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봉산 방향의 파노라마


2008년 5월 17일(토).

뫼솔산악회의 안내로 낙동정맥 18번째 구간을 산행한다. 코스는 『경부고속도로-형제목장고개-사룡산(683)-숲재(909지방도)-763m봉-독고불재-651.2m봉-오리재-396.9m봉-땅고개 』로 도상거리는 약 16,6Km이다


경부속도로 갓길에서 내려 산행을 시작하다보니, 산행시작이 빠른 것은 좋은데 약 160m의 저지대에서 고도 760m대까지 오를 생각을 하면 까마득한 느낌이 든다. 마루금은 영천시와 경주시의 경계를 따라 남진하다가, 사룡산에서 동쪽으로 굽어지며 영천시와 작별을 하고 경주시 관내로 들어선다. 오늘 구간을 끝내며 약 280Km를 걷게 되니 전체구간의약 70%를 소화하는 셈이다.


오전에는 맑던 날씨가 오후 들어 점차 구름이 많이 끼고 흐려진다. 바람기도 있어,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더운 날씨는 아니지만 가스 때문에 원 거리 조망을 즐기지는 못하는 것이 유감이다. 사룡산 오를 때의 길고 가파른 오르막과 651.2m봉을 오를 때의 급경사를 제외하면 능선은 비교적 순한 편이며, 임도를 따라 걷는 구간이 많아, 생각했던 것만큼 힘이 많이들지는 않는다.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0:46) 고속도로 갓길/산행시작-(10:51) 임도-(10:54) 본능선/7번 송전탑-(10:57) 갈림길, 우-(10:58) 금녕김씨 묘-(11:02) 임도삼거리, 좌-(11;09) 물탱크 봉-(11;13) 포장도로 안부-(11:14) 왼쪽 숲으로-(11:27) 묘가 있는 봉-(11:29) 갈림길, 우-(11:33) 14번 송전탑-(11:35) 15번 송전탑-(11:37) 형제목장고개-(11:43) 임도삼거리, 좌-(11:45) 김해김씨 합장묘-(11:46) 사거리안부, 직진-(12:03)T자, 좌-(12:13) T자, 우-(12:20) 봉,약 500-(12:22) 안부-(12:27) 봉, 약 515-(12:29) 봉, 약 535-(12:38) 봉, 약 600-(12:41) 전망바위-(12:46) 전망대-(12:49) 전망바위-(12:58) 사룡산 분기봉-(13:00) 산불감시초소-(13:03) 갈림길, 우-(13:05) 헬기장-(13:10) 사룡산-(13:16) 갈림길, 우-(13:19~13;35) 생식마을 시멘트도로/휴식-(13:39) 철책문-(13:47) 숲재-(13:48) 임도-(13:49) 왼쪽 숲으로-(14:02) T자, 좌-(14:03) 임도-(14:08) 도솔암 표지, 좌-(14:11) 봉, 약 675-(14:14~14:21) 간식-(14:23) 임도 건너 숲-(14:31) 오봉산 분기봉-(14:38) 성터 흔적-(14:30) 묘가 있는 봉-(14:40) 고랭지 채소밭-(14:51) 참호봉-(14;52) 성터-(14:56) 안부-(15:13) 헬기장-(15:14) 763m봉, 좌-(15:22) 묘-(15:25) 묘-(15:38) 독고분재/임도/왼쪽 숲으로-(15:39) 묵은 임도-(16:01) 651.2m봉, 우-(16;02) 철조망-(16:08) 전망바위-(16:15) 안부-(16:22) 봉, 약 605-(16:40) 오천정씨 묘-(16:45) 오리재-(16:47) 왼쪽 숲으로-(16:56) 396.9m봉-(16:59) 김해김씨 묘-(17:02) 땅고개』휴식포함, 총 6시간 16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버스는 10시 46분, 고속도로변에 정차하고, 차에서 내린 대원들은 고속도로를 따라 잠시 걷다. 절개지 오르기가 용이한 곳으로 들어선 후, 고개마루턱을 향해 길 없는 길을 만들어 나간다. 왼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오봉산을 보고,오른쪽으로 고속도로 건너편의 마루금을 카메라에 담는다. 10시 51분, 임도에 내려서고, 3분 후, 표지기들이 걸려 있는 본 능선으로 진입한다. 고도계가 185m라고 알려준다.

경부고속도로 갓길

오봉산

도로 건너편 마루금

임도

임도 따라 물도 건너고


10시 54분, 7번 송전탑을 지나고, 묵은 임도를 따라 아름다운 신록 속을 걷는다. 이어 밭을 건너 다시 임도로 내려서고,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초지 너머로 사룡산을 본다. 11시 9분, 물탱크가 있는 고개에 올라,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삼거리를 만나고,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내려서서 서오리와 효리 간을 연결하는 아스팔트도로에 이른다.

묵은 임도

임도 따라 초지를 걷는 대원들과 그 너머 사룡산

아스팔트 도로 안부


11시 14분, 도로가 Y자로 분기하는 곳에서 왼쪽 잡목 숲으로 들어선다. 잡목 숲 사이로 평탄한 길이 이어지다 완만한 오름세로 변하더니 묘가 있는 봉우리에 올라 사룡산을 가까이 보고, 왼쪽으로 내려선다. 1시 33분, 14번 송전탑을 지나고, 2분 후, 15번 송전탑을 통과하여, 임도를 걷는다.

당겨 찍은 사룡산


11시 37분, 서낭당 흔적이 있는 형제목장고개에 이른다. 왼쪽으로 경주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학교가 있다는 마을이 보인다. 직진하여 넓은 오르막 임도를 따라 걷는다. 11시 43분, 임도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바로 오른쪽 산길로 들어서고, 김해김씨 합장묘를 지나 11시 46분, 사거리 안부에 이르러 직진한다.

형제목장고개

경주 문화체험학교가 있는 마을

사거리 안부


완만한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이제부터 1시간 이상 계속되는 길고 긴 사룡산 오르막길이 시작 되는 것이다. 길은 외길이다. 신경 쓸 것 없이 꾸벅 꾸벅 걷기만 하면 된다. 두 차례 T자 능선에 오르고, 봉우리 4개를 넘는다. 하늘이 보이지 않는 잡목 숲 터널을 지나고, 날등길, 암릉길을 걷는다. 12시 41분, 바위사이로 이어지는 암릉길을 오르니 서쪽이 확 트인 바위전망대다. 영천시가 시원하게 내려다 보이고 멀리 팔공지맥의 산세가 뚜렷하다.

바위사이 암릉길

영천방면의 조망

급경사 오르막을 지나 5분 후 또 하나의 전망바위를 지나고, 봉우리 하나를 넘어선 후 내리막길에서 다시 전망바위를 만난다. 시원하게 터진 조망을 바라보며 후미대장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주위의 사진을 찍고 급경사 내리막길을 달려 내린다. 

전망바위에서 본 도로

분기봉과 그 뒤의 사룡산 정상


다시 한차례 급오름을 올라, 12시 58분, 사룡산 분기봉이자 비슬지맥 분기점인 656m봉에 오른다. 사룡산을 다녀온 선두그룹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선두대장이 차가운 얼음물을 한잔 따라 준다. 시원한 얼음물을 고맙게 마시고 사룡산으로 향한다. 1분 후, 산불 감시초소를 지나고, 산판길처럼 뚜렷한 길을 걸으며 사룡산을 다녀오는 대원들을 만난다.

656m봉

사룡산을 다녀온 선두그룹


1시 3분, 오제소공원이라는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을 지나고, 2분 후, 너른 초지에 있는 헬기장을 지나, 1시 10분, 커다란 묘가 있는 사룡산 정상(685m)에 오른다. 나뭇가지에 준.희님의 정상표지판이 걸려 있다. 선두가 통과한 시간이 12시 40분이라고 적힌 종이 표지판이 보인다.

사룡산 정상


1시 16분, 다시 갈림길에 이른다. 직진하면 분기봉이고, 오른쪽 길은 생식마을로 내려가는 길인데 그쪽으로도 표지기가 보인다. 왔던 길을 되가는 것도 그렇고, 생식마을을 보다 가깝게 보기위해, 오른쪽 길로 들어선다. 산길을 벗어나니, 시멘트도로가 동쪽으로 길게 이어지고, 오른쪽으로 꽤 큰 마을이 내려다보인다. 개념도에는 마루금이 생식마을을 지나는 것처럼 표시되어있어 마을로 내려서는 것이 옳은지, 동쪽으로 뻗은 시멘트도로를 따르는 것이 옳은지 판단하기 쉽지 않다. 시멘트도로변에 앉아 물을 마시고, 마을을 굽어보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시멘트길

인적이 없는마을


큰 마을인데도 인적이 없이 괴괴하다. 지도를 꺼내 자세히 살펴본다. 지도상의 마루금은 동남쪽으로 흐르고, 왼쪽에 능선이 보이는 것을 보면, 동쪽으로 뻗은 시멘트도로를 따라 걷다보면 마루금과 만날 것이라고 판단한다. 시멘트도로를 따라 걸어 내린다. 왼쪽에서 내려온 능선과 시멘트 도로가 만나는 곳에 산악회 표지판이 보인다. 화살표가 시멘트도로를 따르라고 지시를 하고있다. 1시 36분,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굽어, 불망비를 지나고 생식마을 안내판과 열려있는 철문을 지나 시멘트도로를 따라 내린다. 왼쪽으로 능선이 따라온다.

불망비

생식마을 안내판


1시 37분, 909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숲재에 내려서서 도로를 건너 임도로 들어선다. 2분 후, 표지기를 따라 왼쪽 숲을 들어서서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2시 2분, T자 능선에 이르러 왼쪽으로 진행하여 임도로 내려선 후 이를 따라 걷다가, 2시 8분, 도솔암 표지가 있고, 철문이 임도를 막고 있는 곳에서 왼쪽 숲으로 들어선다.

숲재

도솔암 표지


오른쪽으로 농장 철조망을 끼고 급경사 오르막길을 올라 고도 약 680m 정도의 봉우리를 지난다. 2시 14분, 전촌리 주사골이 내려다보이는 바위에 걸터앉아 간식을 들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2시 21분, 다시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른다.

철조망길

주사골


2시 23분, 임도를 건너, 건너편 산길로 들어서서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이어 무너진 산성 터를 지나고, 2시 30분, 무덤이 있는 고도 약 740m 정도의 능선 분기봉에 올라 정면으로 너른 초지를 넘어 가야할 봉우리를 본다. 왼쪽 능선은 길은 보이지 않지만 오봉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라고 한다. 억새가 군데군데 보이는 초지를 지나며 왼쪽으로 오봉산을 보고, 작은 고개를 넘어서니, 눈앞에 고랭지 채소밭이 펼쳐진다. 채소밭 너머로 단석산이 희미하게 보인다.

오봉산 분기봉에서 본 가야할 능선

초지를 걸으며 본 오봉산

고랭지 채소밭과 멀리 단석산


고랭지 채소밭으로 내려선다. 안부에 이르러 230도 방향에 종처럼 부드럽게 생긴 봉우리를 본다. 만봉산(777m)이라고 짐작한다. 2시 51분, 참호가 있는 봉우리를 지나고 옛 성터에 오른 후, 표지기들의 안내를 받아, 오른쪽 급경사 내리막으로 달려 내린다.

만봉산

성터

2시 56분, 안부를 지나 763m봉을 향해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나뭇가지에 "대부산 가는 길"이라는 표찰이 보인다. 아마도 인근주민들은 763m봉을 대부산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한동안 평탄한 잡목 숲을 걷고, 한차례 오르막을 거쳐 헬기장에 올라, 만봉산 줄기를 카메라에 담는다. 이어 임도로 내려서고, 3시 14분,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763m봉에 오른다. 오늘구간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이지만, 표지석도 삼각점도 보이지 않는다.

헬기장

만봉산 줄기

763m봉


길고 가파른 내리막길을 달려 내린다. 3시 22분, 묘 1기를 지나고, 3분 후, 최근에 조성하여 아직 떼도 자라지 않은 새 묘를 지난다. 왼쪽은 경사가 가팔라 마치 절개지 위를 걷는 것 같은 등산로가 한동안 이어진다. 왼쪽으로 산을 온통 파헤쳐 놓은 영남채석장이 내려다보이고, 돌을 캐는 기계음이 가깝게 들린다. 이윽고 숲속을 빠져 나오자 저 아래 어두목장의 빈 축사가 보인다.

새 묘

영남채석장

어두목장 축사


3시 38분, 독고불재에 내려서고, 이어 묵은 임도를 따라 오르며 앞에 보이는 651.2m봉으로 향한다. 왼쪽으로 목장의 철조망이 따라 오고, 완만한 오르막이 계속된다. 철조망을 4차례 넘어서고, 비로소 급경사 오르막이 시작된다. 약 10여 분간 가파른 오르막이 힘겹게 이어지더니, 4시 1분, 삼각점이 있는 651.2m 능선분기봉에 오른다.

묵은 임도를 따라 앞 봉우리로

641.2m봉을 오르다 뒤돌아 본 지나온 능선

삼각점


651.2m봉을 오른쪽으로 내려서며 다시 철조망을 넘는다. 긴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4시 8분, 전망바위에 선다. 100도 방향으로 송선 저수지가 내려다보이고 140도 방향으로 단석산이 가깝다. 4시 15분, 안부에 내려서고, 이어 가벼운 오르내림을 거쳐 꾸준히 고도를 낮춘다. 4시 40분, 오천정씨 묘를 지나고 4시 45분, 오리재에 내려선다.

철조망을 넘고

송전 저수지

단석산

오리재


오리재 임도를 건너, 남쪽으로 뚫린 임도를 따라 걷다, 4시 47분, 왼쪽 산길로 접어들어, 396.9m봉을 향해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이어 삼각점이 있는 396.9m봉을 넘고, 김해김씨 묘을 지나니, 저 아래 땅고개가 내려다보인다.수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절개지를 내려서서 5시 2분, 경주시 건천면과 산내면의 경계이고, 20번 국도가 지나가는 땅고개에 이른다. 산내면 표지석, 땅고개 공원 표지석등이 보인다.

임도 버리고 왼쪽 산길

삼각점

땅고개

20번 국도

땅고개 공원 표지석


버스에 배낭을 내려놓고, 뒤풀이 자리로 끼어들어, 시원한 막걸리 두 잔을 연거푸 들이켜 갈증을 풀고, 기사양반이 마련해 준 국과 밥으로 식사를 한다. 모든 대원들이 하산을 하여 식사를 마치자, 버스는 5시 42분,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08. 5. 18.)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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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돌아 본 관산


2008년 5월 3일(토).

뫼솔산악회의 안내로 낙동정맥 17번째 구간을 산행한다. 코스는 『마치재-남사봉-한무당재-관산-아화고개-경부고속도로-아화마을』로 마루금 도상거리 약 16.5Km, 날머리 1.2Km, 총 약 17.7Km다.


가족들과 잠시 여행을 다녀오느라 16번째 구간을 결간하고, 한 달 만에 대원들을 다시 만나니 무척 반갑다. 여러 대원들이 혹시 몸이 안 좋아 산행에 참여 못한 것이 아닌가 걱정을 했다며 인사를 한다. 평소 사람 사귀는데 서툰 내게, 이처럼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니 놀랍기도 하고 무척 고맙기도 하다.


오늘 코스는 영천시 교경면과 경주시 현곡면, 서면 경계를 따라 북서쪽으로 진행하다 남서방향으로 크게 방향을 튼 후, 만불산에서 부터 남진하여 경부고속도로에 이르게 된다. 제일 높은 곳이 470m의 남사봉일 정도로 비교적 평탄한 지형이지만, 관산을 오를 때는 코가 땅에 닿을 정도로 가팔라 평탄한 길에서 이완됐던 발걸음을 아연 긴장하게 만든다.


등산로가 뚜렷하고, 요소요소에 표지기들이 길을 안내해, 등로를 이탈할 걱정은 크지 않지만, 아화고개에 내려선 후 마루금 찾기가 쉽지 않다. 이는 마루금의 상당부분이 4번 국도와 중앙선 철로, 그리고 하추마을에 의해 회손 되어 흔적을 찾을 수 없는데다. 도로변, 철로변이기 때문에 표지기들을 부착할 적당한 장소가 없다보니, 많은 산꾼들이 이곳에서 헤맨다고 한다.


맑고 무더운 날씨다. 바람마저 없어, 5월 초인데도 한여름 무더위 속에서 고전을 한다. 물은 제대로 준비를 했지만, 식염(食鹽)까지는 미쳐 생각을 못 했고, 몸도 아직 무더위에 적응할 태세가 돼 있지 않은 상태라 더위를 먹고, 거의 탈진의 위기에 까지 몰린다.


버스는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달려 문경 휴게소에서 잠시 쉰 후, 대구, 포항 간 고속도로로 접어든다, 이어 10시 50분 경, 북 영천 IC에서 35번 국도로 내려서고, 28번 국도를 지나, 927번 지방도로 갈아탄 후, 11시 22분, 마치재에 도착한다. 한쪽은 영천시 고경면, 다른 한쪽은 경주시 현곡면 교통 표지판이 보인다.

마치재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1:22) 마치재/산행 시작-(11:23) 밀양박씨 합장묘-(11;25) 안부-(11:27) 능선, 왼쪽 우회-(11:28) 사거리안부/옛 마치재-(11:34) 능선분기봉, 좌-(11:41) 봉, 직진-(11:42) 임도-(11:45) 임도 버리고 왼쪽 산길-(11:54) 남사봉-(11:59) 갈림길, 좌-(12:04) 비포장도로-(12:10) 임도/갈림길, 좌-(12:12) 임도 버리고 왼쪽 잡목 숲-912:16) 봉-(1:25) 사거리안부-(12:33) 봉, 좌-(12:35) 갈림길, 좌-(12:56) 한무당재-(12:38) 경주최씨 묘-(12;43) 갈림길, 좌-(12:44) 갈림길, 우-(12:56) 316.4m봉-(13:10) 봉, 좌-(13:14) 사거리안부-(13:20) 봉-(3:21) 묘 3기-(13:24) 능선, 오른쪽 우회-(13:36) 벌목지대-(13:41) 능선, 오른쪽 우회-(13:43) 능선, 왼쪽 우회-(13:50) 갈림길, 좌/서낭당 안부-(13:56) 임도 끝-(14:01) 갈림길, 우-(14:05) 오르막 시작-(14:23) T자, 좌-(14:28~14:38) 관산정상/휴식-(14:47) 봉-(14;49) 묘 1기-(15:08) 납골당-(15:15) 밀양박씨 묘-(15:16) 갈림길, 우-(15:17) 묘지군-(15;20) 임도 버리고 왼쪽 숲으로-(15:27) 축사, 양계장-(15:32) 창고를 관통하는 도로-(15:42) 갈림길, 좌(15:52) 만불산-(15:56) 가족묘 3기/공터-(16"04) 옛 임도/초지-(16;16) 4번국도-(16:18~16:34) 국도 건너편/길 찾기-(16:34) 철로-(14:35) 저온창고/삼거리, 좌-(14:37) 과수원으로-(16:42) 3번 통신탑-(16:42) 공터-(16:47) 4번 송전탑-(16:50) 임도-(16:54) 왼쪽 밭으로-(16:58) 공동묘지-(16:57)과수원-(16:58) 임도, 좌-(17:00) 시멘트 도로-(17:04) 굴다리-(17:18) 아화마을』간식 10분 포함, 총 5시간 56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버스에서 내린 대원들은 우선 급한 용무부터 해결하려고 뿔뿔이 흩어진다. 주위의 사진을 찍고, 오른쪽 밀양박씨 묘로 이어지는 너른 산소 길을 따라 걸으며 산행을 시작한다. 1분 후, 밀양박씨 묘에 이르러, 묘 뒤 잡목이 무성한 산길로 들어선다.

