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노라마 - 명동산에서 동남 방향으로 흐르는 능선
2008년 1월 19일(토).
뫼솔 산악회의 안내로 낙동정맥 9번째 구간을 산행한다. 코스는 『삼의교-박짐고개-포도산 왕복-632.1m봉-화매재-시루봉-황장재』로 마루금 도상거리 14.1Km에 포도산 왕복 약 1Km를 합한 약 15.1Km이다.
황장재는 청송군과 영덕군의 경계를 이루는 고개로 34번 국도가 지나간다. 지난해 10월 6일 출범한 낙동정맥 종주는 태백시, 봉화군, 영주시, 영양군, 청송군을 거쳐 이제 영덕군경계에이른다. 낙동정맥 천리길(400Km) 중에서 약 370리(약 149Km)를 달려 온 것이다.
태백에서 시작하여 영양군의 심산오지를 지나면서, 천의봉, 유령산, 우보산, 백병산, 구랄산, 면산, 묘봉, 용인등봉, 진조산, 통고산, 칠보산, 검마산, 백암산, 독경산, 맹동산, 봉화산, 명동산, 포도산을 거쳐, 이제 주왕산국립공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동안 많이도 내려 왔구나. 스스로 대견하다는 생각이 든다.
6시 40분경, 서초구청 앞에서 산악회 버스에 오른다. 중부지방의 최저 기온이 영하 10도를 밑도는 강추위가 한발 물러섰다고는 하지만, 한데서 버스를 기다리는 새벽은 몹시 춥다. 오늘 참여인원은 대장님들을 포함하여 모두 30명이다. 이제 9번째 산행이 진행되다보니, 참여인원 수에 큰 변화가 없다. 완주할 대원들만 남은 모양이다.
버스가 고속도로를 달리자 차창에 성에가 서린다. 올겨울 처음 보는 성에다. 아침식사를 위해 버스가 치악 휴게소에서 20분간 정차한다. 버스에서 내리니 아랫도리가 서늘하게 느껴질 정도로 춥다. 고도가 높아서인지 서울보다 더 춥게 느껴진다.
버스가 출발하자 황 대장님이 마이크를 잡고 오늘 산행에 대한 개요를 설명하고, 아울러 현지 상황을 알려준다. 당초에는 삼의교에서 박짐고개까지 약 4km 정도의 임도를 봉고차 두 대에 분승하여 오르기로 했으나, 현지에 눈이 내려 봉고차 운행이 불가능하여, 타이탄 트럭 한 대가 두 차례로 나누어 대원을 실어 나르기로 했다고 한다. 현지에 눈이 내렸다는 소리를 듣자, 동고서저(東高西低)의 뚜렷한 지형과 강한 북서풍, 그리고 황량한 고랭지 밭과 OK목장을 휩쓸던 삭풍(朔風)이 떠오르고, 눈보라치는 시베리아가 연상되어, 오늘 현지 날씨가 무척 걱정이 된다.
오늘 구간은 산행거리도 길지 않고, 업 다운도 심하지 않다. 마루금은 고도 600m대에서 오르내리고, 임도를 따라 걷는 등 순탄한 길이 이어진다. 다만 화매재로 떨어졌다 약 200m 정도의 고도차를 보이는 시루봉에 오르는 과정이 마지막 남은 힘을 쏟으라고 강요를 하지만, 도상거리 평균 3Km 정도의 속도가 날 수 있는 무난한 곳으로 산 이름이 붙은 곳이 한 곳도 없는 구간이다.
버스는 중앙고속도로를 달려 서안동 IC에서 34번 국도로 내려서고, 월전에서 31번 국도로 바꾸어 타고 북진한다. 이어 홍구교에서 911번 지방도로로 들어서서, 석보를 지나고, 화매천을 따라 달려, 10시 51분, 삼의교 삼거리에 있는 블루밸리 쉼터 주차장에 도착하여 대원들을 내려놓는다. 우선 선두 그룹 일부와 발이 늦은 후미가 제 1 진이 되어 주차장에 대기 중인 타이탄 트럭에 다투어 오른다. 항상 최후미를 면치 못하는 나도 뒤늦게 제 1 진에 끼어든다.
