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신(花信) 1- 포항시 기북면 오덕리 덕동의 논둑

 

화신(花信) 2- 상동


2008년 3월 15일(토).

뫼솔산악회의 안내로 낙동정맥 13번째 구간을 산행한다. 코스는 『통점재-팔공지맥 분기점(733.9m)-가사령-내연지맥 분기점(709.1m봉)-사관령-배실재』까지 마루금을 걷고, 포항시 기북면 오덕리 덕동으로 하산한다. 마루금 도상거리 약 12.7Km에, 날머리는 약 1.5Km다.


지난번 구간은 피나무재에서 가사령까지 진행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등산로에 남은 잔설이 진행을 방해하는 바람에 68번 도로가 지나가는 통점재에서 산행을 마감한 바 있다. 따라서 오늘은 31번 도로가 지나가는 한티재까지 진출하는 것이 무리이기 때문에 배실재에서 산행을 마감한다. 덕동으로 하산하는 날머리는 길도 좋고, 거리도 적당하여 구간설정에 무리가 없는 지점이다.


오늘 구간에는 이름이 붙은 산이 없다. 통점재, 가사령, 성법령, 사관령, 배실재 등 고개이름 뿐이다, 팔공지맥, 내연지맥 등 두 개의 지맥이 동서로 분기하는 것으로 알 수 있듯이 마루금은 첩첩 산중을 지난다. 하지만 한겨울 쌓였던 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누군가가 등산로 주변의 잡목들을 말끔하게 정리해 놓아 진행속도가 무척 빠르다.


구름이 낀 맑은 봄 날씨다. 오늘 참여한 대원은 모두 24명. 이제는 완주할 정예대원들만 남은 셈이다. 버스는 중부내륙고속도로를 달린다. 김천분기점에서 경부고속도로로 바꾸어 타고, 구미를 통과 한 후, 금호분기점을 지나, 도동분기점에서 대구포항간고속도로로 진입한다. 이어 서포항 IC에서 31번 국도로 내려서고, 죽장에서 69번 도로로 들어서서, 가사령을 지나 68번 도로로 갈아 탄 후 11시 10분 경, 통점재에 도착한다. 포항시 경계를 알리는 교통 표지판이 보이고 내연지맥 산줄기가 웅장하다.

통점재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1:10) 통점재/산행시작-(11:21) 660m봉, 좌-(11:28) 안부사거리-(11:36) 무덤 있는 안부-(11:46) 776.1m봉 갈림길, 좌-(11:56) 전망대-(12:01) 월성이씨 묘-(12:11) 팔공지맥분기봉-(12:31) 옛가사령길-(12;35) 안테나봉-(12:38) 가사령-(12:51) 봉-(!3:12~13:24) 분기봉/간식, 좌-(13:28) 분전반봉-(13:39) 능선분기, 좌-(13:50~13:52) 709.1m봉-(14:12~14:13) 전망바위-(14:20) 796.9m봉-(14:30) 봉-(14:38) T자, 좌-(14:39~14:40) 사관령-(15:01~15:06) 능선 좌우 우회-(15:08) 암릉 날등길-(15:10) 봉, 왼쪽우회-(15:15) 여강이씨 묘-(15:22) 봉, 좌-(15:30) 514.1m봉, 좌-(15:38) 배실재-(15:58) 시멘트도로-(16:10) 덕동청소년수련원』간식 12분 포함, 마루금 4시간 28분, 날머리 32분, 총 5시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버스에서 내리니 의외로 바람이 심하다. 하지만 한기가 가신 훈풍이다. 급경사 절개지를 지나 능선에 올라서도 가파름이 계속된다. 감기 몸살기운이 있어 몸은 천근인데 경사가 급하니 천천히 걸어도 죽을 맛이다. 발 빠른 대원들은 이미 시야에서 사라진지 오래고, 후미에는 후미대장 장미경씨와 오늘 모처럼 산행에 참여한 심산(深山)대장을 합쳐 모두 셋뿐이다.

절개지


등산로 주변에는 눈의 흔적도 없고, 등산로가 잘 정비돼 있다. 11시 21분, 660m봉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서고, 11시 28분, 안부사거리에서 직진하여 작은 봉우리를 넘고, 묘 2기다 있는 너른 안부를 지난다. 다시 경사가 급해진다. 뒤로 쳐져 천천히 오른다. 몸이 가벼운 후미대장은 앞장서서 다람쥐처럼 잘도 오르더니 순식간에 시야에서 사라져 버린다.

