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 포구
2008년 3월 29일(토)
뫼솔산악회의 안내로 낙동정맥 14번째 구간을 산행한다. 오늘코스는 『중도일마을-블랫재-545m봉-한티재-침곡산-배실재-덕동마을』로 포항시 죽장면과 기계면의 면 경계를 걷는다. 산행거리는 들머리 약 1Km, 마루금 약 12.5Km, 날머리 약 1.5Km, 합계 15Km 정도다. 산행 후, 죽도 어시장으로 이동하여 뒤풀이를 할 계획임으로 어프로치 시간이 절약되는 블랫재에서 출발하여 역코스를 취한다.
5시 45분, 대문을 나서는데 비가 제법 내린다. 서울을 비롯한 중부 지방에는 밤늦게 비가 내린다더니 새벽부터 비가 쏟아진다. 기상청이 또 오보를 한 것이다. 나중에 들으니, 대통령이 아침회의 때 기상청의 오보를 지적하고, 이런 대통령의 지적에, 기상청이 발칵 뒤집혔다고 한다. 기상청의 자세가 이 모양이니 제대로 된 일기예보를 기대한 다는 것 자체가 어리석다는 생각이 든다.
문경휴게소에서 잠시 정차할 때도 비가 내리더니, 선산에서는 비 온 흔적을 찾기 어렵고, 구미에 이르니 해가 비친다. 오후로 접어들어 잔뜩 흐린 날씨가 을씨년스럽기는 하지만, 산행 내내 비 한 방울 맞지 않고, 뒤풀이를 끝내고 서울로 향할 때 비로소 빗방울이 떨어진다.
버스는 서포항 IC에서 31번 국도를 타고 기계면을 지난다. 팔공지맥을 하면서 여러 차례 지난 곳이라 낮이 익어 반갑다. 버스는 한티터널을 통과하고, 논골에서 69번 국지도를 타고 내려 도일교를 건너더니, 11시 3분, 커다란 느티나무가 서 있는 중도일마을 입구에 도착하여 대원들을 내려준다. 하지만 버스를 돌릴 공간이 없다. 대원들의 걷는 수고를 덜어주려고 도일교로 진입할 때도 곡예를 하더니 이제는 또 후진을 해서 도로까지 나가야 한다. 대원들을 위해 최선을 다 하는 기사양반의 모습이 아름답다.
들머리 중도일 마을의 느티나무
오늘의 산행기록을 아래와 같다.
『(11:03) 중도일 마을입구/산행시작-(11:14) 갈림길, 좌-(11:24) 블랫재-(11:42) T자, 좌-(11:45) 능선분기, 우-(11:49) 안부사거리-(11:57) 안동권씨 묘-(12:07) 545m봉, 우-(12:12) 안부-(12:15) ㅂ목지대-(12:28) 임도, 우-*12:29) 한티재-(12:30) 묘 3기-(12:34) 풍산유씨 묘-(12:35) 능선안부-(12:39) 터널 위-(12:44) 의성김씨 묘-(12:48) 422m봉-(12:52) 먹골안부-(12:58) 경주최씨 묘-(12:59) 전주강씨 묘-(13:00) 평묘 3기-(13:08) 월성김씨 묘-(13:09) 밀양박씨 묘-(13:24) 585m봉-(13:28) 쌍묘-(13:32) 감곡리 갈림길-(12:34) 봉, 오른쪽 우회-(13:36) 본능선 진입-(13:48~13:55) 768m봉-(14:05) 묘봉-(14:12) 안부-(14:19) 610m봉-(14:24) 서당골재-(14:29) 송전탑-(14:51~14;52) 침곡산-(14:58) 702m봉-(15:08) 안부사거리-(15:17) 월성최씨 묘 -(15:20) 안부 갈림길, 직진-(15:33) 628m봉, 좌-(15:38) 봉, 좌-(15:45) 안부-(15:49) 492.4m봉-(15;58) 배실재-(16:22) 덕동마을』들머리 21분, 마루금 4시간 34분, 날머리 24분, 총 5시간 19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시멘트도로를 따라 오른쪽에 계곡을 끼고 남쪽으로 향한다. 약 10분쯤 진행하다 만나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접어들어 완만하게 이어지는 오르막길을 오르며 지나온 중도일 마을을 굽어본다. 11시24분, 블렛재에 도착하여 왼쪽 의 가파른 절개지를 오른다.
시멘트도로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오르고
블랫재
가파른 절개지를 지나 완만한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등산로 주변의 숲속은 진달래가 만개하여 울긋불긋 아름답고, 이따금씩 샛노란 생강나무 꽃이 눈길을 끈다. 울창한 참나무 숲 사이로 등산로가 가팔라지기 시작한다. 잔뜩 흐린 을씨년스런 날씨인데도 땀이 솟는다. 11시 42분, 잡목이 가득한 T자 능선에 올라, 남쪽으로 운주산을 보고, 동남쪽으로 남계리를 굽어본 후, 왼쪽으로 평탄한 능선을 따라 걷는다.
