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온천 수증기를 뿜어내는 파란 호수

 

 가마도지옥 5구간 동영상

 

2018310()

5시 기상,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짐을 정리한 후, 일찌감치 식사를 마친다. 이어 아침행사를 모두 끝낸 후, 배낭을 카운터에 맡기고 홀가분한 몸으로 벳푸구경에 나선다. 꼬마녀석을 망토 자락에 매달고, 두 팔을 벌려 꾸부정한 자세로 엉거주춤 서 있는 아부라야 쿠마하치(油屋熊八)의 동상과 그 옆의 손만 담그는 작은 온천 '데유'(手湯)를 카메라에 담는다.

   아부라야 쿠마하치의 동상과 데유

 

아부라야는 30대 초에 미곡 경매로 큰돈을 벌었으나, 청일전쟁 후 전 재산을 날리고, 미국으로 건너가 살다가 귀국하여, 벳푸에서 여관업을 하면서, 벳푸를 지금의 관광지로 개발한 주인공이다. 하여 그를 벳푸의 아버지라고 한다.

 

아침바다를 보려고 벳푸 역에서 동쪽으로 곧게 이어지는 대로를 따라 걷는 다, 이른 아침이라 텅 빈 거리에서 일본식 건물의 고우도우(高等)온천이 눈길을 끈다. 이윽고 기다하마(北浜)교차점에 이른다. 왼쪽으로 벳푸타워, 오른쪽으로는 공원과 그 뒤로 바다가 보인다. 공원으로 향한다.

   텅 빈 거리

 

역 앞 고우도우온천

 

 벳푸타워

 

이어 인적이 없는 조용한 공원을 둘러보며, 서쪽으로 벳푸시내를, 그리고 동남쪽으로 해안 길과 바다에 면한 나지막한 산을 본다, 아름답다. 공원 남쪽 끝에 있는 지옥순환유람버스 발상지 돌 표지를 지나, 길 건너편에 있는 유명한 다케가와리(竹瓦) 온천을 들러본다.

  기다하마공원

 

 시내 쪽 조망

 

 해안 쪽 조망

 

 지옥순환유람버스 발상지

 

 다케가와리(竹瓦) 온천

 

다케가와라 온천은 1879년에 설립되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대나무지붕의 욕탕이었으나, 그 후 기와로 개수되면서, "다케가와라(竹瓦)온천이라는 명칭이 붙게 된 것이다. 현재의 건물은 1938년에 건설된 것인데, 화려한 지붕의 멋진 외관은 벳푸온천의 상징이 되고 있다고 한다. 140년 가까이 운영되고 있는 이 온천의 입욕료는 단돈 100, 모래찜질은 1.000엔이다.

   내부

 

모래찜질이라는 것을 경험해 보고 싶지만, 오늘 일정이 벳푸, 유후인을 둘러보고 하카다로 출발해야 하는 타이트한 것이다 보니, 서둘러 서부역으로 돌아와 버스정류장에서 2번 버스를 기다린다. 이윽고 버스가 도착하고, 87, 지옥 온천을 향해 출발한다.

  지옥순환 2번 버스 시간표

 

칸나와(鐵輪) 8개의 지옥온천 중 두 곳 정도만 둘러보고, 분위기만을 파악한 후, 유후인으로 가기로 한다. 버스는 시내를 통과하고, 나지막한 언덕을 올라, 858, ()지옥 앞 정류장에 선다. 나는 서둘러 버스비 330엔을 요금 통에 집어넣고 버스에서 내린다.

  지옥온천 가는 길

 

 () 지옥 입구

 

해 지옥을 향해 넓은 포장도로를 따라 오른다. 왼쪽으로 눈 덮인 추루미(鶴見)산이 가깝고, 조금 더 안으로 들어서니, 하얀 수증기 기둥이 하늘을 향해 솟구쳐 오르고 있다. 수증기 기둥에 정신이 팔려 아무생각 없이 오르는데 갑자기 오른쪽에서 여자 목소리가 들리더니, 손을 까딱거리며 오라고 부른다. 해 지옥입구가 그곳이라고 생각하고 다가가보니, () 지옥이라는 표지와 안내판이 보인다.

  눈 덮인 추루미산

 

 하늘로 솟구치는 수증기 기둥

 

 산 지옥 입구

 

나는 해 지옥 가려고 온 것이라며, 돌아서려고 하니, 아가씨가 다가와 팔을 잡아끌며, 다 그게 그건데, 가까운 곳부터 보라고 권한다. 어쩔 수 없이 아가씨를 따라 입구로 들어서면서 영문과 한글로 표기된 낡은 안내문을 들여다본다.

