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크릭하면 커짐
성치산 지나, 전망바위에서 본 서남방향의 조망- 용담면, 용덕호가 내려다보이고 남쪽으로 멀리 마이산이 쫑긋한데, 왼쪽의 형제봉이 다정하다.
은옥폭포(제 9폭) 구름위로 물방울이 옥처럼 구른다고 해서 운옥(雲玉)폭포다
성치산은 충남 금산군과 전북 진안군의 경계를 이루는 높지 않은 산이다. 하지만 정상과 능선에서 보는 조망이 빼어나다. 동쪽으로 적성산, 덕유산, 서쪽으로는 명덕봉 뒤로 금남정맥이 지나는 성재산, 장군봉, 왕사봉 등이, 남으로는 운장산, 구봉산, 북으로 진악산, 천둥산, 대둔산 등이 보인다.
성치산 지도(펌)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내륙의 오지여서 교통편이 불편했으므로 많은 이들이 찾아가기가 힘들어서 웬만한 등산인들 조차 알지 못하던 생경한 산이었다. 하지만 성치산 성봉에서 발원한 3Km에 달하는 무자치골의 12폭포가 유명세를 타면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산이다. (관련자료 발췌)
2015년 7월 16일(목)
‘좋은 사람들 산악회’를 따라 성치산을 간다. 이제 메로스는 거의 퇴치가 된 모양이다. 일주일 째 확정자도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고, 완치자만 늘었다는 보도다. 그래서인가? 오랜만에 36인승 산악회 버스에 빈자리가 하나도 없는 만석이다.
7시 20분, 서초구청 앞에서 출발한 버스는 마지막 경유지 죽전에서 대원들을 태운 후, 8시 25분, 천안휴게소에 도착하고, 가리봉 등반대장은 아침식사를 하고 50분까지 승차하라고 당부한다. 다른 일반 산악회들이 식사하라고 주는 시간 15분~20분에 비해 여유가 있어 좋다. 이정도 시간이면 구지 새벽같이 일어나 아침밥을 먹고 나올 필요가 없겠다.
9시 50분, 천안휴게소를 출발한 버스는 725번 국지도로 들어선 후, 10시 9분, 산행들머리, 용덕고개에 도착하고, 등반대장은 4시까지 모티마을로 하산하라고 당부한다. 버스에서 내려, 주위 사진을 찍고, 9시 12분 경, 등나무 쉼터 뒤쪽의 등산로로 진입하여 산행을 시작한다.
‘인삼의 고장 금산’ 돌표지
성치산, 성봉 등산 안내
GPS에 의한 도상거리와 고도 – 도상거리는 10.8Km
등산로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무성하게 자란 풀을 헤치며 가파른 오르막을 천천히 걸어 오른다. 이어 등산로는 왼쪽으로 굽어지며 초지를 벗어나 숲속으로 이어지고, 왼쪽에 무덤 2기가 보인다. 10시 22분, 119 표지목, 3-01을 지나, 숲속 산책로를 걷는다.
웃자란 풀을 헤치고
일주일 후인 7월23일이 중복이다. 하지만 일본으로 접근 중이라는 태풍, ‘낭카’의 영향으로 바람도 있고, 습도도 높지 않아, 삼복 무더위 속의 산행이 아니라서 다행이다. 게다가 동남쪽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부드러운 업 다운을 반복하며 서서히 고도를 높이는 까닭에 힘든 줄도 모르겠다. 오른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명덕봉 산줄기가 가깝게 보인다.
등산로 변의 고목
10시 41분, 119 표지목 3-03을 지나, 나지막한 둔덕을 오른쪽으로 우회하자, 철조망이 등산로를 따라 이어진다. 10시 57분, 아무표지도 없는 515m봉을 지나고, 내리막길에서 왼쪽으로 시야가 트여, 가야할 성봉과 신동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515m봉
11시 06분, 119 표지목 03-7을 지나자, 등산로가 점차 좁아져, 좌우로 아찔한 급사면이 이어지고. 바위들이 많아진다. 11시 08분 바위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가 있는 봉우리에 올라, 서쪽으로 우뚝한 명덕봉을 카메라에 담고, 북서쪽의 무릉리를 굽어본다.
등산로가 좁아지고
바위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
명덕봉(846m)
서북쪽 조망
소나무들이 등산로를 막고 서 있는 곳을 지나. 11시 11분, 바위 위에 서서 앞에 우뚝 솟은 성치산와 왼쪽의 가야할 능선을 카메라에 담고, 바위를 오른쪽으로 우회한 후,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른다.