묘 뒤 잡목 숲으로


잡목 숲 사이로 등산로가 뚜렷하다. 완만한 오르막길을 올라, 묘가 있는 봉우리에서 왼쪽으로 내려서고, 안부를 지나 능선을 왼쪽으로 우회하여, 사거리 안부에 이른다. 옛 마치재로 927지방도로가 개통되기 전에는 덕정리와 남사리를 잇는 왕래가 빈번한 고개였다고 한다. 직진하여 급한 오르막을 한동안 올라 능선분기봉에서 왼쪽으로 내려선다. 왼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남사 저수지를 보고, 길가에 핀 하얀 꽃을 카메라에 담는다.

남사리와 남사저수지

길가에 흐드러지게 핀 하얀 꽃


이어 안부를 지나 작은 봉우리를 넘어 임도로 내려선다. 오른쪽으로 남사봉이 가깝다. 임도를 따라 3분 쯤 걷다, 표지기들의 안내로 왼쪽 산길로 들어선다. 가파른 오르막길을 천천히 오른다. 나뭇가지 사이로 햇빛이 쏟아지고 바람도 없어 몹시 덥다. 11시 54분, 능선분기봉인 남사봉 정상(470m)에 오른다. 부산 낙동산악회가 나무 등걸에 밖아 놓은 노란색 페넌트(Pennant)가 현재 위치를 알려준다.

임도로 내려서고

남사봉

남사봉 정상


왼쪽은 인내산(534m)로 이어지는 능선이고, 마루금은 오른쪽 내리막으로 이어진다. 이후 한무당재에 이르기까지는 오르막이 거의 없는 평탄한 길이 계속된다. 11시 59분,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고, 3분 후 돌 많은 급경사 내리막길을 달려 도로로 내려선다. 오른쪽에는 용도 미상의 꽤 넓은 대지가 조성되어 있다.

넓은 대지와 도로


도로를 건너 산길로 들어선다. 평탄한 오솔길이 이어진다. 12시 10분, 갈림길에 이르러 왼쪽 임도로 들어선다. 왼쪽 나뭇가지사이로 인내산이 웅장하고, 오른쪽으로 잠시 시야가 트이며 927번 지방도로가 보이며, 차 소리가 가깝다. 이어 임도를 버리고 왼쪽 숲으로 들어선다. 아름다운 신록이 펼쳐진다. 완만한 오르막이 이어지고, 작은 봉우리를 지나, 서낭당 터 흔적이 뚜렷한 사거리 안부에 내려서서 직진한다.

오른쪽에 보이는 927번 도로

아름다운 신록

사거리 안부에서 직진


어린 소나무 숲이 평탄하게 이어지더니 경사가 가팔라진다. 12시 33분, 고도 약 300m 정도의 봉우리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서고, 2분 후, 갈림길에서 다시 왼쪽 급경사 내리막을 거쳐, 12시 36분, 한무당재에 내려선다. 오른쪽의 덕정리와 왼쪽 도리리를 잇는 1차선 도로가 지나간다.

한무당재


산행을 시작하고, 최후미인데도 무더위 속에서 1시간 14분 만에 도상거리 4.3km를 달렸으니, 나쁜 습관은 금세 전염이 되는 모양이다. 도로를 건너 시멘트 계단을 타고 절개지를 오른다. 이어 경주최씨의 가족묘로 보이는 황폐한 묘역을 지나고, 완만한 오르막을 지나, T자 능선에서 왼쪽으로 진행한다.

시멘트 계단을 오르고


12시 43분,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고, 1분 후 다시 만나는 갈림길에서 오른쪽 내리막길을 택한다. 이어 경주최씨 등 여러 기의 무덤을 지나고 한동안 평탄한 길이 이어지더니, 이윽고 오르막길이 시작된다. 경사가 점점 가팔라진다. 12시 56분, 316.4m봉에 오른다. 좁은 봉우리에 삼각점이 보이고, 나뭇가지에 표지기들이 요란하지만 잡목에 가려 조망은 별로다. 왼쪽으로 내려선다.

316.4m봉

삼각점


이곳에서부터 관산 오르막이 시작되는 약 4Km 구간은 업 다운이 거의 없는 순한 능선이 이어진다. 아름다운 신록사이로 등산로가 부드럽게 오르내린다. 1시 14분, 사거리 안부에서 직진하고, 1시 21분, 묘 3기를 지난다. 이후, 봉우리와 능선을 좌우로 우회하면서 등산로가 순탄하게 이어진다.

묘 3기


1시 47분, 시야가 확 트이는 묘역으로 나온다. 왼쪽으로 인내산이 보이고, 정면의 관산은 사다리꼴의 특이한 모습이다. 등산로는 묘역을 오른쪽으로 통과하여 다시 숲속으로 들어선다. 1시 50분,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서낭당 안부를 지나고, 높다랗게 보이는 봉우리 하나를 왼쪽으로 우회한다. 2시 1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4분 후, 관산 오르막이 시작되는 안부에 이른다.

묘역에서 본 인내산

관산

서낭당 안부


가파른 오르막길을 천천히 오른다. 올라갈수록 길은 더욱 더 가팔라진다. 스틱으로 몸의 균형을 취하고, 나뭇가지를 잡고 기어오른다. 긴 오르막이다. 18분 동안을 허위허위 올라, 2시 23분, 비로소 T자 능선에 이르러, 왼쪽의 평탄한 능선으로 진행한다. 2시 28분, 무덤 1기가 있는 관산 정상에 오른다. 특이하게도 삼각점이 봉분 옆구리에 박혀 있고, 나뭇가지에 정상 표지판이 보인다.

관산정상

삼각점

관산 표지판


사방이 나무로 둘러 싸여 바람 한 점 통하지 않는다. 주위의 사진을 찍고 무덤가에 앉아 후미대원들과 함께 정상주를 한잔씩 나누어 마시고, 과일로 간식을 들며 휴식을 취한다. 급경사 오르막을 한동안 힘들게 오른 후, 바람 한 점 없는 무더운 정상에서 쉰 것이 잘못인 것 같다. 약 10분 간 휴식을 취하고 일어서려는데 더위를 먹은 것처럼 속이 메스껍고, 아랫배에 힘이 하나도 없다.


순간 식염생각이 났으나, 준비를 해 오지 않았으니 어쩌랴? 힘들게 가파른 내리막을 달려 내린 후, 길이 평탄해지자, 포카리 스웨트를 찔끔찔끔 마시며 위(胃)를 달래고, 걷는 속도를 한 템포 죽인다. 이제 남은 거리가 약 6~7Km정도이니, 천천히 걸어 3시간이 걸린다고 해도, 6시전에는 하산이 가능하겠다. 후미라고해서 무리하게 빨리 달릴 까닭이 없다.

납골당

포카리 스웨트는 "마시는 링거"다. 성분이 링거와 똑 같다고 한다. 우리 혈액의 혈장과 비중이 같아 바로 위에서 흡수되어 수분을 공급하고 갈증을 신속히 해소해준다. 이런 포카리를 찔끔찔끔 마시며 약 1시간 정도 그늘을 골라 임도를 따라 천천히 걸다보니, 다행히 위가 안정을 찾고, 컨디션이 회복되는 느낌이다.

시야가 트여 140도 방향으로 본 조망


3시 27분, 확 트인 공간으로 나온다. 오른쪽에 긴 축사가 보이고, 왼쪽은 밭이다. 그 사이로 임도가 정면의 나지막한 고개로 이어진다. 뒤를 돌아보니 관산도 더위에 지쳤는지 조용히 누워있다. 닭들이 꼬꼬댁 거리는 양계장을 지나고, 임도가 오른쪽으로 굽어지는 정면 절개지에 표지기가 걸려 있으나, 후미대장은 그냥 도로를 따라 진행한다.

임도는 축사와 양계장 쪽으로 이어지고


임도가 창고 건물을 뚫고 지나고, 왼쪽에서 뻗어 나온 좁은 길과 합쳐진다. 임도가 굽어진 곳에서 표지기가 걸려 있는 절개지로 올랐다면 아마도 왼쪽에 보이는 길을 타고 내려서 이곳에서 만났을 것이다. 임도가 시멘트 도로로 바뀌며 구불구불 고도를 낮춘다.

임도가 창고 건물을 뚫고

시멘트 도로를 따라 내리며 본 고지리 방향의 조망


3시 42분,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고, 곧바로 표지기들이 걸려 있는 오른쪽 산길로 들어선다. 완만한 오르막을 천천히 올라, 3시 51분, 만불산 정상(275m)에 이른다. 수봉학원의 70주년 기념 산행을 알리는 팻말과 한현우 씨의 비닐 표지판이 보인다.

수봉학원 70주년 기념 산행

정상 표지판


만불산을 내려서서 가족묘를 지나고, 임도로 진입하여 커다란 봉분이 눈길을 끄는 너른 공터를 가로 지르며 정면으로 멀리 사룡산과 오봉산을 본다. 이어 등산로는 옛 임도로 보이는 초지를 거쳐, 오른쪽으로 공장이 내려다보이는 절개지 위로 이어진다. 뒤로 만불사 금불상이 우뚝하다.

너른 공터, 오른쪽에 커다란 봉분

사룡산 오봉산 방향의 조망

만불사 불상


4시 9분, 송전탑을 지나고, 봉우리를 내려서니, 눈 아래 4번 국도와 하추마을이, 그 뒤로 송전탑이 서 있는 마루금 능선이 보인다. 비탈길을 내려서서 수로를 따라 왼쪽으로 진행한다. 4시 16분, 4번 국도에 내려서고, 산악회 표지판의 지시로, 도로 오른쪽 고개 마루턱으로 이동한다. 약 2분 쯤 오르니 건너편 능선에 표지기들이 보인다.

절개지에서 본 4번 국도와 하추 마을

4번국도


차가 뜸한 틈을 타 도로를 건너고, 중앙분리대를 타고 넘어 건너편 표지기 앞에 선다. 마루금 능선은 정면인데 나무에 걸린 산악회 표지판은 하늘을 가리키고 있다. 정면으로 도로가 지나고 도로를 따라 가드레일이 쳐져있다. 그 뒤로 철로가 이어진다. 철로를 건너는 길이 왼쪽 아래에 있나보다 라고 짐작하고 왼쪽으로 내려서지만, 아무 표지도 없고, 왼쪽에 4번 국도를 건너는 굴다리가 보인다.

4번 국도를 무단 횡단하고

도로 건너편의 표지기


마루금을 확인하기 위해, 선두대장에게 전화를 걸고, 송전탑 두 개가 지나는 능선이 마루금 임을 확인한다. 마루금을 향해 표지기가 걸려있던 곳으로 되돌아오는데 훨씬 앞서 갔어야하는 후미대장이 모습을 보인다. 후미대장은 4번 국도를 건너려고 도로를 따라 동쪽으로 멀리 우회하는 바람에 이제야 이곳에 모습을 보인 것이다. 4시 34분, 가드레일이 끊긴 곳을 겨우 발견하고 다가가니, 나뭇가지에 표지기들이 다닥다닥 걸려있고, 철길로 내려선 발자국이 뚜렷하다.

중앙선 철로


철길을 건너, 저온창고 앞 비포장도로로 올라서서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삼거리에 이르러, 왼쪽 시멘트 도로를 따라 마을로 들어선다. 선두대장이 무더위 속에서도 알바를 한 대원들을 찾아, 이곳까지 되돌아 와 후미대장과 함께 뒷수습을 하고 있다. 천천히 혼자 앞서 나간다. 3시 37분, 시멘트도로가 오른쪽으로 굽어지는 곳에서 직진하여 과수원으로 들어서고, 4시 42분, 3번 송전탑을 지난다.

저온창고

시멘트 도로 따라 마을을 지나고

3번 철탑


4시 47분, 4번 철탑을 지나고, 3분 후 임도로 내려선다. 임도가 오른쪽으로 굽어지는 곳을 지나는데 뒤에서 선두 대장이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길 찾기가 어려운 곳이라고 짐작하고 선두대장을 기다린다. 아니나 다를까? 내게 다가 온 선두대장은 임도를 버리고 밭을 가로 질러, 왼쪽 공동묘지로 내려선다. 간간이 표지기가 보이지만, 지도와 나침반만으로는 찾기 어려운 길이다. 

임도


4시 57분, 안부에 내려선 후, 왼쪽 과수원으로 오른다. 과수원에서 일하던 아주머니가 이상하다는 얼굴을 하고 바라본다, 멋 적고 미안해서, "안녕하세요?" 라고 큰 소리로 인사를 하고 지나친다. 이어 임도를 만나 왼쪽으로 진행하고, 5시 시멘트 도로에 내려서서, 왼쪽으로 고속도로와 나란히 진행한다. 철책과 나뭇가지 사이로 무섭게 질주하는 차량들이 보인다. 

과수원으로 들어서고


 

고속도로와 나란히 달리는 시멘트 도로에 내려서고


5시 5분, 굴다리에 이른다. 마루금은 굴다리를 지나야 하는데, 길바닥에 깔린 산악회의 종이표지판은 직진하여 마을로 들어서라고 지시하고 있다. 시멘트 도로가 지루하게 이어진다. 5시 18분, 버스가 정차해 있는 아화마을 도로변에 도착한다.

굴다리

아화마을 도로변에서 대원들을 기다리는 버스


배낭을 버스에 벗어 놓고, 차가운 막걸리 3잔을 연거푸 마시니 비로소 더위가 가시는 느낌이다. 아화고개애서 알바를 한 대원들이 아직 도착 전이다. 모처럼 느긋하게 앉아 산악회가 마련한 식사를 한다. 이윽고 대원들이 모두 도착하고 식사를 마치자, 버스는 5시 58분 경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08. 5. 5.)



검은 안경님의 덕분에 이 후기를 정리할 수 있었다. 메모리 카드를 오래 쓰다 보니, 수명이 다 했는지 "카드에 이상이 있습니다."라는 자막이 뜨며, 사진촬영이 안 된다. 할 수 없이 메모를 할 준비를 하고, 가까이 있는 검은 안경님에게 사진 좀 많이 찍어 두라고 부탁을 한다.


무슨 일이냐고 묻기에, 자초지종을 이야기 했더니, 선뜻 자신의 카메라에서 카드를 꺼내주며 대신 사용하라고 한다. 염치불구하고, 이를 받아 사진을 찍은 덕에 이 후기의 정리가 가능해 긴 것이다. 검은 안경님에게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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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꽃 1

들꽃 2

들꽃 3


2008년 4월 5일(토).

뫼솔산악회의 안내로 낙동지맥 15번째 구간을 산행한다. 코스는 『중도일마을-블렛재-421m봉-운주산-585.4m봉-이리재-614.9m봉-봉좌산왕복-570.7m봉-도덕산 갈림길-도덕산 왕복-오룡고개』로 들머리 약 1Km, 마루금 17.5Km, 봉좌산 왕복 1Km, 합계 약 19.5Km 이다.


마루금은 포항시와 영천시의 경계를 따라 남하다가 이리재를 지나 614.9m봉을 지나면서 포항시와 작별하고 경주시로 접어든다. 블렛재와 운주산 간의고도차가 약 500m, 이리재와 614.9m봉 간의 고도차 약 300m, 그리고 임도 안부에서 570,7m봉에 이르는 긴 오름 등 세 차례의 가파른 오르막이 있고, 도덕산 갈림길에서 오룡고개 떨어지는 내리막은 돌이 많고 몹시 가파르다.


마루금산행의 재미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빼 놓을 수가 없는 것이 조망이다. 오늘코스 중에서 조망이 빼어나게 좋은 곳이 세 군데가 있다. 운주산 오르기 전의 전망바위, 봉좌산, 그리고 도덕산은 모두가 정상이 암봉이기 때문에 사방이 확 트여 조망이 가히 일품이다. 공교롭게도 이 세 곳이 모두 마루금에서 다소 벗어나 있지만, 그래도 어느 한 곳도 빼 놓고 싶지 않은 명소들이다.

전망바위에서 본 기룡산, 보현산 그리고 가까이 지나온 능선

봉좌산에서 본 대구, 포항고속도로, 기북면과 낙동정맥, 내연지맥 산줄기


도덕산에서 본 어래산, 옥산지


햇볕이 내려 쪼이는 더운 날씨다. 참나무 능선을 걷다보면 내려 쪼이는 햇볕을 가려줄 그늘도 없어 땡볕 속을 걸어야한다.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려니 땀이 줄줄 흐르고 한 여름처럼 체력소모가 심하다. 이런 날씨에 짧지 않은 코스, 쉽지 않은 구간을 산행하면서 조망이 좋은 세 곳을 모두 둘러보는 욕심을 부린다. 노욕(老慾)이다. 노욕만큼 추한 것도 없다는데 가장 경계해야 할 노욕을 부려, 버스 출발시간인 6시 30분이 지나서야 하산하고, 버스 출발을 10분 정도 지연시킨다. 지금 생각해보면 봉좌산이나 도덕산 중 한곳은 포기했어야 옳았다. 산에 다니면서도 산의 마음을 배우지 못하고 미망(迷妄)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스스로가 딱하다.


4월에 들어 서울출발 시간이 제 자리로 돌아와 30분이 늦어진다. 버스가 양재역을 출발한 시간이 대략 7시 10분, 지난번과 똑 같은 코스를 달려 11시40분, 도일리 경노당 앞에 도착한다.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1:40) 도일리경노당-(11:44) 느티나무-(12:03)-블렛재/배씨 묘-(12:10) T자, 좌-(12:18) 봉, 삼각점 NO.5-(12:24) 사거리안부-(12:38) 421.2m봉-(12:42) 안부삼거리-(12:49) 봉, 왼쪽우회-(12:53) 분성김씨 묘-(13:02) 소나무 봉-(13:15) 바위 봉-(13:18~13:21) 전망바위-(13:30) 능선, 오른쪽 우회-(13:34) 거북바위-(13:35) 갈림길, 직진-(13:38) 797m봉-(13;41) 운주산 삼거리-(13:43) 헬기장-(13:44~13:53) 운주산 정상-(13:55) 고묘-(13:59) 운주사 갈림길-(14:03) 갈림길, 직진-(14:11) 봉, 오른쪽 우회-(14:19) 사거리안부-(14:26) 월성최씨 묘-(14:36) 봉-(14:43) 봉-(14:45) 전망대-(14:49) 621m봉-(15:07) 이리재-(15:19) T자, 우-(15:22) 봉-(15:37) T자, 우-(15:49) 614.9m봉/봉좌산 갈림-(15:52) 갈림길, 직진-(15:54) 봉좌산 표지판-(16:01~16:06) 봉좌산 정상-(16:16) 갈림길, 좌-(16:24) 갈림길, 직진-(16:24) 능선안부-(16:29) 봉-(16:32) 봉, 오른쪽 우회-(16:38) 능선분기, 좌-(16:51) 봉 우회-(16:55) 안부-(16:57) 봉-(17;00) 봉-(17:02) 안부/임도-(17;03) 왼쪽 숲-(17:08) 봉, 좌-(17:13) 봉, 왼쪽우회-(17:23) 봉-(17:30) 안부-(17:38) T자, 우-(17:40) 도덕산 갈림길-(17:49) 삼각점-(17:51~17:53) 도덕산-(18;03) 도덕산 갈림길-(18;26) 경주이씨 묘-(18:36) 오룡고개』 들머리 23분, 간식 약 10분, 포함 총 6시간 56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오늘은 차도 다르고 기사 양반도 다른 분이다. 역시 도일교를 건너더니 경노당 앞에 정차하여 대원들을 내려준다. 경노당 마당을 이용하여 차를 돌릴 수 있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시멘트 도로를 따라 4분 정도 걸으니, 지난번에 하차했던 느티나무다.

