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 초입에서 본 자작나무

 

속삭이는 자작나무 숲 속의 자작나무

 

여인네 속살이 연상된다는 하얀 표피의 자작나무(白樺)는 이국적인 나무다. 추운지방에서나 자생하는 나무이기 때문에 영화나 사진에서나 볼 수 있을 뿐, 실물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드물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라라의 테마 곡 멜로디, 슬픔이 가득한 오마 샤리프의 커다란 눈망울, 그리고 환상적인 시베리아 자작나무 숲을 담은 영화, 덕터 지바고를 오랫동안 기억하고 있다.

 

백두산에도 자작나무가 자생하고 있지만, 시베리아 자작나무(학명 Betula platyphylla)와는 수종이 다른지(학명 Betula Ermanii Charm) 하늘로 쭉쭉 뻗지를 못하고, 옆으로 가지를 벌린 모양이 시베리아의 자작나무 숲과는 거리가 멀어, 영 느낌이 다르다.

   백두산 남파에서 본 자작나무

 

 안내판

 

지금은 우리나라에서도 이국적인 시베리아 자작나무 숲을 볼 수 있는 곳이 인제에 두 군데나 있다고 한다. 하나는 응봉산 자락의 수산리, 다른 하나는 원대리에 있는데, 두 곳 중, 수산리 쪽의 자작나무 숲 규모가 더 크지만, 교통이 편리한 원대리 쪽으로 탐방객들이 많이 몰린다고 한다.

 

인제 자작나무숲 구경을 가보아야 하겠다고 생각을 해온지는 오래지만 차일피일 미루던 참인데, 마침 싱글벙글 여행사에서 12일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으로 간다는 소리를 듣고 일찌감치 신청을 한다.

 

201612()

750, 지하철 3호선 신사역 5번 출구를 나와 근처에 대기하고 있는 여행사 버스에 오른다. 일찌감치 예약을 한 덕에 앞에서 네 번째 줄 좌석을 배정 받는다. 산악회 버스와는 달리 여행사 버스가 1시간 쯤 출발이 늦다보니 느긋해서 좋다.

 

8시 정각, 만석인 버스가 인제로 출발한다. 과연 인제 자작나무숲이 인기가 있는 모양이다. 게다가 덤으로 귀로에 수타사에 들러, 2시간 정도 수타사 생태 숲을 둘러보게 하겠다는 일정도 신청자들에게 좋은 느낌을 준 모양이다.

 

참여자들은 중년이 지난 나이든 분들이 대부분이다. 젊은 사람들은 없고, 나이 든 사람들로 가득한 버스 안은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의 밝은 분위기와는 달리 왠지 어둡고 차분한 느낌이다. 버스가 서울-춘천 간 고속도로를 달린다. 내 옆줄 건너편 창가에 앉은 꼬마 아가씨가 생글생글 웃으며 내 카메라를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

 

나도 웃으며 말을 건넨다. 몇 살? 했더니 11살이라고 한다. 그럼 3학년? 하고 물으니, 고개를 저으며 4학년이라고 대답한다. 생일이 빠른 모양이다. 밝고 귀여운 아가씨다. 준균이 생각이 나서, 휴대폰에 담긴 준균이 사진을 보여주며 내 손자인데 미국에서 살고 있다고 소개를 한다. 그러자 옆 자리의 할머니가 자기 손녀딸도 미국에서 태어나, 4살 끼지 살다 돌아왔다며, 미국의 손자가 몹시 보고 싶겠다며 안쓰러워한다.

 

내가 국민학교 4학년 때에 6.25가 터졌다. 이제 세월이 많이 흘러, 초등학교 4학년 손녀딸과 함께 여행길에 나선 할머니를 우연히 만나게 된 것이다. 친구들과 함께 떠난, 시끌벅적한 여행이 아닌, 손녀와 단둘이 하는 단촐한 여행이다. 흔치 않은 일이라, 참신하고 세련된 느낌으로 다가온다. 멋쟁이 할머니다.  버스 안이 다 환해지는 기분이다.

  할머니와 단둘이 여행길에 나선 정 수빈 양

 

버스가 화양강 휴게소에 도착하자, 여행 인솔자는 자작나무숲에는 식당이 없으니, 점심준비를 하지 않으신 분들은 이곳에서 물과 점심준비를 하라고 이른다. 화양강 휴게소에서 20분 간 정차했던 버스가 940분 경 다시 출발하고, 인솔자는 오늘의 답사코스에 대한 설명을 해준다.

 

1. 버스가 주차장에 도착하면 길 건너 자작나무숲 안내소를 지나, 위 임도를 따라 3.2Km를 걸어 오르면, 비로소 속삭이는 자작나무 숲에 이르게 된다.

 

2. 자작나무 숲에는 아래와 같이 3개의 탐방코스가 있다.

- 1코스(자작나무숲, 0.9Km) : 자작나무숲 탐방코스, (40~50분소요)

- 2코스(치유코스. 1.5Km) : 혼요림과 천연림 탐방코스, (1시간 30분소요)

- 3코스(탐험코스, 3.8Km) ; 숲속계곡과 임도 탐방코스,(1시간40분소요)

 

3. 참여자들은 자유롭게 1~3코스까지 돌아보고 130분 버스출발 시간 전까지 주차장으로 회귀한다. 다만 3코스는 거리도 있고, 계곡길이라 미끄러울 터이니 노약자들은 자작나무가 있는 곳까지 내려섰다, 되돌아와 위 임도로 하산하도록 한다.

