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대산(409m)을 지나 부련이재에 내려서니, 낙남정맥 산줄기는 사천을 지나고, 고성을 향해 동남쪽으로 계속 이어지다, 대곡산(542.9m)에서 최남단을 찍고, 북동쪽으로 방향을 바꿔 마산으로 향하면서 정맥산줄기의 진면목을 보이기 시작한다.
낙남정맥의 백미라고 알려진 여항산, 사북산 구간을 바로 앞에 두고 있고, 교통편을 감안하면 단숨에 발신재까지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하여 이번에는 2박 3일간 일정의 산행계획으로, 아래와 같이 구간을 세분한다.
-12월 16일(화) : 부련이재-화리치, 도상거리 약 12Km
-12월 17일(수) : 화리치-새터재, 약 13Km
-12월 18일(목) : 새터재-발산재, 약 9.5Km
2008년 12월 16일(화).
심산(深山)과 남부터미널에서 6시 30분 발 진주행 버스에 오른다. 도착 예정시각은 10시 5분인데, 버스는 예정보다 빠르게 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하여, 운 좋게 10시 4분 발 사천읍 행 버스를 탄다. (요금 1,600원) 사천이 고향이라는 친절한 기사양반의 말대로, 버스는 출발 30분 후에 정확하게 사천읍에 도착한다.
버스터미널 앞 식당에서 소고기 국밥으로 이른 점심식사를 하고, 택시로 부련이재로 향한다. 흔히 고개이름만으로는 택시기사들이 정확한 행선지를 알지 못하는 것이 보통인데, 우리를 태워 준 기사양반은 부련이재를 안다며, 낙남정맥을 하는 중이냐고 묻는다. 올해 58세, 삼성계열사에서 근무하다 정년퇴직 후, 소일 삼아 개인택시를 한다고 한다. 하지만 돈 벌이도 시원찮고, 더럽고 아니꼬운 일들을 하도 많이 당하다보니, 내년쯤에는 다 때려치우고, 부인과 함께 산에나 다니고 싶다며, 우리들의 팔자를 부러워한다. 택시는 11시 17분, 부련이재에 도착한다. 미터요금은 11,200원이다. 12,000원을 주고, 내내 건강하시라는 인사를 받고 헤어진다.
부련이재
오늘의 산행코스는『부련이재(175m)-백운산(391m)-절골(185m)-천황산(342.5m)-추계재(190m)-대곡산(542.9m)-화리치(385m)로 도상거리는 약 12Km이다.
높지는 않지만, 백운산, 천황산, 대곡산 등 3개의 산을 넘어야하고, 정맥꾼들 을 제외하면 찾는 사람들이 거의 없는 때 묻지 않은 산이라 죽은 나무들이 등산로를 얼기설기 가로막아 진행을 방해한다. 화리치 부근에는 숙박할 곳이 없다. 택시를 불러 타고 고성읍으로 나가야하기 때문에 일몰 전 하산을 염두에 두다보니 마음이 금하고 발걸음이 빨라진다.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1:17) 부련이재 도착-(11:19) 산행시작-(11:28) 밀양박공 합장묘-(11:34) 문고개-(11:50) T자, 좌-(11:52) 봉, 약 330, 좌-(12:04) 안부-(12:09) 봉, 약 370-(12:14) 백운산-(12:22) 426m봉, 좌-(12:29) 송전탑-(12:48) 360m봉-(12:50) 시멘트도로-(12:52) 수원백공 묘-(12:58) 봉, 좌-(13:06) 임도-(13:13) 밀양박공 합장묘-(13:15) 절고개-(13:26) 갈림길, 우-(13;36) 전망바위-13:38) 천황산-(13:51) 370m봉-(14:03) 추계치-(14:07) 도로에서 숲으로-(14:32) 404m봉-(14:34) 인동장공 합장묘-(14:46) 폐묘 봉-(15:16) 봉, 약 480-(15:19) 묘 3기-(15:20) 임도-(15:28) 오른쪽 능선으로-(15:29) 경주최공 쌍묘-(15:36) 함안이씨 묘-(15:38~15:40) 대곡산-(15:52) 목장 철책-(15:55) 갈림길, 우/시멘트도로. 좌-(15:59) 목장 철책문, 우-(16:02) 임도-(16:06) 오른쪽 숲으로-(16:08) 성주배공 묘-(16:21) 봉, 약 480-(16:27) 안부-(16:43~16:46) 642.9m봉-(17:01) 화리치-(17:40) 무량사 입구』마루금 5시간 54분, 날머리 약 40분, 총 6시간 34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11시 19분, 산행준비를 마치고, 표지기들의 안내로 절개지를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능선에 올라, 밀양박씨 합장묘가 있는 나지막한 봉우리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니, 시멘트 포장도로가 지나가는 문고개다. 북서쪽으로 지나온 봉대산이 우뚝하다.