도일리 경노당


오늘은 갈림길까지 시멘트도로를 따라 가지 않고 블랫재로 오르는 시멘트 도로를 올려다보며 맞바로 적당한 사면을 치고 오른다. 동네사람들이 오르내렸던 길인지 희미한 족적이 끊겼다 이어졌다 한다. 7~8분후 시멘트도로에 올라서서 블렛재로 향한다. 12시 3분, 블랫재에 이르러 사자상까지 갖추어 놓은 배씨 묘를 지나 절개지를 오른다. 더위를 못 이겨 대원들이 옷을 벗는 다.

배씨 묘


절개지를 지나 능선에 올라 나도 옷을 바꿔 입는다. 상의를 몽땅 벗어버리고 춘추용 긴팔 셔츠 하나만 걸친다. 진달래 꽃길을 걸으며, 가파른 오르막을 오른다. 12시 10분, T자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진행하여 낙엽이 푹신한 참나무 숲 능선을 걷는다. 따가운 햇볕을 가릴 나뭇잎도 없다. 초장부터 땀이 줄줄 흐른다. 무척 덥다. 12시 18분, NO.5라고만 표기된 삼각점이 있는 봉우리에 오른다.

햇볕이 쏟아지는 참나무 숲 능선


12시 24분, 사거리 안부에 이른다. 왼쪽의 불랫 마을, 오른쪽으로 상도일 마을로 이어지는 길이 뚜렷하다. 참나무 숲 좁은 능선이 가파르게 이어진다. 수북이 쌓인 낙엽이 미끄럽지만 울긋불긋 숲속의 진달래가 곱다. 12시 35분, 무명봉에 오르고 평탄한 능선길을 지나, 3분 후 삼각점이 있는 421.2m봉에 오른다.

421.2m봉

삼각점


12시 42분, 왼쪽 블렛마을로 이어지는 길이 뚜렷한 삼거리 안부를 지나 직진하여 오르막길을 오른다. 400m대에서 서서히 고도가 높아진다. 12시 49분, 봉우리 하나를 왼쪽으로 우회하고, 12시 53분, 분성김씨 묘를 지나면서 경사가 가팔라지며 500m대의 고도로 진입한다. 소나무 봉, 돌이 있는 봉우리 들을 잇달아 넘는다.

멋진 소나무가 있는 봉우리, 고도 약 520m


고도가 600m대로 높아지며 철쭉능선이 나타난다. 고산지대의 철쭉은 아직 꽃망울도 맺히지 않았다, 왼쪽으로 조금 떨이 진 곳에 커다란 바위덩어리 하나가 우뚝 솟아 있는 것이 보인다. 전망바위다. 가파른 오름길을 힘들여 오르느라 흔히들 무심코 지나친다고 하지만 잠깐 능선을 벗어나 이곳에 오르면 빼어난 조망을 즐길 수 있는 멋진 곳이다.

철쭉능선


능선에서 10여 미터 떨어진 전망바위 앞에 선다. 4~5m 정도의 수직 벽을 올라야 오를 수 있는 바위덩어리다. 수직 벽이지만 손잡이와 발 놓을 곳이 분명하여 오르는 데 큰 문제는 없다. 다만 다시 내려올 때를 생각하여 스틱과 배낭은 벗어 두고 오르는 것이 좋다.

전망바위


바위 꼭대기는 서너 사람이 둘러앉을 수 있는 좁은 공간이다. 북서쪽으로 기룡산과 보현산, 북쪽으로 팔공지맥, 북동쪽 10도 방향으로 지나온 낙동정맥의 마루금들, 그리고 30도 방향으로 펼쳐지는 기북면과 은전지 등이 장관이다. 오늘은 가스가 끼어 시계가 좋지 않은 것이 유감이다. 사진을 찍고 한동안 망연히 서서 멋진 조망에 빠져든다.

340도 방향의 팔공지맥

지나온 낙동정맥의 마루금

기북면과 은전지


약 10여분 후, 다시 본능선으로 돌아와 가파른 비탈길을 허우적허우적 오른다. 다행히 앞에 보이는 봉우리 하나는 오른쪽으로 우회하고, 1시 35분, 797m봉을 눈앞에 둔 갈림길에서 우회길 대신 직진 길을 택하여 봉우리로 향한다. 1시 38분, 돌탑과 이정표가 있는 797m봉에 오른다. 이정표를 보면, 마루금은 797m봉에서 왼쪽으로 떨어진다. 따라서 오른쪽에 있는 운주산은 마루금에서 약간 벗어나 있다는 이야기다. 그러니 앞의 갈림길에서 우회로를 따르면, 마루금인 797m봉을 생략하고 바로 운주산으로 향하게 된다.

797m봉 정상의 돌탑

이정표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운주산으로 향한다. 1시 41분, 삼거리를 지나고, 2분 후, 너른 시멘트 헬기장을 거쳐, 1시 44분, 안내도, 3개의 정상석, 그리고 삼각점이 있는 운주산 정상(806.2m)에 오른다. 오늘구간에서 가장 높은 곳이지만 나무들에 가려 조망은 별로다. 후미대장과 함께 정상주를 한잔씩 나누어 마시고 간식을 들면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안내도

정상석


1시 53분, 운주산을 내려선다. 1분 후 다시 3거리에 이르러, 797m봉을 오른쪽으로 우회하면서 오래된 무덤 1기를 지난다. 완만한 내리막길이라 발걸음이 가벼워 여유를 갖고 길가의 야생화를 카메라에 담는다. 이어 운주사 갈림길을 지나고 이 후에도 갈림길을 만나게 되지만 2시11분, 봉우리 하나를 오른쪽으로 우회할 때까지는 마루금이 계속 동쪽으로 이어짐으로 길을 헷갈릴 염려는 없다.

고분


2시 18분, 사거리안부에 이른다. 오른쪽의 영전, 왼쪽의 인비로 이어지는 길이 뚜렷하고, 인비재길, 이리재길의 방향을 알리는 작은 표지판들이 보인다. 완만한 오르막길을 올라 2시 26분, 월성최씨 묘를 지나고, 이후 능선을 따라 가볍게 오르내리며 작은 봉우리 두 개를 넘고, 2시 44분, 전망대에서서 대구, 포항 간 고속도로와 봉계리 그리고 봉좌산을 카메라에 담는다.

안부 사거리

고속도로와 봉계리

봉좌산


2시 49분, 621m봉을 넘고, 날등길을 지나, 3시 7분, 921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이리재에 내려선다. 길가에 탈출할 대원을 기다리는 산악회 버스가 보인다. 선두가 통과한 시간이 2시 40분이라고 한다. 선두에 27분 정도 뒤졌지만, 블랫재를 출발해서 이곳까지 3시간 4분 정도 걸렸으니, 최후미로 쳐지기는 해도 늦은 진행은 아니다.

이리재에서 본 고속도로

이리재, 뒤는 천장산


도로를 건너고 옹벽을 넘어 표지기들이 요란한 산길을 걷는다. 이리재와 봉좌산 갈림봉인 614.9m봉 간의 고도차가 약 300m 정도에 이르니 다시 한 번 땀을 빼야한다.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3시 19분, T자 능선에 올라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3분 후 무명봉에서 나뭇가지사이로 가야할 봉우리를 본다. 다시 가파른 오르막이 계속된다. 3시 37분, T자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능선 안부로 내려서며, 왼쪽으로 봉좌산 정상의 암봉을 본다.

봉좌산 암봉


3시 49분, 능선분기봉인 614.9m봉에 오른다. 대원들 몇 사람이 쉬고 있다. 이때까지 만해도 봉좌산에 다녀오는 것은 거의 포기한 상태였는데, 마침 봉좌산 쪽에서 내려오는 대원을 만난다. 혼자 다녀오는 거냐고 물으니, 몇 사람이 더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늦어야 이들보다 약 20분 정도일 터이니, 크게 무리가 될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다른 대원들은 봉좌산을 다녀올 생각이 없는 듯하고, 후미대장도 안가겠다고 한다. 후미대장에게 6시 30분까지는 하산할 것이고, 식사는 생각은 없으니 출발 준비를 하고 기다리라고 이르고 홀로 봉좌산으로 향한다.

614.9m봉


3시 52분, 614.9m봉을 왼쪽으로 우회하는 갈림길을 지나, 배낭을 바위 위에 벗어 놓고, 봉좌산으로 향한다. 봉좌산 표지판을 지나고, 바위가 많은 날등길을 지나며 보는 조망이 벌써 빼어나다. 4시 3분, 봉좌산 정상(600m) 암봉에 오른다. 사방이확 트여 거침이 없는 암봉에는 정상표지도 삼각점도 없다. 마침 인근에서 올라온 등산객들의 설명을 들으며 주위를 조망한다.

가까이 본 봉좌산 암봉


우선 동쪽으로 고지리, 문성리의 넓은 벌이, 그리고 북쪽으로 고속도로와 기북면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남쪽으로 도덕산, 서쪽으로 천장산과 614.9m봉이 가깝고 북서쪽으로는 운주산과 지나온 능선이 뚜렷하다. 가히 멋진 조망이다. 들르지 않았다면 크게 후회할 뻔했다.

고지리, 문성리 방향

북쪽의 기북면과 멀리 내연산 줄기

도덕산

614.9m봉과 천장산

운주산과 지나온 능선


4시 7분, 봉좌산을 내려서서, 왔던 길을 되돌아 걷는다. 4시 13분, 배낭을 벗어 놓았던 자리로 돌아와 약 3분간 휴식을 취하며 남은 간식을 먹고, 3시 16분, 갈림길에 이르러 614m봉을 왼쪽으로 우회하는 우회로 접어든다. 4시 20분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계속 사면 길을 달리고, 능선안부를 지나 약 500m 정도의 봉우리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선다. 4시 32분, 봉 하나를 오른쪽으로 우회하고, 4시 38분, 능선 분기봉에 오르니 대원 두 사람이 쉬고 있다. 고맙게도 대원 한분이 힘들게 캔 더덕 한 뿌리를 내밀며 먹어보라고 권한다.

약 500m 정도의 무명봉, 좌

능선 분기봉, 우


물로 씻어 흙을 닦아낸 손가락만한 크기의 더덕을 어적어적 씹으며 오른쪽 길로 내려선다. 4시 42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향하고, 안부에 내려섰다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이어 고만고만한 봉우리를 몇 차례 우회하거나 넘어서고 흐드러지게 핀 진달래 꽃길을 지난다. 산행을 시작한지 이미 5시간이 넘었다. 땀을 많이 흘린 탓인지 많이 지치는 느낌이다. 발걸음이 무겁지만 잇달아 포카리 스웨트를 마시며 쉬지 않고 꾸준히 걷는다.

안부를 지나 낙엽 쌓인 능선을 오르고

진달래 꽃길을 내려선다.


5시 약 390m 정도의 봉우리를 지나고, 2분 후, 임도가 지나가는 안부에 내려선다. 약 1분 정도 임도를 따라 걷다 표지기들의 안내로 왼쪽 산길로 들어서서 오르막길을 오르다 뒤돌아 운주산을 본다. 5시 8분, 약 410m 정도의 진달래가 곱게 핀 봉우리에 올라, 오른쪽으로 천장산, 정면으로 가야할 570.7m봉을 바라보고 왼쪽으로 진행한다.

임도안부

뒤돌아 본 운주산

무명봉에서 본 천장산

570.7m봉


5시 13분, 봉우리 하나를 왼쪽으로 우회하고, 3분 후 본능선과 만나는 안부를 지나, 5시 23분, 대원 한분이 쉬고 있는 570.7m봉에 올라 자몽 두어 쪽을 얻어먹고 도덕산으로 향한다. 이어 안부를 지나고,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5시 38분, T자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향하여, 2분 후 안부 삼거리에 이른다. 직진하면 도덕산이고, 마루금은 오른쪽 오룡고개로 떨어진다. 직진하여 도덕산으로 향한다. 지금 생각하면, 여기서 도덕산를 포기하고 바로 하산을 했어야 옳았다. 그랬다면, 6시 15분경에는 하산을 완료했을 것이다.

570.7m봉

도덕산 갈림길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른다. 자몽을 나누어 준 대원이 묵묵히 따라오고 있다. 시간에 쫒기는 판이라 동행하는 대원이 있어 외롭지 않아 좋다. 봉우리 하나를 넘고, 철쭉능선을 오른다. 봉우리 위에 삼각점이 있다. 도덕산의 삼각점이지만 정상은 조금 더 가야한다. 5시 51분, 도덕산 정상(702m)에 오른다. 바위 봉우리에 정상석 두 개가 눈에 뜨인다.

삼각점

도덕산 정상


역시 암봉 위라 조망이 빼어나다. 동쪽으로 어래산과 옥산지가 가깝고, 남서쪽으로 삼성산이 몽툭한데, 북으로는 기계면의 광활한 벌이 시원하다. 주위사진을 찍고 서둘러 하산한다. 6시 1분, 마당바위를 지나고, 2분 후 삼거리 안부에 이르러 배낭을 둘러 메고 하산을 시작한다.

삼성산

기계면

마당바위


돌 많은 가파른 길을 달려 내린다. 오른쪽으로 제법 규모가 큰 너덜지대가 보인다. 이런 길을 20분쯤 내려서니 안부에 이르고, 송림 사이로 등산로가 이어진다. 6시 26분, 동백꽃이 아름다운 묘를 지나고, 편한 내리막길을 걸으며 지는 해를 보고 천장산을 카메라에 담는다. 차 소리가 들리고 저 아래 산악회 버스가 보인다. 6시 36분, 오령고개에 내려선다.

너덜지대

동백꽃이 아름다운 묘

천장산

오룡고개


6시 40분경, 서울을 향해 출발한 버스는10시 25분, 동서울 톨게이트에를 통과하고, 10시 50분, 양재역에 도착한다.

 


(2008.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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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도 포구


2008년 3월 29일(토)

뫼솔산악회의 안내로 낙동정맥 14번째 구간을 산행한다. 오늘코스는 『중도일마을-블랫재-545m봉-한티재-침곡산-배실재-덕동마을』로 포항시 죽장면과 기계면의 면 경계를 걷는다. 산행거리는 들머리 약 1Km, 마루금 약 12.5Km, 날머리 약 1.5Km, 합계 15Km 정도다. 산행 후, 죽도 어시장으로 이동하여 뒤풀이를 할 계획임으로 어프로치 시간이 절약되는 블랫재에서 출발하여 역코스를 취한다.


5시 45분, 대문을 나서는데 비가 제법 내린다. 서울을 비롯한 중부 지방에는 밤늦게 비가 내린다더니 새벽부터 비가 쏟아진다. 기상청이 또 오보를 한 것이다. 나중에 들으니, 대통령이 아침회의 때 기상청의 오보를 지적하고, 이런 대통령의 지적에, 기상청이 발칵 뒤집혔다고 한다. 기상청의 자세가 이 모양이니 제대로 된 일기예보를 기대한 다는 것 자체가 어리석다는 생각이 든다.


문경휴게소에서 잠시 정차할 때도 비가 내리더니, 선산에서는 비 온 흔적을 찾기 어렵고, 구미에 이르니 해가 비친다. 오후로 접어들어 잔뜩 흐린 날씨가 을씨년스럽기는 하지만, 산행 내내 비 한 방울 맞지 않고, 뒤풀이를 끝내고 서울로 향할 때 비로소 빗방울이 떨어진다.


버스는 서포항 IC에서 31번 국도를 타고 기계면을 지난다. 팔공지맥을 하면서 여러 차례 지난 곳이라 낮이 익어 반갑다. 버스는 한티터널을 통과하고, 논골에서 69번 국지도를 타고 내려 도일교를 건너더니, 11시 3분, 커다란 느티나무가 서 있는 중도일마을 입구에 도착하여 대원들을 내려준다. 하지만 버스를 돌릴 공간이 없다. 대원들의 걷는 수고를 덜어주려고 도일교로 진입할 때도 곡예를 하더니 이제는 또 후진을 해서 도로까지 나가야 한다. 대원들을 위해 최선을 다 하는 기사양반의 모습이 아름답다.

들머리 중도일 마을의 느티나무


오늘의 산행기록을 아래와 같다.

『(11:03) 중도일 마을입구/산행시작-(11:14) 갈림길, 좌-(11:24) 블랫재-(11:42) T자, 좌-(11:45) 능선분기, 우-(11:49) 안부사거리-(11:57) 안동권씨 묘-(12:07) 545m봉, 우-(12:12) 안부-(12:15) ㅂ목지대-(12:28) 임도, 우-*12:29) 한티재-(12:30) 묘 3기-(12:34) 풍산유씨 묘-(12:35) 능선안부-(12:39) 터널 위-(12:44) 의성김씨 묘-(12:48) 422m봉-(12:52) 먹골안부-(12:58) 경주최씨 묘-(12:59) 전주강씨 묘-(13:00) 평묘 3기-(13:08) 월성김씨 묘-(13:09) 밀양박씨 묘-(13:24) 585m봉-(13:28) 쌍묘-(13:32) 감곡리 갈림길-(12:34) 봉, 오른쪽 우회-(13:36) 본능선 진입-(13:48~13:55) 768m봉-(14:05) 묘봉-(14:12) 안부-(14:19) 610m봉-(14:24) 서당골재-(14:29) 송전탑-(14:51~14;52) 침곡산-(14:58) 702m봉-(15:08) 안부사거리-(15:17) 월성최씨 묘 -(15:20) 안부 갈림길, 직진-(15:33) 628m봉, 좌-(15:38) 봉, 좌-(15:45) 안부-(15:49) 492.4m봉-(15;58) 배실재-(16:22) 덕동마을』들머리 21분, 마루금 4시간 34분, 날머리 24분, 총 5시간 19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시멘트도로를 따라 오른쪽에 계곡을 끼고 남쪽으로 향한다. 약 10분쯤 진행하다 만나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접어들어 완만하게 이어지는 오르막길을 오르며 지나온 중도일 마을을 굽어본다. 11시24분, 블렛재에 도착하여 왼쪽 의 가파른 절개지를 오른다.

시멘트도로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오르고

블랫재


가파른 절개지를 지나 완만한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등산로 주변의 숲속은 진달래가 만개하여 울긋불긋 아름답고, 이따금씩 샛노란 생강나무 꽃이 눈길을 끈다. 울창한 참나무 숲 사이로 등산로가 가팔라지기 시작한다. 잔뜩 흐린 을씨년스런 날씨인데도 땀이 솟는다. 11시 42분, 잡목이 가득한 T자 능선에 올라, 남쪽으로 운주산을 보고, 동남쪽으로 남계리를 굽어본 후, 왼쪽으로 평탄한 능선을 따라 걷는다.

운주산

남계리


11시 45분, 능선 분기봉에 이르러 오른쪽 내리막길을 달려 내리고, 4분 후, 안부사거리에 이른다. 왼쪽은 도일리 중도일 마을, 오른쪽은 남계리 점말 마을로 이어지는 길이 희미하다. 직진하여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른다. 11시 57분, 안동권씨 묘가 있는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진행한다.

능선분기봉, 우


낙엽이 수북하게 쌓인 참나무 숲 능선이 이어지고, 시멘트를 반죽해 놓은 것 같은 커다란 바위가 있는 곳을 지나자 오르막이 시작된다. 이어 12시 7분 545m봉에 오르니, 양쪽으로 표지기들이 요란하다. 왼쪽은 601.1m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고, 마루금은 오른쪽이다. 급한 내리막길을 달려 안부를 지나고, 벌목지대를 거쳐, 아름다운 산책길을 걷는다.

