼막사-제2전망대(239m)-관악역』으로 잡는다.


요즈음은 토요일 휴무인 곳이 많지만 그래도 직장인들의 출근시간을 피해 8시 30분경에 집을 나선다. 먼 거리가 아닌데도 두 차례나 지하철을 바꿔 타고, 2호선 서울대입구 3번 출구로 나오니, 관악산입구 행 버스를 기다리는 등산객들이 긴 행렬을 이루고 있다. 녹색 지선버스 555A와 555B가 관악산입구 행이다.

등산안내도/부분


9시 38분, 관악산 입구에 도착한다. 마침 공사 중인 입구는 등산객들로 무척이나 붐빈다.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등산안내판에서 오늘의 등산구간을 카메라에 담은 후, 관악산으로 들어선다. 9시 46분, 입구에서 약 200m 떨어진 갈림길에서 오른쪽 돌길로 들어선다. 이정표가 있다.

이정표


시장 통 같이 붐비는 호수공원길에 비해 이쪽 길은 제법 호젓하다. 길가 돌 위에 배낭을 벗어 놓고 산행준비를 한 후, 예쁜 돌길을 천천히 따라 오른다. 9시 56분, 갈림길에 이른다. 오른쪽은 로프가 걸린 오르막이다. 능선으로 오르는 길이라고 판단하고 오른쪽 길로 진행한다.

아름다운 돌길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능선에 올라, 듬성듬성 바위들이 보이는 넓은 맨땅 오름길을 천천히 오른다. 왼쪽으로 바위 하나가 우뚝하다. 등산로를 버리고 올라서니 말뚝 삼각점이 있다. 다시 등산로를 따라 걷는다. 왼쪽으로 돌산이 보이고, 10시 20분 돌산 아래에 선다. 등산로는 우회로로 이어지는데, 젊은이 몇 사람이 암릉을 타고 바로 오르기에 뒤따라 올라선다. 위험하거나 힘이 드는 암릉은 아니다. 구지 우회할 필요가 없겠다. 암릉 위 삼각점이 있는 곳에 서서 서울대를 굽어보고, 관악산을 우러른다. 340도 방향으로 신림동 아파트단지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말뚝 삼각점이 있는 바위

돌산

돌산으로 오르는 암릉길,

돌산 삼각점

서울대

관악산

340도 방향의 조망


10시 24분, 태극기가 휘날리는 돌산 정상에 오른다. 누군가가 바위에 흰 페인트로 옥문봉(玉門峯)이라고 써 놓았다, 달필이다. 인근 주민들은 사이에서는 아마도 옥문봉이라고 불리는 모양이다. 정상에서 가야할 능선과 삼성산, 그리고 관악산과 무너미고개를 바라본다.

돌산의 태극기

옥문봉

가야할 능선

삼성산

관악산과 무너미고개


암릉을 내려서서 10시 31분, 안부사거리에 이른다. 이정표가 있고, 119 표지판이 보인다. 표지판에는 현 위치가 돌산으로 표기되어 있는데, 이정표는 150m 떨어져 있다고 정확히 알려준다. 송림 사이로 이어지는 평탄한 산책길을 한동안 걷다, 다시 암릉 오름길을 오르며 장군봉 오른쪽으로 보이는 민주동산을 카메라에 담는다.

119 표지판

이정표

송림 산책길

암릉길

민주동산


10시 47분, 용암천 119 표지판이 있는 안부를 지나, 우회길을 버리고, 왼쪽에 보이는 암봉으로 바로 오른다. 정면으로 칼날바위능선이 잘 보이는 조망이 좋은 암봉이다. 10시 56분, 이정표가 있는 안부 사거리에 이른다. 이정표는 삼막사까지의 거리가 2.7Km라고 알려준다.

칼바위능선이 잘 보이는 암봉

안부사거리 이정표


와이어 로프가 설치된 가파른 암릉길이 이어진다. 시야가 트여 지나온 능선을 뒤돌아보고, 정동방향으로 관악산을 본다. 11시7분, 119표지판에 이른다. 표지판은 현재의 위치가 곰바위라고 알려주는데, 바로 그 옆에 있는 위험지역 안내판은 이곳을 칼바위라고 표기하고 있다. 우회로는 오른쪽으로 이어지지만 무시하고 직진하여 암릉을 오른다.

와이어 로프길

지나온 능선, 돌산이 보인다.

정동방향의 관악산

119 위치 표지판

위험지역 안내판


암벽이 앞을 막아선다. 발 놓은 곳 손잡을 곳이 있어 크게 위험해 보이지는 않지만 그 뒤가 어떤지를 알 수가 없고, 숏 다리로 암벽을 오르다가, 무리하게 다리를 넓게 벌리면, 쥐가 날 염려도 있겠다. 무리하지 않고 우회로로 내려서서 암릉에 올라 뒤를 돌아보니 암릉 꼭대기에 태극기가 휘날린다. 고도 446m의 깃대봉이다. 곰바위, 칼바위, 깃대봉의 3가지 이름으로 헷갈리는 곳이다.

암벽

국기봉


좁은 암릉길을 오르내린다. 뒤를 돌아보니 국기봉과 돌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멋진 조망이다. 11시 30분, 신록이 아름다운 넓은 사거리로 나온다. 이정표가 왼쪽은 삼거리, 오른쪽은 활터, 그리고 삼막사까지는 2.2Km라고 알려준다. 11시 32분, 장군봉(412m)을 지난다. 아무 표시도 없어, 무심히 지나치다 보면, 장군봉인지 모르고 지나게 된다. 막걸리와 아이스크림을 파는 아주머니도 보인다.

뒤돌아 본 지나온 능선

활터 갈림길 사거리

이정표

장군봉


송림 사이로 넓게 이어지는 완만한 산책길을 따라 장군봉을 내려선다. 산책객들이 한결 많아진다. 정면으로 통신안테나가 높이 솟은 삼성산이 가깝고, 그 왼쪽으로 관악산이 머리를 내밀고 있다. 시흥에서 올라오는 갈림길을 지나자 등산객들은 더욱 많아지고, 서울대갈림길 안부에 이르니, 등산로는 시장터를 방불케 한다.

장군봉을 내려서는 넓은 산책길

삼성산

관악산

가야할 또 다른 국기봉

서울대 갈림길 안부


다시 암릉길이 이어진다. 가파른 암릉을 네발로 기어오르니, 태극기가 휘날리는 또 다른 국기봉이다. 직진하여 내려서면 무너미고개로 이어지고, 삼성산으로 가려면 올랐던 길을 다시 내려서야한다. 암릉을 조심스럽게 내려서니, 위험지역 안내판이 보인다. 12시 16분, 119 위치 표지판(국기봉)이 있는 넓은 암반 위에 자리를 잡고 점심식사를 한다.

