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7m봉과 바랑산(우)


9정맥 마무리를 위해 금남정맥 남은 구간을 산행한다. 금남정맥은 2005년 8월, 산정산악회를 따라 종주를 시작했으나, 성원미달로 산악회가 적자를 면치 못 하자 세 구간을 끝으로 중단하게 된다. 별 수 없이 한동안의 공백기를 거치다가, 2007년 4월 가고파 산우회를 따라 네 번째 구간부터 산행을 이어간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산행 스케줄에 밀려, 바랑산 구간을 빼 먹고, 계룡산 관음봉 이후의 구간을 마치지 못한다.


2009년 4월 23일(목)

주말에는 비가 온다는 예보에 목요일을 산행일로 잡고, 금남정맥 7번째 구간을 산행한다. 코스는 『수락리-수락재-월성봉(650m)-바랑산(555m)-곰치재-덕목재』로 들머리 약 0,73Km, 마루금 도상거리 약 9.6Km, 합계 약 10.33Km이다.


8시 50분 논산에서 수락리로 들어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6시 30분 발 논산행 버스에 오른다. (요금 13,200원) 논산까지 2시간 10분이 걸린다는 버스가 8시 10분 경, 논산에 도착한다. 연무대까지 가는 버스라 기사양반에게 수락리 가는 버스 타는 곳을 물어, '시외버스 터미널' 정류장으로 이동하여 버스표를 사고 (1,100원) 버스를 기다린다. 맑은 날씨에 아침이라 그런지 제법 쌀쌀하다.

논산의 시외버스 터미널 정류장


마침 수락리로 들어가는 아주머니가 있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지루한 줄 모르게 시간이 흐른다. 아주머니는, 8시 50분은 출발지의 시간이기 때문에, 버스가 이곳에 도착하는 것은 9시가 넘을 거라고 일러준다. 9시 5분, 버스에 오르고, 9시 49분, 종점인 수락마을에서 내린다. 2차선 아스팔트도로에 '대둔산 수락계곡'이라고 쓰인 아치문이 세워져 있고, 대둔산 수락 8경 안내도가 보인다.

수락계곡 입구


도로 양쪽에 심어 놓은 단풍나무가 보기 좋다. 오른쪽으로 월성봉을 바라보고, 10시 정각, 승전교에 이른다. 탐방로 안내와 이정표가 보인다. 월성봉 갈림길이다. 하지만 수락재로 통하는 길인지는 알 수가 없다. 4년 전, 수락재에서 수락리 주차장까지 내려온 적은 있지만 그때 과연 이곳으로 내려왔는지? 아리송하다, 이정표와 안내도를 카메라에 담고, 10시 12분,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탐방로 안내

되돌아 와서 찍은 이정표<월성봉 2.6Km>


오늘의 산행기록은 아래와 같다.

『(10:12) 월성봉 갈림길/이정표-(10;15) 쇠다리-(10:17) 이정표<월성봉2.35Km>-(10:30~:35) 수락재-(10;42) 나무계단-(10;50) 암봉/벤치-(10:56) 갈림길, 우-(11:21) 전망바위-(11:28) 흔들바위-(11:30~11:32) 월성봉-(11:33) 갈림길, 좌-(11:45) 법계사 삼거리-(11:53) 전망바위-(11:57) 547m봉/추모비-(12:14) 바랑산-(12:15~12:42) 중식-(12:44) 삼거리, 직진-(12:55) 이정표<영주사 1.5Km>-(13:03) 급내림/로프-(13:09) 갈림길, 직진-(13:18) 무명봉, 직진 후, 오른쪽-(13:20) 작은 물한이재-(13:27) 암벽/로프-(13:30) 암봉-(13:36) 427m봉, 직진-(13:45) 절개지 위-(13:50) 도로변 철책-(13:52) 물한이재-(13:55) 도로 건너 절개지-(14:05) 봉 약 280-(14:19) 363.9m봉/삼각점-(14:19) 안부, 직진-(14:22) 봉, 약 335-(14:24) 봉, 약 340-(14:25) 전망바위-(14:32) 352m봉-(14:42) 암릉길-(14:50) 봉, 약 310-(14:50) 갈림길, 우-(14:45) 성터흔적-(15:00) 봉, 약 290-(15:02) 곰치재-(15:03) 왼쪽 산길-(15:10) 무명봉, 우-(15:12) 안부-(15:18) 봉, 약 320-(15:26) 370m봉, 좌-(13:39) 임도-(13:40) 왼쪽 숲-(13:43) 갈림길, 우-(13:45) 삼밭-(15:50) 굴다리-(15:53) 덕목재』들머리18분, 중식 27분 포함, 총 5시간 41분이 소요된 산행이다.