소나무들이 길을 막고
바위에 서서 성치산을 보고
가야할 능선
바위능선이 이어지고 등산로는 능선을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11시 19분,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 이른다. 직진 길과 왼쪽 길 양쪽에 표지기들이 잔뜩 걸려있고 이정표는 왼쪽 길을 가리키며 성봉 5.0Km라고 알려준다. 왼쪽에서 들리는 사람들 소리에 끌려 왼쪽 봉우리로 올라선다. 119 표지목 3-10이 있는 이곳에 등반대장과 대원들이 모여 왁자지껄 쉬고 있다.
갈림길
성치봉 다녀오려고 벗어 놓은 배낭
배낭을 벗어 놓고, 성치산으로 향한다. 능선 안부로 내려서니 오른쪽에 길이 보인다. 조금 전에 지났던 갈림길의 직진 길이다. 안부에서 직진하여 , 11시 25분, 너른 헬기장이 있는 성치산 정상(670.4m)에 오른다. 정상석을 카메라에 담고, 잠시 주위를 둘러본다. 나무들에 가려 조망은 별로다. 서쪽의 명덕봉 능선만 당겨 찍고 발걸음을 돌린다.
정상
정상석
11시 30분, 배낭을 둘러메고 성봉을 향해 암릉길로 들어서서, 전망바위에 올라, 주위의 멋진 풍광을 즐긴다. 우선 남서쪽으로 운봉리가 내려다보이고, 매봉 뒤로 운장산이 우뚝한 모습을 보인다, 남쪽으로는 용담호 너머 멀리 마이산의 두 귀가 빼 꼼이 보이는가하면, 왼쪽에는 형제봉이 다정하다. 실로 멋진 풍광이다.
운봉리와 매봉 뒤로 보이는 운장산
용담호, 멀리 마이산, 그리고 왼쪽의 형제봉
전망바위를 뒤로하고 가파른 내리막길을 조심조심 내려선다. 다시 시야가 트이며 남동쪽으로 장쾌한 조망이 펼쳐진다. 산 넘어 산, 첩첩 산인데 멀리 보이는 거대한 산줄기는 정녕 덕유산 줄기이겠다.
남동쪽 조망
로프가 걸린 급경사 암릉을 내려서고, 이어 커다란 암봉을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다시 시야가 트이며 북서쪽으로 멀리 대둔산이 모습을 보이고, 동쪽으로는 가야할 성봉과 신동봉이 가깝다.
암릉
암봉 우회
서북쪽 조망
가깝게 보이는 성봉과 신동봉
다시 로프가 걸린 가파른 암릉을 내려서고, 11시 50분, 119 구조목 3-12에 이르자 암름은 끝나고 부드러운 능선길이 이어진다. 12시 12분, 공터삼거리에 도착한다. 산행을 시작해서 딱 2시간이 지난 시각이다. 성봉은 119 구조목 3-17이 있는 왼쪽이다. 12시 14분, 용덕재 11.0Km/성치산 상봉 2.0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뒤돌아본 공터 삼거리
이정표
부드럽게 이어지는 인적이 없는 등산로를 따라 산책하듯 유장하게 걷는다. 이곳저곳 사진을 찍으며 걷다보니 항상 혼자다. 아무생각 없이 서둘지도, 쉬지도 않고 꾸준히 걷는다. 독일어로 “오네 하스트(Ohne Hast), 오네 라스트(Ohne Rast)” 라는 말이 있다. 내가 좋아하는 말이다. “서둘지 말고, 쉬지 말라”라는 의미다.
산책길
사유지 출입금지를 알리는 현수막을 여러 차례 만난다. 등산객들 때문에 약초를 재배하는 사유지의 피해가 심한 모양이다. 12시 43분, 성치산 상봉 0.5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7분 후, 많은 등산객들이 모여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 너른 성봉 정상(648m)에 오르지만, 나무에 가려 기대했던 조망은 별로다. 이정표를 보면 성봉에서 바로 북쪽 계곡으로 내려서서, 구석리로 하산하는 길이 있는 모양이지만, 안내문과 정상석을 카메라에 담고 신동봉을 향해 동쪽 가파른 길로 내려선다.
출입금지 현수막
정상
안내문
정상석
이정표
12시 53분, 이정표가 있는 구석리, 신동봉 갈림길을 지나고, 등산로가 완만한 내리막으로 이어지자, 행동식으로, 점심식사를 하면서 발걸음을 옮긴다. 혼자 산행을 하면서, 가장 외롭게 느껴지는 때가, 혼자서 점심식사를 할 때이다. 기분이 그러니 점심 맛이 있을 리가 없다. 그래서 찹쌀로 만든 떡 12조각을 행동식으로 주머니에 놓고 다니다, 지금처럼 평탄한 길을 유장하게 걸으며 먹는다.
