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파 산우회의 안내로 금남정맥 다섯 번째 구간을 산행한다. 이번 구간은 『백령고개-480m봉-바람골산(622.7m)-인대산(661m)-오항동고개-배티재』로 마루금 도상거리는 약 11.5Km이고, 산악회의 예상소요시간은 4~5 시간이다.
마루금은 충남 금산군 남이면에서 북상하여, 진산면으로 들어서고, 인대산에서 오항재까지는 서진(西進)을 하다, 오항재에서 북서쪽으로 방향을 바꾸어 배티재에 이른다. 거리도 짧은 편이고, 고도차도 심하지 않아, 언뜻 쉬운 코스로 착각하기 쉬우나, 막상 수없이 이어지는 작은 봉우리들을 오르내리려니, 시간도 많이 걸리고, 체력소모도 심한 편이다. 산이 높지 않으니 능선의 폭이 좁고, 좌우로 마을들이 멀지 않아 갈림길이 많은 편이지만, 요소요소에 표지기들이 많이 걸려있어 길을 잘못들 걱정은 크지 않다.
새싹들이 왕성하게 돋아나는 시기다. 등산로 주변의 여기저기에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고운 모습을 보이고, 주변 산에 만개한 흰색, 분홍색의 산벚꽃은 가까이에서는 더 없이 아름답지만, 멀리서 산 전체를 볼 때에는 부스럼 앓는 머리통처럼 보기 흉하게 얼룩진 모습으로 변한다. 구름이 낮게 드리워져 하루 종일 햇빛을 보지 못하고, 한낮이 지나자 벌써 무덥게 느껴지는 날씨지만, 흩날리는 벚꽃 사이를 걷는 기분은 상쾌하다.
30여명에 이르는 대원들은 대부분이 처음부터 금남정맥 종주를 함께하는 고정 멤버들인 모양이다. 일요산행이라 비교적 젊은이들이 주류를 이루어 분위기가 밝고, 산행속도도 빠른 편이다. 중간에 끼어들어, 아는 사람도 없는 외톨박이 늙은이가 최후미로 쳐져 고전을 면치 못한다.
버스는 10시 54분, 백령고개에 도착하여 대원들을 내려놓는다.
도로를 건너 절개지를 오르는 대원들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0:55) 백령고개/ 산행시작-(11:03) 묘-(11:09) 420m봉-(11;20) T자 능선, 좌-(11:23) 440m봉-(11:27) 470m봉/암봉-(11:41) 낙엽송 숲-(11:45) 안부-(11:49) T자 능선, 우-(11:54) 무명봉, 좌-(11:56) 무덤 3기-(12:08) 갈림길, 직진-(12:12) 무명봉, 좌 (12:19) 바람골산 정상-(12:26~12:46) 무명봉/ 중식-(12:53) 안부 사거리-(12:54) 통나무 평상-(12:58) T자 능선, 우-(13:01) 헬기장-(13:22) 인덕산 삼거리-(13:24) 인덕산 정상-(13;29) 묘-(13:31) 봉, 오른쪽 우회-(13:34) 억새 공터-(13:37) 너른 헬기장-(13:45) 억새 봉-(13:53) 안부 삼거리-(14:02) 첫 번째 지적경계점 말뚝-(14:07) 오항동-(14:27) 갈림길, 우-(14:18) 시멘트도로-(14:19) 오른쪽 숲으로-(14:28) 오항동길-(14:32) 오항재-(14:37) 인삼밭 울타리-(14:50) 무명봉, 직진-(15:01) 봉, 왼쪽 우회-(15:07) 국기봉 표지목-(15:13) 560m 공터봉-(13:30) 무덤봉, 좌-(15:38) 산책로, 등산로 안내판-(15:42) SK텔레콤 기지국-(15:43) 진천 김 처사 묘-(15:45) 능선 함몰지역-(15:48) 380m봉(15:52) 배티재 휴게소』중식시간 20분 포함, 총 4시간 57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도로를 건너 절개지를 오른다. 어제 내린 비로 땅이 젖어, 오르막길이 미끄럽다. 이동통신탑을 왼쪽에 두고 등산로가 참나무 숲으로 이어진다. 11시 3분, 묘 1기를 지나고, 11시 9분, 420m봉을 거쳐 안부로 내려선다, 이어 급경사 오르막을 올라. T자 능선에서 왼쪽으로 진행하여. 11시 23분 440m봉에 오른다.
