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설악 탐방지원센터 앞에서 오색 약수골 가는 길의 단풍

 

좋은 사람들 산악회에서 설악산을 간다면서 사전에 구체적인 행선지를 밝히지 않고, 당일 버스 안에서 지도를 배포하며 알리겠다고 한다. 아마도 설악산 어딘가 출입금지구역을 안내하는 모양이다. 호기심이 생기는데다, 마침 시기도 설악의 단풍이 절정을 이룰 때라, 겸사겸사 신청을 해본다.

 

20151020()

복정역 1번 출구에서 산악회버스에 탑승한다. 산돌이 등반대장이 반갑게 맞이한다. 버스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서울-춘천간 고속도로, 춘천-동홍천간 고속도로를 차례로 달리다, 동홍천IC에서 44번 국도로 내려서서, 840분 경, 화양강랜드에 도착한다. 복정역을 출발해서 1시간 15분 만에 도착한 것이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 설악산을 가려면 서울에서 꼭두새벽에 출발하여 한낮이 지나 홍천에 도착하여, 당시 홍천의 명물인 닭곰탕으로 점심식사를 했던 던 때와 비교하면 완전히 딴 세상이 되었다.

휴게소에서 본 홍천강

 

화양강랜드

 

버스가 대원들 아침식사를 하라고, 이곳에서 20분 간 정차한 후, 9시 정각에 다시 출발하자, 등반대장이 개념도를 나눠눈다. 이를 보니 오늘의 산행지는 점봉산이다. 한계령을 지나, 펠레령-망대암산-점봉산구간은 휴식년제 구간으로 출입이 금지된 탓에, 미리 게시를 하지 못하고, 출발 후 비로소 공개한다는 설명이다.

 

등반대장은 2개의 산행코스를 설명한다.

 

1코스 : 필레령초소삼거리-1,158-12담계곡갈림길-망대암산-점봉산-오색약수갈림길, 오색약수 주차장 필레령초소에 감시원이 없을 경우, 단 오색주차장 하산은 530분 이후로 하여, 오색에 배치된 감시원에게 적발되지 않도록 한다.

 

2코스 : 오색약수주차장-선녀탕-십이폭포삼거리-12담계곡-12담계곡갈림길-망대암산-점봉산-오색약수갈림길-오색약수 주차장 필레령초소에 감시원이 있을 경우

산행지도

 

점봉산(1,424m)은 남설악을 대표하는 비경이다. 망대암산(1,236m)에서 보는 조망이 빼어나고, 부드러운 점봉산 위에서 보는 운해가 일품이다. 하지만 나는 백두대간을 하면서 이곳을 지난 적이 있고, 특히 망대암산에서 굽어본, 흘림골, 주전골, 12담 계곡의 멋진 풍광에 매료되어, 기회가 있으면 한번 둘러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옛사진-점봉산 오르다 뒤돌아 본 서북능선의 귀떼기청봉, 망대암산, 그리고 계곡의 암봉들

 

옛사진-점봉산 정상에서 본 운해

 

산을 탈 때는 능선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단풍의 계절에 단풍을 즐기려면 능선보다는 계곡이 제격이다. 등반대장에게 흘림골을 지나고, 12담 계곡을 거쳐 망대암산, 점봉산을 올라도 되겠냐고 묻는다. 등반대장은 530분까지 오색주차장에 내려 올 수 있으면 관계없다는 대답이다. 아울러 흘림골은 가팔라서 에너지소비가 많은 곳이니, 오색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겠다고 권한다.

 

10시경, 버스가 필레령초소 부근으로 접근한다. 감시원이 없는 것을 확인한 등반대장은 서둘러 하차하여 길 건너 숲속으로 신속이 이동하라고 지시한다. 이윽고 버스가 정차하고 대원들이 신속하게 움직인다. 버스 안에는 나 혼자만 덩그마니 남아 오색으로 이동한다. 이어 관광버스들이 붐비는 흘림골 탐방 지원센터, 용소폭포 탐방지원센터를 지나 1025, 한적한 남설악 탐방지원센터 앞에서 차를 내려 오색으로 향한다. 도로 주변의 오색단풍이 곱다.

남설악탐방 지원센터 앞에서 하차

 

오색 가는 길

 

왼쪽으로 보이는 대청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오색상가

 

1040, 이정표가 있는 주전골 관찰로 입구에 이른다. 이어 안전모를 대여하고 있는 약수터 탐방지원센터를 지나 출렁다리를 건너, 관광객들로 붐비는 단풍 길로 들어선다.

당겨 찍은 오색약수터

 

주전골 입구에서 본 설악

 

약수터탐방지원 센터와 안전모 대여

 

출렁다리를 건너고

 

주전골 안내

 

단풍길 1

 

단풍길 2

 

1054, 오색석사(성국사)에 이르러, 약수 맛을 보고, 잠시 절 경내를 둘러 본 후 선녀탕으로 향한다. 하산시간까지는 6시간 넘게 시간 여유가 있어 유유자적, 한껏 여유를 부리며 걷는다.

