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5월 6일(일).
가고파 산우회의 안내로 금남정맥 여섯 번째 구간을 산행한다. 이번구간은 『배티재-대둔산(878m)-서봉(826m)-깔닥고개-수락재(무수재)-수락리』 마루금 도상거리 약 6.4Km, 날머리 약 0,73Km, 합계 7.13Km 정도로 무척 짧은 구간이다. 월성봉, 바랑산을 거쳐 28번 국도가 지나가는 덕목재까지는 당일 산행거리로는 너무 멀고, 수락재를 지나서는 탈출할 곳도 마땅치 않으니, 결국 당일 산행구간은 이렇게 잡을 수밖에 없겠다.
대둔산은 우리나라 8대 명산 중의 하나이고, 등산객들이 찾는 빈도는 100대 명산 중 6위를 점할 정도로 인기가 있는 곳이다. 금남정맥이 지나는 마루금은 충청남도와 전라북도 도계를 따라 이어짐으로 오늘 산행은 옛 선조들이 대둔산을 걸었던 코스와 일치한다고 한다. 휴일의 유명한 산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등산코스와는 달라, 인적이 드물고 한적하다.
구름이 낮게 깔린 흐린 날씨다. 비는 올 것 같지 않지만, 산행 중에는 햇빛을 보지 못한다. 산행거리는 짧아도, 배티재에서 대둔산 정상까지는 약 500m 정도의 고도차가 있고, 대둔산 정상 앞뒤로 칼날 암릉이 이어져 의외로 시간이 많이 걸린다. 또한 수락리로 하산을 하다 보니, 정상을 지나, 안심사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지 못하고, 직진하여 수락계곡 220 계단 쪽으로 떨어져, 마루금에서 벗어나고, 그리하여 거의 한 시간이나 빨리 하산한 대원들도 생긴다.
어린이날 다음 날이어서인지 시내도 평소와 달리 한적하고, 고속도로의 차량 왕래도 많지가 않다. 아름다운 계절 5월, 고속도로를 달리는 버스의 차창 밖, 어디에 시선을 두어도 온통 아름다운 녹색의 세계다. 회색의 도심 속에서 항상 피곤했던 눈이 모처럼 호강을 하는 계절이다 보니 덩달아 마음까지 푸르러지는 느낌이다. 천안 휴게소에서 30분 간 정차한 버스는 10시 20분, 배티재 휴게소에 도착한다.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0:20) 배티재 도착-(10:22) 산행시작-(10:27) T자 갈림, 우-(10:51) 오대산 갈림, 좌-(11:03) 너른 안부-(11:09) 이정표<낙조대 1.2Km>-(11:13) 660m 묘가 있는 봉-(11:15) 이정표<배티재 1.2Km>-(11:19) 시멘트 계단-(11:22) 출입통제 안내문-(11:23) 이정표<낙조대 1.2Km>-(11:27) 철계단-(11:32) 이정표 있는 안부-(11:39) 낙조대 갈림길-(11:42) 낙조대-(11:47) 낙조대 갈림길-(12:06) 용문골 갈림길-(12:17) 매점-(12:21) 220계단 갈림길-(12:23~12:26) 마천대-(12:27) 220m 계단 갈림길-(12:32) 안심사 갈림길, 좌-(12:36) 갈림길, 직진-(12:55) T자 갈림, 좌-(13:05~13:30) 서봉/중식-(13:47) 갈림길, 좌-(13:56) 깔닥고개-(14:00) 무덤봉-(14:04) 갈림길, 우-(14:10) 헬기장-(14:23) 수락재-(14:37) 이정표<주차장 400m>-(14:41) 아스팔트 도로-(14:45) 주차장』중식 25분, 마루금 3시간 36분, 날머리 22분, 총 4시간 23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휴게소 주위의 사진을 찍고, 10시 22분, 도로를 건너, '옛 조상들이 다니던 대둔산 등산로' 로 진입하여 울창한 낙엽송 숲을 가파르게 오른다. 10시 27분, T자 능선에 이르러 오른쪽을 향해 가파른 길을 오르다, 뒤돌아 배티재 휴게소와 지난 번 내려섰던 능선을 카메라에 담는다.
