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산에서 본 지나온 능선과 고속도로
2011년 3월 27일(일)
함평에서 외곽으로 약 5Km 정도 떨어져 있는 황토 찜질방은 일반 찜질방과는 달리 목조건물에 바닥, 벽, 천정을 온통 황토로 마감한 단층 건물이다. 본관 건물에 공동 황토방이 있고, 뒤채 일자건물에는 가족단위 황토방이 마련되어 있다. 일박 요금은 6,000원이다. 주말이라서인지 가족단위 고객이 많다. 샤워를 한 후 황토방으로 들어선다. 온도가 높아 오래 있기가 어렵다.
덕산리 황토찜질방
탈의실이 비교적 한적하여,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후, 한쪽에 자리를 편 후 잠을 청한다. 어제도 잠을 설쳐 눈꺼풀이 무겁기는 해도, 가족단위 황토방 쪽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소리에, 좀처럼 잠을 이루기가 어렵다. 역시 자는 둥 마는 둥 뒤척이다, 새벽녘 사위가 조용할 때 잠시 깊은 잠이 들었다가, 6시 휴대폰의 모닝콜 소리에 화들짝 놀라 깬다.
30분 정도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아침용무를 마친 후, 택시를 부른다. 버스 터미널에서 7시 50분에 출발하여 함평자연생태공원을 지나 신광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서다. 7시 25분에 터미널에 도착하여, 매점에서 컵라면으로 서둘러 아침을 때우고, 매표소에서 차표를 끊으며(1,200원) 차 시간을 확인한다. 헌데 놀랍게도, 7시 50분차가 없어져, 9시 5분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대답이다. 샀던 표를 무르고, 택시기사와 흥정을 하여 10,000원에 자연생태공원까지 가기로 한다.
8시 20분 경, 자연생태공원에 도착하여 주위를 둘러 본 후, 산행 들머리를 찾는다. 어제 옷밭골재를 지나고 첫 번째 오른 봉우리에서 산행을 마친 후, 약 6Km에 이르는 마루금을 뭉텅 잘라먹고, 오늘 자연생태공원에서 산행을 시작 하려니, 어느 산줄기를 타야할지 막연하다. 고래대장도 매표소를 지나 도로를 따라 걷다, 능선으로 오르는 길을 찾지 못해 한동안 우왕좌왕하다가 겨우 길을 찾았다고 했다.
이정표
자연생태공원
황금박쥐
우선 매표소로 다가가 공원 안을 들여다본다. 공원 좌우로 나지막한 산줄기가 흐르는 것을 보면 공원은 두 능선 사이의 골짜기에 자리를 잡고 있다는 이야기인데, 기맥 마루금이 왼쪽 능선인지, 오른쪽 능선인지 알 수가 없다. 고래대장은 공원 안으로 들어섰다는 이야기는 없이, 매표소를 지나, 도로를 따라 걸었다고 했으니, 아마도 왼쪽 능선일 것 같아. 공원으로 들어서지 않고, 왼쪽으로 굽어지는 도로를 따라 진행한다.
매표소
매표소에서 들여다 본 공원 안
얼마 진행하지 않아 갈림길에 이른다. 직진하는 내리막 도로는 공원의 부속 건물로 이어지는 것 같고, 왼쪽 시멘트도로는 능선으로 오르는 길 같아, 왼쪽으로 들어서지만 곧 도로가 끊긴다. 하지만 높은 곳에서 보니, 대동저수지가 오른쪽으로 보인다. 지도상에는 대동저수지가 마루금 능선의 왼쪽에 표시되어 있으니, 오른쪽의 정자가 보이는 산줄기가 틀림없는 마루금이겠다.
