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소나무 숲길

 

지난번 2박3일 일정으로 낙남정맥 구간을 3일 동안 연속산행을 해 보니, 나이 탓인지, 피로가 회복되는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린다. 자칫하다가는 피로가 누적되어 오히려 건강에 해가 될 가능성이 크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여 이번에는 1박2일로 일정을 조정하여, 두 구간산행을 시도해 본다.

2008년 12월 2일(화).

심산(深山)과 서울 남부버스터미널에서 6시 30분 발 진주행 버스에 오른다. 버스가 출발하자, 준비해간 빵과 우유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달콤한 잠 속으로 빠져들어, 빼앗긴 새벽잠을 보충한다. 인삼랜드 휴게소에서 약 15분 동안 정차한 버스는 줄곧 남으로 달려, 10시 정각에 진주 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한다.

인삼랜드 휴게소에서 본 풍경-안개가 걷히면 날씨는 좋겠다.


매표소에서 원진교를 경유하는 10시 30분 발 버스표를 끊고, 인근 식당에서 곰탕으로 이른 점심식사를 한다. 11시 22분, 지난번 진주행 버스를 탔던, 원전 버스정류장에 도착하고, 이어 약 10분 동안 도로를 따라 걸어, 산행들머리인 오랑길 입구에 도착한다. 오늘 산행코스는『원전고개(1.5Km)-245.5m봉(2Km)-234.9m봉(2Km)-딱발고개(3Km)-선덜재(4Km)-덕천주유소』로 도상거리는 약 12.5Km 정도다.

원전 버스정류소

오랑길 입구의 송림 버스정류장


오늘구간은 고도 100m에서 200m대의 능선을 오르내리며 부드럽게 이어진다. 계절이 초겨울이라 그런지 호젓한 숲길에서 거미줄에 심하게 시달리지도 않고, 잡목넝쿨의 저항도 듣기보다는 거세지 않다. 약 절반에 이르는 딱밭고개까지는 길 찾기도 어렵지 않은 산책코스다. 하지만 딱밭고개를 지나, 두 곳의 사유지를 우회하느라, 마루금을 벗어나서부터는 길 찾기가 쉽지 않고, 나원공원묘지에서도 마루금이 심하게 훼손되어, 건너편 무명봉 가는 길을 찾는데 애를 먹는다.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1:32) 오랑길 입구/ 산행시작-(11:34) 마을진입-(11:38) 폐 축사-(11:41) 밤나무 숲 진입-(11:43) 시멘트도로-(11:46) 헬기장-(11:52) T자, 우-(11:57) 201m봉, 좌-(12:06) 하동정씨 가족묘-(12:08) 임도-(12:09) 왼쪽 숲으로-(12:13) T자, 우-(12:14) 봉, 직진-(12:19) 봉, 좌-(12:21) 묘 2기/임도-(12:26) 53번 송전탑-(12:29) 능선 왼쪽 우회-(12:30)갈림길, 우-(12:44) 봉-(12:46) 곡부정씨 묘-(12:50) 성터 흔적-(12:54) 안부-(13:02) 봉, 좌-(13:14) 234.9m봉-(13:20) 223.2m봉-(13:23) 삼거리 안부, 직진-(13:40) 임도-(13:46) 갈림길, 좌-(13:53) 갈림길, 좌-(13:57) 왼쪽 숲으로-(14:03) 임도-(14:04) 따밭골재-(14:07~14:16) 마을길로 우회-(14:22) 파평윤씨묘-(14:25~15:28) 출입금지 팻말/등로 이탈/함안조씨 묘-(15:32) 시멘트도로-(15:33) 갈림길, 우-(15:41) 묘가 있는 봉-(15:49) 봉-(15:54) 봉-(15:59) 41번 송전탑-(16:04) 선들재-(16:09) 묘 2기-(16:10) 갈림길, 좌-(16:16) 40번 송전탑-(16:20)나원공동묘지-(16:27) 마리아상-(16:35) 축대아래 등산로-(16:41) 산길 진입-(16:49) 봉-(16:51) 봉-(17:12) 갈림길, 우-(17:20) 2번국도/진양호 케리비안 온천 입구』약 1시간 등로 이탈 포함, 총 5시간 48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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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정류장 왼쪽에 보이는 굴다리를 통해 경전선 선로를 건너고, 포장도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마을 시멘트도로로 들어선다. 이어 갈림길에서 오른쪽 오르막길을 올라, 폐 축사에 이르고, 축사 왼쪽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올라 묘 1기를 지난다. 11시 41분, 표지기들이 걸려있는 밤나무 숲으로 들어선다.

