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기념상

 

201838()

아침에 일어나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오늘 돌아 볼 곳을 미리 구굴지도에서 길 찾기로 모두 확인을 한 후, 일기예보를 검색한다. 나가사키에 비가 오고 기온이 떨어진다는 예보다. 일본은 호텔을 제와하고는 와이파이가 무료로 제공되는 곳이 거의 없다. 따라서 휴대폰으로 궁금한 사항을 검색을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들은 미리 미리 호텔에서 해두는 것이 요령이다.

 

대강 검색할 것들을 미리 검색하고, 아침식사를 하러 5층으로 올라간다. 아주머니 한 분이 서빙 하는 단출한 식당이다. 커피를 할 것이냐 오렌지 주스를 마실 것이냐고 묻는다. 오렌지 주스를 부탁하고 잠시 기다리니, 아주머니가 식판에 담긴 아침식사를 가져다준다. 토스토 한쪽, 작은 접시에 담긴 샐러드, 계란말이, 그리고 요구르트와 오렌지주스가 전부다.

 

식사를 한 후, 방으로 돌아와 커피를 끓여 마시고 잠시 쉬다, 크로스백에 우산을 챙기고, 방수 재킷을 걸친 후, 아래층으로 내려와 배낭을 맡기고 호텔 문을 나선다. 잔뜩 흐린 날씨지만 비는 오지 않는다. 나가사키역 앞, 노면전철역에서 푸른색 1번 노면전철을 타고, 818분 경, 마쓰야마 마치에서 내리니, 건너편에 평화공원이 보인다. 노면전차가 다소 느리기는 해도 참으로 편리한 교통수단이다. 길 건너 평화공원으로 들어선다.

  평화공원 종합안내도(사진 클릭하면 커짐)

 

 평화공원 입구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이른 아침에 평화공원을 찾은 사람은 나 밖에 없다. 덮개가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른다. 에스컬레이터 왼쪽 옆으로 널찍한 계단이 보인다. 3단쯤인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오르다 왼쪽 계단으로 내려선다. 넓은 계단 중앙에 일년초 화단을 마련해 놓는 등 공원조경에 공을 들였다. 깔끔하고 아름답다. 빗발이 굵어져, 우산을 펴들고 계단을 오른다.

  아름다운 중앙계단

 

우산을 받쳐 들고 평화공원을 둘러본다. 제일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이 평화의 샘이다.

 

194589일 원자폭탄으로 몸속 깊이까지 타버린 피폭자들은, “믈을...”,“물을...”하고 신음하거나 울부짖으며 죽어 갔습니다. 그 애통한 영혼들에게 물을 드리고 명복을 빌며, 또한 세계의 영원한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핵무기금지 세계평화국민회의와 나가사키 시는 전국에서의 기부금을 바탕으로 하여 이 평화의 샘을 건설하였습니다,

 

오늘 이곳을 찾아주신 귀하께서 명복을 빌어주시고 평화를 기원해 주신다면 진심으로 감사히 여기겠습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물의 형태는,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의 날개 짓을 나타내고 있으며 학의 항구로 불리는 나가사키항의 학도 상징하고 있습니다.

 

분수지직경 18m / 분수 높이 0.5~0.6m

 

19698월 완성 /19858월 개수 (이상 평화의 샘 안내문 한글 본 옮김.)

 

  평화의 샘 1

 

 평화의 샘 2

 

 샘 둘레에 배치한 의자. 그 뒤로 비구름이 산을 타고 오른다.

 

 안내문(사진 클릭하면 커짐)

 

공원 곳곳에 평화를 기원하는 조각들이 보인다. 세계 각국에서 기증한 조각들이라고 한다. 이런 조각들과 나가사키 종, 그리고 종이학(おりづる)탑 등을 카메라에 담고, 나가사키 형무소 우라가미지소 터 안내와 나가사키시 원자폭탄 피해구역도 안내문을 찬찬히 읽어본다.

  348 조각 1

 

 조각 2

 

 조각 3

 

 조각 4

 

 나가사키의 종- 원폭 피폭자 유족 21,000 가구의 갹출금으로 1978년에 세워졌다고 한다.

