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성면과 임진강, 그리고 북녘 땅. 맑은 날에는 송악산까지 보인다고 한다.
경기 파주군 적성면과 양주군 남면, 연천군 전곡읍에 걸쳐 있는 감악산(657m)은 개성 송악산, 가평 화악산, 과천 관악산, 포천 운악산과 함께 경기 5악의 하나로 알려진 산이다. 바위 사이사이로 검은 빛과 푸른 빛이 쏟아져 나온다 해서 감악산이라 불렸다. 휴전선에 가까워 명성과는 달리 입산통제구역으로 묶여 있어 일반인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가 몇 년 전부터 통제가 완화되어 등산인들이 찾기 시작했다. 등산이 허용된 코스는 범륜사와 신암리, 원당리 방향의 등산로이다
법륜사 대웅전
감악산에서 볼 수 있는 유적으로는 등산로 초입의 '범륜사'와 정상부에 있는 파주군 향토유적 8호로 지정된 .비뜰대왕비', 장군봉 아래의 임꺽정굴이 있다. 비뜰대왕비는 글자를 판독하기 힘들어 '설인귀비' 설과 '진흥왕순수비'설이 함께 전해진다. 등산로를 따라 펼쳐지는 문화현장을 답사하고 정상부에서는 북녘 땅을 바라보는 데 산행의 묘미가 있다. (이상 관련자료 발췌)
2009년 8월 13일(목)
강동 산사랑산악회를 따라 감악산을 간다. 산악회에서는 8월 둘째 목요일의 정기산행에서는 3~4시간 정도 가볍게 산행을 하고, 하산하여 물 좋은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며 보양식으로 한여름 무더위 속에 지친 몸을 보하는 특별한 행사를 한다. 오늘은 파주 감악산을 산행하고, 계곡 놀이터 자리를 빌어, 바다장어를 구워 먹으며 물놀이를 즐긴다.
어찌 보면 산행은 구실이고 1년에 한 번 마음껏 먹고 마시며 회원들 간의 친목을 돈독히 하는 자리라 하겠다. 이런 자리에 비회원이 멋모르고 참여하여 새로운 분위기를 경험한다. 회장단에서 갹출한 돈으로 구입한 50인분의 장어, 그리고 회원들이 분담하여 마련한 술과 반찬 등으로 오늘 참여한 36명이, 정동철 총무의 표현대로, 배 터지게 포식하고 한껏 즐긴다.
산행경험이 풍부한 심평섭 대장이 택한 오늘의 산행코스는 『신암저수지-임꺽정봉-감악산-범륜사-매표소』로 산행거리 약 8Km에 산행소요시간은 널널하게 걸어도 3시간 30분 정도면 충분하겠다.
등산코스
둔촌역에서 8시에 출발한 버스는 의정부, 양주를 지나 371번 도로를 따라 북으로 달린다. 도로주변은 온통 군부대다. 장갑차도 보이고, 사역을 나가는 군인들의 모습도 눈에 띤다. 서울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이지만 서울과는 완연히 다르게 전쟁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버스는 9시 50분, 신암저수지 낚시터에 도착한다. 비가 온 뒤라 누렇게 불어난 저수지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는 강태공들의 모습이 한가롭다. 차에서 내린 대원들은 산행준비를 마치고 대장을 따라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후, 9시 55분, 시멘트도로를 따라 마을로 향한다. 왼쪽으로 수월당 입구가 보이고, 정면으로 임꺽정봉이 우람한데, 가야할 능선이 한 눈에 들어온다.
저수지 낚시터
임꺽정봉과 가야할 능선
“이고을” 돌표지가 있는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2분 쯤 오르면 신암리 감악산 굿당에 이른다. 울긋불긋한 굿당의 원색적인 색감이 감악산에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 해주는 것 같다. 10시 6분, 갈림길에서 시멘트도로를 버리고 왼쪽 돌 많은 임도로 들어서고, 5분쯤 더 걸으면, 왼쪽에 누운 폭포 안내판이 보인다. 하지만 계곡 쪽으로 잡목이 무성하여 폭포는 보지를 못하고 지난다.
이고을 돌표지
굿당
누은 폭포 안내판
10시 13분, 정상 1,7Km를 알리는 이정표를 만나고, 이어 여러 기의 묘를 지난다. 오르막이 가팔라지며 계단길이 이어진다. 이어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10시 25분, 정상 1.6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전망바위에 서지만 나무들에 가려 조망은 별로다. 오르막길이 힘들다보니 곳곳에 너른 쉼터를 마련해 놓았다. 10시 37분, 선두그룹이 쉬고 있는 첫 번째 쉼터에 오른다. 저수지에서 2Km 떨어진 지점이다.
이정표
묘를 지나고
계단길
쉼터에서 휴식
경사가 급한 바위지대를 통과한다. 통나무와 로프로 만든 가드레일을 설치해 놓았다. 커다란 바위가 앞을 막고 등산로는 이를 왼쪽으로 우회한다. 10시 50분, 얼굴바위 전망대에 선다. 안내판은 있는데, 정작 얼굴바위는 나무에 가려 전혀 볼 수가 없어 유감이다. 이정표는 임꺽정봉까지 400m가 남았다고 알려준다.