낙엽 쌓인 능선길

545m봉


12시 28분, 임도에 내려서서 오른쪽으로 진행하며 한티마을을 바라보고, 1분 후 너른 비포장도로가 지나가는 한티재에 이른다. 건너편 절개지에 표지기와 이정표가 보인다. 가파른 절개지를 거쳐 묘가 있는 완만한 능선을 걷는다. 경상도 땅은 돌이 많아 척박해 보인다. 능선을 오르다 뒤돌아 운주산 줄기를 보고, 작은 봉우리를 오르며 잘 손질된 풍산류씨의 합장묘를 지난다.

임도에서 본 한티마을

한티고개

이정표

12시 35분, 안부에 내려서고 완만한 오르막을 오르다 왼쪽으로 터널을 빠져나온 31번 국도를 본다. 오른쪽으로는 가야할 능선이 힘차게 흐른다. 12시 39분, 터널 위를 통과하고, 의성김씨 묘를 지나, 12시 48분, 삼각점이 있는 422m봉에 올라, 산불감시탑이 있는 768m봉을 바라본다.

300도 방향의 터널을 빠져나온 31번 국도

가야할 능선

422m봉의 삼각점

가까이 본 768m봉


12시 52분, 서낭당 흔적이 있는 먹골 안부에 내려서서 직진한다.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경주최씨 묘, 진주강씨 묘를 지나고, 점차 고도가 높아지더니, 봉분이 땅에 닿을 정도로 쇠락한 무덤 3기가 연달아 있는 능선을 지난다. 능선은 더욱 더 가팔라지고 숲속에 점점이 화사하게 핀 진달래가 곱다. 다시 월성김씨 묘, 밀양박씨 묘을 지난다. 유난히 묘가 많은 능선이다.

안부사거리

평지와 같이 쇠락한 묘가 있는 등산로

활짝 핀 진달래


등산로가 급경사를 이룬다. 약 4분간을 힘들여 허위허위 오르니, 능선분기봉인 585m봉에서 앞서 오른 대원 두 사람이 쉬고 있고, 선두가 깔아 놓은 종이 표지판의 통과시간은 1시 3분이다. 산행시작 후 약 2시간 만에 선두에게 20분 정도 뒤진 셈이다. 오른쪽으로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서며 왼쪽 나뭇가지사이로 침곡산을 본다.

585m 능선분기봉

침곡산


1시28분, 쌍묘를 지나고, 4분 후 감곡리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봉우리 하나를 오른쪽으로 길게 우회한다. 1시 36분, 본 능선에 진입하여, 산불감시탑이 있는 768m봉으로 이어지는 황량한 길을 오른다. 점차 고도가 높아지면서 잡목사이로 감곡리가 내려다보이고, 멀리 보현산 줄기가 보인다.

봉우리를 오른쪽으로 우회하고

768m봉 오르는 길

감곡리 방향


가파른 오르막을 힘들게 오른다. 1시 48분, 오늘 구간에서 가장 높은 768m봉에 오른다. 산불감시탑이 있고, 태화산이라는 정상표지판이 보인다. 산불감시요원의 설명을 들으며 사방을 조망한다. 서북방향으로 보현산, 기룡산, 북동 방향으로 기북면 의 비학산(762m), 두리봉(649m), 동쪽으로 용기리, 남쪽으로 운주산을 카메라에 담는다. 산불감시요원과 정상주를 한잔씩 나누어 마시고 다시 갈 길을 재촉한다.

산불감시탑

기룡산, 보현산

비학산 방향

용기리 벌

운주

정상표지판


낙엽이 푹신한 편안한 잡목 숲길을 걷는다. 건너편 능선에 도열한 나무들이 보기 좋다. "나무들 비탈에 서다."라는 황순원의 소설이 생각난다. 6.25를 겪는 젊은이들의 고뇌를 그린 소설이다. 나뭇가지 사이로 가야할 침곡산이 가깝다. 비탈이 아닌 마루금에 열병식 하듯 늘어선 나무들의 자세가 당당하다. 오른쪽으로 마을이 내려다보이고 그 뒤로 멀리 보현산 줄기가 뚜렷하다.

나무들 능선에 서다

침곡산

멀리 보현산 줄기.


2시 5분, 묘 있는 봉우리를 지나 묘가 있는 안부에 내려서고, 다시 완만한 오르막을 올라, 2시 19분, 610m봉에 오르니 침곡산이 지척이다. 급경사 내리막을 달린다. 2시 24분, 이정표가 있는 서당골재에 내려선다. 좌우로 희미한 산길이 보이는 제법 넓은 안부 사거리다. 직진하여 가파른 오르막을 오른다.

묘가 있는 봉

서당골재 이정표


서당골재와 침곡산 간의 도상거리는 약 1.3Km, 고도차는 약 200m 정도다. 꾸준히 오름세가 이어지지만 중간에 업 다운이 심한 봉우리가 많지 않아 생각처럼 힘들지는 않다. 마루금은 좁은 능선으로 이어지고, 왼쪽으로 서리골, 오른쪽으로는 기북면의 산골 마을들을 굽어보며 진행한다. 2시 29분, 송전탑을 지나고, 20여분 동안 꾸준히 오르막길을 올라, 2시51분, 침곡산 정상(725.4m)에 이른다.

침곡산 가는 길, 생각보다 부드럽다.

돌 많은 척박한 좁은 능선


정상은 너른 헬기장이다. 정상석, 이정표, 그리고 삼각점이 있다. 나무들의 방해로 조망은 별로다. 정상을 내려서서 바로 무덤을 지나고 완만한 내리막길을 내려서면서 북서쪽으로 웅장한 보현산 줄기를 다시 본다. 2시 58분, 702m봉을 지나고 가파른 내리막길을 달려 내린다.

침곡산 정상

정상석

이정표

삼각점

북동방향의 보현산


3시 8분, 안부사거리에 내려서서 직진하고, 3시 17분, 묘 2기가 있는 봉우리를 넘는다. 이제 배실재 까지는 봉우리 2개를 더 넘어야하지만 고도차가 심하지 않은데다 전체적으로는 내리막이 이어지는 순한 길이기에 속도를 내어 달린다.

묘 2기가 있는 봉


3시 20분, 갈림길에 이른다. 직진하는 능선길을 누군가가 나뭇가지로 막아 놓았다. 하지만 표지기도 몇 개 보인다. 그러나 오른쪽으로 훨씬 많은 표기들이 걸려있어, 자칫 우회길이라고 착각할 수도 있겠으나 실은 오덕리로 내려가는 하산로다. 직진하여 T자 능선에 올라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갈림길, 직진


3시 33분, 628m 능선분기봉에서 왼쪽으로 진행하면서 뒤돌아 702m봉을 보고, 오른쪽으로 오덕리 마을들을 굽어본다. 3시45분, 안부를 지나고, 4분 후, 492.4m봉에 올라 삼각점을 찾았으나, 발견하지 못하고, 배실재로 향한다. 황량하고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빠르게 진행하여 3시 58분, 낮 익은 배실재에 도착한다. 선두가 통과한 시간은 3시 20분이다.

뒤돌아 본 709m봉

492.4m봉

배실재


덕동마을로 하산하는 길은 진달래 꽃길이다. 이윽고 산간분지에 자리 잡은 덕동마을에 내려서서 4시 22분, 청소년훈련원 운동장에 정차해 있는 버스에 도착한다

하산길의 진달래

덕동마을

과수원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에서 막걸리 두 잔으로 목을 축이고, 문화마을이라고 알려진 덕동마을을 둘러본다. 덕동민속전시장이 있고,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80호인 오덕동 애은당 고택등이 있는 유서 깊은 마을이다.

애은당 고택 안내판

입구

본채

별당


4시 45분경 버스는 뒤풀이 장소인 죽도 어시장으로 출발한다. 어시장에서 맛보는 싱싱한 회가 일품이다. 한 시간여 뒤풀이를 즐기고 6시 20분경 식당 문을 나선다. 참았던 빗방울이 후둑후둑 떨어진다.


(2008.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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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신(花信) 1- 포항시 기북면 오덕리 덕동의 논둑

 

화신(花信) 2- 상동


2008년 3월 15일(토).

뫼솔산악회의 안내로 낙동정맥 13번째 구간을 산행한다. 코스는 『통점재-팔공지맥 분기점(733.9m)-가사령-내연지맥 분기점(709.1m봉)-사관령-배실재』까지 마루금을 걷고, 포항시 기북면 오덕리 덕동으로 하산한다. 마루금 도상거리 약 12.7Km에, 날머리는 약 1.5Km다.


지난번 구간은 피나무재에서 가사령까지 진행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등산로에 남은 잔설이 진행을 방해하는 바람에 68번 도로가 지나가는 통점재에서 산행을 마감한 바 있다. 따라서 오늘은 31번 도로가 지나가는 한티재까지 진출하는 것이 무리이기 때문에 배실재에서 산행을 마감한다. 덕동으로 하산하는 날머리는 길도 좋고, 거리도 적당하여 구간설정에 무리가 없는 지점이다.


오늘 구간에는 이름이 붙은 산이 없다. 통점재, 가사령, 성법령, 사관령, 배실재 등 고개이름 뿐이다, 팔공지맥, 내연지맥 등 두 개의 지맥이 동서로 분기하는 것으로 알 수 있듯이 마루금은 첩첩 산중을 지난다. 하지만 한겨울 쌓였던 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누군가가 등산로 주변의 잡목들을 말끔하게 정리해 놓아 진행속도가 무척 빠르다.


구름이 낀 맑은 봄 날씨다. 오늘 참여한 대원은 모두 24명. 이제는 완주할 정예대원들만 남은 셈이다. 버스는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달린다. 김천분기점에서 경부고속도로로 바꾸어 타고, 구미를 통과 한 후, 금호분기점을 지나, 도동분기점에서 대구포항간고속도로로 진입한다. 이어 서포항 IC에서 31번 국도로 내려서고, 죽장에서 69번 도로로 들어서서, 가사령을 지나 68번 도로로 갈아 탄 후 11시 10분 경, 통점재에 도착한다. 포항시 경계를 알리는 교통 표지판이 보이고 내연지맥 산줄기가 웅장하다.

통점재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1:10) 통점재/산행시작-(11:21) 660m봉, 좌-(11:28) 안부사거리-(11:36) 무덤 있는 안부-(11:46) 776.1m봉 갈림길, 좌-(11:56) 전망대-(12:01) 월성이씨 묘-(12:11) 팔공지맥분기봉-(12:31) 옛가사령길-(12;35) 안테나봉-(12:38) 가사령-(12:51) 봉-(!3:12~13:24) 분기봉/간식, 좌-(13:28) 분전반봉-(13:39) 능선분기, 좌-(13:50~13:52) 709.1m봉-(14:12~14:13) 전망바위-(14:20) 796.9m봉-(14:30) 봉-(14:38) T자, 좌-(14:39~14:40) 사관령-(15:01~15:06) 능선 좌우 우회-(15:08) 암릉 날등길-(15:10) 봉, 왼쪽우회-(15:15) 여강이씨 묘-(15:22) 봉, 좌-(15:30) 514.1m봉, 좌-(15:38) 배실재-(15:58) 시멘트도로-(16:10) 덕동청소년수련원』간식 12분 포함, 마루금 4시간 28분, 날머리 32분, 총 5시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버스에서 내리니 의외로 바람이 심하다. 하지만 한기가 가신 훈풍이다. 급경사 절개지를 지나 능선에 올라서도 가파름이 계속된다. 감기 몸살기운이 있어 몸은 천근인데 경사가 급하니 천천히 걸어도 죽을 맛이다. 발 빠른 대원들은 이미 시야에서 사라진지 오래고, 후미에는 후미대장 장미경씨와 오늘 모처럼 산행에 참여한 심산(深山)대장을 합쳐 모두 셋뿐이다.

절개지


등산로 주변에는 눈의 흔적도 없고, 등산로가 잘 정비돼 있다. 11시 21분, 660m봉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서고, 11시 28분, 안부사거리에서 직진하여 작은 봉우리를 넘고, 묘 2기다 있는 너른 안부를 지난다. 다시 경사가 급해진다. 뒤로 쳐져 천천히 오른다. 몸이 가벼운 후미대장은 앞장서서 다람쥐처럼 잘도 오르더니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져 버린다.

묘 2기가 있는 너른 안부


11시 46분, 776.1m봉 갈림길에 이른다. 마루금은 좌측이고, 776.1m봉은 오른쪽으로 마루금에서 3분 거리에 벗어나 있지만, 삼각점이 있고 조망이 좋아, 보통은 모두들 다녀오는 곳이다. 잠시 망설이다, 아쉽지만 왼쪽으로 내려선다. 몸도 무겁겠다. 최후미로 쳐진 주제에 혼자서 다녀오기가 망설여지기 때문이다. 아마도 화요맥에서라면 필시 배낭을 벗어놓고 다녀왔을 것이다.

776.1m 봉 갈림길


11시 56분, 왼쪽이 탁 트인 바위 전망대에서 주위를 둘러보며 사진을 찍는데 화요맥에서 낮이 익은 대원이 다가온다. 776.1m봉을 다녀오는 거냐고 물으니 그렇다며, 삼각점은 있으나 별 특징은 없는 평범한 봉우리라고 대답한다. 혼자서 유유자적 산행하는 모습이 보기가 좋다. 북동쪽으로 내연지맥 아래 넓은 고산분지에 자리 잡은 상옥리를 굽어보고, 남쪽으로 성법령과 가야할 방향을 카메라에 담은 후 전망바위를 내려선다.

내연지맥 산줄기와 상옥리

성법령과 가야할 능선


주변의 잡목들을 잘라내어 등산로가 말끔하다. 거치적거리는 것이 없으니 그 만큼 진행속도도 빠르다. 12시 1분, 정부인 월성이씨 묘를 지나고 안부를 거쳐 앞에 보이는 팔공지맥 분기점을 향해 가파른 오르막을 오른다. 뒤에서 인기척이 나며 젊은 대원 두 사람이 모습을 보인다. 역시 776.1m봉을 다녀오는 길이라고 한다. 무조건 앞사람만 따르거나, 표지기만 보고 산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사전조사를 하고 이처럼 여유 있게 산행을 하는 자세가 바람직하다. 뒤돌아 나뭇가지사이로 보이는 776.1m봉을 카메라에 담는다.

잘 정비된 등산로

뒤돌아 본 776.1m봉


12시 11분, 팔공지맥 분기봉에 오른다. 작년 10월, 팔공지맥을 시작하며 지난 곳이라 팔공지맥, 보현지맥 분기점을 알리는 표지판들이 낮 설지가 않다. 직진하여 3분 정도 오르면, 744.6m의 고라산을 지나 팔공지맥으로 이어지고, 낙동정맥 마루금은 왼쪽 길을 따라 가사령으로 내려서야한다. 양쪽으로 표지기들이 요란하다.

팔공지맥 분기점

표지기와 보현지맥 분기표지판


아름다운 송림 산책길이 이어진다. 등산로에는 솔잎이 노랗게 깔려있다. 지금 시각이 피치스톤을 가장 왕성하게 뿜어내는 때라며 숨을 깊게 들여 마시던 후미대장이 자기고향에서는 솔잎을 갈비라고 부른다며 반가워한다. 12시 31분, 옛 가사령 길인 안부에 내려섰다 건너편 절개지를 오르고, 4분 후 안테나가 있는 봉우리를 넘어, 12시 38분, 69번 도로가 지나가는 가사령에 내려선다.

아름다운 송림 산책길

옛 가사령길

굽어본 69번 도로

가사령-통점재 가기 위해 1시간 28분 전에 지났던 곳이다.


도로를 건너, 시멘트 옹벽을 넘고 절개지에 올라 오른쪽 능선으로 진행한다. 12시 55분, 삼각점이 있다는 599.6m봉에 오르지만 삼각점은 확인하지 못하고 지나친다. 능선이 왼쪽으로 굽어 내리고, 나뭇가지 사이로 상옥리 넓은 분지가 내려다보인다. 12시 59분, 안부를 지나고, 3분 후, T자 능선에 오른다, 앞선 대원들이 식사를 마치고 막 일어서는 참이다. 후미 세 사람도 이곳에서 간식을 들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1시 24분, 앞선 대원들의 뒤를 쫓는다.

599.6m봉

간식을 즐긴 T자 능선


1시 28분, 나뭇등걸에 분전반이 매어져 있는 고도 약 615m 정도의 봉우리를 넘어서고, 왼쪽으로 성법령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굽어본다. 1시 55분, 능선분기봉에 올라 왼쪽으로 진행하여 날등길을 지나고, 한차례 오르막을 오르니, 시멘트 헬기장이 있는 709.1m봉이다. 깨진 삼각점과 삼각점 안내판이 보인다. 양쪽으로 표지기들이 요란하다. 왼쪽은 성법령을 지나 내연산으로 이어지는 길이고, 마루금은 오른쪽이다. 나뭇가지 사이로 상옥리 넓은 분지가 내려다보이고, 오른쪽으로는 가야할 797m봉이 커다랗다.

성법령으로 이어지는 도로

709.1m봉

깨어진 삼각점

가야할 797m봉


"해발 400m에 형성된 상옥(上玉)분지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신라 때부터 숨어살게 된 사람들, 혹은 전란을 피해 온 사람들, 화전민들이 정착하여 커지게 된 마을로 지금은 약초 등의 재배로 부촌을 이루고 있다. '오강지두 팔령지하'(五江之頭 八嶺之下)라 하여, 오십천, 형산강, 낙동강, 금호강, 곡강의 분수령이 되고 오전령, 통점령, 간장령, 승암령, 천령, 괘령, 생란령, 갈전령 등을 넘어 타처로 통하는 산간오지이다.: (이상 펌)

상옥분지

709.1m봉을 내려선 후 봉우리 하나를 왼쪽으로 우회하고 다시 능선으로 진입한다. 평탄하게 이어지는 능선 군데군데에 큰 바위가 보이더니, 이윽고 전망대에 선다. 북서쪽으로 보이는 팔공지맥의 산세가 웅장하다. 2시 16분, 능선 안부에 내려서서 오늘구간에서 가장 높은 797m봉을 바라보고, 5분 후 봉에 올라 직진하여 내려선다.

팔공지맥의 산세

당겨찍은 300도 방향

안부에서 올려다 본 797m봉


2시 21분, 능선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평탄한 능선길을 걷는다. 2시 38분, T자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1분 정도 진행하니, 잡목과 억새가 무성한 묵은 헬기장인 사관령이다. 이름과는 달리 고개가 아닌 능선 분기봉이다. 선두가 깔아 놓은 종이표지판의 통과 시간이 1시 55분이다, 약 45분 정도 뒤졌으니, 무거운 몸으로 부지런히 따라온 셈이다.

평탄한 능선

사관령


왼쪽 급경사 내리막으로 달린다. 성긴 참나무 숲에 맨 땅이 들어나 보인다. 긴 내리막이다. 이윽고 능선은 다시 평탄하게 이어지지만, 여전히 삭막하다. 오른쪽으로 잠시 시야가 트이며 가사동이 내려다보인다. 작은 봉우리들을 좌우로 우회하면서 편한 사면길을 걷는다. 이어 돌 많은 날등길을 지나고 앞에 보이는 봉우리를 왼쪽으로 우회한 후, 3시 15분, 여강이씨 묘에 이른다.

삭막한 참나무 숲

가사동

암릉 날등길


3시 30분, 574.1m봉에 올라, 좌측으로 내려서며 나뭇가지 사이로 하산할 오덕리 마을을 굽어보고 수레길처럼 잘 정비된 등산로를 따라내려, 3시 38분, 너른 안부인 배실재에 도착한다. 낙동정맥 중간지점이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선두가 깔아 놓은 종이 표지판이 왼쪽으로 하산하라고 지시를 하고 있다. 앞으로 한티재까지는 3시간 정도 더 걸어야하니, 아쉬운 감은 있지만, 이곳에서 산행을 마무리한 것은 역시 옳은 결정이다.

