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복산, 와항마을, 와항재, 소호리, 그리고 백운산


2008년 6월 7일(토).

뫼솔 산악회의 안내로 낙동정맥 20번째 구간을 산행한다. 오늘은 역코스를 취해『운문령(640m/2.2Km)-892m봉(2,5Km)-와항재(550m/3.8Km)-고헌산(1032.8m/3.4Km)-소호령(670m/2.2Km)-백운산(892m/2.5Km)-소호고개(550m)』까지 마루금을 걷고, 지난번처럼 태종마을로 하산한다. 마루금 도상거리 약 15.2Km, 날머리 실제거리는 약 1.5Km 정도이다.


와항재를 지난 고헌산 오름길에서 백운산까지의 구간은 돌 많은 방화로가 길고 지루하게 이어진다. 그런가하면 백운산을 지나서는 빽빽한 잡목 숲을 헤쳐 나가야하고, 칼날 암릉길을 조심스럽게 걸어야하는 번거러운 구간이다. 하지만 고헌산에서 보는 가지산과 영남알프스의 웅장한 산세, 백운산 전망바위에서 보는 정맥 마루금, 그리고 마루금을 걸으며 좌우로 내려다보는 아름다운 산골 마을 등... 멋진 조망이 지루하고 번거로운 방화로를 걷는 괴로움을 충분히 보상해 주고도 남는다.


알맞게 흐린 날씨다. 고헌산으로 이어지는 방화로는 햇볕을 가려줄 나무 한 그루 없어 무자비한 땡볕에 그대로 노출되는 곳이다. 흐린 날씨라 ,구름이 햇볕을 가려주어, 희미한 자신의 그림자를 밟으며 걸을 수 있어서 천만다행이다. 땡볕 길을 구름 양산을 쓰고 걸었으니 얼마나 큰 행운인가? 뫼솔의 가이드로 낙동정맥을 종주하시는 분들은 축복 받은 분들이다. 

 

오늘 참여 인원수도 20여명 정도다. 낙동정맥은 구간 거리가 길고, 서울에서의 이동거리도 멀어 정맥종주를 하는 산꾼들 외에는 일반등산객들의 참여가 부진하다. 금수강산이 낙동정맥을 하다 도중에 포기했다고 한다. 산행안내도 사업이니, 적자를 보면서 계속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이해를 하면서도 안타깝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다. 뫼솔에는 20여명 정도의 고정고객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버스는 경부고속도로를 버리고 언양에서 내려 24번 국도를 타고 다시 북상하더니, 영빈에서 69번 지방도로로 접어들어, 가파른 고갯길을 힘들게 구불구불 오른다. 11시 45분, 버스는 간이매점이 있는 고도 640m의 운문령 고개마루턱에 도착한다.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 의 교통 안내판이 양쪽으로 보인다. 상운산(1118m), 가지산(1240m), 문복산(1013.5m) 등 주위 명산들의 들머리가 되는 고개라 간이음식점들이 문을 여는 모양이다. 차에서 내린 대원들은 시멘트 블록이 깔린 왼쪽 길을 따라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내려다 본 운문령

산행시작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1;45) 운문령/ 산행시작-(11:16) 등산안내 현수막-(11:55) 폐 헬기장-(12:06) 폐 헬기장-(12:25) 894.8m 능선분기, 우-(12:26) 안부-(12:33) 봉, 약 800, 좌-(12;36) 갈림길, 우-(12:39) 갈림길, 좌-(12:41) 전망바위-(12:51) 일송 수목원-(12:56) 우성목장-(13:01) 대도 생갈비-(13:03) 대가-(13:04) 휴게소-(13:05) 갈림길, 좌-(13:11) 묘-(13:12) 갈림길, 좌-(13:16) 묘 3기, 직진-(13:22) T자, 우-(13:28) 와항재-(13:40) T자, 우-(13:54) 방화로 시작-(14:16) 첫 돌탑-(14:26~14:30) 서봉-(14:39~14:40) 고헌산 정상-(14:46~14:47) 동봉-15:16) 임도 삼거리-(15:22) 소호령-(15:32) 682.7m봉-(15:41) 오르막 시작-(16:16) 백운산 정상-(16:17~16:18) 전망바위-(16:48) 호미지맥 분기-(17:03) 855.9m봉-(17:10) 전망바위-(17:20) 안부-(17:29) 초지-(17:34) 바위지대-(17:38) 송전탑-(17:42) 소호고개-(18:05) 태종마을』 간식10분, 마루금 5시간 47분, 날머리 23분, 총 6시간 20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문복산 계살피계곡등산안내현수막을지나 잘 정비된 등산로를 따라 걷는다. 11시 55분, 폐 헬기장을 지나고, 가파른 능선을 오르며 왼쪽으로 상운산의 웅장한 자태를 바라본다. 오늘은 심산대장을 포함한 대학동창들과 함께, 맨 뒤로 쳐져서. 서서히 고도를 높이는 능선을 따라 천천히 오르막길을 오른다.