바위지대
얼굴바위 전망대/쉼터
안내판
돌 많은 사면길을 오른다. 11시, 장군봉과 정상 갈림길에서 직진하여 장군봉으로 향하고, 2분 후, T자 능선에 오른다. 왼쪽은 640m 암봉으로 가는 길이고 장군봉은 오른쪽이다. 정면 내리막길에 군사시설이 보인다. 잠시 조망을 보기 위해 왼쪽의 암봉 중턱에 올라, 왼쪽으로 장군봉과 장군봉으로 이어지는 암릉을 카메라에 담는다.
돌 많은 사면길
장군봉, 정상 갈림길의 이정표
장군봉 가는길
T자 능선에서 본 군사시설
장군봉
장군봉으로 이어지는 암릉
T자 능선으로 되돌아와 장군봉으로 향한다. 11시 6분, 부덕골재 사거리안부에 내려서고, 이어 나무계단을 이용하여 장군봉으로 이어지는 암벽을 오르다. 조망이 트인 층계참에서 부근의 조망을 카메라에 담는다. 계단이 끝나고 암릉길이 이어지며 시야가 한층 넓어진다. 11시 14분, 감악산 등산안내도가 있는 장군봉에 올라, 임꺽정봉을 바라본다.
부덕골 안부
계단길
640m 암봉
적성면과 임진강
장군봉 능선에서 본 원당저수지
등산안내도
장군봉 정상
암릉을 타고 임꺽정봉으로 향한다. 신암저수지, 지나온 능선, 그리고 640m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11시 24분, 임꺽정봉 직전 안부에 내려서고, 1분 후, 삼각점<문선22 1982재설), 정상석, 등산안내도 등이 있는 정상에 올라, 640m봉으로 이어지는 암릉길과 파주시를 굽어본다.
임꺽정봉 가는 길
신암저수지, 지나온 능선, 640m봉
직전 안부
정상석
신암저수지 쪽에서 올라 오는 암릉길
묏돼지봉(640m)
임꺽정굴을 보러 내려선다. 안내판은 있는데 굴은 보이지 않고 깎아지른 절벽만 내려다보인다. 안부로 되돌아와 계단길을 내려서서 감악산 정상으로 향한다. 11시 40분, 이정표가 있는 어름골재에 내려서고, 고릴라바위를 지나, 전망바위에서 임꺽정봉을 바라본 후, 11시 46분, 감악산 정상에 오른다.
임꺽정굴 안내판
절벽
감악산 정상
통신탑이 높다랗게 서 있는 너른 정상에는 등산 안내도, 이정표, 정상석, 비뜰대왕비 등이 보이고, 철책 너머 군부대 초소에서 장병 두 사람이 근무를 하고 있다. 심평섭 대장은 약 100m 떨어진 팔각정에 가서 주위의 조망을 즐기며, 가져온 음식들을 모두 처분한 후 하산하자고 한다. 대원들이 팔각정에 가져 온 음식을 풀어 놓는다. 맥주, 막걸리, 족발, 장떡, 과일 등...먹거리가 푸짐하다.
정상석
비뜰대왕비
팔각정
까치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약 20분 동안 간식과 정상주를 즐긴 일행은 다시 정상을 거쳐, 어름골재에서 오른쪽 안골로 내려선다. 돌 많은 계곡길이 이어진다. 비가 많이 와서 돌 많은 등산로에 물이 줄줄 흐른다. 점차 고도가 낮아지며 왼쪽에서 계곡물 소리가 시원하게 들린다. 폭염주의보가 내린 날씨지만, 계곡에서는 크게 더위가 느껴지지 않는다. 더위를 피해 계곡을 올라오는 노인 분들이 자주 눈에 뜨인다.
계곡 하산길
12시 50분, 만남의 숲, 너른 쉼터에 내려선다. 대원들이 모두 모여 마지막 휴식을 즐기고 있다. 벤치, 누울 수 있는 의자, 이정표, 표지판, 돌탑 등 다양한 것들이 눈에 뜨인다. 계곡 옆 의자에 잠시 누워본다. 나뭇가지 사이로 하늘이 파랗고, 옆에서 들리는 계곡물 소리가 청아하다. 하지만 옷이 땀에 젖어, 의자와 닿는 등 쪽의 느낌이 좋지 않다. 일어나 계곡으로 내려가서, 세수를 하고 오니, 일행들이 보이질 않는다.
만남의 숲
잠시 누워봤던 의자
12시 59분, 묵은 밭을 지나고, 조금 더 내려서니, 까치봉 갈림길이다. 이정표에는 까치봉 1,4Km, 정상 1.7Km라고 적혀있다. 팔각정 정자에서 까치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바라보며, 능선으로 하산을 하고 싶었던 것을 떠올린다.
묵은 밭
까치봉 갈림길 이정표
1시 3분, 쉼터시설이 있는 숯 가마터를 지나고 다리를 건넌다. 1시 17분, 법륜사에 내려와 절 주위를 들러보고, 거북바위 휴게소를 지나, 버스가 기다리는 설마교 앞 도로에 이른다. 이윽고 버스는 뒤풀이 장소로 이동한다. 김원옥 회장을 비롯한 회원 여러분들이 산행을 포기하고 준비한 뒤풀이 자리다. 충혼탑이 가까운 냇가에서 4시간이 넘게 뒤풀이가 이어진다.
숯가마 터
법륜사 사적비
거북바위 휴게소
뒤풀이
충혼탑
비문
버스는 6시가 가까워져서야 겨우 서울로 출발한다. 귀로의 버스 속 노래방. 이건 아니다. ‘나 홀로 산행’이 그리워지는 날이다.
(2009. 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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