오덕리

배실재

낙동정맥 중간지점 표지판


하산길이 넓고 기분 좋은 길이다. 시멘트 길로 접어드는 입구에 여러 장의 표지기들이 보인다. 아마도 낙동정맥의 들머리 날머리로 자주 이용되는 곳인 모양이다. 시멘트도로에 올라서서 내려다보는 마을이 생각보다 크고 평화롭다. 길가 과수원의 나무들을 보고 이 마을의 연륜을 짐작하고 파란 싹이 돋아나는 너른 밭, 그리고 논둑에 핀 매화꽃에서 산골마을의 정취를 만끽한다.

시멘트길로 접어들고

덕동마을

과수원

새싹 돋는 밭


4시 10분경 덕동청소년수련원 운동장에 정차해 있는 버스에 도착한다. 산악회가 준비한 음식을 먹는 둥 마는 둥 끝내고 서둘러 버스에 올라 휴식을 취한다. 버스는 5시경,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08. 3.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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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점재


2008년 3월 1일(토).

메솔 산악회의 안내로 낙동정맥 12번째 구간을 산행한다. 코스는『피나무재-질고개-간장현-통점재』로 도상거리는 약 17.2Km이다. 오늘 구간에서 드디어 청송군과 포항시 경계를 따라 남진하면서 낙동정맥 전체구간의 절반을 소화하게 된다.


오늘은 500m대에서 805m까지 제법 높은 봉우리들을 여럿 지나지만, 산 이름이 붙은 곳이 하나도 없다. 하지만 별바위를 중심으로 지나온 주왕산의 웅장한 산줄기, 그리고 포항시 경계로 들어서면서, 왼쪽으로 보이는 내연지맥의 힘찬 흐름이 줄곧 우리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구름이 낀 맑은 날씨다. 산행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영상 10도에 가깝고, 바람도 심하지 않아 등산하기에는 좋은 날씨다. 하지만 등로에 어느 정도의 눈이 쌓여 있는 가가 문제다. 일반적으로는 다음 구간의 산행을 생각해서 통점재에서 약 4.5Km 떨어져 있는 가사령까지 진행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주왕산 구간을 지나는 동안 이미 잇달아 두 차례나 무리를 했으니, 오늘은 더 이상 무리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못 된다.


숙의 끝에 선두가 4시까지 통점재에 도착할 수 있으면, 후미의 진행상황을 보고, 가사령까지 가기로 했지만, 질고개를 지난 이후는 여전히 눈 속 산행이라 선두가 통점재에 이른 것이 4시 20분경이다. 따라서 아쉽지만, 오늘 산행은 이곳에서 마감을 한다.


치악 휴게소에서 약 20분간 정차한 버스는 벌써 여러 차례 지나 낮이 익은 코스를 달려, 11시 4분, 해발고도 480m의 피나무재에 도착한다. 지난 번 보다 3분 빠른 도착이다. 산행준비를 마치고 절개지 철책의 개구멍을 지나며 산행을 시작한다.

피나무재 도착- 앞에 보이는 능선이 지난번 지났던 마루금이다.

개구멍과 낮은 포복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1: 04) 피나무재-(11:07) 산행시작-(11:13) 능선, 우 우회-(11:15) 능선, 좌 우회-(11:20) 549.9m봉-(11:23) 능선, 좌 우회-(11:25) 평해황씨 묘-(11:27) 임도삼거리, 직진-(11:31) 능선, 우 우회-(11:46) 도로, 직진-(11:50) 벌목지대-(11:59) 봉, 좌-(12:13) 622.7m봉/삼각점, 좌-(12:18) 헬기장, 좌-(12:25) 묘-(12:45~12:53) 간식-(12:58) 묘-(13:08) 안부사거리, 직진-(13:11) 질고개-(13:23) 산불초소-(13:34) 580m봉, 직진-(13:43) T자, 좌-(13:50) 묘, 좌-(13;52) 갈미골안부, 우-(13:55) 갈림길, 좌-(14:11) T자, 좌-(14:14) 680m봉, 직진-(14:21) 안부-(14:40) T자, 우-(14:43) 꺾임봉, 우-(14:53) 봉-(14:56) 성류골안부-(15:07) 헬기장-(15;30) T자, 좌-(15:33) 785m봉, 좌-(14:45) 805.5m봉, 좌-(15:47) 묘-(16:23) 간장현-(16:37) 능선분기, 우-(16:42) 봉, 좌 우회-(16:42) 묘 2기-(16:54) 702.5m봉-(17:05) 통점재』간식 약 8분 포함, 총 5시간 58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가파른 절개지를 지나 능선에 오른다. 잔설이 드믄 드믄 남아 있지만 산행에 영항을 줄 정도는 아니다. 선두, 후미를 가릴 것 없이, 가사령까지 가겠다는 생각에 모두들 진행이 빠르다. 등산로는 능선을 오른쪽, 왼쪽으로 우회하며 비교적 평탄하게 이어진다. 11시 20분, 549.9m봉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서고, 다시 능선을 왼쪽으로 우회한다. 11시 25분, 평해황씨 묘를 지나고, 2분 후 임도에 내려섰다, 건너편 절개지로 오른다.

잔설이 남아 있는 오르막 능선

549.9m봉

임도 건너 직진


등산로는 눈 덮인 봉우리를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능선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능선을 왼쪽으로 우회하며 임도와 나란히 달리고, 시야가 트이며 220도 방향으로 황정소류지와 가야할 능선이 보인다. 등산로가 도로면과 비슷할 정도로 내려선다. 이어 다시 봉 하나를 우회하고 잡목지대를 거쳐, 11시 46분, 도로를 건넌다.

220도 방향의 황정소류지,

도로면과 비슷할 정도로 내려서고

도로를 건넌다.


벌목지대를 지난다. 시야가 트이며 가야할 능선분기봉이 바로 눈앞이다. 11시 59분, 능선분기봉에 올라 왼쪽으로 크게 굽어 내린다. 완만한 내리막을 내려서자 한동안 평탄한 잡목능선이 이어진다. 백양나무인지 등걸이 흰 나무들이 눈길을 끈다.

벌목지대

가야할 능선 분기봉

능선분기봉에서 왼쪽으로


12시 13분, 삼각점이 있는 622.7m봉에 오른다. 삼각점은 마모가 심해 판독이 어렵다. 봉우리를 내려서서 순하게 이어지는 길을 빠르게 달린다. 12시 18분, 묵은 헬기장에 이르러 왼쪽으로 내려서고, 부드러운 능선을 걷는다. 왼쪽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별바위와 주왕산 줄기가 웅장하다.

622.7m봉

삼각점

별바위

주왕산 줄기


12시 25분, 묘 1기를 지나고, 편안하게 이어지는 길을 빠르게 이동한다. 12시 45분, 이제 봉우리 하나만 넘으면 질고개인 지점에서 황 대장의 제의로 동행하던 대원들이 모여앉아 점심식사를 한다. 버스에서 식사를 한 나는 간식을 들며 잠시 쉰 후 앞서 출발한다.

편안한 길


봉우리 하나를 왼쪽으로 우회하고, 묘 1기를 지나, 1시 2분, 마지막 봉우리를 넘고, 사거리 안부에 내려서서 직진한 후, 1시 11분 932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질고개로 내려선다. 한 쪽은 부남면, 다른 한 쪽은 부동면 표지판이 보인다. 선두가 깔아 놓은 종이 표지판의 통과 시간은 12시 50분이다. 선두는 식사도 않고 달리므로, 우리와의 시간차는 고작 10여분에 불과하다. 등로 상태가 좋아 도상거리 7.2Km를 2시간 이내에 주파한 것이다. 이런 속도라면 6시 정도면 충분히 가사령에 도착할 수 있겠다고 낙관한다.

질고개

선두가 깔아 놓은 종이 표지판


도로를 건너고 노란색의 경상북도 표지석을 지나, 표지기들의 안내를 받아 절개지를 오른다. 이어 묘를 지나고,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1시 23분,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곳에 이르러, 감시요원의 설명을 들으며 주위를 조망한다.

절개지를 올라 묘를 지나고

산불감시초소

북쪽 파노라마 -왼쪽 지나온 능선, 가운데 주왕산, 오른쪽 무장산

서쪽의 화장저수지 방향

남쪽 가야할 능선


산불감시초소를 지나자 등산로에 쌓인 눈이 깊어진다. 눈 쌓인 오르막길을 힘들게 오른다. 1시 34분, 580m봉에서 직진하여 울창한 참나무 숲으로 내려서고, 다시 가파른 오르막을 오른다. 1시 43분, T자 능선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봉우리 하나를 넘고, 이어 하얗게 눈을 뒤집어 쓴 묘를 만나 왼쪽으로 내려선다.

580m봉

눈 쌓인 참나무 숲길

T자에서 왼쪽으로


1시 52분, 갈미골 안부 삼거리에 내려서서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3분 후 갈림길을 만나 왼쪽으로 나아간다.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2시 11분, T자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진행하여 3분 후 680m봉을 넘고, 완만한 오르막을 지난다. 이어 작은 봉우리에 올라 왼쪽 급경사 내리막을 달려 안부에 이른다. 오른쪽으로 한줄기 능선이 남쪽으로 흐른다. 그 능선을 가야할 785m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라고 짐작을 하고, 혹시 중간에서 능선분기봉을 지나친 것이 아닌가? 하고 불안해한다.

680m봉

오른쪽에 보이는 능선을 가야할 능선으로 착각, 불안해진다


작은 봉우리 하나를 더 넘자, 날등길이 이어진다. 능선마루에 눈이 쌓여있고, 발자국들은 눈을 피해 오른쪽 사면을 타고 이어진다. 사람들이 지난 흔적은 틀림없는데 표지기도 보이지 않고, 발자국은 끊겼다 이어졌다 한다. 잠시 멈추어 서서 지도를 본다. 왼쪽에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것을 보면, 아직 능선분기봉을 지난 것 같지는 않고, 지도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비슷한 두 개의 능선이 거의 같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지 않은가? 비로소 알바가 아니라는 확신을 갖고 날등길을 빠르게 걷는다.

날등길


완만한 오르막길을 올라 2시 40분, T자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향하고, 3분 후 고도 약 675m 정도의 능선분기봉에서 남쪽으로 꺾어 내린다. 나뭇가지 사이로 비로소 가야할 능선이 펼쳐진다. 2시 53분, 작은 봉우리 위에 선다. 선두가 깔아 놓은 종이표지판의 통과시간이 2시 25분이다. 동쪽으로 웅장한 산세가 흐른다. 바데산, 동대산, 내연산으로 이어지는 내연지맥 줄기다.

가야할 능선

내연지맥


2시 56분, 급경사 내리막을 지나 안부로 내려선다. 성유골 안부라고 짐작한다. 눈 덮인 좁은 날등길을 지나, 3시 7분, 폐 헬기장을 거쳐, 눈 덮인 참나무 숲을 지난다. 쌓인 눈이 지난 구간의 주왕산 못지않게 깊다. 가파른 오르막을 힘들게 오른다. 봉우리 하나를 넘고, 다시 급 오름을 올라, 3시 30분, T자에서 왼쪽으로 오르며, 오른쪽 나뭇가지 사이로 간장리 마을을 굽어본다.

눈 쌓인 참나무 숲길

간장리 마을


3시 33분, 헬기장인 785m봉에 오른다. 삼각점이 있다고 하지만, 눈이 쌓여 확인하지 못한다. 마루금은 왼쪽으로 급하게 떨어진다. 질고개에서 이곳까지의 도상거리는 약 5.7Km인데 한숨도 쉬지 않고 내쳐 달렸는데도 2시간 21분이 소요된다. 역시 눈의 영향이다.

785m봉


3시 45분, 오늘 구간에서 가장 높은 805.5m봉에 오른다. 넓은 헬기장이다. 선두대장이 깔아 놓은 표지판의 시간이 3시 30분이다. 15분밖에 시간차가 없다. 선두대장이 지난번 주왕산 구간에서 혼가서 럿셀을 하느라고 몸살을 알았다더니, 아직도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모양이다.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몸살이 날 정도로 혼자서 고군분투하는 동안 선두대장은 얼마나 진정한 산꾼들을 그리워했을까?

805m봉


3시 47분, 묘 1기를 지나고, 이어 작은 봉우리들을 우회하거나 오르내리며 꾸준히 고도를 낮춘다. 오른쪽 나뭇가지 사이로 간장저수지가 보인다. 마루금이 크게 남서쪽으로 흐르기 때문에 뒤돌아보니, 지나온 능선이 뚜렷이 보인다. 오르내림이 연속인 능선이다.

뒤돌아 본 지나온 능선


4시 23분, 간장현에 내려선다. 선두가 통과한 시간이 3시 50분이다. 간장현에서 통점재까지는 약 30분 정도가 소요될 터이니, 4시까지 통점재 도착은 불가능하고, 따라서 오늘 가사령까지의 진행은 또 무리다. 맥이 쭉 빠진다. 안부를 지나 가파른 오르막을 천천히 오른다. 이제는 서두를 이유가 없다. 4시 37분, 능선 분기봉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4시 54분, 702.5m봉을 지난다. 이어 묘를 지나고 5시 4분, 통점재가 내려다보이는 절개지 위에서 힘차게 흐르는 내연지맥을 카메라에 담는다.

간장현

702.5m봉

통점재


5시 5분, 68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통점재에 내려선다. 역시 선두대장이 깔아 놓은 표지판이 도로 오른쪽으로 하산하라고 지시하고 있다. 도로를 따라 10분 쯤 걸어내려, 도로변에 주차해 있는 버스에 도착한다. 대원들이 모두 하산하여 식사를 마치자, 버스는 6시경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08. 3.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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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능선분기봉에서 본 별바위

주산재 삼거리에서 본 별바위


2008년 2월 16일(토).

뫼솔 산악회의 안내로 낙동정맥 12번째 구간을 산행한다. 코스는 『피나무재-볕바위-대관령-왕거암-느지미재-대원사』로 낙동정맥 시작 후 처음으로 북진한다. 마루금 도상거리 약 13Km, 날머리의 실제거리는 약 8Km다.


주왕산 구간에 눈이 많이 쌓여, 지난번에 힘든 산행을 했었는데, 이번에도 무리한 산행이 강행된다. 그 때문인지 몇몇 고정멤버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번 12시가 넘어 귀가하여, 집사람에게 핀잔을 들은 일도 있고 해서, 이번에는 빠질까 생각도 해 봤지만 이왕 시작한 일이고, 나중에 땜방하느라 신경 쓰기도 귀찮아, 내키지는 않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참여를 한다.


역시나 무리한 산행이다. 9시간 30분 동안, 눈과 바람에 시달리고, 추위에 떨며, 최후미로 8시 42분 경 버스에 도착하고, 8시 50분경에 서울로 출발하여, 양재에 내리니, 1시가 넘었다. 정맥꾼들이야 각오한 일이겠지만, 주왕산을 간다고 멋모르고 따라나선 일반 참여자들에게는 참으로 황당한 일이었겠다.


입춘이 지났지만, 늦추위가 기승을 부린다. 주왕산은 아침 최저기운이 -9도, 낮 최고기온은 영상 4도라고 하지만, 북서풍이 강하게 불어 체감온도는 하루 종일 영하의 추운 날씨다. 30명 내외의 대원들을 태운 버스는 11시 3분, '주왕산국립공원 안내', '출입금지', '수렵금지' 등의 표지판들이 요란한 피나무재에 도착한다.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1:03) 피나무 재-(11:10) 산행시작-(11:17) T자, 우-(11:28) 국립공원 경계석-(11;44) 701.5m봉-(12:01) 암릉 왼쪽 우회-(12:04) 632.2m봉-(12:24) 능선분기봉, 좌-(12:45) 별바위 암봉 왼쪽 우회-(12:53~12:56) T자/통천문/전망바위-(13:05) 별바위 정상-(13:07~13:17) 간식-(13:33) 주산재 삼거리-(13:45) 절골 삼거리-(14:15) 봉(약 520m)-(14:39) 묘/새 묘석-(14:42) 능선 왼쪽 우회-(14:52) 묘-(14:55) 돌무더기/신술골 삼거리-(15:13) 묘-(15:32) 헬기장-(15:43) 봉(약 680m)-15:48) 봉(약 690m), 우-(16:03) 청련사 갈림길-(16:10) 갓바위 전망대 갈림길-(16:12) 갓바위 전망대-(16:14) 전망대 갈림길-(16:23) 바위 사이 내리막-(16:27) 안부-(16:30) 대관령 바위-(16:33) 능선 왼쪽 우회-(16:34) 모듬처-(16:38) 날등길-(16:53) T자, 우-(17:05) 능선 왼쪽 우회-(17:23) 왕거암 삼거리-(17:33) 왕거암-(17:39) 왕거암 삼거리-(17:57) 봉(약 695m)-(18:12) 갈림길, 좌-(18:14) 느지미재-(19:14) 큰골 입구-(20:42) 내원사 주차장』휴식 15분 포함, 총 9시간 32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피나무재에 도착하여 버스에서 내리니, 바람이 강하게 불고, 추위가 장난이 아니다. 8시 10분 경, 치악 휴게소에서 잠시 머물고, 이후 내쳐 달려 왔음으로 버스에서 내린 대원들은 우선 한 줄로 길게 늘어서서 급한 용무부터 해결한다. 용무를 마치고 산행차비를 하는데, 피나무재가 아닌 것 같으니, 다시 버스에 타라는 지시가 내린다.

피나무재 들머리


이상하다. 고도계의 고도도 480을 가리키고, 출입금지 팻말도 있겠다, 다음 구간에 지나야할 개구멍도 오른쪽에 보이는 걸 보면 틀림없이 피나무재인데... 대원들은 다시 버스에 오르고, 대장들이 이리 뛰고 저리 뛰어다니며 확인을 한 후, 피나무재가 맞으니, 다시 내리라고 한다. 주위를 정비하느라고 누군가가 표지기들을 모두 제거했기 때문에 생긴 해프닝이다. 11시 10분, 비로소 산행이 시작된다.


시멘트 옹벽 위의 절개지는 남향이라 눈이 많이 녹았지만, 능선에 진입해 보니, 깊게 쌓인 눈은 여전하다. 11시 17분, T자 능선에 올라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11시 28분, 국립공원 경계석을 지나고, 봉우리 하나를 넘은 후, 세찬 바람에 시달리며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눈 쌓인 좁은 능선

국립공원 경계석


11시 44분, 701.5m봉에 오르고 이어 눈 쌓인 길을 한동안 오르내린다. 경사는 완만하지만 눈 속에 깊게 패인 발자국을 따라 어기적어기적 걷자니, 힘은 힘대로 들고 속도는 나지 않는다. 다행히 지난 1월말 이 구간을 지나간 산악회가 있어 얼추 럿셀이 된 길이라, 체력이 좋은 선두그룹은 속도가 나는 모양이다. 남서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다음 구간으로 가야할 무포산이 (716.7m) 깨끗한 모습을 보인다.

무포산 방향의 조망


고만고만한 봉우리 두어 개를 넘고, 좁은 능선을 지나, 암릉지대로 들어서자, 등산로는 이를 크게 왼쪽으로 우회한다. 12시 4분, 632.2m봉을 넘어서니, 정면 나뭇가지 사이로 별바위가 험상궂은 모습을 보인다. 바위가 높아 별을 잡을 수 있다고 해서 별바위라 했다던가... 이어 바람이 거센 너른 설원을 지나고, 12시 24분, 능선 분기봉에 오르니 별바위가 바로 정면에 있다.