문복산 계살피계곡 등산안내

상운산


등산로가 옛 헬기장, 너른 공터사이로 평탄하게 이어진다. 왼쪽에 여러 줄기로 꼬인 특이한 모양의 소나무가 눈길을 끈다. 2시 23분, 문복산이 갈라지는 894.8m 능선분기봉에 오른다. 시커멓게 맨땅이 드러난 정상에는 낙동정맥 임을 알리는 돌 표지와 삼각점이 있다. 동쪽으로 와항마을, 와항재 그리고 멀리 백운산이 보인다. 문복산은 왼쪽으로 오르고, 정맥 마루금은 오른쪽으로 급히 꺾여 내려선다.

눈길을 끄는 소나무

894.8m 능선 분기봉

삼각점

동쪽 조망


능선안부에 내려섰다, 철쭉 단지를 지나, 작은 봉우리에 오른다. 내리막 좌우 양쪽으로 표지기들이 요란하다. 마루금은 왼쪽이다. 오른쪽은 경상북도와 울산시 경계를 따라 바로 921번 지방도로로 떨어지는 능선이다. 3시 36분, 다시 갈림길을 만나,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3분 후의 갈림길에서는 왼쪽으로 내려선다. 12시 40분, 등산로를 오른쪽으로 약간 벗어난 곳에 있는 작은 바위에 서서 소호리의 아름다운 골짜기를 굽어본다.

철쭉단지 갈림길

소호리


12시 51분, 일송 수목원 앞 도로에 내려선다. 도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왼쪽으로 우성목장을 지나고, 오른쪽으로 고헌산을 바라본다. 이어 물레방아가 있는 대도 생갈비집을 거쳐 아스팔트 포장도로로 들어서서, 암소 전문점 대가(大家)를 지난다.

일송 수목원 앞 도로

고헌산

뒤돌아 본 우성목장

대가


1시 4분, 삼거리에서 왼쪽 951번 지방도로를 따라 와항재로 향한다. 1분 후, 갈림길에서 선두가 깔아 놓은 양 방향의 종이 표지판을 만난다. 직진하여 도로를 따라 바로 와항재로 향해도 좋고, 왼쪽 황톳길로 들어서서 제대로 마루금을 밟은 후, 와항재로 내려서도 좋다는 표시다. 대부분의 정맥꾼들은 도로를 따라 바로 와항재로 향하는 경향이 있으니 알아서 선택하라는 이야기다.

왼쪽 황톳길 마루금, 철책에 걸린 표지기들이 보인다.


일행은 도로를 따라 진행하고, 나는 왼쪽으로 들어서서 마루금으로 향한다. 도로공사를 하는지 황톳길이 깊게 파 헤쳐져 정면에 보이는 묘로 이어지는 길이 보이질 않는다, 잠시 주위를 둘러보며 길을 찾다가, 공사장 가를 따라 묘로 접근하니 비로소 뚜렷한 등산로가 산속으로 이어진다. 잠시 멈추어 서서 지나온 우성목장과 시멘트 길을 카메라에 담는다.

묘 옆 등산로에서 본 우성목장과 시멘트길


1시 12분, 갈림길을 만나, 왼쪽 능선을 가파르게 오른다. 뚜렷한 길이 이어지고, 나뭇가지에 정맥 표지기들이 요란하다. 1시 16분, 무덤가에 이르러 직진하여 무덤을 가로 지른다. 왼쪽으로 719.3m봉이 뾰족하게 얼굴을 내민다. 1시22분, 고도 약 635m의 T자 능선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1시 29분, 아스팔트 포장도로가 지나가는 와항재에 이른다. 황톳길로 들어서고 나서 약 24분 정도가 지난 후다.