타이탄 트럭에 올라 찍은 블루밸리 쉼터
트럭을 타고 이동하는 제 1진- 검은안경 님 사진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1:12) 박짐고개-(11:15) 산행시작-(11:21) 봉, 왼쪽 우회-(11:25) 안부/왼쪽 우회-(11:32) 안부 4거리-(11:40) 포도산 갈림길-(11:57~11;59) 포도산 정상-(12:12) 포도산 갈림길-(12:19) 능선분기봉, 좌-(12:29) 봉, 왼쪽우회-(12:31) 묘 1기-(12:33) 능선, 왼쪽우회-(12:41) 600m봉-(12:42) 갈림길, 좌-(12:43) 묘 1기-(12:48) 송전탑-(12:59) 평산신씨 묘-(13:00) 억새 안부-(13:06~13:08) 632.1m봉-(13:18~13;29) 간식-(13:32) 장구메기-(13:43) 임도-(13:45) 50번 송전탑-(13;54) 임도 4거리, 직진-(13:55) 당집-(13;59) 남평문씨 묘/임도-(14:02) 임도 건너, 왼쪽 숲-(14:09) 임도 3거리-(14:12) 시멘트도로-(14:14) 왼쪽 숲으로-(14;27) 갈림길, 우-(14;24) 57번 송전탑-(14:30) 안부 3거리, 좌-(14:32) 안부 4거리, 좌-(14:36) 능선분기봉, 좌-(14:49) 봉, 직진-(14:53) 봉, 좌-(15:05) 화매재-(15:10) 봉, 우-(15:20) 낙엽송 안부-(15:24) 봉, 좌-(15;29) 무덤봉-(15:43) 445m봉, 우-(15:46) T자, 좌-(15:53) 봉, 왼쪽 우회-(16;01) 우회 끝/오르막 시작-(16:12) 시루봉-(16:19) 임도-(16:21) 갈림길, 좌-(16:35) 개구멍/황장재』 간식 11분 포함, 총 5시간 20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박짐고개로 이어지는 임도에는 눈이 하얗게 깔려 있다. 많은 눈도 아니고, 눈이 내린지도 며칠이 지난 모양이다. 타이탄 트럭 바퀴에 깔려 부서지는 눈 소리가 서걱서걱 들린다. 트럭은 연신 기어를 바꿔가며 눈 덮인 임도를 조심스럽게 오른다. 맑고 푸근한 날씨에 걱정했던 바람도 없다. 등산하기 좋은 날씨다. 약 20분 동안 힘들게 임도를 오른 트럭은 11시 12분 경, 우리들을 박짐고개에 내려주고, 준비를 마친 대원들은 11시 15분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시작
11시 21분, 봉우리 하나를 왼쪽으로 우회한다. 양지바른 우회로 사면에는 눈이 말끔하게 녹아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급경사 오르막을 지나 능선 안부에 내려섰다, 다시 왼쪽 사면을 타고 능선을 우회한다. 왼쪽으로 눈 덮인 가야할 능선이 보인다.
양지바른 우회로에는 눈 흔적도 없고
240도 방향으로 보이는 가야할 능선에는 눈이 하얗다
11시 32분, 안부 사거리를 지나 급경사 오르막을 오른다. 8분 후, 제법 눈이 쌓인 포도산 갈림길에 이르러, 배낭을 벗어 놓고, 북쪽으로 약 500m 떨어져 있는 포도산으로 향한다. 거리도 멀지 않고, 비록 마루금에서 벗어나 있지만, 오늘 구간에서 가장 높고, 이름이 붙은 유일한 산이니, 봉 따먹기가 아니더라도 어찌 그냥 지나칠 수가 있겠는가?
안부 사거리
포도산 갈림길
포도산 갈림길 표지판
포도산 가는 길은 북쪽 능선이라 제법 눈이 쌓여있다. 바람도 없는 푸근한 날씨에 따사로운 햇빛을 받으며 호젓한 눈길을 산책하듯 여유 있게 걷는다. 11시 57분, 포도산 정상에 오른다. 이정표가 고도를 알려준다. 해발 748m. 주위의 나무들에 가려 조망은 별로다. 나뭇가지 사이로 100도 방향의 눈 덮인 명동산을 잠시 바라본다.
안부에서 본 포도산
포도산 정상의 이정표
12시 12분, 삼거리로 되돌아온다. 왕복 1Km에 32분이 걸린 셈이다, 산책하듯 여유를 부리기도 했지만, 역시 눈길이라 시간이 걸린다. 벗어 놓았던 배낭을 둘러메고, 눈 덮인 마루금을 따라 남쪽을 향해 걷는다. 12시 19분, 능선 분기봉에서 왼쪽으로 진행하고, 바로 봉우리 하나를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왼쪽 우회로와는 달리 오른쪽 우회로에는 눈이 소복하다.