반대편 산록에서 본 마루금
다시 매표소로 나와, 매표소 직원에게, 정자가 보이는 봉우리로 오르는 길을 묻는다. 매표소 직원이 공원 안으로 들어오라더니, 오른쪽에 보이는 비포장도로가 정자로 오르는 길이라고 알려준다.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비포장도로를 따라 첫 번째 정자에 이른다. 매월정(梅月亭)인가"600" alt="" hspace="5" src="../images/1nYi6Le8.1jg3m0kmPq7KQ.jpg" width="800" vspace="5" border="0">
첫 번째 정자의 현판
두 번째 정자로 오르며 굽어 본 대동저수지
8시 55분, 정자가 있는 봉우리에 오른다. 고도계를 보니 지도상의 129.2m봉이 틀림없겠다. 정자 위로 오른다. 저수지를 따라 남동쪽으로 부드럽게 이어지는 마루금이 한눈에 보이고, 정자아래 나뭇가지에는 표지기들이 요란하다. 그뿐인가"600" alt="" hspace="5" src="../images/WcmGGvzG5QGUzq8TezCJ0A.jpg" width="800" vspace="5" border="0">
정자 위에서 본 마루금
서쪽 조망
한동안 조망을 즐긴 후, 정자에서 내려서서 잘 닦인 능선 길을 산책하듯 걷는다. 9시 2분, 암릉을 지나 봉에 오르고, 한동안 내리막길을 따르다 만난 갈림길에서, 표지기를 따라 왼쪽의 잡목 숲으로 들어선다. 희미하게 이어지던 발자취가 자꾸 끊긴다. 잡목넝쿨이 앞을 막으면, 좌우로 이를 피하면서 능선 가까이에서 길을 만들어 나간다. 9시 18분, 145m봉에 올라 함평만을 굽어본다. 하지만 이상하게 봉우리에는 표지기가 하나 보이지 않는다.
145m봉에서 본 함평만
조금 더 가면 있으려나"600" alt="" hspace="5" src="../images/hw8.Woui9XB18UAIQmzOJg.jpg" width="800" vspace="5" border="0">
꽃망울이 터지기 시작하는 진달래
봉 직전에 걸린 표지기들
길을 찾아 몇 차례 오르내리다. 길은 없지만, 예맥 산악회 표지기가 걸린 사면으로 과감하게 내려선다. 조금 진행하니, 희미한 족적이 보이고, 조금 더도 내려서니 홀대간꾼의 표지기가 보인다. 홀대간꾼들! 대단한 양반들이다. 이처럼 어려운 곳에서 마루금을 찾고, 길 없는 길을 만들어 나가며,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마루금을 이어가는 양반들! 참으로 존경스럽다.
반가운 표지기
가시덤불에 긁히고, 잡목가지가 배낭에 걸려 몸의 중심을 잃는다. 오른쪽에 얕은 골짜기가 보이는 것을 보면, 단순한 사면이 아니라 나지막한 능선인 모양이다. 가능한 한 능선에 가까이 붙어 길을 만들어 나간다. 겨우 숲을 빠져나와 잡초와 마른 억새가 뒤엉킨 곳을 무릎까지 빠지며 간신히 통과하여, 밭으로 내려서려는데, 촘촘히 막아 놓은 목책을 넘기가 어렵다. 할 수없이 오른쪽으로 우회하다, 다행이 묘를 만나고, 묘 길을 따라 시멘트도로로 내려선다.
잡초와 억새가 뒤엉킨 곳을 통과하고
9시 59분, 3번 도로에 내려서서, 논둑길을 걸어, 앞에 보이는 23번 국도로 오르다, 뒤돌아 지나온 능선을 카메라에 담는다. 10시 4분, 23번국도 구 도로에 오르고, 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국토순례를 시작한다. 잡목넝쿨을 헤집느라 진땀을 빼고, 가시에 찔리고 긁히느라 짜증나기보다 얼마나 편한 길인가"600" alt="" hspace="5" src="../images/KGw9u7w5jnZAy6yXCOtZJQ.jpg" width="800" vspace="5" border="0">
3번 도로
논 뒤로 보이는 23번 구도로
지나온 능선, 왼쪽 정자 있는 곳이 129.2m봉, 오른쪽 끝이 145m봉
구, 신 23번 도로가 나란히 이어지고,
10시 13분, 굴다리로 23번국도(신) 건너고, 10시 22분, 벽유마을 입구를 지나, 5분 후, 건너편의 천지주유소를 카메라에 담는다. 10시 41분, A텐트처럼 생긴 교회가 보이는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함평고 쪽으로 향하고, 10시 50분, 사랑고개, 함평고 정류장 앞에서 국토순례를 마치고, 오른쪽 도로로 들어선다. 또 다시 고생길의 시작이다.