왼쪽에 보이는 719.3m봉

T자 능선의 표지기들

와항재


고도 약 550m의 와항재를 건너고, 울창한 전나무 숲으로 들어서서, 산책길 같이 너른 임도를 따라 오른다. 1시 40분, T자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는데, 짐승머리 같이 생긴 죽은 나무 등걸이 길을 막는다. 이윽고 가파른 오르막이 끝나고 한동안 완만한 산책길이 이어지더니 둥산로는 방화로로 이어진다. 방화로를 따라 오르며 주변 조망을 둘러본다,

낙엽송 숲

짐승 머리 같이 생긴 나무 등걸

894.8m봉(좌)과 문복산 능선, 삼양목장과 시멘트길

상운산

40도 방향의 중말마을, 동곡마을


가파른 방화로를 힘겹게 올라 고도 약 880m 정도의 고개마루턱에 선다. 끝인가 싶었는데, 앞 봉우리로 계속 길게 이어지는 방화로가 사람을 맥 빠지게 만든다. 돌 많은 험한 길을 서둘지 않고 천천히 오른다. 날씨가 흐려 땡볕을 막아주어 다행이다. 단조로운 방화로 걷기가 지루하면, 잠시 멈춰 서서, 주변 조망을 살핀다. 서쪽으로 지나온 894.8m봉, 상운산, 가지산이 당당하고 북쪽으로는 하산할 태종마을이 멀리 보인다.

앞의 등성이로 이어진 방화로

서쪽 조망, 왼쪽부터 가지산, 상운산, 894.8m봉


2시 16분, 고도 약 960m 지점의 첫 번째 돌탑을 지나고, 10분 후 돌탑들이 많이 모여 있는 서봉에 올라, 왼쪽으로 고헌산 정상을, 그리고 남쪽으로 영남알프스의 흐름을 바라본다. 이어 2시 28분, 서봉 남쪽 끝에 서서, 궁근정리, 덕현리를 굽어보고, 산불감시탑이 있는 동봉과 가야할 능선을 조망한다.

첫 번째 돌탑

서봉 돌탑에서 식사하는 대원들

가까이 본 돌탑과 그 뒤로 영남 알프스


 

고헌산 정상

서봉 남쪽 끝의 돌탑

서봉 남쪽 끝에서 본 궁근정리와 덕현리


고헌산으로 향하다 서봉을 뒤돌아보고 저 앞에 보이는 고헌산 정상을 카메라에 담는다. 2시 39분, 고헌산 정상에 선다. 돌탑, 이정표, 정상석들이 모여 있는 정상에서 심산대장과 일행이 점심식사를 마치고 출발채비를 하고 있다. 고색창연한 이정표에는 소호령 2.0Km, 완항재 3.0Km라고 거리가 적혀있다. 서둘러 주위의 사진을 찍고 2시 41분, 일행의 뒤를 따른다.

뒤돌아 본 서봉

고헌산 정상

돌탑과 이정표

정상석 1 

 

정상석 2

고색이창연한 이정표


동봉을 향해 평탄하게 이어지는 방화로를 걷다, 뒤돌아 지나온 고헌산 정상과 서봉을 카메라에 담고, 2시 46분,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동봉에 올라, 가야할 백운산을 바라본다. 정상에 있는 삼각점 안내문에는 동봉의 높이를 1034m라고 표기하고 있으나, 정작 삼각점은 보이질 않는다.

동봉 가는 길

뒤 돌아 본 서봉과 고헌산 정상

동봉

백운산 가는 길


방화로를 따라 백운산으로 향한다. 정북방향으로 백운산이 사다리꼴 모양을 하고 있고 소호리가 길게 펼쳐진다. 3시 15분, 대성사 기도도량이 있는 가건물을 지나 임도 삼거리에 이르러 지나온 고헌산을 다시 돌아본다. 3시 22분, 소호령에 내려서서 시멘트도로를 버리고 왼쪽 방화로로 진행한다.

