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달산에서 본 바닷가 마을지붕, 해안도로와 신안비치호텔

 

2011년 5월 19(목)
손자 녀석을 보러 보름동안 미국을 다녀오느라 영산기맥 마지막 구간의 산행이 늦어졌다. 이래저래 영산기맥은 내게 무척 어려운 곳이지만 이왕 시작한 것이니 서둘러 마무리를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시차증(時差症-Jet Lag)에서 어느 정도 회복된 오늘을 산행일자로 정한다. 마침 현지의 오늘 날씨는 구름이 다소 끼고 바람이 불어 산행하기에 좋은 날씨라고 한다.

 

하지만 감돈재에서 다순금까지는 거리가 24Km에 가깝고 목포시로 들어서서는 소멸된 마루금을 찾아 골목골목을 누벼야하기 때문에 한 번에 마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고 두 번으로 나누어서 하기는 번거롭기도 하고 꼭 그렇게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여하튼 한 번에 끝내기로 하고 5월 18일 23시 10분 용산 발 목포행 새마을호(26,000원)와 5월 19일 목포 발 용산행 KTX(26,500원)를 예약하고, 5월 19일, 4시 6분, 목포역에 도착하여 김밥 집에서 새벽밥을 먹는다.(5,000원) 이어 5시 3분, 역전 버스정류장에서 부안 행 200번 버스를 타고,(1,500원) 원청계 정류장에서 내려, 택시를 호출한다. 5시 45분, 지난번 산행을 끝냈던 갑돈재 범천사 입구에 도착한다.(7,000원)

감돈재, 법천사 입구

 

차에서 내리니 새들의 합창이 요란하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청아한 새들의 노랫소리가 정겹다. 차근차근 산행준비를 마치고, 5시 56분, 길 건너편 나뭇가지에 걸린 표지기들을 따라 묘역으로 들어서며 산행을 시작한다. 산길은 묘 뒤에서 시작된다. 역시 표지기들이 걸려 있다. 어둑한 잡목 숲으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비교적 뚜렷하고 간간이 표지기들이 길 안내를 해준다.

산행 들머리를 알려주는 고마운 표지기들

 

완만한 오르막 숲길을 천천히 오른다. 새들의 지저귐은 여전히 즐겁지만 얼굴에 감겨오는 거미줄이 성가시다. 6시 9분, 묘 3기가 있는 고도 118m 정도의 봉우리를 넘고, 이어 안부에 내려섰다 다시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자, 몸이 더워진다. 6시 18분, T자 능선에 올라, 바람막이를 벗고, 잠시 쉰 후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T자 능선에서 오른 쪽으로 진행하고

 

푸른 잡목 숲 사이로 등산로가 계속 가볍게 오르내리더니, 6시 35분, 씨멘트도로로 떨어졌다, 건너편 숲으로 이어진다. 잘 닦여진 등산로가 가파르게 이어진다. 이정도 길이라면 누가 영산기맥 길을 개떡 같은 길이라 하겠는가?  6시 42분, T자에서 왼쪽으로 진행하고, 6시 44분, 고도 226m 정도의 봉우리에 오르자, 등산로는 왼쪽으로 굽어져 남으로 향한다.

시멘트도로


도로 건너 숲으로 이어지는 통나무 계단길

 

능선이 여전히 가볍게 오르내린다. 아무도 없는 고요한 숲길을 아무생각 없이 꾸벅꾸벅 걷는다. 뻐꾸기 소리, ‘홀딱 벗고, 홀딱 벗고’ 새소리가 들린다. 숲은 어느 사이에 야들한 연녹색에서 짙은 초록으로 변해가고 있다. 로프가 드리워져 있는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7시 8분, T자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다시 한 번 로프가 걸린 가파른 오르막을 오르자, 왼쪽으로 이정표와 최근에 세운 듯한 무인 산불감시탑이 보이고, 오른쪽 나뭇가지에 표지기가 걸려 있다. 지도에 국사봉(283m)이라고 표시된 지점이다. 봉우리에서 일로 쪽을 바라본다. 아침 안개 속에 멀리 영산강이 하얀 띠처럼 보인다.

무인 산불감시탑과 이정표가 있는 국사봉

일로 쪽 조망, 영산강이 띠처럼 보인다.

 

국사봉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헬기장과 국사봉 40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7시 24분, 삼각점<목포 306, 1999 재설>이 있는 봉우리에 올랐다, 로프가 걸려있는 가파른 내리막을 달려 내린다. 안부를 지나 7시 44분, 국사봉 등산로 안내도가 있는 대봉산(259m)에서 다시 로프가 걸려 있는 가파른 비탈길로 내려선다.

이정표

신록이 짙은 녹색으로 변하기 시작하고

대봉산에 있는 국사봉 등산로 안내도

 

7시 48분, 이정표가 있는 죽림마을 갈림길 안부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한동안 잘 뚫린 등산로를 따라 진행한다. 8시 10분, 갈림길에 이른다. 잘 뚫린 등산로는 오른쪽으로 이어지고, 왼쪽 잡목 숲 사이로 희미하게 이어지는 산길 쪽에 표지기들이 걸려 있다. 왼쪽 산길로 들어선다. 표지기들이 더 자주 눈에 뜨이고, 무안 요룡회 손상득 씨 안내문이 눈길을 끈다.

이정표

갈림길 왼쪽에 걸린 표지기들

손상득 씨 안내문

 

비로소 악명 높은 영상기맥 산길이 이처럼 순해진 이유를 알겠다. 손상득 씨의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과 산꾼들에 대한 따듯한 애정이 강하게 느껴진다. 고속도로변까지의 남은 거리를 짐작하기 위해, 오른쪽 바지주머니에 넣어 둔 지도를 찾으나 없다. 죽림마을 갈림길 안부에서 방향을 확인해 본 것이 마지막이었으니까 그 사이 어딘가에서 빠뜨린 모양이다.

정비된 잡목 숲길

약 10분 정도 왔던 길을 되밟아 보지만 지도는 보이지 않는다. 길에 떨어져 바람에 불려 숲속으로 날아갔는지도 모르겠다. 찾기를 단념하고 무거운 발길을 돌려 산행을 계속한다. 지도가 없으니 이제 의지할 것은 고래대장의 산행기록과 표지기들 뿐이다. 8시 30분, 무명봉에서 표지기 따라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안부에 이르니, 왼쪽에 집이 보인다. 사람이 살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무명봉에서 표지기 따라 오른쪽으로

 

8시 56분, 갈림길을 만나 표지기를 따라 직진하고, 이어서 만나는 갈림길에서는 왼쪽 길로 들어서서. 9시 7분, 절개지 위에 선다. 발아래 서해안고속도로와 채석장이 내려다보인다. 절개지에서 임도를 따라 오른쪽으로 내려서고, 시멘트도로에 이르러, 왼쪽으로 진행하여, 9시 17분, 주자재 지하통로로 고속도로를 건넌다. 이어 백록식품 앞에서 포장도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서해안고속도로와 채석장, 그리고 오른쪽의 지적산

지하통로

 

9시 22분, 고개마루턱에 있는 선경 폐차장을 지난다. 풀어 놓은 커다란 개가 마구 짖으며 따라온다. 쫓기듯 폐차장을 지나, 왼쪽의 채석장도로를 건너다 본다. 고래대장은 마루름이 엉망으로 훼손 된 이곳에서는 채석장도로를 따라 진행하라고 조언을 하고 있다. 하지만 채석장도로로 건너가는 길이 보이지 않는다. 할 수 없이 넝쿨과 찹초가 무성한 묵은 밭을 가로 질러, 채석장도로에 이르고, 뒤돌아 훼손된 마루금 형태를 그려본다.

선경 폐차장

왼쪽 구조물 아래 묵은 밭을 가로 질러 채석장도로로

채석장도로에서 뒤돌아 본 고속도로 건너편 봉우리 와 폐차장 지붕

 

채석장도로를 따라, 요란한 굉음을 내며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채석장 안으로 들어선다. 바로 영산기맥 마루금에 해당되는 능선이 채석장의 작업장인 모양이다. 덤프트럭들이 먼지를 뿜어대며 연신 드나드는 넓은 도로를 따라 진행한다. 오른쪽으로 너른 황톳길이 보이고 표지기 한매가 나풀댄다.

채석장 1

채석장 2

갈림길

 

가까이 가보니, 빛 바란 표지기위에 ‘호진이랑/옥자랑’이라는 글자가 보인다. 산꾼들이 걸어놓는 표지기와는 색다른 분위기이지만, 황톳길 뒤로 보이는 송전탑이 있는 봉우리들을 보면, 방향을 제대로 알려주는 표지기 임에는 틀림이 없겠다. 황톳길을 따라 바람이 세차게 부는, 고개 마루턱 절개지 아래를 넘어선다. 오른쪽에 절개지로 오르는 길을 안내하는 표지기들이 보인다.

사랑하는 ‘호진이랑/옥자랑’이 걸어 놓은 표지기

송전탑이 지나는 봉우리들

오른쪽 절개지로 오르는 길을 알려주는 표지기들

 

잡목 숲 사이로 희미하게 이어지는 가파른 오르막길을 이러 저리 오른다. 하지만 묘를 이장한 흔적이 있는 공터에서 길이 끊기고, 주변의 잡목이 무성하여 능선으로 오를 만한 곳이 보이지 않는다. 할 수 없이 능선으로 오를만한 곳을 찾아, 왔던 길을 내려서며, 찬찬히 능선 쪽을 살핀다. 10시 1분, 드디어 올라올 때는 미처 보지 못했던 능선으로 오르는 희미한 길을 발견한다. 안쪽에 표지기도 보인다.

능선으로 오르는 길

 

10시 5분, 송전탑 75번을 지나고, 등산로는 오른쪽 내리막을 지나 왼쪽으로 크게 굽어져 시멘트도로로 내려선다. 오른쪽에 하얀 연기를 내 뿜고 있는 공장이 보인다. 도로를 건너 표지기가 걸린 임도로 들어서고, 묘 뒤편에 걸린 표지기를 따라 숲으로 들어서서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75번 송전탑

시멘트 도로와 흰연기를 뿜는공장

묘 뒤의 숲길

 

10시 22분, 76번 송전탑을 지나고, 6분 후, 77번 송전탑을 통과한 후, 조망이 트인 곳에서 첫 번째와 두 번째 채석장을 카메라에 담는다. 10시 32분, 아무 표시도 없는 삼각점이 있는 지적산 정상(188.7m)에 오른다. 암봉이라 조망이 좋다. 남서쪽으로 통신탑이 있는 양을산과 그 뒤로 멀리 유달산이 보이고, 북동쪽으로는 남양제와 황해바다가 보인다. 잠시 조망을 둘러보고 정상을 내려서서, 바람을 피할 수 있는 바위 그늘에 앉아, 떡과 우유로 간식을 들며 휴식을 취한다.

뒤돌아 본 첫 번째 채석장

두 번째 채석장

지적산 삼각점

아파트 단지, 양을산, 그리고 멀리 유달산

 

20분 정도 휴식을 취한 후, 지적산을 내려선다. 11시 11분, 지적산 1.0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는 안부 사거리에서 직진하고, 11시 21분, 웅지봉 0.3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을 거쳐, 3분 후 산불감기초소와 무인 산불감시탑이 함께 있는 웅지봉에 오른다.

뒤돌아 본 지적산

웅지봉

 

11시 26분, 81번 송전탑을 지나며, 대박산(155.4m)을 카메라에 담고, 로프가 드리워진 가파른 내리막길을 달려 내린다. 이어 공터를 지나, 절개지에서 표지기를 따라 왼쪽으로 내려서고, 11시 46분, 육교를 건넌다. 산행을 시작한 지 6시간 가까이 지난 시각이다. 물도 얼마 남지 않고, 덥기도 하여, 편의점을 찾아 코카콜라 공장 주위를 둘러본다.

1번국도와 대박산

코카콜라 공장

육교를 건너고

 

이윽고 편의점을 찾아, 포카리 스웨트와 캔 맥주를 사고, 편의점 앞 평상에 앉아 시원한 맥주를 마시며, 20여 분 간 휴식을 취한 후, 12시 10분 경 코카콜라 공장 앞에 이른다. 고래대장은 산행기에서 코카골라 공장을 오른쪽에 끼고 능선에 오른다고 쓰고 있지만, 다른 선답자는 도로를 따라 대박산을 우회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지적하고 있어, 편한 길을 택하기로 하고, 천천히 도로를 따라 걷는다. 12시 30분, 목포체육관 교통표지판을 지나고, 5분 후, 체육관으로 내려섰다, 뒤쪽 능선으로 오른다.

도로를 따라 걷고

목포 체육관

체육관 뒤쪽 능선으로 오르고

 

능선에 올라서니, 오른쪽에 레미콘 공장과 바다가 내려다보인다. 너른 등산로에 돌탑과 삼각점이 보이고, 목책길을 따라 오르면 체육시설과 팔각정이 있는 산책로다. 12시 56분, 송신탑 1.5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산책로를 따라 걷는다. 이어 송신탑 560m, 송신탑 350m를 알리는 이정표를 잇달아 지나고, 1시 26분, 도로로 나온다.

레미콘 공장과 바다

돌탑과 삼각점

운동시설과 정자

이정표

도로

 

1시 26분, KT건물 정문에서 오른쪽으로 돌고, 3분 후 스켓타 통신시설 표지석이 있는 곳에 이르러 목포시가지와 유달산을 조망한다. 목포시의 규모가 예전에 비해 엄청나게 커졌다. 이어 정자를 지나 산길을 따라 내려 목포시청 갈림길 이정표가 있는 안부를 지나고, 1시 36분, 통신탑이 있는 봉우리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2시경에 시가지에 이른다.

통신시설 표지석

목포 시가지와 유달산

압해대교 방향

양을산 정상

 

시가지로 내려섰지만 지도가 없으니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다. 지나가는 아가씨에게 경찰서 사거리가 어디냐고 물으니, 이곳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있다고 한다. 그러면 여기는 어디냐고 다시 묻자, 아가씨는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용당동이라며, 어디를 가시는데 경찰서 사거리를 찾느냐고 되묻는다. 영산기맥 종주 마무리를 하러 서울서 내려왔고, 유달산이 목적지인데, 산줄기를 따라 가야가야 하기 때문에 경찰서 사거리를 찾는다고 대답하자, 아가씨가 놀란 표정을 지으며, 자기를 따라 오라고 한다.

 

한동안 아가씨를 따라 걷는다. 이윽고 오른쪽으로 새로운 도로가 갈라 지니는 곳에 이르자, 아가씨는 오른쪽 도로에서 경찰서 사거리로 가는 길을 상세하게 가리켜 주며, 조심해서 가시라고 인사를 한다. 참으로 친절한 아가씨다. 목포에 대한 첫인상이 좋다. 2시 20분, 길상사 안내판이 보이는 경찰서 사거리에 이른다. 양을산 정상에서 50분 만에야 겨우 이곳에 도착한 것이다

길상사 안내판

 

길을 건너 목포경찰서 앞에서 자나가는 노인에게 물어 용해동 경로당 골목길을 확인하고, 골목 가까이에 있는 ‘남원 추어탕’ 집을 찾아들어 점심식사를 한다. 음식이 정갈하고 간이 맞는다. 내가 좋아하는 밴댕이젓까지 나와 더욱 반갑다. 우선 맥주로 갈증을 달래고, 천천히 추어탕 맛을 즐기며, 나머지 구간의 진행방법을 궁리한다.

목포경찰서

 

양을산 정상에서 경찰서 사거리까지의 마루금 도상거리가 1Km에 불과한데 길을 찾아 헤매느라, 50분이 나 걸렸다. 3시가 가까운 지금 시각부터 유달산까지의 사라진 마루금을 찾아, 시내 골목골목을 헤매다 보면, 예약한 7시 30분 발 KTX로 오늘 서울 가기가 어렵겠기에. 차라리 시내는 택시를 타고 관통하고, 유달산 아래에서 산행을 속개하기로 작정한다. 비로소 마음이 느긋해지고 여유가 생긴다.

 

3시가 넘어 추어탕 집을 나와(10,000원) 길가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유달산 산책로 입구로 가자고 한다. 택시는 10분 남짓 후에 유달산 난 전시관 앞 도로변에 도착하여 차를 세운다. 미터 요금 2,700원, 3,000원을 지불하고 내리자, 바로 코앞에 안내판이 보인다. 안내판을 보고 진행 방향을 정한다.

유달산 안내도

 

잘 다듬어진 돌계단을 올라 특정 자생식물원 앞을 지나고, 계속 이어지는 돌계단을 따라 소요정 갈람갈 이정표을 거쳐, 일등바위와 이등바위 사이의 안부에 올라선다. 이정표가 있다. 이어 왼쪽 일등바위 쪽으로 진행하여, 3시 36분 선유각에서 주위의 조망을 살핀다.

난 전시관 안내석

계단길

이정표

선유각

이등바위

건설 중인 목포대교

 

3시 40분, 일등바위 300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돌계단이 만들어진 암릉을 오르며, 높아진 고도에서 주위 조망을 즐긴다. 3시 54분 일등바위 50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3분 후, 안내석이 있는 일등바위 아래에 선다.

얼굴바위

고하도와 용머리

일등바위 정상가는 길

목포시가지와 멀리 양을산

이등바위와 압해대교

삼학도 방향

안내석

정상 오르는 길

 

이어 철책이 둘린 돌계단을 지나, 정상석과 삼각점이 있는 정상에 오른다. 탁 트인 조망과 시원한 바람으로 가슴 속까지 후련해지는 느낌이다.

 정상석

 

삼각점

다순금 해안도로와 신안비치호텔


4시 5분, 일등바위 아래로 내려 선 후, 오른쪽에 보이는 가파른 계단길로 진행한다. 험한 암릉길이 이어진다. 사람들이 자주 다니는 길이 아닌 것 같고, 표지기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순간 마루금을 벗어낫다는 생각이 들지만, 계속 내려가면, 해안도로일 터이니, 벗어나야 얼마나 벗어나겠느냐는 생각에 하산을 계속한다. 4시 22분, 커다란 바위를 지난다. 바위 아래 음각한 글자가 보이지만 판독이 어렵다. 다만 스스끼(鈴木)라는 글자가 있는 것을 보면 해방 전에 일본인이 새긴 글인 것 갔다.

큰바위

하단 음각

고도가 낮아지며 험한 지역은 벗어났나 싶은데, 3~4m 직벽에 로프가 걸려 있다. 스틱을 아래로 던지고 로프에 매달려 움푹 파인 직벽를 내려선다. 4시 28분, 낙조대 방향을 알리는 이정표가 있는 곳에 내려서서, 낙조대로 향한다. 과연 해질 무렵에 정자위에서 보는 다도해의 풍광이 절경이겠다. 4시 40분 경 해안도로에 내려서서 신안비치호텔 쪽으로 진행하면서 유달산 산세를 돌아보니, 마루금 반대편으로 내려섰음을 바로 알 수 있겠다. 지도를 잃어버려 생긴 해프닝이다.

낙조대

은파

해안도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해변도로를 걸어, 영산기맥의 종착점인 “예향 목포”의 커다란 표지석을 찾는다. 유달산 산세의 흐름을 보면 묻지 않아도 그 위치를 짐작할 수 있겠다. 비록 도중에 마루금을 잘라먹기도 하고, 우회하기도 하면서 억지춘향으로 이곳까지 왔지만, 마지막 종착점까지 빼먹을 수는 없지 않겠는가?  4시 50분, 드디어 표지석과 안내문을 카메라에 담고 한동안 망연히 서서, 다도해를 바라본다.

예향 목포

2010년 5월 30일, 송암 산악회를 따라 시작한 영산기맥 종주가, 도중에 산악회에서 일탈하여 잠시 쉬다가, 심산대장과 함께 한 겨울에 속행하고, 이어 심산대장도 도중에 포기하는 바람에, 힘들고 지겨운 데는 적당히 잘라 먹으면서, 거의 일 년여 만에 혼자서 엉터리로 마무리를 한다.