바람이 거센 설원을 지나고

가까이 본 별바위


능선 분기봉을 왼쪽으로 내려서서 별바위로 향한다. 작은 봉우리 하나을 넘고, 별바위가 정면으로 보이는 능선 안부로 내려선다. 왼쪽에 하얗게 눈이 덮인 주산지가 보인다. 12시 45분, 별바위 암봉을 왼쪽으로 우회하는가 싶었는데, 앞선 사람들의 발자국이 오른쪽 가파른 사면으로 이어진다. 아마도 바위틈 사이로 난 암릉길이겠지만, 지금은 온통 눈으로 덮여, 발자국 밖에 보이는 것이 없다. 경사는 점점 가팔라지고, 물기가 하나도 없는 눈이 몹시 미끄럽다. 나뭇가지를 잡으며 네 발로 기어오른다. 자칫 미끄러져 구르기라도 한다면 헬기를 불러야 할 정도로 위험한 곳이다. 두 걸음 오르고 한번 미끄러지는 식으로 겨우 겨우 통천문이 있는 T자 능선에 오른다.

눈 덮인 주산지가 멀리 보인다.

통천문


능선 오른쪽은 전망바위고, 왼쪽은 별바위봉으로 오르는 가파른 오르막이다. 우선 오른쪽의 전망바위에 오른다. 암봉 중턱쯤에 있는 전망대라 시야가 제한되는 것이 아쉽다. 바람이 거세어 사진 두어 장을 찍고 서둘러 내려선다. 눈이 없어 암봉 꼭대기에 오를 수 있다면 말 그대로 낙동 제1의 조망을 즐길 수 있는 멋진 곳이 되겠다.

전망바위에서 본 지나온 능선

왼쪽의 암봉 정상 -저 위를 올라 봤어야 하는 건데, 아쉽다.


다시 통천문을 지나, 가파른 오르막을 미끄러지며 힘겹게 오른다. 1시 5분, 별바위 정상(745.2m)에 선다. 이곳까지 산행을 시작해서 2시간 가까이 걸렸다. 눈이 없으면, 1시간 20분이면 충분한 곳이라는데, 눈 때문에 1/3 정도 시간이 더 걸린 셈이다. 바람이 거세다. 좁은 정상에 삼각점이 있다지만, 눈에 묻혀 확인하지 못하고, 지나온 암봉을 카메라에 담은 후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주산재 삼거리로 향한다

별바위에서 굽어 본 암봉


좁은 능선길을 따라 내린다. 바람을 막아 주는 바위아래, 위태로운 비탈에서 대원들 한 무리가 모여 앉아 식사를 하고 있다. 합류하여 간식을 들며 10여 분간 휴식을 취한 후, 동쪽을 향해 급경사 내리막을 달려 내린다. 이어 좁을 능선길을 지나고, 1시 33분, 고도 약 635m 정도의 주산재 삼거리에 이르러, 별바위를 뒤돌아본 후, 왼쪽 내리막으로 내려선다. 이곳에서 직진하면 우설령으로 하산하는 길이고 계속 능선을 따르면, 영덕의 진산인 팔각산에 이르게 된다.

좁은 능선길을 걷고

뒤돌아 본 별바위


다시 눈 쌓인 좁은 능선길을 걷는다. 작은 봉우리 하나를 넘고, 1시 45분, 절골 삼거리에 이르니, 왼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멋진 봉우리가 보인다. 방향이나 생김새로 보아 주왕산이라고 짐작한다. 계속하여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을 오르내린다. 심한 업 다운은 아니지만 눈 쌓인 길이라 생각보다 체력소모가 심하다. 2시 15분, 고도 약 520m 정도의 봉우리에서 왼쪽으로 멋진 능선을 보고, 평탄한 능선을 걸으며 오른쪽으로 달산면을 굽어본다.

안부 삼거리에서 본 주왕산 방향

520m봉에서 본 왼쪽 조망

능선에서 본 달산면 방향의 조망


2시 39분, 새 묘석이 놓여있는 묘를 지나고, 능선을 왼쪽으로 우회하여 너른 안부에 내려선다. 이어 무덤 1기를 지나 돌무더기가 있는 신술골 안부에 이른다. 선두가 깔아 놓은 종이 표지판에 통과시간이 2시 5분으로 기재 되어있다. 현재시각이 2시 55분이니, 도상거리 약 8Km를 진행하는 사이에 선두에 50분이 뒤졌다는 이야기이다.

너른 안부

돌더미와 종이 표지판


완만한 오르막을 오르며, 오른쪽으로 묘 1기를 보고, 봉우리 두 개를 넘어선 후, 3시 32분, 798m 헬기장 너른 봉우리에 오른다. 직진하여 가파른 내리막을 지나고, 능선을 왼쪽으로 우회하며, 왼쪽으로 높은 봉우리를 보고, 왕거암이 아닌가 생각하지만, 나중에 보니 진짜 왕거암은 그 능선 너머에 있다. 다시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을 오르내리고, 4시 3분, 이정표가 있는 청련사 갈림길을 지난다.

묘 1기

798m 헬기장

왕거암으로 착각한 봉우리

청련사 갈림길 이정표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른다. 4시 10분, 갓바위 전망대 갈림길에서 오른쪽의 전망대로 향하고, 2분 후, 전망대에 선다. 북동쪽과 동쪽으로 보이는 웅장한 산세가 장관이다. 전망대 오른쪽은 사유지니 출입하지 말라는 현수막이 보이고, 밧줄이 처져있다. 4시 14분, 갈림길로 되돌아와 이정표가 가리키는 갓바위 쪽으로 진행한다.

갓바위 전망대에 걸린 현수막

전망대에서 본 20도 방향의 조망- 아래쪽에 갓바위가 보인다.

동쪽 조망

갈림길로 되돌아오고


앙상한 참나무 숲, 펑퍼짐한 눈 위로 외줄기 발자국이 이어진다. 4시 18분,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 이른다. 11시 방향이 주왕산, 2시 방향이 갓바위다. 갓바위까지 약 200m라고 하지만, 눈 때문에 갓바위에 오를 수 있다는 보장도 없고, 조망도 갓바위 전망대의 것과 오십보백보일 것 같아 아쉬움을 남긴 채 막 바로 주왕산 방향으로 진행한다.

참나무 숲 설원의 눈길

갓바위 갈림길 이정표


4시 23분, 양쪽 바위사이로 가파르게 떨어지는 좁은 길을 지나, 너른 안부에 이르러 직진하고, 4시 30분 대관령 바위를 지나, 능선을 왼쪽으로 우회한다. 반갑게도 우회로에는 눈이 녹아 모처럼 낙엽을 밟고 지난다. 4시 34분, 텐트 자리를 지난다. 개념도에 표시된 모둠터가 아닌지 모르겠다. 이어 날등길을 걷는다. 오른쪽은 천야만야한 낭떠러지이고, 절벽 아래로 웅장한 산세가 펼쳐있다.

대관령으로 떨어지는 바위사이의 내리막길

대관령 바위

눈 녹은 우회로

모음터인가?

 

날등길에서 본 오른쪽 조망 1

날등길에서 본 오른쪽 조망 2


4시 53분, T자 능선에 올라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이어 능선을 왼쪽으로 우회한다. 비로소 나뭇가지 사이로 왕거암이 가깝게 보인다.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왕거암 삼거리로 이어지는 급경사 오르막이다. 잠시 뒤돌아 지나온 능선을 카메라에 담고, 미끄러운 눈길을 네발로 기어올라, 5시 23분, 왕거암 삼거리에 오른다, 선두가 깔아 놓은 종이 표지판이 양쪽으로 보인다. 왼쪽 왕거암 쪽에는 "왕거암 왕복 하세요" 라고 적혀 있고, 오른쪽 느지미재 쪽에는 4시 30분이라고 통과 시간이 남겨져 있다.

가깝게 보이는 왕거암

되돌아 본 지나온 능선

왕거암 삼거리


잠시 망설인다. 선두가 4시 30분에 느지미재로 향했으니, 선두의 하산시간도 7시 30분경이 될 터이고, 그러면 어차피 12시 전에 서울 도착은 물 건너 간 상황이다. 여기까지 왔는데, 마루금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약 250m 정도 떨어져 있는 최고봉인 왕거암(王居岩, 907.4m)을 그냥 지나친다는 것은 말이 않된다. 후미도 뒤에 있겠다, 설혹 최후미로 늦게 하산하여 눈총을 받더라도 할 수 없잖은가?"

 

눈 딱 감고 왕거암으로 향한다. 눈이 온 후에는 아마도 우리 대원들이 처음 지나 간 모양이다. 다져지지 않은 눈길이 무척 미끄럽다. 5시 33분, '왕이 살았던 바위' 이라는 이름과는 달리, 아무것도 없는 썰렁한 정상에 오른다. 삼각점이 있다지만 눈에 덮여 보이지 않고, 정상에서 가메봉 쪽으로 향한 발자국도 없다. 주위의 나무에 가려 조망도 별로다. 사진 몇 장을 서둘러 찍고 삼거리로 향한다.

왕거암 정상, 발자국은 이곳에서 스톱이다.

정상 직전의 바위, 이 바위 때문에 왕거암인 모양이다.

왕거암에서 본 지는 해


5시 39분, 삼거리로 되돌아온다. 선두와 1시간 9분차이다. 이때까지 후미 팀은 만나지 못한다. 뒤 따라오나? 앞서 나갔나? 좀처럼 감이 잡히지 않는다. 어찌됐건 느지미재를 향해 눈 쌓인 급사면을 미끄러져 내린다. 5시 57분, 봉우리 하나를 넘고,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6시 14분, 느지미재에 도착하여 왼쪽 계곡으로 들어선다. 

삼거리에 선두가 남긴 하산표지

느지미재


골짜기로 내려서서 배낭을 벗어 놓고, 헤드랜턴 준비를 한 후, 두어 목음 남은 어한 주를 마시며 약 5분간 휴식을 취한다. 6시 26분, 지난번 하산지점을 통과하고, 어둑한 계곡을 랜턴 불빛에 의지하여 빠르게 달려 내린다. 7시 14분, 큰골 입구 이정표를 지난다. 지난번에 이곳을 지난 시각이 5시 37분이었는데도, 서울에 도착하니 지하철이 끊겼었는데, 오늘은 그 때보다도 1시간 37분이 더 늦었다. 이처럼 무리한 산행을 강행하는 산악회의 배짱이 대단하다.

큰골이정표


8시 42분, 대원사 주차장 부근에 정차해 있는 버스에 도착하고, 8시 50분 경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1시 7분 양재에 내려 집에 도착하니 1시 20분이다. 잠자리에 든 집사람은 잠이 들었을 리 없을 터인데도 내다보지도 않는다.

 


(2008. 2. 18.)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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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눈길- 무릎까지 빠지는 눈속을 서너 시간 걷다보면 아름답다는 느낌은 사라지고...


2008년 2월 2일(토).

뫼솔산악회의 안내로 낙동정맥 10번째 구간을 산행한다. 코스는 『황장재-대둔산-두고개-먹구등-875m봉-느지미재-대전사』로 마루금 도상거리 약 12Km에 날머리의 실제거리는 약 8Km 정도이다.


주왕산을 지나는 이번 구간은 황장재에서 피나무재까지의 도상거리 약 24Km를, 눈 쌓인 겨울철을 피해, 한 번에 무박으로 주파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하지만 참여자들의 편의를 고려해야하고 수익도 생각하여야하는 산악회 입장에서는 명산인 주왕산을 무박으로 지나쳐버리기엔 너무 아쉽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래서 주왕산 계곡과 가메봉을 코스에 넣고, 이 구간을 둘로 나누어 산행한다. 좋은 발상이다. 첫 구간은 황장재에서 왕거암까지 마루금을 걷고, 왕거암에서 가메봉을 거쳐 큰골을 지나 대원사로 하산한다. 두 번째 구간은 피나무재에서 역으로 왕거암까지 마루금을 걷고, 왕거암에서 가메봉과 사창골을 경유, 대전사로 하산한다.


이렇게 구간을 나눌 수 있는 것은 다시 두 가지 사항이 전제가 되기 때문이다. 하나는 마루금의 구간 나뭄은 필히 왕거암이 되어야하고, 산행하는 시기는 눈 덮인 겨울철은 피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 일몰 전 하산이 가능하고, 주왕산 계곡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주왕산을 간다고 해서인지 평소보다 많은 30명 내외의 대원들이 참여한다. 추위가 풀렸다고는 하지만 고속도로를 달리는 버스 차창에는 성에가 하얗게 서린다. 아침식사를 위해 버스가 치악 휴게소에 잠시 머문다. 버스에서 내리니 아랫도리가 써늘하다. 버스가 조령터널을 지나기 전까지는 주위의 산들이 온통 눈에 덮여 하얗다. 하지만 조령터널을 지나자 마치 딴 세상에 온 것처럼 주위 풍광이 일변한다. 주위 산에는 눈의 흔적도 없다. 주왕산은 어떨까? 산악회에서는 이미 현지 상황을 조사했을 터인데도 별 이야기가 없는 것을 보면, 아마도 눈이 없는 모양이다.


버스가 서안동 IC에서 고속도로를 버리고 9시 30분 경, 안동시내 통과한다. 이제 1시간이면 황장재에 도착할 것이다. 좁은 좌석에서 불편하게 앉아, 이것저것 산행준비를 하지만 산에는 눈이 많지않다고 생각하여, 스패츠는 준비하지 않는다. 하지만 버스가 황장재에 접근하자 주변 산에 눈이 하얗다. 서둘러 스패츠를 꺼내 착용한다.


산행을 시작해서 무덤 1기가 있는 능선 분기봉까지의 오르막길에는 잔설 정도의 눈이 깔려있지만, 주능선에 이르니 눈은 점차 깊어지고, 앞서 산행을 한 사람들도 없어, 선두가 럿셀을 하며 길을 낸다. 눈이 내린지는 한참 된 모양이다. 푸석푸석하게 얼은 이른바 죽은 눈이다.


선두가 설피도 없이 럿셀을 해서 길은 낸다. 럿셀도 힘들겠지만, 온통 하얗게 눈이 덮인 산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길 찾는 것이라고 한다. 길을 찾느라 신경을 쓰고, 럿셀을 하느라 힘을 쏟는 선두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먹구등을 지나면서 잠시 뒤로 빠진 엄 대장님은 두통과 어지럼증을 호소한다. 두통은 체력소모가 과했다는 이야기이고, 어지럼증은 백설 위에서 길을 찾느라 신경을 쓰다 얻는 눈에 홀린 증상이다.


후미는 선두가 애써 내어 놓은 눈길을 따라 어기적어기적 쉬지 않고 열심히 걷는다. 두고개에서 선두와 중위그룹이 만나고, 먹구등에 이르러서는 후미마저 합류하여 모든 대원들이 기나긴 기러기편대를 이루며 함께 진행한다. 선두 그룹이 교대로 럿셀을 하며 나가다 길을 찾기 위해 잠시 멈춰서면 뒤따르는 편대도 올 스톱이다. 깊게 빠지는 눈 속을 3~4시간 동안 어기적대며 걸어보라! 평소에 아름답게 느껴지던 눈이 지겹게 느껴질 것이다.


황장재에서 느지미재까지의 도상거리 약12Km를 걷는데 선두, 후미 구분 없이 약 6시간이 걸렸다. 시간당 2Km를 걸었다는 이야기이다. 그나마 날씨가 따듯하고 바람이 없었던 것이 큰 행운이었다. 만약 날씨가 춥고 바람마저 강하게 불었다면 길 찾는데 더 애를 먹었을 것이고, 신발 속에 눈이 들어가 발이 젖은 많은 대원들은 동상에 걸려 평생을 고생할 뻔 했다.


느지미재에서 대진사 주차장까지는 일반거리로 약 8Km가 된다. 눈 덮인 계곡, 어두운 밤길을 2시간 만에 주파한다. 그리하여 오늘의 총 산행시간은 약 8시간이 소요된다. 선두고 후미고 구분 없이 참여한 대원들이 모두 최선을 다한 결과다. 산악회가 홈 페이지에 계시했던 오늘 구간의 산행소요시간 7시간은 눈이 없을 때의 기준시간이고, 산행 전 후미대장이 버스 속에서 제시한 6시간은 후미를 독려하려는 정책적인 시간이겠지만, 실제로 걸린 8시간은 오늘 산행에 참여한 모든 대원들이 하나같이 최선을 다해 이룩한 시간이다.


다음 구간은 피나무재에서 왕거암을 지나고, 다시 느지미재에서 큰 골을 거쳐 대진사로 하산할 계획이라고 한다. 느지미재는 황장재에서 피나무재까지의 24Km중 대충 절반에 해당하는 약 12Km 지점에 위치한다. 이러다보니 산악회에서는 다음 구간의 산행소요시간을 얼마로 보고, 또 서울 도착시간을 언제로 예정하는 지와 참여 대원수는 어느 정도가 될 것인가 하는 두 가지 사항이 자못 궁금해진다.

버스는 10시 41분, 황장재에 도착한다.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0:31) 황장재 도착-(10:43) 산행시작-(10:53) 봉, 왼쪽 우회-(11:01) 이정표<황장재 1K/먹구등 7.9K>-(11:09) 능선분기, 우-(11:12) 봉, 왼쪽 우회-(11:16) 능선안부-(11;19) 쌍묘-(11:20) 갈평재/이정표-(12:13) 봉-(12:19) 봉-(12;21) 묘 1기-(12:48) 대둔산 갈림길-(12:54) 대둔산 정상-(12:58~12:59) 대둔산 갈림길-(13:12) 봉-(13:21) 799.7m봉-(13:51) 묘 있는 안부-(14:02) 732m봉-(14:09) 바위지대-(14:47~14:54) 두고개/간식-(15:17) 먹구등-(15:22) 봉-(16:07) 봉, 우-(16:22) 명동재-(17:02) 느지미재-(17:37) 큰골/이정표-(17:50) 내원마을 터-(19:00) 버스』 마루금 6시간 12분, 간식 7분, 날머리 1시간 58분, 총 8시간 17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산행준비는 버스에서 모두 마쳤음으로 버스가 황장재에 도착하자 바로 들머리로 이동하여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은 날머리가 길어 자칫 일몰에 걸릴 가능성이 있음으로 느지미재까지는 3시 반(약 5시간 소요)까지 도착하고 날머리 소요시간을 2시간 30분로 예상하여, 6시까지는 하산을 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운 터라 전에 없이 서둘러 선두구릅에 끼어든다.

산행시작


황장재의 고도는 약 360m, 대둔산의 높이는 905m다. 잔설이 깔린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봉우리 하나를 왼쪽으로 우회하고 남쪽으로 뻗은 능선을 걸으며, 오른쪽으로 눈 쌓인 661.7m봉을 가까이 본다. 11시, T능선에 올라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1분 후, 능선 안부에 세워진 이정표를 지난다. 황장재에서 1Km 떨어진 지점이라고 한다. 아마도 이정표상의 거리는 도상거리가 아닌, 실제거리인 모양이다.

잔설이 깔린 급 오르막

오른쪽으로 보이는 661.7m봉

첫 번째 이정표


11시 8분, 눈이 하얗게 덮인 묘가 있는 능선 분기봉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능선에는 잔설 수준을 넘어 눈이 제법 쌓여있지만 아직은 행보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다. 11시 12분, 661.7m봉으로 분기하는 능선 분기봉을 왼쪽으로 우회한 후 안부를 지나 쌍묘가 있는 작은 봉우리에서 정면 나뭇가지사이로 가야할 대둔산을 본다.

능선분기봉의 묘

쌍묘에서 본 대둔산


11시 20분, 이정표와 V자 모양의 멋진 나무의자가 있는 사거리 안부에 내려선다. 길평재다. 이어 급경사 오르막을 거쳐, 11시 36분, T자 능선에 올라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능선이 좁아지며 쌓인 눈이 점점 깊어진다,

길평재의 나무의자

이정표

완만하게 이어지는 날등길


11시 41분, 먹구등 5.8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쓰러져 눈에 묻혀있는 봉우리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선 후 봉우리 하나를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11시 52분, 먹구등 5.2Km/황장재 3.7K를 알리는 이정표와 송이 불법채취 금지 현수막이 있는 T자 능선에 올라 왼쪽 가파른 오르막으로 진행한다. 등산로 변에 반 이상이 찢겨 달아난 낡은 텐트가 방치돼 있다.

