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학년 장세영군의 시, 최우수 당선작 -광교산(크릭하면 사진 커짐)
호사가(好事家)들은 청계산-광교산 종주코스 25Km를 한양 남 알프스라 부른다. 남 알프스가 있으면 북 알프스도 있어야하지 않겠는가? 불수사도북(불암산, 수락산, 사패산, 북한산) 45Km가 이른바 한양 북 알프스다.
청계산-광교산 종주코스는 한남정맥 할 때, 그리고 관악지맥을 뛸 때 부분적으로 답사한 적이 있고, 비록 실패는 했지만 종주를 한 차례 시도한 바도 있어 등산로가 신작로처럼 뚫려있고, 곳곳의 이정표들이 상세하게 길안내를 함으로, 지도도 준비하지 않고 맨손으로 덤볐다, 큰 낭패를 보고나니, 스스로가 한심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2015년 6월 1일(월)
마음은 급하지만 그래도 주말은 피하고, 월요일에 다시 광교산-청계산 종주에 재도전 한다. 지난 주 금요일과 같은 시간에 같은 교통편을 이용하여 광교산 입구에 도착했으나, 오늘은 서둘지 않고 차분히 움직여, 9시가 다 되어 산행을 시작한다.
광교산 입구
11시 광교산(582m)에 도착한다. 광교산 정상석 앞에 가설물을 설치하느라 기계소리가 요란하고, 인부들이 바삐 움직인다. 아마도 여러 사람들이 앉아서 쉴 수 있는 무대같이 넓은 쉼터를 만드는 모양이다.
지난번 하산할 때 광교산 쪽에서 계속 헬리콥터소리가 그치지 않더니, 이 공사를 위한 자재반입을 하느라 바빴던 모양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는데, 꼭 필요한 시설인지 모르겠다. 어쨌든 작업방해가 될까 서둘러 사진 한 장 찍고 물러선다.
시루봉(광교산) 갈림길
광교산
11시 3분, 주능선으로 진입하고, 이어 노루목 대피소와 노루목을 차례로 지나 완만한 오르막길을 오르다, 뒤돌아 나뭇가지 사이로 광교산을 바라본 후, 11시 18분, 지난 주 알바 후, 2시간 가까이 헤매다, 본 능선으로 진입했던 곳을 만난다. 18분이면 올 수 있는 가까운 곳을 그처럼 고생하고 헤맸으니 기가 찰 노릇이다.
이정표,
노루목 대피소
노루목
뒤돌아 본 광교산
지난 주 본 능선으로 들어섰던 곳
11시 20분, 시루봉에서 1.1Km 떨어진 억새밭을 지나, 지난 주 점심을 먹었던 나지막한 둔덕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어 오솔길, 목책 길을 지나, 11시 32분, 이정표가 있는 통신대 앞에 이르러, 오른쪽 백운산 방향으로 진행한다. 통신대 철책을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좁은 등산로를 지나고, 이어 가파른 나무계단을 타고 올라, 11시 40분, 팔각정, 안내도, 정상석 등이 있는 백운산 정상(567m)에 오른다.
억새밭 이정표
점심식사를 했던 곳
통신대 철책 앞
이정표
정상석과 전망대
삼각점
등산 안내도
백운산 전망대에 선다. 의왕시에서 세운 안내판을 보니 ‘의왕대간’이라는 생소한 명칭이 눈에 뜨인다. 지지대고개-광교헬기장-백운산-바라산-국사봉-이수봉-응봉(매봉)에 이르는 20Km 구간을 이른다고 한다. 한남정맥, 관악지맥 일부가 포함된 새로운 종주코스의 탄생이다. 잠시 전망대에서 의왕시 방향을 굽어본 후, 그늘에 자리를 잡고 앉아 점심식사를 한다.
