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꽃길
2011년 4월 17일(일)
아침 5시 30분에 기상한다. 지난밤 자기 전에 충분히 스트레칭을 한 덕에 몸이 가뿐하다. 아침에 식사할 곳이 마땅치 않아, 미리 컵라면과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준비해 두었으나, 엊저녁에 포식을 한 때문인지 별로 생각이 없어, 산행을 하다 아침식사를 하기로 하고 출발준비를 한다.
호텔을 나와 상쾌한 새벽공기를 마시며 천천히 걷는다. 6시 35분, 초당대학 앞에 이르지만,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 지 막막하다. 왼쪽에 보이는 산이 남산인 것은 확실한데, 오른쪽에 보이는 산봉우리가 마루금인가는 확실치가 않다. 초당대를 지나 조금 더 진행하여, 물맞이 골 삼림욕장 입구도로에 서지만 역시 모르겠다.
초당대학교 입구에서 본 남산
물맞이 골 삼림욕장 입구
한동안 궁리 끝에, 수위실로 가보지만, 안에 사람이 없다. 무작정 대학구내로 들어선다. 다행히 구내를 순시하던 수위 아저씨를 만나 길을 묻는다. 아저씨에게 기맥 길을 물은 사람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건물 왼쪽 도로를 가리키며, 도로를 곧장 따라 오르면, 기숙사가 나오고, 그곳에서 능선으로 이어지는 길이 보인다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건물 사이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터덜터덜 걸어 오른다. 생각보다 무척 큰 대학이다. 다산관도 지나고 기숙사 앞 식당도 지난다.
다산관
이윽고 도로 끝까지 오르니, 오른쪽으로, 남산, 연증산 등산로 입구를 알리는 팻말이 보인다. 등산로 입구로 들어선다. 표지기들이 보이고 통나무계단길이 이어진다. 7시 6분, 사거리에 이르러 주위를 둘러보니, 오른쪽 나뭇가지에 표지기들이 보인다. (나중에 알고 보니 이 표지기들은 역방향에서 영산기맥을 종주하는 산꾼들이 걸어 놓은 것이다. 따라서 진행해야하는 방향과는 반대방향이다. 사거리에서 왼쪽으로 진행해야 옳다.)
남산, 연증산 등산로 입구
능선으로 이어지는 등산로
사거리에서 오른쪽에 걸린 표지기들
표지기를 따라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아스팔트도로에 내려서고, 7시 9분, 초당대 기숙사삼거리 이정표를 만난다. 가만히 보니 앞의 도로는 물맞이 골 삼림욕장 입구에서 올라오는 도로임이 틀림없다. 난감하다. 짧은 거리지만 역주행을 한 셈이라, 도통 방향을 가름 할 수가 없다. 궁리 끝에 이정표를 따라 우선 미륵사를 구경하고, 다음에 차분하게 마루금을 찾기로 한다.
초당대 기숙사 삼거리
이정표
7시 19분, 미륵사 삼거리 이정표를 만난다. 이 이정표를 보니, 비로소 감이 잡힌다. 마루금은 이곳에서 500m 떨어진, 미륵사 사거리를 지날 것이 틀림없겠다. 이왕 이곳까지 왔으니, 잠시 미륵사를 둘러보고, 다시 삼거리로 나와, 미륵사 사거리로 향한다.
미륵사 삼거리 이정표
미륵사
7시 35분, 이정표가 있고, 벤치가 놓인 ‘남산 밑 오거리’에 이른다. 미륵사 삼거리 이정표에 ‘미륵사 사거리’라고 표기한 지점이다. 짐작한 대로 비로소 마루금으로 들어선 것이다. 이정표는 승달산까지의 거리가 12.1Km라고 알려준다. 신작로 같은 등산로가 Y자로 갈리고, 오른쪽에 표지기가 보인다.
남산 밑 오거리 이정표
갈림길, 우
통나무 계단길이 이어진다. 5분 후, 다시 만난 갈림길에서 직진하고, 3분 후, 사거리에서도 직진하여, 7시 50분, 사색의 숲에 이른다. 안내판과 정자가 보인다. 정자에 앉아, 컵라면에 뜨거운 물을 붓고, 술 한 잔을 마시며, 아침햇살에 반짝이는 숲 속의 아름다움과 고요함을 즐긴다. 이윽고 컵라면이 다 되어, 가져온 떡과 함께 아침식사를 한다.