국기봉 정상

위험지역 안내판

뒤돌아 본 국기봉

국기봉 아래 넓은 암반


12시 41분, 점심식사를 마치고 암릉길을 내려서서, 12시 46분, 시멘트도로에 이른다. 119 위치 표지판은 현 위치가 거북바위라고 알려준다. 왼쪽은 통신시설이 있는 삼성산 초소로 이어지고, 오른쪽은 삼막사로 내려가는 길이다. 직진하여 삼성산 우회로로 들어선다. 12시 51분, 갈림길에서 왼쪽 길로 들어서고, 커다란 바위가 있는 안부를 지나, 다시 왼쪽 샛길로 접어드니 바로 삼성산 통신시설 철조망에 이른다.

삼성산초소, 삼막사 갈림길의 119 표지판

돌 많은 안부를 지나고

통신시설 철조망


삼성산 정상을 코앞에 두고도 오르지를 못하고, 능선으로 진입하여 오른쪽으로 내려서다, 우뚝 솟은 바위에 올라 가야할 476m봉(또 다른 국기봉)을 바라본 후, 조망이 좋은 아기자기한 능선 길을 걷는다. 뒤를 돌아보면 지나온 암릉길과 삼성산 정상이 그림 같고, 70도 방향으로 관악산과 팔봉능선이 조망되는데, 서남쪽으로는 하산할 능선 위에 봉긋하게 솟은 367m봉과 제2전망대가 나침반 역할을 한다.

가야할 476m봉에 태극기가 보인다.

지나온 암릉과 삼성산 정상

하산해야 할 능선 위의 367m봉과 제2전망대

관악산 정상과 팔봉능선


1시 20분, 성불암 갈림길을 지나고, 1시 32분, 국기봉에 오른다. 정상에서 젊은이가 막걸리와 아이스크림, 그리고 캔 맥주를 팔고 있다. 반가워 캔 맥주 값을 물으니 4,000원이란다. 마시고 싶은 욕망과 가격을 비교한다. 지나친 가격이란 생각이 우세하여, 물통의 물만 마시고, 암봉을 내려서며 오른쪽으로 삼막사를 굽어본다.

성불암 갈림길

국기봉 정상


1시 40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며, 하산할 능선을 확인하고, 1시 46분, 이정표가 있는 사거리 안부에 내려서서, 오른쪽 약 10분 거리의 삼막사로 향한다. 1시 56분, 삼막사에 이르러, 삼귀자, 월암당, 천불전, 명부전, 등을 두루 둘러보고, 2시 25분, 갈림길로 되돌아와 제2전망대로 향한다.

하산할 능선, 왼쪽 봉우리가 제2전망대

삼막사 갈림길 이정표

삼귀자

삼귀자 안내판

월암당

천불전

관음상인가?

 

갈림길의 산림욕장 안내도


부드러운 능선길이 가볍게 오르내리며 고도를 낮춘다. 가야할 367m봉과 제2전망대를 가까이 보고, 안양시가지를 내려다본다. 2시 35분, 이정표가 있는 안양예술공원 주차장 갈림길을 지나고, 367m봉을 오르며 뒤돌아 삼성산, 삼막사, 국기봉을 한눈에 바라본다.

386m봉

제2전망대

안양시가지

뒤돌아 본 삼성산, 삼막사, 국기봉


367m봉은 암봉이다. 암릉길을 내려서서 제2전망대로 향한다. 암릉길을 걸으면서 전후좌우로 보는 조망이 가히 일품이다. 2시 58분, 삼림욕장 안내도와 표지목이 있는 제2전망대에 오른다. 암봉 위에서 경인교대, 외곽순환도로, 그리고 안양 시가지를 굽어본 후, 아기자기한 암릉길로 내려선다.

367m봉 정상

 

가야할 능선과 제2전망대

뒤돌아 본 367m봉

제2 전망대

경인교육대

외곽순환도롤

가야할 암릉길


암릉길을 내려서니 넓은 산책로가 이어진다. 3시 13분, 관악역 갈림길을 지나고, 17분 후, 삼막동 갈림길에서 직진한다. 3시 39분, 심성초등학교 갈림길에 이른다. 하지만 누군가가 이정표의 그 방향 글자를 검은색으로 덮어 지우고, 화살표에 X표를 해 놓았다. 길 폐쇄라는 의미일 터이지만 무시하고 넓고 뚜렷한 길을 따라 내린다. 등산로는 아파트 단지로 이어지고, 다행히 철책 문이 열려있다.

관악역갈림길 이정표

길 폐쇄 표시 이정표


아파트단지를 통과하고, 3시 45분, 정문을 나와 왼쪽으로 내려서다, 슈퍼에 들러 캔 맥주 산다. 이어 1번 국도로 나와, 지하도를 통해 도로를 건너고, 3시 55분, 관악역에 도착한다.

아파트 단지를 나서고

1번국도

관악역


9시 38분, 관악산 입구에서 출발하여 3시 55분, 관악역에 도착하였으니, 약 6 시간 정도 산행을 한 셈이다. 아기자기한 암릉 길 그리고 송림 사이로 이어지는 편안한 산책로, 암릉에서 보는 시원한 조망 등 실로 멋진 산행코스다. 북한산의 비봉능선과 많이 닮았다는 느낌인데 규모는 좀 작지만 아기자기한 맛은 더 낫다.

 


(2009. 5. 11.)










Posted by Urimahn
,

 진달래 꽃길 (영취산 가는 길)


눈물 아롱아롱

피리 불고 가신님의 밟으신 길은

진달래 꽃비 오는 西域 三萬里 <귀촉도, 서정주>

시루봉 오름길의 진달래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진달래꽃, 김소월>


진달래꽃이 우리민족 정서에 가장 잘 맞는 꽃인가 보다, 우리의 대표적인 시인 두 분은 이별을 노래하며 진달래꽃을 이처럼 라이트모티브(Leitmotive)로 삼고 있지 않는가?

 

전남 여수시의 영취산은 경남 창영의 화왕산(756m), 경남 마산의 무학산(797m)과 더불어 남한의 3대 진달래 군락지로 유명한 곳이다. 나 홀로 외롭게 정맥산행을 하다, 산정산악회에서 영취산을 간다는 안내문을 보고 문득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 군락지를 보고 싶어, 다른 일정을 뒤로 미루고 따라나선다.

