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하는 비행기에서 본 히말라야

 

2012년 4월 15일(일)
트레킹 마지막 날이다. 치소파니(Chisapani 2,165m)에서 약 10Km 떨어진 순다리잘(Sundarijal 1,460m)까지 이동한 후, 차편으로 카트만두에 도착하여 점심식사를 하고, 휴식을 취한다.

치소파니에서 본 일출

 

새벽같이 일어나 롯지 5층 루프로 올라가 해 뜨기를 기다린다. 6시가 다 되어 짙은 구름 위로 해가 떠오르지만 로왈링히말은 구름 속에 묻혀 볼 수가 없고, 만년설을 이고 있는 히말라야의 준봉들이 북쪽 하늘에 일자로 길게 늘어서 있기는 하지만 거리가 너무 멀어서 가까운 뷰 포인트에서 볼 때처럼 큰 감동을 주지는 못한다.

북쪽 멀리 보이는 히말라야 산군

 

당겨 찍은 안나푸르나 방향

 

 당겨 찍은 랑탕방향

 

일찌감치 아침식사를 하고, 7시 30분 경, 롯지를 출발한다. 파상의 이야기로는 오늘 운수업자들의 파업으로 버스나 택시를 이용할 수 없어, 옹추셀파가 승합차를 가지고 순다리잘로 마중을 온다고 한다. 손익을 떠나서 우리들을 친구로 대접하는 옹추셀파가 무척 고맙다.

이른 아침인데도 오토바이족 아가씨들이 롯지 앞에서 수다를 떨고 있다.

 

파상은 시바푸리 국립공원 사무소로 가고, 우리들 끼리 넓은 길을 따라 올라, 군 초소에 이르자 초소병이 나와 오른쪽 사면 길로 우회하라고 일러준다. 30여분 동안 사면 길로 우회한 후 능선으로 진입하고, 다시 30여분 동안 완만한 오르막을 올라 치소바니 고개에 도착한다. 이곳은 카트만두로 가는 가장 가까운 길이라 사람들 왕래가 많다고 한다.

 

마을을 벗어나 파상이 앞장서서 국립공원 사무실로 향한다.

치소바니 고갯길

 

8시 40분 경, 이정표가 있는 사거리에서 왼쪽으로 내려선다. 내리막 산길의 모양이 다채롭다. 이런 산길을 지나, 빈 군 막사에 이른다. 파상은 마오 반군의 기습으로 이곳에서 전투가 벌어져, 많은 사상자를 냈다고 한다. 이어 찻집과 민가를 지난다. 지도에 표시된 볼랑 반장(Borlang Bhanjyang 2,430m)이라고 짐작을 한다.

길 1

 

길 2

길 3

군막사

 

돌계단과 시멘트 계단을 내려서서 물카르카(Mulkharka 1,855m)마을을 지나다, 길가에 있는 ‘카트만두 뷰 아마르 호텔(Katumandu View Amar Hotel)'에 들러 차를 주문해 마시며, 발아래에 펼쳐진 카트만두를 굽어본다.

아마르 호텔

 

 아련히 내려다보이는 카트만두

 

차를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한 후, 30분이 넘게 지루한 계단 길을 내려선 후, 저수지를 지나고, 갑문을 통과한다. 이어 체크 포스트를 거쳐, 입구로 나와. 거대한 송수관을 따라 걷는다. 이 송수관은 순다리잘 수도사업소로 연결되고, 그곳에서 정수처리를 한 후 카트만두시내로 공급된다고 한다.

 저수지

갑문

시바푸리 국립공원 입구

 거대한 송수관

 

오른쪽 계단길가에는 상점들이 줄지어 있고, 왼쪽 계곡에는 규모가 큰 유락시설들이 즐비한데, 새롭게 건설되는 호텔과 리조트가 눈길을 끈다. 11시 반이 조금 넘어 주차장에 도착하여, 옹추셀파의 축하를 받고, 계획했던 트레킹이 무사히 끝날 수 있도록 도와준 옹추셀파와 그의 스텝들에게 감사를 표한다.

뒤돌아본 계단 길

 

일행은 승합차에 올라 편안하게 카트만두로 향한다. 오늘 점심은 파상의 단골집이라고 한다. 뚱바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달라고 했더니, 오늘 점심은 자신의 단골집으로 모셔, 뚱바 맛을 보여주겠다는 이야기이다. 카트만두 시내 골목길에 있는 간판도 없는 허름한 식당. 좁은 공간에는 식탁 두 개가 놓여있고 한쪽 벽면이 조리대다. 우리 일행 7명이 들어서니 식당 안이 꽉 찬다.

식탁과 같은 공간에 있는 조리대

 

하지만 후덕하게 생긴 아주머니가 정성들여 만들어 준 만두와 수제비는 맛도 우리 것과 비슷하고, 조리과정도 흡사하다. 음식은 문화라고 했는데, 이역만리 멀리 떨어져있는 두 나라의 음식이 이처럼 흡사한 데에는 틀림없이 이유가 있겠는데, 그 이유를 알 길이 없어 숙제로 남겨둔다.

식사 후 기념촬영

 

락시, 창, 그리고 뚱바가 네팔의 대표적인 전통술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소주와 비슷한 락시는 트레킹 중에 마냥 즐겼고, 막걸리와 꼭 같은 창도 두어 번 마실 기회가 있었지만, 뚱바는 마셔볼 기회가 없었는데 이곳에서 비로소 시음을 할 수 있게 되어 무척 반갑다. 마지막까지 이런 기회를 마련해준 파상에게 감사한다.

 창과 뚱바

 

이들의 호의가 고마워서 오늘저녁은 한국식당, 정원에서, 우리들이 쏘기로 한다. 파전, 빈대떡 등을 안주로 맥주와 포도주를 마시고 삼겹살로 포식을 한다. 다음날 아침, 호텔로 전송하러 온 옹추셀파의 손에 락시가 들려있다.내가 락시를 좋아하더라는 소 소리를 듣고, 부인이 밤새워 내린 락시라고 한다.

 

(2012. 6. 29.)

Posted by Urimah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