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기맥

 

조약봉에서 섬진강 따라 외망 포구로 벋어 내리는 호남정맥이 내장산 신선봉을 지나 순창이재 직전 새재봉에서 가지를 쳐 입암산(655m), 방장산(744m), 문수산(622m), 구황산(499m), 고산(527m), 고성산(547m), 월랑산(458m),태청산(593m), 장암산(482m), 월암산(351m), 불갑산(516m), 모악산(348m), 군유산(406m), 노승산(262m), 발봉산(181m), 곤봉산(199m), 감방산(259m), 보평산(225)m, 병산(131m), 깃대봉(75m), 남산(192m), 증봉(241m), 마협봉(290m), 승달산(318m), 국사봉(283m), 대봉산(251m), 지적산(189m), 대박산(155m), 양을산(156m), 유달산(228m)을 거처 목포시 다순금에서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약 157km의 산줄기를 영산기맥(榮山岐脈)이라 한다. (이상 펌)

 

영남지방의 산세를 얼추 둘러보려면 낙동정맥, 낙남정맥, 그리고 팔공지맥을 해야 하듯이 호남지방을 둘러보려면 호남정맥, 땅끝기맥, 영산기맥 정도는 해야 하겠다는 생각에서 평소에 영산기맥에 대한 관심이 많았었는데, 송암산악회에서 땅끝기맥에 이어 영산기맥을 안내한다는 소리에 반갑게 따라나선다.

 

2010년 5월 30일 (일)
7시 천호역에서 버스에 오른다. 접하기가 쉽지 않은 영산기맥 안내인데도 참여자 수는 20여명에 불과하여, 45인 승 버스에 빈자리가 많아, 자리 두 개를 혼자 차지하고 편하게 앉아간다. 출정하는 날의 상황이 이러니, 앞으로 날씨가 더 더워지는 7, 8월의 비수기를 걱정하는 대원들이 많다. 산악회가 적자를 보는 것도 한 두 번이지 계속 적자를 볼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산행코스(펌)

 

버스가 탄천휴게소에 들러 20분 간 정차하는 동안, 갈 곳을 정하지 못하고 서성대고 있던 4명의 등산객들을 현지에서 추가로 확보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이어 버스는 정읍IC에서 29번 국도로 내려서고, 49번 국지도로 갈아탄 후, 구암사 쪽으로 들어서서 대가마을로 향한다. 10시 33분 버스는 대가마을 못 미친, 산행 들머리에 이르러, 대원들을 내려놓는다. 영산기맥이 분기하는 새재분기봉에서 약 4.3Km 떨어진 지점이라고 한다.

 

이곳에서의 접근이 남창골에서 출발하여 순창새재로 접근하는 것보다 산행시간이 약 30분 정도 덜 걸린다. 오늘의 산행코스는『대가마을 입구(4.3Km)-새재분기봉(2.5Km)-장성새재(1.5Km)-입암산(3.7Km)-시루봉(2.5Km)-장성갈재』로 도상거리 약 14.5Km에, 산악회가 정해준 산행시간은 6시간이다.

들머리 도착, 산행시작

출입금지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0:33) 대가마을입구 임도/산행시작-(11:01) 임도차단 지점-(11:10) 소동근재(11:14) 이정표/순창새재 0.6Km-(11:26~11:30) 순창새재-(11:34) 새재분기봉-(11:48) 암봉 왼쪽우회/너덜지대-(12:08) 586m봉-(12:22~12:24) 삼성산 갈림길-(12:28) 묘-(12:29) 묘-(12:43) 갈림길, 우-(13:06~13:09) 장성새재-(13:11) 갈림길, 우-(13:16) 갈림길, 우-(13:25) 묘-(13:28) 바위지대 시작-(13:48) 전망바위-(13:54) 성벽 위, 우-(14:00) 동문 터-(14:04) 입암산-(14:16~14:32) 암반/간식-(14:42) 북문-(14:55) 계단길-(14:59) 전위봉-(15:01) 이정표/삼거리 안부-(15:02~15:05) 갓바위-(15:15) 이정표/주차장 4.9Km-(15:20) 헬기장-(15:25) 이정표/주차장 갈림길-(15:31) 능선 왼쪽우회-(15:41) 봉, 오른쪽 우회-(15;42) 잣나무 숲-(15:28) Y자, 우-(15:59) 시루봉 정상-(16:25) 암봉-(16:28) 전망바위-(16:49) 남평문공 묘-(16:51) 헬기장-(16:58) 노령-(17;03) 벙커봉-(17;05) 헬기장-(17:13) 34번 송전탑-(17:17) 봉-(17:22) 장성새재』간식시간 16분 포함, 총 6시간 49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들머리 주위의 사진을 찍느라 최후미로 쳐져 평탄하게 이어지는 너른 임도를 따라 오른다. 구름이 많은 날씨이지만 이따금씩 구름이 벗겨지면 땡볕 속을 걸어야하고, 최근에 비가 내렸는지 곳곳에 생긴 물웅덩이를 피해 걷는다. 단조롭고 지루한 길이다. 평소의 습관대로 힘들지 않은
쉬운 길은 빠르게 진행하여 일행들을 제치고 앞서 나간다.