제1봉의 진달래


2009년 4월 4일(토).

버스가 마지막 경우지인 죽전을 통과하자 버스 안은 만석이다. 마침 4월 3일부터 5일까지 진달래 축제가 열린다니 많은 인파가 몰리는 모양이다. 어차피 산행보다 꽃구경을 나선 길이니, 꽃구경, 사람구경을 함께 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꽃구경, 사람구경 (진례산 오르는 인파)


고속도로가 나들이 가는 차량들로 붐빈다. 도중에 사고까지 생기는 바람에, 9시 20분경에야 겨우 탄천휴게소에 도착한다. 등반대장은 갈 길이 멀어 15분 후에 출발하겠으니, 출발시간을 꼭 지켜 달라고 당부한다. 15분 내에 용무도 보고 식사도 하기는 무리다. 새우버거와 우유를 사 들고 와 차안에서 요기를 한다.


서울을 출발할 때는 잔뜩 흐렸던 날씨가 남으로 내려올수록 맑아지더니, 차창 밖에는 밝은 햇살이 쏟아져 내린다. 버스는 12시가 넘어 여수시로 들어서서, NCC, 한화 석유화학, 호남정유 공장을 지나, 12시 29분에야 겨우 버스 전용주차장에 들어선다. 주차장은 의외로 붐비지 않고, 벌써 산행을 마치고 하산한 사람들이 버스 주변에 둘러 앉아 식사를 하고 있다.

주차장에서 본 호남정유


오늘 산행코스는 『예비군교장-진례산(510m)-봉우재-시루봉(418m)-영취산(439m)-흥국사』로 산행거리는 약 10km 정도지만, 등반대장은, 3시간 30분이면 산행을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코스설명을 하며, 힘들다고 생각되는 분은 봉우재에서 시루봉, 영취산을 오르지 말고, 바로 흥국사로 하산하라고 일러준다. 아울러 버스는 5시 정각에 서울로 출발할 예정이니, 하산 후 흥국사 근처의 식당에서 각자 식사를 하고, 버스 출발시간에 늦지 않도록 하라고 주의를 준다.

개념도


이전에는 510m봉을 영취산으로 불렀으나. 국립지리원은 2003년 5월17일자로 이를 진례산으로 변경한다고 고시한다. 예비군 훈련장을 향해 도로를 따라 고개마루턱으로 걸어 오르다. 오른쪽에 보이는 진래산을 카메라에 담는다. 12시 40분, 예비군 훈련장으로 들어서고, 이어 훈련장 뒤 임도를 따라 걷다, 오른쪽 산길로 접어들어, 잡목 숲 사이로 가파르게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오른다.

도로에서 본 진례산, 왼쪽부터 1봉, 2봉, 그리고 정상

예비군 교장으로 향하는 대원들

 

종합 훈련장


12시 55분, 선두가 무덤가 공터에서 쉬고 있다. 등반대장은 이 길은 일반인들은 잘 다니지 않는 길이라, 가파르고 힘은 들지만, 붐비지 않아서 택했다고 자랑한다. 묘역에서 내려다보는 여천화학단지와 광량만이 그림 같다.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다시 거칠고 가파른 산길을 힘들게 오른다. 이윽고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일반등산로와 만난다. 정면은 커다란 바위가 막아서고, 등산로는 왼쪽 사면으로 이어져, 첫 번째 봉우리로 향한다. 오른쪽 산 사면은 만개한 진달래꽃으로 온통 붉은 색이다.

묘역에서 본 석유화학단지와 광량만

진달래 군락 1

진달래 군락 2


시간도 충분하니 서둘게 하나도 없다. 오른쪽은 불타는 진달래 군락지, 왼쪽은 남해 푸른 바다다. 바람마저 시원하게 불어준다. 유유자적(悠悠自適), 맨 후미로 처져 멋진 풍광을 즐긴다. 사면길이 능선길과 만나는 곳에서 오른쪽의 넓은 등산로를 따라 오른다. 주 등산로는 오르내리는 사람들로 붐빈다.

주등산로에서 본 첫 번째 봉우리


진달래꽃 사이로 완만하게 이어지는 오르막길을 오르며 왼쪽으로 그림처럼 펼쳐진 넓은 들과 마을을 굽어본다. 능선이 오른쪽으로 굽어지며, 이번에는 오른쪽으로 석유화학단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1시 47분, 골맹이재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암봉과 진례산 정상을 바라본다.

진달래꽃 사이로 완만하게 이어지는 등산로

왼쪽으로 내려다 본 마을과 바다

석유화학단지

암봉과 진례산


첫 번째 봉우리를 내려선다. 왼쪽으로 시루봉과 영취산으로 이어지는 가야할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헬기장을 지나, 철사다리가 설치된 암봉으로 향한다. 암봉과 진례산, 그리고 시루봉, 영취산으로 이어지는 능선미가 아름답다. 설혹 진달래가 없더라도 전혀 손색이 없는 아름다움이다. 암봉을 오르다 뒤돌아 지나온 봉우리를 카메라에 담는다.

시루봉과 영취산(좌)

철사다리가 걸린 암봉과 진례산(우)

암봉 오르다 뒤돌아 본 첫 번째 봉우리

진례산 정상 직전 안부에서 진례산을 바라본다. 북서쪽사면은 진달래 군락지로 온통 붉은 빛인데 남동쪽으로는 푸른 소나무가 청청하다. 버스에서 옆 자리에 앉았던 분은 건설회사에 다니던 분으로 여수에서 오랫동안 근무를 했다고 한다. 영취산에 진달래 군락지가 생긴 것은, 60년대 석유화학공단이 여수에 들어서면서 부터, 공단에서 유출된 유해가스로, 소나무들이 모두 죽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진위를 판단하기가 어려운 이야기지만, 공단 쪽으로 면한 사면에는 진달래 군락지가 형성되고, 그 반대쪽은 소나무가 푸른 것을 보면 그 양반의 말씀이 그럴듯하다. 그렇다면 영취산의 진달래도 박정희 대통령의 덕이라는 이야기가 아닌가?

진례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능선


진례산 정산을 향한다. 뒤돌아 지나온 봉우리들 되돌아보고, 2시 8분, 진례산 정상에 선다. 무인산불감시탑, 정상석, 영취산 등산안내도 등이 눈에 뜨인다. 정상은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서둘러 필요한 사진만 골라 찍고, 왼쪽 시루봉을 향해 가파른 내리막길을 달려 내린다.