사거리에서 직진하고,
사색의 숲 안내판
정자
8시 15분, 식사를 마치고, 앙증맞은 돌다리를 건너, 앞에 보이는 능선을 향해 완만한 오르막길을 천천히 오른다. 8시 31분, ‘사색의 숲 삼거리’ 이정표가 있는 능선에 올라, 삼림욕장 길을 따라 진행하다보니, 마루금에서 다소 오른쪽으로 벗어나, 연징산 갈림길은 지난 지점이다. 어찌됐건, 서쪽으로 이어지는 멋진 산책로를 따라 걷는다.
사색의 숲 삼거리 이정표
8시 40분, 이정표, 안내문, 그리고 정자가 있는, 고도 285m의, ‘전망의 숲’에 이른다. 망원경도 설치돼 있는 정자에 올라, 지나온 능선과 가야할 능선, 그리고 무안읍 쪽을 바라본다. 이정표는 승달산까지의 거리가 10.7Km라고 알려준다. 정자에서 나와, 급경사 내리막 계단길을 내려선다. 약 5분 정도 지나, ‘사격장 계곡’ 이정표가 있는 대치령에 이른다. 고도는 207m다.
전망의 숲 이정표
팔각정
가야할 능선
지나온 능선
대치령 이정표
8시 55분, 시루봉 갈림길인 묵은 헬기장에서, 등산로는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남쪽으로 향한다. 잘 정비된 등산로가 능선을 따라 오르내리고. 때때로 등산로는 능선을 살짝 벗어나 진달래 꽃길로 이어지기도 한다. 같은 영산기맥의 마루금인데, 함평군과 무안군이 이처럼 다른 것이 신기할 정도다.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을 잇달아 넘고, 커다란 바위를 왼쪽으로 우회한다.
커다란 바위를 왼쪽으로 우회하고
9시 32분, 움막을 지나, 이정표가 있는 청천리 임도종점으로 내려서서, 건너편 산길로 들어선다. 승달산까지는 아직도 8.5Km가 남았다.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9시 47분, 산불감시초소가 있는 285m봉에서 왼쪽으로 가파르게 내려서고, 이어 시야가 트이며, 2시 방향으로 연징산이 보인다.
청천리 임도종점 이정표
285m봉의 산불감시초소
2시 방향으로 보이는 연징산
10시 3분, 안부에 내려섰다, 4분 후, 커다란 바위 위에 서서 진행방향의 산세를 카메라에 담는다. 10시 28분, 이정표가 있는 태봉작전도로로 내려서서, 이를 따라 걷고, 3분 후, 만나는 갈림길에서, 이정표와 표지기들의 안내로, 오른쪽 등산로로 들어선다. 이제 승달산까지의 남은 거리는 6.1Km이다.
암봉에서 본 가야할 방향의 산줄기
태봉작전도로 이정표
오른쪽 등산로로 들어서고,
여전히 임도 수준의 등산로가 이어진다. 10시 34분, 계곡을 지난다. 아마도 마루금은 왼쪽 능선이고, 지금 걷는 길은 승달산으로 이어지는 일반 등산로인 모양이다. 10시 40분, 묘역에 올라 지나온 능선을 바라보고, 3분 후에 만나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꺾어, 능선으로 오른다.
계곡을 건너고
지나온 능선
갈림길 왼쪽에 걸린 이정표들
10시 58분, 너른 헬기장을 지나고, 진달래 꽃밭 길을 통과하여 11시 1분, 삼각점이 있는 264m봉에 오른다. 왼쪽 전망바위에서 잠시 동쪽과 남쪽 방향의 조망을 둘러보고, 구르듯 가파른 내리막길을 달려, 11시 10분, 이정표가 있는 태봉임도에 내려선다. 서쪽의 태봉리와 동쪽의 대치리를 이어주는 임도다,
전망바위
동쪽조망
남쪽조망
태봉임도 이정표
임도를 건너 산길로 들어선다. 등산로가 능선 왼쪽 사면으로 곱게 이어진다. 11시 14분, T자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봉우리 하나를 넘고, 11시 33분, 안부 사거리에 내려서서 직진한다. 이어 ‘구리제’ 이정표가 있는 봉우리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고, 키 작은 산죽밭을 지나, 11시 55분, 묘가 있는 구리봉(304m)에 오른다.
T자, 우
안부 사거리
구리봉
12시 2분, ‘태봉능선’ 이정표를 지나고, 장수재 삼거리에서 직진하여 깃봉으로 향한다. 저 앞 능선에 등산객들이 많이 보인다. 12시 20분, ‘무안 연증산 등산안내도’가 있는 능선에 오른다. 국립목포대학교가 내려다보이고, 서쪽 청계제일교회 쪽에서 많은 등산객들이 올라오고 있다. 등산객들에 휩싸여 왼쪽의 사자바위로 향한다.
