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점재


2008년 3월 1일(토).

메솔 산악회의 안내로 낙동정맥 12번째 구간을 산행한다. 코스는『피나무재-질고개-간장현-통점재』로 도상거리는 약 17.2Km이다. 오늘 구간에서 드디어 청송군과 포항시 경계를 따라 남진하면서 낙동정맥 전체구간의 절반을 소화하게 된다.


오늘은 500m대에서 805m까지 제법 높은 봉우리들을 여럿 지나지만, 산 이름이 붙은 곳이 하나도 없다. 하지만 별바위를 중심으로 지나온 주왕산의 웅장한 산줄기, 그리고 포항시 경계로 들어서면서, 왼쪽으로 보이는 내연지맥의 힘찬 흐름이 줄곧 우리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구름이 낀 맑은 날씨다. 산행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영상 10도에 가깝고, 바람도 심하지 않아 등산하기에는 좋은 날씨다. 하지만 등로에 어느 정도의 눈이 쌓여 있는 가가 문제다. 일반적으로는 다음 구간의 산행을 생각해서 통점재에서 약 4.5Km 떨어져 있는 가사령까지 진행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주왕산 구간을 지나는 동안 이미 잇달아 두 차례나 무리를 했으니, 오늘은 더 이상 무리를 할 수 있는 상황이 못 된다.


숙의 끝에 선두가 4시까지 통점재에 도착할 수 있으면, 후미의 진행상황을 보고, 가사령까지 가기로 했지만, 질고개를 지난 이후는 여전히 눈 속 산행이라 선두가 통점재에 이른 것이 4시 20분경이다. 따라서 아쉽지만, 오늘 산행은 이곳에서 마감을 한다.


치악 휴게소에서 약 20분간 정차한 버스는 벌써 여러 차례 지나 낮이 익은 코스를 달려, 11시 4분, 해발고도 480m의 피나무재에 도착한다. 지난 번 보다 3분 빠른 도착이다. 산행준비를 마치고 절개지 철책의 개구멍을 지나며 산행을 시작한다.

피나무재 도착- 앞에 보이는 능선이 지난번 지났던 마루금이다.

개구멍과 낮은 포복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1: 04) 피나무재-(11:07) 산행시작-(11:13) 능선, 우 우회-(11:15) 능선, 좌 우회-(11:20) 549.9m봉-(11:23) 능선, 좌 우회-(11:25) 평해황씨 묘-(11:27) 임도삼거리, 직진-(11:31) 능선, 우 우회-(11:46) 도로, 직진-(11:50) 벌목지대-(11:59) 봉, 좌-(12:13) 622.7m봉/삼각점, 좌-(12:18) 헬기장, 좌-(12:25) 묘-(12:45~12:53) 간식-(12:58) 묘-(13:08) 안부사거리, 직진-(13:11) 질고개-(13:23) 산불초소-(13:34) 580m봉, 직진-(13:43) T자, 좌-(13:50) 묘, 좌-(13;52) 갈미골안부, 우-(13:55) 갈림길, 좌-(14:11) T자, 좌-(14:14) 680m봉, 직진-(14:21) 안부-(14:40) T자, 우-(14:43) 꺾임봉, 우-(14:53) 봉-(14:56) 성류골안부-(15:07) 헬기장-(15;30) T자, 좌-(15:33) 785m봉, 좌-(14:45) 805.5m봉, 좌-(15:47) 묘-(16:23) 간장현-(16:37) 능선분기, 우-(16:42) 봉, 좌 우회-(16:42) 묘 2기-(16:54) 702.5m봉-(17:05) 통점재』간식 약 8분 포함, 총 5시간 58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가파른 절개지를 지나 능선에 오른다. 잔설이 드믄 드믄 남아 있지만 산행에 영항을 줄 정도는 아니다. 선두, 후미를 가릴 것 없이, 가사령까지 가겠다는 생각에 모두들 진행이 빠르다. 등산로는 능선을 오른쪽, 왼쪽으로 우회하며 비교적 평탄하게 이어진다. 11시 20분, 549.9m봉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서고, 다시 능선을 왼쪽으로 우회한다. 11시 25분, 평해황씨 묘를 지나고, 2분 후 임도에 내려섰다, 건너편 절개지로 오른다.