묘 2기가 있는 너른 안부


11시 46분, 776.1m봉 갈림길에 이른다. 마루금은 좌측이고, 776.1m봉은 오른쪽으로 마루금에서 3분 거리에 벗어나 있지만, 삼각점이 있고 조망이 좋아, 보통은 모두들 다녀오는 곳이다. 잠시 망설이다, 아쉽지만 왼쪽으로 내려선다. 몸도 무겁겠다. 최후미로 쳐진 주제에 혼자서 다녀오기가 망설여지기 때문이다. 아마도 화요맥에서라면 필시 배낭을 벗어놓고 다녀왔을 것이다.

776.1m 봉 갈림길


11시 56분, 왼쪽이 탁 트인 바위 전망대에서 주위를 둘러보며 사진을 찍는데 화요맥에서 낮이 익은 대원이 다가온다. 776.1m봉을 다녀오는 거냐고 물으니 그렇다며, 삼각점은 있으나 별 특징은 없는 평범한 봉우리라고 대답한다. 혼자서 유유자적 산행하는 모습이 보기가 좋다. 북동쪽으로 내연지맥 아래 넓은 고산분지에 자리 잡은 상옥리를 굽어보고, 남쪽으로 성법령과 가야할 방향을 카메라에 담은 후 전망바위를 내려선다.

내연지맥 산줄기와 상옥리

성법령과 가야할 능선


주변의 잡목들을 잘라내어 등산로가 말끔하다. 거치적거리는 것이 없으니 그 만큼 진행속도도 빠르다. 12시 1분, 정부인 월성이씨 묘를 지나고 안부를 거쳐 앞에 보이는 팔공지맥 분기점을 향해 가파른 오르막을 오른다. 뒤에서 인기척이 나며 젊은 대원 두 사람이 모습을 보인다. 역시 776.1m봉을 다녀오는 길이라고 한다. 무조건 앞사람만 따르거나, 표지기만 보고 산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사전조사를 하고 이처럼 여유 있게 산행을 하는 자세가 바람직하다. 뒤돌아 나뭇가지사이로 보이는 776.1m봉을 카메라에 담는다.

잘 정비된 등산로

뒤돌아 본 776.1m봉


12시 11분, 팔공지맥 분기봉에 오른다. 작년 10월, 팔공지맥을 시작하며 지난 곳이라 팔공지맥, 보현지맥 분기점을 알리는 표지판들이 낮 설지가 않다. 직진하여 3분 정도 오르면, 744.6m의 고라산을 지나 팔공지맥으로 이어지고, 낙동정맥 마루금은 왼쪽 길을 따라 가사령으로 내려서야한다. 양쪽으로 표지기들이 요란하다.

팔공지맥 분기점

표지기와 보현지맥 분기표지판


아름다운 송림 산책길이 이어진다. 등산로에는 솔잎이 노랗게 깔려있다. 지금 시각이 피치스톤을 가장 왕성하게 뿜어내는 때라며 숨을 깊게 들여 마시던 후미대장이 자기고향에서는 솔잎을 갈비라고 부른다며 반가워한다. 12시 31분, 옛 가사령 길인 안부에 내려섰다 건너편 절개지를 오르고, 4분 후 안테나가 있는 봉우리를 넘어, 12시 38분, 69번 도로가 지나가는 가사령에 내려선다.

아름다운 송림 산책길

옛 가사령길

굽어본 69번 도로

가사령-통점재 가기 위해 1시간 28분 전에 지났던 곳이다.


도로를 건너, 시멘트 옹벽을 넘고 절개지에 올라 오른쪽 능선으로 진행한다. 12시 55분, 삼각점이 있다는 599.6m봉에 오르지만 삼각점은 확인하지 못하고 지나친다. 능선이 왼쪽으로 굽어 내리고, 나뭇가지 사이로 상옥리 넓은 분지가 내려다보인다. 12시 59분, 안부를 지나고, 3분 후, T자 능선에 오른다, 앞선 대원들이 식사를 마치고 막 일어서는 참이다. 후미 세 사람도 이곳에서 간식을 들며 잠시 휴식을 취하고, 1시 24분, 앞선 대원들의 뒤를 쫓는다.