굴다리 통과
벽유마을 입구
천지주유소
손불 삼거리
함평고 정류장
도로를 따라 마을길로 들어선다. 인적이 없는 조용한 마을이다. 마루금은 서쪽으로 잠시 진행하다 남쪽으로 90도 방향을 꺾는다. 고래대장의 산행기록에는, ‘어린양 기도원을 지나자마자 갈림길에거 도로를 버리고 우측으로 밭을 지나...“라고 적혀있다. 어린양 기도원을 눈여겨보며 도로를 따라 내린다. 아무리 보아도 그런 건물은 보이지 않고, 시야가 트이며, 차들이 씽씽 달리는 고속도로가 보인다. 너무 지나쳐 내려온 것이 확실하다. 주위를 돌아오다 보니, 오른쪽에 밭이 있고 무덤 뒤로 나지막한 능선이 이어진다. 능선으로 들어선다. 하지만 얼마가지 않아 길이 끊기고, 건너편에 남쪽으로 이어지는 또 다른 능선이 보인다.
알바 1, 고속도로가 보이고
능선은 능선인데 마루금은 아니다.
뒤돌아 마을입구로 나온다. 간판은 없지만, 농가도 아니고, 창고도 아닌 건물을 지난다. 고래대장이 언급한 기도원 같다. 건물 왼쪽에 밭이 보이고, 밭을 가로 지르면, 알바를 하면서 건너편에 보았던 능선으로 들어설 것 같다. 하지만 고래대장은 “우측 밭”이라고 하지 않았나"600" alt="" hspace="5" src="../images/IdyrsXa6CDhfZUZKh9uTgQ.jpg" width="800" vspace="5" border="0">
기도원 건물
반가운 표지기들
잡목 숲으로 들어서서 능선을 오른다. 능선은 자그마한 둔덕으로 이어지고 앞에 밭이 보인다. 밭을 건너야 할 터인데, 밭 주위를 둘러놓은 목책과 목책주변의 덩굴들 때문에 밭으로 진입하기가 무척 어려워 보인다. 좌우로 몇 차례나 돌면서 적당한 곳을 찾아보지만 마땅한 곳이 없다. 할 수 없이 정면 돌파를 시도한다. 가시에 찔리면서 잡목넝쿨을 헤치고, 발목을 조심하면서 목책을 넘어, 겨우 밭으로 들어선다. 이어 밭을 가로 지르고 겨우 숲을 빠져 나오니, 저 앞에 함평 톨게이트가 보인다.
함평 톨케이트
한숨 돌리며, 배낭 옆 주머니에 넣어둔 물병을 찾으니, 간 곳이 없다. 잡목넝쿨을 헤칠 때 빠진 것이 분명한데, 물병을 찾으러 그 끔찍한 곳으로 되돌아갈 생각은 추호도 없다. 고속도로를 건너는 굴다리가 좌우 양쪽으로 보인다. 제법 규모가 커 보이는 동네로 들어가서 물을 구해 볼 생각으로 왼쪽 굴다리 쪽으로 향한다. 동네 입구에 당도하지만 동네까지는 한참거리이고, 생수를 살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보온병에는 뜨거운 물이 가득하다는 생각이 미치자, 그대로 굴다리를 건너, 수로를 따라 진행한다.
수로를 따르고
수로가 톨게이트 관리동 옆을 지난다. 철책 안의 커다란 진돗개가 수상한 사람을 보고 컹컹 짖어댄다. 개 짖는 소리에 직원이 모습을 보인다. 인사를 하고, 사정을 이야기한 후, 생수를 좀 살 수 없냐고 묻는다. 직원은 잠시 기다리라며 사라지고, 눈치 빠른 개는 짖기를 멈추고 꼬리를 흔든다. 이윽고 다른 직원이 생수 한 병을 철책 너머로 건네준다. 돈을 주려하니, 자기들이 먹는 물을 담아 온 것 이지, 파는 것이 아니라고 받지를 않는다. 참으로 고맙다. 계속 수로를 따라 오른쪽에 보였던 굴다리가 있는 곳까지 이르러, 왼쪽 절개지에 걸린 표지기를 따라 잡목 숲을 돌파하고, 빽빽한 대나무 숲을 통과한다.
줄곧 수로를 따라 오른쪽 굴다리 부근에 이르고
톨게이트를 카메라에 담은 후
빽빽한 대나무 숲 돌파.
12시 15분, 함평만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묘역에 이르러, 점심식사를 한다. 술과 컵라면, 떡과 커피, 그게 전부다. 아침도 컵라면, 점심도 컵라면이다. 밥을 싸오면 국과 반찬이 있어야 하니 짐이 되고, 과일은 무거워서 탈이다. 행동식이지만 그래도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보며 하는 식사는 즐겁다.
