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봉에서 본 지나온 능선
2007년 6월 3일(일).
가고파 산우회에서 금남정맥 8번째 구간을 산행하는 날이다. 지난번 7번째 구간은 사정이 있어 참여하지 못했으니 거의 한 달 만에 다시 금남정맥을 찾게 된 것이다. 오늘코스는 『덕목재(170m/1Km)-깃대봉(394.1m/1.9Km)-함박봉(404m/0.6km)-황룡재(230m/1.2Km)-대목재(250m/3.5Km)-304.6봉(4Km)-양정고개(150m)』로 도상거리는 약 12.2Km이다.
마루금은 논산시 연산면과 벌곡면의 면 경계를 따라 북상한다. 가장 높은 함박봉이 404m이다 보니, 고작 200m~300m 높이의 봉우리들을 오르내리는 산행이다. 펑탄한 산책로가 많다. 등산로가 뚜렷하고, 곳곳에 이정표가 있어, 등로를 이탈할 염려도 없다. 정맥길이라기 보다는 동네 뒷동산 같은 느낌이 드는 코스다. 하지만 조망은 일품이다. 남으로 대둔산, 북으로 계룡산을 조망할 수 있고, 이따금씩 왼쪽으로 조망이 트이면, 너른 논산벌이 펼쳐져, 보는 이의 눈을 시원하게 해준다.
마루금 왼쪽으로는 국도가, 오른쪽으로는 고속도로가 가깝게 달리고 있다. 마루금 주위는 이미 개발이 될 만큼 됐다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마루금이 크게 훼손되지 않고 살아 있는 것이 다행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마치 동네 뒷동산처럼 보호되고 관리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일요일인 오늘도 산에서 쓰레기를 치우고, 등산로를 정비하고 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을 만난다.
논산시 관광지도-일부
30여명의 대원들을 태운 버스가 고속도로를 달린다. 눈부신 햇살아래, 눈이 닿는 곳은 온통 푸른색이다. 모내기가 끝난 논에는 물이 그득그득하고, 누런 밤꽃들이 활짝 피어, 그 독특한 꽃 냄새가 차안에 까지 스며드는 것 같다. 창밖은 이미 한 여름이다. 생명의 계절이다. 스쳐지나가는 차창 밖 풍광에 넋이 빠져 있는 동안, 버스는 어느새 오늘 산행의 들머리인 덕목재에 도착한다.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0:08) 덕목재-(10:09) 산행시작(10:17) 임도-(10:23) 산불 난 곳-(10:34) 작은 너덜-(10:41~10:44) 깃대봉-(10:47) 안부-(10:51) T자, 좌-(10:54) 이정표 있는 삼거리-(10;57) 36번 송전탑-(11:01) 임도-(11:12) 참호봉-(11:15) 갈림길, 직진-(11:19~11:22) 함박봉-(11:30) 작은 공동묘지-(11:34) 갈림길, 좌-(11:35) 공터-(11:37) 황룡재-(11:42) 묘 1기-(11:47) Y자, 우-(12:00) 합장 묘-(12:02) 돌탑봉-(12:08) 대목재-(12;19~12:39) 중식-(12:43~12:46) 315m 전망봉-(13:15) 천호산-(13:32) 이정표<천마산 3.10K>-(13;41) 304.8m봉-(14:01) 이정표<천마산 1.20K>-(14:02) 임도-(14:31~14:33) 천마산-(14:44) 팔각정-(14:52) 돌탑-(15:00)삼각점<공주 457>-(15:08) 양정고개』중식시간 20분 포함, 총 4시간 59분이 걸린 산행이다.
* * * * *
무량사 방향을 알리는 표지석 앞에 버스가 정차한다. 선두를 따라 무량사 쪽으로 들어가지 않고 고개 마루턱을 향해 몇 발자국 옮기니, 오른쪽에 시멘트도로가 보이고, 왼쪽 숲에 표지기들이 어지럽게 걸려있다. 숲으로 들어서서, 송전탑을 지나고, 급한 오르막을 오르니 바로 절개지 위다. 왼쪽 저 아래 도로 위로 차량들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질주하고 있다.
무량사 입구
덕목재
능선을 따라 숲을 헤치며 진행한다. 오른쪽에서 목탁소리가 들린다. 작은 언덕위에 오르니, 시야가 트이며, 건축공사장이 내려가 보이고, 공사장 흙벽 위를 걷는 대원들이 보인다. 10시 17분, 임도를 건너 왼쪽 숲으로 들어서서 가파른 오르막을 오른다. 10시 21분, 잘 손질된 두 번째 묘를 지나고, 산불이 났던 곳을 지나, 10시 26분, 고도 약 195m 정도의 봉우리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선다.
건축 공사장을 지나고
산불 났던 곳
가파른 오르막이 계속 이어진다. 10시 34분, 짧은 너덜을 지나, 10시 41분, 깃대봉 정상(394.1m)에 오른다. 삼각점<논산 23, 1984 복구>이 있는 좁은 정상을 향해 6월의 따가운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져 내린다. 탁 트인 조망이 환상이다. 오른쪽 내리막길 방향의 나무 등걸에 '깃대봉' 표지판이 매어져있다.
깃대봉 표지
너른 논산 벌
계룡산 방향의 조망
대둔산 방향의 조망
깃대봉을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10시 47분, 녹음이 짙은 안부에 이른다. 산속은 이제 완연히 한여름이다. 땀이 비 오듯 흐른다. 10시 51분, T자 능선에 서 왼쪽으로 진행하고, 10시 54,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를 거쳐, 36번 송전탑을 지난 후, 11시 1분, 임도에 내려섰다, 왼쪽 산으로 들어선다.
