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13일(토)
요요회를 따라 단양의 제비봉, 옥순봉, 그리고 구담봉을 연계산행 한다. 요요회는 산정산악회 백두대간 3차대 요원들을 주축으로 한 친목단체로 매월 둘째, 넷째 토요일에 정기산행을 한다. 9정맥을 하느라 한동안 요요회 정기산행에 참여하지 못했더니, 금방 표가 난다. 모이는 곳이 "종합운동장역 1번 출구"라기에 7시 20분 경, 동대문 종합운동장역에 도착해 보니 아무도 없다. 전화를 해보고 나서야 비로소 모이는 장소가 "잠실 종합운동장역"이라는 것을 안다.
지하철 노선도를 꺼내본다. 같은 2호선 상에 13 정거장 떨어져 있다. 30분이 채 안 걸릴 것 같다. 7시 54분경, 잠실 종합운동장에 도착하여 대원들과 반갑게 인사를 한다. 헌데 아직도 버스는 출발하려는 기색이 없다. 출발시간이 7시 30분으로 당겨진 줄 모르는 대원이 종전처럼 8시인 줄 알고 늦어지기 때문이란다. 이윽고 기다리던 대원이 도착하고 버스는 예정시간 보다 30분이나 늦게 출발을 한다. 장소와 시간을 잘못 안 엉뚱한 해프닝으로 여러 사람들이 오랫동안 기다렸음에도, 버스 안은 오랜만에 만난 대원들의 밝은 웃음소리로 가득하다. 오늘 참여인원수는 모두 25명이다.
쾌청한 6월의 토요일이다. 나들이 나온 차량들로 고속도로가 붐빈다. 고속도로변에 노랗게 핀 꽃이 아름답다. 전부터 궁금했던 터라 야생화 박사인 목련님에게 꽃 이름을 물어본다. 하지만 목련님도 모르는 꽃이 있는 모양이다. 우리나라 재래종은 아닌 것 같고, 아마도 외국에서 들어온 꽃 같다는 대답이다. 10시가 넘어서 버스는 치악 휴게소에 잠시 머문다. 도로변의 노란 꽃을 가까이에서 카메라에 담는다.
도로변의 노란꽃
치악 휴게소에서
11시 10분, 산행들머리인 얼음골에 도착하여 단체기념사진을 찍는 동안, 산악회 버스 한 대가 도착하고, 차에서 내린 등산객들이 줄을 지어 등산로로 들어선다. 이윽고 단체사진 찍기를 마친 우리일행도 이들의 뒤를 따른다. 산행들머리인 얼음골에서 제비봉에 오르는 코스는 가장 오른쪽의 암릉길, 가운데 노송길, 왼쪽의 계곡길의 3개다. 구담봉, 옥순봉까지 가야하는 바쁜 일정이라 우리들은 1시간 정도면 오를 수 있는 가운데 노송길을 택한다.
제비봉 개념도
산행들머리 얼음골
제비봉(710m)은 충북 단양군 단양읍 장회리에 자리 잡은 산이다. 충주호에서 서쪽으로 8㎞ 정도 떨어져 있어, 단양팔경의 백미인 구담봉과 옥순봉에서 서남쪽 머리 위로 올려다 보이는 바위산이다. 유람선을 타고 구담봉 쪽에서 이 산을 바라보면 바위능선이 마치 제비가 날개를 활짝 편 모습 같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정상에서 매표소로 내려서는 암릉길이 아기자기하고, 암릉에서 보는 조망이 빼어난데, 북쪽 충주호 건너편 말목산 끝봉 아래를 유심히 살펴보면 물에 잠겨 상단부만 살짝 보이는 강선대와 그 왼쪽의 외딴 봉분, 기생 두향이의 묘가 살짝 보인다.
충주호로 잠기는 말목산 능선, 제비봉 줄기
단양의 수절명기 두향(杜香)은 조선 명종 2년(1548년) 1월, 48세의 나이로 제 5대 단양 군수로 왔던 퇴계 이황을 10개월 정도 모시다가 그가 단양을 떠난 뒤에도 10여 년 간 수절하며 마음으로 사랑하다가 퇴계가 죽은 뒤 애절한 유서를 강선대 아래에 묻어두고 26세의 젊은 나이로 생의 종말을 고했다고 한다. (이상 "펌")
11시 15분, 공원 지킴터를 지나, 돌 많은 가파른 오막길을 후미로 쳐져 천천히 오른다. 공원 지킴터와 제비봉 간의 거리는 약 2.3Km, 고도차가 400m를 넘으니 꽤나 가파르겠다. 소나무와 참나무 사이로 가파른 오르막길이 꾸준히 이어진다. 11시 31분, 갈림길을 만나 오른쪽으로 오른다.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찬 푸른 숲이 싱그럽고 새소리가 청아하다.