* * * * *


얼마 지나지 않아 갈림길에 이른다. 오른쪽은 희미하고, 계곡 쪽으로 이어지는 왼쪽 길은 뚜렷하다. 공원이라 그런지 표지기는 구경도 할 수 없다. 개념도를 꺼내 자세히 들여다본다. 지도에는 등산로가 계곡을 따라 서쪽으로 이어진다. 주저 없이 왼쪽 길을 택해 진행한다. 10시 15분, 쇠다리를 통해 계곡을 건너고, 2분 후, 월성봉 2.35Km를 알리는 이정표를 지난다.

쇠다리를 건너고


이후 등산로는 몇 차례나 계곡을 넘나든다. 가끔 샛길도 보인지만 신경 쓰지 않고 뚜렷한 길을 따라 진행한다. 여전히 표지기는 구경도 못한다. 드디어 등산로가 계곡과 멀어지며 산길로 들어서고, 서낭당 터를 지나, 3시 30분, 낮 익은 수락재에 오른다. 방풍재킷을 벗어 배낭에 챙기고, 잠시 주위를 둘러본 후, 오른쪽 오르막길을 오르며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수락재 이정표

수락재


완만하던 산길이 가팔라지며 암릉길로 이어진다. 길가에 핀 연분홍 철쭉이 살벌한 주위 분위기를 화사하게 바꿔준다. 가파른 암릉길에는 나무계단이 놓여있다. 선답자들이 산행기에서 지적한 "로프가 걸린 암릉"에 나무계단을 설치한 모양이다. 나무계단을 오르면서 보는 주위의 조망이 일품이다.

만개한 철쭉

가파른 암릉에 놓인 계단

대둔산 방향의 조망, 시설물이 있는 마천대도 보인다.

월성봉

멋진 암릉


10시 50분, 암봉 위에 선다. 등산객들의 안전을 위해 서쪽 절벽 쪽에는 난간을 설치해 놓았다. 좁은 암봉 위에 놓인 벤치에 젊은 등산객 한 사람이 외롭게 앉아있다. 한창 일할 시기의 건장한 양반인데 산에서 외로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딱하다. 좁은 암릉길을 오르며 300도 방향으로 반암리를 굽어보고, 월성봉의 다른 모습을 바라본다.

반암리 조망

가까이 본 월성봉


다시 나무계단을 오르고, 암릉에 이르러 오른쪽으로 진행하며, 대둔산 마천대 방향을 조망한다. 안부를 지나 가파른 오르막길을 오르고, 갈림길을 만나,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눈앞의 암봉을 우회하고, 능선으로 진입하니 시야가 트이며, 왼쪽으로 가야할 547m봉과 바랑산이 멋지다. 암릉에 뿌리를 내린 노송이 눈길을 끈다.

지나온 암릉길

마천대 방향의 조망

547m봉과 바랑산

암릉 위의 노송


11시 28분, 부부등산객이 점심식사를 하고 있는 흔들바위를 지난다. 표지석이 있어 흔들바위라는 것을 알지만, 너른 암반에 흔들릴 바위는 보이지 않는다. 이어 가파른 암릉길을 내려섰다 한 차례 오르면, 성터 흔적이 있는 월성봉 정상(651m)이다. 너른 헬기장에 탐방로 안내와 신, 구, 2개의 이정표가 보인다.

흔들바위

월성봉 정상, 헬기장

이정표(신)


헬기장을 지나 갈림길에 이른다. 직진 길은 누군가가 나뭇가지로 막아 놓았고 왼쪽 사면 내리막 쪽에 표지기들이 요란하다. 사면길을 따라 내린다. 이윽고 사면길은 다시 능선으로 접어들고, 11시 45분,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 안부에 내려선다. 왼쪽은 법계사 가는 길이다. 직진하여 오르막길을 오른다. 11시 53분, 전망바위에 서서 톱날 같이 삐죽삐죽한 대둔산 주능선을 바라보고, 눈 아래 법계사를 당겨 카메라에 담는다.