지나온 봉

정상 부근의 진달래

 

정상

정상석


봉우재로 내려서며 정면의 시루봉을 카메라에 담는다. 2시 28분, 도솔암 돌표지를 지나고, 1분 후, 이정표가 있는 봉우재에 내려서서 시루봉을 향해 직진한다. 가파른 오름길이 이어진다. 암릉길도 지난다. 뒤돌아 진례산 능선과 봉우재를 돌아보고 2시 38분, 헬기장에서 시루봉 정상을 가까이 본다.

시루봉 가는 길

봉우재 이정표

지나온 길- 진례산 오름 능선과 봉우재 내림 길

봉우재

헬기장에서 본 시루봉


암릉길을 지나, 2시 47분, 시루봉 정상에 오른다. 왼쪽으로 상암동 일대를 굽어보고, 정면으로 가야할 능선을 바라본다. 이어 암봉을 내려 헬기장에서 시루봉을 뒤돌아보고, 진달래 꽃길을 지나, 무명봉에 오른다. 진달래꽃 너머로 시루봉과 진례산이 보인다.

시루봉 정상표지석

상암동 일대의 조망

가야할 능선

헬기장에서 본 시루봉

진달래 너머 시루봉

진달래 너머 진례산


평탄한 능선길이 이어진다. 왼쪽으로 호명동 일대가 내려다보인다. 3시 12분, 돌탑과 삼각점이 있는 영취산 정상(439m)에 오른다. 정상을 내려서면 바로 갈림길이다. 이정표가 있다. 왼쪽은 호랑산, 흥국사는 오른쪽이다. 오른쪽 흥국사로 내려선다. 진달래 군락지와는 달리 내리막 산길이 이어지고, 산속에 홀로 핀 진달래들이 간간히 보인다.

호명동 일대의 조망

영취산 정상

삼각점

이정표


3시 21분, 봉우리 하나를 넘고, 이어 갈림길에 이른다. 직진 길은 암릉길인데, 양쪽에 표지기들이 걸려있다. 하지만 산악회들이 땅에 깔아 놓은 종이 표지판은 북쪽인 오른쪽에만 보인다. 오른쪽 길을 우회길이라고 짐작하고,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하지만 등산로는 왼쪽 암릉을 우회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아래 계곡으로 이어진다. 앞에는 진례산이 우뚝하다. 아마도 봉우재에서 흥국사로 내려가는 길로 이어지는 길인 듯싶다. 다시 갈림길로 되돌아와 암벽을 올라서니 뚜렷한 암릉길이 북서쪽으로 이어진다. 지도에 표시된 능선길이다.

갈림길에서 암릉길을 택하고


뚜렷하게 이어지는 등산로에 간간이 표지기들도 보이지만 일반 등산객들은 지나지 않는 것 같다. 그 많던 사람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갈림길에서 모두 오른쪽으로 내려서는 모양이다. 덕분에 여기서도 "나 홀로 산행"이 이어진다. 왼쪽 나뭇가지 사이로 호랑산(479m)을 보고, 오른쪽으로 율촌산업단지를 굽어본다. 저 아래 흥국사가 보인다. 제법 규모가 큰 절이다.

호랑산

율촌산업단지


3시 58분, 흥국사로 들어서서 절 구경을 한다. 고려 명종 때인 1195년 보조국사가 창건한 유서 깊은 이절에는 여러 개의 보물들이 있고, 경내의 의승수군유물전시관(儀僧水軍遺物展示館)에서 이순신 장군과 수군 승병들의 유물, 그리고 보물 제578호인 탱화 등을 전시하고 있다. 경내를 한 바퀴 둘러보고, 영취교를 건너 아름다운 벚꽃 길을 걷는다. 주차장에서는 농악패의 풍악소리가 흥겹고, 식당가에는 민속경연대회가 열리는 등 진달래 축제가 한창이다.

대웅전(보물 제 396호)

의승수군유물전시관

영취교

벚꽃 길

농악패


상점에서 캔 맥주를 사고, 남은 떡과 과일을 먹으며, 경연대회를 구경한다. 4시 50분, 도로를 따라 걸어 내리며, 도로변에 길게 늘어 선 버스들 중에서 산악회 버스를 찾는다. 모든 대원들이 하산하여 차에 오르자, 5시 6분 경, 버스는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09. 4. 6.)








'기타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방태산(芳台山, 1444m)-적가리골, 지당골  (0) 2012.12.17
삼성산(三聖山, 455m)  (0) 2012.12.17
남설악 : 흘림골/ 주전골  (0) 2012.12.15
강선봉-검봉-봉화산  (0) 2012.12.15
비선대 나들이  (0) 2012.12.15
Posted by Urimahn
,

 등선대


2008년 10월 7일(화).

J 산악회를 따라 『흘림골-등선대-등선폭포-주전골-용소폭포-오색약수』에 이르는 약 7.2Km의 트래킹 코스를 다녀왔다. J 산악회에서만 1호차, 2호차를 동원하는 성황(盛況)이다. 흘림골, 주전골 단풍은 우리나라 제일이고 등선대에서 보는 설악 주능선과 7형제봉, 그리고 점봉산과 만물상 등 조망이 일품인데 단풍철을 맞았으니 평일인데도 인파가 넘친다.

7형제봉과 그 뒤 서북능선의 안산과 귀떼기청봉

만물상

여심(女深)폭포에서 흘린 물이 흘러드는 계곡이라고 해서 흘림골이라 했다던가? 다소 외설스런 이름의 이 흘림골은 주목 도벌사건으로 20년간 출입이 통제되다, 2005년 9월에 겨우 개방이 되었지만, 2006년 7월, 한계령 주변에 시간당 122mm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내려 흘림골이 심하게 훼손된다.

흘림골 수해의 상흔 옆을 지나고


오색 주민들은 오색약수 분출량이 거의 정지된 상태에서 금강산으로 관심들이 쏠리며 관광객 숫자가 크게 줄어들자 국립공원관리공단에 흘림골-등선대 코스를 개방해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해왔다고 한다. 결국 이 요구가 관철되어 아직도 수해의 상흔이 뚜렷한 흘림골을 따라 나무계단길이 완성된다.