잔설이 남아 있는 오르막 능선

549.9m봉

임도 건너 직진


등산로는 눈 덮인 봉우리를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능선으로 이어진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능선을 왼쪽으로 우회하며 임도와 나란히 달리고, 시야가 트이며 220도 방향으로 황정소류지와 가야할 능선이 보인다. 등산로가 도로면과 비슷할 정도로 내려선다. 이어 다시 봉 하나를 우회하고 잡목지대를 거쳐, 11시 46분, 도로를 건넌다.

220도 방향의 황정소류지,

도로면과 비슷할 정도로 내려서고

도로를 건넌다.


벌목지대를 지난다. 시야가 트이며 가야할 능선분기봉이 바로 눈앞이다. 11시 59분, 능선분기봉에 올라 왼쪽으로 크게 굽어 내린다. 완만한 내리막을 내려서자 한동안 평탄한 잡목능선이 이어진다. 백양나무인지 등걸이 흰 나무들이 눈길을 끈다.

벌목지대

가야할 능선 분기봉

능선분기봉에서 왼쪽으로


12시 13분, 삼각점이 있는 622.7m봉에 오른다. 삼각점은 마모가 심해 판독이 어렵다. 봉우리를 내려서서 순하게 이어지는 길을 빠르게 달린다. 12시 18분, 묵은 헬기장에 이르러 왼쪽으로 내려서고, 부드러운 능선을 걷는다. 왼쪽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별바위와 주왕산 줄기가 웅장하다.

622.7m봉

삼각점

별바위

주왕산 줄기


12시 25분, 묘 1기를 지나고, 편안하게 이어지는 길을 빠르게 이동한다. 12시 45분, 이제 봉우리 하나만 넘으면 질고개인 지점에서 황 대장의 제의로 동행하던 대원들이 모여앉아 점심식사를 한다. 버스에서 식사를 한 나는 간식을 들며 잠시 쉰 후 앞서 출발한다.

편안한 길


봉우리 하나를 왼쪽으로 우회하고, 묘 1기를 지나, 1시 2분, 마지막 봉우리를 넘고, 사거리 안부에 내려서서 직진한 후, 1시 11분 932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질고개로 내려선다. 한 쪽은 부남면, 다른 한 쪽은 부동면 표지판이 보인다. 선두가 깔아 놓은 종이 표지판의 통과 시간은 12시 50분이다. 선두는 식사도 않고 달리므로, 우리와의 시간차는 고작 10여분에 불과하다. 등로 상태가 좋아 도상거리 7.2Km를 2시간 이내에 주파한 것이다. 이런 속도라면 6시 정도면 충분히 가사령에 도착할 수 있겠다고 낙관한다.

질고개

선두가 깔아 놓은 종이 표지판


도로를 건너고 노란색의 경상북도 표지석을 지나, 표지기들의 안내를 받아 절개지를 오른다. 이어 묘를 지나고,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1시 23분,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곳에 이르러, 감시요원의 설명을 들으며 주위를 조망한다.

절개지를 올라 묘를 지나고

산불감시초소

북쪽 파노라마 -왼쪽 지나온 능선, 가운데 주왕산, 오른쪽 무장산

서쪽의 화장저수지 방향

남쪽 가야할 능선


산불감시초소를 지나자 등산로에 쌓인 눈이 깊어진다. 눈 쌓인 오르막길을 힘들게 오른다. 1시 34분, 580m봉에서 직진하여 울창한 참나무 숲으로 내려서고, 다시 가파른 오르막을 오른다. 1시 43분, T자 능선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봉우리 하나를 넘고, 이어 하얗게 눈을 뒤집어 쓴 묘를 만나 왼쪽으로 내려선다.

580m봉

눈 쌓인 참나무 숲길

T자에서 왼쪽으로


1시 52분, 갈미골 안부 삼거리에 내려서서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3분 후 갈림길을 만나 왼쪽으로 나아간다.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2시 11분, T자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진행하여 3분 후 680m봉을 넘고, 완만한 오르막을 지난다. 이어 작은 봉우리에 올라 왼쪽 급경사 내리막을 달려 안부에 이른다. 오른쪽으로 한줄기 능선이 남쪽으로 흐른다. 그 능선을 가야할 785m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라고 짐작을 하고, 혹시 중간에서 능선분기봉을 지나친 것이 아닌가? 하고 불안해한다.

