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신 장군이 신검으로 자른 바위
단석산은 경주에서 가장 높은 산(827m)으로 토함산, 선도산, 소금강산, 금오산과 더불어 경주 오악을 이룬다. 신라 국방의 요충지로 일찍이 화랑들이 호연지기를 기르던 곳이라고 한다. 김유신 장군이 화랑시절에 이 산에서 무술을 연마하며, 산신령으로 부터 받은 신검(神劍)으로 산 정상의 바위를 베었다고 하여 산 이름이 단석산(斷石山)이 되었다는 유래가 전해진다. (이상 발췌)
2008년 5월 31일(토).
뫼솔 산악회의 안내로 낙동정맥 19번째 구간을 산행한다. 코스는 『땅고개-단석산 왕복-OK그린-메아리농장-700.1m봉-소호고개』까지 마루금을 걷고, 태종마을로 하산한다. 마루금 도상거리 약 14Km, 날머리 약 1Km, 합계 15Km 정도다.
신록의 달, 5월의 마지막 날이다. 쾌청하게 맑은 날씨에 끊임없이 청풍(淸風)이 불어 땀을 식혀준다. 땅고개에서 단석산 오름, 윗상목골에서 680m봉 오름이 가파를 뿐 그 외는 비교적 평탄한 지형에 임도를 따라 걷는 구간이 많아 여유를 갖고 산행을 즐긴다.
단석산 구간은 경주국립공원에 속해 있어표지기들이 전혀 보이질 않는다. 그렇다고 이정표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등산로가 뚜렷하여 등로이탈의 위험은 거의 없다. OK그린에 들어서면서부터 표지기들이 다시 길잡이를 해준다. 푸르름이 가득한 어린 참나무 숲, 하늘을 가린 철쭉능선을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산책하듯 황홀한 기분으로 걷는다. 축복받은 5월의 마지막 날이다.
월말이라서인지 고정멤버가 다섯 명이나 결간하여 오늘 참여 인원은 20명이 채 못 된다. 괴산 휴게소에서 잠시 정차했던 버스는 규정 속도를 유지하며 꾸준히 달려 11시 28분, 땅고개 휴게소에 정차하여 대원들을 내려준다. 차에서 내린 대원들은 고개마루턱을 지나 왼쪽 임도로 들어서면서 산행을 시작한다.
땅고개 도착,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1:28) 땅고개-(11:30) 임도-(11:31) 왼쪽 숲-(11:39) 주능선-(11:47) 묘-(12:00) 갈림길, 우-(12:10) 662m봉-(12:16) 안부-(13:38) 단석산 삼거리-(12:46~12:51) 단석산 정상-(13:04) 갈림길, 좌-(13:09) 본 능선-(13:17) 안부-(13:24) 652m봉/바위-(13:32) 단석산 입간판-(13:33~13:47) 중식-(14:02) 임도-(14:05) 통신탑-(14:19) 수위동 삼거리-(14:31) 사거리 안부, 직진-(14:32) 왼쪽 산길-(14:39) 봉, 약600-(14:41) 메아리농장-(14:43) 임도-(14:34) 좌측 초지-(14:56) 갈김길, 좌-(15:11) 아랫상목골 -(15:15) 임도-(15:19) 왼쪽 산길-(15:29) 암봉-(15:32) 전망바위-(15:38) 윗상승목골-(15:40) 왼쪽 숲-(15:56) 폐 헬기장-(16:05) 갈림길, 좌-(16:30) 송림-(16;36) 700.1m봉-(16:48) 소호고개-(17:17) 태종마을』중식 14분, 마루금 5시간 8분, 날머리 29분, 총 5시간 49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휴게소 근처에는 절개지로 오를 적당한 곳이 없는 모양이고, 고개마루턱에는 철책이 쳐져 있어 진입이 불가능하다. 결국 고개를 넘어, 왼쪽 임도로 들어서고, 임도를 따라 걷다 적당한 곳에서 왼쪽 산 사면을 치고 올라 11시 39분, 주능선에 진입한다.
임도 버리고, 왼쪽 숲으로
주등산로
662m봉까지 고도차가 300m가 넘는데도 오르막길이 완만하다. 국립공원 경내가 되어서 그런지 표지기 하나 보이지 않는다. 시옷자로 꺾인 나무 하나가 등산로에 걸쳐있다. 국립대학 정문을 통과하는 기분으로 시옷자 아래를 지나간다. 11시 47분, 묘를 지나면서 등산로는 본격적으로 가팔라지기 시작한다.
시옷자 아취
이 지역에는 어제 비가 내린 모양이다, 솔잎과 참나무 잎이 뒤섞인 푹신한 등산로가 눅눅하게 젖어있다. 연초록 잎사귀 사이로 붉은 산딸기가 선명하다. 하늘을 가린 잡목 숲 터널을 지나고, 갈림길에 이르러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벌써 고도가 600m 넘어선다.