쓰러져 눈에 묻힌 이정표

가파른 T자 능선에 버려진 텐트


황장재에서 대둔산까지의 도상거리는 약 3.7Km이다. 눈이 많이 쌓인 길이긴 하지만, 이곳에서 대둔산까지는 앞으로도 1시간 정도는 더 가야하는데, 이곳 이정표에 황장재 3.7Km라고 쓰인 것을 보니 황당한 느낌이 든다. 급경사 오르막이 이어지고, 눈길은 점점 깊어져 정강이까지 이른다. 소나무들과 잘 어우러진 바위지대를 지나고, 눈앞의 봉우리를 대둔산으로 생각하고 오르지만 또 다른 봉우리가 눈앞을 막아선다. 다시 이를 넘는다. 전면에 너른 능선이 펼쳐지고, 무덤 1기가 하얗게 누워있다. 고산 분위기가 역역하다.

소나무와 바위가 어우러진 능선을 지나고

고산 분위기가 물신 풍기는 너른 능선에 묘 1기가 하얗다.


앞에 봉우리가 또 다시 보이지만, 넉넉하게 너른 능선, 그리고 원시림처럼 울창한 숲은 이미 대둔산 경내에 들어섰음을 웅변으로 말해주고 있다. 울창한 낙엽송 숲 사이로 평탄한 눈길이 이어지고 눈은 거의 무릎까지 빠진다. 12시 48분, 무덤 1기가 있는 능선 분기지점에 오른다. 선두그룹이 잠시 쉬었다가 왼쪽 마루금을 따라 출발하는 모습이 보인다.

이 봉우리를 넘어야 대둔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분기지점이다.

빽빽한 낙엽송 사이로 이어지는 눈길

 무덤이 있는 대둔산갈림길


오른쪽 대둔산으로 향한다. 완만한 오르막이지만 푹푹 빠지는 눈길이 장난이 아니다. 12시 54분, 너른 대둔산 정상에 오른다. 비닐 정상표지판 하나가 달랑 나무 등걸에 매어져 있을 뿐 조망도 별로다. 12시 58분, 능선 분기지점으로 되돌아와 동남쪽으로 명동재와 먹구동을 보고 동쪽 조망을 카메라에 담은 후, 마루금을 따라 내려선다.

대둔산 정상

동쪽 조망

140도 방양의 조망, 나뭇가지 사이로 명동재와 먹구등이 가깝다.


완만한 내리막 능선이 이어진다. 눈이 없으면 힘들이지 않고 기분 좋게 달릴 수 있는 길이지만, 무릎까지 빠지는 눈길에서 앞 사람의 발자국을 따라 어기적어기적 걷자니 힘은 힘대로 들고 진행 속도는 거의 절반으로 떨어지는 느낌이다. 1시 22분, 삼각점이 있다는 799.7m봉에 오르지만, 눈에 덮인 삼각점은 확인하지 못한다. 이어 좁은 날등길을 지나고, 무덤 1기가 있는 너른 능선 안부를 걷는다.

왼쪽 명동산에서 흐르는 능선

799.7m봉, 삼각점은 확인하지 못한다.

무릎까지 빠지는 날등길

앞사람 발자국 따라 어기적어기적 걷다보니 지겨워지기 시작하는 눈길


오르막길을 오르다, 왼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명동재와 먹구등의 깨끗한 모습을 본다. 2시 2분, 732.6m봉에 오르지만 역시 삼각점은 확인하지 못한다. 길 찾기와 럿셀에 바쁜 선두그룹은 삼각점을 찾는 노력을 포기한 모양이다. 이어 바위지대를 오른쪽으로 우회하고, 내리막길을 달려, 2시 47, 두고개에 내려선다. 선두그룹이 진행을 멈추고 모여 있다.

왼쪽으로 보이는 명동재와 먹구등

732.6m봉

바위지대 1

바위지대 2

두고개에서 멈춰선 선두그룹


길을 확인하는 것인지, 아니면 오른쪽으로의 탈출을 의논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선두가 멈춰 있으니, 겨우 숨을 돌리고, 산행 후 처음으로 잠시 휴식을 취하며 간식을 즐긴다. 이윽고 대원들은 직진하여 가파른 오르막을 줄지어 오르고, 휴식을 마친 나도, 2시 54분, 서둘러 이들 뒤를 따른다. 급한 오르막을 지나 봉 하나를 넘고, 앞에 보이는 먹구등으로 향한다.

먹구등으로 향하는 대원들


3시 17분, 표지판이 걸려 있는 먹구등에 오른다. 두고개를 출발해서 24분이 지난 후다. 눈이 없다면 13~14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휴식도 없이 왼쪽으로 진행하여 명동재로 향한다. 봉우리 하나를 넘고, 좁은 능선을 걸으며 왼쪽으로 하얗게 얼어붙은 저수지를 굽어본다. 선두를 교대하고, 길을 찾느라 시간이 한 없이 흐른다. 다시 봉 하나를 넘고, 4시 22분, 명동재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먹구동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명동재로 향한다.

명동재


내리막길에 느지미재가 가까워지자 럿셀을 하겠다고 앞서 나서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정면 나뭇가지 사이로 왕거암, 가메봉이 가까이 보인다. 5시 2분, 느지미재에 내려서서 오른쪽 골짜기를 따라 하산한다. 해떨어진 다음에 걷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뛰듯이 달린다. 몸에 열이 나며, 찬 공기와 만나니 안경에 김이 서려 시야가 흐려진다.

정면으로 보이는 왕거암, 가메봉

느지미재


5시 37분, 가메봉 갈림길인 큰골에 이르고, 5시 50분, 옛 내원마을 터를 지난다. 6시가 넘으니 주위가 어두워진다. 헤드 랜턴을 켜고 국립공원의 잘 닦인 산책로를 달려 내린다. 7시 정각, 주차장 식당 앞에 정차해 있는 버스에 오른다.

큰골 이정표

내원마을 터

산행 종료


식당을 빌어, 산악회가 마련한 음식으로 식사를 하고, 버스는 7시 30분,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11시 25분 양재에 도착하여. 막차로 고속버스터미널까지는 왔으나, 7호선은 이미 끊긴 후다. 할 수없이 역을 나와 택시를 잡아타고, 12시 20분 경 집에 도착한다. 자지 않고 기다리던 집 사람이 한마디 한다.


"당신이 청춘인줄 알아요?

 

(2008.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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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노라마 - 명동산에서 동남 방향으로 흐르는 능선


2008년 1월 19일(토).

뫼솔 산악회의 안내로 낙동정맥 9번째 구간을 산행한다. 코스는 『삼의교-박짐고개-포도산 왕복-632.1m봉-화매재-시루봉-황장재』로 마루금 도상거리 14.1Km에 포도산 왕복 약 1Km를 합한 약 15.1Km이다.


황장재는 청송군과 영덕군의 경계를 이루는 고개로 34번 국도가 지나간다. 지난해 10월 6일 출범한 낙동정맥 종주는 태백시, 봉화군, 영주시, 영양군, 청송군을 거쳐 이제 영덕군경계에이른다. 낙동정맥 천리길(400Km) 중에서 약 370리(약 149Km)를 달려 온 것이다.


태백에서 시작하여 영양군의 심산오지를 지나면서, 천의봉, 유령산, 우보산, 백병산, 구랄산, 면산, 묘봉, 용인등봉, 진조산, 통고산, 칠보산, 검마산, 백암산, 독경산, 맹동산, 봉화산, 명동산, 포도산을 거쳐, 이제 주왕산국립공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동안 많이도 내려 왔구나. 스스로 대견하다는 생각이 든다.


6시 40분경, 서초구청 앞에서 산악회 버스에 오른다. 중부지방의 최저 기온이 영하 10도를 밑도는 강추위가 한발 물러섰다고는 하지만, 한데서 버스를 기다리는 새벽은 몹시 춥다. 오늘 참여인원은 대장님들을 포함하여 모두 30명이다. 이제 9번째 산행이 진행되다보니, 참여인원 수에 큰 변화가 없다. 완주할 대원들만 남은 모양이다.


버스가 고속도로를 달리자 차창에 성에가 서린다. 올겨울 처음 보는 성에다. 아침식사를 위해 버스가 치악 휴게소에서 20분간 정차한다. 버스에서 내리니 아랫도리가 서늘하게 느껴질 정도로 춥다. 고도가 높아서인지 서울보다 더 춥게 느껴진다.


버스가 출발하자 황 대장님이 마이크를 잡고 오늘 산행에 대한 개요를 설명하고, 아울러 현지 상황을 알려준다. 당초에는 삼의교에서 박짐고개까지 약 4km 정도의 임도를 봉고차 두 대에 분승하여 오르기로 했으나, 현지에 눈이 내려 봉고차 운행이 불가능하여, 타이탄 트럭 한 대가 두 차례로 나누어 대원을 실어 나르기로 했다고 한다. 현지에 눈이 내렸다는 소리를 듣자, 동고서저(東高西低)의 뚜렷한 지형과 강한 북서풍, 그리고 황량한 고랭지 밭과 OK목장을 휩쓸던 삭풍(朔風)이 떠오르고, 눈보라치는 시베리아가 연상되어, 오늘 현지 날씨가 무척 걱정이 된다.


오늘 구간은 산행거리도 길지 않고, 업 다운도 심하지 않다. 마루금은 고도 600m대에서 오르내리고, 임도를 따라 걷는 등 순탄한 길이 이어진다. 다만 화매재로 떨어졌다 약 200m 정도의 고도차를 보이는 시루봉에 오르는 과정이 마지막 남은 힘을 쏟으라고 강요를 하지만, 도상거리 평균 3Km 정도의 속도가 날 수 있는 무난한 곳으로 산 이름이 붙은 곳이 한 곳도 없는 구간이다.


버스는 중앙고속도로를 달려 서안동 IC에서 34번 국도로 내려서고, 월전에서 31번 국도로 바꾸어 타고 북진한다. 이어 홍구교에서 911번 지방도로로 들어서서, 석보를 지나고, 화매천을 따라 달려, 10시 51분, 삼의교 삼거리에 있는 블루밸리 쉼터 주차장에 도착하여 대원들을 내려놓는다. 우선 선두 그룹 일부와 발이 늦은 후미가 제 1 진이 되어 주차장에 대기 중인 타이탄 트럭에 다투어 오른다. 항상 최후미를 면치 못하는 나도 뒤늦게 제 1 진에 끼어든다.

타이탄 트럭에 올라 찍은 블루밸리 쉼터

트럭을 타고 이동하는 제 1진- 검은안경 님 사진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1:12) 박짐고개-(11:15) 산행시작-(11:21) 봉, 왼쪽 우회-(11:25) 안부/왼쪽 우회-(11:32) 안부 4거리-(11:40) 포도산 갈림길-(11:57~11;59) 포도산 정상-(12:12) 포도산 갈림길-(12:19) 능선분기봉, 좌-(12:29) 봉, 왼쪽우회-(12:31) 묘 1기-(12:33) 능선, 왼쪽우회-(12:41) 600m봉-(12:42) 갈림길, 좌-(12:43) 묘 1기-(12:48) 송전탑-(12:59) 평산신씨 묘-(13:00) 억새 안부-(13:06~13:08) 632.1m봉-(13:18~13;29) 간식-(13:32) 장구메기-(13:43) 임도-(13:45) 50번 송전탑-(13;54) 임도 4거리, 직진-(13:55) 당집-(13;59) 남평문씨 묘/임도-(14:02) 임도 건너, 왼쪽 숲-(14:09) 임도 3거리-(14:12) 시멘트도로-(14:14) 왼쪽 숲으로-(14;27) 갈림길, 우-(14;24) 57번 송전탑-(14:30) 안부 3거리, 좌-(14:32) 안부 4거리, 좌-(14:36) 능선분기봉, 좌-(14:49) 봉, 직진-(14:53) 봉, 좌-(15:05) 화매재-(15:10) 봉, 우-(15:20) 낙엽송 안부-(15:24) 봉, 좌-(15;29) 무덤봉-(15:43) 445m봉, 우-(15:46) T자, 좌-(15:53) 봉, 왼쪽 우회-(16;01) 우회 끝/오르막 시작-(16:12) 시루봉-(16:19) 임도-(16:21) 갈림길, 좌-(16:35) 개구멍/황장재』 간식 11분 포함, 총 5시간 20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박짐고개로 이어지는 임도에는 눈이 하얗게 깔려 있다. 많은 눈도 아니고, 눈이 내린지도 며칠이 지난 모양이다. 타이탄 트럭 바퀴에 깔려 부서지는 눈 소리가 서걱서걱 들린다. 트럭은 연신 기어를 바꿔가며 눈 덮인 임도를 조심스럽게 오른다. 맑고 푸근한 날씨에 걱정했던 바람도 없다. 등산하기 좋은 날씨다. 약 20분 동안 힘들게 임도를 오른 트럭은 11시 12분 경, 우리들을 박짐고개에 내려주고, 준비를 마친 대원들은 11시 15분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시작


11시 21분, 봉우리 하나를 왼쪽으로 우회한다. 양지바른 우회로 사면에는 눈이 말끔하게 녹아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급경사 오르막을 지나 능선 안부에 내려섰다, 다시 왼쪽 사면을 타고 능선을 우회한다. 왼쪽으로 눈 덮인 가야할 능선이 보인다.

양지바른 우회로에는 눈 흔적도 없고

240도 방향으로 보이는 가야할 능선에는 눈이 하얗다


11시 32분, 안부 사거리를 지나 급경사 오르막을 오른다. 8분 후, 제법 눈이 쌓인 포도산 갈림길에 이르러, 배낭을 벗어 놓고, 북쪽으로 약 500m 떨어져 있는 포도산으로 향한다. 거리도 멀지 않고, 비록 마루금에서 벗어나 있지만, 오늘 구간에서 가장 높고, 이름이 붙은 유일한 산이니, 봉 따먹기가 아니더라도 어찌 그냥 지나칠 수가 있겠는가?

안부 사거리

포도산 갈림길

포도산 갈림길 표지판


포도산 가는 길은 북쪽 능선이라 제법 눈이 쌓여있다. 바람도 없는 푸근한 날씨에 따사로운 햇빛을 받으며 호젓한 눈길을 산책하듯 여유 있게 걷는다. 11시 57분, 포도산 정상에 오른다. 이정표가 고도를 알려준다. 해발 748m. 주위의 나무들에 가려 조망은 별로다. 나뭇가지 사이로 100도 방향의 눈 덮인 명동산을 잠시 바라본다.

안부에서 본 포도산

포도산 정상의 이정표


12시 12분, 삼거리로 되돌아온다. 왕복 1Km에 32분이 걸린 셈이다, 산책하듯 여유를 부리기도 했지만, 역시 눈길이라 시간이 걸린다. 벗어 놓았던 배낭을 둘러메고, 눈 덮인 마루금을 따라 남쪽을 향해 걷는다. 12시 19분, 능선 분기봉에서 왼쪽으로 진행하고, 바로 봉우리 하나를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왼쪽 우회로와는 달리 오른쪽 우회로에는 눈이 소복하다.

능선분기, 좌

오른쪽 우회로


포도산 삼거리를 지나 40여분 동안은 굴곡이 거의 없는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앞에 보이는 작은 봉우리도 두 차례나 왼쪽으로 우회한다. 아름다운 소나무 숲을 지나고, 소복을 입은 듯, 눈이 하얗게 덮인 묘를 지난다. 주위의 눈은 다 녹았는데 유독 묘에만 눈이 하얗게 남아있는 것이 이상하다.

아름다운 소나무 숲

봉우리 왼쪽 우회

눈 덮인 묘


12시 41분, 600m봉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서고, 1분 후, 갈림길에서 표지기의 안내로, 직진하는 능선길을 버리고, 왼쪽 내리막길로 내려선다. 다시 하얀 묘를 지나고, 나뭇가지 사이로 눈 덮인 명동산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어 울창한 송림을 지나고, 12시 48분, 송전탑을 거쳐, 632.1m봉 오르막길을 오른다.

600m봉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고

갈림길에서 왼쪽 송림으로 내려선다.

나뭇가지 사이로 본 눈 덮인 명동산


봉우리 하나를 넘고, 급경사를 올라, T자 능선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평산 신씨 묘를 지나고, 1시에 억새가 무성한 안부에 내려선다. 완만한 오르막이 이어지며 산불 흔적이 보인다. 왼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명동산에서 남동쪽으로 눈 쌓인 산줄기가 힘차게 흐르고, 140도 방향으로 준엄한 산세가 가깝다. 1시 6분, 632.1m봉에 오른다. 눈 위에 머리만 보이는 삼각점과 삼각점 안내문, 그리고 선두가 통과한 시간이 적혀있는 종이 표지판이 보인다. 주왕산 방향의 조망이 좋다.

명동산에서 동남으로 흐르는 힘찬 능선

140도 방향의 산세

632.1m봉의 삼각점

선두 통과시간을 알리는 표지판, 36분 뒤졌다.

멀리 보이는 주왕산 줄기


오른쪽 내리막길로 내려선다. 황량한 산불지역이 전개된다. 1시 17분, 양지바른 길가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대원들을 지나, 조금 떨어진 곳에서 혼자 앉아 망연히 주왕산을 바라보고 있는 원 여사와 합류. 함께 간식을 들며 휴식을 취한다. 저 멀리로 주왕산 줄기가 뚜렷하고, 가까이 보이는 능선이 힘차다. 뒤로는 불타다 남은 시커먼 나무들 사이에서 한그루 고사목이 눈길을 끈다.

황량한 산불지역

 

길가 양지 바른 곳에서 식사하는 대원들

가깝게는 힘찬 능선, 뒤로는 주왕산 줄기

화재지역의 고사목


새벽 5시에 아침식사를 하고 9시 30분경에 버스에서 점심을 먹었으니, 이곳에서는 떡과 과일로 간식을 즐기고 따끈한 커피로 피로를 달랜다. 1시 29분, 다시 산행을 속개하여 산불지역을 천천히 걸으며 왼쪽으로 주왕산을 본다. 1시 32분, 눈 덮인 고랭지 채소밭이 펼쳐있는 장구메기에 내려섰다, 왼쪽 숲으로 들어서서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늘어선 능선을 따라 걷고, 1시 43분, 너른 임도로 내려선다.

장구메기

아름드리 소나무

1시 45분, 50번 송전탑을 지나고, 북서쪽으로 뻗은 임도를 따라 산책하듯 기분 좋게 걷는다, 홀연히 오른쪽 무덤 너머로 시야가 트이며 명동산의 힘찬 줄기가 깨끗한 모습을 보인다. 1시 54분, 임도 4거리에서 직진하여 당집을 왼쪽에 두고 진행한 후, 갈림길을 만나 표지기의 안내로 왼쪽으로 진행하여 애국지사 남평문씨 묘를 지나고, 다시 임도에 내려서서, 왼쪽으로 향한다.

무덤너머로 보이는 두 겹 능선

임도 4거리에서 직진,

왼쪽의 당집


너른 임도와 만난다. 조금 전에 지난 임도 4거리의 왼쪽 임도라고 짐작한다. 그 때 직진하지 않고, 왼쪽으로 내려섰으면, 개미 쳇바퀴 돌듯 역 U자로 돈 약 15분 정도의 시간은 벌 수 있었을 것이다. 임도를 건너 왼쪽 숲으로 들어선다. 아름다운 잡목 숲 터널을 지나고, 오른쪽으로 포산리 마을을 굽어 본 후, 임도 3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2시 12분, 시멘트도로로 내려선다.