오른쪽 마을로 들어서고


11시 43분, 시멘트도로를 건너, 오르막 능선을 오르고, 3분 후, 헬기장을 지난다. 정면으로 나지막한 201m봉이 보인다. 억새가 하늘거리는 어린 소나무 숲 사이로 한동안 평탄하게 이어지던 등산로가 제법 가팔라지더니, 11시 52분, T자 능선에 이른다. 마루금은 오른쪽이다. 잠시 평탄하게 이어지던 등산로는 나지막한 능선을 왼쪽으로 우회하고, 11시 57분, 201m봉이라고 짐작되는 어린 소나무들이 빽빽한 봉우리에 이른다.

헬기장

201m봉


봉우리를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소나무 숲 산책길을 유장하게 걷는다. 12시 4분, 하동정씨 가족묘에서 잠시 가야할 봉우리를 바라보고, 다시 어린 소나무 숲을 지나 임도에 내려서서, 약 1분 정도 이를 따라 걷다, 왼쪽 숲으로 들어서서 오르막길을 오른다.

하동정씨 가족묘

임도


12시 13분, T자 능선에 올라,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작은 봉우리 두 개를 넘은 후, 봉분이 나지막한 묘가 있는 넓은 묘역에서 정남방향으로 첩첩히 이어지는 산줄기를 카메라에 담고, 완만한 내리막길을 달려 석곽 묘2기를 지난다. 이어 임도에 내려서서 건너편 임도로 들어선다. 그러다보니 삼각점이 있다는 245.5m봉은 언제 지났는지도 모르게 지나친 모양이다.

묘역에서 본 정남방향의 조망,

12시 26분, 53번 송전탑을 지나고, 이어 나지막한 능선을 왼쪽으로 우회한 후, 정면에 또 다른 송전탑이 보이는 갈림길에서, 표지기를 따라 오른쪽 능선으로 진행한다. 이어 봉우리 하나를 넘고, 죽은 나무들이 등산로 주변에 널려있는 험한 길을 지나.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12시 44분, 다시 봉우리 하나를 넘고 곡부정씨 묘를 지난다.

죽은 나무들이 널려있는 거친 길


12시 50분, 성터흔적을 지나고, 이장한 묘 자리가 있는 안부를 거쳐 봉우리 하나를 넘은 후, 1시 14분, 234.9m봉의 삼각점<곤양 25 2001 복구>을 확인하고 왼쪽으로 내려선다. 이어 공터 안부를 지나고, 6분 후 또 다른 삼각점<곤양 25 1991 재설>이 있는 223.2m봉에 올라, 북동쪽으로 급하게 떨어지는 내리막길을 달려 내린다.

성터흔적

234.9m봉 삼각점


1시 23분, 삼거리 안부에 내려서서 직진한다. 등산로는 가벼운 오르내림을 거쳐, 소나무 숲 산책길로 이어진다. 나뭇가지 사이로 두시 방향에 파란 물탱크와 지붕이 내려다보인다. 숲을 벗어나 임도로 내려서고, 조립식 건물을 지나, 갈림길에서 왼쪽 오르막길을 따라 오른다.

소나무 숲 산책길

임도 갈림길


평탄하게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걷다, 삼거리를 만나 직진한다. 오른쪽으로 조경수 묘목단지가 이어진다. 1시 53분,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고, 이어 만나는 갈림길에서는 오른쪽으로 접어들어 단풍나무 묘목단지를 지난다. 1시 57분, 임도를 버리고 왼쪽 숲으로 들어서서 감나무 밭을 지나고, 임도로 내려서서, 2시 4분, 18번 도로가 지나가는 딱밭골재에 이른다.