운주산
남계리
11시 45분, 능선 분기봉에 이르러 오른쪽 내리막길을 달려 내리고, 4분 후, 안부사거리에 이른다. 왼쪽은 도일리 중도일 마을, 오른쪽은 남계리 점말 마을로 이어지는 길이 희미하다. 직진하여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른다. 11시 57분, 안동권씨 묘가 있는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진행한다.
능선분기봉, 우
낙엽이 수북하게 쌓인 참나무 숲 능선이 이어지고, 시멘트를 반죽해 놓은 것 같은 커다란 바위가 있는 곳을 지나자 오르막이 시작된다. 이어 12시 7분 545m봉에 오르니, 양쪽으로 표지기들이 요란하다. 왼쪽은 601.1m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고, 마루금은 오른쪽이다. 급한 내리막길을 달려 안부를 지나고, 벌목지대를 거쳐, 아름다운 산책길을 걷는다.
낙엽 쌓인 능선길
545m봉
12시 28분, 임도에 내려서서 오른쪽으로 진행하며 한티마을을 바라보고, 1분 후 너른 비포장도로가 지나가는 한티재에 이른다. 건너편 절개지에 표지기와 이정표가 보인다. 가파른 절개지를 거쳐 묘가 있는 완만한 능선을 걷는다. 경상도 땅은 돌이 많아 척박해 보인다. 능선을 오르다 뒤돌아 운주산 줄기를 보고, 작은 봉우리를 오르며 잘 손질된 풍산류씨의 합장묘를 지난다.
임도에서 본 한티마을
한티고개
이정표
12시 35분, 안부에 내려서고 완만한 오르막을 오르다 왼쪽으로 터널을 빠져나온 31번 국도를 본다. 오른쪽으로는 가야할 능선이 힘차게 흐른다. 12시 39분, 터널 위를 통과하고, 의성김씨 묘를 지나, 12시 48분, 삼각점이 있는 422m봉에 올라, 산불감시탑이 있는 768m봉을 바라본다.
300도 방향의 터널을 빠져나온 31번 국도
가야할 능선
422m봉의 삼각점
가까이 본 768m봉
12시 52분, 서낭당 흔적이 있는 먹골 안부에 내려서서 직진한다.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경주최씨 묘, 진주강씨 묘를 지나고, 점차 고도가 높아지더니, 봉분이 땅에 닿을 정도로 쇠락한 무덤 3기가 연달아 있는 능선을 지난다. 능선은 더욱 더 가팔라지고 숲속에 점점이 화사하게 핀 진달래가 곱다. 다시 월성김씨 묘, 밀양박씨 묘을 지난다. 유난히 묘가 많은 능선이다.
안부사거리
평지와 같이 쇠락한 묘가 있는 등산로
활짝 핀 진달래
등산로가 급경사를 이룬다. 약 4분간을 힘들여 허위허위 오르니, 능선분기봉인 585m봉에서 앞서 오른 대원 두 사람이 쉬고 있고, 선두가 깔아 놓은 종이 표지판의 통과시간은 1시 3분이다. 산행시작 후 약 2시간 만에 선두에게 20분 정도 뒤진 셈이다. 오른쪽으로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서며 왼쪽 나뭇가지사이로 침곡산을 본다.
585m 능선분기봉
침곡산
1시28분, 쌍묘를 지나고, 4분 후 감곡리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봉우리 하나를 오른쪽으로 길게 우회한다. 1시 36분, 본 능선에 진입하여, 산불감시탑이 있는 768m봉으로 이어지는 황량한 길을 오른다. 점차 고도가 높아지면서 잡목사이로 감곡리가 내려다보이고, 멀리 보현산 줄기가 보인다.
봉우리를 오른쪽으로 우회하고
768m봉 오르는 길
감곡리 방향
가파른 오르막을 힘들게 오른다. 1시 48분, 오늘 구간에서 가장 높은 768m봉에 오른다. 산불감시탑이 있고, 태화산이라는 정상표지판이 보인다. 산불감시요원의 설명을 들으며 사방을 조망한다. 서북방향으로 보현산, 기룡산, 북동 방향으로 기북면 의 비학산(762m), 두리봉(649m), 동쪽으로 용기리, 남쪽으로 운주산을 카메라에 담는다. 산불감시요원과 정상주를 한잔씩 나누어 마시고 다시 갈 길을 재촉한다.