 

70이 넘은 선배가 함께 산행을 하다 적당히, 적당히 요령을 피우며, “70이 넘어 봐라, 하루가 다르게 체력이 떨어지는 것을 느낄 터이니..”라고 변명을 하시던 말씀이 생각나고, 등산을 할 때는 자기 체력의 80%까지를 상한으로 하라는 명구(名句)를 기억한다. 요즘 내 산행시간의 최대한은 7시간 정도인 것 같다.

 


(2011. 5. 22.)

 

 

Posted by Urimahn
,

진달래 꽃길

2011년 4월 17일(일)
아침 5시 30분에 기상한다. 지난밤 자기 전에 충분히 스트레칭을 한 덕에 몸이 가뿐하다. 아침에 식사할 곳이 마땅치 않아, 미리 컵라면과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준비해 두었으나, 엊저녁에 포식을 한 때문인지 별로 생각이 없어, 산행을 하다 아침식사를 하기로 하고 출발준비를 한다.

 

호텔을 나와 상쾌한 새벽공기를 마시며 천천히 걷는다. 6시 35분, 초당대학 앞에 이르지만,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 지 막막하다. 왼쪽에 보이는 산이 남산인 것은 확실한데, 오른쪽에 보이는 산봉우리가 마루금인가는 확실치가 않다. 초당대를 지나 조금 더 진행하여, 물맞이 골 삼림욕장 입구도로에 서지만 역시 모르겠다.

초당대학교 입구에서 본 남산

물맞이 골 삼림욕장 입구

 

한동안 궁리 끝에, 수위실로 가보지만, 안에 사람이 없다. 무작정 대학구내로 들어선다. 다행히 구내를 순시하던 수위 아저씨를 만나 길을 묻는다. 아저씨에게 기맥 길을 물은 사람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건물 왼쪽 도로를 가리키며, 도로를 곧장 따라 오르면, 기숙사가 나오고, 그곳에서 능선으로 이어지는 길이 보인다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건물 사이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터덜터덜 걸어 오른다. 생각보다 무척 큰 대학이다. 다산관도 지나고 기숙사 앞 식당도 지난다.

다산관

 

이윽고 도로 끝까지 오르니, 오른쪽으로, 남산, 연증산 등산로 입구를 알리는 팻말이 보인다. 등산로 입구로 들어선다. 표지기들이 보이고 통나무계단길이 이어진다. 7시 6분, 사거리에 이르러 주위를 둘러보니, 오른쪽 나뭇가지에 표지기들이 보인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표지기들은 역방향에서 영산기맥을 종주하는 산꾼들이 걸어 놓은 것이다. 따라서 진행해야하는 방향과는 반대방향이다. 사거리에서 왼쪽으로 진행해야 옳다.)

남산, 연증산 등산로 입구

능선으로 이어지는 등산로

사거리에서 오른쪽에 걸린 표지기들

 

표지기를 따라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아스팔트도로에 내려서고, 7시 9분, 초당대 기숙사삼거리 이정표를 만난다. 가만히 보니 앞의 도로는 물맞이 골 삼림욕장 입구에서 올라오는 도로임이 틀림없다. 난감하다. 짧은 거리지만 역주행을 한 셈이라, 도통 방향을 가름 할 수가 없다. 궁리 끝에 이정표를 따라 우선 미륵사를 구경하고, 다음에 차분하게 마루금을 찾기로 한다.

초당대 기숙사 삼거리

이정표

 

7시 19분, 미륵사 삼거리 이정표를 만난다. 이 이정표를 보니, 비로소 감이 잡힌다. 마루금은 이곳에서 500m 떨어진, 미륵사 사거리를 지날 것이 틀림없겠다. 이왕 이곳까지 왔으니, 잠시 미륵사를 둘러보고, 다시 삼거리로 나와, 미륵사 사거리로 향한다.

미륵사 삼거리 이정표

미륵사

 

7시 35분, 이정표가 있고, 벤치가 놓인 ‘남산 밑 오거리’에 이른다. 미륵사 삼거리 이정표에 ‘미륵사 사거리’라고 표기한 지점이다. 짐작한 대로 비로소 마루금으로 들어선 것이다. 이정표는 승달산까지의 거리가 12.1Km라고 알려준다. 신작로 같은 등산로가 Y자로 갈리고, 오른쪽에 표지기가 보인다.

남산 밑 오거리 이정표

갈림길, 우

 

통나무 계단길이 이어진다. 5분 후, 다시 만난 갈림길에서 직진하고, 3분 후, 사거리에서도 직진하여, 7시 50분, 사색의 숲에 이른다. 안내판과 정자가 보인다. 정자에 앉아,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고, 술 한 잔을 마시며, 아침햇살에 반짝이는 숲 속의 아름다움과 고요함을 즐긴다. 이윽고 컵라면이 다 되어, 가져온 떡과 함께 아침식사를 한다.

사거리에서 직진하고,

사색의 숲 안내판

정자

 

8시 15분, 식사를 마치고, 앙증맞은 돌다리를 건너, 앞에 보이는 능선을 향해 완만한 오르막길을 천천히 오른다. 8시 31분, ‘사색의 숲 삼거리’ 이정표가 있는 능선에 올라, 삼림욕장 길을 따라 진행하다보니, 마루금에서 다소 오른쪽으로 벗어나, 연징산 갈림길은 지난 지점이다. 어찌됐건, 서쪽으로 이어지는 멋진 산책로를 따라 걷는다.

사색의 숲 삼거리 이정표

 

8시 40분, 이정표, 안내문, 그리고 정자가 있는, 고도 285m의, ‘전망의 숲’에 이른다. 망원경도 설치돼 있는 정자에 올라, 지나온 능선과 가야할 능선, 그리고 무안읍 쪽을 바라본다. 이정표는 승달산까지의 거리가 10.7Km라고 알려준다. 정자에서 나와, 급경사 내리막 계단길을 내려선다. 약 5분 정도 지나, ‘사격장 계곡’ 이정표가 있는 대치령에 이른다. 고도는 207m다.

전망의 숲 이정표

팔각정

가야할 능선

지나온 능선

대치령 이정표

 

8시 55분, 시루봉 갈림길인 묵은 헬기장에서, 등산로는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남쪽으로 향한다. 잘 정비된 등산로가 능선을 따라 오르내리고. 때때로 등산로는 능선을 살짝 벗어나 진달래 꽃길로 이어지기도 한다. 같은 영산기맥의 마루금인데, 함평군과 무안군이 이처럼 다른 것이 신기할 정도다.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을 잇달아 넘고, 커다란 바위를 왼쪽으로 우회한다.

커다란 바위를 왼쪽으로 우회하고

 

9시 32분, 움막을 지나, 이정표가 있는 청천리 임도종점으로 내려서서, 건너편 산길로 들어선다. 승달산까지는 아직도 8.5Km가 남았다.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9시 47분,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285m봉에서 왼쪽으로 가파르게 내려서고, 이어 시야가 트이며, 2시 방향으로 연징산이 보인다.

청천리 임도종점 이정표

285m봉의 산불감시초소

2시 방향으로 보이는 연징산

 

10시 3분, 안부에 내려섰다, 4분 후, 커다란 바위 위에 서서 진행방향의 산세를 카메라에 담는다. 10시 28분, 이정표가 있는 태봉작전도로로 내려서서, 이를 따라 걷고, 3분 후, 만나는 갈림길에서, 이정표와 표지기들의 안내로, 오른쪽 등산로로 들어선다. 이제 승달산까지의 남은 거리는 6.1Km이다.

암봉에서 본 가야할 방향의 산줄기

태봉작전도로 이정표

오른쪽 등산로로 들어서고,

 

여전히 임도 수준의 등산로가 이어진다. 10시 34분, 계곡을 지난다. 아마도 마루금은 왼쪽 능선이고, 지금 걷는 길은 승달산으로 이어지는 일반 등산로인 모양이다. 10시 40분, 묘역에 올라 지나온 능선을 바라보고, 3분 후에 만나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꺾어, 능선으로 오른다.

계곡을 건너고

지나온 능선

갈림길 왼쪽에 걸린 이정표들

 

10시 58분, 너른 헬기장을 지나고, 진달래 꽃밭 길을 통과하여 11시 1분, 삼각점이 있는 264m봉에 오른다. 왼쪽 전망바위에서 잠시 동쪽과 남쪽 방향의 조망을 둘러보고, 구르듯 가파른 내리막길을 달려, 11시 10분, 이정표가 있는 태봉임도에 내려선다. 서쪽의 태봉리와 동쪽의 대치리를 이어주는 임도다,

전망바위

동쪽조망

남쪽조망

태봉임도 이정표

 

임도를 건너 산길로 들어선다. 등산로가 능선 왼쪽 사면으로 곱게 이어진다. 11시 14분, T자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봉우리 하나를 넘고, 11시 33분, 안부 사거리에 내려서서 직진한다. 이어 ‘구리제’ 이정표가 있는 봉우리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고, 키 작은 산죽밭을 지나, 11시 55분, 묘가 있는 구리봉(304m)에 오른다.

T자, 우

안부 사거리

구리봉

 

12시 2분, ‘태봉능선’ 이정표를 지나고, 장수재 삼거리에서 직진하여 깃봉으로 향한다. 저 앞 능선에 등산객들이 많이 보인다. 12시 20분, ‘무안 연증산 등산안내도’가 있는 능선에 오른다. 국립목포대학교가 내려다보이고, 서쪽 청계제일교회 쪽에서 많은 등산객들이 올라오고 있다. 등산객들에 휩싸여 왼쪽의 사자바위로 향한다.

청수제 삼거리 이정표

영증산 등산안내도

국립목포대학교

 

12시 31분, 이정표, 정자, 그리고 독립유공자묘가 있는 사자바위(317m)에 올라, ‘老僧亭’, 정자 한 귀퉁이에 자리를 잡고, 컵라면과 떡으로 점심식사를 한다. 식사를 마치고, 주위조망을 둘러 본 후, 1시 5분, 산행을 속개하여 하루재로 향한다.

첫 번째 암봉을 우회하고,

뒤돌아 본 우회한 암봉

사자바위 이정표

노승정

 

1시 17분 하루재에 내려선다. 우선 간이매점에 들러, 캔 맥주를 사 마신 후, 주위를 둘러본다. 등산객들로 붐비는 하루재는 동으로 목우암 삼거리, 서쪽으로 목포대 골프연습장과 연결되고, 남북으로는 승달산 주능선이 지나간다. 목포대 쪽으로 등산객들의 오르내림이 많아 보인다.

하루재 1

하루재 2

승달산 안내도

1시 45분, 승달산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진행하고, 5분 후, 이정표가 땅에 떨어진 수월동 삼거리를 지나, 1시 47분, 헬기장을 거치고, 2시 6분, 무인 산불 감시탑이 있는 정상에 오른다. 정상에는 아무도 없다. ‘깃대봉’ 이라고 음각된 정상석, 무인산불감시탑, 그리고 숙부인 능선 주씨의 묘비 등을 카메라에 담고 주위를 둘러 본 후, 2시 8분, 표지기가 걸린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왼쪽은 법천사 쪽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땅에 떨어진 수월동 삼거리 이정표

헬기장

깃대봉 정상

 

로프로 좌우에 가드레일을 쳐 놓은 급경사 내리막을 달려 내린다. 10여분 정도 정신없이 내려서다, 경사가 다소 완만해 지는 지점에서 진행방향을 확인하니 동남쪽이다. 지도를 꺼내본다. 마루금의 진행방향은 정남쪽이다. 느낌이 이상하여 오른쪽을 보니 남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보인다. 그러고 보니 하산 도중에 표지기를 본 기억이 없다. 알바가 틀림없으나, 급경사 오르막길을 되돌아 오른다고 생각하니 끔찍하다.

오른쪽에 남쪽으로 흐르는 능선을 보고 알바인 줄 안다.

 

지도를 찬찬히 들여다본다. 이 길을 계속 내려서면 금곡마을에 이르겠고, 그곳에서 도로를 따라 감돈 저수지까지 진행하면, 마루금은 벗어나지만,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능선을 타지 않고 직선도로를 걷게 되니 오히려 힘도, 시간도 절약할 수가 있겠다. 가능하면 일로역에서 4시 56분에 출발하는 용산 행 기차를 탈 생각임으로, 하산시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 동남쪽으로 이어지는 뚜렷한 등산로를 계속 따라 내린다.

 

2시 37분, 피크닉공원 주말농장 앞 도로에 이르고, 아스팔트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터덜터덜 내려선다. 길가 주택의 주소를 본다. 몽탄면, 법천길 321번지다. 버스 정류장이 보이지만, 언제 버스가 지나는지 알 수가 없다. 40여분 쯤 걸어, 법천사 입구 삼거리에 이르러 뒤를 돌아보니, 승달산으로 오르는 임도가 보인다.

피크닉공원 주말농원

법천사 입구 삼거리-정면에 임도가 보이고 표지기들이 걸려있다.

 

일로 택시를 불러 타고 일로역에 도착 하지만(요금 7,000원), 4시 56분 발 용산 행 차표는 매진이라고 한다. 할 수 없이 다시 택시를 불러 타고, 목포시외버스터미널로 나와(요금 15,000원) 5시 발, 센트럴 행 버스표를 산다.(29,200원)

알바

 

귀가하여 선답자들의 산행기록을 찬찬히 읽어본다. 승달산 정상은 깃대봉 전의 헬기장이고, 헬기장에서 오른쪽(남쪽) 하산로가 마루금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깃대봉까지 갔으면 다시 헬기장으로 돌아와 하산을 했어야 하는데, 깃대봉을 승달산이라고 착각을 하고, 바로 하산을 하면서 생긴 해프닝이다. 하지만 알바 덕에 하산시간은 정상하산 시간의 2/3정도 밖에 걸리지 않은 것 같다.

 

오늘 기록은 산행시간이 8시간 39분, 산행거리, 20.5Km에, 소비열량은 3,723K칼로리다.

 

 

(2011. 4. 21.)

Posted by Urimahn
,

 

 

상봉마을 가는 길

 

2011년 4월 16일(토)
영산기맥 나머지 구간 약 70여Km 중 4월 16, 17 양일간에 그 절반 정도를 마치려고, 센트럴에서 6시 5분 발 광주행 버스에 오른다.(16,900원) 가능하면 주말은 피할 생각이었지만, 주중에는 집에 일이 있어, 어쩔 수 없이 또 주말행이다. 버스가 광주시내로 들어선다. 역시 남쪽이라 가로수 잎이 서울보다 더 푸른 느낌이다.

광주 시내 풍경

 

버스는 9시 30분 경, 터미널에 도착하고, 매표구에서 10시발 함창 행 직행버스표를 구입한다.(3,400원) 함평에 도착하여 버스터미널 근처 식당에서 곰탕으로 아침 겸 점심식사를 하고, 택시로 작동마을로 향한다. 지난번 산행마감지점이 홍릉이었음으로 오늘 산행의 시작도 당연히 그곳에서부터 시작해야하겠지만, 이번에도 도상거리 5Km 정도를 뭉텅 잘라먹고, 작동마을에서 시작하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잘라 먹은 구간에 곤봉산(185.3m)과 제비산(153.0m)이 있지만, 200m도 되지 않은 산이다 보니, 잡목넝쿨 속에서 길이 엉망이라, 고래대장은 후기에서 몇 차례나, ‘개떡 같은 곳’이라고 표기하고 있을 정도이니, 초장부터 그런 곳에서 사투를 벌리며, 영산기맥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심을 필요가 없고,

첫번째 잘라 먹은 구간

 

둘째는 오늘은 감방산(275.5m), 병산(130.7m)을 지나, 초당대학교 앞 큰골까지 가서, 그 부근에서 숙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홍릉에서 그곳까지는 20km가 넘는 거리다 보니, 반나절에 주파하기는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어쩔 수없이 부적절한 곳은 잘라 먹힐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두번째 잘라 먹은 구간

택시는 12시가 다 되어 작동마을 버스정류장 앞에 도착한다. 미터에는 5,400원이 나왔는데도 마음씨 좋은 기사양반은 5,000원만 내라고한다. 함평에는 택시 손님들이 제법 있는 모양이다. 몇 차례 함평에서 택시를 타 보지만, 미터 요금제에 우수리 몇 백 원은 깎아준다. 별 것이 아닌 것 같아도 함평에 대한 느낌이 좋아진다.

작동 버스정류장

 

산행준비를 마치고, 11시 59분, 오른쪽 월봉마을로 이어지는 시멘트도로로 들어서며 오늘의 산행을 시작한다. 이어 굴다리를 통해 서해안 고속도로를 건너고, 12시 4분, 월봉마을 사거리에서 왼쪽으로 진행한다. 인적이 없는 조용한 마을이다. 낮선 발자국 소리에 개들이 컹컹 짖어댄다.

월봉마을 사거리, 좌

 

시멘트 도로는 오른쪽으로 굽어져, ㄷ자를 그리며 이어지고, 천안 전씨가족묘 앞에서 철지난 동백이 반긴다. 저 앞에 파란 물탱크가 보인다. 물탱크 앞에서 시멘트도로는 끝나고, 임도가 산 밑으로 뻗는다. 오른쪽으로 만개한 벚꽃이 아름답다. 이어 임도 갈림길을 만나, 직진하여 묘역에 이르면, 임도는 끝나고, 왼쪽 나뭇가지에 표지기가 보인다.

묘역의 동백

시멘트도로가 끝나는 지점 오른쪽의 벚꽃

묘역 왼쪽에 걸린 표지기와 희미한 길

 

잡목넝쿨 숲 사이로 희미한 길이 이어진다. 맥꾼들만 다니는 길이다. 솔잎이 가득 깔린 가파른 오르막 사면으로 희미한 길이 끊겼다 이어졌다를 반복한다. 12시 27분, T자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진행한다. 주변에 만개한 진달래들이 지천으로, 서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12시 41분, 안부에 내려서고, 이어 거추장스런 잡목 숲을 오르며, 잡목넝쿨에 시달려도, 화사한 진달래 덕에 괴로운 줄 모른다.

진달래 꽃길

 

12시 47분, 감방산으로 이어지는 본 능선으로 진입하자, 암릉이 나타나는 등, 길이 좋아지고, 오늘 산행이 끝날 때 까지 이런 길이 계속된다. 능선에서 보는 조망이 일품이다. 앞 봉우리의 진달래가 붉고, 그리고 지나온 능선과 가야 할 감방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동쪽으로 국산제, 서쪽의 해운제가 짝이 되고, 고속도로가 지나가는 만흥리 넓은 들과 함평만이 시원하다.

앞산의 진달래

빈약한 마루금산줄기가 마을에서 끊기고

감방산 방향

동쪽 조망

서쪽 조망

 

능선이 가볍게 오르내린다. 1시 1분, 223m봉에 올라, 오른쪽 암릉으로 내려선다. 암릉과 소나무, 그리고 진달래가 어우러져, 봄이 한창이다. 아쉽다. 심산대장이 왜 영산기맥을 포기 했을까? 까닭을 모르겠다. 좌우로 조망을 즐기며 산책하듯 유장하게 능선길을 걷다보니. 문득 감방산이 가깝게 다가온다.

뒤 돌아본 암릉길,

감방산이 가깝고

 

1시 24분, 고도 177m 정도의 안부로 내려섰다, 감방산으로 오른다. 오르다 뒤를 돌아보니 자나온 능선이 제법 가파르게 보인다. 1시 34분, 너른 헬기장인 감방산 정상(257.5m)에 선다. 삼각점(와고 27/1990 재설)과 이정표가 보인다. 바람을 피해 정상에서 조금 내려선 지점에 자리를 잡고, 간식을 들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감방산 오르는 길

감방산 오르다 뒤돌아 본 지나온 능선

정상

이정표

 

1시 47분, 정상에서 오른쪽 계단으로 내려선다. 함평군에서 무안군으로 들어서는 것이다. 가족묘가 앞을 막고, 묘 너머로 무안군 현경면이 펼쳐진다. 등산로는 오른쪽으로 굽어져 내린다. 1시 58분, 감방산 등산로 안내판이 있는 갈림길에서 왼쪽 능선으로 진입한다.