백운산 가는 길

백운산과 소호리

임도 삼거리 직전의 가건물

뒤돌아 본 고헌산


3시 32분, 삼각점이 있는 692.7m봉을 지나고, 진흙길 안부에 내려선 후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긴 백운산 급 오르막을 힘겹게 오른다. 단조로운 방화로를 오르다 힘이 들면 잠시 멈춰 서서 이제는 멀어진 고헌산을 뒤돌아보고 스스로 위안을 삼는다. 4시 16분, 백운산 정상(907m-정상석 표기)에 오른다. 2개의 정상석과 정상목이 방화로 위에 놓여있다. 이들이 없었다면 모르고 지나칠 정도로 평범한 정상이다. 선두대장이 지나간 시간이 3시20분이고 적혀있다. 약 1시간 정도 뒤졌다는 이야기다.

692.7m봉 삼각점

진흙길 안부

뒤돌아 본 고헌산

백운산 정상


4시 17분, 전망바위에서 쉬고 있는 일행을 만난다. 주위의 조망이 뛰어나다. 사진을 찍는 동안 일행은 앞서 출발하고, 혼자 남아 주위를 조망하며, 정상주를 마시고 남은 간식을 들면서 약 10분간 휴식을 취한다.

가야할 능선

소호리


거친 암릉길을 내려선다. 다시 바위 위에서서 고헌산을 뒤돌아보고 잡목 숲을 헤치며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4시 36분, 전망바위에 서서 지나온 백운산을 카메라에 담고, 빽빽한 잡목 숲을 헤쳐 나간다. 4시 48분, 이정표가 있는 호미지맥 분기점에 이른다. 이정표에는 "삼강봉, 845m"라고 적혀 있다. 호미지맥은 치술령-토함산-함월산-조항산 거쳐 한반도 동쪽 끝인 호미곶에 이르는, 도상거리 약 100km 정도의 산줄기다. 잠시 주변을 돌며 주위산세를 굽어 본 후, 왼쪽 낙동정맥 마루금으로 들어선다.

뒤돌아 본 고헌산

뒤돌아 본 백운산 전망바위

잡목 숲길

호미지맥 갈림길


좁은 날등길이 이어진다. 암릉으로 된 칼날능선을 오른쪽으로 우회하기도 하며 험한 길을 걷는다. 5시 3분, 855m봉을 지나며 등산로는 내리막으로 떨어진다. 오른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50도 방향으로 내와리가 내려다보이고, 5시 10분, 마지막 전망바위에서 하산지점인 태종마을 쪽을 굽어 본 후 소호고개를 향해 빠르게 달린다.

50도방향의 내외리

330도 방향의 하산지점


5시 15분, 정면으로 시야가 트이며 가야할 능선이 펼쳐진다. 저 앞에 보이는 송전탑을 지나면 소호고개는 이제 지척이다. 이어 안부에 내려서고 억새가 무성한 초지를 지난다. 5시 34분, 바위지대를 지나고, 이어 송전탑을 통과한 후, 부드러운 산책길을 뛰듯이 달린다. 5시 42분, 낮 익은 소호고개에 내려선다. 선두대장이 통과한 시간은 4시 15분이다. 30분도 차이가 안 난다. 선두가 알바를 했나?

가야할 능선

억새가 무성한 초지

소호고개


소호고개에서 선두대장이 깔아 놓은 종이 표지판의 지시에 따라 오른쪽 계곡으로 들어선다. 이어 계곡을 벗어나, 빈 전원주택 앞마당을 지나, 주택단지 내의 시멘트도로로 내려선다. 주말을 맞아 예쁘게 꾸민 전원주택에서 마당을 손질하는 주민들의 모습이 한결 여유롭다.

남의 집 안마당을 지나고

아름다운 전원주택


6시 5분, 태종마을 경로당 앞에 정차해 있는 버스에 도착하여 배낭을 내려놓고, 개울가로 내려가 간단히 땀을 씻어낸 후 뒤풀이 자리로 끼어든다. 오늘은 김문수 회장, 이영택 대원 등 여러분들이 수고를 하여, 돼지고기 바비큐가 별식으로 마련됐다. 모든 대원들이 흥겹게 마시고, 한껏 포식한다.

뒤풀이


아쉬운 뒤풀이를 서둘러 끝내고, 버스는 7시 정각,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08. 6. 9.)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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