삼층석탑

 

불상

 

선녀탕 가는 길, 계곡과 암봉

 

11시 경, 독주암에 이른다. 언제 보아도 장관이다. 이어 인파에 싸여, 데크 길을 걸으며, 아름다운 계곡과 암봉, 그리고 단풍을 즐긴다. 이윽고 선녀탕에 이르지만 가뭄으로 수량이 빈약하여, 선녀탕 본래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없어 유감이다.

안내판

 

독주암 1

 

독주암 2

 

독주암 3 (오후 하산 시 사진)

 

데크 길 1

 

데크 길 2

 

계곡과 암봉

 

암봉 허리에  떨어질 듯 걸린 바위

 

선녀탕 안내판

 

물 마른 선녀탕

 

계곡으로 들어설수록 단풍이 더욱 곱고, 계곡 주위에 용립한 암봉들이 수려한 모습을 뽐내고 있다. 이윽고 해발고도 450m 지점의 금강굴을 지나, 1130분 경, 용소폭포 3거리에 이른다. 약수터 입구에서 2.7Km 떨어진 지점이다.

단풍 1

 

단풍 2

 

계곡과 암봉 1

 

계곡과 암봉 2

 

금강문 안내

 

금강문

 

안전을 위해 흘림골 탐방로를 일방통행으로만 개방한다는 안내현수막이 보이고, 12폭포로 이어지는 길은 출입금지 팻말이 붙은 차단 문으로 막아 놓았다. 그뿐만 아니라 차단 문 뒤로 감시원 두 분이 버티고 앉아 있지 않은가? 감시원들에게 다가가, 인사를 하고, 12폭포까지만 다녀와도 되겠냐고 묻지만, 완강하게 고개를 저으며, 출입금지라는 대답이다.

용소폭포 삼거리 이정표

 

안내문

 

출입금지 차단문과 감시원

 

혼자 잘난 체 떨어졌다 낭패를 보게 생겼다. 잠시 망설이다. 500m 떨어진 용소폭포 탐방지원센터까지 이동한 후, 방법을 생각하기로 한다. 1148, 용소폭포 탐방지원센터로 나와 택시로 흘림골 탐방지원센터로 이동하여 12담 계곡으로 들어서기로 한다. 마침 용소골 입구에서 내리는 손님이 있어, 그 택시로 흘림골 입구로 향한다. 기사양반은 설악산에서도 이 부근의 단풍이 가장 좋은데, 올해는 가물어, 단풍이 썩 좋지는 않다고 알려준다.

주전바위

 

용소폭포 1

 

용소폭포 2

 

주변단풍

 

택시로 흘림골 이동 기사양반은 이 부근 단풍이 가장 좋다고 한다.

 

1156, 흘림골 입구에 도착한다. (요금 5,000) 처음부터 흘림골에서 시작했다면 1시간 30분 정도 귀중한 시간을 벌 수 있었을 터인데 참으로 아쉽다. 흘림골은 2008년 개방할 때 역시 가을철에 탐방한 적이 있다. 그때는 수해복구가 완전히 되지 않은 때라 계곡길이 어수선했었지만, 지금은 매끈하게 정비되고, 데크 길이 이어져 많이 편해진 느낌이다.

흘림골 입구

 

정비된 계곡

 

모습을 보이는 7형제봉

 

1214, 등선봉 0.6Km/홀림골입구 0.6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가파르고 험한 길을 쉬지 않고 천천히 오른다. 곳곳에 데크 층계가 놓여지고, 전망대를 설치해 놓았다. 1219, 물 마른 여심폭포를 카메라에 담고, 이어 전망대에서 7형제봉을 바라본다.

이정표

 

여심폭포

 

안내문

 

7형제봉

 

시간에 쫓기는 기분이지만 서둘지 않고 서서히 올라, 1238, 이정표가 있는 등선봉 갈림길에 이른다. 40여분 동안의 힘든 오르막이 끝나고, 이제부터는 줄곧 내리막길이다. 갈림길에서 왼쪽의 등선봉을 잠시 올려다보고, 가파른 계단길을 서둘러 내려선다. 하지만 계속 이어지는 아줌마부대에 막혀 빠르게 진행을 할 수가 없어 애를 먹는다.

  등선봉 갈림길 이정표

 

등선대

 

만물상 1

 

만물상 2

 

인파로 붐비는 계단길

 

1253, 물 마른 등선폭포를 지나고, 1256, 용소폭 삼거리 1.8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 계곡을 건너며 뒤돌아 아름다운 계곡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어 주전폭포를 지나고, 123, 출입금지 팻말이 길을 막고 있는 12담 계곡입구 이른다.

  등선폭포

 

안내문,

 

이정표

 

뒤돌아 본 계곡

 

험상궂은 암봉

 

주전폭포 1

 

주전폭포 2

 

국립공원특별보호구 안내

 

이제 오색주차장 도착시간인 530분까지는 4시간 정도가 남았다. 이곳에서 바로 하산을 한다면 1시간 남짓 소요될 것임으로 3시간 동안 할 일이 없다. 하여 1시간 반에서 2시간 정도 12담 계곡을 둘러보고 내려오기로 하고, 출입금지구역으로 들어선다.