전망대 안내판
의왕시와 관악산, 삼성산, 수리산
의왕대간 코스 및 고도표(펌)-크릭하면 사진 커짐
12시, 식사를 마치고, 고분재를 향해 긴 계단을 내려선다. 광교산 입구에서 백운산까지는 몇 개의 봉우리들을 지나며 다소간의 업 다운은 있었지만 줄곧 오르막의 연속이라면, 백운산에서 하오고개까지는 계속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잘 정비된 등산로가 아름답게 이어지지만 백운산을 지나자 인적이 뚝 끊긴다.
고분재 가는 길 1
고분재 가는 길 2
고분재 가는 길 3
12시 21분, 이정표를 만난다. 백운산에서 1Km 떨어진 지점이라고 알려주는 백운산 등산로 안내판을 지나, 다시 계단을 내려서며, 나뭇가지 사이로 바라산을 카메라에 담는다.
백운산 등산로 안내
바라산
구불구불 이어지는 긴 계단을 내려서고, 아름다운 오솔길을 지나, 12시 32분, 백운산 정상에서 1.56Km 떨어진 고분재로 내려선다. 2008년 1차 종주 시도 때 백운호수 쪽으로 탈출 했던 곳이다. 이곳에서 쉬고 있는 등산객들을 만난다. 속말 백운호수 쪽에서 올라온 등산객들이다. 반갑게 인사를 하고 지나친다.
오솔길
고분재
이정표
완만한 오르막길이 부드럽게 바리산으로 이어진다. 뒤를 돌아보니 지나온 백운산이 제법 멀리 보인다. 12시 50분 바라산 전망대에서 의왕시를 굽어보고, 이어 널마루 쉼터가 마련된 바라산 정상(428m)에 오른다. 안내판과 이정표가 보인다.
바라산 가는 길 1
바라산 가는 길 2
뒤돌아본 백운산
바라산 전망대
백운호수와 의왕시
바라산의 유래
백운산 등산로
정상에서 잠시 주위를 둘러 본 후 바라재로 내려서고. 12시 57분, 365 희망계단에 이른다. 광교산의 380계단과 비교가 되는 바라산 365계단이다. 구불구불 이어져 내리는 계단의 층계참에 24절기를 설명하는 안내판이 보인다. 이 계단이 놓이기 전에 청계산 쪽에서 출발하여, 바라산에 오른 분들은, 그 가파르고 험한 오르막을 오르느라 애를 먹었던 기억이 새롭겠다.
바라 365 희망계단 안내
대설
365 희망계단
1시 3분, 365 희망계단을 내려서서, 묘역을 지나고, 오른쪽으로 철조망이 이어지는 길을 따라내려, 1시 9분 바라재에 이른다. 직진하면 하오고개, 오른쪽은 석운동, 왼쪽은 백운호수 가는 길이다.
바라재
이정표
가파른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송전탑을 지나, 1시 22분, 이정표가 있는 백운호수 갈림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산책로 같이 평탄하게 이어지는 능선을 달려, 오래된 이정표, 우거진 숲을 지나고, 1시 43분, 우담산(425m)에 오른다. 이정표는 하오고개까지의 거리가 1.1Km라고 알려준다.
백운호수 갈림 능선
오래된 이정표
우담산 이정표
의왕대간 표지판
등산로는 왼쪽으로 굽어 하오고개로 내려선다. 아름다운 숲길이 이어진다. 갈림길에서 의왕대간 표지판이 방향을 알려준다. 이어 잠시 오르막을 올라, 이정표가 있는 T자 능선에 오른다. 하오고개는 오른쪽, 왼쪽은 하우현 성당 가는 길이다. 정면으로 시야가 트여 관악산 국사봉과 만경봉이 한눈에 들어오고,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가 내려다보인다. 오른쪽으로 KBS송신탑이 우뚝하다.