나무 계단길


이제 단풍철을 맞아 수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등선대 오르는 길은 인파로 막히고, 바닥이 들어난 맨땅에서는 흙먼지가 심하게 인다. 그 뿐인가? 심한 가을가뭄으로 여심폭포, 등선폭포에서는 물 한 방울 떨어지지 않으니, 당분간은 흘림골이 좀 더 휴식을 취하도록 그냥 내버려 두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낙엽이 쌓인 주전폭포


버스가 인제, 원통을 지나 설악산 경내로 들어서자, 단풍으로 곱게 물든 산록(山麓) 위로 힘차게 하늘로 치솟은 기암들이 벌써 설악을 찾는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버스가 한계령을 넘어선다. 2007년 7월 15일부터 17일까지 내린 폭우로 한계령길이 14Km나 유실되고, 그 뒤 잇따른 수해로 17개월 만에 비로소 복원된 길이 굽이굽이 이어져 내린다.

설악 암봉

개념도

버스는 11시 정각, 흘림골 입구에 도착한다. 새롭게 마련된 재해공원(災害公園)에는 '한계령 수해복구를 마치며' 라는 돌 안내판을 세워, 극심했던 수해상황과 어려웠던 복구 작업내용을 알리고 있다. 흘림골 입구는 관광버스, 승용차를 타고 온 등산객들로 붐빈다. 이윽고 산행준비를 마치고 옛 매표소, 지금은 '공원 지킴터'라고 이름을 바꾼 통나무 집 옆, 나무 계단길을 오른다.

흘림골 재해공원

몰려든 버스와 차량

등산로 입구


수해의 상처가 그대로 남은 계곡을 끼고 나무 계단길이 구불구불 이어지고, 그 위로 등산객들이 가득하다. 계곡 건너로 우람한 암봉이 시선을 끈다. 암봉 꼭대기의 바위형상을 놓고, 등산객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11시 28분, 등선대 0.6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수마가 지나간 자리

수재의 상흔

수재의 상흔 너머로 아름다운 암봉

바위의 형상은?

 

이정표


계곡은 왼쪽으로 굽고, 등산로는 단풍 속으로 이어진다. 점차 고도가 높아지며, 뒤쪽으로 7형제봉의 암봉들이, 그 뒤로 귀떼기청봉 등 설악의 서북능선이 펼쳐진다. 숨이 막힐 정도로 멋진 조망이다. 경사가 점점 가팔라진다. 깔딱고개를 오르나보다. 11시 54분, 이정표가 있는 등선대 갈림길에 이른다. 이정표에 여심폭포 0.3Km라고 적혀 있다. 설악 주능선과 7형제봉에 정신을 빼앗기다보니, 여심폭포를 모르고 지나친 것이다. 아쉽다.

단풍 속으로

7형제봉들

뒤로 설악 주능선

7형제봉과 그 뒤로 귀떼기청봉

이정표

갈림길의 인파


우뚝 솟은 등선대를 오른다. 교행(交行)이 불가능한 좁은 길이다. 내려오는 사람들을 기다렸다 올라가고, 올라오는 사람들을 기다렸다 내려온다. 바위가 아닌 맨땅에서는 흙먼지가 풀풀 인다. 가파른 암벽에 계단길을, 그리고 봉우리 꼭대기에 전망대를 만든 솜씨가 대단하다. 전망대에 '설악산 국립공원 안내판'이 조망을 돕는다. 서북능선, 끝청, 대청봉이 한눈에 들어오고, 한계령, 7형제봉이 발아래 있다. 방향을 돌려 남쪽으로는 점봉산이 중후하고,만물상이 눈을 어지럽게 한다. 과연 설악산이다.

안산, 귀떼기청봉,

한계령, 7형제봉

끝청, 대청

등선대 꼭대기 암봉

망대암산과 점봉산

 

가까이 본 만물상

오색방향의 조망

등선대 옆 기암


12시 21분, 갈림길로 내려와서 건너편 바위에 앉아, 등선대를 바라보며 점심식사를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여심폭포를 모르고 지나친 것이 마음에 걸린다. 3시까지 하산하라고 했으니 남은 시간은 널널한데, 여심폭포까지 다시 다녀온다 해도 왕복 600m 이니, 20분 정도면 충분하겠다. 생각이 이에 미치자 서둘러 점심식사를 마치고 왔던 길을 다시 내려간다. 8분 만에 여심폭포에 이르고, 다시 깔딱고개를 올라, 12시 58분, 등선대 갈림길로 되돌아온다.

물 없는 여심폭포


가파른 내리막길이다. 역시 곳곳에 계단길이 이어진다. 만물상을 가까이 보며 내려서는 기분이 그만이다. 한눈에 보아도 불륜이 분명한 남녀가 가파른 내리막길을 힘들게 내려선다. 여자는 평상복에 굽 높은 신을 신고있다. 여자 등산객들의 속삭이는 비난 소리가 드높다. 물 없는 계곡에는 여기저기에 모여 앉아 점심을 즐기는 인파로 가득하다. 오랜 가뭄으로 등선폭포에는 물 대신 낙엽이 쌓여있다.

기암 1

기암 2

기암 3

마른 계곡의 인파

낙엽 쌓인 등선폭포


1시 31분, 약수터 입구 4,3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계곡에서 보는 단풍과 기암이 절경이다. 과연 한국 제일(第一)로 조금도 손색이 없다. 1시 35분, 역시 낙엽이 쌓인 주전폭포를 지나며 주전골로 들어선다. 1시 47분, 전망대가 있는 제 2 깔딱고개에 올라 정면의 암봉을 바라보고,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서서, 너른 암반에 옥 같은 물이 흐르는 12폭포에 이른다.

단풍과 기암

단풍계곡

암봉, 계곡 그리고 단풍

제 2 깔딱고개 전망대에서 본 암봉

12 폭포 이정표

12 폭포


구름다리를 건너고 다시 물 없는 폭포를 지난다. 골짜기를 내려올수록 가까이 보이는 단풍이 더욱 더 곱다. 2시 18분, 용소폭포 갈림길에 이르러 왼쪽, 용소폭포로 향한다. 암반 위로 흘러내리는 물이 옥 같이 맑고, 용소폭포로 이어지는 길은 이제까지와는 달리 사뭇 호젓하다. "옛날에 이 소에 이무기 두 마리가 살았는데, 암놈 이무기는 용으로 승천하기에 실패하여 폭포와 바위가 됐다"는 내용의 안내판이 서있는 용소폭포를 구경한다.