 

맹렬하게 내뿜는 점토가 산기슭에 쌓이는 모양이 산 같아서, 지옥이라 부릅니다. 산지옥에는 온천 열을 사용하여 세계 각국의 동물과 식물을 사육, 재배하고 있어, 각양각색의 실태를 직접 볼 수 있습니다.

 

입장료 500, 사람 하나 없는 안으로 들어서서, 공작새 우리를 지나고, 열대식물들이 보이는 마당을 지나니 끝이다. 삶은 달걀 등을 파는 매점에도 역시 사람 그림자도 보이질 않는다. 이러니 아가씨가 지옥 손님들을 가로채는 모양이다.

   공작새 우리

 

 여러 기후대의 식물들이 공존하는 마당

 

 매점

 

5분도 안 돼, 지옥을 둘러보고 나오니 화장실이 있는 정원이다. 시비(詩碑)도 있고, 팔선인영조각상도 보인다. 손바닥만 한 정원을 지나 가마도 지옥 앞에 선다. 가마도 지옥은 요란한 선전문구 부터가 지옥과는 그 분위기가 다르다.

   정원

 

 시비

 

 필선인영조각상

 

 가마도 지옥 입구

 

 가마도지옥 안내도 1구간에서 출발, 8구간에서 끝나는 순로다

 

넓지도 않은 공간을 8개 구획으로 나누고, 각 구역마다의 특색을 설명하면서 관람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첫 번째 구역은 지열에 의해 여러 가지 암반들이 녹아, 서로 다른 점토가 만들어지면서, 호수의 물빛이 신비하게 보인다고 설명을 하고 두 번째 구간에서는 100C 고열을 폭발력을 시험해 보라고 유도하고 있다.

   가마도 1구간의 불가사의

 

 가마도 2구간

 

3구간이 가마도지옥의 하이라이트다. 우선 수온은 85도로 1, 2 구간보다는 낮고, 호숫가에 하얀색이 떠 있는데, 그것이 무엇이냐고 묻고 대답하는가 하면, 3구간 진행로에, 발 찜질 암반욕탕, 마시는 온천, .족탕, 그리고 인후. 피부 증기욕탕을 설치하여 사람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호숫가의 하얀 눈 덩어리의 정체는?

 

 3구간의 불가사의

 

 암반욕, 발 찜질

 

 마시는 온천

 

 마시는 온천

 

 인후.피부증기욕탕

 

1구간과 같은 현상을 보이는 호수 물빛을 설명하는 4구간을 지나, 5, 6 구간으로 들어선다. 암반이 녹아 만들어진 점토가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펄떡거리는 것이 신기하고, 하얀 수증기가 뿜어 나오는 파란 호수가 아름답다.

  4구간의 불가사의

 

 수증기를 뿜어내는 파란 호수

 

6구간으로 들어선다. 암반이 녹아 된 점토가 황토색이다. 이어 매점과 함께 있는 족탕장으로 들어간다. 족탕을 하면서 왁자지껄 떠드는 아주머니들의 목소리가 드높다. 우리말이다. 패키지여행 온 우리 아주머니들이다. 나도 쉴 겸 매점 앞 한쪽 귀퉁이에 앉아 온천수로 삶은 계란을 시식해본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우리들이 삶은 계란보다 조금 더 단단한 것 같다

   가마도 6구간의 불가사의

 

 황토 빛

 

 족탕을 하면서 즐거워하는 우리 아주머니들

 

마지막으로 기념품 매장을 지나 밖으로 나오는 데, 이번에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떼 지어 들어오고 있다 1인당, 500엔의 입장료에, 먹거리, 기념품을 팔고 있으니 자연의 혜택으로 힘들이지 않고 챙기는 돈벌이가 쏠쏠하겠다.

  이번에는 중국인 관광객들을 만나고

 

 주차장을 가득 채운 소형차들 일본사람들도 많이 오는 모양이다.

 

2곳의 지옥온천에서 분위기만 감지하고, 시내버스를 타고 시내로 돌아와 호텔에서 배낭을 찾아 메고 역으로 나오니, 붉은 색 기차가 대기하고 있다. 이윽고 기차가 출발하고 왼쪽으로 시원한 바다가 따라온다.

  기차 대기

 

 바다

 

1055분 경, 기차는 오이타(大分)역에서 10분 동안 멈추고, 승객들은 열차를 바꾸어 탄다. 그 동안 잠시 역 주변을 둘러본다, 오이타는 제법 큰 도시로 활기가 넘치는 느낌이다. 이윽고 바꾸어 탄 기차가 다시 출발한다. 젊은이들이 많아져서 기차 안의 분위기가 아까와는 많이 달라진 느낌이다. 1220분 경 기차는 유후인역에 도착한다.