단풍나무 단지

감나무 밭

딱밭골재


고개마루턱에 조금 못 미치는 곳의 도로 건너편, 마을로 진입하는 시멘트도로에 이른다. 시멘트도로는 감나무 밭을 사이에 두고 다시 좌우로 갈라진다. 왼쪽은 외딴집으로 이어지는 길이고, 오른쪽은 마을로 들어서는 도로다. 마루금은 왼쪽 길로 이어지지만, 외딴집에 매어놓은 개가 사납게 짖어대며 주인에게 낮선 침입자의 접근을 알린다. 마루금이 지나는 이 땅의 주인은 길을 막아놓고 등산객들의 통행을 허용하지 않기로 유명한 분이라고 한다.

뒷산으로 마루금이 이어지는 외딴 집


땅주인이 사유지 침입을 금하면 아무리 마루금에 철저한 산꾼이라 해도 이를 무단히 침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여 대부분의 산꾼들은 오른쪽 길을 따라 마을로 들어선 후, 삼거리에서 왼쪽 마을길을 따라 능선으로 진입하는 방식을 취한다. 간간이 보이는 표지기들이 길을 안내한다. 소나무 두 그루가 서 있는 곳에서 왼쪽으로 굽어지는 길을 따라 조금 더 진행하다, 표지기의 안내로, 오른쪽 숲으로 들어선다.

능선으로 이어지는 마을길에 걸린 표지기

두 그루 소나무


등산로는 잠시 임도를 따르다 밤나무 숲을 지나, 무덤 앞에서 왼쪽으로 굽어지고, 이어 덤불지역으로 희미하게 이어지더니, 파평윤씨 묘 앞에서 슬그머니 사라지고 만다. 한동안 묘역 주위를 꼼꼼히 살펴보고 나서야 비로소 묘 오른쪽 잡목능선으로 이어지는 희미한 길을 찾아낸다.

밤나무 숲지나 왼쪽 숲으로


2시 25분, T자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등산로가 두 줄기 밧줄로 차단돼 있고 한쪽에 출입금지 팻말이 보인다. 직진해 내려서면 사유지이니 침범하지 말고, 좌우로 돌아가라는 내용이다. 마루금이 개인 땅을 지나는데, 땅 주인은 협박성, 부탁조의 경고문을 내 걸고, 사유지 통과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는 것이다. 왼쪽 우회로에 표지기가 보인다. 

차단된 마루금

출입금지 경고문


표지기를 따라 무성한 억새 사이로 희미하게 이어지는 길을 따라 걷는다. 나지막한 고개를 넘어 등산로는 가파른 내리막길로 이어진다. 나뭇가지 사이로 건너편에 시멘트도로와 외딴집이 보인다. 2시 35분, 임도에 내려선다. 왼쪽은 누군가가 나뭇가지로 막아 놓았고, 오른쪽 나뭇가지에 표지기들이 걸려 있다.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간간이 표지기들은 보이지만, 남쪽으로 평탄하게이어지던 이어지던 길이 오르막으로 변하자 느낌이 이상하다. 방향도 틀리고, 흐름도 다르지 않는가?

임도, 오른쪽의 표지기들


의심암귀(疑心暗鬼)라 했던가?  한번 이상하다고 생각하니 자꾸 이상하다. 내려오면서 보았던 외딴집도 자꾸 멀어지는 것 같다. 왔던 길을 되돌아, 막아 놓은 나뭇가지를 무시하고, 왼쪽 길로 내려선다. 희미하게 이어지던 길이 얼마 지나지 않아 흐지부지 없어지고 급경사 사면에는 발자국 흔적만 드문드문 보인다. 발자국 흔적을 따라 거친 사면을 내려선다. 아래에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린다. 알바가 틀림없다. 하지만 돌이킬 수도 없는 상황이라. 일단 시멘트도로까지 올라가 보기로 한다.