희미한 족적을 따라 계곡으로 들어서고

 

길 없는 길을 더듬어 2~3분 계곡을 거슬러 오르니, 거대한 바위덩어리들이 계곡을 막고 있고, 그 아래에 물이 조금 고요 있다. 아마도 12개의 담() 중에 첫 번째 담인지도 모르겠다고 중얼거리며, 바위덩어리들을 돌파하려고 좌우를 주의 깊게 살펴본다. 하지만 길이 보이지 않아, 왼쪽 완만한 암릉을 타고, 바위덩어리들을 돌파하니, 비로소 12담 계곡이 눈앞에 펼쳐진다.

거대한 바위 덩어리들이 계곡을 막고 그 아래로 물이 흐른다.

 

바위덩어리들을 돌파아고, 물 없는 계곡을 따라 오른다.

 

길이 보이지 않는 계곡을 따라 오르기를 20여분, 물이 고인 두 번째 담에 이른다. 사람들의 발자취가 미치지 않은 깨끗한 모습이다. 잠시 이곳에서 주위를 둘러보고, 담 오른쪽으로 희미하게 이어지는 등산로를 따라 오른다. 낙엽이 덮인 희미한 등산로가 계곡 옆 덤불사이로 이어지고, 오랫동안 비바람에 시달린 낡은 표지기를 반갑게 만난다.

 두 번째 만난 담()

 

빛바랜 낡은 표지기

 

희미한 등산로는 다시 계곡으로 이어지고, 계곡을 따라 오르다, 계곡이 갈라지는 곳에 이르러, 등반대장이 알려준 대로, 오른쪽으로 들어선다. 등반대장은 출발 전에 계곡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들어서면 길이 무척 험하니, 반드시 오른쪽 계곡으로 진행하라고 당부한 바가 있다.

계곡의 갈림-오른쪽 계곡으로(내려올 때 찍은 사진)

 

211, 계곡입구로 들어선 지, 40여분이 지난 시각, 또 하나의 소()에 이른다. 물이 깊지 않아 담()이라고 하기에는 부적절하여 소라고 부른다. 계곡 끝이 가까운 모양이다. 주능선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왼쪽 산세가 바로 치고 올라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완만하다.

세 번째 소

 

능선을 향해 왼쪽 사면을 치고 오른다. 10여분 후, T자 능선에서, 희미하게 이어지는 왼쪽 가파른 오르막길을 따라 올라, 234, 또 다른 T자 능선에 이른다. 12담 계곡으로 들어 선 후, 1시간 10분 정도 시간이 지난 시각이다. 저 앞에 점봉산이 산이 우뚝하다. 지도에 의하면, 12담 계곡입구에서 12담 계곡갈림길 까지는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고 한다.

시야에 들어온 점봉산

 

이제 오른 쪽으로 능선을 따라 20~30분 정도 더 오르면, 12담 계곡갈림길에 이를 수는 있겠지만, 그렇게 진행하여 주능선에 진입하더라도 2시가 넘을 터이니, 4시간 이상 걸리는 12담 계곡 갈림길- 망대암산- 점봉산-오색약수 갈림길-오색약수 주차장구간을 지나, 530분 까지의 하산은 어렵다. 이런 계산을 하며 잠시 능선에서 점봉산을 바라본 후, 아쉽지만, 왔던 길로 되돌아선다.

하산길 풍광 1

 

하산길 풍광 2

 

하산길에 만난 표지기

 

하산길 풍광 3

 

길표지

 

풍광 4

 

풍광 5

 

338, 12담 계곡입구로 되돌아온다. 결국 2시간 조금 넘게 12담 계곡을 둘러본 셈이지만, 12담 중 눈으로 확인한 것은 4개에 불과하다. 오색으로 내려선다. 그 많던 등산객들이 모두 하산 한 후라, 하산길이 한적하고, 지는 햇살에 더욱 더 차분하게 보이는 주전골이 가히 환상이다.

되돌아온 입구

 

호젓한 하산 길의 환상적인 단풍계곡

 

12폭포 1

 

12폭포 2

 

안내판 관광객들은 하산하고, 공단직원이 안내판을 닦고 있다.

 

344, 오색약수 3.3K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아름다운 주전골의 풍광을 카메라에 담으며 여유 있게 하산한다, 4시 경에, 용소폭포 삼거리에 이르지만, 감시원들은 철수를 했는지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이정표

 

풍광 1

 

풍광 2

 

용소폭포 삼거리 이정표

 

이제부터는 오전에 올랐던 길을 거꾸로 내려선다. 왔던 길을 되짚어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덕분에 한적한 분위기 속에서, 기기묘묘한 암봉과 단풍이 어우러져 연출하는 주전골의 아름다움을 만끽한다.

  주전골의 가을 1

 

주전골의 가을 2

 

주전골의 가을 3

 

단풍 1

 

단풍 2

 

단풍 3

 

447, 약수골 상가단지로 내려서고, 이어 오색약수 족욕(足浴) 체험장에서 족욕을 즐기며 일행들의 하산을 기다린다.

 

 

 

(2015. 10. 26.)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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