볕 속 너른 임도를 걷는다.

 

11시 1분, 출입금지 현수막이 걸린 바리케이트가 임도를 막고 있는 곳에서, 이를 우측 계곡 쪽으로 우회하여 통과한 후,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임도를 오른다. 11시 8분, 이정표와 주 탐방로 안내판이 있는 소동근재에 이르러, 오른쪽 까치산으로 오르는 등산로 입구에 있는 추모 동판을 카메라에 담고, 왼쪽의 돌 많은 참나무 숲 사이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순창새재로 향한다.

바리케이트가 길을 막고

소동근재 이정표

 

11시 14분, 순창새재 0.6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계곡을 건너서 산길로 들어선다. 11시 26분, 이정표와 주 탐방로 안내판 등이 있는 순창새재에 도착한다. 산행 시작 후, 1시간이 채 못 된 시각에 호남정맥이 지나는 순창새재에 도착한 것이다. 이곳에서 남쪽의 상왕봉으로 이어지는 길이 호남정맥 마루금이다. 순창새재에서 모든 대원들이 함께 모여 기념사진을 찍고, 11시 30분, 지맥 팀은 ‘탐방로 아님’ 팻말이 세워진 북쪽 길을 따라 새재봉으로 향하고, 탄천휴게소에서 참여한 등산객 4명은 김동화 대장을 따라 바로 장성새재를 향해 서쪽 길로 출발한다.

순창새재를 향해 계곡을 건너 산길로 들어서는 대원들

순창새재 이정표

주 탐방로 안내도

탐방로 아님

 

11시 34분, 준, 희님의 표지판이 걸린 새재봉(545m)에 오른다. 비로소 영산기맥의 시발점에 선 것이다. 2008년 5월, 호남정맥을 하면서 지났던 곳이라 감회가 새롭다. 새재봉을 북서쪽으로 내려서서 무성한 산죽 밭을 통과한다. 11시 48분, 거대한 암봉이 앞을 막고 등산로는 이 암봉을 왼쪽으로 우회하여 너덜지대를 지난다.

새재봉

너덜지대를 지난다.

 

한동안 너덜지대가 이어진다. 작은 돌들이 불안정하게 놓여있어 자주 뒤뚱거린다. 혹시 발목이라도 다치면 큰일이다 싶어 조심조심 걷다보니 앞섰던 대원들의 모습이 간 곳이 없다. 이윽고 너덜지역이 끝나고, 왼쪽에 완만한 슬랩이 보이는 곳에서 앞사람들의 족적이 사라져 버린다. 잠시 길을 찾다 지도를 꺼내보고, 오른쪽으로 가까이 보이는 능선을 향해 길을 만들어 치고 올라, 12시 8분, 586m 너른 암반봉에서 내장산 줄기를 바라본다.

암반봉에서 본 망해봉

신선봉, 장군봉 등으로 이어지는 내장산 줄기

 

뚜렷한 능선길을 빠르게 진행한다. 12시 22분, 나뭇가지에 걸린 밤도깨비 님의 표지기를 통과 한 후, 표지기에 표시된 삼성산 방향을 떠올리고는 아차 싶어 되돌아오니, 표지기가 걸린 곳이 과연 갈림길이다. 오른쪽의 표지기에 시선을 빼앗기다 보니, 왼쪽 내리막에에 걸린 표지기들을 보지 못했던 것이다. 남서쪽으로 떨어지는 내리막길을 달려 내린다.