배티재 휴게소에서 본 대둔산 암봉
등산로를 오르는 대원들
뒤돌아 본 배티재 휴게소와 지났던 능선
바위들 사이로 가파른 오르막길이 계속된다. 10시 51분, 오대산 갈림길에 이르러, 왼쪽으로 내려서며, 용립한 대둔산 암릉들을 바라본다. 등산로는 너른 안부를 지나고, 칼날 암릉을 거치더니, 완만한 오르막으로 이어진다. 11시 9분, 이정표<낙조대 1.2Km, 장군약수 0.4Km>를 지나고, 신록이 눈부시게 아름다운 조용한 숲속을 걷는다. 새소리가 들린다. "홀딱 벗고, 홀딱 벗고..."
오대산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내려서며 본 대둔산 암봉들
눈부시게 아름다운 신록의 숲속 길
충청남도와 전라북도가 각기 도립공원으로 지정한 산이기 때문에. 등산로가 잘 정비돼 있고, 요소요소에 이정표가 길을 안내하니, 지도를 볼 필요가 없어 좋다. 11시 13분, 고도 약 660m 정도의 납작한 묘가 있는 봉우리를 지나자, 다시 이정표가 보이고, 오르막길에는 산죽 밭 사이로 시멘트 계단을 만들어 놓았다.
이정표
11시 20분, 갈림길에 이른다. 왼쪽은 작은 봉우리를 왼쪽으로 우회하는 뻥 뚫린 길이고 오른쪽은 능선으로 이어지는 작은 길이다. 우회로를 따라 능선과 만나는 지점에 이르니, 봉우리에서 내려오는 능선에 철조망이 쳐져있고 금산군수 명의의 출입금지 안내판이 붙어있다. 갈림길에서 멋모르고 능선을 따라 왔더라면, 철조망에 막혀 되돌아 설 수밖에 없는 맥 빠질 일을 당할 뻔 했다.
이런 출입금지 안내판이라면 능선 양쪽에 모두 계시를 해야 할 터인데, 한쪽을 비워 놓다니, 참으로 멍청한 금산군수다. 능선을 따라 안부에 내려서면 다시 이정표가 보이는데, 14분 전에 통과했던 지점의 이정표와 거리와 방향이 모두 똑 같다. 군수가 멍청하다 보니, 그 아래 철 밥통 공무원들도 모두 멍청이들인 모양이다.
능선에서 내려오는 길에 쳐진 철조망과 안내판
11시 9분에 통과한 지점의 이정표
11시 23분에 통과한 지점의 이정표
다시 암릉구간이 이어진다. 별로 경사가 급하지도 않은 짧은 오르막에 철계단이 설치 돼 있고, 이정표<장군 약수터 0.9Km, 광장 0.8Km>가 있는 안부를 지나고 부터는 자연석을 활용해 만든 예쁜 돌계단 길이 가파르게 이어진다. 11시 39분, 낙조대 갈림길에 이른다. 이정표가 서있다. <낙조대 0.28Km, 마천대 1.0Km, 태고사 0.79Km, 낙조산장 0.38Km>
짧은 철계단길
산죽밭 사이로 이어지는 예쁜 자연석 돌계단
마루금은 왼쪽 마천대 방향이다. 하지만 280m 떨어져 있는 유명한 낙조대를 잠시 들러보기 위해 오른쪽으로 향한다. 11시 43분, 사방이 탁 트인 낙조대에 오른다. 남쪽으로 마천대와 마천대로 이어지는 암릉들이 가까이 보이고, 동쪽으로 오대산과 지나온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스텐판으로 만든 낙조대 해설판에는 해발 840m의 이곳에서 보는 일출일몰의 경관이 일대 장관이고, 원효대사가 이곳에서 태고사의 위치를 정했다고 적혀있다.
낙조대에서 본 마천대 방향
낙조대를 떠나, 11시 47분, 낙조대 갈림길로 되돌아와 마천대로 향한다. 동양화에서 빠져 나온듯한 아름다운 암봉들이 대둔산 정상봉인 마천대를 향해 열병식을 하듯 늘어서 있다. 등산로는 이런 암봉들을 넘거나, 우회하면서 스릴 있게 이어진다. 겨울에 눈이 쌓이면 통과하기가 어려운 그런 길이다.