구름다리를 건너고

물 없는 폭포

단풍 1

 

단풍 2

이정표

용소폭 1

용소폭 2


2시 24분, 갈림길로 되돌아 나와 등산안내도를 훑어보고, 이어 금강문을 통과한다. 계곡 주위에 병풍처럼 둘러선 암봉들이 압권인데, 선녀탕 맑은 물가에서 쉬고 있는 등산객들의 모습이 한가롭다. 2시 46분, 성국사에 들러, 경내를 둘러보고, 계곡으로 내려가, 맑은 물에 세수를 하며 땀을 들인다. 이어 2시 59분, 주전골 입구에 이르러 산행을 마친다.

금강문

성국사 금불상

3층석탑

주전골 입구


화장실에 들러, 땀에 젖은 웃옷을 갈아입고, 바로 옆 주차장에 대기하고 있는 버스로 향한다. 주차장은 대형버스와 등산객들로 시장바닥이다. 산악회에서 버스 옆 좁은 공간에 뒤풀이 자리를 마련해 놓았다.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선채로 간단히 식사를 한다. 모든 대원들이 하산하여 식사를 마치자, 4시경, 버스는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08. 10. 16.)








'기타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삼성산(三聖山, 455m)  (0) 2012.12.17
영취산 (靈鷲山, 510m)  (0) 2012.12.17
강선봉-검봉-봉화산  (0) 2012.12.15
비선대 나들이  (0) 2012.12.15
운길산, 예봉산 종주  (0) 2012.12.15
Posted by Urimahn
,
 

강촌역 선로


화요일, 토요일, 주 2회 산행이 이제는 생활이 되었다. 피치 못할 일 때문에 산행을 거르게 되면 다음 산행까지 왠지 허전하고 몸이 무겁다. 주말에는 주로 산악회의 안내로 9정맥을 따라다니고, 화요일에는 동호인들과 함께 기맥이나 지맥을 찾아다닌다.


9정맥 중, 호남정맥은 반 정도가 진행 중이고 마지막 남은 낙남정맥도 내달에 시작되는 무박산행에 참여하여 마무리할 생각이다. 기맥이나 지맥은 몇 군데를 빼놓고는 큰 곳은 대강 둘러본 터라, 이제는 여유를 갖고 명산들을 찾아 유유자적 즐기고 싶어진다.


2008년 9월 23일(화).

서울에서 멀지 않고,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여 가볼만한 명산들을 검색해 본다. 행복하게도 가볼만한 멋진 산들이 즐비하다. 이 중에서 우선 기차 편을 이용한 회귀산행이 가능하며, 조망이 뛰어난 검봉을 산행지로 선정하고, 교통편과 산행코스를 검토한다, 산행도 즐겁지만, 검색하고 계획을 세우는 이 과정도 빼 놀 수 없는 또 다른 즐거움이다.


여유를 갖고 산행을 즐기기 위해, 실제 산행시간은 5시간 정도가 되도록 코스를 잡는다. 강촌역에서 내려, 강선사를 둘러보고, 강선봉을 지나, 검봉까지 약 2시간, 검봉에서 문배마을까지 약 1시간, 이어 구곡폭포를 둘러보고 주차장까지 내려오는 시간이 약 30분이라고 계산하면, 총 3시간 30분에서 4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산행이다. 훌륭한 코스다. 많은 사람들이 이 코스를 택하지만, 왠지 조금은 부족한 느낌이 없지 않다.


문배마을 갈림길에서 마을로 하산하지 않고, 봉화산으로 향하면, 봉화산 까지 약 70분, 그리고 봉화산에서 주차장까지 약 45분이 소요된다. 얼추 2시간이라고 보고, 이 코스를 택하면 실제산행시간은 약 5시간 정도가 된다. 따라서 오늘 산행코스는 『강촌역-강선사-강선봉(485m)-검봉(530m)-문배마을 갈림길-봉화산(487m)-주차장』으로 정한다.

검봉 개념도

인터넷으로 청량리 8시 50분발, 강촌역 5시 46분발 기차표를 예약한다. 경노우대를 받으니, 기차요금은 왕복 6,000원이다. 동행이 있으면 좋겠지만, 마땅한 동행이 없어 홀로 산행한다. 잔뜩 흐린 날씨에 안개가 끼어 원거리 조망을 즐기지 못하는 것이 유감이지만, 더위가 한풀 꺾여 비교적 쾌적한 산행을 즐긴다.


청량리에서 8시 50분에 출발하는 무궁화호에 승차한다. 좌석번호는 2호차 38번이다. 오랜만에 타 보는 일반열차다. 쾌적한 버스나, KTX 고속에 비해 공간이 좁고 딱딱하게 느껴진다. 뒷좌석에 앉은 한 무리의 아주머니들의 끊임없는 시끄러운 수다가 귀에 거슬린다.


금곡, 청평, 가평 등 귀에 익은 역을 지나면서 승객들이 잇달아 오르고 열차 안은 빈 좌석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만석이다. 10시 24분, 기차는 강촌역에 도착한다. 평일에 흐린 날씨인데도 배낭을 멘 등산객들이 많이 내린다. 역 구내를 빠져나와 강선사 입구로 향한다. 유명한 유원지답게 도로 양쪽으로 음식점들이 즐비하고, 자전거 대여업소들이 눈에 뜨인다.

강촌역

 

음식점들이 즐비한 거리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0:24) 강촌역-(10:35) 강선사 입구-(10:45) 강선사 갈림길-(10:49) 강선사-(10:53) 강선사 갈림길-(11:04) 119신고안내/제1지점-(11:24) 작은 너덜-(11:33) 전망바위-(11:38) 추모비-(11:43~11:48) 강선봉 정상-(11:57) 검봉산/관망대-(12:11) 송전탑-(12:15) 삼각말뚝-(12:20) 안부-(12:29) T자, 우-(12:44~13;04) 검봉 정상/식사-(13;05) 헬기장-(13:07~13:25) 삼거리/알바 후 회귀-(13:35) 이정표, 강촌리조트 갈림길-(13:48) 이정표<문배마을 15분>-(13:54) 이정표, 백양리 갈림길-(14:01) 안부 사거리/ 이정표-(14:20) 무인산불감시탑/이정표-(14:23) 갈림길, 좌-(14:25) 이정표, 문배 갈림길-(14:37) T자, 우-(14:48~14:51) 범바위-(14;59) 임도-(15:06) 이정표/ T자, 우-(15:13~15:31) 봉화산 정상/간식-(16:00) 갈림길, 좌-(16:14) 주차장』알바 18분, 중식/간식 38분 포함, 총 5시간 50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두리번두리번 주변을 둘러보며 강선사 입구를 찾아 도로를 따라 오른다. 혼자 산행을 하다 보니 이처럼 여유가 생겨서 좋다. 도로변에 대형버스가 두 어 대 정차해 있고, 등산객들이 상점 앞에 몰려있다. 10분 쯤 걸어 오르니, 왼쪽에 강선사 입구를 알리는 교통 표지판이 보인다. 표지판의 지시에 따라 ET 실내포장마차를 왼쪽에 끼고, 차량이 통행할 수 있는 넓은 골목길로 들어선다.