왼쪽 사면길

삼거리 안부의 이정표

전망바위에서 본 대둔산 주능선

법계사.


11시 59분, 추모비가 있는 547m봉에 올라, 지나온 암릉길을 되돌아보고, 310도 방향으로 반암리를 내려다본다. 비탈길을 내려선다. 정면으로 조망이 트이며 바랑산이 깨끗한 모습을 보인다, 길가에 조팝나무, 그리고 이름을 모르는 하얀 꽃이 화사하고, 나뭇가지에는 파릇파릇 새싹이 돋아난다.

추모비

지나온 암릉

바랑산

이름 모르는 하얀꽃


12시 14분, 바랑산 정상(555.4m)에 오른다. 좁은 정상에는 글자 판독이 어려운 낡은 삼각점과 준.희 님이 걸어놓은 정상표지판이 보인다. 나뭇가지에 가려 조망은 별로다. 정상에서 두어 발자국 내려서서 소나무가 만들어 주는 그늘에 앉아 정상주를 마시고, 점심식사를 한다.

바랑산 정상

정상표지판


12시 42분, 식사를 마치고 완만한 비탈길을 내려선다. 12시 44분, 삼거리 안부에서 직진하고,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오른쪽 영주사 방향으로 가파른 신록의 숲을 달려 내린다. 이어 암봉 하나를 오른쪽으로 우회하고, 전망바위에 서서 우회한 암봉을 뒤돌아본 후, 340도 방향으로 물한이재를 지나는 도로를 굽어본다.

이정표

영주사 방향의 내리막, 완연히 녹색 숲이다.

우회하여 내려서 선 암봉

340도 방향의 조망


로프가 매어진 급경사 내리막을 내려선다. 이윽고 능선이 완만해지며, 갈림길의 오른쪽 너른 공간에 민속신앙과 관련된 듯싶은 나무막대를 본다. 이어 작은 봉우리 하나를 넘고, 1시 20분, 작은 물한이재를 지나, 로프가 걸린 암벽을 네발로 기어올라 전망바위에 서서, 바랑산과 지나온 능선을 바라본다. 제법 울울창창한 모습에서 산의 기가 느껴진다.

갈림길

로프가 걸린 암벽

바랑산과 지나온 능선


1시 36분, 427m봉에서 왼쪽으로 틀어, 좁은 능선을 내려선다. 절개지 위에서 저 아래 공사장과 차량들이 지나가는 도로를 내려다보고, 오른쪽의 미끄러운 사면을 조심스럽게 걸어내려, 로프가 걸린 곳에서 도로변의 높은 철책으로 내려선다. 이어 표지기들의 안내로 철책을 따라 오른쪽으로 약 2분간 진행하다 철책과 철책 사이의 좁은 공간을 통해 도로로 내려선다.

427m봉

절개지에서 내려다 본 물한이재

로프가 걸린 절개지

철책과 철책 사이의 좁은 공간


도로 왼쪽에 양촌면 안내판과 절개지를 오르는 길이 보인다. 도로를 따라 왼쪽으로 진행하니 터널이다. 아직 차량통행은 안 되는 모양이고 터널 위에서 포크레인이 마지막 정비작업을 하고 있다. 도로를 건너 절개지를 오르다 보니, 도로변의 높은 철책을 벗어나는 길은 오른쪽 보다. 왼쪽의 터널 쪽이 더 편하겠다.

물한이재

터널

절개지를 올라 능선에 진입하여 빡센 오르막길을 오른다. 2시 5분, 고도 약 280m 정도의 봉우리를 지나고, 2시 12분, 삼각점이 있는 363.9m봉에 오른다. 이어 돌 많은 좁은 능선을 내려서고, 2시 19분, 안부 삼거리에서 직진한다. 왼쪽의 내리막길이 뚜렷하다. 300m대의 봉우리 2개를 잇달아 넘고, 2시 25분, 전망바위에서 240도 방향으로 반암리를 굽어본다.