가족묘 너머로 현경면이 펼쳐지고

갈림길, 좌

 

1시 58분, 고도 125m 정도의 고개에 내려선다. 시멘트도로가 지나가는 고개에 찦차가 서있다. 도산저수지에서 현경면 해운리로 이어지는 도로다. 도로를 건너, 감방산 등산로 안내판이 있는 산길로 들어서서, 오르막길을 오른다, 뒤돌아 지나온 감방산을 카메라에 담는다.

시멘트도로 고개

뒤돌아 본 감방산

 

2시 8분, 운동기구들이 있는 공터를 지나고, 2시 10분, 삼각점과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186m봉에 오른다. 잠시 아름다운 서쪽조망을 즐긴 후, 왼쪽으로 내려선다. 임도와 같이 넓은 길이 이어진다. 2시 22분, 갈림길을 만나 아기 진달래들이 반기는 왼쪽 소로로 들어선다.

산불감시초소

삼각점

186m봉에서 본 서쪽조망

아기 진달래 꽃길 소로

 

2시 24분, 고도 148m 정도의 봉우리에 오른다. 좌우 양쪽으로 길이 보인다. 왼쪽으로 내려선다. 2시 27분, 무안 박공 묘에 이르러 도산 저수지를 굽어보고, 묘길을 따라 시멘트도로에 내려선 후, 삼거리에서 오른쪽 도로를 따라, 정면에 보이는 나지막한 능선으로 향한다.

148m봉에서 본 남동쪽 조망, 보평산(224.5m)이 보인다.

도산 저수지

시멘트도로 삼거리, 우

 

가야할 능선 아래에 새로 조성된 묘들이 보이지만, 밭이 가로 막아, 길이 없다. 밭고랑을 지나 묘역에 이르고, 능선과 나란히 이어지는 묘길을 따라 24번 국도로 나온다. 국도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방향을 살핀 후, 오른쪽 고개 마루턱을 넘어서서, 길을 건너고, 순창농장 낡은 간판이 보이는 시멘트도로로 들어선다.

가야할 능선과 묘

24번국도

고개 넘어, 왼쪽 시멘트 도로로

 

순창농장 간판 앞에서 왼쪽 시멘트도로를 따라, 2시 방향으로 보이는 높은 굴뚝을 목표 삼아 진행한다. 3시 15분, 고개마루턱 축사를 지나고, 매곡육교로 광주-무안고속도로를 건넌다. 이어 만나는 갈림길에서 오른쪽 평림마을로 들어서다, 효부 전주이씨 기행비를 카메라에 담는다.

가운데 보이는 높은 굴뚝이 가야할 방향이다.

매곡육교로 고속도로를 건너고,

평림마을로 들어서다 전주이씨 기행비를 만난다

 

3시 27분, 오거리에서 직진하여 양계장을 오른쪽에 두고 진행한다. 3시 30분, 녹색 물탱크 앞에서 직진하여 임도로 들어서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길이 끊긴다. 되돌아 나오다, 왼쪽 묘길로 접어들어, 양림 마을로 내려서고, 이어 양림회관 앞 포장도로를 따라 걷는다.

오거리, 직진

임도 따라 걷다, 되돌아 나와 묘길로 들어서고

양림회관

 

3시 48분, 양림, 수반 마을 입구를 알리는 돌 비석이 있는 아스팔트 도로로 나온다, 오른쪽에 자동차 학원, 왼쪽에 매곡 버스정류장이 보인다. 10시 방향으로 병산과 60번 도로, 그리고 굴다리가 보인다. 도로를 건너, 60번 도로 앞에서 건너편 무안종합스포츠 파크를 카메라에 담고, 왼쪽으로 내려서서 굴다리에 이르지만 어찌된 일인지 굴다리가 막혀있다. 할 수 없이 매곡버스정류장으로 다시 나와 무안 쪽으로 도로를 따라 걷는다.

양림 수반 마을 돌표지

자동차 학원 쪽 도로

매곡 버스정류장

병산(좌)과 60번국도, 그리고 굴다리

 

4시 교통 표지판이 있는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굴다리를 지나고, 이어 만나는 무안 스포츠파크 버스정류장 앞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잠시 60번 국도에 올랐다, 오른쪽 구 도로로 내려서면, 정면에 상봉산 등산로 안내판이 보인다. 병산 아래에 상봉마을이 있어서, 이곳에서는 병산을 상봉산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교통 표지판이 있는 갈림길

무안 스포츠파크 버스정류장

60번 국도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고,

상봉상 등산로 안내

 

4시 9분, 모처럼 표지기들이 보이는 너른 상봉산 등산로로 들어선다. 4시 25분, 벤치가 있고, 중간지점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 이르러 사진을 찍고 나니, 카메라가 에너지를 보충해 달란다. 벤치에 배낭을 내려놓고, 밧데리를 교환한 후, 직진하여, 계단 길을 오른다.

벤치가 있는 갈림길

중간지점 이정표

4시 39분, 병산(130.7m)에 오른다. 두 개의 삼각점, 벤치, 운동기구, 그리고 무안 기업도시 전경을 보여주는 안내판이 보인다. 병산에서 보는 조망이 좋다. 잠시 주위 조망을 즐기고, 벤치에 앉아, 두 번째 휴식을 취한다.

병산 정상,

삼각점

벤치와 무안 기업도시 전경

남산과 초당대학

무안읍 아파트 단지

160도 방향- 골프장과 해수욕장 개발지

서쪽-공항과 나루터 예정지

 

4시 50분 경 하산을 시작하여. 5분 후, 중간지점 이정표가 있는 임도로 내려선다. 5시 4분, 상봉산 등산로 안내판이 있는 아스팔트도로에 이르러, 왼쪽 고개마루턱 뼈바우재에 오르고, 이어 표지기들이 보이는 오른쪽 임도로 들어서서 이를 따라 걷는다.

중간지점 이정표

뼈바우재

임도와 표지기

 

5시 15분, 표지기를 따라 임도를 버리고, 둔덕을 넘어, 묘역으로 나온다, 아래에 축사가 자리를 잡고 있어, 축사 왼쪽으로 내려서서, ‘해오름 특수 어린이집’ 간판이 있는 아스팔트 도로변에 이르러 오늘 산행을 마치고, 무안 개인택시를 부른다.

표지기를 따라 둔덕을 넘고,

 

해오름 특수 어린이집 안내판

신설 1번국도와 평용리 교차로.

 

마루금은 도로를 건너, 한동안 시멘트 길을 따라 이어지고, 이어 남의 농장을 지나는 등 약 1.5Km 떨어진, 초당대학 앞 큰골로 이어지지만, 농장 사람들의 눈치를 보아가며 구지 마루금을 고수해야하는지는 의문이다. 하여 미련 없이 포기하고 택시를 부른 것이다. 5분도 못돼 택시가 모습을 보이고, 차에 올라 지도에도 표기된 동남호텔로 가자고 한다. 무안 개인택시는 미터제가 아닌 모양이다. 5분 남짓 지나, 모텔에 도착하고, 요금이 5,000원이라고 한다. 비록 미터요금은 아니지만 지나치게 과한 요금은 아닌 것 같다.

 동남호텔-이름은 호텔이지만 실제는 모텔이다.

 

숙박비 30,000원에 방을 하나 얻고, 사워를 한 후, 저녁식사를 하러 약 10분 쯤 걸어 아파트단지로 들어서서,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며 한가하게 거리구경을 하다, 고깃간과 함께 운영하는 식당에서 삼겹살과 맥주를 주문한다. 보통은 삼겹살 1인분은 팔지를 않지만, 고깃간과 붙은 식당이라 고맙게도 주문을 받아준다. 덕분에 느긋하게 포식을 하고 숙소로 돌아온다.

한우명가

 

워치 지피에스(Watch GPS)의 기록을 보니, 오늘 걸은 시간이 5시간 18분, 걸은 거리, 14.13Km에, 그 동안의 소비에너지는 2,172K 칼로리다.


 

(2011. 4. 19.)

Posted by Urimahn
,
Category: 영산기맥 산행기, Tag: 스포츠,여가생활
03/31/2011 11:52 am


명태산에서 본 지나온 능선과 고속도로

2011년 3월 27일(일)
함평에서 외곽으로 약 5Km 정도 떨어져 있는 황토 찜질방은 일반 찜질방과는 달리 목조건물에 바닥, 벽, 천정을 온통 황토로 마감한 단층 건물이다. 본관 건물에 공동 황토방이 있고, 뒤채 일자건물에는 가족단위 황토방이 마련되어 있다. 일박 요금은 6,000원이다. 주말이라서인지 가족단위 고객이 많다. 샤워를 한 후 황토방으로 들어선다. 온도가 높아 오래 있기가 어렵다.

덕산리 황토찜질방

탈의실이 비교적 한적하여,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후, 한쪽에 자리를 편 후 잠을 청한다. 어제도 잠을 설쳐 눈꺼풀이 무겁기는 해도, 가족단위 황토방 쪽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소리에, 좀처럼 잠을 이루기가 어렵다. 역시 자는 둥 마는 둥 뒤척이다, 새벽녘 사위가 조용할 때 잠시 깊은 잠이 들었다가, 6시 휴대폰의 모닝콜 소리에 화들짝 놀라 깬다.

30분 정도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아침용무를 마친 후, 택시를 부른다. 버스 터미널에서 7시 50분에 출발하여 함평자연생태공원을 지나 신광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서다. 7시 25분에 터미널에 도착하여, 매점에서 컵라면으로 서둘러 아침을 때우고, 매표소에서 차표를 끊으며(1,200원) 차 시간을 확인한다. 헌데 놀랍게도, 7시 50분차가 없어져, 9시 5분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대답이다. 샀던 표를 무르고, 택시기사와 흥정을 하여 10,000원에 자연생태공원까지 가기로 한다.

8시 20분 경, 자연생태공원에 도착하여 주위를 둘러 본 후, 산행 들머리를 찾는다. 어제 옷밭골재를 지나고 첫 번째 오른 봉우리에서 산행을 마친 후, 약 6Km에 이르는 마루금을 뭉텅 잘라먹고, 오늘 자연생태공원에서 산행을 시작 하려니, 어느 산줄기를 타야할지 막연하다. 고래대장도 매표소를 지나 도로를 따라 걷다, 능선으로 오르는 길을 찾지 못해 한동안 우왕좌왕하다가 겨우 길을 찾았다고 했다.

정표


자연생태공원


황금박쥐

우선 매표소로 다가가 공원 안을 들여다본다. 공원 좌우로 나지막한 산줄기가 흐르는 것을 보면 공원은 두 능선 사이의 골짜기에 자리를 잡고 있다는 이야기인데, 기맥 마루금이 왼쪽 능선인지, 오른쪽 능선인지 알 수가 없다. 고래대장은 공원 안으로 들어섰다는 이야기는 없이, 매표소를 지나, 도로를 따라 걸었다고 했으니, 아마도 왼쪽 능선일 것 같아. 공원으로 들어서지 않고, 왼쪽으로 굽어지는 도로를 따라 진행한다.

매표소


매표소에서 들여다 본 공원 안

얼마 진행하지 않아 갈림길에 이른다. 직진하는 내리막 도로는 공원의 부속 건물로 이어지는 것 같고, 왼쪽 시멘트도로는 능선으로 오르는 길 같아, 왼쪽으로 들어서지만 곧 도로가 끊긴다. 하지만 높은 곳에서 보니, 대동저수지가 오른쪽으로 보인다. 지도상에는 대동저수지가 마루금 능선의 왼쪽에 표시되어 있으니, 오른쪽의 정자가 보이는 산줄기가 틀림없는 마루금이겠다.

반대편 산록에서 본 마루금

다시 매표소로 나와, 매표소 직원에게, 정자가 보이는 봉우리로 오르는 길을 묻는다. 매표소 직원이 공원 안으로 들어오라더니, 오른쪽에 보이는 비포장도로가 정자로 오르는 길이라고 알려준다.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비포장도로를 따라 첫 번째 정자에 이른다. 매월정(梅月亭)인가"600" alt="" hspace="5" src="../images/1nYi6Le8.1jg3m0kmPq7KQ.jpg" width="800" vspace="5" border="0">
첫 번째 정자의 현판


두 번째 정자로 오르며 굽어 본 대동저수지

8시 55분, 정자가 있는 봉우리에 오른다. 고도계를 보니 지도상의 129.2m봉이 틀림없겠다. 정자 위로 오른다. 저수지를 따라 남동쪽으로 부드럽게 이어지는 마루금이 한눈에 보이고, 정자아래 나뭇가지에는 표지기들이 요란하다. 그뿐인가"600" alt="" hspace="5" src="../images/WcmGGvzG5QGUzq8TezCJ0A.jpg" width="800" vspace="5" border="0">
정자 위에서 본 마루금


서쪽 조망

한동안 조망을 즐긴 후, 정자에서 내려서서 잘 닦인 능선 길을 산책하듯 걷는다. 9시 2분, 암릉을 지나 봉에 오르고, 한동안 내리막길을 따르다 만난 갈림길에서, 표지기를 따라 왼쪽의 잡목 숲으로 들어선다. 희미하게 이어지던 발자취가 자꾸 끊긴다. 잡목넝쿨이 앞을 막으면, 좌우로 이를 피하면서 능선 가까이에서 길을 만들어 나간다. 9시 18분, 145m봉에 올라 함평만을 굽어본다. 하지만 이상하게 봉우리에는 표지기가 하나 보이지 않는다.
145m봉에서 본 함평만

조금 더 가면 있으려나"600" alt="" hspace="5" src="../images/hw8.Woui9XB18UAIQmzOJg.jpg" width="800" vspace="5" border="0">
꽃망울이 터지기 시작하는 진달래


봉 직전에 걸린 표지기들

길을 찾아 몇 차례 오르내리다. 길은 없지만, 예맥 산악회 표지기가 걸린 사면으로 과감하게 내려선다. 조금 진행하니, 희미한 족적이 보이고, 조금 더도 내려서니 홀대간꾼의 표지기가 보인다. 홀대간꾼들! 대단한 양반들이다. 이처럼 어려운 곳에서 마루금을 찾고, 길 없는 길을 만들어 나가며,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마루금을 이어가는 양반들! 참으로 존경스럽다.

반가운 표지기

가시덤불에 긁히고, 잡목가지가 배낭에 걸려 몸의 중심을 잃는다. 오른쪽에 얕은 골짜기가 보이는 것을 보면, 단순한 사면이 아니라 나지막한 능선인 모양이다. 가능한 한 능선에 가까이 붙어 길을 만들어 나간다. 겨우 숲을 빠져나와 잡초와 마른 억새가 뒤엉킨 곳을 무릎까지 빠지며 간신히 통과하여, 밭으로 내려서려는데, 촘촘히 막아 놓은 목책을 넘기가 어렵다. 할 수없이 오른쪽으로 우회하다, 다행이 묘를 만나고, 묘 길을 따라 시멘트도로로 내려선다.

잡초와 억새가 뒤엉킨 곳을 통과하고

9시 59분, 3번 도로에 내려서서, 논둑길을 걸어, 앞에 보이는 23번 국도로 오르다, 뒤돌아 지나온 능선을 카메라에 담는다. 10시 4분, 23번국도 구 도로에 오르고,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국토순례를 시작한다. 잡목넝쿨을 헤집느라 진땀을 빼고, 가시에 찔리고 긁히느라 짜증나기보다 얼마나 편한 길인가"600" alt="" hspace="5" src="../images/KGw9u7w5jnZAy6yXCOtZJQ.jpg" width="800" vspace="5" border="0">
3번 도로


논 뒤로 보이는 23번 구도로


지나온 능선, 왼쪽 정자 있는 곳이 129.2m봉, 오른쪽 끝이 145m봉


구, 신 23번 도로가 나란히 이어지고,

10시 13분, 굴다리로 23번국도(신) 건너고, 10시 22분, 벽유마을 입구를 지나, 5분 후, 건너편의 천지주유소를 카메라에 담는다. 10시 41분, A텐트처럼 생긴 교회가 보이는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함평고 쪽으로 향하고, 10시 50분, 사랑고개, 함평고 정류장 앞에서 국토순례를 마치고, 오른쪽 도로로 들어선다. 또 다시 고생길의 시작이다.

굴다리 통과


벽유마을 입구


천지주유소


손불 삼거리


함평고 정류장

도로를 따라 마을길로 들어선다. 인적이 없는 조용한 마을이다. 마루금은 서쪽으로 잠시 진행하다 남쪽으로 90도 방향을 꺾는다. 고래대장의 산행기록에는, ‘어린양 기도원을 지나자마자 갈림길에거 도로를 버리고 우측으로 밭을 지나...“라고 적혀있다. 어린양 기도원을 눈여겨보며 도로를 따라 내린다. 아무리 보아도 그런 건물은 보이지 않고, 시야가 트이며, 차들이 씽씽 달리는 고속도로가 보인다. 너무 지나쳐 내려온 것이 확실하다. 주위를 돌아오다 보니, 오른쪽에 밭이 있고 무덤 뒤로 나지막한 능선이 이어진다. 능선으로 들어선다. 하지만 얼마가지 않아 길이 끊기고, 건너편에 남쪽으로 이어지는 또 다른 능선이 보인다.

알바 1, 고속도로가 보이고


능선은 능선인데 마루금은 아니다.

뒤돌아 마을입구로 나온다. 간판은 없지만, 농가도 아니고, 창고도 아닌 건물을 지난다. 고래대장이 언급한 기도원 같다. 건물 왼쪽에 밭이 보이고, 밭을 가로 지르면, 알바를 하면서 건너편에 보았던 능선으로 들어설 것 같다. 하지만 고래대장은 “우측 밭”이라고 하지 않았나"600" alt="" hspace="5" src="../images/IdyrsXa6CDhfZUZKh9uTgQ.jpg" width="800" vspace="5" border="0">
기도원 건물


반가운 표지기들

잡목 숲으로 들어서서 능선을 오른다. 능선은 자그마한 둔덕으로 이어지고 앞에 밭이 보인다. 밭을 건너야 할 터인데, 밭 주위를 둘러놓은 목책과 목책주변의 덩굴들 때문에 밭으로 진입하기가 무척 어려워 보인다. 좌우로 몇 차례나 돌면서 적당한 곳을 찾아보지만 마땅한 곳이 없다. 할 수 없이 정면 돌파를 시도한다. 가시에 찔리면서 잡목넝쿨을 헤치고, 발목을 조심하면서 목책을 넘어, 겨우 밭으로 들어선다. 이어 밭을 가로 지르고 겨우 숲을 빠져 나오니, 저 앞에 함평 톨게이트가 보인다.

함평 톨케이트

한숨 돌리며, 배낭 옆 주머니에 넣어둔 물병을 찾으니, 간 곳이 없다. 잡목넝쿨을 헤칠 때 빠진 것이 분명한데, 물병을 찾으러 그 끔찍한 곳으로 되돌아갈 생각은 추호도 없다. 고속도로를 건너는 굴다리가 좌우 양쪽으로 보인다. 제법 규모가 커 보이는 동네로 들어가서 물을 구해 볼 생각으로 왼쪽 굴다리 쪽으로 향한다. 동네 입구에 당도하지만 동네까지는 한참거리이고, 생수를 살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보온병에는 뜨거운 물이 가득하다는 생각이 미치자, 그대로 굴다리를 건너, 수로를 따라 진행한다.