공원 지킴터를 지나고
아름다운 숲
오랜 세월의 연륜을 느낄 수 있는 아름드리 노송 앞에서 대원들 사진을 찍고, 11시 47분, '월악 09-07' 119 구조대 말뚝이 있는 너른 공터를 지난다. 산행을 시작한지 30분 정도가 지난 시각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늘에서 쉬고 있다. 등산로는 오른쪽으로 굽어져 가파르게 이어진다. 11시 53분, 하늘을 향해 꼿꼿이 솟은 노송을 지나니, 이정표가 보인다. 이정표는 이곳의 고도가 510m, 제비봉까지의 거리가 0.8Km 남았다고 알려준다.
하늘을 향해 우뚝 선 노송
이정표
잠시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오른쪽으로 생을 다한 고사목 한 그루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앙상하게 서 있어, 제법 고산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12시 9분, 너른 T자 능선에 오른다. 정상은 오른쪽이고, 왼쪽에는 '등산로 아님' 팻말이 서있다. 정상을 코앞에 두고 역시 많은 사람들이 공터에서 쉬고 있다. 공터를 지나자, 암릉길이 이어지고 정체현상이 생긴다. 아이들 둘을 데리고 나온 부부 등산객도 보인다. 잠시 전망바위 서서 동쪽으로 월악산 줄기를 바라본다.
고사목
정상에서 멀지 않은 공터에서 쉬고 있는 등산객들
암릉길
동쪽으로 보이는 월악산 줄기
거대한 암벽이 앞을 막는다. 암벽 위가 바로 정상인 모양이다. 등산로는 암벽을 오른쪽으로 크게 우회하여 내려선다. 12시 21분, 이정표가 있는 제비봉 삼거리를 지나고, 2분 후, 조망안내도가 있는 정상의 전망대에서 단양팔경인 구담봉, 옥순봉과 충주호가 어우러진 화려한 경관을 굽어보고, 말목산(710m)과 금수산(1016m)을 바라본다.
제비봉 삼거리 이정표
충주호와 구담봉, 옥순봉
말목산
금수산
이어 정상목과 돌탑이 있는 정상에서 120도 방향으로 월악산을 바라보고, 이곳에서 만 볼 수 있다는 꼬리 진달래("600" alt="" hspace="5" src="../images/c_rAlgUHMXWdTCRMzZsUhA.jpg" width="800" vspace="5" border="0">
정상목과 돌탑
120도 방향의 월악산
꼬리 진달래
은성한 식탁, 고모들이 많으면 식탁이 풍성해진다.
40분 정도 떠들썩하게 식사를 즐기고, 손을 나누어 깨끗하게 뒤처리를 한 후, 1시 14분, 하산을 시작하여, 다시 삼거리를 지나고, 산책로처럼 넓은 길을 따라 내린다. 1시 28분, 고도 531m, 제비봉 0.8km를 알리는 이정표를 통과하고, 가파른 계단길을 오르니 암릉길이 이어진다. 1시 37분, 삼각점을 지난다. 545m봉인 모양이다. 이어 만나는 갈림길에서 왼쪽의 뚜렷한 길을 따라 내린다. 일부 대원들은 오른쪽 험한 길을 택한 모양이다. 좌우에서 서로 부르는 소리가 한동안 이어진다.
산책로처럼 넓은 하산로
가파른 계단길
삼각점
1시 43분, 고도 476m, 제비봉에서의 거리 1.3Km 임을 알려주는 이정표를 지난다. 이어 전망바위에 올라 주위를 조망하고, 암릉길, 계단길을 내려서면서 산과 물이 어우러진 멋진 풍광을 카메라에 담는다. 2시 20분, 장회나루터 에 내려서서, 휴게소로 향한다. 이곳에서 대원들은 뱃놀이 팀과 산행 팀의 두 팀으로 나뉜다. 이윽고 모든 대원들이 하산하자, 뱃놀이 팀 6명을 제외한 나머지 대원들을 태운 버스는 36번 도로를 따라 계관치 방향으로 달린다.
이정표
전망바위
오른쪽으로 보이는 암릉과 단애, 그리고 건너편 말목산
능선길에서 조망을 즐기는 등산객들
내려선 암봉
배타는 곳
장회나루휴게소
배낭을 버스에 벗어 놓고, 물병 하나를 달랑 꽁무니에 찬 채, 2시 45분, 옥순봉, 구담봉의 들머리로 들어선다. 김홍도가 그린 옥순봉을 가운데 놓고, 좌우에 옥순봉 해설과 옥순봉 전설을 배치한 안내도가 눈길을 끈다. 한편 들머리에 세워진 등산안내도는 옥순봉까지의 거리가 2.3Km, 구담봉까지가 2Km이라고 알려준다. 그렇다면 왕복 8.6Km를 걸어야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뱃놀이 팀이 부러워진다. 공원 지킴이는 구담봉은 오르내림이 암벽외길이라 지금 시간이면, 정체가 심할 터이니, 옥순봉을 먼저 다녀오는 것이 좋겠다며, 두 봉을 다녀오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3시간 정도라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들머리
김홍도의 옥순봉
옥순봉(玉筍峰) / 국가명승 49호 : 옥순봉은 제천 10경중 8경에 속하는 명승중의 명승이며 "퇴계 이황선생이 단애를 이룬 석벽이 마치 비온 뒤 솟아나는 옥빛의 대나무 순 같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며, 연산 때의 김일손은 「여지승람」, 이중환은 「산수록」에서 뛰어난 경치를 칭송하였다. 기암 괴봉이 거대한 병풍처럼 펼쳐지면서 청풍호와 어우러져 뛰어난 경관을 연출한다.