산딸기
하늘 가린 잡목 숲
12시 10분, 쉼터처럼 넒은 공터를 이루고 있는 662m봉에 오른 후, 급 내리막을 달려 안부를 지나고, 12시 28분, 아무 표시도 없는 고도 약 690m 정도의 단석산 갈림봉에 올라 왼쪽으로 진행한다. 평탄한 길이 부드럽게 이어진다. 이윽고 능선이 가팔라지며 곳곳에 바위들이 나타난다. 눈에 잘 보이는 나뭇가지에 배낭을 걸어놓고 맨몸으로 홀가분하게 움직인다. 12시 46분, 단석산 정상에 오른다.
662m봉
단석산 정상
넓은 정상에는 김유신 장군이 신검으로 잘랐다는 바위, 2개의 정상석, 삼각점, 그리고 돌탑들이 보인다. 사방이 트여 조망이 무척 좋은 곳이지만 오늘은 가스 때문에 원경이 희미한데, 젊은 대원 한 사람이 사방을 둘러보며 북으로 관산, 남으로 백운산, 남서방향의 가지산과 영남알프스, 그리고 동쪽으로 남산과 금오산을 확인한다. 그 진지한 자세가 무척 보기 좋다.
정상석
삼각점
백운산과 오른쪽의 가지산
금오산 방향
약 5분 동안 정상에 머물며 주위를 둘러 본 후, 다시 단석산 분기봉으로 향한다. 급한 내리막을 지나 배낭을 찾아 둘러멘 후. 1시 4분, 갈림길에 이른다. 직진하면 단석산 분기봉이고, 왼쪽은 우회로라고 짐작하고 평탄한 왼쪽 능선 길로 접어들어, 5분 후, 오른쪽에서 내려오는 주 능선길과 만난다. 이후 완만한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갈림길에서 왼쪽 우회로로
안부를 지나 한동안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오르막이 시작되며 등산로는 어린 참나무들 사이로 완만하게 이어진다. 푹신한 등산로, 연초록 사이로 부서져 내리는 밝은 햇살, 이따금씩 불어주는 시원한 바람, 상큼한 공기냄새, 그리고 가깝게 들리는 뻐꾸기 소리.... 가히 선경이다. 1시 24분, 바위가 있는 봉우리를 지나고, 단석산 방향을 알리는 낡은 입간판을 본 후, OK그린으로 들어선다.
환상의 참나무 숲
OK그린으로 향하는 길
임도를 따라 작은 고개에 오른다. 눈앞에 삼각형 모양의 교회가 보이고, 그 교회 앞에 외따로 서있는 한그루 소나무 그늘 아래에서 대여섯 명의 대원들이 모여앉아 식사를 하고 있다. 목가적인 평화로운 광경이다. 고개 위 길가에 자리를 잡고 앉아 너른 초원을 내려다보며 심산대장과 점심식사를 한다. 매번 최후미로 쳐져 홀로 걷다, 오늘은 단석산 구경을 나온 심산대장과 모처럼 동행을 하니 산행의 즐거움이 배가되는 느낌이다.
소나무 그늘 아래서 식사하는 대원들
대원들이 식사를 하고 떠난 빈자리
1시 47분, 식사를 마치고 너른 초원으로 내려선다. 초원에는 연못도 보이고, 초원 너머로 가야할 메아리농장, 그리고 다음 구간에 가야하는 백운산이 뚜렷하다. 초원길 주위에는 억새와 이름을 모르는 노란 꽃들이 바람에 불려 하늘거리고, 저 앞 통신탑을 향해 푸르름 속을 걷는 심산대장의 모습이 무척 작아 보인다.
OK그린 1
OK그린 2
노란 꽃
뒤돌아 본 교회
가야하는 통신탑 방향
초원길이 붉은 색 오르막 임도로 변하더니 통신탑이 있는 고개마루턱에 이르러 오른쪽으로 굽어 내린다. 임도가 가볍게 오르내리며 하늘 가린 잡목 숲을 통과하고 시야가 트인 고개마루턱을 오르기도 한다. 오른쪽으로 연못과 위락시설이 내려다보인다. 지도에 표기된 참나무정 마을인 모양이다.