바다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묘역에서 식사를 하고,
12시 52분, 다시 산행을 속개한다. 잠시 후 도로가 지나가는 백년재를 건너고, 축사를 지나, 왼쪽 능선으로 으로 오르며 고속도로를 굽어본다. 1시 19분, 전망바위에서 남쪽으로 시원하게 뻗은 고속도로와 서해바다를 가까이 굽어보고, 암릉길을 걸어, 1시 28분, 삼각점이 있는 명태산(135.2m)에 오른다. 동북쪽으로 지나온 구간이 한눈에 들어온다.
전망바위에서 본 고속도로
삼각점
명태산을 내려서서 잘 다듬어진 등산로를 산책하듯 걷는다. 잡목넝쿨 속을 헤매던 것과 비교하면 가히 별세계에 들어선 느낌이다. 1시 42분, 의자와 재떨이가 놓인 봉우리에 오르고, 이어 타이어로 만든 교통호를 따라 왼쪽으로 내려서다, 1시 48분, 갈림길에서 표지기를 따라 오른쪽으로 들어선다.
모처럼 만난 산책로
봉
1시 51분, 가족묘인 듯 여러 기의 묘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묘역을 내려서다, 금실 좋은 부부의 합장묘에 참배를 한다. 흙이 붉은 것을 보면 최근에 조성된 묘역인 것 같다. 묘역을 내려서면 2차선 도로다 오른쪽에 폐가가 보이고, 건너편에 영림농원 입간판이 서 있다.
금실 좋은 부부 합장묘
폐가
양림농장 입간판
양림농장 입간판이 세워진 도로로 들어서서, 가옥 뒤, 숲으로 진입한다. 역시 길은 보이질 않는다. 잡목넝쿨을 피해 능선으로 들어서니 표지기가 반긴다. 한동안 급오름을 지난 후, 2시 17분, 중봉(134.5m)에 오른다. 등산로 오른쪽 숲속에 삼각점이 숨어있다. 정상에서 직진하여 조금 내려서면 전망바위가 있다. 이 전망바위에 서면 200도 방향으로 나지막한 능선이 흐르는 것이 보인다. 언뜻 보면 마루금으로 착각 할 수 있겠지만, 실제 마루금은 서쪽으로 보이는 홍릉마을 오른쪽의 나지막한 능선이다.
중봉 정상
삼각점
전망바위에서 본 200도 방향의 능선, 마루금이 아니다.
표지기가 걸려 있는 서쪽으로 내려선다. 잡목 숲에 길은 보이지 않고, 간간히 희미한 족적이 눈에 뜨인다. 산악회가 안내를 하여 20명~30명 씩 떼로 몰려 다녔다면 길이 났을 법도한데, 홀대간꾼들이나, 동호인들이 가끔씩 지난 터라,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다. 가시넝쿨이 앞을 막으면 좌우로 피하고, 잡목이 빽빽이 들어 찬 곳도 역시 돌파가 어려워 피해야 하지만, 나침반을 보며 서쪽방향으로 힘겹게 내려선다. 이어 논둑길을 지나, 마을입구로 들어서다, 뒤돌아 중봉을 바라본다.
하산방향을 알리는 표지기
뒤돌아 본 중봉
인적이 없는 홍릉마을을 지나 2차선 도로가에 있는 용촌 버스정류장에 배낭을 내려놓고, 함평택시를 호출한다. 3시가 조금 지난 시각이니, 아직 한 시간은 더 산행을 계속할 수도 있겠지만, 오늘산행은 여기서 마치기로 한다. 오늘의 산행거리는 도상거리로 10Km 남짓하지만, 길을 찾느라고 서너 차례 헤매고, 잡목넝쿨 속에서 대여섯 차례 고생을 하다 보니, 산행을 더할 생각도 없고, 이틀 동안 밤을 설친 터라 몸도 많이 무겁기 때문이다.
홍릉마을을 통과하고
버스 정류장에서 택시를 부른다.
10분도 못 되어 택시가 도착 하고, 이어 함평버스터미널에서, 4시에 출발하는 광주 행 500번 군내버스에 오른다. (3,400원) 이어 유스퀘어에서 6시 6분 발 강남 행 버스표를 끊은 후(16,900원), 맥주 한 캔을 사들고, 단골 돈가스 집으로 들어선다.
(2011.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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