능선분기, 좌
오른쪽 우회로
포도산 삼거리를 지나 40여분 동안은 굴곡이 거의 없는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앞에 보이는 작은 봉우리도 두 차례나 왼쪽으로 우회한다. 아름다운 소나무 숲을 지나고, 소복을 입은 듯, 눈이 하얗게 덮인 묘를 지난다. 주위의 눈은 다 녹았는데 유독 묘에만 눈이 하얗게 남아있는 것이 이상하다.
아름다운 소나무 숲
봉우리 왼쪽 우회
눈 덮인 묘
12시 41분, 600m봉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서고, 1분 후, 갈림길에서 표지기의 안내로, 직진하는 능선길을 버리고, 왼쪽 내리막길로 내려선다. 다시 하얀 묘를 지나고, 나뭇가지 사이로 눈 덮인 명동산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어 울창한 송림을 지나고, 12시 48분, 송전탑을 거쳐, 632.1m봉 오르막길을 오른다.
600m봉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고
갈림길에서 왼쪽 송림으로 내려선다.
나뭇가지 사이로 본 눈 덮인 명동산
봉우리 하나를 넘고, 급경사를 올라, T자 능선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평산 신씨 묘를 지나고, 1시에 억새가 무성한 안부에 내려선다. 완만한 오르막이 이어지며 산불 흔적이 보인다. 왼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명동산에서 남동쪽으로 눈 쌓인 산줄기가 힘차게 흐르고, 140도 방향으로 준엄한 산세가 가깝다. 1시 6분, 632.1m봉에 오른다. 눈 위에 머리만 보이는 삼각점과 삼각점 안내문, 그리고 선두가 통과한 시간이 적혀있는 종이 표지판이 보인다. 주왕산 방향의 조망이 좋다.
명동산에서 동남으로 흐르는 힘찬 능선
140도 방향의 산세
632.1m봉의 삼각점
선두 통과시간을 알리는 표지판, 36분 뒤졌다.
멀리 보이는 주왕산 줄기
오른쪽 내리막길로 내려선다. 황량한 산불지역이 전개된다. 1시 17분, 양지바른 길가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대원들을 지나, 조금 떨어진 곳에서 혼자 앉아 망연히 주왕산을 바라보고 있는 원 여사와 합류. 함께 간식을 들며 휴식을 취한다. 저 멀리로 주왕산 줄기가 뚜렷하고, 가까이 보이는 능선이 힘차다. 뒤로는 불타다 남은 시커먼 나무들 사이에서 한그루 고사목이 눈길을 끈다.
황량한 산불지역
길가 양지 바른 곳에서 식사하는 대원들
가깝게는 힘찬 능선, 뒤로는 주왕산 줄기
화재지역의 고사목
새벽 5시에 아침식사를 하고 9시 30분경에 버스에서 점심을 먹었으니, 이곳에서는 떡과 과일로 간식을 즐기고 따끈한 커피로 피로를 달랜다. 1시 29분, 다시 산행을 속개하여 산불지역을 천천히 걸으며 왼쪽으로 주왕산을 본다. 1시 32분, 눈 덮인 고랭지 채소밭이 펼쳐있는 장구메기에 내려섰다, 왼쪽 숲으로 들어서서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늘어선 능선을 따라 걷고, 1시 43분, 너른 임도로 내려선다.
장구메기
아름드리 소나무
1시 45분, 50번 송전탑을 지나고, 북서쪽으로 뻗은 임도를 따라 산책하듯 기분 좋게 걷는다, 홀연히 오른쪽 무덤 너머로 시야가 트이며 명동산의 힘찬 줄기가 깨끗한 모습을 보인다. 1시 54분, 임도 4거리에서 직진하여 당집을 왼쪽에 두고 진행한 후, 갈림길을 만나 표지기의 안내로 왼쪽으로 진행하여 애국지사 남평문씨 묘를 지나고, 다시 임도에 내려서서, 왼쪽으로 향한다.