청수제 삼거리 이정표
영증산 등산안내도
국립목포대학교
12시 31분, 이정표, 정자, 그리고 독립유공자묘가 있는 사자바위(317m)에 올라, ‘老僧亭’, 정자 한 귀퉁이에 자리를 잡고, 컵라면과 떡으로 점심식사를 한다. 식사를 마치고, 주위조망을 둘러 본 후, 1시 5분, 산행을 속개하여 하루재로 향한다.
첫 번째 암봉을 우회하고,
뒤돌아 본 우회한 암봉
사자바위 이정표
노승정
1시 17분 하루재에 내려선다. 우선 간이매점에 들러, 캔 맥주를 사 마신 후, 주위를 둘러본다. 등산객들로 붐비는 하루재는 동으로 목우암 삼거리, 서쪽으로 목포대 골프연습장과 연결되고, 남북으로는 승달산 주능선이 지나간다. 목포대 쪽으로 등산객들의 오르내림이 많아 보인다.
하루재 1
하루재 2
승달산 안내도
1시 45분, 승달산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진행하고, 5분 후, 이정표가 땅에 떨어진 수월동 삼거리를 지나, 1시 47분, 헬기장을 거치고, 2시 6분, 무인 산불 감시탑이 있는 정상에 오른다. 정상에는 아무도 없다. ‘깃대봉’ 이라고 음각된 정상석, 무인산불감시탑, 그리고 숙부인 능선 주씨의 묘비 등을 카메라에 담고 주위를 둘러 본 후, 2시 8분, 표지기가 걸린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왼쪽은 법천사 쪽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땅에 떨어진 수월동 삼거리 이정표
헬기장
깃대봉 정상
로프로 좌우에 가드레일을 쳐 놓은 급경사 내리막을 달려 내린다. 10여분 정도 정신없이 내려서다, 경사가 다소 완만해 지는 지점에서 진행방향을 확인하니 동남쪽이다. 지도를 꺼내본다. 마루금의 진행방향은 정남쪽이다. 느낌이 이상하여 오른쪽을 보니 남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보인다. 그러고 보니 하산 도중에 표지기를 본 기억이 없다. 알바가 틀림없으나, 급경사 오르막길을 되돌아 오른다고 생각하니 끔찍하다.
오른쪽에 남쪽으로 흐르는 능선을 보고 알바인 줄 안다.
지도를 찬찬히 들여다본다. 이 길을 계속 내려서면 금곡마을에 이르겠고, 그곳에서 도로를 따라 감돈 저수지까지 진행하면, 마루금은 벗어나지만,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능선을 타지 않고 직선도로를 걷게 되니 오히려 힘도, 시간도 절약할 수가 있겠다. 가능하면 일로역에서 4시 56분에 출발하는 용산 행 기차를 탈 생각임으로, 하산시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좋다. 동남쪽으로 이어지는 뚜렷한 등산로를 계속 따라 내린다.
2시 37분, 피크닉공원 주말농장 앞 도로에 이르고, 아스팔트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터덜터덜 내려선다. 길가 주택의 주소를 본다. 몽탄면, 법천길 321번지다. 버스 정류장이 보이지만, 언제 버스가 지나는지 알 수가 없다. 40여분 쯤 걸어, 법천사 입구 삼거리에 이르러 뒤를 돌아보니, 승달산으로 오르는 임도가 보인다.
피크닉공원 주말농원
법천사 입구 삼거리-정면에 임도가 보이고 표지기들이 걸려있다.
일로 택시를 불러 타고 일로역에 도착 하지만(요금 7,000원), 4시 56분 발 용산 행 차표는 매진이라고 한다. 할 수 없이 다시 택시를 불러 타고, 목포시외버스터미널로 나와(요금 15,000원) 5시 발, 센트럴 행 버스표를 산다.(29,200원)
알바
귀가하여 선답자들의 산행기록을 찬찬히 읽어본다. 승달산 정상은 깃대봉 전의 헬기장이고, 헬기장에서 오른쪽(남쪽) 하산로가 마루금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깃대봉까지 갔으면 다시 헬기장으로 돌아와 하산을 했어야 하는데, 깃대봉을 승달산이라고 착각을 하고, 바로 하산을 하면서 생긴 해프닝이다. 하지만 알바 덕에 하산시간은 정상하산 시간의 2/3정도 밖에 걸리지 않은 것 같다.
오늘 기록은 산행시간이 8시간 39분, 산행거리, 20.5Km에, 소비열량은 3,723K칼로리다.
(2011.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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