 

밭을 지나고, 거친 절개지를 기어올라, 시멘트도로에 올라선다. 마침 다리가 불편한 아주머니 한 분이 지나가다, 어쩌다 이곳으로 왔느냐고 묻는다. 외딴집에 사시는 아주머니라고 한다. 아주머니는 오른쪽 능선을 가리키며, 많은 등산객들은 저 능선을 지나는 것 같은데, 가끔 이쪽으로 내려오는 분들도 있다며, 앞에 보이는 송전탑이 있는 능선으로 올라, 오른쪽으로 진행하라고 길을 알려준다.

시멘트도로에서 본 오른쪽 마루금 능선

외딴집 아주머니

외딴집과 송전탑- 알고 보니 마루금은 외딴집을 지나지 않는다.

외딴집 앞에서 친절한 아주머니와 작별을 하고, 능선에 올라, 3시 11분, 45번 송전탑을 지나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희미한 산길이 정상 못 미친 곳에서 왼쪽으로 굽어져 내린다. 조금 따라 내리다 보니 방향이 틀린다. 되돌아와 길 없는 잡목을 헤치고. 3시 28분, 정상에 오른다. 함안조씨가 두 부인과 함께 영면하고 있는 묘 3기가 눈앞에 나타나고, 반갑게도 그 앞 나뭇가지에 표지기들이 팔랑대고 있다. 출입금지 경고판을 만난 후, 한 시간이 넘게 등로를 이탈한 후, 이제 겨우 다시 마루금으로 들어선 것이다.

함안조씨 묘와 표지기


울창한 소나무 숲을 지나고, 시멘트도로로 나와 잠시 도로를 따라 걷다, 삼거리에서 오른쪽 숲으로 들어선다. 등산로는 나지막한 봉우리들을 오르내리며 점차 고도를 낮춘다. 3시 59분, 41번 송전탑을 지나고, 이어 아름다운 산판길을 거쳐, 4시 3분, 1001번 시멘트도로가 지나가는 선들재에 내려선다. 곤양면 경계판이 보인다.

갈림길에서 오른쪽

 선들재


도로를 건너, 표지기를 따라 절개지를 오르고, 묘 2기를 지나, 갈림길에 이르러 왼쪽으로 진행한다. 4시 16분, 40번 송전탑을 지나고, 덤불지대를 거쳐, 오른쪽 공터에 내려서니, 왼쪽 억새 사이로 거대한 공동묘지가 보인다. 나원공동묘지다. 공원묘지 도로를 따라 걷는다. 마리아상을 지나고, 정면에 보이는 원형구조물에 이른다. 오른쪽으로 가야할 봉우리가 누워있다.

공원묘지로 들어서고

마리아 상

가야하는 방향의 원형 구조물

가야할 봉우리


오른쪽 무명봉으로 이어지는 길을 찾기가 쉽지 않다. 능선의 흐름을 따라 묘역의 가장 왼쪽으로 붙어, 희미한 족적을 따라가 보니, 절개지가 앞을 막는다. 할 수 없이 되돌아 내려와 묘역조성 작업을 하고 있는 인부에게 길을 묻는다. 인부는 축대 아래를 가리키며 그 아래에 등산로가 있다고 알려준다. 축대를 내려서니 과연 억새밭 사이로 등산로가 이어지고, 숲으로 들어서는 길목에서 표지기들이 반긴다.

오른쪽 무명봉 가는 길-두 번째 축대 아래로 등산로가 이어진다.

숲으로 들어서는 길목의 표지기들


벌써 어둑해지기 시작하는 송림 숲을 지나, 작은 봉우리 두 개를 넘고. 잡목 넝쿨지대를 지난다. 차 소리가 가깝게 들린다. 5시 12분, 안부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숲을 벗어나니, 저 아래에 2번 국도가 내려다보인다. 이어 수로를 따라내려 도로변에 내려서서 5시 20분, 건너편 주유소를 확인하고, 잠자리를 찾아 진양호 케리비안 온천으로 향한다.

2번국도, 진양호 캐리비안온천 입구


(2008. 12. 6.)

















at 03/18/2011 05:39 am comment

잘 보았습니다 감사히 담아갑니다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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