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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자봉에서 본 북한강 예봉산, 검단산

 

속리산 천황봉에서 백두대간을 벗어난 한남금북정맥은 칠장산(492m)에서 한남정맥과 금북정맥으로 나뉜다. 한남정맥은 김포 문수산(376m)까지 이어지는데, 용인 못미처 문수봉(403m)에 이르면 북동으로 가지 하나를 분가시킨다. 이 가지가 ‘앵자지맥’이다. 이 산줄기를 따라가면 문수봉, 해룡산, 국수봉, 정개산, 천덕봉, 앵자봉, 해협산, 정암산 등을 만날 수가 있다.

앵자지맥 지도

 

앵자봉에서 북동으로 가지를 친 능선이 있는데, 이 능선은 양자산(楊子山·709.2m)을 빗어놓고, 계속 북동으로 가다가 백병봉(423.6m)에 이르러 여맥들을 남한강으로 가라앉힌다. 앵자봉에서 서쪽으로 가지치는 능선은 608m봉에 이르면 두 갈래로 나뉘어 북서쪽으로 갈라진 능선에 관산(冠山·555m)을 치켜 올린 후 퇴촌을 지나 여맥들이 경안천으로 스며든다.

 

608m봉에서 계속 서진하는 능선은 뒷골산(488.7m)에서 또 두 갈래로 나뉘어 남쪽으로 방향을 튼 능선은 곤지암천에 다다라 여맥을 다하고, 계속 서진하는 능선은 무갑산(武甲山·578.1m)을 일으킨 다음 경안천에서 여맥을 다한다.

무갑산

 

아름다운 꾀꼬리가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의 산세를 가진 앵자봉(667m)은 천주교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산이다. 앵자봉에서 우리나라 최초로 천주교가 전파되기 시작되었고, 지금은 앵자봉 일원이 천주교 성역 순례길로 지정되어 있다. 옛날에는 각시봉으로 불리기도 했다. 이웃한 양자산을 신랑산으로 보고 두 산을 부부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부가 함께 오르면 부부금실이 좋아진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현재 각시봉은 앵자봉이 아닌 양자산 남동릉 상의 693m봉으로 옮겨가 붙어 있다. (이상 관련자료 발췌)

2009년 9월 2일(수)

처서(處暑)와 칠석(七夕)이 지나고 9월로 들어서니 무더위가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아침저녁으로 제법 서늘한 기운이 감돈다. 산행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지난 일요일, 대암산을 다녀온 후 이틀을 쉬고, 오늘은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에 소재한 앵자봉을 찾기로 한다. 마침 매제와 사촌동생이 동행하여 외롭지 않아 좋다.

 

9시가 조금 못되어 강변역 버스정류장에서 퇴촌 행 13-2번 버스를 탄다. 하지만 듣던 봐 와는 달리 이 버스는 천진암까지 들어가지 않고, 관음리가 종점이다. 기사양반 이야기로는 서울에서 천진암까지 가는 버스는 없다고 한다. 게다가 암사동, 명일동, 상일동, 하남 등을 두루 거치다보니, 종점인 관음리에 도착한 시각이 10시 20분이다. 서울에서 이곳까지 1시간 20분이나 걸렸으니 도중에 느낀 지루함은 말할 것도 없겠다.

13-2번 버스노선도

 

관음 3리 상설 농산물특판장의 아주머니들에게 천진암까지의 거리가 얼마나 되냐고 물으니, 시오리는 족히 된다며, 걷기는 무리이니 택시를 부르라고 권한다. 인근의 슈퍼 아저씨는 천진암 들어가는 버스는 11시 30분에 있다며 콜택시회사 번호를 알려준다. 전화를 하고 주위를 둘러본다. 공판장 옆에 '앵자봉(관산) 등산로 2.7Km'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콜택시회사에서 전화가 온다. 지금은 차가 없어 갈 수가 없다는 이야기이다. 할 수 없이 2.7Km 정도면 걸을 만하니, 관산부터 오르기로 하고, 10시 30분 도로를 따라 우산리로 향한다.