삼성산 갈림길에 걸린 표지기

 

마루금 쪽의 표지기들

 

12시 28분, 잡초가 무성한 묘 1기를 지나고, 1분 후, 또 다른 묘를 통과한다. 희미한 등산로가 이어진다. 오랫동안 사람이 다닌 흔적이 없어 보이는 묵은 길이다. 이상하다. 앞서 우리 일행이 지나갔을 터인데 그런 흔적이 전혀 없지 않은가?  혹시 길을 잘못 든 것이 아닌 가해서 지도를 꺼내 확인을 해 보지만 진행방향에는 이상은 없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선두를 비롯한 모든 대원들이 조금 전의 갈림길에서 마루금을 놓치고 삼성산 방향으로 알바를 하는 통에 최후미로 쳐졌던 내가 최선두에 서게 된 것이다. 그나마 간간이 보이는 표지기들로 위안을 삼으며 끊길 듯 이어지는 길을 조심스럽게 찾아 내려선다.

잡초가 무성한 황폐한 묘

 

12시 43분, 갈림길에서 표지기를 따라 오른쪽으로 접어든다. 사면처럼 넓은 능선에서 자주 길이 끊긴다. 나침반을 200도 방향에 고정시키고 그 방향을 따라 내려서다 보면 다시 길이 이어진다. 1시 6분, 이정표가 있는 장성새재에 내려서서, 잠시 주위를 둘러보고, 직진하여 남창골로 이어는 넓은 길을 100m 정도 진행하여, "달도 숨은 고개를 아시나요?" 라는 안내판이 있는 갈림길에 이른다. 갈림길 오른쪽 진입로에는 ‘탐방로 아님’이란 팻말이 세워져 있지만, 순창새재에서 불바래기를 거쳐 바로 장성새재로 온 김동화 대장이 깔아 놓은 산악회의 종이 표지판은 ‘탐방로 아닌 길’로 들어서라고 지시를 하고 있다.

장성새재 이정표

 

달도 숨은 고개를 아시나요?

 

장성고개의 고도가 325m, 입암산이 626m이니 이제부터 300m의 고도차를 극복해야한다. 완만한 오름세로 이어지던 좁은 산길이 점차 가팔라지기 시작한다. 1시 16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9분 후, 여러 기의 묘가 있는 묘역을 통과한다. 등산로는 바위지대를 지나며 더욱 더 가팔라진다. 고인돌 모양의 바위를 지나고, 1시 48분, 오른쪽으로 보이는 전망바위에 들러, 50도 방향으로 삼성산을 바라본다.

묘역 통과

 

전망바위에서 본 삼성산

 

1시 54분, 성벽위로 올라서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6분 후, 동문 터를 지나고, 2시 4분, 아무 표시도 없는 임암산(626m)에 올라, 지나온 능선을 카메라에 담는데, 삼성산 쪽으로 알바를 했던 대원 한 사람이, “우림 선생이 선둡니다.”라며 지나친다. 4시 16분, 등산로 왼쪽의 너른 암반에 자리를 잡고, 눈앞의 갓바위를 바라보며 정상주를 마시고 간식을 즐긴다. 5시에 새벽밥을 먹고, 9시 30분 경 차안에서 떡으로 간단히 요기를 했음으로 시장하지는 않지만, 가파른 오르막길을 한 시간이 넘게 허위허위 오르다 보니 많이 지치는 느낌이다. 휴식을 취하는 동안 선두대장이 지나가고, 잇달아 대원들이 모습을 보인다.

임암산에서 본 지나온 능선

암반에서 바라본 갓바위

 

2시 32분, 자리를 털고 일어나 산행을 속개한다. 2시 42분, 이정표가 있는 북문에 내려 선 후 직진한다. 오른쪽은 하부리, 왼쪽은 남창골로 이어지는 길이다. 2시 55분, 계단을 오른다. 왼쪽으로 거대한 선바위가 우뚝 솟아있다. 2시 59분, 갓바위 전위봉에서 갓바위를 카메라에 담고,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 안부를 지나, 3시 2분, 갓바위에 오른다.

북문 이정표

전위봉에서 본 갓바위

 

갓바위는 2005년 11월, 단풍구경을 하러, 입암산과 백암산에 올랐을 때 지난 곳이라 낮이 익은 곳이다. 사방이 탁 트여 조망이 좋다. 조망안내판을 보면 곰소항까지 보인다고 하는데 오늘은 가스가 끼어 바로 앞의 방장산도 흐릿하다. 이곳의 고도가 638m이니 입암산(626m)보다 높고, 조망도 빼어난 명소인데, 왜 입암산의 정상이 되지 못하는지 궁금하다. 주위를 둘러보고, 3시 6분, 하산을 시작한다.