599.6m봉

간식을 즐긴 T자 능선


1시 28분, 나뭇등걸에 분전반이 매어져 있는 고도 약 615m 정도의 봉우리를 넘어서고, 왼쪽으로 성법령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굽어본다. 1시 55분, 능선분기봉에 올라 왼쪽으로 진행하여 날등길을 지나고, 한차례 오르막을 오르니, 시멘트 헬기장이 있는 709.1m봉이다. 깨진 삼각점과 삼각점 안내판이 보인다. 양쪽으로 표지기들이 요란하다. 왼쪽은 성법령을 지나 내연산으로 이어지는 길이고, 마루금은 오른쪽이다. 나뭇가지 사이로 상옥리 넓은 분지가 내려다보이고, 오른쪽으로는 가야할 797m봉이 커다랗다.

성법령으로 이어지는 도로

709.1m봉

깨어진 삼각점

가야할 797m봉


"해발 400m에 형성된 상옥(上玉)분지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신라 때부터 숨어살게 된 사람들, 혹은 전란을 피해 온 사람들, 화전민들이 정착하여 커지게 된 마을로 지금은 약초 등의 재배로 부촌을 이루고 있다. '오강지두 팔령지하'(五江之頭 八嶺之下)라 하여, 오십천, 형산강, 낙동강, 금호강, 곡강의 분수령이 되고 오전령, 통점령, 간장령, 승암령, 천령, 괘령, 생란령, 갈전령 등을 넘어 타처로 통하는 산간오지이다.: (이상 펌)

상옥분지

709.1m봉을 내려선 후 봉우리 하나를 왼쪽으로 우회하고 다시 능선으로 진입한다. 평탄하게 이어지는 능선 군데군데에 큰 바위가 보이더니, 이윽고 전망대에 선다. 북서쪽으로 보이는 팔공지맥의 산세가 웅장하다. 2시 16분, 능선 안부에 내려서서 오늘구간에서 가장 높은 797m봉을 바라보고, 5분 후 봉에 올라 직진하여 내려선다.

팔공지맥의 산세

당겨찍은 300도 방향

안부에서 올려다 본 797m봉


2시 21분, 능선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평탄한 능선길을 걷는다. 2시 38분, T자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1분 정도 진행하니, 잡목과 억새가 무성한 묵은 헬기장인 사관령이다. 이름과는 달리 고개가 아닌 능선 분기봉이다. 선두가 깔아 놓은 종이표지판의 통과 시간이 1시 55분이다, 약 45분 정도 뒤졌으니, 무거운 몸으로 부지런히 따라온 셈이다.

평탄한 능선

사관령


왼쪽 급경사 내리막으로 달린다. 성긴 참나무 숲에 맨 땅이 들어나 보인다. 긴 내리막이다. 이윽고 능선은 다시 평탄하게 이어지지만, 여전히 삭막하다. 오른쪽으로 잠시 시야가 트이며 가사동이 내려다보인다. 작은 봉우리들을 좌우로 우회하면서 편한 사면길을 걷는다. 이어 돌 많은 날등길을 지나고 앞에 보이는 봉우리를 왼쪽으로 우회한 후, 3시 15분, 여강이씨 묘에 이른다.

삭막한 참나무 숲

가사동

암릉 날등길


3시 30분, 574.1m봉에 올라, 좌측으로 내려서며 나뭇가지 사이로 하산할 오덕리 마을을 굽어보고 수레길처럼 잘 정비된 등산로를 따라내려, 3시 38분, 너른 안부인 배실재에 도착한다. 낙동정맥 중간지점이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선두가 깔아 놓은 종이 표지판이 왼쪽으로 하산하라고 지시를 하고 있다. 앞으로 한티재까지는 3시간 정도 더 걸어야하니, 아쉬운 감은 있지만, 이곳에서 산행을 마무리한 것은 역시 옳은 결정이다.

오덕리

배실재

낙동정맥 중간지점 표지판


하산길이 넓고 기분 좋은 길이다. 시멘트 길로 접어드는 입구에 여러 장의 표지기들이 보인다. 아마도 낙동정맥의 들머리 날머리로 자주 이용되는 곳인 모양이다. 시멘트도로에 올라서서 내려다보는 마을이 생각보다 크고 평화롭다. 길가 과수원의 나무들을 보고 이 마을의 연륜을 짐작하고 파란 싹이 돋아나는 너른 밭, 그리고 논둑에 핀 매화꽃에서 산골마을의 정취를 만끽한다.

시멘트길로 접어들고

덕동마을

과수원

새싹 돋는 밭


4시 10분경 덕동청소년수련원 운동장에 정차해 있는 버스에 도착한다. 산악회가 준비한 음식을 먹는 둥 마는 둥 끝내고 서둘러 버스에 올라 휴식을 취한다. 버스는 5시경,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08. 3. 17.)










 
Posted by Urimah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