 

버스는 1010, 주차장에 도착하고 버스에서 내린 참여자들은 길을 건너고, 안내소를 지나, 임도를 따라 걷는다.

  도로를 건너고

 

 안내소를 지난다.

 

 안내소 옆에 세워진 안내판

 

 임도 초입-잔설과 자작나무

 

 당겨 찍은 자작나무

 

 뒤돌아 본 주차장과 임도

 

안내소를 지나 5분 쯤 임도를 걸어 오르자, 임도가 아래, 위로 갈린다. 아래 임도는 3코스와 연결된 원대임도이고, 위 임도는 자작나무 숲으로 이어지는 원정임도다. 위 임도를 따라 오른다. 눈 덮인 시멘트도로는 흙을 덮어 미끄럽지 않게 해놓았다.

   임도 갈림길

 

 위 임도로 오른다.

 

 임도를 걸으며 본 아름다운 자작나무

 

산허리를 잘라서 만든 임도 좌우의 산 사면에는 자작나무, 소나무, 그리고 잡목 등이 뒤섞여 자라고 있다. 아한대지역 추운 곳에서 자란다는 자작나무를 어떻게 인제에서 볼 수 있게 된 것인가? 인제의 기후조건에서 자작나무의 자생은 불가능하지만, 조림에 의한 자작나무숲 조성은 가능하기 때문이다.

   자작나무, 소나무 등의 공존

 

 길가에 노송도 보이고,

 

 고개마루턱 벤치

 

 내리막 임도 변 풍광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원래는 소나무 숲이었다. 인제국유림관리소가 산불 확산을 막기 위해 1974년부터 1995년까지, 41만평에 소나무를 일부 벌목하고, 자작나무 690,000그루를 심어 자작나무숲을 조성한 것이다. (이상 관련자료 발췌)

   자작나무숲 2코스에서 만난 혼효림 시범사업 시험 사업지안내판

 

118, 자작나무숲에 도착한다. ‘속삭이는 자작나무()’ 나무표지, 12일 촬영지 안내, 그리고 코스 안내도등이 보이는 입구에는 기념사진을 찍는 탐방객들로 혼잡을 이룬다.

   속삭이는 자작나무()

 

 안내판과 탐방객들

 

20여년 자란 자작나무들이 이국적 정취가 물씬 풍기는 환상적인 숲을 이루자, 2012,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이라는 정감 있는 이름으로 일반에게 개방되고, 이후 201355,000, 2014101,509명의 탐방객들이 몰려든다. 이처럼 뜨거운 반응에 호응하여,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방송공사는 2015년에 인제 자작나무숲을 '한국 관광 100' 으로 선정하기에 이른다, (이상 관련자료 발췌)

   줄지어 숲으로 들어서는 인파

 

 환상적인 숲의 정취를 즐기는 탐방객들

 

 자작나무-학명이 시베리아 자작나무와 같다.

 

 숲과 탐방객 1

 

 숲과 탐방객 2

 

 움집

 

 자작나무 숲속교실

 

 하늘 향해 발 돋음 하는 나무

 

 앞에는 자작 뒤에는 소나무

 

 숲길

 

 사슴이 마시는 물

 

1코스, 2코스를 대강 둘러보고 3코스로 향한다. 자작나무를 나무의 여왕이라하고, 자작나무 숲을 숲의 백미라고 한다더니, 과연 빈말이 아니다. 실로 환상적인 풍광이다.

   이정표

 

 숲 뒤로 보이는 탐방로

 

 탐방로

 

 사진작가?

 

 2코스 입구

 

 전망대

 

 이정표

 

 3코스 1- 되돌아 오는 사람를

 

 3코스 2

 

참나무 목 자작나무 과에 속하는 자작나무는 여러모로 유용한 식물이다. 대개 20m 높이까지 쭉쭉 자라는 자작나무는 단단해서, 가구 만들기에 좋고, 하얗고 윤이 나는 껍질은 불이 잘 붙어 불쏘시개로 유용하게 쓰였다. 자작나무라는 이름도 자작자작소리를 내며 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또 종이처럼 얇게 벗겨지는 나무표피는 예로부터 종이 대용으로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적는데 썼다. 합천 해인사 팔만대장경의 일부도 자작나무라고 알려졌고 경주 천마총 말안장을 장식한 천마도의 재료도 자작나무 껍질이라고 한다.(관련자료 발췌)

  수피 벗김 피해 목

 

 자작나무숲 내 금지사항

 

 자작나무가 아파서 울고 있어요.

 

자작나무 숲을 벗어나 계곡 길을 걷는다. 대부분의 탐방객들은 자작나무숲이 끝나는 곳에서 되돌아섰기 때문에, 계곡 길에는 인적이 없다. 계곡 길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모습이다. 이처럼 평범한 숲을 환상적인 자작나무숲으로 만든 사람들의 예지와 노력이 놀랍다. 1215, 임도로 내려서서, 인적이 드믄 호젓한 길을 산책하듯 유장하게 걸으며 주위를 둘러보다.

   계곡 길 1

 

 계곡 길 2

 

 계곡 길 3

 

 호젓한 임도- 정면 능선 위에 줄지어선 나무들이 아름답다

 

110분 경 버스에 도착하고, 140분 경, 참여자들이 모두 도착하자, 버스는 수타사로 출발한다.

 

 

(2016.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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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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