고도 약 280m 정도의 무명봉

363.9m봉의 삼각점

240도 방향의 조망


2시 32분, 352m봉을 넘고, 낮은 소나무 지대를 지나, 좁은 암릉길을 걷는다. 조망이 트이며 160도 방향으로 대둔산 능선이 날카롭고, 남쪽으로 반암리의 곧은길이 내려다보인다. 2시 50분, 무명봉에 올라 왼쪽으로 내려서고, 바로 만나는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한다. 2시 57분, 성터 흔적이 있는 분기봉에서 왼쪽으로 내려서고, 3분 후 무명봉에서 왼쪽으로 내려서면, 임도가 지나가는 곰치재다.

좁은 암릉길

날카로운 대둔산 능선

반암리 도로

곰치재


잠시 임도에 내려섰다, 왼쪽 산길로 들어서고, 완만한 능선을 오른다. 3시10분, 신록과 연분홍 철쭉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무명봉에 올라 오른쪽으로 내려선다. 이어 안부를 지나 등산로는 능선을 왼쪽으로 우회하여 부드럽게 이어진다. 3시 18분, 고도 약 320m 정도의 봉우리에 오르니, 왼쪽으로 호남 고속도로가 내려다보이고 차 소리가 들린다. 오른쪽 가파른 철쭉 능선을 따라 내린다.

신록과 철쭉이 어우러진 무명봉

사면길

3시 26분, 마지막 봉우리인 370m봉에서 왼쪽으로 내려선다. 3시 39분, 인삼밭 옆 임도에 내려서서, 왼쪽으로 이를 따라 걷다. 표지기를 따라 왼쪽 숲길로 들어선다. 등산로는 잠시 임도로 나왔다 다시 숲으로 들어서고,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진행하여 인삼밭을 지나 임도로 내려선다.

570m봉

인삼밭

인삼


왼쪽 호남고속도로로 차량들이 질주하고, 등산로는 묘목단지 사이로 좁게 이어진다. 이어 굴다리를 통해 고속도로를 건너고, 3시 53분, 68번 국지도에 오른다. 덕목재 고개 마루턱에서 왼쪽으로 조금 내려선 곳이다. 오른쪽 덕목리 버스정류장을 향해 도로를 따라 걷는다.

호남고속도로

묘목단지 사이로 이어지는 길

굴다리

덕목재


덕목재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린다. 대전가는 버스가 1시간 간격으로 지난다고 한다. 지나는 차도 많지 않은 한적한 도로변에 앉아 버스를 기다린다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등산화 끈을 풀고, 하산주를 홀짝이다, 스틱을 접어 배낭에 꽂고 나니 할 일이 없다. 가물에 콩 나기 식으로 간간이 지나는 차에 손을 들어본다.

덕목리 버스 정류장


타이탄 트럭 한 대가 멈춰 선다. 대전까지 간다고 하니까, 대전가는 버스정류장에서 내려주겠다며 타라고 한다. 고마운 아저씨다. 약 5분 쯤 달려, 아저씨는 벌곡면 한삼천 1리 버스정류장에 차를 세워준다. 사례할 마땅한 방법이 없어, 거듭 고맙다는 말로 인사를 하고 차에서 내린다. 다행이 대전행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몇 사람 있어, 5시쯤 돼야 버스가 올 것이라는 확실한 정보를 얻는다.

논산, 대전 갈림길

편안하게 도로변에 앉아 마냥 버스를 기다리는 할머니


5시가 다 되어 서대전 터미널 행 21번 대전 시내버스가 도착한다. 요금은 1,400원, 터미널까지 40분이 걸린다고 한다. 5시 35분 경, 서부터미널에 도착하지만, 서울 가는 버스는 없다. 창구의 아저씨는 고속버스터미널로 가야한다며 47번 버스를 타라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터미널을 나와 택시를 탄다. 고속버스터미널까지는 꽤 먼 거리다. 게다가 신호대기가 많아 서 있는 시간이 오래다. 6시경, 터미널 앞에서 내리고 (요금 7,000원), 터미널에 들어서서, 6시 15분 발 강남 행 버스표를 끊고 (12,700원) 매점에 들러 맥주 한 캔을 산 후 (1,700원), 버스에 오른다.


(2004. 4. 25.)




 
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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