문고개에서 본 봉대산
도로를 건너, 약 5분 정도 급경사 오르막길을 올라, T자 능선에서 , 왼쪽으로 진행한다. 일반인들은 좀처럼 찾지 않는 능선인지 썩은 나무들이 얼기설기 뒤엉킨 거친 등산로에는 정맥꾼들의 표지기만 외롭게 펄럭인다. 2분 후, 고도 약 330m 정도의 봉우리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선다.
T자, 좌
11시 59분, 다시 봉우리 하나를 넘고, 잠시 쾌적한 송림 숲을 걷다, 급경사 내리막길을 달려내려, 12시 4분, 잡목이 무성한 안부에 이른다. 이어 약 5분 동안 가파른 오르막길을 올라, 고도 약 370m정도의 봉우리에 오르니, 정면 나뭇가지 사이로 백운산이 우뚝하다.
안부로 떨어지는 급 내리막을 허리 굽히며 내려선다.
12시 14분, 삼각점이 있는 백운산 정상(391m)에 오른다. 삼각점에는 아무 표기도 없고, 주위 나뭇가지에도 별다른 표시가 보이지 않는다. 직진하여 백운산을 내려서자, 앞에 봉우리 하나가 또 가깝게 보인다. 이처럼 고도차는 심하지 않지만, 봉우리들이 잇달아 이어지니, 체력소모가 심한 편이고 속도도 나질 않는다.
백운산 정상
삼각점
12시 22분, 426m봉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서고, 송전탑을 지나 소나무가 울창한 봉우리를 넘은 후, 산불이 났던 곳인지 싸리나무와 잡목만이 무성한 황량한 능선을 한동안 걷는다. 12시 48분, 360m봉에 올라, 220도 방향의 풍광을 카메라에 담고, 시멘트도로로 내려선다. '야베스 농장' 팻말이 보인다.
426m봉 정상
220도 방향의 조망
야베스 농장 팻말
도로를 따라 왼쪽으로 조금 이동한 후, 오른쪽 숲으로 들어선다. 이어 수원백씨 묘를 지나, 봉우리 하나를 넘고 안부로 내려서니, 왼쪽으로 시멘트도로가 가깝게 지나간다. 1시 6분, 다시 임도를 건너 숲으로 들어서고, 밀양박씨 묘역에서서 남쪽조망을 카메라에 담고, 1시 15분, 시멘트도로가 지나가는 절고개에 내려선다.
밀양박씨 묘에서 본 오른쪽 조망
절고개
고개마루턱에 설치된 반사경 앞에서 표지기들의 안내로 왼쪽의 완만한 오르막길로 접어든다. 1시 26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가파르게 올라, 1시 36분, 천황산 전망바위에 서서 가야할 능선을 카메라에 담고, 연지리를 굽어본 후, 표지기와 정상표지목이 있는 정상에 이른다.
등산로 진입
100도 가야할 능선
연지리
정상 표지목
천황산을 왼쪽으로 내려서서 평탄하게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한동안 북으로 향한다. 1시 51분, 370m봉에 오르고, 이어 길고 가파른 내리막길을 달려내려, 2시 3분, 아스팔트도로 삼거리인 추계치에 이른다. 건너편 시멘트 옹벽 위로 3단 절개지에 표지기들이 보이지만, 선답자들의 조언에 따라, 절개지 왼쪽의 시멘트도로를 유유히 따라 오른다.