녹음이 짙은 안부
삼거리 이정표
임도에 내려섰다, 숲으로
11시 12분, 고도 400m정도의 참호가 있는 봉우리를 지나, 11시 15분, 갈림길에서 직진하고, 로프가 매어져 있는 가파른 오르막을 거쳐, 11시 19분, 산불 감시초소가 있는 함박봉(404m)오른다. 사방이 탁 트여 조망이 훌륭하다. 전에는 행글라이더 장으로도 사용했던 모양이다. 사고를 당한 사람의 위령패가 보인다.
함박봉
고정리 방향의 조망, 논산저수지가 보인다.
300도 방향의 조망
땡볕에 몸을 노출시킨 채 함박봉을 내려선다. 이윽고 다시 숲으로 들어서고, 보랏빛 야생화가 무리지어 피어있는 아름다운 모습에 잠시 발걸음을 멈춘다. 11시 30분, 작은 공동묘지를 내려서서 안부에 이르니, 등산로는 오솔길 산책로로 변하고, 벤치에 앉아 쉬고 있는 산책객들이 눈에 뜨인다.
보랏빛 야생화
이어지는 산책길
11시 34분, 나무계단을 내려서서 갈림길에 이른다. 오른쪽은 교회로 이어지는 길이고, 왼쪽은 산의 사면 길이다, 산악회가 깔아 놓은 종이 표지판의 지시에 따라 왼쪽으로 진행하니, 통나무 계단길이 이정표가 서 있는 황룡재 공터로 떨어진다. 11시 35분, 잔돌이 곱게 깔린 너른 공터에 내려선다. 공터에는 논산시 관광지도판과 황산벌 전적지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그 안내판에 의하면 나는 지금 황산벌 싸움터에 서 있는 것이다.
황룡재 공터에서 뒤돌아 본 통나무 계단길
황산벌 전적지 안내판 - 화살표는 신라군 진격로
11시 37분, 포장도로를 따라 고개마루턱을 넘어서서, 왼쪽의 천호산 등산로 입구로 들어선다. 11시 42분, 묘 1기를 지나니. 다시 평탄한 산책로가 이어지고, 가끔씩 왼쪽이 트이며, 너른 논산 벌이 시원스럽게 내려다보인다. 자주 젊은 산책객들이 지나친다. 11시 47분, Y자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이후도 좌우 마을 쪽으로 갈라지는 길들이 종종 나타나지만, 신경 쓸 것이 못 된다. 이런 갈림길에서는 이정표가 길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황룡재
천호산 등산로 입구
묘 1기
아름다운 산책길
이어 낮은 봉우리 두 개를 잇달아 넘고, 12시, 창원 정응칠과 추계 추씨의 합장묘를 지난다. 12시 2분, 작은 돌탑과 이정표<논공단지, 개태사>가 있는 봉우리를 지나고, 로프가 이어진 가파른 길을 달려 내려, 12시 8분, 대목재에 내려선다. 이정표가 있다. <개태사, 사격장, 벌곡> 12시 19분, 작은 봉우리에 올라 소나무 그늘에 앉아 심산대장과 함께 점심식사를 한다. 시원한 바람이 땀을 식혀준다. 12시 39분, 식사를 마치고 천천히 다시 산행을 시작한다.
돌탑이 있는 봉우리
12시 43분, 고도 315m 정도의 봉우리에 오른다. 사방이 확 트여 조망이 좋다. 소나무 몇 그루가 만들어 준 그늘 아래에서 대원들 몇 사람이 땀 식히며 조망을 즐기고 있다.
조망 좋은 315m봉
계룡산 방향의 조망
대둔산 방향의 조망
280도 방향의 조망
이어 300m급 고만고만한 봉우리 대 여섯 개를 우회하거나 넘어선 후, 1시 15분 벤치가 놓여있는 천호산에 이른다. 이곳의 이정표가 천마산까지 4Km가 남았다고 알려준다. 천호산을 내려선 후, 아름다운 산책길을 따라 산책을 즐긴다. 1시41분, 글자 판독이 어려운 낡은 삼각점이 있는 304.8m봉에 오르고, 1시 48분, 다시 작은 봉우리을 지나, 등산로는 송전탑 아래로 이어진다. 숲 속에서, "홀딱 벗고, 홀딱 벗고..." 새소리가 한가하다.
천호산 정상
2시 1분, 천마산 1.20Km가 남았음을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2시 2분, 임도에 내려선 후, 폐타이어가 산처럼 쌓여 있는 곳을 지나 숲으로 들어선다. 이어 작은 봉우리 두 개를 넘고, 안부 삼거리를 지나, 2시 31분, 천마산 정상(287m)에 오른다. 정상에는 돌탑, 금남정맥 해설판, 이정표가 보이고, 벤치가 놓여 있다. 이제 양정고개까지는 약 2Km 정도 남아있다. 더운 날씨에 땀을 많이 흘려 맥이 빠진다. 잠시 벤치에 앉아 쉬면서, 식염(食鹽)을 꺼내 복용한다.
임도에 내려서서 폐타이어 장을 지나고,
천마산 정상
천마산을 지나고 나서는 더욱 더 뒷동산 분위기가 짙어진다. 아이들을 데리고 산책 나온 인근의 주부들이 자주 보인다. 2시 44분, '금바위 유래'에 적힌 내용을 읽어보고, 팔각정에 오른다. 바람이 시원하다. 2시 51분, 운동시설이 있는 능선을 지나고, 이어 돌탑을 지나 비탈길을 내려선다. 3시, 뜻밖에 등산로 왼쪽에 삼각점이 보인다. 이를 카메라에 담고, 3시 8분, 1번 국도가 지나가는 양정고개에 내려서서 오늘산행을 마감한다.
팔각정
돌탑
삼각점
양정고개
(2007.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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