관음 3리 농산물 특판장

 표지판

 

양쪽으로 가로수가 무성한 정취 있는 도로를 걷는다. 차량통행도 많지 않은 한적한 도로를 걷는 기분이 나쁘지 않다. ‘주목마을입구’ 버스정류장을 지나다 보니, 광주에서 출발하는 31-5번, 38번 버스가 천진암까지 들어가는 것을 알 수 있겠다. 도로 오른쪽으로 맑은 계류가 흐르고 넓게 자리를 잡은 음식점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성지를 찾는 인구가 많아 장사가 되는 모양이다.

우산리 가는 길

 

10시 53분, '관산 4.2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도로를 버리고 오른쪽으로 들어서서 능선을 타라는 소리다. 관음 3리를 출발한지 23분, 아직 2.7Km를 왔을 시간도 아니고, 오른쪽으로 가깝게 보이는 나지막한 능선이 아무리 보아도 주능선과는 거리가 멀어, 좀 더 도로를 따라 걷기로 한다. 10시 57분, ‘관음 5교’를 건너고, 이어 수질오염 행위금지 알림판을 본다.

이정표

수질오염행위 금지 알림판

 

11시 6분, 다시 다리 하나를 건너자 왼쪽으로 우산 1리 돌 표지, 오른쪽으로는 커다란 등산안내도가 보인다. 지도는 북쪽이 위이기 때문에 등산안내도도 위쪽이 관음리, 아래쪽에 우산리를 표기하고 있으나 이제까지의 우리들이 진행해 온 방향과는 거꾸로 된 지도라 이해하는데 한참 시간이 걸린다. 지도에는 현 위치에서 오른쪽으로 들어서라는데, 별다른 표지도 없고, 등산로도 보이질 않는다.

우산 1리 돌 표지

앵자봉, 관산 등산안내도

 

개념도에 표시된 퇴촌 청소년야영장 입구까지는 더 올라가야 할 것 같아, 계속 도도를 따라 걷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마주 내려오는 등산객 5~6명을 만난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벌써 산행을 마친 것이냐고 묻자, 이제부터 관산엘 오르려고 등산로 입구로 가는 길이라는 대답이다. 반가워서 등산로 입구가 어디냐고 묻는다. 바로 아래 등산안내도가 있는 곳이라고 알려준다. 등산안내도가 있는 곳으로 되돌아와 안쪽으로 조금 들어서니, 비로소 등산로입구 안내판이 보인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우산 1리 주차장(3.2Km)-관산(3.0Km)-소리봉(0.9Km)-박석고개(0.8Km)-앵자봉(4.5Km)-천진암』으로 도상거리 12.4Km에, 순 산행시간 5시간, 중식 및 휴식 1시간 28분, 총 6시간 28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등산로 입구 안내

산행코스

 

어렵사리 산행들머리에 들어선 것이다. 잠시 산행준비를 한 후, 11시 15분, 통나무 계단을 오르며 산행을 시작한다. 잡목 사이로 좁은 등산로가 물 없는 계곡을 따라 가파르게 이어진다. 11시 27분, 고도 약 230m 정도의 T자 능선에 올라 왼쪽으로 오른다. 이정표는 관산까지 1시간 25분이 소요된다고 알려준다. 4분 후 다시 이정표가 있는 T자 능선에 올라 이번에는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산행들머리에서 0.5Km 떨어진 지점이다.

관산, 천자바위 갈림길 이정표

 

등산로는 너른 공터를 지나 오른쪽으로 가파르게 이어진다. 11시 40분, T자 능선에서 왼쪽으로 진행한다. 11시 54분, 운동시설, 벤치, 그리고 이정표가 있는 고도 약 360m정도의 봉우리에 올라 100도 방향으로 앵자봉 능선을 바라본다. 이정표는 관산까지의 거리가 2.2Km라고 알려준다. 봉우리를 왼쪽으로 내려선다.