아름다운 숲길
아름다운 숲
의왕대간 표지판
T자 능선 이정표
청계산
서울외곽순환 고속도로
KBS 송신탑
2시 14분, KBS송신소에 이르러 왼쪽으로 내려선다. 이정표는 하오고개까지 600m라고 알려준다. 가파른 내리막길을 구르듯 달려내린다. 오른쪽으로 하오고개 육교가 미끈한 모습을 보인다. 2시 25분, 육교를 건넌다. 이 육교가 없었을 때는, 고속도로를 좌우로 크게 우회하여, 멀리 떨어진 굴다리를 통해 고속도로를 건넜었는데 이제는 이처럼 편하게 주위를 둘러보며 다리를 건넌다.
KBS 송신소
이정표
육교
육교를 건너고
뒤돌아본 육교
2시 28분, 육교를 건너 공동묘지로 향한다. 이정표가 국사봉, 이수봉까지의 거리를 알려준다. 가파른 계단 오르막을 힘겹게 오른다. 2시 54분, 능선 분기봉 쉼터에 올라 벤치에 앉아 맥주로 갈증을 해소하고, 간식으로 칼로리를 보충한다. 9시에 산행을 시작했으니 이제는 지칠 때도 됐는데, 하오고개에서 국사봉 오르는 길이 거칠고 가팔라 이곳에서 한숨을 돌린다. 이정표와 성남시 시계등산로 안내판이 보인다.
공동묘지에서 본 톨 게이트
이정표
능선 분기봉 쉼터
이정표 1
이정표 2
성남시 시계등산로 안내판
이정표는 국사봉까지 거리가 640m에 소요시간 20분이라고 알려준다. 이곳의 이정표는 도상거리가 아닌 실제거리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걸어온 기록을 보면 20분이면 대강 1Km를 걸었었는데, 남은 국사봉 오름길이 무척 빡센 모양이다. 3시 5분, 휴식을 끝내고 국사봉으로 향하고, 3시 9분, 이정표가 있는 안부로 내려섰다, 빡센 오르막을 오른다.
안부
국사봉 오름길,
3시 29분, 윤중로 갈림길을 지나고, 3시 31분, 이정표가 있는 국사봉 정상(540m)에 선다. 640m에 26분이 걸렸다. 많이 지친 모양이다. 힘들게 올라 왔지만 나무에 가려 조망은 별로다. 성남시 이정표, 의왕시 이정표 2개 가 보이는데, 이수봉까지의 거리 표기에 큰 차이가 있다. 의왕시 1,140m, 성남시 1.5m. 적당히 일을 하는 공무원들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윤중동 갈림길
국사봉 정상석
이정표 1
119 표지목
국사봉(540m)과 이수봉(545m)은 고도가 거의 같다. 한차례 내려섰다 올라서면 이수봉이다. 3시 54분, 이정표가 있는 청계사 갈림길을 지나, 오르막이 이어지고, 암릉을 지나면 능선 분기봉인 이수봉에 이른다. 오른쪽은 옛골, 왼쪽이 만경대 방향이다. 커다란 정상석과 이정표가 눈길을 끈다.
이수봉 정상석- 이수봉 유래를 함께 담아 유난히 크다
119표지목-국사봉 2Km(?) 반대쪽에서 보다 0.5Km가 늘었다.
벤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종주를 제대로 끝내려면 양재 화물트럭 터미널까지 가야하지만, 나는 윈터골 입구로 하산할 생각이다. 귀가를 위한 지하철 이용이 편하기 때문이다. 10여분 정도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출발한다. 4시 24분 헬기장을 지나고, 이어 이정표와 ‘조견선생과 만경대’ 안내판이 있는 갈림길에서 오른쪽 석기봉을 향해 계단을 내려선다.
밝기 갈림길 이정표
어려운 이정표
조견선생과 만경대(크릭하면 사진 커짐)
석기봉 가는 길
4시 29분, 태양발전기를 들고 있는 귀여운 인형이 지키는 석기봉 헬기장을 지나, 석기봉 아래에 선다. 길이 좌우로 갈리고 이정표가 길을 안내한다. 왼쪽이 만경대, 오른쪽은 혈읍재, 매봉 가는 길이다. 4시 44분, 왼쪽 길로 들어서서, 석기봉을 우회한다. 험한 암릉길이다.