370m봉
추계치
약 3분 후, 도로가 왼쪽으로 크게 굽어지는 곳에서 절개지를 타고 오르는 길과 만나고, 이어 정면으로 보이는 등산로를 따라 숲으로 들어선다.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르며 뒤돌아 천황산을 카메라에 담고, 왼쪽으로 추계리 마을을 굽어본다. 다시 한차례 급 오름을 올라, 봉우리에서니, 가야할 404m봉이 우뚝하고, 비탈길을 내려서면서 보는 조망이 아름답다.
도로 버리고 정면 숲으로
뒤돌아 본 천황산
비탈길을 내려서면서 본 조망
2시 33분, 커다란 바위들이 있는 404m봉에 오른다. 별다른 표지가 없다. 이어 병조참의(兵曹參議) 벼슬을 추서 받은 인동장공과 정부인 경산김씨의 합장묘를 지나, 급경사 내리막을 달려내려 안부에 내려서고, 다시 폐 묘가 있는 봉우리 하나를 넘는다. 오른쪽으로 송전탑이 보이고, 등산로는 울창한 진달래 능선으로 이어진다.
404m봉
안동장공의 합장묘
진달래 능선
3시 16분, 고도 약 480m봉에 오르고, 이어 묘3기가 있는 묘역에서 정면의 대곡산을 바라보고, 임도에 내려서서 직진한다.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한글로 묘비를 세운 경주최공의 쌍묘을 지나고, 이어 함안이씨의 외로운 묘를 거쳐, 3시 38분, 삼각점<충무 401 1986 재설>과 삼각점 안내판이 있는 대곡산 정상(542.9m)에 오른다. 대곡산은 낙남정맥의 최남단이다. 20도 방향으로 가야할 능선이 구불구불 이어진다.
대곡산
대곡산 정상
삼각점과 안내판
가야할 능선
대곡산애서 왼쪽으로 내려선다. 빽빽한 진달래 능선을 지나 가파른 내리막길을 달려 내리고, 목장 철책을 따라 걷다,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시멘트도로로 내려선다. 시멘트도로를 따라 잠시 왼쪽으로 진행하면 목장철문에 이르고, 목장 안으로 들어서서, 바로 오른쪽 임도를 따라 오르다, 잠시 후 오른쪽 숲으로 들어선다.
목장철책
목장철문
4시 8분 성주배공 묘를 지나고, 진달래능선을 거쳐 빽빽한 송림 사이를 걷는다. 4시 21분, 고도 약 480m정도의 봉우리에 올라, 가야할 542.9m을 올려보고, 멀리 무량산과 봉화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을 바라본다. 이어 억새가 무성한 안부를 지나 급한 오르막을 오르면, 표지기들이 반기는 542.9m봉이다.
542.9m봉
무량산(좌)와 마루금 능선
542.9m 정상
542.9m봉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고성읍의 택시기사에게 전화를 한다. 가능하면 화리치까지 올라오고, 길이 좋지 않으면, 무량사에서 기다려 달라고 부탁한다. 휴식 후 봉우리에서 오른쪽으로 내려서며, 석양 속에 아름다운 봉화산을 카메라에 담고, 5시 1분, 화리치에 내려선다.
봉화산 (우)
화리치
화리치는 여러 갈래의 임도가 분기하는 고개다. 오른쪽 무량사 쪽으로 구불구불 이어지는 길은 중간 중간 경사가 급한 곳은 시멘트포장이 돼있으나, 대부분은 돌이 많은 임도라 택시가 오르기는 무리겠다. 택시기사와 계속 연락을 취하며, 40분 정도 걸어내려, 5시 40분 경 무량사 입구에 도착한다.
이장인 모범택시 기사가 무척 친절하다. 고성읍에서 기사식당으로 안내하고, 모텔을 소개 한 후, 내일 아침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까지 알려준다. 택시요금을 물으니 10,000원이라고 한다. 대기한 것을 감안하여, 내일 택시비까지 30,000원을 지불하니, 무척 고마워한다.
(2008.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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