강선사 입구 표지판

 

ET 실내포장마차


넓은 시멘트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밭에서 일하는 할머니를 보고, "안녕하세요"600" alt="" hspace="5" src="../images/wmvzmHUcL_UFYfTfDw5uqw.jpg" width="800" vspace="5" border="0">

시멘트 도로 에서 본 암봉


10시 45분, 강천사 갈림길에 이른다. 등산객들은 직진하여 산길로 들어서고, 바쁠 것이 없는 나는 강천사를 구경하러 계속 시멘트 도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오른다. 4분 후, 석탑하나가 덩그러니 서 있는 절 마당에 들어선다, 요사 채와 전각 두 개가 전부인 작은 절이다. 사람 그림자도 보이지 않고, 절을 소개하는 안내판도 없다. 돌확에 물을 받아 놓았다. 수도꼭지를 돌리니, 물이 나온다. 시원한 물을 한 바가지 마시고 절을 뒤로한다.

강선사 갈림길

강선사


다시 갈림길로 되돌아와 산길로 들어선다. 개망초가 하얗게 핀 사이로 붉은 황토 빛 등산로가 완만하게 오르고, 그 위를 등산객들이 줄지어 오르고 있다. 한동안 오르막길을 오르다, 잠시 멈춰 서서 경춘가도와 북한강을 굽어본다. 강 건너 우뚝 솟은 등선봉(632.3m)이 구름을 이고 있다.

산길

경춘가도와 북한강


11시 4분, '검봉산 119 신고안내/제 1 지점'을 지나면서, 강선봉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암릉길이 시작된다. 짧은 너덜지대를 지나고, 11시 33분, 고사목이 있는 전망바위에서 강촌유원지 일대와 탄부리를 굽어본다. 정남방향, 건너편에 봉화산이 멀게 보인다. 이어 또 다른 전망바위에 서서 북한강을 굽어보고, 바위 위에 세워진 추모비를 지나며 잠시 숙연한 마음이 된다.

검봉산 119신고 안내

가파른 암릉길

강촌유원지와 탄부리 일대

 

고사목

봉화산

추모비

암벽위의 노송


11시 43분, 강선봉 정상(435m) 바위 위에 선다. '검봉산 119 신고안내/제 3 지점' 안내판과 경원대학 산악부에서 설치한 정상표지판이 보인다. 전망이 좋아 북한강 건너로, 명지산, 화악산, 복배산, 가덕산, 계관산 등이 조망된다고 하지만 오늘은 날이 흐려 원경은 구름에 묻히고, 왼쪽으로 검봉만 뾰족하게 보인다.

강선봉 정상

왼쪽으로 보이는 검봉


산악회 대장이 선두그룹에게 가야할 길을 설명하고, 후미를 기다리고 있다. 산악대장에게 다가가 개념도를 보여주며 봉화산에서 구곡폭포로 바로 하산하는 길이 있는 지를 묻는다. 계곡으로 이어지는 길은 있겠지만, 폭포로 떨어지는 절벽을 우회하는 위험한 길이 될 가능성이 크니, 안전하게 능선을 따라 하산하라고 권한다.


11시 50분, 가파른 암릉길을 남쪽으로 내려선다. 안부에 이르자 등산로는 오른쪽으로 굽어지고 다시 오르막으로 이어지며 암릉을 왼쪽으로 우회한다. 우회로를 벗어나 잠시 암릉 위로 올라선다. 지나온 강선봉이 험한 절벽으로 보이고, 북서쪽으로는 북한강과 경춘가도가 긴 띠처럼 내려다보인다. 암릉을 내려서서 조금 더 우회로를 걷는다. 오른쪽 암릉에 '검봉산/ 관망대'라는 팻말이 보인다. 하지만 암릉에는 철책을 둘러 오르지 못하게 해 놓았다. 관망대라는 팻말은 뭐고, 철책은 또 무언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철책 사이로 340도 방향의 조망을 카메라에 담는다.

암릉에서 본 북서방향의 조망

검봉산 관망대와 철책

철책사이로 본 340도 방향의 조망


12시 7분, 414m봉이라고 짐작되는 봉우리를 왼쪽으로 우회하고, 4분 후 송전탑을 지난다. 이어 등산로에 불뚝 튀어나온 삼각 돌 말뚝을 만나고, 안부에 내려선 후, 검봉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12시 29분, 이정표가 있는 T자 능선에 올라,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12시 44분, 두 개의 정상석과 삼각점이 있는 검봉 정상(530m)에 오른다. 전망이 좋은 곳이라고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지금은 구름뿐이다. 아쉽다. 정상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앉아 점심식사를 한다.

이정표가 있는 T자 능선

검봉 정상

삼각점


1시 4분, 식사를 마치고 오른쪽, 문배마을 방향으로 내려선다. 왼쪽은 주차장으로 하산하는 길이다. 1분 후, 헬기장에 이르러 청평 방향과 삼악산 방향의 조망을 카메라에 담는다. 1시 7분,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 이른다. 이정표의 문배마을을 가리키는 팔이 떨어져 있어 제 구실을 하지 못한다. 왼쪽의 넓은 내리막은 남쪽으로 향하고, 로프가 걸려있는 직진 길은 서남방으로 이어진다.

헬기장

청평방향의 산세

삼악산 방향

갈림길 이정표


개념도 상으로는 검봉에서 갈림길까지는 10분 이상을 걸어야 하는 거리다. 직진하여 서남쪽 길을 택한다. 로프가 걸린 뚜렷한 길을 지나자, 등산로가 점차 희미해지며 계속 서남쪽으로 급하게 떨어진다. 아무래도 이상하다. 내려온 길을 되짚어 올라,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로 회귀하여, 남쪽으로 이어지는 신작로 같이 넓은 등산로를 따라 내린다. 약 18분 동안 알바를 한 것이다.