앙상한 나뭇가지에서 아우성치며 돋아나는 새싹들
곧이어 암릉길이 나타난다. 시야가 트이며 북서 방향으로 대둔산의 암릉 머리 부분과 그 왼쪽으로 천등산이 보이고, 남서쪽으로는 멀리 운장산과 장군봉이 조망된다. 11시 27분, 470m봉 바위 끝에 서서 대둔산과 운장산 방향의 조망을 카메라에 담는다.
대둔산 방향의 조망-가까운 산은 산 벚꽃들로 부스럼을 앓는 것 같다
300도 방향의 조망- 멀리 운장산과 장군봉이 보인다.
좁은 능선길이 이어진다. 오른쪽으로 시야가 트이며, 백령고개의 육백고지 전승탑이 아련하고, 그 뒤로 백암산이 뚜렷하다. 다시 봉우리 하나를 넘고, 등산로는 무성한 낙엽송 숲으로 이어지더니, 11시 45분, 안부로 떨어진다. 무덤 뒤로 신록으로 변하는 숲이 아름답다.
백령고개와 백암산
울창한 낙엽송 숲
안부
다시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11시 49분, T자 능선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고, 11시 54분, 봉우리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서서, 무덤 3기를 지난다. 무덤가의 커다란 산벚꽃 나무에서 하얀 꽃잎이 떨어져 흩날린다. 다시 고만고만한 봉우리 세 개를 넘고, 11시 19분, 삼각점<304, 복구, 건설부>이 있는 622.7m봉에 오른다. 나뭇가지에 바람골산이라고 적힌 표지판이 꽂혀있고, 왼쪽으로 산골마을이 내려다보인다. 산악회에서 깔아 놓은 종이 표지판의 지시에 따라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바람골산- 622.7m봉의 정상표지
12시 26분, 진달래가 곱게 핀 봉우리에 앉아, 점심채비를 한다. 후미대장이 합류하여 함께 점식식사를 한다. 대기업에 다니는 젊은이다. 백두대간과 9정맥 중, 7개 정맥의 종주를 마치고, 이제 금남정맥과 한북정맥만 남았다고 한다. "요즘 젊은 분들은 힘든 것을 피하는 것 같은데, 대단하네요."라고 칭찬을 하자, "좋아하니까 하지요." 라고 짧게 대답한다.
12시 46분, 식사를 마치고 일어선다. 안부를 거쳐 봉우리에 올라, 왼쪽 급경사 내리막길을 내려, 12시 53분, 무덤이 있는 안부 사거리에 이른다. 왼쪽 내일양과 오른쪽 간운리를 연결하는 고개다. 이어 통나무 평상을 지나고, T자 능선에 올라,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1시 1분, 헬기장에 오른다. 정면으로 인대산이 모습을 보인다.
길가의 통나무 평상
헬기장에서 본 인대산
다시 봉우리 두 개를 넘고, 1시 22분, 인덕산 삼거리에 이르러, 마루금에서 오른쪽으로 살짝 벗어난 인덕산으로 향한다. 능선에서 시야가 트이며 조망이 좋다. 1시 24분, 인덕산 정상(666m)에 이른다. 좁은 정상은 별다른 특징은 없고, 붉은 색 플라스틱 정상표지판이 소나무에, 새로 만든 푸른 정상표지판은 진달래 가지에 걸려 있다. 나뭇가지에 가려 조망은 별로다. 다시 삼거리로 되돌아와 오른쪽으로 떨어지는 급경사 내리막길을 달려 내린다.