수로를 따르고

수로가 톨게이트 관리동 옆을 지난다. 철책 안의 커다란 진돗개가 수상한 사람을 보고 컹컹 짖어댄다. 개 짖는 소리에 직원이 모습을 보인다. 인사를 하고, 사정을 이야기한 후, 생수를 좀 살 수 없냐고 묻는다. 직원은 잠시 기다리라며 사라지고, 눈치 빠른 개는 짖기를 멈추고 꼬리를 흔든다. 이윽고 다른 직원이 생수 한 병을 철책 너머로 건네준다. 돈을 주려하니, 자기들이 먹는 물을 담아 온 것 이지, 파는 것이 아니라고 받지를 않는다. 참으로 고맙다. 계속 수로를 따라 오른쪽에 보였던 굴다리가 있는 곳까지 이르러, 왼쪽 절개지에 걸린 표지기를 따라 잡목 숲을 돌파하고, 빽빽한 대나무 숲을 통과한다.

줄곧 수로를 따라 오른쪽 굴다리 부근에 이르고


톨게이트를 카메라에 담은 후


빽빽한 대나무 숲 돌파.

12시 15분, 함평만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묘역에 이르러, 점심식사를 한다. 술과 컵라면, 떡과 커피, 그게 전부다. 아침도 컵라면, 점심도 컵라면이다. 밥을 싸오면 국과 반찬이 있어야 하니 짐이 되고, 과일은 무거워서 탈이다. 행동식이지만 그래도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하는 식사는 즐겁다.

바다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묘역에서 식사를 하고,

12시 52분, 다시 산행을 속개한다. 잠시 후 도로가 지나가는 백년재를 건너고, 축사를 지나, 왼쪽 능선으로 으로 오르며 고속도로를 굽어본다. 1시 19분, 전망바위에서 남쪽으로 시원하게 뻗은 고속도로와 서해바다를 가까이 굽어보고, 암릉길을 걸어, 1시 28분, 삼각점이 있는 명태산(135.2m)에 오른다. 동북쪽으로 지나온 구간이 한눈에 들어온다.

전망바위에서 본 고속도로


삼각점

명태산을 내려서서 잘 다듬어진 등산로를 산책하듯 걷는다. 잡목넝쿨 속을 헤매던 것과 비교하면 가히 별세계에 들어선 느낌이다. 1시 42분, 의자와 재떨이가 놓인 봉우리에 오르고, 이어 타이어로 만든 교통호를 따라 왼쪽으로 내려서다, 1시 48분, 갈림길에서 표지기를 따라 오른쪽으로 들어선다.

모처럼 만난 산책로


1시 51분, 가족묘인 듯 여러 기의 묘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묘역을 내려서다, 금실 좋은 부부의 합장묘에 참배를 한다. 흙이 붉은 것을 보면 최근에 조성된 묘역인 것 같다. 묘역을 내려서면 2차선 도로다 오른쪽에 폐가가 보이고, 건너편에 영림농원 입간판이 서 있다.

금실 좋은 부부 합장묘


폐가


양림농장 입간판

양림농장 입간판이 세워진 도로로 들어서서, 가옥 뒤, 숲으로 진입한다. 역시 길은 보이질 않는다. 잡목넝쿨을 피해 능선으로 들어서니 표지기가 반긴다. 한동안 급오름을 지난 후, 2시 17분, 중봉(134.5m)에 오른다. 등산로 오른쪽 숲속에 삼각점이 숨어있다. 정상에서 직진하여 조금 내려서면 전망바위가 있다. 이 전망바위에 서면 200도 방향으로 나지막한 능선이 흐르는 것이 보인다. 언뜻 보면 마루금으로 착각 할 수 있겠지만, 실제 마루금은 서쪽으로 보이는 홍릉마을 오른쪽의 나지막한 능선이다.

중봉 정상


삼각점


전망바위에서 본 200도 방향의 능선, 마루금이 아니다.

표지기가 걸려 있는 서쪽으로 내려선다. 잡목 숲에 길은 보이지 않고, 간간히 희미한 족적이 눈에 뜨인다. 산악회가 안내를 하여 20명~30명 씩 떼로 몰려 다녔다면 길이 났을 법도한데, 홀대간꾼들이나, 동호인들이 가끔씩 지난 터라,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다. 가시넝쿨이 앞을 막으면 좌우로 피하고, 잡목이 빽빽이 들어 찬 곳도 역시 돌파가 어려워 피해야 하지만, 나침반을 보며 서쪽방향으로 힘겹게 내려선다. 이어 논둑길을 지나, 마을입구로 들어서다, 뒤돌아 중봉을 바라본다.

하산방향을 알리는 표지기


뒤돌아 본 중봉

인적이 없는 홍릉마을을 지나 2차선 도로가에 있는 용촌 버스정류장에 배낭을 내려놓고, 함평택시를 호출한다. 3시가 조금 지난 시각이니, 아직 한 시간은 더 산행을 계속할 수도 있겠지만, 오늘산행은 여기서 마치기로 한다. 오늘의 산행거리는 도상거리로 10Km 남짓하지만, 길을 찾느라고 서너 차례 헤매고, 잡목넝쿨 속에서 대여섯 차례 고생을 하다 보니, 산행을 더할 생각도 없고, 이틀 동안 밤을 설친 터라 몸도 많이 무겁기 때문이다.

홍릉마을을 통과하고


버스 정류장에서 택시를 부른다.

10분도 못 되어 택시가 도착 하고, 이어 함평버스터미널에서, 4시에 출발하는 광주 행 500번 군내버스에 오른다. (3,400원) 이어 유스퀘어에서 6시 6분 발 강남 행 버스표를 끊은 후(16,900원), 맥주 한 캔을 사들고, 단골 돈가스 집으로 들어선다.

(2011. 3. 30.)

Posted by Urimahn
,
Category: 영산기맥 산행기, Tag: 스포츠,여가생활
03/29/2011 06:39 pm


상해 임시정부 회의실

영산기맥종주가 어렵다. 2010년 5월 30일 송암 산악회를 따라 시작한 영산기맥종주가 1년이 다 되가는데도 아직 마무리를 못하고 있다. 처음 당일산행으로 영산기맥을 안내하던 송암 산악회는 상무대 골프장이 있는 사동고개까지는 당일로 진행을 하고, 이어 사동고개에서 지경재까지를 무박으로 안내를 하고는 끝이다. 손님이 없기 때문이다.

송암을 따라 암치재까지 이르지만, 만년 후미의 부담을 떨치지 못하고 중도하차한 후, 지난겨울 심산대장과 둘이서 눈밭을 헤매며 악전고투한 끝에 지경재까지 도달한다. 이제까지 진행한 거리는 약 72Km, 아직 절반도 못 왔다. 지난번 감악지맥을 마무리하면서, 심산대장과 4월 말까지는 남은 84Km를 모두 마치기로 하고 26일, 27일, 양일간 함께 산행을 하기로 약속한다.

2011년 3월 25일(금)
23일 수요일, 심산대장이 전화를 하더니, 느닷없이 영산기맥의 남은 구간 산행을 포기하겠다고 한다. 까닭을 말하지도 않는다. 순간 서운한 마음에 이유도 묻지 않고 통화를 끝낸다. 섭섭하고 아쉽지만 어쩔 도리가 없지 않은가"FONT-SIZE:12pt;FONT-FAMILY:굴림;">센트럴에서 저녁 7시 20분발 영광 행 버스를 탄다. (16,800원)마침 국가대표 팀의 축구 경기가 있어, 그 중계방송을 보느라고 장시간 버스타기가 지루한 줄도 모른다. 경기결과도 4:0 승리. 11시가 거의 다 되어 버스는 영광종합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터미널에서 멀지 않은 태정호텔에 24간 운영하는 사우나가 있다. 택시를 탈만한 거리도 못되어, 길을 물으며, 걸어서 찾아간다. 마침 같은 방향으로 가는 아가씨가 호텔 앞까지 동행을 해주어 고맙다.

일박한 태정호텔 사우나

여러 사람들이 함께 자는 수면실에서는 깊은 잠들기가 어렵다. 자는 둥 마는 둥 밤을 지새우고, 아침 일찍 버스터미널로 향하다, 아침식사가 되는 식당에 서 순두부 백반으로 요기를 한다.(5,000원) 역시 호남지역이라 꼬막까지 나온 밑반찬이 그럴듯하다. 8시 20분 발 신광 행 군내버스를 타고, 20분 후, 지경재에 도착한다. (차비 2,100원)

산행 들머리는 지경재 버스정류장에서 영광 쪽으로 100여 미터 후퇴한, 신경주유소 옆, 일광 김철선생 숭모비 뒤쪽이지만, 마루금대로 진행하면 남의 밭을 통과해야 하고, 서해안고속도로를 건너야하는 부담에, 조망도 없는 금산으로 오르기까지의 잡목넝쿨이 끔찍하다는 선답자들의 기록이다 보니, 아침부터 잡목넝쿨과 실랑이를 벌릴 생각이 추호도 없다.

신경주유소

그보다 보여리 마을로 이어지는 도로로 들어서서, 가까운 김철선생 기념관과 상해 임시정부 청사를 둘러 본 후, 유유히 도로를 따라 걷다, 마루금이 가까운 장전마을에서 마루금으로 진입하는 것이 잡목넝쿨도 피하고 국토순례도 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방안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여 8시 42분, 상해임시정부 청사 안내판이 있는 보여리 쪽으로 들어선다.

일광 김철선생 기념관 안내판

차들도 거의 다니지 않는 2차선 포장도로다. 맑은 날씨에 공기가 투명하다. 약간 쌀쌀한 날씨라 아랫도리가 써늘한 것이 더욱 쾌적하게 느껴진다. 아무도 없는 도로를 상쾌한 기분으로 터덜터덜 걷는다. 아름다운 우리 땅! 국토순례를 하는 기분이다. 오른쪽으로 하얀 건초다발이 눈길을 끄는 마루금 능선이 보이고, 높은 녹색 울타리로 경계를 두른 너른 밭은 이미 곱게 밭갈이가 끝난 상태다. 마루금 능선을 자르고 남북으로 뻗은 고속도로 위로 차들이 씽씽 달린다.

도로를 따라 걸으며 바라본 오른쪽 마루금 능선

8시 51분, 돌 표지석이 반기는 구봉마을 상해 임시정부 청사 입구에 이른다. 안으로 들어서자, 일강 김철선생 동상과 상해 임시정부 청사가 보인다. 김철 선생은 백범 김구선생과 함께 이봉창, 윤봉길의사의 의거를 주도하고 상해 임시정부에서 국무위원 재무상등을 역임한 독립운동가 이다.

돌 표지석


김철선생 동상과 그 뒤로 상해 임시정부청사


동상 기단의 안내문

김철(金澈, 1886.10.15-1934. 6. 29)선생은 함평출신으로 신광면 함평리에서 출생했다. 일찍이 중국 상해로 망명하여 신한국당을 조직하고, 국내에 잠입하여 3"600" alt="" hspace="5" src="../images/mIFjoWbjdVdvXmkuEqX_cA.jpg" width="800" vspace="5" border="0">
구봉사 사당에 모셔진 선생의 초상


김철 기념관


김철선생의 신년사


임시정부 국무위원들과 이봉창의사

김철 기념관을 둘러보고 상해 임시정부 청사로 향한다. 중국 상해에 있는 임시정부 청사는 임시정부가 13년 동안 청사로 사용했던 건물이다. 1992년 새롭게 단장되고, 현재는 상해시에서 유적지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김철선생 기념관 안에 이런 상해 임시정부 청사를 재현해 놓은 것이다. 입구에 안중근 장군의 동상이 우뚝하고, 건물 안으로 들어서면 김구선생의 흉상이 반긴다. 정부청사 뒤쪽에 ‘단심송’이라는 자태 고운 소나무와 안내판이 보인다. 당시 독립운동가와 그 가족들의 처절했던 삶의 편린을 보는 것 같아 기분이 숙연해진다.


김구선생 흉상


단심송


안내문

이른 아침이라 아무도 없는 조용한 기념관을 약 30분 동안 혼자서 둘러 본 후, 도로로 나와 장전마을로 향한다. 9시 35분, 고개 마루턱에서 금산을 바라보고, 이어 송림마을 갈림길을 지난다. 왼쪽으로 아름다운 동정제가 보인다. 9시 55분, 교통 표지판이 있는 갈림길에서 왼쪽의 장전마을로 들어선다. 하지만 마을이 다 끝나가도록 칡재로 이어지는 길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고개 마루턱에서 본 금산


동정제



교통표지판

마을 끝, 비닐하우스에서 일하는 젊은이에게 지도를 보이며, 칡재로 가는 길을 묻는다. 한동안 지도를 들여다보던 젊은이는 후방 약 50여 미터 떨어진 대나무가 있는 곳을 가리키며, 그곳에 오른쪽으로 들어서는 길이 있는데, 아마도 그 길이 칡재로 이어지는 길 같다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왔던 길을 되돌아 내리니 과연 뚜렷한 길이 보인다. 도로에서 비스듬히 난 길이라 올라 올 때는 보지를 못했던 것이다.

갈림길

갈림길로 들어선다. 고개로 이어지는 길치고는 지나치게 훌륭하게 손질이 돼 있다. 조금 더 진행하자 그 까닭을 알겠다. 정면에 커가란 봉분의 무덤 서너기가 보인다. 뜻밖에도 잘 손질된 길은 묘로 이어지는 길이었던 것이다. 뚜렷한 길은 묘 오른 쪽으로 계속 이어진다, 잠시 길을 따라 오르자 역시 묘가 앞을 막아서고 길이 끊긴다. 할 수 없이 처음 묘역으로 되돌아와 주위 지형을 살핀다. 묘역 뒤로 능선으로 이어지는 고갯길이 있을 것 같은데, 잡목넝쿨이 빽빽하여, 도저히 돌파할 용기가 나질 않는다.

잘 손질된 묘길

하지만 능선이 가깝지 않은가"600" alt="" hspace="5" src="../images/xfoTMeRD7qU2h0douPl.Ug.jpg" width="800" vspace="5" border="0">
드디어 마루금으로 들어서고

잡목 숲길이지만 뚜렷한 등산로가 완만한 오르막으로 이어져 진행에는 별 어려움이 없다. 가벼워진 기분으로 조금 더 진행하자, 남해에 사시는 정병호 하문자 부부의 표지기를 오랜만에 만나고, 이어 봉우리마다에 걸린 표지기들이 마루금이 틀림없다고 확인을 해준다. 10시 41분, 김해김공 합장묘역에서 왼쪽으로 잠시 보여리 마을을 굽어보고, 10시 44분, 임도로 내려선다. 지도상의 사간고개다. 임도 왼쪽에 표지기가 보인다.

두 번째 봉우리에서 만난 표지기


김해 김공묘역에서 본 보여리 마을


사간고개

무심코 임도를 따라 왼쪽으로 걷다보니 방향이 이상하다. 지도를 꺼내본다. 지도의 마루금은 임도를 건넌다. 고래대장의 산행기록을 확인한다. 고래대장은 사간고개에 내려서서 오른쪽으로 대여섯 발자국 걷다보면, 갈림길을 만나고, 그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들어서라고 적고 있다. 사간고개로 내려섰던 지점으로 되돌아와 오른쪽으로 조금 진행하니 과연 갈림길이 보인다. 그렇다면 임도 쪽에 걸린 표지기는 직진하여 절개지를 오르라는 소리인 모양이다.

사간고개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진행하여 만난 갈림길

왼쪽으로 들어서서 임도를 따라 걷는다. 이어 갈림길이 나오고, 왼쪽 무덤 쪽으로 이어지는 길은 누군가가 대나무로 막아 놓았다. 직진하여 대나무 숲을 뚫고 묘역에 이른다. 가야할 봉우리는 왼쪽에 보이는데 그쪽으로는 잡목넝쿨이 빽빽하고 사람들이 지난 흔적이 없다. 할 수 없이 갈림길로 되돌아 나와 고래대장의 산행기록을 꺼내보니, 갈림길에 대한 언급은 없고, 빽빽한 대나무 숲을 돌파했다는 기록뿐이다.

왼쪽의 묘길


직진 대나무 숲길


대나무 숲을 돌파하고 만난 묘

왼쪽 길로 들어서서 묘를 지나자, 오른쪽 대나무 숲 쪽에 표지기들이 보인다. 빽빽한 대나무 숲을 헤집고 진행한다. 대나무 숲을 벗어나자 무성한 잡목넝쿨이 앞을 막고 길이 보이질 않는다. 할 수 없이 잡목넝쿨이 덜 심한 왼쪽 사면을 비집고 올라 겨우 능선에 이르니, 사람들이 지난 흔적이 희미하게 이어진다. 잡목을 헤치며 가파르고 긴 능선을 한동안 오른다.

왼쪽 묘 뒤 대나무 숲에 걸린 표지기들


가파르고 길게 이어지는 능선

11시 24분, 고도 약 300m 정도의 봉우리에 오른다. 뒤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금산과 지나온 능선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어 안부에 내려섰다, 성가신 간벌지대의 오르막을 오르며, 오른쪽 나뭇가지 사이로 감투봉(322.0m)을 바라본다. 이어 작은 봉우리 하나를 더 넘고, 무성한 산죽 밭을 통과한 후, 조진대씨와 최문찬씨의 표지가가 나란히 걸린 봉우리에서 나뭇가지 사이로 군유산을 가까이 본다.

무명봉에서 뒤돌아 본 기맥능선


간벌지대


군유산 앞 봉우리에 걸린 이정표

11시 46분, 헬기장을 통과하고, 잠시 잡목넝쿨이 무성한 안부를 지난 후, 신작로처럼 잘 정비된 능선을 올라, 11시 55분, 정자, 정상석, 그리고 삼각점이 있는 군유산(405m)에 오른다. 정상주변의 나무들도 모두 제거하여 사방으로 탁 트인 조망이 그럴듯하다.

정자


정상석


군유산에서 본 서해바다


함양만


불갑산 방향의 조망

정자에서 시원한 조망을 바라보며 점심식사를 하려고 자리를 잡고 앉지만, 의외로 북서쪽에서 불어오는 바람결이 싸늘하다. 다시 배낭을 둘러메고 정상을 내려서서, 벤치가 놓인 능선을 지나고, 이어 바람을 막아주는 내리막 암릉길에 걸터앉아, 아침에 영광에서 산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는다. 라면이 되는 동안 느긋하게 정상주를 즐기고, 이어 라면과 집에서 가져온 떡으로 아침식사를 한다.

바람을 막아준 내리막 암릉길

식사 후 커피까지 타 마시고, 12시 37분, 산행을 속개하여, 3분 후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내려선다. 이어 무인산불감시탑을 지나 가파르게 떨어지는 등산로를 천천히 내려서다, 회색빛 숲속에 노랗게 핀 생강나무 꽃을 본다. 올봄 산에서 처음 만난 꽃이다. 가파른 내리막이 끝나고, 능선이 부드러워 지기 시작하는 곳에 ‘용굴’ 안내 팻말이 보인다. 어떤 굴인가"600" alt="" hspace="5" src="../images/96JXzH_r4nJ1xMV7UGLsqQ.jpg" width="800" vspace="5" border="0">
이정표


생강나무 꽃

12시 51분, 갈림길에서 표지기를 따라, 오른쪽 희미한 사면 길로 들어섰다, 다시 능선으로 진입한다. 12시 58분, 감무공파 가족묘에 이르고 이어 묘길을 따라 진행하여, 1시, 2차선 포장도로로 내려선다, 도로 건너, 시멘트 옹벽 뒤, 절개지로 오른 발자취가 뚜렷하고, 능선 위 나뭇가지에 표지기가 팔랑인다. 카메라가 밧데리가 다됐다는 신호를 보내온다. 핑계 김에 배낭을 벗어 놓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가족묘


도로 건너 절개지 오른 발자취

절개지를 올라 능선에 들어서서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잡목 숲 사이로 제법 잘 정비된 등산로가 이어진다. 1시 17분, 고도 약 210m 정도의 봉우리를 넘고, 완만하게 이어지는 희미한 길을 따라 걷는다. 1시 29분, 무명봉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선다. 오른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손불과 함평만이 내려다보인다.