숲 터널

포산리 마을

 임도 3거리에서 오른쪽


시멘트 도로를 따라 2분 쯤 걷다, 왼쪽 너른 길로 들어선다. 이어 좌우 양쪽으로 나있는 우회로 가운데 오른쪽 우회를 따라 진행하여, 2시 24분, 56번 송전탑 아래에 선다. 역광 속에 주왕산 일대가 뚜렷하게 보인다. 이상하게도 이 부분을 경계로 가야할 방향에는 눈 내린 흔적이 전혀 없다. 좁은 지역에서 이처럼 눈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극명하게 나다니 신기하기만 하다. 언제 따라 왔는지 후미의 최 대장이 모습을 보이며 식사를 했느냐고 묻는다.

56번 송전탑

뚜렷이 보이는 주왕산 일대


완만한 내리막길을 달린다. 눈도 없는 길이라 속력을 내 본다. 2시 30분, 3거리 안부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57번 송전탑을 지나고, 이어 안부 4거리에서 직진하여 능선분기봉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선다. 다시 봉우리 하나를 넘어 북쪽으로 진행하고, 2시 53분, 고도 약 400m 정도의 봉우리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서면서 멀리 황장재와 대둔산을 본다,

멀리 보이는 황장재와 대둔산


이어 울창한 낙엽송 숲을 지나, 채소밭으로 나오고, 3시 5분, 917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화매재에 내려선다. 영양군의 환영팻말이 보인다. 도로를 건너 오른쪽 묘지를 향해 억새가 무성한 공터를 지난다. 3시 10분, 고도 약 375m 정도의 봉우리를 지나 안부로 내려서며, 오른쪽으로 화매리 마을을 굽어본다. 이어 앞의 봉우리로 오르면서 50도 방향으로 멀리 지나온 능선을 본다,

화매재

도로를 건너 마루금따라

화매리 마을

50도 방향의 지나온 능선


3시 20분, 낙엽송 안부에 내려서고, 이어 고만고만한 봉 3개를 잇달아 넘고, 급경사 오르막을 오른다. 3시 20분, 고도 약 445m 정도의 봉우리에 올라, 나뭇가지 사이로 정면의 시루봉을 보고,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3시 46분, T자 능선에서 왼쪽으로 진행하고, 이어 봉우리 두 개를 잇달아 왼쪽으로 우회한다. 두 번째 긴 우회로를 지나 능선에 진입하니, 532m봉으로 오르는 급하고 긴 오르막이 시작된다.

낙엽송 안부

445m봉에서 본 시루봉


무덤을 지나고 참호도 지난다, 간간히 녹지 않은 눈이 남아 있는 급경사 오르막을 힘들게 올라, 전위봉에 해당하는 봉우리 두 개를 넘어서고, 4시 11분, 돌 많은 봉우리를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532m봉에 오른다. 선두가 깔아 놓은 종이 표지판이 보인다.

시루봉 정상으로 이어지는 오른쪽 우회로

평평한 능선길 같은 정상

선두의 종이 표지판


정상에서 왼쪽으로 가파른 내리막길을 달린다. 4시 19분, 임도로 내려서고, 2분 후 갈림길에서 임도를 버리고 왼쪽 숲길로 들어선다. 이어 작은 봉우리 두 개를 넘고,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완만한 능선길에서 대둔산을 가까이 보고, 54번 국도와 영덕군을 굽어본다. 4시 35분, 절개지에 쳐진 철책의 개구멍을 빠져 나와 황장재에 내려선다.

가까이 보이는 대둔산

54번 국도와 영덕군

개구멍

황장재 휴게소


왼쪽 고개 마루턱으로 이동하여 다음구간 들머리를 확인하고 주왕산 등산 안내판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어 버스가 정차해 있는 주차장으로 돌아와 배낭을 버스에 내려놓고, 대원들이 식사하는 자리에 끼어든다.

청송군과 영덕군의 경계인 고개 마루턱

낙동정맥 등산로

버스는 6시가 조금 넘어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08.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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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타는 명동산


2008년 1월 5일(토).

2008년 새해 첫 산행으로 뫼솔 산악회의 안내를 받아 낙동정맥 8번째 구간을 간다. 코스는『창수령(蒼水嶺)-율치재-맹동산-봉화산(烽火山)-명동산(明童山)-박짐고개』까지 도상거리 약 16.3Km의 마루금을 걷고, 이후 임도를 따라 48분 동안 달려내려, 917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삼의교에서 산행을 마감한다.


버스 운행이 가능한 창수령(918번 지방도로 통과)에서 황장재(34번 통과) 간의 도상거리는 약 31.2Km이다. 무박이라도 단번에는 무리이니, 구간을 나누어야하는데, 어디서 자를 것이냐가 문제다. 오늘은 선두대장의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에 의해 박짐고개에서 산행을 마쳐, 마루금 약 16.3Km를 소화한다. 따라서 황장재까지는 약 15Km가 남아, 다음구간 산행에는 전혀 부담이 없게 됐다. 아울러 박짐고개까지의 들머리 임도는 트럭을 이용하여 오르기로 했으니, 봉 따먹기를 좋아하고, 주력이 좋으신 분들은, 왕복 22분 정도가 소요되는 포도산(747m)을 다녀올 수도 있겠다.

오늘 구간에서 하산코스로 (A),(B),(C), 세 코스가 거론된다. 선두대장은 현장상황과 대원들의 진행속도 등을 감안하여 박짐고개에서 하산하기로 결정한다.


구름이 많이 낀 흐린 날이지만, 시계는 비교적 양호한 편이고, 날씨는 따듯하다. 오늘 구간도 지형 상 겨울 내내 바람이 심한 지역인 모양이다. OK목장의 임도를 따르다, 792m봉을 오르는 사면을 걸을 때는 몸의 균형을 잡기가 어려울 정도로 바람이 거세다.


남으로, 남으로 이동거리가 늘어나고, 언제 눈이 올지 모르는 겨울날씨라, 산악회는 3월 말까지 출발시간을 30분 앞당기기로 한다. 첫날인 오늘, 후미가 6시경에 하산을 완료했으니, 그 덕을 단단히 본 셈이다,


6시 30분, 서초구청 앞에서 산악회 버스에 오른다. 치악 휴게소에서 20분간 정차한 버스가 서안동에서 34번 국도로 내려서고, 이어 안동 시내를 거쳐 청송군을 지나자, 차창 밖으로 보이는 임화호의 푸른 물빛이 눈에 시리다. 월전에서 31번 국도로 갈아타고, 영양에 이르러, 918번 지방도로로 들어서더니, 버스는 11시 3분, 창수령에 도착한다.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1:03) 창수령-(11;06) 산행시작-(11;29) 689m봉, 우-(11:32) 울진임씨 묘-(11:35) 안부 사거리-(11:42) 630m봉, 좌-(11:45) 성터 흔적-(11:50) 능선분기, 좌-(11:53) 김해김씨 묘-(11:57) 안동장씨 묘-(12;15) 율치재-(12:22) 527.1m봉-(12:26) 당집 안부-(12:44) 봉, 왼쪽 우회-(12:51) 봉, 왼쪽 우회-(13:13) T자, 좌-(13:14) 730m봉-(13:22) 고랭지채소밭-(13;24) 임도-(13:27) 시멘트도로-(13;31) 목장 입구-(13:34) 이정표-(13;41) 임도 삼거리, 좌-(13:52~14:05) 간식-(14:23) 792m봉 정상 우회-(14:33~14:34) 맹동산 정상-(14:56) 하삼의 삼거리-(15:00) 2000 국유임도 표지석-(15;01) 임도 삼거리, 직진-(15;05) 시멘트도로, 직진-(15;08) T자, 우-(15:13) 710m봉-(15:23) 봉화산 정상-(15:27) 봉수대-(15:54) 650m봉-(16:09) 급오름 철쭉단지-(16:12) T자, 우-(16;32~16:34) 명동산 정상-(16:53) T자, 우-(17:05) 갈림길, 좌-(17;09) 박짐고개-(17:57) 삼의교』간식 13분, 마루금 5시간 50분, 날머리 48분, 총 6시간 51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버스에서 내린 대원들은 일렬횡대로 늘어서서 우선 급한 용무부터 해결한 후, 단체사진을 찍고, 율치재로 이어지는 임도 왼쪽의 절개지를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돌이 많은 좁을 능선길의 군데군데에서 청양목들이 미끈한 몸매를 자랑한다. 바람은 불지만, 강한 편은 아니고, 차지도 않다. 11시 29분, 689m봉에 올라,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봉분이 땅에 내려앉은 울진임씨의 쇠락한 무덤을 지난다.

창수고개 이정표

689m봉을 오르는 대원들


급경사 내리막을 달려내려 너른 안부를 지나, 잡목 숲을 오른다. 바람이 많은 곳이 모양이다. 낙엽이 날려버린 맨땅이 꽁꽁 얼었다. 11시 42분, 고도 630m 정도의 봉우리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서서 남쪽으로 향한다. 오르막길에 옛 성터인지, 돌을 쌓아 놓은 곳을 지난다. 11시 50분, 능선 분기봉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서고, 3분 후, 김해김씨 묘를 지나, 울창한 소나무 숲으로 들어선다.

성터길

묘를 지나 소나무 숲으로


등산로는 오른쪽으로 굽어지며 남서방향으로 이어진다. 11시 57분, 인동장씨 묘를 지나고, 능선을 걸으며 왼쪽 나뭇가지 사이로 저수지를 굽어보고, 험준하게 보이는 가야할 능선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어 통나무 계단이 놓여 진 절개지를 내려서서, 12시 15분, 율치재에 이른다. 너른 임도가 지나가고, 이정표가 있다. 창수령에서 이곳까지는 도상거리로 약 3.6Km이다. 이를 69분 만에 걸었으니, 결코 느린 속도는 아닌데도 율치재에는 원 여사와 나 그리고 후미대장만 남아있다. 뫼솔이 빠르다더니, 과연 헛말이 아닌 모양이다.

율치재

이정표


삼각점이 있는 527.1m봉을 향해 오르막길을 오른다. 왼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가야할 능선과 창수원의 푸른 저수지가 깨끗한 모습을 보인다. 12시 22분, 527.1m봉에 올라 삼각점을 확인하고, 잠시 직진하여 갈림길을 만나, 왼쪽 내리막길로 달려 내린다. 이어 12시 26분, 당집이 있는 안부에 도착한다.

가야할 능선

창수원 저수지

527.1m봉의 삼각점


 

당집


작은 봉우리를 넘고 안부를 지나 가파른 오르막을 오른다. 봉우리 두 개를 잇달아 왼쪽으로 우회하며, 등산로는 남동쪽을 향하고, 왼쪽 나뭇가지 사이로 지난 번 힘들게 올랐던 독경산을 반갑게 바라본다. 1시 13분, T자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진행하고, 이어 참나무가 빽빽이 들어찬 고도 약 730m 정도의 넓은 봉우리에 오른다. 평탄한 너른 숲이 한동안 이어진다. 고산 분위기가 물씬 나는 아름다운 곳이다.

지난번 힘들게 올랐던 독경산,

참나무들이 빽빽한 너른 봉우리

1시 22분, 갑자기 숲이 끝나는 가 싶더니, 눈앞에 황량한 고랭지 채소밭과 목장이 펼쳐진다. 회색빛 맨 땅이 드러난 텅 빈 밭 위로 거센 바람이 큰 소리를 지르며 달려든다. 소들은 축사에서 겨울을 나는지 목장도 텅 비었고, 고랭지 채소밭 임도를 따라 바람 속을 걷는 대원 두 사람의 뒷모습이 외롭다. 채소밭을 가로질러 임도를 걷고, 시멘트 도로를 만나 목장으로 들어서며 사방으로 확 트인 주위 풍광을 카메라에 담는다.

황량한 고랭지 채소밭

30도 방향의 칠보산 능선

240도 방향의 조망

축사


1시 31분, 시멘트도로 3거리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목장입구의 알림판을 지난다. 왼쪽에 이정표가 보인다. 목장길이 바로 마루금인 모양이다. 목장길을 따라 오르며 더 높아진 고도에서 거센 바람을 무릅쓰고 오른쪽의 조망을 카메라에 담는다.

목장 입구의 알림판

이정표

독경산과 첩첩한 정맥능선

멀리 보이는 일월산


1시 41분, 임도 3거리에서 왼쪽으로 진행하며 가야할 능선을 조망하고, 10분 후, 임도가 크게 왼쪽으로 굽어지는 낙엽 쌓인 길가에 5~6명의 대원들이 모여 앉아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을 만나, 합류하여 함께 간식을 즐긴다. 능선이 바람을 막아주어 아늑한데, 길가에 쌓인 낙엽에 무릎까지 빠진다. 낙엽위에 앉으니 허리가 묻힌다.

792m봉과 맹동산(우)

허리까지 빠지는 낙엽에 앉아 식사하는 대원


2시 5분, 간식을 마치고, 다시 바람 속으로 들어선다. 정면으로 792m봉이 부드럽게 누워있다. 등산로는 오른쪽의 목장과 왼쪽 숲 사이에 쳐진 철조망을 따라 억센 철쭉단지로 이어진다. 오른쪽에서 부는 바람이 어찌나 센지 몸의 균형을 잡기가 어려울 정도다. 792m봉을 오르려면, 철조망을 넘어야한다. 하지만 올라가 보아야 거센 바람에 시달릴 것이 뻔해, 중도 포기하고, 2시 23분, 철조망을 따라 우회하여 임도로 내려서서, 오른쪽에 보이는 맹동산으로 향한다.

792m봉을 향해

뒤돌아 본 지나온 길

맹동산


임도를 따라 올라, 임도가 크게 왼쪽으로 굽어지는 너른 공지에서, 표지기의 안내로, 왼쪽 절개지를 오르니, 곧이어 맹동산 정상(812m)이다. 정상석과 정상목이 있고 사방이 트여 조망이 훌륭하다.

맹동산 정상

칠보산 줄기

220도 방향의 정맥 마루금과 멀리 주왕산 줄기


맹동산을 내려서서 임도를 따라 걷는다. 완만하게 내리막으로 이어지는 임도가 아름답다. 2시 56분, 건너편에 710m봉이 보이고, 천마농장의 너른 고랭지 밭이 펼쳐지는 하삼의 안부에 내려선다. 등산로는 임도를 따라 좌측으로 굽어져 '2000 국유임도' 표지석을 지나고, 3시 1분, 임도 삼거리에서 직진하여 숲으로 들어선다. 이곳에서 임도를 따라 오른쪽으로 내려서면 917번 지방도가 지나는 하삼의에로 탈출이 가능하다.

아름다운 임도를 산책하듯 걷는다.

하삼의 안부, 앞의 봉이 710m봉이고, 마루금은 왼쪽 임도를 따른다.

2000 국유임도 표지석

임도 삼거리의 이정표


바삭 마른 넝쿨을 헤집고 잡목능선을 지난다. 3시 5분, 시멘트도로를 건너 황량한 잡목 숲으로 들어서고, 이어 T자 능선에 올라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3시 13분, 710m봉을 지나며 나뭇가지 사이로 봉화산을 보고, 10분 후 시멘트포장이 되어 있는 봉화산 정상(694m)에 오른다. 선두대장이 놓고 간 종이표지판의 통과시간은 48분이 앞선, 2시 35분이다. 봉수산을 내려서서, 4분 쯤 진행하여 봉수대를 만나고, 이어 오른쪽 완만한 내리막길을 달려내려 아름다운 낙엽송 숲을 지난다.

시멘트 도로를 건너 황량한 숲으로 들어서고

봉화산 정상

봉수대

아름다운 낙엽송 숲,


고만고만한 봉우리 몇 개를 넘는다. 명동산 가기 전, 650m봉에서 분기하는 오른쪽 하산로를 지나칠까 걱정이 되어, 오른쪽을 주의 깊게 살피며 진행한다. 왼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명동산이 깨끗한 모습을 보인다.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13:51)헬기장을 지나면 곧이어 (13:57)봉수대가 나온다. 돌로 쌓아놓은 성벽 같은 봉수대는 세월을 느끼게 한다. 봉수대를 지나 완만하게 내려가던 산길은 넓은 안부를 지나 잠시 올라서 명동산 으로 향한다. 이번 구간의 하산 길은 명동산 오름 직전 안부가 보이는 작은 봉우리의 (14:27)삼거리에서 오른쪽 능선으로 내려간다. 임도로 내려서는 능선 길은 짧지만 무척 가파르게 이어지다 임도 절개지 오른쪽으로 내려가는데 조심해서 내려서야 한다. 지품면 속곡리로 넘어가는 (14:40)임도는 노면상태가 양호하여 소형차량의 통행은 가능하다. 임도를 따라 약2km정도 가면 917번 지방도가 지나는 삼의교에 닿는다."


대정 알파인클럽 소속 7인의 산행자가 남긴 산행기록이다. 봉수대에서 30분쯤 진행한 후 650m봉에 서니, 오른쪽으로 내려서는 희미한 길 흔적은 보이지만, 표지기도, 표지판도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알려진 등산로는 아닌 모양이다. 하산 후에 들은 이야기지만 선두대장도 오른쪽 하산로를 찾아 잠시 내려서 보지만, 산세가 워낙 가팔라 포기하고, 명동산을 지나 박짐고개에서 하산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650m봉이라고 생각한다.


명동산을 향해 달린다. 선두대장이 깔아 놓은 종이표지판을 발견하고, 선두가 박짐고개로 향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지형도는 명동산까지만 나와 있어, 그 이후 산행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가 없어 몹시 불안하다. 명동산의 시설물이 보이는 봉우리에서, 버스에 전화를 해보니 선두도 아직 하산하지 않았다고 한다. 선두대장과 후미대장의 전화번호를 물어, 전화를 해보지만, 선두대장은 전화를 받지 않고, 후미대장은 통화 중이다. 귀중한 시간을 더 이상 낭비할 수 없는 상황이라. 통화를 포기하고 다시 명동산을 향해달려, 4시 32분, 명동산 정상(812.4m)에 오른다. 무인산불감시탑과 삼각점이 있고, 사방의 조망이 압권이다.

명동산 정상의 무인산불감시탑

삼각점

북쪽 조망

60도 방향의 조망


선두대장이 정상에 깔아 놓은 종이표지판의 통과시간이 3시 50분이다. 지금시각이 4시 34분이니, 더 이상 조망을 즐길 여유가 없다. 서둘러 하산을 시작한다. 다행히 박짐고개까지는 줄곧 내리막이다. 4시 53분, T자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5시 5분,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달려내려, 5시 9분, 박정고개 임도에 내려선다. 선두대장의 종이 표지판이 방향을 알려준다.

갈림길에서 왼쪽 내리막으로

박짐고개 임도로 내려서는 통나무 계단


삼의교까지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으나 비로소 마음을 놓는다. 임도를 따라 빠르게 달려 내린다. 도중에 궁금하여 선두대장에게 전화를 해 보지만, 전화 불통지역이라는 메시지만 뜬다. 지는햇빛 속에 명동산이 불타고 있다. 고도가 점차 낮아지며 삼의계곡이 가깝고, 저 아래 불빛이 보인다. 사방은 이미 어두워졌지만, 아직은 랜턴을 키지 않아도 견딜만하다. 5시 57분, 이정표가 있는 917번 도로에 내려서서, 길 건너 '청향소림산장, 블루밸리 쉼터' 앞에 서 있는 버스로 향한다.

917번 도로변의 이정표


산악회가 준비한 음식으로 식사를 한다. 식사를 마칠 무렵, 후미대장이 대원한 사람을 동반하고 도착한다. 이들이 식사를 마치자 버스는 6시 30분 경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08. 1. 7.)

사진 가져 가세요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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