 오이타역

 

 오이타역 반대 쪽

 

 어린이들을 위한 꼬마기차

 

 유후인 도착

 

 유후인 역

 

 유후인 안내

 

유명한 유노츠보 거리로 들어서서 식사할 곳을 찾는다. 안내서에 겐()이라는 식당이 괜찮다고 하기에 찾아갔더니, 대기 손님들이 많아, 불고기와 향토음식을 한다는 쇼쿠쇼우(食咲)를 기웃거리는데, 문이 열리더니, 혼자이신 분 있으면 들어오시라고 한다.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은데도 독립군이라 먼저 들어가려니 공연히 쑥스럽고 미안하다.

   ()

 

 쇼쿠쇼우

 

점심용 일본 정식을 주문한다. 950, 우리 돈으로, 1만 원정도인데 음식이 깔끔하고, 양도 적당하다. 관광지라고 비싸게 받지 않는 다. 유후인에 대한 첫인상이 나쁘지 않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양쪽에 빽빽하게 상점들이 늘어선 유노츠보 거리를 따라, 관광인파에 휩쓸려, 긴린코(金麟湖)로 향한다. 정면으로 보이는 흰 눈이 설핏 덮인 유후산이 아름답다

  상가 입구의 도리이

 

 빵집 B-speak

 

 꼬치, 튀김집

 

 유후인 금상 고로께

 

 관광마차

 

 기념품 상점

 

 인파 뒤로 보이는 유후산

 

 당겨 보고

 

긴린코에 도착하여, 안내문을 들여다보고, 한 동안 호수 주변을 둘러본다. 아름다운 호수다. 안내문의 내용을 요약한다.

 

본래 이 호수의 이름은, 유후산(1584m) 아래에 있는 연못이라는 위미의 다겐시단 연못”() 이라고 불렀다. 그 후 명치 17년 유학자 모우리쿠우소우(毛利空桑)가 근처 온천에서 연못을 바라보고 있는데, 붕어 한 마리가 물 밖으로 뛰어 오르자, 붕어가, 지는 햇빛을 받아 금빛으로 빛나는 것을 보고, 긴린코 라고 불렀다고 한다

   긴린코 안내

 

 호수 안에서 유유자적하는 금붕어

 

 호수 1

 

 호수 2

 

 호수 3

 

호수를 둘러보고 왔던 길로 다시 되돌아가려니 마뜩치가 않다. 하여 지도를 보니 오른쪽 샛길을 통해 유노츠보 거리로 나갈 수 있는 길이 보이기에 무작정 그 길로 들어선다. 조용한 주택가를 지나 포장도로로 나와, 오른쪽으로 유후산의 다양한 모습을 즐기며 한적한 도로를 따라 걷는다.

   주택가를 지나 하태랑(河太郞)이라는 식당을 만나고

 

 유후산 1

 

 유후산 2

 

저 앞에 유노츠보 거리가 보인다. 오른쪽 지름길로 들어서서, 짬봉집 우다네를 지나, 유노츠보 거리에 있는 오츠마루(乙丸)온천에 들러 온천욕을 한 후(입욕료 200, 릭커 사용료100) 유후인 역에 도착하여, 56분에 출발하는 하카다행 기차를 기다린다.

   우다네 짬봉집

 

 오츠마루(乙丸)온천

 

 역 대합실에 전시중인 그림, “Tie with Everything” 섹시하다

 

450분 경, 개찰이 시작되고, 예약한 1번 차량, 8-D 좌석에 자리를 잡고 앉아, 유후인노모리 차내 판매안내서를 본다, 이윽고 기차가 출발하고, 유후인 도시락(1,000)으로 저녁식사를 한 후, 잠깐 잠이 들었다가, 고쿠라 도착 안내 방송에 잠이 깬다.

   승차

 

 차내 판매 안내문

 

이어 고쿠라역에서 신간센으로 바꾸어 타고, 930분 경 하카다역에 도착. 하여, 지하철로 아카사카(赤板)에서 내려, 10시가 다 된 시각에 예약한 베드스톡 숙소에 도착한다.

 

 

(2018. 5. 3.)

 

오늘 쓴 비용 : 지옥온천 왕복 버스비 660, 지옥온천 입장료 1,000, 계란 70, 점심식대 950, 온천욕 300, 도시락, 생맥주, 생수 1,580, 호텔비 2,600엔 합계 7,160

 

* 산티아고 순례 길을 걷고, 스페인 관광을 하러 후, 57일 출발, 620일 귀국합니다. 하여, 남은 후쿠오카 여행기록의 정리는 6월 말로 미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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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Urim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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