옥순봉의 전설 : 퇴계 이황선생이 단양군수로 재임(1548년)할 때 기녀 두향이 옥순봉을 단양군에 속해줄 것을 간청하여, 퇴계 이황선생이 청풍군수에게 이를 청했으나 거절하자, 단애를 이룬 석벽에 「단구동문(丹丘洞門)」이라고 새겨 놓았다. (이하생략)
등산안내도
넓은 시멘트도로를 따라 구불구불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른다. 절터였다는 넓은 공터를 지나며 시멘트도로는 황톳길로 바뀐다. 3시 2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7분 후, 이정표가 있는 옥순봉 갈림길에서 왼쪽의 옥순봉으로 향한다. 3시 18분, 옥순봉 0.7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는 전망대에서, 청풍호를 굽어보고, 옥순봉과 구담봉을 바라본다.
황톳길
옥순봉, 구담봉 갈림길
정동 방향의 조망
옥순봉
구담봉
가파른 내리막길을 달려 안부에 이른다. 오른쪽으로 출입금지 현수막이 보인다. 구담봉으로 이어지는 호반 절벽 길을 위험해서 폐쇄했다는 알림이다. 오랜 세월동안의 풍화작용으로 마모가 심한 완만한 암릉길을 오르며 왼쪽으로 원대리를 보고, 오른쪽으로 구담봉, 말목산으로 이어지는 멋진 암봉들을 바라본다. 청풍호에 떠 있는 유람선이 한가롭다.
출입금지 현수막
암봉의 연속
3시 28분, 정상목이 있는 옥순봉 바위에서 가야할 구담봉을 카메라에 담고 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선다. 3시 53분, 갈림길을 지나, 구담봉으로 향한다. 암릉길을 내려선다. 오른쪽으로 구담봉과 구담북봉이 가깝다. 이어 이정표를 지나고, 암봉 하나를 넘어서서, 건너편 구담봉을 바라본다. 암벽 길을 오르는 대원들의 모습이 아주 작게 보인다.
옥순봉 정상복
옥순봉에서 본 구담봉
구담봉 가는 길
구담봉 직벽을 오르는 대원들
깊은 안부로 내려섰다, 쇠말뚝과 쇠줄이 걸린 직벽을 기어오른다. 늦은 시간이라 내려오는 사람들이 없어 다행이다. 10여분 가까이 쇠줄에 매달려 암벽을 오르니, 암반 위에 정상석이 있는데, 왼쪽으로 조금 더 높은 바위가 보이고, 사람들 소리가 들린다. 정상석을 카메라에 담고, 바위를 오른다. 저 아래 로 유람선이 지나가는 것이 가까이 내려다보인다.
구담봉 정상석
발아래 유람선
바위 위 정상목 주변에 대원들이 모여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청풍호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지금 시각이 4시 30분에 가깝다. 20분 쯤 걸린다는 북봉을 포기하고, 최후미로 쳐져, 올라왔던 직벽을 조심스럽게 내려선다. 4시 53분, 갈림길에서 다이아 부회장과 우정대원이 꼴찌를 기다리고 있다. 5시 10분, 대기 중인 버스에 올라 장회나루터 휴게소로 향한다.
정상목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청풍호
우정의 기다림
뱃놀이를 갔던 대원들은 1시간여에 걸친 선상유람이 환상적이었다고 모두들 만족해한다. 휴게소 화장실에서 간단히 세수를 하고 땀에 젖은 윗옷을 바꾸어 입는다. 이어 휴게소 식당에서 즐거운 하산 뒤풀이가 1시간 가까이 이어진다. 귀로에 오늘의 산행을 반추해 본다. 제비봉 산행이 약 5km에 점심시간 40분포함, 3시간이 소요 되고, 옥순봉, 구담봉 왕복이 5.8km에 2시간 25분이 소요됐으니 총, 10.8Km에 5시간 25분 동안 산행을 한 셈이다. 만만치 않은 산행이다. 다리가 뻐근하다.
낙조 1
낙조 2
물과 산이 어우러진 단양의 승경(勝景)! 아기자기, 아름다운 우리의 산하에 묻혀, 옛 동료들과 함께 화창한 6월의 주말을 즐긴 것이다. 귀로의 고속도로에서 보는 낙조(落照)! 오! 아름다운 우리의 산하(山河)여!
(2009. 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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