210m봉


손불과 함평만

한적한 잔솔나무 숲을 산책하듯 걷는다. 이윽고 숲을 벗어나 넓은 파밭을 지나고, 나주임씨지천(羅州林氏之阡) 석비를 통과하여 고개 마루턱 포장도로로 내려선다. 이어 도로를 건너 시멘트도로로 들어선다. 저 안쪽 개집에 묶어 놓은 개가 요란하게 짖어대고, 개소리에, 왼쪽 비닐하우스 문이 열리더니 중년 사나이가 나타나 무슨 일이냐고 묻는다.

나주임씨지천 석비


도로

영산기맥을 하는 중이고, 길을 찾는다고 하자, 아저씨는 가끔 등산객들이 이곳이 가는고개인 줄 잘못알고 이 주위에서 얼쩡대는데, 가는고개는 이곳이 아니고,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조금 떨어진 삼거리라고 알려준다. 하지만 밭 가장자리 나뭇가지에 표지기들이 보이는 것은 또 무엇인가"FONT-SIZE:12pt;FONT-FAMILY:굴림;">주위를 살펴본다. 나무로 차단해 놓은 곳 뒤로, 무덤에서 올라오는 길이 보인다. 다시 도로로 되돌아와 2~3m 남쪽으로 떨어져 있는 묘길로 들어서고, 이어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 갈림길에 선다. 왼쪽은 마을로 내려서는 길이고, 직진 길은 잡목넝쿨 속으로 이어진다. 직진하여 잡목넝쿨을 헤집고 나오니 2치선 포장도로다. 오른쪽으로 조금 이동하니, 아저씨가 말하던 삼거리, 가는고개다. 저 앞에 고래대장의 산행기록에 나오는 파란 화장실이 보인다.

느티나무


임도와 화장실

임도로 들어서고, 밭둑을 따라 화장실 쪽으로 접근하여 표지기들이 요란한 험한 숲속으로 들어선다. 잡목넝쿨 사이로 희미한 발자국이 끊겼다 이어지기를 반복한다. 간간이 보이는 표지기들이 길 안내를 해준다. 다시 발자취가 없어진다. 길 없는 사면을 치고 오른다. 가시넝쿨에 걸려 허벅지에 아프게 가시가 박힌다. 겨우 T자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선다.

잡목넝쿨 숲에 걸린 표지기들


뒤 돌아본 가는고개

2시 24분, 벤치가 있는 봉우리를 넘고 왼쪽으로 내려선다. 조망이 트이며 오른쪽으로 바다가 내려다보이고, 왼쪽으로 노승산이 가깝다. 2시 34분, 안부사거리에서 직진하여, 희미한 발자국을 따라 잡목을 헤치며 오르다 보니, 스스로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왜 이런 잡목 속을 헤매야 하나"600" alt="" hspace="5" src="../images/vp8969nUkPb3tWcLKXmBdg.jpg" width="800" vspace="5" border="0">
벤치가 있는 봉


가깝게 보이는 노승산


잡목넝쿨을 헤집고

2시 45분, 약 125m 정도의 봉우리에 올라, 오른쪽으로 평탄하게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걷는다. 2시 52분, 숲을 벗어나, 너른 밭으로 나오고, 임도를 따라 내려서면, 2차선 포장도로가 지나가는 건김재다. 2시 57분, 도로를 건너 ‘고부이씨세장산’ 석비 옆, 임도를 따라 올라, 고부이씨들 묘를 지나고, 3시 3분, 또 지겨운 잡목 숲으로 들어선다.

건김재


고부이씨세장산 석비


다시 잡목넝쿨 숲으로

3시 14분, 작은 봉우리에 올라 직진하여 내려서니, 길가의 노란 생각나무 꽃이 덤불 속에서 고생한다며 반갑게 인사를 한다. 3시 21분, 고도 120m 정도의 봉우리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서고, 이어 만나는 갈림길에서 왼쪽 잡목을 헤집고 내려서면, 임도가 지나가는 수철고개다. 고개를 건너, 바다가 보이는 옛 임도를 따라 올라 파란 밭에 이른다.

수철고개


수철고개 지나 임도를 오르다 본 바다.


파란 밭

밭을 가로 지른다. 왼쪽에 축사가 보인다. 3시 41분, 진주정공의 합장묘를 지나고, 묘길을 따르다, 이어 만나는 갈림길에서 표지기를 따라 왼쪽 숲을 통과하여, 3시 50분, 포장도로가 지나가는 웃밭골재로 나온다. 건너편 길가 나뭇가지에 표지기가 보인다.

왼쪽에 보이는 축사


진주정공 합장묘

도로를 건너 묘역을 지나고, 잡목 숲으로 들어서서, 완만한 오르막을 올라, 표지기가 걸린 봉우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앞으로 가야할 남은 거리를 계산해 본다. 23번국도 까지는 아직도 6.2Km가 남았고, 고래대장의 이 구간 소요시간은 3시간 51분이다. 지금 시각이 4시이니 8시 가까이 돼야 산행을 마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무리다. 발봉산(180.8m)을 넘고 산행을 종료하는 방법도 있겠으나, 200m도 못돼는 산을 넘는 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나"FONT-SIZE:12pt;FONT-FAMILY:굴림;">옷밭골재로 되돌아 내려선다.

오늘 산행을 접은 마지막 봉우리

옷밭골재로 내려와 손불택시를 호출한다. 손불에는 숙박시설이 없어, 궁산리의 함평해수찜질방으로 가 보기로 한다. 중년의 택시기사가 궁금한 지, 이것저것 묻더니, 해수찜질방은 숙박비가 5~6만원 한다고 들었는데 가서 확인을 하고, 그렇게 비싸다면 함평에서 투숙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한다.

이윽고 해수찜질방에 도착한다. 숙박비를 물으니, 몇 사람이냐고 되묻는다. 나 혼자라고 했더니, 고개를 저으며, 숙박비가 6만원이라고 한다. 택시로 돌아와 함평으로 향한다. 기사양반 이야기로는 해수를 전기로 끓여 찜질방을 운영하기 때문에 비싸다고 한다. 기사양반이 소개한 함평시외버스터미널 근처 식당 앞에 내려, 식당 안으로 들어선다.(택시비 15,000원) 푸줏간을 겸한 깨끗한 식당이다. 생고기 비빔밥을 잘 한다는데, 생고기에 익숙하지 않은 터라, 곰탕과 맥주를 주문한다.(식대 9,000원)

느긋하게 포식을 하고 건너편 뉴 샹그릴라 호텔로 들어선다. 하지만 방이 없다고 한다. 내일 함평에서 태권도시합이 있어 빈방이 없다며, 아마도 다른 곳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는 대답이다. 시외버스정류장으로 나와 택시기사에게 물어본다. 택시기사는 이곳저곳에 전화를 해보더니 모텔이과 여관이고 빈방이 없다고 한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일이 고약하게 됐다. 할 수 없이 조금 떨어진 덕산리의 황토찜질방에서 하루 묵기로 하고, 덕산리로 향한다.(택시비 5,000원)

(2011. 3. 29.)

Posted by Urimahn
,

 

Category: 영산기맥 산행기, Tag: 스포츠,여가생활
02/11/2011 08:24 pm

헬기장에서 본 불갑산

 

2011년 2월 6일(일).
새벽 5시 반 쯤에 잠이 깬다. 엊저녁에 스트레칭으로 충분히 몸을 풀고 잠을 잔 덕에 몸이 가뿐하다. 어둠 속에서 일어나 요가를 하고, 화장실을 다녀오니, 6시 30분이 가까운데, 옆 자리의 심산대장은 일어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TV를 켠다.

식당 건너편에 있는 마트가 문을 열었는지 궁금하다. 편의점이라면 당연히 24시간 영업이겠고, 슈퍼는 집집마다 아침에 문을 여는 시간이 다를 것이지만, 마트라는 이름의 상점은 어떤지 모르겠다. 모텔에서 멀지 않으니, 나가서 확인해 보기로 한다. 밖으로 나오니 7시도 안된 시각이라 사방은 아직 어둑한데, 날씨는 추운 줄 모르겠다. 큰길가로 나와 보니, 역시 마트에는 불이 꺼져있다. 혹시 개점시간이라도 계시가 됐나 해서 닫힌 문 앞까지 다가가 보지만 역시 헛일이다.

모텔로 돌아와 빵과 커피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한다. 점심이 문제다. 식당이 문을 열지 않으면, 컵 라면과 빵으로 아침과 점심을 때울 생각이었는데, 마트까지 문을 열지 않았으니, 일이 맹랑하게 돼 버렸다. 버스터미널 근처에는 혹시 편의점이라도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배낭을 메고 모텔을 나선다.

엊저녁에는 몰랐는데, 모텔을 나서니, 버스터미널이 지척이다. 헌데 버스 한 대 보이지 않는 휑한 터미널이다. 말이 터미널이지 실제는 정류장 정도다. 대합실로 들어서니, 매표소에 혼자 앉아 있던 아가씨가 얼굴을 내민다. “안녕하세요"FONT-SIZE:12pt;FONT-FAMILY:굴림;">큰길로 나와 이집 저집을 기웃거리며 지나는데, 저 앞에 불 켜진 마트가 보이지 않은가? 어찌나 반가운지 단숨에 달려가, 컵라면, 우유, 생수 등을 구입하고,(3,900원)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채운다. 그리고 “형태는 편의점 같은데, 마트는 뭐고, 왜 24시간 영업을 하지 않느냐?”고 점원에게 묻는다. 전에는 24시간 영업을 했으나 외곽도로가 생기고 난 후에는 교통량이 줄어, 지금은 아침 7시 30분에 문을 연 다는 대답이다. 마트에서 어제 탔던 택시를 호출한다.

반갑게 모습을 보인 택시는 8시 2분, 우리들을 밀재 버스정류장 앞에 내려준다. (요금 5,000원). 산행준비를 마치고 8시 4분, 도로 건너 오른쪽 고개마루턱 쪽으로 두어 발자국 옮겨, 입구에 ‘전망 좋은 곳’을 알리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는 임도로 들어서고,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오른다.

산행코스

밀재

전망 좋은 곳 안내판

 

오른쪽에 ‘耽羅崔氏 世葬山’ 碑가 보인다. 이비를 오른쪽에 끼고 산길로 들어선다. 어제와는 달리 눈 위에 여러 사람들이 지난 발자국들이 뚜렷하다. 눈길이 점점 가팔라지며 고도를 높인다. 능선을 오르다 잠시 뒤돌아, 22번 국도와 30도 방향으로 멀리 보이는 태청산을 카메라에 담는다.

탐라최씨 세장산 비


뚜렷한 발자국


22번 국도


30도 방향의 태청산

다시 한차례 가파른 눈길을 올라 8시 32분, 갈림길에 이른다. 오른쪽으로 표지기가 보이지만 눈밭이고, 왼쪽은 헬기장으로 이어지는 뚜렷한 길이다. 잠시 후 사방이 탁 트인 너른 헬기장에 오른다. 조망이 좋다. 밀재 도로변에서 본 표지판의 ‘전망 좋은 곳’이 이곳이고, 인근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인 모양이다. 잠시 주위를 둘러보고 갈림길로 되돌아와 눈밭 속으로 들어선다.

갈림길, 표지기들이 보이는 곳이 마루금, 길도 보이지 않는 눈밭이다.


동천의 해와 전망 좋은 헬기장


흐릿하게 보이는 해보면


30도 방향의 지나온 기맥능선

이제까지와는 달리 눈밭 속에 길은 보이질 않고, 눈에 덮인 희미한 발자국 흔적이 간간이 보일 뿐이다. 정신을 바짝 차리고 마루금이 흐르는 서북방향을 향해 조심스럽게 너른 내리막 사면을 내려선다. 간간이 보이는 표지기들이 많은 도움을 준다. 9시 15분, 마을 앞 시멘트도로로 내려선다. 개들이 요란하게 짖어댄다. 시멘트도로를 오른쪽으로 따라 올라, 녹수산장을 지나고, 9시 21분, 갈림길에 이른다. 왼쪽은 용문사 가는 길이고 오른쪽이 마루금으로 이어지는 고개마루다.

눈밭 속의 표지기들-반갑다.


마을로 내려서서 녹수산장을 지나고


갈림길, 오른쪽이 고개마루로 오르는 길

그만큼 신경을 쓰고 조심조심 내려왔는데도 마루금 능선에서 왼쪽으로 벗어나 마을로 떨어진 것이다. 갈림길에서 잠시 갈등이 생긴다. 오른쪽 고개마루에 올라, 원칙대로 마루금을 탈 것인가"600" alt="" hspace="5" src="../images/rA8kDYPMFA9OjFvNpmmV5Q.jpg" width="800" vspace="5" border="0">
왼쪽 시멘트 도로로 들어서고

9시 25분, 용문사를 잠시 둘러보고, 통신탑으로 이어지는 시멘트도로를 따라 오른다. 오른쪽으로 마루금 능선이 따라 온다. 단조로운 눈 덮인 시멘트도로이지만, 잡목넝쿨에 시달리지 않고, 알바의 위험도 없어 편하고 좋다. 10시 4분, 첫 번째 팔각정을 지나고, 10시 22분, 표지기들이 걸려있는 팔각정에서 가깝게 보이는 첫 번째 통신탑을 카메라에 담는다.

용문사 대웅전


통신탑과 시멘트도로


오른쪽에서 따라오는 기맥 마루금


정자와 표지기

마루금 고수파들은 이곳에서도 통신탑의 철책을 따라 능선을 타지만, 이미 버린 몸인 우리들은 계속 도로를 따라 진행한 후, 10시 29분, 이정표가 있는 노루목에서 비로소 마루금으로 진입한다. 노루목에서 부터는 넓은 일반등산로가 연실봉으로 이어진다. 10시 31분, 위험한 길과 편한 길의 갈림길에서 왼쪽 암릉길로 들어선다. 위험하더라도 조망을 즐기겠다는 생각이다.

노루목의 이정표


영실봉 가는 길


갈림길의 이정표

좁고 날카로운 암릉에 쇠파이프로 안전시설을 해 놓아, 눈길인데도 크게 위험하지는 않고, 많은 사람들이 오간 흔적이 뚜렷하다. 조망이 시원하다. 북동쪽으로 지나온 기맥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진행방향으로는 불갑산 연실봉이 지척이다. 우리가 우회한 마루금과 도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데, 마루금 쪽도 길이 뚜렷한 것을 보면 도로로 우회한 것이 잘한 선택 같지는 않다.

암릉에서 본 지나온 기맥능선


뒤돌아 본 통신탑


마루금 능선과 우회도로-마루금 능선의 하얀 길이 뚜렷하다.


가까이 보이는 연실봉

10시 45분,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편한 길과 만나고, 5분 후 이정표가 있는 해불암 갈림길에서 직직하여 로프가 걸쳐진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정상이 가까운 모양이다. 가파른 계단길이 이어지고 등산객들이 자주 눈에 뜨인다. 11시, 연실봉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직진하여 1분 후 정상에 오른다.

해불암 갈림길 이정표


계단길


연실봉 이정표


정상석과 삼각점


등산 안내도

정상에는 삼각점(나주 2l, 1990 재설)과 정상석(연실봉 516M) 그리고 등산안내도 등이 보이고 조망이 끝내준다. 불갑산은 인도 승려 마라난타가 배를 타고 법성포에 도착하여, 불갑사를 창건하고, 백제에 처음으로 불교를 전파한 곳으로 유명하다. 부지런한 등산객 두어 사람이 주위 조망을 즐기고 있다.

장군봉과 통신탑


기맥 마루금과 금산제-이 그림을 보면 어제 알바를 한 경로가 보인다.


불갑사 방향

11시 7분, 영실봉 이정표가 있는 곳으로 되돌아와 구수재로 향한다. 11시 14분 구수재 1.1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11시 26분, 위험한 길과 안전한 길의 갈리는 곳을 지난다. 그러고 보니 우리들은 모르는 사이에 안전한 길로 내려선 모양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등산객들이 줄을 지어 오른다.

이정표


안전한 길 / 위험한 길

11시 44분, 구수재에 있는 정자에서 배낭을 벗어 놓고,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는다. 이윽고 라면이 다 익자, 남은 빵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고, 과일과 커피로 후식까지 즐긴다. 약 25분 동안 느긋한 식사를 즐기고 산행을 속개하여 구수재에서 직진한다. 여전히 넓은 등산로가 이어진다. 아이젠도 하지 않은 할머니들이 미끄러운 눈길을 위태롭게 내려오신다. 미끄러져 엉덩방아라도 찧으면 큰일인데,...무사히 하산하시기를....

점심식사를 한 구수재 정자


구수재 이정표

눈 덮인 오르막길을 오르다 뒤를 돌아보니 내려온 연실봉이 까마득하게 높아 보인다. 2시 25분, 이정표가 있는 용봉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5분 후, 정자가 있는 용봉에서 다시 오른쪽으로 굽어져, 용천봉으로 향한다. 지그재그로 로프난간이 설치된 오르막이지만 남향이라 눈은 거의 다 녹았다. 12시 38분, 이정표가 있는 용천봉(347.8m)에 오른다.

뒤돌아 본 영실봉


용봉삼거리 이정표


용천봉 오르는 길, 지그재그로 로프난간이 쳐져있다.


용천봉 이정표

넓은 등산로는 왼쪽으로 굽어져, 벤치가 놓인 쉼터를 지나고, 이정표가 있는 용출봉에서 왼쪽으로 내려선다. 이어 12시 57분, 이정표가 있는 용천사 갈림길을 지나고, 2시 3분, 한우재로 내려선다. 이제까지 이어지던 넓은 등산로는 왼쪽 용천사로 떨어지고, 마루금인 직진 능선은 또 다시 길의 형태나 발자국이 보이지 않는 눈밭이다.

용출봉 이정표


한우재


눈밭에 발자국을 내며 전진하는 심산대장

나침반의 방향과 끊겼다 이어졌다하는 희미한 족적에 의지하여 앞으로 나아간다. 능선이 서쪽으로 흐르면서 길 찾기가 다소 쉬워진다. 능선의 남쪽은 눈이 녹아 낙엽이 드러났지만, 능선 북쪽은 여전히 눈이 묻혀있어, 낙엽과 눈 사이를 걸으면 되기 때문이다. 1시 18분, 무명봉을 넘고, 6분 후 다시 봉우리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선 후, 능선을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다시 봉우리하나를 넘어서니, 나뭇가지에 걸린 무원마을님의 표지기가 반갑게 환영을 한다.

남북이 확연이 다른능선


반갑게 맞이하는 무원마을님의 표지기

능선이 서북쪽으로 방향을 바꾸며 오른쪽으로 229m 뾰죽봉과 노은마을이 보인다. 진행방향이 서북쪽이다 보니, 능선의 눈이 제법 많이 녹아, 등산로에 설치해 놓은 울무가 눈에 뜨인다. 1시 57분, 산죽 밭으로 들어서서, 봉우리 하나를 넘는다. 산죽은 능선 안부에 내려설 때가지 간헐적으로 계속 이어진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노은마을


울무


산죽밭

2시 6분, 육훈 시멘트 말뚝을 지나고, 2시 30분, 230m봉에 올라 왼쪽으로 진행하여 경고판과 깃대가 잇는 봉우리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저 앞에 우곡저수지가 내려다보이고 그 오른쪽으로 건무산(338m)과 229m 뾰죽봉이 시야에 들어온다.

230m봉


깃봉


우곡제


건무산과 229m봉

2시 42분, ‘불발탄지역/접근금지’ 경고판이 있는 안부에서 직진하여 부드러운 능선을 따라 오른다. 이어 원형철조망을 지나고, 개인호가 있는 무명봉에서 직진하여, 2시 54분, 표지기들이 걸린 봉우리를 넘어 화산재로 내려서면서 정면으로 가야할 능선을 가깝게 바라본다.