오른쪽 마천대로 이어지는 암봉들
눈앞을 가로 막는 아름다운 암봉- 이 암봉은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골짜기로 떨어지는 칼날 암릉
오대산과 지나온 능선
12시 6분, 이정표<해발 830m, 낙조대 400m, 마천대 600m, 용문골 400m, 안심사 4Km>가 서 있는 용문굴 갈림길에 서서 뒤돌아 암봉들을 보고. 12시 17분, 매점과 이정표가 있는 안부에 내려선다. 케이불 카, 금강구름다리 쪽 그리고, 안심사, 용문골에서 올라 온 등산객들로 북적인다. 150m 떨어져 있는 마천대가 가까이 올려다 보인다.
뒤돌아 본 암봉
매점이 있는 안부
안부의 이정표
가까이 올려다 보이는 마천대
12시 23분, 인파로 북적대는 마천대에 올라 주위를 돌아본다. 왕관바위에서 케이블 카 쪽으로 흘러내리는 암봉들이 아름답고, 그 아래로 금강구름다리가 아득히 내려다보인다. 12시 27분, 이정표<220계단(수락계곡) 1.70Km, 낙조대 1.05Km>가 있는 갈림길로 되돌아와 220계단 쪽으로 향한다. 12시 32분, 이정표<850m 안심사 3.2Km, 수락계곳 220 계단>가 있는 갈림길에서 왼쪽 안심사 방향으로 급사면을 내려서며, 안개가 지나가는 마천대 쪽 암봉들을 카메라에 담는다.
정상의 개척탑
암봉 사이로 안개가 퍼지고
12시 36분, 다시 갈림길에 내려서서 직진하여 산죽 밭을 헤치고 오르다, 바위 위에 서서 다시 왕관바위 쪽을 바라본다. 12시 55분, T자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진행하고, 봉우리 하나를 오른쪽으로 우회한 후, 1시 5분, 등산로에서 왼쪽으로 벗어나, 전망 좋은 서봉(826m)에 올라 주위를 둘러보고, 후미대장과 함께 이곳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왕관바위 쪽 조망
오산리쪽 조망
건너편 마루금 위의 암봉 - 점심식사를 하는 등산객들이 보인다.
서봉에서 왼쪽으로 흐르는 지능선
1시 30분, 식사를 마치고, 오른쪽 마루금으로 들어서서 산행을 계속한다. 외길인 칼날 암릉길이 스릴 있게 이어진다. 커다란 바위들이 앞을 막는 곳에서는 우회길이 잘 나 있어, 구지 모험을 할 필요가 없다. 1시 47분 경, 암름길을 왼쪽으로 벗어나고, 급경사 내리막을 달려, 1시 56분, 이정표가 서 있는 깔닥고개에 이른다.
깔닥고개 이정표
깔닥고개에서 직진하여 1,80km 떨어져 있는 수락재로 향한다. 2시 무덤이 있는 봉우리를 왼쪽으로 내려서고, 4분 후,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참호가 있는 봉우리를 넘는다. 2시 10분, 산뜻하게 새로 페인트칠을 한 헬기장을 지나고 봉우리 하나를 넘어, 2시 23분, 이정표<양촌리(오산) 2.75Km, 수락계곡(주차장) 0.73Km, 바랑산 1.6Km>가 있는 수락재에 내려서서, 오른쪽 수락리로 향한다.
얼마 남지 않은 거리지만, 최후미로 쳐지다 보니, 잘 나 있는 등산로를 따라 속도를 내어 달려 내린다. 이윽고 계곡에 이르러, 간단히 세수를 하여, 땀을 닦고, 다시 내쳐 달린다. 2시 37분, 주차장 400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나고, 2시 41분, 아스팔트 포장도로에 내려서서, 2시 45분, 버스가 정차해 있는 주차장에 도착하여 산행을 마감한다.
수락리
주차장에서 본 월성봉
버스에 도착하여 배낭을 내려놓고, 먼저 하산한 심산대장이 권하는 막걸리 한잔으로 목을 축인 후, 후미대장과 함께 산악회에서 준비한 식사를 한다. 이윽고 전문가용 카메라로 사진을 찍느라고 하산이 늦어진 대원이 마지막으로 도착한다. 늦게 내려온 것이 미안한 모양이다. 대원은 식사를 사양한다. 그러자 선두로 내려와 오래 기다렸던 대원 한 사람이, "빨리 출발합시다."라며 재촉이 성화같다. 3시 10분 쯤, 버스는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07.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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