이정표
이렇게 행동식을 먹으며 이동을 하는데 길섶에 자리를 마련하고 식사를 하던 일행이 식사를 하고 가라고 부른다.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손을 흔들며 지나친다. 하지만 아주머니가 술 한 잔하고 가시라고 재차 부른다. 술을 좋아해, 술의 유혹은 뿌리치지를 못한다.
점심 초대
대전서 오신 분들이라고 한다. 막걸리 병을 땄는데, 술 먹는 사람이 한 사람 밖에 없어 처치가 곤란하던 차에, 운 좋게 지나가다 환대를 받게 된 것이다. 시원한 막걸리 두 컵을 연달아 받아 마시자, 아주머니들이 안주를 주면서, 밥도 많으니 식사도 하라고 권한다. 주머니에서 술과 떡을 꺼내 보여주면서
이것이 내 점심이라고 사양을 하자, 아주머니가 못내 아쉽다는 표정으로 상추쌈 하나를 크게 싸서 건네준다. 무척 개방적이고 성격이 밝은 분들이다. 상추쌈을 맛있게 먹고 먼저 자리를 뜬다.
1시 23분, 590m봉에 오르고, 송림사이로 부드럽게 이어져 내리는 등산로를 따라 내리며, 오른쪽 나뭇가지 사이로 신동저수지를 굽어본다. 이어 신동리 갈림길을 지나자. 신동리와 저수지가 더 가깝고, 신동봉(605m), 우람한 암봉이 모습을 드러낸다.
590m봉
신동봉
가파른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1시 40분, 능선안부에 내려섰다, 오르막길을 오르다, 시야가 트이는 곳에서 성치산과 성봉으로 이어지는 지나온 능선과 성봉을 카메라에 담고, 1시 45분, 이정표가 있는 신동봉에 오른다.
성치산(가운데 산줄기 중앙)과 성봉(좌)
신동봉
정상에서 잠시 주위를 둘러 본 후, 1시 48분, 표지기들이 가득 걸려있는 12폭포 방향으로 가파른 내리막길을 내려선다. 긴 내리막이다. 쉬지 않고 20분을 넘게 달려 내려, 2시 11분, 무자치 계곡에 내려선다. 평범한 계곡이다. 비가 온지 얼마 되지 않았을 터인데도 수량도 많지가 않다.
12폭포 방향에 걸린 표지기들
무자치 계곡
계곡을 따라 걸어 내린다. 2시 11분, 구석리 3.3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이정표대로 라면, 한 시간 정도면 산행을 마칠 수 있어, 시간은 충분하다. 2시14분, 산학폭포 안내판을 만난다. 무자치골 12폭포라고 한다. 안내문을 보고, 폭포를 카메라에 담지만 적잖이 실망한다.
이정표
산학폭포 안내문
2시 24분, 등산로가 계곡을 건너는 지점에 이른다. 오른쪽에 많은 학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나도 계곡을 건너기 전, 조용한 상류 쪽에 자리를 잡고, 정강이 정도가 잠기는 물속에서 족욕(足浴)을 한다. 계곡물이라 시원하다. 등줄기의 땀이 식는 느낌이다. 10여분 정도 족욕을 즐기고 다시 계곡을 따라 내린다.
족욕을 한 곳
2시 47분, 구석리 2.8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자, 제 11폭포인 금룡폭포를 비롯하여 제10 폭포인 거북폭포 등이 잇달아 나타난다. 등산로에서 내려가는 길이 없는 곳의 폭포들은 그냥 지나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폭포들은 내려가 보고 사진을 찍는다. 강원도나 경기도의 깊은 계곡에 비해서는 빈약한 골짜기이지만, 제 고향의 산천을 사랑하는 주민들의 마음이 느껴지는 것 같다.
금룡폭포(제11폭) 안내문
금룔폭포
거북폭포(제10폭)
고래폭포(제7폭)
죽포동천폭포(제 5폭) 안내문
죽포동천폭포
삼단폭포
일주문폭포
3시 20분, 12폭포 민박집을 지난다. 등산로 오른쪽 공터에 핀 도라지꽃이 곱다. 3시 25분, 간이주점을 지나자, 저 앞에 관광버스들이 보인다. 이어 징검다리를 건너고, 12폭포 똘표지 등을 카메라에 담은 후, 3시 35분, 대기 중인 버스에 올라 배낭을 내려놓고, 그늘을 찾아, 가까운 느티나무 아래 쉼터에서 버스 출발시간을 기다린다.
도라지꽃
간이주점
징검다리
12폭포 돌표지 등
대원들이 모두 하산하자, 4시 정각, 버스는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15. 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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