오른쪽에 보이는 연못과 위락시설
2시 19분, 수의동 삼거리에 이르러 왼쪽으로 진행한다. 한동안 완만한 오르막길이 이어지다 경사가 급해지더니 작은 봉우리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2시 31분, 사거리 안부에서 직진하고, 1분 후 표지기의 안내로 왼쪽 숲으로 들어선다. 울창한 잡목 숲속, 비가 내리면 물길이 될 것 같은 골창 길로 등산로가 이어지더니, 뜻하지 않은 곳에서 표지기가 다시 왼쪽으로 방향을 바꾸라고 지시한다. 표지기의 도움이 없으면 지도와 나침반만으로는 마루금 찾기가 불가능한 곳이다. 2시 39분, 고도 약 600m정도의 봉우리를 넘고, 약 2분 후, 메아리농장에 내려선다. 산속의 농장치고는 제법 규모가 크다. 따가운 햇볕 아래서 농부들이 힘들게 일을 하고 있다.
수의동 삼거리
메아리 농장 1
메아리 농장 2
넓은 임도를 따라 오른쪽의 나지막한 봉우리로 향하다 뒤돌아 메아리 농장 과 멀리 OK그린의 교회를 본다. 꽤 나 멀리 온 느낌이다. 넓은 임도를 계속 따라 오른다. 2시 48분, 갈림길을 만나 왼쪽 임도로 진행하여 나무가 없는 초원지대를 오르며 점차 고도를 높인다. 왼쪽으로 원박달 마을이 내려다보인다. 2시 54분, 605m봉을 지척에 두고, 땅바닥에 깔린 산악회 표지판이 임도를 버리고 왼쪽 초지로 들어서라고 지시를 하고있다.
뒤돌아 본 메아리 농장과 멀리 보이는 교회
110도 방향의 원박달 마을
임도 버리고 왼쪽 초지로
2시 56분, 갈림길에서 왼쪽 산길로 들어서고, 한낮에도 어둑한 철쭉단지를 지난다. 3시 11분, 장승들과 산내고원 한방휴양마을 안내판이 있는 아랫상목골 임도에 내려서서, 커다란 장승 사이로 절개지를 오른다. 등산로는 잠시 숲을 지나더니, 다시 임도로 내려선다.
한낮에도 어둑한 철쭉단지
아랫상목골의 장승들
임도를 따라 개발지역을 걷는다. 왼쪽 둔덕 위에 펜션처럼 예쁘게 지은 집 앞에 승용차 두어 대가 정차해 있다. 펜션 입구를 지나 쇠파이프로 도로를 폐쇄한 곳에서 표기기의 안내를 받아 왼쪽 산길로 들어선다.
임도
펜션
임도 버리고 숲으로
낡은 철조망을 따라 가파른 길을 오른다. 암봉을 지나고, 전망바위에 선다. 120도, 160도 방향으로 마을들이 평화롭고, 40도 방향으로 산속에 묻힌 샛골 마을이 아늑하다. 철조망을 따라 급경사 내리막을 달려, 3시 38분, 윗상목골 임도 사거리에 내려서서 직진한다.
160도 방향의 마을
40도 방향의 샛골
윗상목골 임도
임도를 따라 2분 쯤 걷다, 표지기의 안내로 왼쪽 산길로 들어선다. 급 오름 철쪽 단지를 지나, 잡초가 무성한 폐 헬기장을 지난다. 이후 등산로는 비교 부드럽게 오르내린다. 갈림길을 만나 왼쪽으로 굽고, 싱그러운 숲길을 빠르게 걷는다. 왼쪽이 트인 날등길을 지나며 동쪽으로 마을들을 굽어보고, 40도 방향으로 박달 저수지를 본다.
철쭉단지 오름길
박달저수지
4시 40분, 울창한 송림을 지나고, 4시 36분, 좁은 등산로 위에 삼각점이 박혀 있는 700.1m봉에 오른 후, 가파르게 떨어지는 내리막을 달려 내린다. 긴 내리막이다. 4시 48분, 넓은 임도가 지나가는 소호고개에 내려선다. 땅바닥에 깔린 산악회 표지판이 선두대장이 지난 시간이 4시 12분이라고 알려준다.
모처럼 만난 송림
700.1m봉의 삼각점
소호고개
태종마을을 향해 임도를 따라 내려선다. 왼쪽으로 백운산이 가깝게 보인다. 지도상으로는 도상거리 800m정도의 날머리가 생각보다 많이 멀다. 임도가 산 사면을 타고 이리저리 굽어 내리기 때문이다. 전원주택들을 지나고도 한참을 더 걸어 이윽고 태종마을 노인정 앞에 주차한 버스에 도착한다.
하산하면서 가까이 본 백운산
전원주택지
노인정 앞의 버스
울산시와 경주시의 경계를 이루는 이 마을 다리 아래로 맑은 개울물이 흘러내려, 하산한 대원들이 모처럼 시원하게 땀을 닦아낸다. 30분 가까이 걸어 내린 긴 날머리를 감안하고, 이 맑고 시원한 개울물에 다시 두 발을 담그라고, 다음 구간은 역 코스를 취해 산행하기로 한다.
다리 아래로 흐르는 맑은 개울
(2008.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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