 

 종이학 탑 1

 

 종이학 탑 2

 

 나가사키 형무소 우라가미지소 터

 

  안내문(사진 클릭하면 커짐)

 

 나가사키 시 원자폭탄 피해지역도(사진 클릭하면 커짐)

 

다음은 광장 안쪽 중앙에 자리 잡고 있는 평화기념상(平和祈念像) 앞에 서서 잠시고개 숙여 피폭자들의 명복을 빈다. 이 평화기념상은 일본국내와 세계 각국에서 보내온 기금으로, 1955년 피폭 10주년을 기념하여 세웠다고 한다.

   평화기념상

 

전체 길이 약 10m의 청동 남신(男神) 상인 이 조각은 일본의 저명한 조각가 기다무라 세이보(北村西望)의 작품이라고 한다. 작가의 말을 들어보자.

 

저 악몽 같은 전쟁

소름 끼치는 처절함과 비참함

육친을 남의 아이를 뒤돌아

보는 것조차 견디기 힘든 심정

어느 누가 평화를 바라지 않을 수가 있을까

이곳에 전 세계 평화운동의 선구자로서

이 기념상이 탄생하였다.

신과 같은 성철(聖哲)

그것은 강인한 남성의 건강미

전체길이 삼시이여 척

오른손은 원폭을 가리키고 왼손은 평화를

얼굴은 전쟁희생자의 명복을 빈다.

여기 인종을 초월한 인간

때로는 부처 때로는 신

나가사키가 시작된 이래 최대의 영단과 정열

이제 인류 최고의 희망의 상징

 

평화공원을 대강 둘러보고 공원을 나선다. 여전히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분다. 하여 원폭낙하중심지 공원 방문을 생략하고, 바로 나가사키 원폭자료관으로 이동하여, 사쿠라나무공원에 세워놓은 동상 등을 둘러본 후. 자료관으로 들어선다.

   사쿠라나무 공원과 기념비

 

안내문(사진 클릭하면 커짐)

 

 평화의 모녀 상

 

 안내문(사진 클릭하면 커짐)

 

 평화를 기원하는 아이의 동상과 그 앞의 접은 종이 학

 

전시실은 지하 2층에 있다. 5년 단위로 년도가 줄어드는 원형 내리막길을 따라 내려 1945에 이르는 곳이 전시실 입구다. 입장료 200, 그러나 호텔숙박확인서를 보여주고 무료로 입장한다.

  전시실 가는 길  

 

전시실로 들어서서, 첫 번째로 만나는 것은 부서진 벽시계다. 폭심지역에서 800m 떨어진 사카모토마치 산노(山王)신사 부근 민가에 걸려 있던 시계라고 한다. 폭풍으로 파손된 벽시계의 시계바늘은 원폭 폭발시간 112분을 가리킨 채 멈춰있다.

   원폭 폭발시간을 알리는 부서진 벽시계

 

히로시마에 원폭이 투하된 3일 후인 194589, 나가사키에 제2의 원폭이 투하됐다. 소련이 일본에 선전포고를 한 88, 고쿠라(小倉)를 제 1 목표, 나가사키를 제 2 목표로 하는 원폭 투하명령이 떨어지고, 9B29가 고쿠라 상공에 이르렀지만 소이탄 연기가 짙어 투하를 단념하고, 2의 목표인 나가사키에 폭탄을 투하하게 된 것이다,

   원폭 투하

 

원폭투하 장면 동영상

 

이어 피폭 전의 나가사키를 소개하는 안내문, 그리고 피폭 전 나가사키 사진을 보고, 무라카미 성당을 보여주는 방으로 이동한다.

   피폭 전의 나카사키 안내문(사진 클릭하면 커짐)

 

 피폭 전 나가사키

 

피폭 중심지 우라카미 지역은 16세기 후반부터 천주교 포교의 중심지였다고 한다. 1857년 천주교 금지령이 내려 진 후, 1873년 해금이 될 때까지 기나긴 박해를 견디어 낸 신도들이 20년 동안 벽돌을 한 장씩, 한 장씩 쌓아 올려 1914년 드디어 우라카미 성당을 완성하고, 그 후 26m에 달하는 첨탑 두 개를 건설하여, 동양 제1의 장대함을 자랑하는 성당을 만들었다고한다.