경고판


표지기들이 걸린 무명봉


화산재로 내려서면서 본 가야할 능선

3시 1분, 화산재 임도를 건너, 건너편 교육장을 향해 타이어 길을 오른다. 교육장을 지나고, 3시 15분, ‘중대/관측소’ 팻말이 보이는 T자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다시 잡목넝쿨능선이 가볍게 오르내린다. 표지기들이 걸린 봉우리 두어 개를 넘는다. 이곳 능선에는 눈이 제법 많이 녹아 등산로가 모습을 보이고, 표지기들이 길안내를 하여 알바의 위험은 없으나 잡목넝쿨에 시달리기는 여전하다. 지루한 오르내림이 반복되고 작은 봉우리 3개를 넘는다.

화산재 임도를 건너고


T자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다시 잡목넝쿨지대


무명봉에 걸린 반가운 표지기

3시 58분, 210m봉에 오른다. 알바하기 쉬운 능선 분기봉이다. 무심코 능선따라 왼쪽으로 진행하면 남쪽의 삼덕리로 빠지게 된다. 마루금은 많은 표지기들이 방향을 알려주고 있는 오른쪽 급경사 내리막이다. 눈에 미끄러지고, 도열한 싸리나무가지에 얼굴을 긁히며 10여분 동안 조심스럽게 내려선 후, 안부에서 내려온 길을 되돌아본다.

210m봉, 많은 표지기들이 오른쪽으로 내려서라고 알려준다.


뒤돌아 본 능선

더욱 더 촘촘한 잡목 사이로 흐릿한 등산로가 이어진다. 4시 18분, 140m 정도의 낮은 봉우리를 지나고, 이어 넓게 펼쳐진 송림 숲으로 내려서니, 등산로가 사라져버린다.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과 간간이 눈에 뜨이는 표지기의도움을 받으며 방향을 정해 전진한다. 오른쪽에서 자동차 소리가 가까이 들린다.

넓은 송림 숲속에서 등산로가 사라진다.


나침반의 방향과


표지기의 도움으로 전진한다.

4시 42분, 드디어 숲을 벗어나 눈 덮인 밭 너머로 도로와 집들을 바라본다. 이어 밭을 건너고 시멘트도로를 지나, 4시 50분, 23번 국도가 지나가는 지경재에 이른다. 영광군과 함평군의 경계가 되는 곳이다. 도로변에서는 방역요원들이 구제역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영광택시에 전화를 한다.

드디어 숲을 벗어나고


지경재


다음 구간 들머리에 있는 김철 선생 숭모비

이윽고 택시가 도착하고, 5시 20분 경 영광시외버스터미널에 이르러(택시요금 12,000원), 6시 20분 발 서울행 차표를 산다.(16,800원/1인) 이어 기사양반이 소개해준 길 건너 식당에서 영광굴비찌개로 저녁식사를 한다. 해물탕 같은 찌개에 굴비를 넣은 독특한 음식이다. 처음 먹어 보는 것이지만 맛이 괜찮다.(식대, 맥주 한 병 포함 15,000원)

버스 출발 시간이 다 되어 버스에 오른다. 승객은 15명 정도다. 출발 전 기사양반이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한다. 버스전용차선 운용시간이 끝나는 9시 전에 서울에 도착하기 위해, 중간에 휴게소를 들르지 않고, 서울로 직행하겠다는 이야기이다. 버스는 3시간도 못되어 서울에 도착한다.

(2011. 1. 10.)

Posted by Urimahn
,

 

Category: 영산기맥 산행기, Tag: 스포츠,여가생활
02/09/2011 10:43 am


분성산 정상

지난해 12월, 영광에 눈이 20Cm이상 내리던 날, 눈보라 속에서 고성산을 오르느라 호된 고생을 한 후 미뤄두었던 영산기맥 산행을 다시 속개한다. 혹독했던 추위도 2월 들어 한결 누그러지더니, 설 연휴 중에는 귀향하는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려서인지 날씨가 많이 따뜻해진다.

설 명절에는 모처럼 일가친척들이 모이다보니 과음, 과식을 피할 수 없고, 그러다보면, 불필요한 지방질만 늘게 된다. 날씨도 따듯하겠다, 늘어난 체중도 줄이기 위해 설 연휴중인 5일(토)과 6일(일)을 택해 1박 2일 일정으로 길을 떠난다. 심산대장은 일요일 귀경할 때 차가 밀릴 것을 걱정하지만 못들은 체 아래 일정대로 밀어붙인다.

2월 5일(토) : 사동고개-밀재, 도상거리 약 7.1Km
2월 6일(일) : 밀재-불갑산-모악산-지경재, 도상거리 약 11.9Km,

산악회라면 무박코스이겠지만, 칠십이 넘은늙은이들이다 보니욕심을 부리지 않고, 여유 있게 일정을 잡은 것이다. 그런데도 영산기맥은 역시 만만치가 않다. 첫날은 눈 속에서 길을 찾지 못하고, 월암산을 넘는 바람에, 마루금 외에 두 시간의 산행이 추가 되어 총 7시간을 걷고, 둘째 날에는 눈과 잡목넝쿨에 시달리느라 도상거리 약 12Km를 9시간에 걷는다. 귀가 후 샤워를 하면서 체중을 달아보니 1Kg이 줄었다.

2011년 2월 5일(토)
첫날 산행은 사동고개에서 밀재까지, 도상거리 약 7Km 정도이니, 12시 경에 산행을 시작해도 충분하겠다. 하여 7시 40분, 영광 행 버스를 타기로 하고, 설 연휴기간이라 혹시 역 귀성 손님들이 많아 몰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전날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고 좌석은 2번과 3번으로 지정한다.

산행코스

매표구에서 표를 받고 버스에 오른다. (16,800원/1인) 1번과 2번 좌석에는 노인부부, 3번 좌석에는 중년부인이 자리를 잡고 있다. 아마도 서울 자녀 집에서 차례를 지내고 귀향하는 일행들인 모양이다. 심산대장이 멈칫하다 잠자코 뒤로가 자리를 잡는다. 승객은 모두 12명, 자리가 널널한데, 구지 노인들을 번거롭게 할 필요가 있겠는가"FONT-SIZE:11pt;FONT-FAMILY:굴림;">이윽고 버스가 안개 낀 고속도로를 달린다. 이른 아침인데도 상행선에는 헤드라이트를 켠 승용차들이 많이 보이지만 하행선은 여느 토요일과는 달리 무척 한적하다. 남쪽으로 갈수록 안개가 더욱 짙어진다. 아마도 날씨가 따듯해지면서, 쌓인 눈에서 많은 수증기가 피어오르기 때문인 모양이다. 9시 23분, 버스는 부여백제 휴게소에서 15분 동안 정차한다. 차에서 내리니 안개가 장난이 아니다. 해가 뜨면 안개는 걷히게 마련인데도 오늘 우리가 가야할 산에도 이처럼 안개가 짙으면 어쩌나 하는 부질없는 걱정을 하게 된다.

설 연휴 중의 고속도로


안개가 짙고 한적한 부여백제 휴게소

다시 버스는 고속도로를 달린다. 버스가 호남지역으로 들어서고, 햇살이 퍼지면서, 안개가 서서히 사라진다. 하얗게 눈이 덮인 논 사이사이에 초록빛을 띤 곳이 유난히 눈길을 끈다. 아마도 보리밭인 모양이다. 어제가 입춘. 모르는 사이에 봄은 성큼 우리들 주변으로 다가온 모양이다. 학교 때 배운 현재완료형의 대표적 예문이 문득 떠오른다.

Spring has come.

버스는 11시가 조금 지나 영광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고, 차에서 내린 우리들은 지난번에 삼겹살을 먹었던 식당으로 들어서서, 갈비탕을 주문한다.(6,000원/1인) 정육점을 겸하고 있는 식당이라, 갈비탕의 갈비가 국산이다. 역시 맛이 틀린다. 새벽밥을 먹고 나온 내게는 점심이 되겠지만, 빈속으로 나온 심산대장에게는 브런치가 되겠다.

식사를 마치고 나와, 택시를 잡고, 사동고개로 가자고 하니 못 알아듣는다. 연무대 골프장이라고 하니, 월암리에 있는 골프장 말이냐고 되물어온다. 지도를 꺼내보니, 월암리가 맞다. 택시는 11시 49분, 골프장 입구에 도착한다. (요금 15,000원) 택시에서 내려 가야할 능선을 바라보니, 하얀 눈밭에 발자국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비장한 마음으로 스패츠와 아이젠을 착용하고, 12시경, 이정표 건너편의 등산로를 따라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사동고개 이정표

사각사각 발밑에서 얼은 눈이 부서지는 소리가 요란하다. 나뭇가지에 걸린 표지기들이 들머리임을 확인해준다. 희미한 등산로 윤곽이 이어지고, 그 위로 눈에 덮여 흔적이 아련한 오래된 외줄 발자국이 보인다. 아마도 지난해 눈이 많이 왔을 때 걸어간 홀대간 꾼의 발자국인 듯싶다. 그렇다면 그 뒤로는 누구도 이 영산기맥에 도전한 사람이 없다는 말이 아닌가"600" alt="" hspace="5" src="../images/r0Ap0kgqynzpgE7rDa9BpA.jpg" width="800" vspace="5" border="0">
대나무 숲을 오른쪽으로 우회하고

춥지도 않고 바람도 없어 산행하기에 좋은 날씨다. 12시 12분, 능선으로 진입하여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른다. 북쪽 사면이라 쌓인 눈이 제법 깊다. 발밑에서 부서지는 눈 소리를 들으며 아무도 없는 산속을 둘이서 걷는다. 코끝에 와 닿는 공기냄새가 싱그럽다. 12시 23분, 쇠파이프가 폴대처럼 꽂혀있는 봉우리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능선으로 진입하고


쇠파이프가 있는 봉

12시 30분,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고, 1분 후, 정상석과 커다란 느티나무 아래에 벤치가 가 있는 분성산(318m)에 올라 동쪽의 구와산과 대도골을 굽어본다. 이어 갈림길로 되돌아와 표지기를 따라 왼쪽으로 내려서서, 잡목넝쿨지대를 통과하고, 안부를 지나 오르막길을 오르며, 오른쪽으로 보이는 지난 구간에 지났던 장암산을 카메라에 담는다.

분성산 정상석


구와산과 대도골


잡목 넝쿨 아취


장암산

12시 41분, 무명봉을 넘고, 5분 후 또 다른 봉우리에서 직진하여 무덤을 지난다. 능선이 넓어지며 아름다운 눈밭 속을 경쾌한 기분으로 산책하듯 여유 있게 걷는다. 오늘은 바쁠 것이 하나도 없는 일정이다. 12시 52분, 시멘트 말뚝을 지나고, 1시 7분, 표지기들이 요란하게 걸려있는 봉우리에 오른다. 앞장선 심산대장이 직진하여 눈밭 속으로 진행한다. 진행방향 나뭇가지에도 표지기가 보인다.

무덤을 지나고


표지기들이 요란한 봉우리-나중에 알고 보니 이곳이 월암산 분기봉이다.

한동안 널찍한 눈밭은 지난다. 외줄기 발자국 흔적은 있지만 방향이 이상하다. 지금 시각이면 동남쪽으로 진행을 하여야하는데 우리가 가는 방향은 서남쪽이 아닌가"600" alt="" hspace="5" src="../images/ihD07w.Pno9GAmwrn97QAg.jpg" width="800" vspace="5" border="0">
봉우리에서 왼쪽으로 내려서고

1시 37분, 모처럼 표지기들이 보이는 봉우리에 이른다. 아마도 우리들처럼 월암산을 지나 알바를 하면서 걸어 놓은 표지기들인 모양이다. 이제 월암산을 지난 것이 확실하니, 왼쪽에 보이는 능선을 향해 잡목 숲을 헤치고, 눈밭에 빠지며 돌진한다. 가시에 긁힌 손등에는 선혈이 낭자하다. 이윽고 저 아래에 22번 도로가, 그리고 그왼쪽으로 저수지가 보인다. 3시 29분, 겨우 연정재로 이어지는 시멘트도로로 내려선다.

시멘트도로

시멘트도로를 따라 연정재로 오르는 심정이 착잡하다. 아무리 눈에 덮였다 하더라도 이처럼 대형 알바를 하다니... 이제는 어디 가서 독도 한다는 소리도 못하겠다. 3시 45분, 고개 마루턱에 올라, 표지기가 보이는 왼쪽 산길로 들어선다. 분성산에서 이곳 연정재까지는 도상거리로 약 1.9Km 정도다. 1시간이면 충분한 곳을 3시간이 넘게 걸렸으니 맥이 빠진다. 이제 남은 거리가 약 4.8Km... 서둘러야 한다.

연정재

부드럽게 이어지는 길을 빠르게 달린다. 3시 57분, 무명봉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서고, 4시 10분, 표지기가 걸린 칠봉산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달린다. 묘가 있는 봉우리와 안부를 지나고, 4시 22분, 대나무 밭을 통과한다. 이어 잡목넝쿨지역과 벌목한 봉우리를 통과한 후, 4시 38분, 뱃재에 이르러 직진한다.

칠봉산 갈림길


뱃재

가시덤불을 헤집고 완만한 오르막을 오른다. 봉우리 직전에서 왼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저수지와 마을이 내려다보인다. 이어 고도 약 280m 정도의 잡목 봉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선다. 여전히 잡목넝쿨 사이로 능선이 가볍게 오르내린다. 5시 17분, 표지기들이 요란한 가재봉(277m)에 올라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길게 이어지는 잡목넝쿨 사이로 발자국들이 이어졌다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저수지와 마을


잡목봉


끊겼다 이어졌기를 반복하는 잡목 길

5시 32분, 흰 바위재를 지나고, 이어 벌목지대를 통과하며 서산에 걸린 해를 보니. 마음이 급해지고 걸음이 빨라진다. 5시 50분, 눈 쌓인 헬기장을 지나고, 고만고만한 봉우리 두어 개를 넘은 후, 6시 6분, 잡목넝쿨이 심한 능선을 왼쪽사면으로 우회한다. 해가 다소 길어지기는 했지만 6시가 넘으니, 사방이 어둑하다.


흰바위재


서산에 지는 해


여전히 심한 잡목, 가시넝쿨


왼쪽 사면 우회

헤드랜턴을 켠 심산대장이 앞장을 서서 고만고만한 봉우리 두어 개를 넘고, 6시 37분, 잡목이 심한 마지막 봉우리을 왼쪽으로 우회하여 능선으로 진입하니, 왼쪽 저 아래에 밀재 마을의 불빛이 환하다. 이어 묘역을 지나고, 묘 길을 따라내려, 6시 51분, 완전히 어두워진 밀재에 도착한다. 버스정류장에 배낭을 내려놓고 문장 택시를 부른다.

캄캄해진 봉우리 푸래쉬가 터진다.


어둠 속의 묘

115 밀재의 불갑사 안내판

스패츠, 아이젠을 벗고, 스틱을 접는 등의 하산 뒷마무리가 끝나기도 전에 택시가 도착한다. 택시기사에게 문장에서 저녁 먹을 곳과 잠잘 곳으로 데려다 달라고 부탁을 한다. 택시는 문장 시외버스터미널 부근의 식당 앞에 우리들을 내려준다.(요금 5,000원). 설 연휴라 대부분의 식당들은 문을 닫았지만 그래도 이처럼 문을 연 집이 있어 다행이다. 낙지가 좋다고 해서 낙지 탕에 맥주와 소주를 주문하여 모처럼 포식을 한다. (식대 38,000원) 아침식사는 9시부터라고 하니, 내일 아침은 맞은 편 마트에서 컵 라면으로 때우는 도리 밖에 없겠다. 식사를 마치고 식당 아주머니가 소개해준 가까운 모텔로 찾아들어 따끈한 온돌방에 투숙한다. (숙박비 25,000원)

(2011. 1. 8.)

Posted by Urimahn
,
Category: 영산기맥 산행기, Tag: 스포츠,여가생활
12/31/2010 04:07 pm


장암산에서 본 태청산과 지나온 마루금

2010년 12월 27일(월)
아침 6시 30분경에 일어나 커튼을 젖히고 창밖을 내다본다. 외등에 비친 주차장 바닥의 눈이 어제 밤과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밤새 내린다던 예보가 엉터리였던 모양이다. 다행이다.

심산대장과 지도를 펴 놓고 오늘 산행구간을 검토한다. 어제는 눈길에서 3차례나 마루금을 벗어났고, 고성산 가파른 오르막길에서 눈보라와 사투를 벌이느라, 도상거리 6Km가 채 못 되는 구간을 6시간 넘게 걸은 진기록을 세우지 않았던가"EN-US" style="FONT-SIZE:11pt;FONT-FAMILY:굴림;">7시 30분 경 모텔을 나선다. 바람도 없는 맑은 날씨가 다소 쌀쌀하게 느껴질 정도다. 사거리에 있는 상무아파트 입구의 식당을 찾아들어, 소머리국밥을 주문한다. 새벽 6시부터 영업을 한다고 한다. 아침식사가 되는 집을 찾기가 어려운 때에 이처럼 일찍부터 문을 여니 무척 고마운 일이다. 평소 보다 두 배나 되는 아침식사 량이지만 오늘도 눈밭에서 헤맬 것을 감안하여 충분히 먹어둔다. 식사를 마치고 나병춘 기사에게 전화를 한다.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담고, 커피를 뽑아 마시는데 벌써 택시가 도착한다.

8시 35분, 깃재에서 친절한 택시기사와 작별을 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돈도 많이 버십시오.”
“조심해 산행하시고 건강하세요.”
깃재

산행준비를 하고 8시 40분, 표지기가 걸린 산길로 들어서며 산행을 시작한다. 오늘코스는 『깃재(2.1K)-월랑산(2.0K)-몰치(1.8K)-태청산(1,1K)-마치재(2.1K)-장암산(1.3K)-사동고개』로 도상거리는 약 10.4Km 정도다. 시간은 얼마나 걸릴까"784" alt="" hspace="5" src="../images/YG7IkzoGZ4bFqX1eyFRmkg.jpg" width="600" vspace="5" border="0">
산행코스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아이젠에 눈덩어리가 달라붙는 것은 여전하지만 이제는 익숙해졌는지 별로 신경도 쓰이지 않는다. 하얀 눈을 소복이 이고 있는 무덤을 지나, 8시 53분, 첫 번째 송전탑이 있는 봉우리에 오른다. 좌우 양쪽으로 표지기가 보이지만, 마루금은 오른쪽 내리막이다. 발자국이 있을 리가 없다. 희미한 길 형태를 따라 미끄러지듯 내려서서 안부에 이르자, 사유지인지 입장금지 팻말이 보이고, 등산로는 오른쪽으로 이어진다.

입장금지("EN-US" style="FONT-SIZE:11pt;FONT-FAMILY:굴림;">9시 6분, 무명봉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서고, 2분 후 두 번째 송전탑을 지난다. 잡목 숲으로 오르막길이 이어지고, 나뭇가지 사이로 추모공원이 내려다보인다. 9시 16분, 다시 무명봉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선다. 급하게 오르내림을 반복하던 능선이 모처럼 부드러워진다. 영광의 강설량이 15Cm라더니, 평지에서는 발목까지 눈 속에 묻히고, 바람맞이 능선에서는 정강이까지 빠진다. 이런 눈길이다 보니 평소보다 두 배 이상 힘이 드는 것 같다.

부드러운 능선에서 뒤돌아 본 지나온 길, 발목까지 빠지는 눈이다.

9시 55분,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고, 4분 후, 고도 315m정도의 봉우리에 올라, 지나온 고성산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어 10시 13분, 등산로 오른쪽으로 조금 비켜서 있는 월랑산 정상(458m)에 오른다. 소나무 등걸에 정상표지판이 걸려있으나, 삼각점은 눈에 묻혀 보이질 않는다.