100도 방향의 앵자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능선안부로 한차례 내려섰던 등산로가 가파른 오르막으로 이어진다. 야산 같은 산이라고 얕봤다가는 큰 코 다친다. 2시 8분, 이정표가 있는(관산 1.5Km) 고도 약 470m 정도의 봉우리에 오른다. 먼저 올라 편한 자세로 쉬고 있던 동생이 오이를 내민다. 오이를 씹으며 내리막길을 내린다. 오른쪽 나뭇가지 사이로 무갑산(578.1m)이 예쁜 모습을 보인다.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무갑산

 

12시 23분, 벤치와 이정표가 있는 사거리안부로 내려선다. 오른쪽은 무갑리 1.6Km, 왼쪽은 우산 1리 1,8km, 직진 관산 0.6Km의 지점이다. 이후 T자 능선을 두 차례 지나며 고도를 높이더니, 12시 46분, 정상석, 이정표, 등산안내도 등이 있는 관산 정상(555m)에 오른다. 우산 1리 주차장에서 도상거리 3,2Km, 고도차 약 450m의 관산 정상까지 오르는데 1시간 30분이 걸린 것이다. 나무에 가려 조망은 제로다.

사거리안부

관산 정상의 이정표

 

정상에서 점심상을 펼친다. 시원한 캔 맥주를 하나씩 마시고, 김밥과 떡으로 식사를 한 후 포도를 후식으로 하고, 꼬냑을 한잔씩 마시는데, 같이 출발했던 등산객들이 올라온다. 남자 셋, 여자 셋 모두 6명이다. 부부는 아니라고 한다. 그렇다고 떼거리 불륜도 아닐 터이고, 평일이니 직장동료들도 아닌 것이 분명한데... 아리송하다. 어우러져 술을 한잔씩 나누어 마시다보니 점심시간이 길어진다. 1시 49분, 우리 일행이 먼저 자리를 털고 일어서서, 이정표가 있는 사거리안부를 지난다. 오른쪽은 무갑리, 왼쪽은 강동수련원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사거리 안부의 이정표

 

2시 8분, 봉우리 하나를 넘고 평탄한 산책길을 기분 좋게 걷는다. 2시 13분, 이정표가 있는 봉우리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선다. 길가의 붉은 야생화가 눈길을 끈다. 여전히 등산로는 능선을 따라 가볍게 오르내린다. 2시 28분, 무갑산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고, 6분 후, 박석고개 0.9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기분 좋은 산책길

야생화

무갑산 갈림길

 

등산로가 벌목지대 오르막으로 이어진다. 왼쪽으로 시야가 트여, 멀리 정북방향으로 청계산, 30도 방향으로 유명산 등을 찾으며 잠시 산(山) 공부를 한다. 로프가 걸린 가파른 오르막을 올라, 2시 50분, 18번 송전탑을 지난다. 2시 59분, 삼각점이 있는 소리봉 정상(607m)에 오른다. 삼각점이 없다면 모르고 지나치기가 십상인 평범한 봉우리다. 봉우리를 내려서자 바로 이정표와 등산 안내도가 있는 삼거리다. 직진하면 천진암으로 내려서게 되고 앵자봉은 오른쪽이다.

정북방향의 조망

당겨 찍은 30도 방향의 조망

18번 송전탑

소리봉 삼각점

천진암 갈림길 삼거리

 

3시 6분, 19번 송전탑을 지나자 등산로는 너른 임도로 이어진다. 3시 13분, 갈림길에서 표지기를 따라 오른쪽 산길로 들어서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임도로 나온다. 3시 21분, 앵자봉 0.8Km를 알리는 이정표를 만나고, 3분 후, 23번 송전탑을 지나, 고도 530m정도의 봉우리에 오르니, 앞서 오른 두 사람이 편한 자세로 앉아 쉬고 있다.

이정표

휴식

 

동생에게서 오이 한 쪽을 받아 들고 안부로 내려선다. 이어 오르막길을 오르며 왼쪽으로 천진암 성지를 굽어본다. 3시 46분, 마지막 봉우리를 넘고, 직전 안부에 내려섰다, 4시 정각, 정상석, 이정표, 조망 안내판 등이 있는 앵자봉 정상에 오른다. 맑은 날씨에 사방이 트여 조망이 일품이다. 약 25분 정도 간식을 들며 조망을 즐긴다.