  우라카미 성당의 참상

 

 파괴된 성당 측면-안내문 (사진 클릭하면 커짐)

 

 사진 1

 

 사진 2

 

 우라카미 성당의 천사 상

 

다음은 나가사키에 원폭이 투하되기까지의 경과를 사진을 곁들여 설명하고 있다. 나가사키시 북부 상공 약 500m에서 폭발한 원폭의 폭발력은 TNT화약 21,000톤 분의 고성능 화약에 상당하는 하는 것으로, 예컨대 4톤 트럭 약 5,200대에 실은 다이너마이트가 머리 위에서 일시에 폭발할 때의 폭발력과 같다고 한다. 하지만 원폭을 화약과 달리, 대량의 방사선을 분출하여,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갔다.

   원폭이 투하되기까지의 경과

 

 히로시마 원폭 탑재기 에노라 게이(The Enola Gay)와 원폭 리틀 보이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폭 패트 맨(The Fat Man 과 원폭 탑재기 복스 카(The Bockscar)

 

 패트 맨

 

 패트 맨의 위력

 

 나가사키 형 원폭의 위력

 

아래 사진은 원폭 폭발로 생긴 거대한 에너지가 어떤 행태로 나타나는 가를 보여 주는 부분을 확대 한 것이다. 핵폭발로 인한 거대한 에너지의 50%는 폭풍, 35%는 열풍, 그리고 15%는 방사선이 되어 나가사키시를 파괴했다는 설명이다. 이후 열선, 폭풍(爆風), 방사선에 의한 피해 상황을 보여주는 끔찍한 사진들이 전시되고 있다.

  원폭 폭발로 인한 폭풍, 열풍, 방사선의 발생

 

원폭에 의한 폭풍의 풍속은 폭심지에서 1Km 떨어진 지점에서도 초속 170m에 달해, 최대급의 태풍 시의 초당 80m와 비교하면, 그 파괴력이 어떠한 것인가를 짐작할 수 있겠다. 핵폭발이 일어난 바로 아래에는 1m² , 6.7톤에서 10톤 정도의 압력이 한꺼번에 가해졌을 것이라고 한다.

 

폭풍은 폭심지(爆心地) 부근의 모든 건물들을 파괴하고, 10초 후에는 폭심지에서 약 3.7Km, 30초 후에는 11Km 떨어진 곳 까지 불어 닥쳤고, 이후는 많이 약해 졌다고는 하지만 12Km 떨어진 이오우지마의 유리창이 깨지고, 15Km 떨어진 곳에 까지 파괴의 영향이 미쳤다고 한다.

   폭풍의 검증

 

 열선의 피해 설명

 

열선으로 검게 타버린 소년

 

  피해참상 동영상

 

 열상으로 인한 케로이드(Keloid)-켈로이드란 피부 손상 후 발생하는 상처 치유과정에서 비정상적으로 섬유조직이 밀집되어 성장하는 질환으로 본래 상처나 염증 발생부위의 크기를 넘어서 주변으로 커진다.

 

원폭에서 나오는 방사선은 인체 속으로 침투하여 세포들을 파괴한다. 손상의 정도는 피폭 방사선의 양에 따라 다르지만 폭심지에서 1Km 이내에 있던 사람들은 ,부상은 없었지만, 대부분이 사망했다고 한다. 방사선의 파괴력이 그 만큼 강하다는 이야기이다.

 방사선에 의한 인체의 피해

 

이어 지구상에 존재하는 핵탄두의 분포도를 본다. 러시아, 미국, 프랑스, 영국, 중국의 5개국이 보유한 핵탄두 수가 무려 8,285, 그 외에 이스라엘, 파키스탄, 이란, 인도 그리고 북한이 가지고 있는 것 까지를 합치면 10,000여개에 가까운 수치라 할 수 있겠다.