월랑산 직전, 무명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고성산


월랑산

가파른 내리막길을 달려 내리며, 나뭇가지 사이로 고산과 고성산을 바라보고, 10시 32분, 묘에 이르자 길이 끊긴다. 어제 두 차례나 묘 길로 잘못 들어서서 마루금을 벗어났던 악몽이 되살아난다. 묘역에 서서 주위를 살핀다. 오른쪽에 크게 포물선을 그리며 이어지는 능선이 눈에 들어온다. 마루름 이다. 묘의 월성을 따라 오른쪽으로 잠시 이동하니 내리막 눈길이 보인다. 등산로와 묘역 경계에 눈이 쌓여, 묘와 등산로의 구분이 없어져서 생긴 혼란이다.

고산과 고성산(우)

10시 34분, 갈림길을 만나 직진하고, 3분 후, 이정표가 있는 군감뫼로 내려선다. 오른쪽 넓은 살림도로가 지나가는 입구에 태청산 등산로 안내도가 보인다. 군감뫼에서 직진하여 넓은 길을 따라 오른다. 어제와는 달리 무척 편안한 길이 가볍게 오르내린다. 10시 48분, T자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울창한 편백나무 숲으로 들어선다.

군감뫼 이정표


태청산 등산로 안내


군감뫼에서 직진하여 오르막길을 오르고


편백나무 숲

10시 58분, 태청산 2.8Km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는 사거리 안부에서 직진하여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르고, 이어 송전탑을 지나, 11시 16분, 몰치재로 내려선다. 팔이 여럿 달린 이정표와 119구조 표지목이 보인다. 능선을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편안하고 고즈넉한 길을 산책하듯 걷는다. 11시 34분, 이정표가 있는 봉정사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며 지나온 고성산을 바라본다.

몰치재


고산과 고성산


뒤돌아 본 봉정사 갈림길

완만하게 이어지는 너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정면으로 태청산이 가깝게 보인다. 바람에 날린 눈이 능선에 쌓여 정강이까지 빠진다. 12시 17분, 태청산 0.4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눈꽃 길을 걸어 정상으로 향한다. 12시 26분, 봉정사 갈림길 안내판이 있는 곳에서 100m 떨어진 정상을 올려다본다. 등산안내도를 지나고, 로프가 걸린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며, 지나온 능선을 카메라에 담는다.

태청산


발자국


눈꽃 길


안내판


가까이 본 정상


정상가는 길


지나온 능선

12시 34분, 정상 바로 아래에 있는 전망대에서 조망안내판의 안내로 삼서면을 조망하고, 2분 후, 기다란 정상석이 있는 태청산 정상에 올라 주위를 둘러본다. 이어 바위 아래 아늑한 곳에 자리를 잡고, 더운 물과 빵으로 식사를 한 후, 1시 4분, 다시 산행을 속개한다.

조망 안내판


정상석


삼서면


전망대


가야할 길


정상 이정표

암릉길을 내려서서, 이정표가 있는 법당 갈림길 안부를 지나고, 가파른 오르막 눈길을 올라, 1시 27분, 작은 봉우리에 이른다. 안내판과 이정표가 있다. 태청산에서 0.6Km 떨어진 지점이다. 이어 비탈길을 내려서며 오른쪽으로 영광군 삼효리 일대를 굽어본다, 1시 37분, 475m봉을 넘고, 급경사 산죽 밭과 부드러운 능선을 지나, 2시 정각에 이정표가 있는 마치재에 내려선다. 육군 보병학교에서 세워놓은 안내판도 보인다.

법당 갈림길 안부


영광군 삼효리 일대의 조망


마치재

다시 봉우리 하나를 넘고, 2시 24분, 이정표가 있는 작은 마치재에 내려선다. 태청산에서 1,9Km 떨어진 지점이다.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지며 고도를 높이고, 이어 산불지역을 지난다. 시야가 트이며 왼쪽으로 태청산의 웅장한 모습이 한눈에 들어오고, 정면으로는 또 하나의 가파른 오르막길이 하얀 띠처럼 하늘을 향하고 있다.

작은 마치재 이정표


산불지역


태청산의 웅자


가야할 길

3시 5분, 무명봉에 올라 태청산과 지나온 길을 돌아보고, 왼쪽으로 삼서면을 가까이 굽어본다. 이어 공원처럼 잘 정비된 산책로를 걸으며 정면의 팔각정을 카메라에 담고, 210도 방향으로 멀리 불갑산을 바라본다. 3시 13분, 이정표가 있는 샘터삼거리 벤치 옆에 배낭을 벗어 놓고, 직진하여 200m 떨어져 있는 장암산으로 향한다.

태청산과 지나온 길


가까이 본 삼서면


불갑산 방향의 조망


샘터삼거리 이정표

3시 19분, 장암산 정상에 이른다. 정상석, 너럭바위, 정자, 삼각점, 이정표 등이 보인다. 사방이 탁 트여 정상에서 보는 조망이 일품이다. 동북쪽으로 태청산을 비롯한 지나온 기맥 마루금이 웅장하고, 남쪽으로는 가야할 기맥줄기가 굼실굼실 이어지는 끝에 불갑산이 아련한데, 동쪽에는 장성군 삼서면이, 서쪽으로는 영광군 묘량면의 넓은 들이 하얗게 내려다보인다. 시계가 좋은 맑은 날에 오르면 장관이겠다.

가까이 본 장암산 정상


정상석, 삼각점, 이정표


너럭바위


너럭바위의 전설


묘량면 넓은 들


가야할 기맥 마루금

3시 26분, 샘터삼거리로 되돌아 와 남은 과일을 들며 잠시 휴식을 취한 후 마루금을 따라 하산을 시작한다. 3시 34분, 숯가마 터를 지나고, 계속 내리막길을 걸으며 가야할 능선을 확인한다. 저 아래 골프장이 내려다보이는 벤치에 잠시 배낭을 내려 놓고, 영광개인택시에 전화를 하여, 15분 후에 골프장 입구에서 만나기로 한다. 이어 송림 숲을 지나고, 4시 4분, 이정표가 있는 사동고개 포장도로에 내려서서 골프장으로 향한다.

숯가마 터


안내문


가야할 능선


사동고개 이정표

상무대 골프장 돌 표지석 앞에서 스틱을 접고, 아이젠을 푸는 사이에 택시가 모습을 보인다. 영광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15,000원), 서울행, 5시 차에는 20분밖에 시간여유가 없다. 5시 40분 발 버스표를 끊고(24,800원/1인), 인근식당을 찾아 들어 느긋하게 저녁식사를 즐긴다.


골프장 돌 표지석

가는 날이 장날이라더니, 눈 속에서 두 차례나 마루금을 벗어나고, 눈보라가 몰아치는 고성산의 가파른 오르막에서는 8,000m급 히말라야 고산을 오르는 기분을 맛보는가하면, 눈 덮인 암릉에서 생명의 위험마저 느끼다 보니, 산행을 계속할 의욕도 체력도 바닥이 난다. 계획한 산행의 절반도 하지 못하고 귀경하는 차 속에서 영산기맥 산행이 역시 만만치 않음을 실감한다. 여름에는 잡목가시넝쿨이 애를 먹이고, 겨울에는 폭설이 무섭다. 결국 11월 말~12월초, 그리고 3월초~3월 중순 경이 영상기맥 산행에 가장 좋은 시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2010. 12. 31.)

Posted by Urimahn
,
Category: 영산기맥 산행기, Tag: 스포츠,여가생활
12/29/2010 09:51 pm


고산 전망바위애서 본, 기맥 마루금, 고성산, 월랑산, 태청산, 그리고 장암산

송암산악회의 가이드로 지난여름에 시작했던 영산기맥 종주는 겨우 세 구간만을 따라하고, 힘에 부쳐 포기를 한 후, 잡목 가시넝쿨들의 기가 죽는 겨울철에 혼자서라도 다시 이어가기로 다짐한 바가 있다. 새재 분기봉에서 시작하여 유달산까지 이어가는 영산기맥의 총 도상거리 약 157Km 중 암치까지의 약 38Km를 제외하면 약 120Km가 남았다.

다행이 심산대장이 동행하겠다고 나선다. 함께 일정을 검토하고, 12월 25일 출발하여, 아래와 같이, 2박 3일 동안을 잇달아 산행하기로 의견을 모은다.
- 12월 25일 : 암치재-고산-고성산-깃재-월랑산-몰치재 (도상거리 약 10Km)
- 12월 26일 : 몰치재-태청산-장암산-봉성산-가재봉-밀재(도상거리 약 13.5Km)
- 12월 27일 : 밀재-불갑산-용천봉-지경고개(도상거리 약 12Km)

출발에 앞서 날씨가 심상치 않다. 서울의 기온이 영하 15도까지 떨어지고 바람까지 불어 실제 체감온도는 영하 20도를 밑도는 30년만의 한파라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서해안과 호남지역에는 폭설까지 내린다는 예보다. 현지의 시간대 별 일기예보를 주시한다. 영광 대마면의 25일 예보는, 최저기온 영하 8도, 낮 최고기온 영하 4도, 풍속 초당 7m, 눈 1~4Cm, 26일은 최저기온 영하 7도, 최고기온 영하 2도, 풍속 초당 4m, 눈 1~4Cm이다. 기온보다 바람이 문제다. 바람이 자기를 기다려, 26일 출발하기로 일정을 조정한다.

25일 저녁 뉴스시간에 고창의 양어장 물고기들이 추위로 떼죽음을 당한 화면이 비친다. 25일 고창의 최저기온이 -10도, 유례없는 강추위로 물고기들마저 얼어 죽었다는 보도다. 하루를 더 늦추어 볼까하는 생각도 없지 않으나. 이미 26일 숙박을 위해 몰치재에서 0.8Km 떨어진 태화관광농원의 방가로를 예약해 놓은 터라 강행하기로 마음을 굳힌다.

2010년 12월 26일(일)
심산대장과 함께 센트럴에서 7시 고창 행 첫차를 탄다.(15,300원) 첫차인데도 일요일이라서인지 승객이 제법 많다. 표를 받는 사람이 출발 직전, 기사양반에게 20명이라고 보고를 한다. 버스가 고속도로를 달리자, 차창에 성애가 하얗게 서려, 아쉽게도 차창 밖의 풍광을 볼 수가 없다. 버스는 10시 10분 경, 고창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생각보다 춥지도 않고, 밤새 내린 눈도 그쳐, 지금은 맑은 날씨다.

송성을 지나 영광으로 가는 군내버스가 10시 40분에 있으니, 30분 정도 시간여유가 있다. 터미널부근의 식당에서 콩나물 해장국으로 식사를 한다. 음식은 역시 호남지방이다. 5,000원짜리 해장국에 따라 나오는 밑반찬이 식탁에 가득하다. 식사를 마치고 영광 행 군내버스에 오른다. 성송까지의 버스 요금이 1,360원, 10원단위까지 정확히 표기된 요금표가 신기하다. 버스는 23번 국도를 천천히 달려, 11시경, 893번 국지도가 갈라지는 낮 익은 삼거리에 우리들을 내려준다.

삼거리


지난 구간에 지났던 구황산

성송면 계당리에 있는 개인택시 2곳 중, 한 곳인 정양묵씨에게 전화를 걸자,(063-561-0677) 2~3분도 채 안 되어 택시가 모습을 보인다. 택시는 제설이 잘된 도로를 달린다. 오른쪽으로 눈 덮인 고산이 보인다. 택시는 11시 10분, 산행 들머리인 암치고개에 도착한다.(요금 8,000원)

암치고개

스패츠는 식당에서 미리 착용을 한 터라, 차에서 내리자 바로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 눈 덮인 임도를 따라 걷는다. 바람도 없어 포근하게 느껴지는 날씨다. 제법 많이 내린 하얀 눈 위에 첫 발자국을 내면서 걷는 기분이 상쾌하다. 2분 후 임도 갈림길에 이르러 오른쪽 오르막길로 들어선다. 하지만 오르막이 그치는 곳에는 너른 묘역이 펼쳐지고, 커다란 봉분에 하얗게 쌓인 눈이 아름답다. 할 수 없이 갈림길로 되돌아 와, 이번에는 왼쪽 임도로 들어서서 잠시 진행해 보지만 결과는 동일하게 또 다른 묘에서 길이 끊긴다.

오늘의 산행코스(암치재-깃재 : 도상거리 약 6Km)


이정표


잘못 들어선 묘 길

암치고개 들머리에서 묘 길로 잘못 들어선 것이 틀림없다. 갈림길로 되돌아와 주위의 지형을 둘러본다. 첫 번째 만난 묘 오른쪽으로 능선이 보인다. 다시 첫 번째 묘에 올라, 오른쪽 능선을 향해 길 없는 잡목 숲을 헤집고 돌진한다. 11시 38분 능선에 오르자, 넓은 공터가 펼쳐지고, 공터 뒤로 또 다른 임도가 보인다. 비로소 고산으로 통하는 임도를 만난 것이다. 이정표가 있는 들머리에서 묘 길 오른쪽에 있는 또 다른 임도를 보지 못하고 묘 길로 들어섰던 것이다. 항상 들머리 찾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들머리는 통상 표지기로 확인하는 것이 보통인데, 오늘은 이를 소홀히 한 덕에 초장부터 20분 이상을 헤맨다.

공터에서 본 고산

고산을 오른쪽으로 바라보며 임도를 따라 오른다. 나뭇가지에 걸린 표지기가 눈에 뜨인다. 이윽고 임도가 끝나고 눈 덮인 등산로가 잡목 숲으로 이어지며 점차 가팔라진다. 겨울이라 잡목은 크게 방해가 되지 않지만 눈 덮인 가파른 오름길이 미끄러워 아이젠을 꺼내 착용한다. 한결 걷기가 수월하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문제가 생긴다. 아이젠에 눈과 낙엽이 들러붙어 걸음을 방해한다. 내 것은 체인 아이젠, 심산대장의 것은 네발 아이젠이지만 눈과 낙엽이 달라붙기는 마찬가지다. 심산대장이 못 걷겠다고 툴툴 거린다.

눈 덮인 임도, 탄탄대로다.


잡목 숲으로 등산로가 이어지고


가파른 오르막에 표지기들이 보인다.

12시 32분, 주능선에 오르자 오른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490m봉이 가깝다. 490m봉을 넘고, 잡목이 무성한 안부를 지나 오르막길에서 보는 조망이 일품이다. 왼쪽으로 가야할 고성산, 월랑산, 태청산, 장암산 등 기맥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온다. 12시 42분, 고산 정상에 오른다. 구황산과 삼북제가 한눈에 들어오고, 북으로는 하얗게 눈이 덮인 고창 너른 벌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들머리에서 20여분 헤맨 것을 감안하더라도 눈길이라 도상거리 1.4Km를 오르는데 1시간이 넘게 걸렸다.

490m봉


안부의 잡목


고성산, 월랑산, 태청산, 장암산


구황산과 삼북제 그리고 893번 국지도


고창 너른 벌


고산 정상석

정상에서 후퇴하여왼쪽으로 내려서며 이번에는 동쪽의 산간마을, 서쪽으로 가야할 길, 그리고 남쪽의 삼계면 방향의 조망을 카메라에 담는다. 12시 50분, 해맞이 기원제단을 지나고, 10분 후, 이정표와 고산산성 안내판이 있는 깃대봉 갈림길에서 왼쪽 상금고인돌 방향으로 가파르게 내려선다.

동쪽의 산간마을


가야할 길


삼계면 방향의 조망


해맞이 기원제단


이정표

1시 6분, 묘 2기를 지나고 이어 임도를 따라 내려, 1시 23분, 이정표가 있는 가릿재 삼거리에 이르고, 표지기를 따라 왼쪽 임도로 들어선다. 하지만 임도는 계곡을 건너, 왼쪽으로 굽어 오르더니, 묘 앞에서 길이 끊어진다. 무심코 임도를 따라 내리다 마루금을 벗어난 것이다. 다시 가릿재 삼거리로 되돌아 나와. 산세를 살핀다.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보이는 능선이 마루금에 틀림이 없다.

편한 임도를 따라 내리고, 나중에 알고 보니 마루금을 벗어 났다.


가릿재 삼거리 이정표


왼쪽 묘 길 쪽으로 걸린 표지기


합장묘 앞에서 길은 끊어지고

여기서는 임도를 거슬러 되올라가 마루금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찾던가, 아니면 왼쪽에 보이는 능선으로 바로 치고 오르는 두 가지 방법 중에 한 가지를 선택하여야하는데, 두 사람의 의견이 갈린다. 심산대장은 전자를, 나는 후자를 택하자고 서로 우긴다. 합장묘 건너편 숲으로 사람들이 지난 흔적이 있었던 것 같다고 심산대장을 설득하여 다시 합장묘에 이르러, 건너편 숲으로 들어서니 표지기가 보인다. 물론 이 표지기도 앞의 삼거리에 있던 표지기들과 마찬가지로 마루금에서 벗어난 엉터리이지만, 이곳에서 우리들처럼 헤맨 사람들이 있다는 증거가 아니겠는가"600" alt="" hspace="5" src="../images/hl2XgfGg0g44gQzEmV4T3Q.jpg" width="800" vspace="5" border="0">
합장묘 건너편 빽빽한 편백나무 숲으로 들어서니 표지기가 보인다.

2시 5분, 능선에 올라 비로소 마루금으로 들어선다. 오늘 두 번째로 마루금을 벗어나면서 또 다시 20분~30분 정도를 까먹은 것이다. 2시 12분, T자 능선에서 왼쪽으로 진행하고, 5분 후안부로 내려선다. 여전히 아이젠에 눈덩이와 낙엽뭉치가 달라붙어 두 걸음 걷고 발을 구르고, 세 걸음 걷고는 나무 등걸을 발로 차, 눈덩이와 낙엽을 털어낸다. 2시 19분, 갈림길을 만나, 경사가 급한 직진길 대신 왼쪽 우회로로 들어선다.

다시 마루금으로 들어서고,


갈림길에서 왼쪽 우회로로

뚜렷이 이어지던 사면 우회로가 작은 너덜을 지나며 눈 속에 묻혀 사라져버린다. 오른쪽의 능선에서 멀어지지 않도록 가늠하며 길을 찾아 진행하지만 한번 사라진 길은 종적이 없다. 할 수 없이 잡목을 헤치며 가파른 사면을 치고 올라 능선으로 향한다. 코가 땅에 닿는 경사를 오르며 잡목과 20여분 사투를 벌인 후, 겨우 능선으로 들어서서, 키를 넘는 산죽 밭을 헤쳐 오른다. 산죽에 쌓였던 눈이 폭포수처럼 재킷 위로 쏟아져 내린다.

키를 넘는 산죽 밭을 지나고

3시 15분 경, 작은 바위를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올라 선 후, 선채로 어한 주를 마시고,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부어, 빵과 함께 간단히 식사를 한다. 이어 3시 33분 다시 산행을 속개하는데, 사방이 어둑해 지며, 눈발이 날리고, 북서풍이 강하게 불기 시작한다. 오후에 눈이 내린다는 예보가 맞는 모양이다. 바람이 불면 공연히 마음이 바빠진다. 3시 40분, 쇠파이프가 쓰러져 있는 능선에 오르자 시야가 트이며 건너편의 구름에 가린 산봉우리가 그로테스크한 모습을 보인다. 등산로는 왼쪽으로 굽어져 오르막으로 이어지고, 잡목 너머로 고성산이 우뚝하다.

눈발 속에 산행은 속개되고


구름이 낮게 드리운 건너편 산봉우리


고개를 내민 고성산

3시 47분, 육군보병학교장이 세운 경고판을 지나고, 가볍게 오르내리는 주능선을 따라 서서히 고도를 높인다. 바람은 여전하지만 눈발은 소강상태다. 시야가 트이며 오른쪽으로 영광군이, 왼쪽으로는 장성군이 내려다보인다. 암릉길이 이어진다. 좁은 암릉사이로 3m정도 솟은 직벽을 힘겹게 기어오르자, 이제 고성산은 코앞이고, 그 뒤로 태청산도 모습을 보인다.