앵자봉 직전 봉을 오르며 굽어본 성지

앵자봉 정상

조망 안내판

만실리 방향

남한강과 여주 방향

220도 태화산 방향

양자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주읍산 방향

 

4시 25분, 양자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 하산을 시작한다. 가파른 내리막을 지나 이정표와 왼쪽 계곡길을 폐쇄했다는 현수막이 걸린 안부를 지난다. 부드러운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부담 없는 길, 빠르게 진행한다. 헬기장 두 곳을 지나고, 4시 41분,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 이른다. 오른쪽은 양자산으로 가는 길이다. 천진암을 향해 왼쪽으로 내려선다. 20도 방향으로 앵자지맥 끝자락이 내려다보인다.

안부

삼거리 이정표

20도 방향의 조망

 

멋진 능선 길을 빠르게 달린다. 등산로는 봉우리 하나를 오른쪽으로 우회하고, 가파른 사면길에 로프가 걸려있다. 5시 1분, ‘천진암 1시간’을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고만고만한 봉우리 두 개를 넘은 후, 5시 14분, ‘천진암 40분’을 알리는 이정표에서 왼쪽으로 굽어 내린다. 이어 로프가 걸린 가파른 내리막을 거쳐, 등산로는 철조망을 따라 이어지더니, 울창한 잣나무 숲을 통과한다.

멋진 능선길

우회길에 걸린 로프

이정표

잣나무 숲

 

5시 26분, 청송 심공 묘역에 이른다. 시야가 트이며 왼쪽으로 지나온 능선을 바라본다. 묘로 이어지는 넓은 길을 따라 산책하듯 여유 있게 걷는다. 등산로가 계곡을 따라 이어진다. 계곡에 엉킨 잡목 넝쿨이 정글을 연상케 한다. 울창한 낙엽송 조림지를 지나 잡목이 빽빽하게 들어찬 계곡 길을 걷는다. 여기저기 야생화들이 눈에 뜨인다.

묘역에서 본 지나온 능선

낙엽송 숲

잡목이 빽빽한 계곡길

 

계곡을 건너 임도로 들어서고. 커다란 탱크를 지나, 5시 43분, 천진성역에 들어선다. 이어 수돗가에서 세수를 하고 젖은 웃옷을 갈아입은 후, 6시 정각에 버스정류장에 도착하여 6시 10분, 버스를 기다린다. 6시 15분 경, 광주행 38번 버스가 도착한다. 기사양반에게 광주에서 서울 가는 직행 버스가 있느냐고 묻는다. 친절한 기사양반은 광주에 들어가기 전, 서울 가는 직행 좌석버스 타는 곳에서 내려주겠다고 대답한다.

천진성역 1

천진성역 2

천진성역 3

천진성역 4

우산리-광주 버스시간표

 

차창 밖으로 보이는 팔당호가 아름답다. 6시 45분, 광주IC 버스정류장에서 강변역 행 1113번 좌석버스를 탄다. 퇴근시간이라 빈자리가 없어 서서간다. 그래도 고속도로를 시원하게 달리니 답답하지 않아 좋다. 7시 10분경, 강동역에서 내려, 음식점들이 있는 골목으로 들어선다. ‘우리가든’, 전에 없던 집이 성업 중이다.

팔당호

광주IC 버스정류장

우리가든

 

국산 황정살 200g 1인분이 10,000원이다. 황정살 3인분, 맥주 1병, 소주 2병, 밥 2공기를 주문한다. 파절이를 비롯하여 밑반찬이 풍성하고, 된장찌개는 서비스다. 음식 맛도 괜찮고 붙임성이 있는 여 사장이 분위기를 돋운다. 41,000원에 3사람이, 1시간 30분 동안, 기분 좋게 포식한다.

 

(2009.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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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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