문배마을 가는 길


1시 35분,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 내려선다. 문배마을은 직진이다. 나지막한 봉우리들을 사면길로 우회하며, 뚜렷한 산책로가 울창한 숲 사이로 가볍게 오르내린다. 요소요소에 다양한 형태의 이정표들이 길을 안내한다. 2시 1분, 이정표가 있는 사거리안부에 내려선다. 왼쪽의 문배마을과 오른쪽의 백양리를 이어주는 안부다.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로 회귀

 

우회로

이정표

문배마을 갈림길 안부


등산로는 빽빽한 낙엽송 숲으로 이어지더니, 간벌지대를 지나, 철쭉단지를 오른다. 2시 20분, 무인 산불감시탑이 있는 작은 봉우리에 오른다. 등산로는 왼쪽으로 굽어지고, 이정표는 봉화산까지 거리가 5Km라고 알려준다. 문배마을 갈림길을 지나고 나서는 등산객들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산악회의 선두그룹 대여섯 명만이 봉화산으로 향하고 있다.

빽빽한 낙엽송 숲

무인 산불감시탑

이정표


2시 23분,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고, 2분 후,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 이른다. 왼쪽 방향으로 '문배/소요시간30분/3Km'라고 적혀 있는데, 누군가가 '문배' 두 글자를 긁어 버리고, '위험'이라고 써 놓았다. 아마도 구곡폭포로 이어지는 골자기 길인 모양이다.

갈림길 방향표지판과 표지기

이정표


2시 35분, 커다란 사람바위를 오른쪽으로 우회하고, 본 능선에 올라,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잠시 평탄하게 이어지던 길이 가팔라지며 로프가 걸린 급 오름으로 이어진다. 2시 48, 조망이 좋은 범바위에 올라 주위를 둘러본다.

검봉과 지나온 능선

삼악산 방향

좌방산 방향


2시 59분, 임도를 건너 산길로 들어서서,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3시 6분, 이정표가 있는 T자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왼쪽은 주차장으로 하산하는 길이다. 다시 로프가 걸린 급 오르막길을 오른다. 3시 13분, 정상석과 안내도가 있는 봉화산 정상(487m)에 올라, 주위를 둘러보고, 간식을 들며 한동안 휴식을 취한다.

임도

T자 능선의 이정표

정상석

안내도- 도움보다 혼란을 주는 안내도다.


3시 30분, 오른쪽 능선을 따라 하산을 시작한다. 부드러운 내리막 산책길이 이어진다, 갈림길도 없는 외길이다. 4시, 비로소 갈림길에 이른다. 오른쪽은 능선길의 계속이고, 주차장 가는 길은 왼쪽 골짜기로 내려서야한다. 골짜기로 향하는 내리막길에서 40도 방향으로 삼악산을 보고, 잡목이 무성한 안부에서 지나온 봉화산을 우러른다.

주차장 갈림길

삼악산

봉화산


잡목이 빽빽한 사이로 사람들이 지나간 발자국 흔적이 뚜렷하다. 4시 14분, 주차장 옆에 있는 모텔 뒷마당으로 내려선다. 산행은 이곳에서 끝난 셈이지만 기차시간 까지는 아직 한 시간 이상 여유가 있다. 구곡폭포를 구경하러, 주차장을 지나 공원 안으로 들어선다. 매표소 옆에 구곡폭포까지 약 15분이 소요된다는 안내판이 보인다.

모텔 뒷마당으로 내려서고

안내판


잘 닦인 공원길을 산책하듯 유유히 걷는다. 문배마을 갈림길을 지나고 나무 계단 길을 올라 이윽고 폭포 앞에 선다. 구곡이 말하듯 높다란 폭포다. 수량이 풍부하면 더 웅장해 보일 터인데... 폭포를 구경하고, 4시 45분 경,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와 맥주를 사 마시며, 50분에 도착한다는 버스를 기다린다.

문배마을 갈림길

구곡폭포


55분이 지나는데도 버스는 보이지 않는다. 기차역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땀에 젖은 웃옷을 바꿔 입은 후, 간단히 식사라도 하려면 시간이 빠듯하다. 마침 빈 택시 한 대가 들어온다. 택시를 타고 내려오는데, 주차장으로 올라가는 버스가 지나간다. 5시 5분 경, 택시는 강촌역에 도착한다. 미터요금은 2,800원, 3,000원을 주고 내린다. 역 화장실을 빌어 간단히 땀을 닦아낸 후, 강촌 카페에서 생음악을 들으며 생맥주와 치즈 스파게티로 식사를 한다. 창밖으로 북한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카페에서 내려다 본 북한강


5시 46분에 강촌역을 출발한 기차는 정확히 7시 13분, 청량리역에 도착한다.

 


(2008. 9. 25.)











고락산성 at 09/26/2008 05:55 pm comment

여전하시군요.8정맥을 거의 마무리 하시는군요.지금은 호남정맥중이시라구요?전 정맥산행을 포기하고 산악회에서 이제 명산대천을 찾는 산행을 하고 있습니다.터밭을 준비하여 지금은 농사도 지으면서....항상 그렇게 건강하시게 산행 하시기 바랍니다.

Posted by Urimahn
,

비선대 나들이

기타산행기 2012. 12. 15. 18:16

1. 2007년 11월 1일 / 06:30 출발, 11경 귀가

2. 가족 9인, 승용차 3대에 분승

3. 6번국도, 44번 국도, 미시령 터널, 속초, 설악동

4. 소공원-비선대-금강굴 왕복-귀면암-소공원

5. 쾌청한 가을 날씨

 

설악산 전도 (크릭하면 큰 사진 볼 수 있슴)

천불동 계곡 (크릭하면 큰 사진 볼 수 있슴)

원통을 지나면서 본 귀떼기청봉

울산바위

울산바위 좌측의 암봉

두자매

여자들만

소공원

뻔데기도 사먹고

설악의 단풍

신흥사 일주문

울산바위

신흥사 대불

 

설악 암봉

이름 모를 자유 용사비

해설판

금강교를 지나며

와선대 아래 계류

와선대

천불동

비선대1

비선대2

금강굴 철계단

설악 암봉

금강굴 가는 길1

금강굴 가는 길2

금강굴 오르다 본 설악

금강굴

금강굴 주위의 암봉

금강굴 내부

내려오면서 본 건너편 암봉

내려다 본 비선대 계곡

천불동 계곡을 오르며

계곡 쪽에서 본 비선대

계곡

계류

계곡 산책

귀면암

세여인

설악 단풍

하산길

속초어항

88 생선구이

바지선을 타고

가을동화

아바이 순대마을

은서네집



jungsoo at 12/10/2008 09:19 am comment

참 보기 좋습니다. 구경잘하고 갑니다.

Posted by Urimah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