경고판


가볍게 오르내리는 능선길


영광군


장성군


정상이 가깝다.

4시 14분, 등산안내도, 삼각점, 그리고 쓰러진 깃대봉 정상목이 있는 고성산 정상(546m)에 오른다. 고성산은 영산기맥에서, 방장산, 입암산, 문수산, 태청산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은 산으로, 영광군과 장성군사이에 우뚝 솟아 조망이 시원하다. 서쪽으로 깃재 너머 추모공원과 월랑산이 보이고, 남서쪽으로 태청산으로 이어지는 기맥 마루금이 아련하다. 바람이 거세어 오래 있지 못하고 서둘러 하산을 시작한다.

등산안내도, 정상목


추모공원과 월랑산


삼계면 방향의 조망


태청산과 기맥 마루금

이미 4시가 넘은 시각이다. 오늘 산행은 깃재에서 마감할 수밖에 없겠다. 돌 많은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서다. 오늘밤 숙박을 예약한 태화관광농원에 전화를 걸어, 눈이 많아 산행이 늦어져, 농원까지 갈 수가 없게 됐으니, 깃재에 차를 보내 픽업해 달라고 부탁을 한다. 농원에서는 차도 사람도 없어 픽업이 곤란하다는 대답이다. 예약한 방가로에 난방을 했으면 그 연료비를 부담하겠다고 하니, 그럴 필요는 없고, 다음에 기회가 있으면 많이 찾아 달라는 고마운 대답이다. 미안하다는 말을 거듭하며 전화를 끊는다. 이어 114에 부탁하여 삼계면의 개인택시기사와 통화를 하고, 30분 후에 깃재에서 대기해 달라고 부탁을 한다.

하산하다 뒤돌아 본 지나온 길

뚜렷한 등산로가 가파르게 이어진다. 경사가 급한 곳에는 로프가 걸려있다. 다시 눈발이 날리며 금방 사방이 어둑해 진다. 마음이 급해져서 뛰듯이 달려 내린다. 하지만 마음뿐이다. 눈덩이가 달라붙은 아이젠이 자꾸 발걸음을 더디게 한다. 5시 15분, 갈림길에 이른다. 직진하면 앞을 막는 봉우리로 이어지는 마루금이고, 왼쪽은 임도다. 두말없이 등산 안내도가 있는 임도로 내려서서 눈 덮인 길을 꼬불꼬불 달려 내린다. 5시 29분, 깃재에 도착한다. 도로 건너편에 택시가 대기하고 있다.

임도


깃재

기사양반에게 삼계면에 있는 모텔로 데려다 달라고 부탁을 한다. 험한 날씨, 어둑한 시각에, 눈밭을 헤치고 나타난 두 늙은이를 보고, 중년의 기사양반이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이 험한 날씨에 어느 산을 다녀오시느냐고 묻는다. 고창의 암치재에서 11시10분에 출발하여, 고산, 고성산을 넘어 이곳에 도착했다고 하니, 무척 놀라는 눈치다. 기사 양반은 모텔이 몇 군데 있는데, 그 중 나은 곳으로 모시겠다며 우리들을 레인보우모텔로 데려다 준다.(요금 10,000원)

요금을 건네고 (10,000원), 명함 한 장을 받는다. 삼계면 개인택시 나병춘씨(011-601-0547) 차도 새 차고, 무척 친절한 기사다. 숙박비 30,000원에 온돌방을 얻고, 식사할 곳을 묻자, 아가씨가 이 근방의 식당들은 모두 문을 닫아서 식사할 곳이 마땅치 않다며 난처한 표정을 짓더니 일단 방으로 들어가 있으란다. 알아보고 연락을 해주겠단다.

아가씨가 ‘시골생활’이라는 음식점을 소개해 준다. 모텔에서 길 건너 약 300m 떨어진 곳에 있는 식당이다. 춘천 닭갈비 전문집이라고 한다. 동태 탕을 주문하고 (2인분 14,000원) 맥주 두 병을 나눠 마시니 배가 부르고 한결 피로가 가시는 느낌이다. 내일 아침식사가 문제다. 모텔로 돌아와 나병춘씨에게 전화를 걸어, 아침식사 할 곳을 묻는다. 모텔에서 15분 정도 걸어 나와 상무 아파트 입구까지 오면 아침식사 할 곳이 있다고 알려준다.

간단히 샤워를 하고 8시 뉴스를 본다. 이제까지 강설량이 고창 10Cm, 영광 15Cm인데 밤새 눈이 계속내리겠다는 예보다. 내일은 기온은 많이 올라 낮에는 영상이 되겠다고 한다. 오늘 산행이 힘이 들었던지 하산 후 별로 말이 없던 심산대장이 밤새 눈이 내린다는 예보에 표정이 어두워진다. 내일 아침에 일어나 눈 내린 상태를 보고, 적설량이 많아 산행이 곤란하면, 택시로 장성이나, 문장시외버스터미널로 나가, 광주를 거쳐 서울로 올라가면 되고, 산행이 가능할 정도면 깃재에서 사동고개까지 산행을 하면 될 터이니 지금부터 미리 걱정을 할 필요가 없겠다.

따뜻한 방에 자리를 펴고, 한 시간 가까이 스트레칭과 간단한 요가로 몸을 충분히 푼 후, 9시 30분경에 불을 끄고 잠자리에 든다.

(2010. 12. 29.)

고락산성 at 12/30/2010 08:39 am comment

형님~!여전하십니다.남한땅의 산들을 이젠 거의 설렵하신듯합니다.금년 마무리 잘하시고 새해에는 변함없이 안전산행을 하시기 기원합니다.

우림 at 12/31/2010 10:41 am reply

눈보라 속에서 무척 고생했지요. 역시 영산기맥 만만치 않습디다.오늘이 금년도 마지막 날이군요.새해를 맞아 건강하고, 가내 두루 평안하기를....

Posted by Urimahn
,

 

공포의 잡목 가시넝쿨 지대

 

2010년 6월 20일(일)
송암 산악회의 안내로 영산기맥 세 번째 구간을 산행한다. 도상거리 약 17.5Km에, 악명 높은 잡목 가시넝쿨이 장난이 아닌데, 무더위 속에 치진 몸으로 가파른 구황산을 오르다 다리에 쥐가 난다. 아스피린을 복용하여 다리근육을 달래고, 최후미로 쳐져 T자 갈림길에 오른 후, 귀신에 씌었는지 반대방향으로 하산하는 바람에 마루금을 벗어나, 23번국도와 893번 지방도로가 만나는 지점에서 겨우 산악회 버스에 오른다.

 

이제 산악회를 따라 하는 지맥이나 기맥산행이 무리라는 것이 확실해 졌다. 시간에 쫒기는 무리한 산행을 하다보면 몸에 부담이 크고, 판단도 흐려진다. 영산기맥의 나머지 구간은 올겨울 나 홀로 산행으로 마무리하는 도리밖에 없겠다.

 

오늘 코스는 『솔재(7.0K)-문수산(1.7K)-서우치(2.7K)-살우치(3.1K)-구황산(3.0)-암치재』로 도상거리 약 17.5Km에 산악회의 예상 산행시간은 6시간이다. 하지만 무성한 잡목과 가시나무, 그리고 거친 벌목지대 때문에 시간이 걸리고, 무더위로 체력이 많이 소모되어, 선두그룹이 약 8시간, 후미그룹은 9시간 정도 소요된다.

산행코스 - 파란선 알바 후 탈출행적

 

7시 천호역을 출발한 산악회버스가 최종경유지인 수지를 지났는데도 빈 좌석이 많아 대부분이 두 자리를 혼자 차지하고 편하게 앉아간다. 버스는 백제부여 휴게소에 약 20분간 정차한다. 백제부여 휴게소는 처음이다. 눈길을 끄는 몇몇 장면을 카메라에 담는다. 10시 28분, 버스는 지난번 하산하여 뒤풀이를 했던 솔재 고개마루턱에 도착한다. 서울을 출발할 때는 빗방울이 후둑거리더니, 이곳은 잔뜩 흐린 날씨지만, 비는 오지 않아 다행이다.

백제부여 휴게소 1

 

백제부여 휴게소 2

솔재 도착

 

10시 30분, 제일 뒤에 쳐져 들머리로 들어서며, 등산로 왼쪽에 보이는 수준점을 카메라에 담는다. 잠시 후 본 능선으로 진입한다. 무성한 잡목에 가려 등산로가 보이질 않는다. 초장부터 잡목과의 전쟁이 벌어진다. 10시 35분, 이동통신탑을 지나고, 벌목지대를 거쳐, 15분 후 무명봉에 올라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이어 10시 56분, 안개가 자욱한 399.8m봉에서 왼쪽으로 내려선다.

수준점

 


등산로를 뒤덮은 잡목

399.8m봉

 

벌목 후 버려진 나뭇가지들이 갈 길을 방해한다. 다시 잡목을 헤치고 안부에 내려서니, 왼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안개 속에 정글 같은 산 사면과 북당골의 파란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11시10분, 88번 송전탑을 지나고, 표지기가 보이는 임도를 한동안 따라 걷다, 오른쪽 능선으로 들어서서, 11시 20분, 잡목이 무성한 무명봉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이어 안부를 거쳐, 또 다른 봉에서 왼쪽으로 내려서면 임도가 지나가는 검곡치다.

잡목이 가득한 골짜기와 산사면

88번 송전탑

임도

검곡치

 

임도를 건너 나무계단을 지나 가파른 벌목지대를 오르다, 뒤돌아 지나온 능선을 카메라에 담는다. 11시 46분, 정면으로 보이는 438m봉을 왼쪽으로 우회하는데, 봉우리로 오르던 선두가 길이 없다며, 골짜기로 내려선다. 11시 55분, 쌍묘에서 가야할 390m봉을 카메라에 담고 시멘트도로로 내려서서 외딴집을 지나 오른쪽 수량동고개로 향한다.

지나온 능선

438m봉을 왼쪽으로 우회하고

 

쌍묘에서 본 390m봉

외딴집

수량동 고개로 향하는 대원들

 

12시 2분, 이정표가 있는 수량동고개 사거리에 이른다. 오른쪽으로 438m봉에서 내려오는 등산로가 보인다. 이정표는 축령산 3.45Km라고 알려준다. 이곳에서는 문수산을 축령산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왼쪽의 너른 임도를 따라 오르다, 12시 12분,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울창한 낙엽송 숲 사이로 이어지는 잘 정비된 등산로를 따라 오른다.

수량동고개 이정표

우회한 438m봉

모처럼 잘 정비된 등산로를 걷고

 

12시 24분, 묘가 있는 안부를 지나고, 안개가 끼어 어둑해진 능선을 따라 오른다. 12시 49분, 대원들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 565m봉을 왼쪽으로 내려서서 산죽과 바위들이 듬성듬성한 길을 걸어, 12시 53분, 이정표가 있는 우물터 갈림길을 지난다. 1시 3분, 암릉을 왼쪽으로 우회한다. 마주 내려오던 등산객들이 반갑게 인사를 하며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격려를 한다.

565m봉

암릉을 왼쪽으로 우회하다 만난 등산객

 

1시 15분, 이정표, 산불초소와 무인산불감시탑이 있는 문수산 정상(620.5m)에 오른다. 안개가 자욱한 너른 정상에 대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점심식사를 하고 있다. 조망이 좋다는 문수산 이지만 유감스럽게도 지금 보이는 것은 안개뿐이다. 오른쪽의 진행하여 야트막한 바위에 오른다. 문수산 이라고 표기한 상호신용금고에서 세운 스텐 정상판과 한백 산악회에서 설치한 오래된 이정표, 그리고 삼각점이 보인다.

문수산 정상

이정표

무인 산불감시탑

삼각점

 

문수산을 내려선다. 이제까지의 넓게 잘 정비된 등산로와는 달리 산죽과 바위사이로 좁은 등산로가 이어진다. 1시 30분, 전망바위에 앉아, 안개 속에 희미하게 펼쳐진 취암리를 내려다보며 약 15분 동안 간식을 들고 휴식을 취한다. 휴식 후 가파른 비탈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서서 1시 46분, 멋진 당산나무가 있는 안부를 지난다. 아래는 고창담양간고속도로가 지나가는 터널이겠다.

전망바위에서 본 취암리

안부

 

1시 56분, 능선분기봉인 550m봉에 오르자. 대원들이 모여 있다. 선두가 직진하여 망월재로 내려서다 알바인 것을 알고 뒤따라오는 대원들을 되돌렸기 때문이다. 선두는 오른쪽의 표지기들을 못 보고 직진했던 모양이다.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잡목넝쿨 사이로 희미한 등산로가 급하게 떨어진다. 2시 16분, 서우치에 내려서서, 임도를 따라 왼쪽으로 진행한다.

550m봉에 모인 대원들

서우치에서 왼쪽 임도따라

 

한동안 임도를 따르다 2시 22분, 표지기들이 걸려 있는 오른쪽 산길로 들어선다. 잡목 숲 사이로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2시 34분, 두루봉(441.5m)에 오른다. 표지기들이 여러 매 걸려있지만 무성한 잡초 속에 숨은 삼각점은 확인하지 못하고 왼쪽으로 내려선다. 잡목 가시넝쿨이 점입가경이다. 그 뿐인가?  벌목하고 버린 나무들이 등산로에 얼기설기 놓여있어 통행을 방해한다. 이래서 극성맞은 산꾼들도 여름철에는 영산기맥을 피한다.

임도 버리고 오른쪽 산길로

 

두루봉 정상

잡목 가시넝쿨 길

벌목지대

 

2시 56분, 오래된 임도를 따라 능선을 오른쪽으로 우회하고, 3시 15분, 무명봉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시야가 트이며, 2시 방향으로 소두랑봉이 보인다. 이어 또 한 번 잡목 가시넝쿨지대를 힘겹게 통과하고, 3시 29분, 임도가 지나가는 살우치에 내려선다. 대원 세 사람이 쉬고 있다. 산행을 시작하고 5시간이 지난 시각이다. 무더운 날씨에, 거친 길을 걷다보니, 많이 지쳤다. 여자대원 한 사람이 탈출을 하겠다며 혼자서 임도를 따라 하통마을 쪽 내려서고, 잠시 후, 550m봉에서 알바를 하느라 뒤쳐졌던 임 교수가 모습을 보인다.

살우치로 내려서다 본 소두랑봉

살우치

 

3시 33분, 박 원장이 앞장을 서서 차단막 오른쪽 사면을 올라 능선으로 진입한다. 박 원장과 임 교수는 전에 화요맥에서 지맥산행을 함께했던 동갑내기 동료들이다. 어제도 산행을 했다는 박 원장의 발걸음이 무거워 보인다. 또 다시 지독한 잡목가시넝쿨을 뚫고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길이 완만해 지나 싶더니, 이번에는 키를 넘는 억새밭이 이어진다. 고약한 길이다. 3시 57분, 소두리봉(470m)에서 왼쪽으로 내려선다.

살우치에서 산행 속개

키를 넘는 억새밭길

소두리봉

 

가시밭길의 연속이다. 작은 봉우리 두 어 개를 넘고, 4시 33분, 장군봉 갈림봉(513.2m)에 올라, 오른쪽으로 가파르게 내려선다. 4시 45분, 가시넝쿨이 가득한 안부에 내려섰다, 뚜렷한 오르막길을 힘들게 오른다. 4시 48분, 무명봉을 지나고 안부에 내려섰다, 돌 많은 오르막길에서 길을 놓치고, 모르는 사이에 가시넝쿨 속으로 빠져든다. 몸을 움직이기도 어려울 정도로 빽빽한 가시넝쿨이다. 가시들이 바지를 뚫고 허벅지를 찌르고. 긴소매 옷도 말짱 헛것이다. 팔뚝에 깊은 상체기가 생긴다. 한동안 가시밭에서 씨름하다 겨우 사람들이 지나간 길로 나온다. 사지에서 벗어난 느낌이다, 전신이 온통 땀이다. 비로소 선두의 고생이 피부로 느껴진다. 4시 51분, 박 원장과 임 교수가 기다리고 있는 무명봉에 올라 겨우 한숨을 돌린다.

513.2m봉

 

무명봉을 왼쪽으로 내려선다. 안개가 몰려든다. 5시 1분, 안부에 내려서서 어둑한 측백나무 숲을 지나고, 봉우리 하나를 넘어선 후, 5시 7분, 박 원장과 함께 물을 마시며 한동안 휴식을 취한다. 이곳 안부와 구황산의 고도차는 약 170m나 된다. 앞서 치고 난간 임 교수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구황산 오르막을 오른다. 처음에는 완만하던 오름길이 점점 가팔라진다. 안개가 자욱하고 습도가 높아 바지까지 흠뻑 젖었다. 온몸이 땀투성이다.

어둑한 측백나무 숲

 

가파른 바위지대를 힘들게 오른다. 5시 50분, 표지기들이 걸려있는 구황산(500m)에 오르지만 보이는 것은 안개뿐이다. 구황산을 내려선다. 잠시 후 진주강씨 묘비를 지나고, 오르막길을 오르는데 오른쪽 다리에 쥐가 난다. 앞서 가는 박 원장에게 잠시 쉬었다 가겠다고 소리치고, 배낭에서 아스피린 2알을 꺼내 복용한 후, 다리를 주무르며 약 5분 정도 휴식을 취한다.

구황산 정상

 

뭉쳤던 다리근육이 풀리자 다시 조심스럽게 산행을 속개한다. 6시 7분, 산악회 종이표지판이 깔려 있는 453m 분기봉에 오른다. 화살표가 오른쪽을 가리키고 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서두르다 안개 속에서 화살표의 방향을 잘못 본 모양이다. 앞서간 박 원장을 쫓아 부리나케 달린다. 6시 16분, 갈림길에서 로프가 걸린 왼쪽 길로 내려서고, 6시 25분, 시멘트도로에서 내려선 후, 지도를 꺼내 보고서야 비로소 마루금을 벗어났음을 깨닫는다.

453m 분기봉

시멘트 도로로 내려선 나무계단.

 

맥이 쭉~ 빠진다. 다시 되돌아갈 엄두가 나질 않는다. 배낭을 벗어 놓고, 땅바닥에 주저앉아 지도를 꼼꼼히 살펴본다. 다행히 시멘트도로 건너편에 표지가가 보인다. 서쪽 방향이다. 줄곧 내려가면, 23번 국도에 이를 것 같고, 그곳에서 기다리다, 서울로 올라가는 산악회버스를 타는 것이 방법이겠다는 생각이 든다. 김 회장에게 전화를 하려고 휴대폰을 꺼내 전화번호를 확인한다. 화불단행이라더니 당연히 있어야 할 번호가 없다.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물을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한 후, 6시 44분, 배낭을 둘러메고 산길로 들어선다.

시멘트도로 건너편 산길로 들어서고

 

뚜렷한 등산로가 이어진다. 갈림길을 만나면 무조건 서쪽 길을 택한다. 7시, 신용길과 계당길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23번 국도로 나와, 우선 슈퍼에 들러 캔 맥주를 사 마시는데, 김 회장에게서 전화가 온다. 현 위치를 알려주니, 그곳에서 기다리고 한다. 맥주를 마시고 슈퍼를 나와 893번 지방도로가 분기하는 삼거리에서 산악회버스를 기다리다, 7시 45분 경에 도착한 버스에 오른다.

교통표지판

 

김 회장이 식사도 못한 채, 구황산 쪽으로 찾아 나서고, 박 원장도 왼쪽 하산 길에서 기다리며 걱정을 많이 했다고 한다. 이제 산악회를 따라하는 지맥이나 기맥산행도 졸업을 할 때가 된 모양이다.

 

 

(2010. 6. 22.)

 

 



Posted by Urimah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