   핵탄두 보유수

 

북한의 핵 위협 아래 놓인 대한민국, 언제고 끔찍한 피폭상황이 우리들에게도 벌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하고, 발걸음이 무겁다. 대한민국 국민들이여! 정신 바짝 차리고, 더 이상 종북 세력들의 허위, 기만전술에 속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원폭피해를 경험한 히로시마시와 나가사키시가 자매결연을 맺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히로시마시가 나가사키시에 기증한 원폭 돔의 모형을 카메라에 담고 원폭 자료실을 나온다. 이 모형은 실물을 1/50로 축소하여, 나무를 소재로, 수작업으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원폭 돔

 

원폭 자료관을 나오니, 비는 소강상태다. 노면전차 정류장으로 향하면서 끔찍한 원폭자료실의 모습을 반추하며,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을 지적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원폭피해 자료를 수집 공개하면서, 나가사키에 원폭이 투하되기까지의 경과설명은 1943년부터 시작하여, 그 이전의 원폭투하를 불러온 일본 제국주의의 만행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과거의 잘못을 인정하고, 변화하겠다는 의지가 없다면, 또 다른 참상이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노면전차 정류장에서 전차를 기다리고

 

어제 마감시간에 임박해 갔다가 입장하지 못했던 구라바엔을 둘러보려고 노면전차에 올라, 1125분 경 글러버 가든(Glover Garden) 입구에 도착하여, 매표소에서 210원을 차감한 할인가격 400엔을 지불하고 티켓을 받아, 공원으로 들어선다.

  공원입구

 

글로버 가든은 나가사키항이 내려다보이는 경승지 미나미야마테(南山手) 언덕에 자리잡고 있다. 1957년 나가사키조선소로부터 구 글로버 저택 및 정원을 기증 받은 나가사키 시는 구 글로버 저택, 구 링거 저택, 구 올트 저택과 시내에 점재해 있던 메이지(明治)시대의 서양식 건물 6개를 이곳으로 옮겨와 복원하여 글로버 가든을 만들었다고 한다.

   토마스 글로버(Thomas Blake Glover) 동상

 

 글로버씨 가족, 그리고 글로버씨의 업적

 

 글러버 가족사진

 

 구 글러버 저택모형

 

오락가락하는 비를 맞으며 글러버 정원을 둘러본다, 하지만 머릿속에서는 원폭 자료관의 끔찍한 사진들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아, 아름다운 정원이 제대로 눈에 들어오지 않고, 집중이 되지를 않는다. 30분 동안 대강대강 공원을 둘러보고, 호텔로 돌아가 배낭을 찾아 메고 역으로 향한다.

   나가사키 항 1

 

 나가사키항 2

 

나가사키 주택가

 

 나가사키 시가지

 

 공원사진 1

 

 공원사진 2

 

 공원사진 3

 

 공원사진 4

 

 공원사진 5

 

 공원사진 6

 

 공원사진 7

 

아직 나가사키 시 번화가도 둘러보지 못하고, 가보야겠다고 생각했던 군함도에도 가보지 못 했지만, 군함도로 가는 배가 오전, 오후 1편씩만 있기 때문에 군함도를 다녀오고 나가사키 중심가를 둘러보려면 나가사키에서 하루 밤을 더 묵어야한다,

 

못할 것도 없지만, 나가사키에서 1박을 더하면, JR 북규슈 5일권 레일패스의 5일이 모두 소진되어, 새로 사야하는 유후인에서 하카다로 가는 유후인노모리 기차표(자유석 4,550)와 숙박비, 배삯, 입장료 등을 계산하면 15만원~20만원 정도가 추가로 들겠다. 하여 군함도와 나가사키 중심가 둘러보기를 포기하고, 나가사키 역에서 120분 기차로 바로 구마모도로 출발하기로 한 다.

   신간센 120분 출발, 하카다 행, 이 기차를 타고 가다, 신토수(新鳥栖)역에서  바꿔 탄다.

 

 

(2018.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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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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