산불감시탑
기룡산, 보현산
비학산 방향
용기리 벌
운주산
정상표지판
낙엽이 푹신한 편안한 잡목 숲길을 걷는다. 건너편 능선에 도열한 나무들이 보기 좋다. "나무들 비탈에 서다."라는 황순원의 소설이 생각난다. 6.25를 겪는 젊은이들의 고뇌를 그린 소설이다. 나뭇가지 사이로 가야할 침곡산이 가깝다. 비탈이 아닌 마루금에 열병식 하듯 늘어선 나무들의 자세가 당당하다. 오른쪽으로 마을이 내려다보이고 그 뒤로 멀리 보현산 줄기가 뚜렷하다.
나무들 능선에 서다
침곡산
멀리 보현산 줄기.
2시 5분, 묘 있는 봉우리를 지나 묘가 있는 안부에 내려서고, 다시 완만한 오르막을 올라, 2시 19분, 610m봉에 오르니 침곡산이 지척이다. 급경사 내리막을 달린다. 2시 24분, 이정표가 있는 서당골재에 내려선다. 좌우로 희미한 산길이 보이는 제법 넓은 안부 사거리다. 직진하여 가파른 오르막을 오른다.
묘가 있는 봉
서당골재 이정표
서당골재와 침곡산 간의 도상거리는 약 1.3Km, 고도차는 약 200m 정도다. 꾸준히 오름세가 이어지지만 중간에 업 다운이 심한 봉우리가 많지 않아 생각처럼 힘들지는 않다. 마루금은 좁은 능선으로 이어지고, 왼쪽으로 서리골, 오른쪽으로는 기북면의 산골 마을들을 굽어보며 진행한다. 2시 29분, 송전탑을 지나고, 20여분 동안 꾸준히 오르막길을 올라, 2시51분, 침곡산 정상(725.4m)에 이른다.
침곡산 가는 길, 생각보다 부드럽다.
돌 많은 척박한 좁은 능선
정상은 너른 헬기장이다. 정상석, 이정표, 그리고 삼각점이 있다. 나무들의 방해로 조망은 별로다. 정상을 내려서서 바로 무덤을 지나고 완만한 내리막길을 내려서면서 북서쪽으로 웅장한 보현산 줄기를 다시 본다. 2시 58분, 702m봉을 지나고 가파른 내리막길을 달려 내린다.
침곡산 정상
정상석
이정표
삼각점
북동방향의 보현산
3시 8분, 안부사거리에 내려서서 직진하고, 3시 17분, 묘 2기가 있는 봉우리를 넘는다. 이제 배실재 까지는 봉우리 2개를 더 넘어야하지만 고도차가 심하지 않은데다 전체적으로는 내리막이 이어지는 순한 길이기에 속도를 내어 달린다.
묘 2기가 있는 봉
3시 20분, 갈림길에 이른다. 직진하는 능선길을 누군가가 나뭇가지로 막아 놓았다. 하지만 표지기도 몇 개 보인다. 그러나 오른쪽으로 훨씬 많은 표기들이 걸려있어, 자칫 우회길이라고 착각할 수도 있겠으나 실은 오덕리로 내려가는 하산로다. 직진하여 T자 능선에 올라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갈림길, 직진
3시 33분, 628m 능선분기봉에서 왼쪽으로 진행하면서 뒤돌아 702m봉을 보고, 오른쪽으로 오덕리 마을들을 굽어본다. 3시45분, 안부를 지나고, 4분 후, 492.4m봉에 올라 삼각점을 찾았으나, 발견하지 못하고, 배실재로 향한다. 황량하고 평탄한 길이 이어진다, 빠르게 진행하여 3시 58분, 낮 익은 배실재에 도착한다. 선두가 통과한 시간은 3시 20분이다.
뒤돌아 본 709m봉
492.4m봉
배실재
덕동마을로 하산하는 길은 진달래 꽃길이다. 이윽고 산간분지에 자리 잡은 덕동마을에 내려서서 4시 22분, 청소년훈련원 운동장에 정차해 있는 버스에 도착한다
하산길의 진달래
덕동마을
과수원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에서 막걸리 두 잔으로 목을 축이고, 문화마을이라고 알려진 덕동마을을 둘러본다. 덕동민속전시장이 있고, 경상북도 민속자료 제80호인 오덕동 애은당 고택등이 있는 유서 깊은 마을이다.
애은당 고택 안내판
입구
본채
별당
4시 45분경 버스는 뒤풀이 장소인 죽도 어시장으로 출발한다. 어시장에서 맛보는 싱싱한 회가 일품이다. 한 시간여 뒤풀이를 즐기고 6시 20분경 식당 문을 나선다. 참았던 빗방울이 후둑후둑 떨어진다.
(2008.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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