인대산으로 향하다 본 남서 방향의 조망
동쪽 방향의 조망
지나온 능선
인대산 정상
1시 29분, 무덤을 지나고, 1시 31분, 봉우리 하나를 오른쪽으로 우회한다. 이어 억새가 무성한 작은 공터를 거쳐, 1시 56분, 너른 헬기장에 오른다. 헬기장에서 보는 조망이 훌륭하다.
뒤돌아 본 인대산
정북 방향의 조망
다시 봉우리 두 개를 넘고, 1시 53분, 안부 삼거리를 지난다, 왼쪽 마을로 이어지는 길이 뚜렷하다. 또 봉우리 두 개를 넘는다. 맥이 빠지고, 지루한 느낌이다. 완만한 내리막길이 이어진다. 주황색 플라스틱 지적경계점이 잇달라 보이고, 정면으로 459.8m봉이 막아선다. 2시 7분, 오항동 시멘트 도로에 내려선다.
지역 경계점
정면에 보이는 459.8m봉
오항동 고개 절개지를 오르는 통나무 계단
여기서는 진행방향을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시멘트 도로를 따라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635번 지방도로에 이르는 방법과, 통나무 계단을 올라, 무덤을 지나고, 마루금인 459.8m봉에 오른 후, 오른쪽으로 내려서서, 635번 지방도로로 이어지는 시멘트 도로로 내서는 방법이 그것이다. 산악회에서는 통나무 계단 방향에 종이 표지판을 깔아 놓았다.
통나무 계단을 오르니, 커다란 무덤가에서 늦은 점심을 하는 대원들이 보인다. 무덤을 뒤로하고 오르막길을 오른다. 길가 조그만 공지에 아무 표시도 없는 삼각점이 보인다. 잠시 멈추어 서서 뒤돌아, 채석장을 카메라에 담고, 2시 12분, 갈림길에 이른다. 직진하면, 봉우리로 오르는 길이고, 오른쪽은 우회하는 길이다. 땅에 놓인 산악회 종이표지판의 유도에 따라 우회로로 들어서고, 능선을 따라내려, 무덤들을 지나, 2시 18분, 시멘트 도로에 내려선다.
459.8m봉 오르다 뒤돌아 본 채석장
다시 내려선 시멘트 도로
시멘트 도로를 따라 내려선다. 2시 19분, 오른쪽 숲 나뭇가지에 표지기들이 요란하게 붙어 있다. 도로를 버리고 숲으로 들어선다. 사면길을 지나, 숲을 벗어나니, 정면으로 임도가 가파르게 이어지고, 왼쪽 숲으로도 길이 보이지만, 어느 곳에도 표지기는 없다. 숲 입구에는 요란하게 표지기를 달아 놓더니, 자신이 없어지자, 꽁무니를 뺀 모양이다. 저 아래로 도로가 보이는 걸 보면, 방향은 왼쪽 숲으로 내려서는 것이 분명한데, 가파르게 이어지는 임도의 정체가 궁금하여, 후미대장과 함께 임도를 따라 올라가 본다. 허망하게도 임도는 새로 조성한 커다란 3기의 묘에서 끝나 버린다.
오른쪽 숲, 나뭇가지의 표지기들
신축 묘로 이어진 임도
다시 숲 갈림길로 돌아와, 등산로를 따라내려, 635번 아스팔트 지방도로에 내려선다. 고개 마루턱에서 오른쪽으로 한참 내려선 지점으로, 조금 전에 버리고 숲으로 들어섰던 시멘트 도로가 아스팔트 도로와 만나는 지점보다도 오른쪽으로 치우친 곳이다.