무덤너머로 보이는 두 겹 능선
임도 4거리에서 직진,
왼쪽의 당집
너른 임도와 만난다. 조금 전에 지난 임도 4거리의 왼쪽 임도라고 짐작한다. 그 때 직진하지 않고, 왼쪽으로 내려섰으면, 개미 쳇바퀴 돌듯 역 U자로 돈 약 15분 정도의 시간은 벌 수 있었을 것이다. 임도를 건너 왼쪽 숲으로 들어선다. 아름다운 잡목 숲 터널을 지나고, 오른쪽으로 포산리 마을을 굽어 본 후, 임도 3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2시 12분, 시멘트도로로 내려선다.
숲 터널
포산리 마을
임도 3거리에서 오른쪽
시멘트 도로를 따라 2분 쯤 걷다, 왼쪽 너른 길로 들어선다. 이어 좌우 양쪽으로 나있는 우회로 가운데 오른쪽 우회를 따라 진행하여, 2시 24분, 56번 송전탑 아래에 선다. 역광 속에 주왕산 일대가 뚜렷하게 보인다. 이상하게도 이 부분을 경계로 가야할 방향에는 눈 내린 흔적이 전혀 없다. 좁은 지역에서 이처럼 눈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극명하게 나다니 신기하기만 하다. 언제 따라 왔는지 후미의 최 대장이 모습을 보이며 식사를 했느냐고 묻는다.
56번 송전탑
뚜렷이 보이는 주왕산 일대
완만한 내리막길을 달린다. 눈도 없는 길이라 속력을 내 본다. 2시 30분, 3거리 안부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57번 송전탑을 지나고, 이어 안부 4거리에서 직진하여 능선분기봉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선다. 다시 봉우리 하나를 넘어 북쪽으로 진행하고, 2시 53분, 고도 약 400m 정도의 봉우리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서면서 멀리 황장재와 대둔산을 본다,
멀리 보이는 황장재와 대둔산
이어 울창한 낙엽송 숲을 지나, 채소밭으로 나오고, 3시 5분, 917번 지방도로가 지나가는 화매재에 내려선다. 영양군의 환영팻말이 보인다. 도로를 건너 오른쪽 묘지를 향해 억새가 무성한 공터를 지난다. 3시 10분, 고도 약 375m 정도의 봉우리를 지나 안부로 내려서며, 오른쪽으로 화매리 마을을 굽어본다. 이어 앞의 봉우리로 오르면서 50도 방향으로 멀리 지나온 능선을 본다,
화매재
도로를 건너 마루금따라
화매리 마을
50도 방향의 지나온 능선
3시 20분, 낙엽송 안부에 내려서고, 이어 고만고만한 봉 3개를 잇달아 넘고, 급경사 오르막을 오른다. 3시 20분, 고도 약 445m 정도의 봉우리에 올라, 나뭇가지 사이로 정면의 시루봉을 보고,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3시 46분, T자 능선에서 왼쪽으로 진행하고, 이어 봉우리 두 개를 잇달아 왼쪽으로 우회한다. 두 번째 긴 우회로를 지나 능선에 진입하니, 532m봉으로 오르는 급하고 긴 오르막이 시작된다.
낙엽송 안부
445m봉에서 본 시루봉
무덤을 지나고 참호도 지난다, 간간히 녹지 않은 눈이 남아 있는 급경사 오르막을 힘들게 올라, 전위봉에 해당하는 봉우리 두 개를 넘어서고, 4시 11분, 돌 많은 봉우리를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532m봉에 오른다. 선두가 깔아 놓은 종이 표지판이 보인다.
시루봉 정상으로 이어지는 오른쪽 우회로
평평한 능선길 같은 정상
선두의 종이 표지판
정상에서 왼쪽으로 가파른 내리막길을 달린다. 4시 19분, 임도로 내려서고, 2분 후 갈림길에서 임도를 버리고 왼쪽 숲길로 들어선다. 이어 작은 봉우리 두 개를 넘고,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완만한 능선길에서 대둔산을 가까이 보고, 54번 국도와 영덕군을 굽어본다. 4시 35분, 절개지에 쳐진 철책의 개구멍을 빠져 나와 황장재에 내려선다.
가까이 보이는 대둔산
54번 국도와 영덕군
개구멍
황장재 휴게소
왼쪽 고개 마루턱으로 이동하여 다음구간 들머리를 확인하고 주왕산 등산 안내판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어 버스가 정차해 있는 주차장으로 돌아와 배낭을 버스에 내려놓고, 대원들이 식사하는 자리에 끼어든다.
청송군과 영덕군의 경계인 고개 마루턱
낙동정맥 등산로
버스는 6시가 조금 넘어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08.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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