석기봉 헬기장
이정표
석기봉 우회
4시 51분, 만경대 능선으로 들어서서 뒤돌아 석기봉을 카메라에 담는다. 만경대를 왼쪽으로 우화하는 우회로는 거칠고 험한데, 오른쪽에 쳐진 철조망이 을씨년스럽다. 서울시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역사적인 사건들이 있었던 이 구간의 등산로를 제대로 정비할 필요가 있겠다. (백두대간을 했다고 매스컴에 얼굴을 판 박원순은 혹시 이곳을 지나지 않았을까? 워낙 정치적인 사람이라, 청계산 정도는 쪽 팔린다고, 얼씬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뒤돌아 본 석기봉
오른쪽의 철조망
작은 암벽에 걸린 밧줄
5시 5분, 119 구조목이 있는 갈림길에서 잠시 망설인다. 구조목의 매봉 방향은 계속 만경대를 왼쪽으로 우회하라고 하는데, 우회 길과는 다르게 왼쪽으로 뻗은 능선으로 뚜렷한 등산로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잠시 멈춰 서서 나침반으로 방향을 확인한 후, 우회 길로 들어서니, 오른쪽으로 만경대 암봉으로 이어지는 암릉이 보인다. 청계산을 종주할 때 지났던 낮이 익은 길이다. 하지만 오늘은 암봉에 오를 생각이 없어, 직진하여 암릉길을 조심스럽게 트레버스한다.
3/4 만경대 구조목
만경대 암봉으로 오르는 길
5시 15분,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에서 매봉을 향해 통나무계단을 내려선다. 왼쪽의 이수봉 방향은 석기봉 아래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할 때 만나는 길이다. 이제부터는 자주 드나들어, 안방과 다름없는 곳이다. 5시 19분, 혈읍재 지나고, 이어 매봉(583m)을 거쳐, 5시 36분, 매 바위에서 시설이 있는 만경대를 카메라에 담는다.
만경대 우회 갈림길
뒤돌아 본 이정표
혈읍재
매봉
매바위
만경대
서울 강남지역의 뒷동산으로 항상 아줌마부대로 붐비는 청계산도 5시가 넘으니 인적이 끊긴다. 조용한 산길을 터덜터덜 내려선다. 5시 46분 헬기장을 지나, 옥녀봉 쪽으로 진행하다, 6시 3분, 갈림길에서 오른쪽 윈터골 입구로 내려서고, 6시 35분, 윈터골 입구에서 산행을 마친다.
헬기장
윈터골 입구로
윈터골 입구 이정표
오늘 걸은 구간은 약 20Km, 소요시간은 중간의 휴식시간 30분을 포함하여 9시간 30분이다. 종주의 의미보다 체력 테스트를 위한 산행이기 때문에 구지 양재까지 걷지를 않고 윈터골 입구로 하산했다.
장거리 산행을 하다보면, 5시간까지는 즐기면서 걸을 수 있지만, 7시간이 넘으면 지치기 시작한다. 그러니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을 걷는 것은 무리이겠다. 일본 중앙알프스는 10시간~15시간이 소요되는 구간이다. 가보고 싶은 생각은 굴뚝같지만 70대 중반의 늙은이가 당일치기로 해내기는 아무래도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고 보니, 유감이지만, 나도 이제 늙기는 늙은 모양이다.
3박 4일 일정으로 중앙 알프스만을 다녀오던가, 5박 6일 일정으로 중앙과 남알프스를 힘께 다녀오는 방법을 찾아야겠다. 생활 일본어 정도는 가능함으로, 나고야로 날아가서, 대중교통 편을 이용하거나, 차를 렌트하면, 자유롭게 여행을 할 수 있겠는데, 혼자서는 선뜻 나설 용기가 나질 않는다. 마음에 맞는 동반자가 있어 함께 갈 수 있으면 좋겠다.
(2015.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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