오항동길- 위쪽 시멘트 도로가 아스팔트 도로로 내려선다
고개 마루턱으로 오른다. 웬일인지 고개 마루턱 너른 주차장에 산악회 버스가 서 있고, 이 회장이 모습을 보이더니, 다른 일행들은 30분이나 앞서 지났으니, 빨리 진행하라고 독촉이 성화같다. 지금 시각이 2시 30분, 이제 남은 거리라고 해야 1시간 반 정도면 족할 것이고, 후미라고 천천히 걸은 것도 아닌데, 뜻밖의 반응이다. 춘경정이라는 멋진 이름의 아담한 정자에는 앉아 보지도 못하고, '청정지역" 팻말의 오른 쪽, 통나무 계단을 쫓기듯 오른다.
춘경정
마루금으로 이어지는 통나무 계단길
평탄하게 이어지는 멋진 오솔길을 빠른 속도로 걷는다. 왼쪽으로 보이는 넘어야할 능선을 카메라에 담고, 노송이 아름다운 봉우리를 넘어, 2시 37분, 인삼밭 울타리를 지난다. 앞에 또 다른 봉우리가 버티고 있다. 잘 나있는 등산로를 따라, 고만고만한 봉우리 6개를 잇달아 오르내리니. 잔 펀치를 맞고 넉 다운이 되는 느낌이다. 여자대원 한 사람이 시야에 들어온다. 3시 7분, '국기봉 1920m'라고 쓴 표지목이 보이지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 다시 봉 하나를 넘고, 고도 약 500m 정도의 봉우리에 오르니, 시야가 트이며 남동 방향으로 오항재가 내려다보인다.
신록과 산 벚꽃이 어우러진 오솔길
길가의 '국기봉 1920m' 팻말
뒤돌아 본 오항재
3시 14분, 여자대원이 쉬고 있는 고도 560m 정도 되는 봉우리 공터에 이른다. 천등산이 보이고 대둔산의 암봉들이 절벽을 이루고 있다. 왼쪽으로 떨어지는 길도 보이지만, 마루금은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여자대원이 앞장을 서서 걷는다. 대부분의 여자대원들은 일행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죽어라 달리는데, 스틱도 사용하지 않는 이 여자대원은 혼자 뒤쳐졌는데도 태연하다.
공터 봉에서 쉬고 있는 여자대원
천등산
용립한 대둔산 암봉들
다시 봉우리 오르내림이 지루하게 반복된다. 왼쪽으로 마을과 도로가 가까이 보여, 목적지가 가까운 것 같은데도 봉우리 오르내림이 계속 반복되니 마루금이 어디로 이어지는지 짐작하기가 어렵다. 3시 38분, 등산로와 산책로를 알리는 팻말을 지나, 임도를 따라 오르다, 3시 41분, 청색 물탱크들이 보이는 지점에서 임도를 버리고, 왼쪽 숲으로 들어서고, SK 텔레콤 대둔산 기지국을 지난다.
등산로와 산책로 안내 팻말을 지나고
117 SK 텔레콤 대둔산 기지국을 지난다.
3시 34분, 진천 김 처사의 묘를 지나고, 몇 군데 지반이 내려앉은 능선을 따라 올라 마지막 봉우리인 고도 380m정도의 봉우리로 향한다. 3시 48분, 봉우리에서 다시 대둔산 암봉들을 바라보고, 하산하면서, 오른쪽으로 배티재 휴계소를 굽어본다. 이어 3시 52분,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배티재에 내려선다.
내려다 본 배티재 휴게소
배티재 휴게소에는 대둔산에 온 버스들로 마치 장터처럼 붐빈다. 먼저 하산한 대원들은 이미 식사를 마치고 후미를 기다리며 주위를 둘러보며 쉬고 있다. 이치 전적지 석비, 전적지 해설판, 황진 장군 대첩비등을 카메라에 담고, 버스에 올라 배낭을 벗어 놓는다.
이치 전적지 석비
이치 전적지 해설판
황진 장군 이치 대첩비
버스에서 내려서니, 이 회장이 막걸리를 한 사발 따라주며 수고 했다고 위로한다. 산악회에서 준비한 식사를 마치자, 버스는 4시 15분 경, 서울을 향해 출발한다.
(2007. 4.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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