갓바위에서 본 전위봉과 지나온 능선, 왼쪽 평평한 봉우리가 입안산

갓바위 전망대와 방장산

조망안내판

호남고속도로와 동천리

시루봉

 

3시 7분, 삼거리에서 오른쪽 주차장 쪽으로 일반등산로를 따라 내려선다. 계단길과 헬기장을 지나고 아름다운 송림길을 걸어, 3시 25분, 이정표가 있는 주차장 갈림길에 이른다. 왼쪽으로 내려서면 은선골을 지나 남창골 주차장으로 내려서게 되고, 직진 길은 ‘탐방로 아님’ 팻말이 막고 있다. 직진하여 시루봉으로 향한다.

삼거리 안부 이정표

송림길

주차장 갈림길

 

3시 31분, 능선을 왼쪽으로 우회하고, 10분 후에는 봉우리 하나를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산죽 밭을 지난다. 이어 본 능선으로 진입하여 아름다운 잣나무 숲을 통과한다. 3시 47분, 시야가 트이며 오른쪽으로 밋밋한 시루봉 정상이 보인다. 3시 58분, Y자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바위들이 듬성듬성한 오르막길을 올라, 1분 후, 잠시 평평한 곳을 통과한 후, 바로 산죽이 무성한 비탈길로 내려선다. 지나고 나니 평평한 곳이 정상이었던 것 같다.

봉우리를 오른쪽으로 우회하여 산죽밭을 지나고

아름다운 잣나무 숲

오른쪽으로 보이는 시루봉

모르는 사이에 정상을 지나, 오른쪽으로 내려서고

 

김동화 대장이 앞장서서 길을 찾아내려간다. 아마도 암봉을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모양이다. 가파른 내리막길이 미끄러워 대원들이 엉덩방아를 찧는다. 한동안 내려서다. 왼쪽으로 돌고, 또다시 내려섰다, 다시 왼쪽으로 돌아 암릉을 타고 오른다. 혼자서 왔으면 길 찾느라 애를 먹었을 구간이다. 4시 21분, 암봉에 올라, 뒤돌아 우회한 암봉을 바라보고, 또 다시 암릉구간을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우회한 암봉을 뒤돌아 보고

또 다시 암릉을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4시 28분, 전망바위에 앉아, 우회한 봉우리를 뒤돌아보고, 남쪽으로 원덕리 방향을 굽어본다. 전망바위를 내려서서, 암벽사이로 좁게 떨어지는 암릉을 내려선다. 이후에도 한동안 암릉길은 계속되지만 다행히 능선 위에 족적이 뚜렷하다. 드디어 능선이 부드러워지며 하얀 찔레꽃이 고생한 우리들을 반긴다.

우회한 봉우리

원덕리 방향의 조망

 

찔레꽃인가?

 

4시 49분, 남평문공의 묘를 지나고, 4시 51분, 헬기장을 지나며, 뒤돌아 수리봉을 바라보며 험 했던 하산 길을 새삼 떠올린다. 4시 58분, 노령을 지난다. 1번국도가 뚫리기 전, 장성에서 정읍으로 넘어가는 유일한 길이었다고 한다. 5시 3분, 벙커봉을 지나며 정면 송전탑 뒤로 방장산을 가까이 본다.

남평문공 묘

 

헬기장에서 뒤돌아 본 수리봉

 

노령

 

벙커봉에서 본 방장산

 

5시 5분, 두 번째 헬기장에서 다시 수리봉을 뒤돌아보고, 5시 13분, 34번 송전탑을 지난다. 5시 17분, 작은 봉우리 하나를 넘고, 5시 22분, 숲을 빠져 나오니 출입금지 팻말이 보인다. 그러고보니 오늘은 출입금지구역에서 산행을 시작하고, 출입금지구역에서 산행을 마친 셈이다. 커다란 조국통일기원비를 지나, 신의주까지 이어지는 1번 국도가 지나가는 장성갈재에 내려선다.

두 번째 헬기장에서 바라본 수리봉

조국통일기원비

 

산악회가 준비한 막걸리로 갈증을 풀고, 미역국에 밥을 말아 시장기를 달랜다. 버스는 5시 40분, 서울을 향해 출발하여, 8시 30분경에 양재역에 도착한다.

 

 

(2010. 6. 1.)

Posted by Urimah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