680m봉

오른쪽에 보이는 능선을 가야할 능선으로 착각, 불안해진다


작은 봉우리 하나를 더 넘자, 날등길이 이어진다. 능선마루에 눈이 쌓여있고, 발자국들은 눈을 피해 오른쪽 사면을 타고 이어진다. 사람들이 지난 흔적은 틀림없는데 표지기도 보이지 않고, 발자국은 끊겼다 이어졌다 한다. 잠시 멈추어 서서 지도를 본다. 왼쪽에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것을 보면, 아직 능선분기봉을 지난 것 같지는 않고, 지도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비슷한 두 개의 능선이 거의 같은 방향으로 흐르고 있지 않은가? 비로소 알바가 아니라는 확신을 갖고 날등길을 빠르게 걷는다.

날등길


완만한 오르막길을 올라 2시 40분, T자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향하고, 3분 후 고도 약 675m 정도의 능선분기봉에서 남쪽으로 꺾어 내린다. 나뭇가지 사이로 비로소 가야할 능선이 펼쳐진다. 2시 53분, 작은 봉우리 위에 선다. 선두가 깔아 놓은 종이표지판의 통과시간이 2시 25분이다. 동쪽으로 웅장한 산세가 흐른다. 바데산, 동대산, 내연산으로 이어지는 내연지맥 줄기다.

가야할 능선

내연지맥


2시 56분, 급경사 내리막을 지나 안부로 내려선다. 성유골 안부라고 짐작한다. 눈 덮인 좁은 날등길을 지나, 3시 7분, 폐 헬기장을 거쳐, 눈 덮인 참나무 숲을 지난다. 쌓인 눈이 지난 구간의 주왕산 못지않게 깊다. 가파른 오르막을 힘들게 오른다. 봉우리 하나를 넘고, 다시 급 오름을 올라, 3시 30분, T자에서 왼쪽으로 오르며, 오른쪽 나뭇가지 사이로 간장리 마을을 굽어본다.

눈 쌓인 참나무 숲길

간장리 마을


3시 33분, 헬기장인 785m봉에 오른다. 삼각점이 있다고 하지만, 눈이 쌓여 확인하지 못한다. 마루금은 왼쪽으로 급하게 떨어진다. 질고개에서 이곳까지의 도상거리는 약 5.7Km인데 한숨도 쉬지 않고 내쳐 달렸는데도 2시간 21분이 소요된다. 역시 눈의 영향이다.

785m봉


3시 45분, 오늘 구간에서 가장 높은 805.5m봉에 오른다. 넓은 헬기장이다. 선두대장이 깔아 놓은 표지판의 시간이 3시 30분이다. 15분밖에 시간차가 없다. 선두대장이 지난번 주왕산 구간에서 혼가서 럿셀을 하느라고 몸살을 알았다더니, 아직도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모양이다.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하고 몸살이 날 정도로 혼자서 고군분투하는 동안 선두대장은 얼마나 진정한 산꾼들을 그리워했을까?

805m봉


3시 47분, 묘 1기를 지나고, 이어 작은 봉우리들을 우회하거나 오르내리며 꾸준히 고도를 낮춘다. 오른쪽 나뭇가지 사이로 간장저수지가 보인다. 마루금이 크게 남서쪽으로 흐르기 때문에 뒤돌아보니, 지나온 능선이 뚜렷이 보인다. 오르내림이 연속인 능선이다.

뒤돌아 본 지나온 능선


4시 23분, 간장현에 내려선다. 선두가 통과한 시간이 3시 50분이다. 간장현에서 통점재까지는 약 30분 정도가 소요될 터이니, 4시까지 통점재 도착은 불가능하고, 따라서 오늘 가사령까지의 진행은 또 무리다. 맥이 쭉 빠진다. 안부를 지나 가파른 오르막을 천천히 오른다. 이제는 서두를 이유가 없다. 4시 37분, 능선 분기봉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4시 54분, 702.5m봉을 지난다. 이어 묘를 지나고 5시 4분, 통점재가 내려다보이는 절개지 위에서 힘차게 흐르는 내연지맥을 카메라에 담는다.

간장현

702.5m봉

통점재


5시 5분, 68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통점재에 내려선다. 역시 선두대장이 깔아 놓은 표지판이 도로 오른쪽으로 하산하라고 지시하고 있다. 도로를 따라 10분 쯤 걸어내려, 도로변에 주차해 있는 버스에 도착한다. 대원들이 모두 하산하여 식사를 마치자, 버스는 6시경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08. 3. 3,)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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