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자위대 사세보사료실의 사세보항 사진(사진 크릭하면 커짐) 2018년 3월 7일(수) 아침 일찍 일어나 스트레칭으로 가볍게 몸을 풀고, 6시 35분 경, 식사를 하러 아래층 식당으로 내려간다. 컨티넨탈 블랙퍼스트다. 가볍게 아침식사를 하고, 방으로 돌아와 짐을 챙긴 후 커튼을 젖히고, 창밖을 본다. 흐린 날씨에 미후네산이 바로 눈앞에 있다.
호텔 창문에서 본 다케오 시내와 미후네산
오늘은 아리타(有田), 사세보(佐世保), 나카사키(長崎) 3곳을 둘러 볼 생각이다, 우선 다케오 온천역에서 7시 41분에 출발하는 사세보행 기차를 타고, 7시 57분 가미아리타(上有田)역에서 내려, 도산신사와 아삼평 기념비를 둘러보려고 아침부터 서둘고 있는 것이다. 다케오에서 숙소를 좀 비싸지만 Central Hotel Dakeo로 정한 것도 호텔에서 역까지 걸어서 1~2분이면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리타는 일본 도자기의 발상지다. 1598년 정유재란 때 왜장 니베시마 나오시게(鍋島直茂)는 80여명의 조선도공들을 잡아갔었는데 이삼평도 이때 끌려간 도공 중의 한 사람이었다고 한다. 니베시마 나오시게의 가신 다쿠 야스토시에 의탁하면서, 할 일 없이 어려운 생활을 하던 이삼평은 자기의 원료인 고령토를 찾기 위해 니베시마 가문의 영지인 사가 번을 전전하다, 1616년 아리타 동부, 이즈미야마(泉山)에서 양질의 고령토를 발견하고 덴구다니에 가마를 지어 일본의 첫 백자를 구웠다고 한다. (이상 관련자료 발췌) 이런 이삼평의 공적을 기려, 아리타에 도산신사(陶山神社)가 세워지고, 이삼평의 기념비가 건립됐다고 하는데, 기차를 타고 아리타를 지나면서 어찌 그냥 갈 수가 있겠는가? 오늘 일정이 워낙 타이트하여 한 시간도 못되는 짧은 동안이지만 도산신사를 방문, 참배를 드리기로 한 것이다, 도산신사는 아리타역에서 보다 가미아리타역에서 더 가깝다. 기차는 정확하게 7시 57분, 가미아리타역에 도착한다. 초라한 시골 역, 이른 시간이라 직원도 출근하지 않아 더욱 썰렁하다. 서울에서 길 찾기로 담아온 아래 지도를 따라 서둘러 도산신사로 향한다. 역에서 도산 신사까지는 약 900m에, 11분정도 걸린다고 한다.
다케오 온천 역에서 사세보행 완행열차를 기다리고
구굴지도 길 찾기(사진 크릭하면 커짐) 역을 나와 구굴지도와 닮은 안내도를 잠시 들여다보고, 도산신사를 향해 달리며, 주위 풍광을 카메라에 담는다. 이른 시간이라 도자기 상점들은 문이 닫혀있고, 도로공사를 하는 기계소리만이 요란한데, 인부들은 이른 아침부터 뛰듯이 달리는 내 모습이 이상한지, 물끄러미 바라본다.
역 앞의 안내도
도리이를 지나고
이정표
큰길가 도자기 상점
사거리
이정표
이윽고 도산신사 입구에 도착, 계단을 올라 철길을 건너고, 인적이 없는 텅 빈 신사로 들어선다. 이어 본전에 이르러 모자를 벗고 잠시고개를 숙인 후, 주위를 둘러보며, 기념비를 향해 달린다.
도산신사
안내문 1
안내문 2
데즈미야
봉헌된 자기
기념비
안내문(사진 크릭하면 커짐)
기념비 있는 곳에서 본 가미아리타
주마간산 격으로 도산신사와 기념비를 둘러보고, 8시 45분, 가미아리타역을 출발하는 사세보 행 열차를 타기 위해, 다시 역을 향해 달린다. 이처럼 서두르는 까닭은 사세보역에서 9시 35분에 출발하는 유미하리노 오카호텔 셔틀버스를 타기 위해서이다.
텅빈 거리 1
텅빈 거리 2
8시 45분, 가미아리다역을 출발한 사세보 행 완행열차는 이 시간대에는 주로 학생들이나 출근하는 직장인들이 이용하는 모양이다 학생들이 많다보니 기차 안에 아연 활기가 가득하다. 9시 18분, 사세보 역에 도착한다. 사세보 역은 생각보다 규모가 크다. 안내소에 잠시 들렀다, 동쪽 출구로 나오기까지 10분 이상 시간이 걸린다.
사세보 역 동쪽 출구
여행 안내서에는 사세보에서 꼭 가보아야 할 관광명소로 99개 섬이 절경을 이룬다는 쿠주쿠시마(九十九島), 그리고 쿠주쿠시마에 둘러싸인 사이카이 펄 리조트(西海バ-ルシ-リゾ-ト), 사세보 시내, 미군기지를 포함한 사세보 항구와 쿠주쿠시마의 풍경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유미하리다케 전망대 등을 권하고 있지만, 이들은 시내에서 떨어져 있고 교통도 불편한 편이라, 이들을 방문하려면 하루 정도 사세보에서 더 머물러야 한다.
하지만 나는 이런 관광지 보다는 사세보 해군기지, 해군기지가 있는 사세보 시의 분위기, 그리고 해상자위대 사세보 자료관에 관심이 많은 터라 사세보 관광을 위해 사세보에서 하루를 더 묵을 생각은 없었는데, 유미하리다케 전망대에서 가까운 유미하리노 오카호텔을 오가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면 2시간 정도면 전망대를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는 선답자의 기록을 보고, 사세보 역 동쪽 1번 버스정류장에서 9시 35분에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기다린다. 하지만 9시 35분이 지나도 버스가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안내소로 가서 확인하니 셔틀버스의 출발지는 사세보 역 서쪽 미나토 출구라고 하지 않는가? 다음 버스는 10시 35분에 있으니, 너무 늦어, 결국 포기하고 만다,
뜻밖의 실수로 계획했던 전망대 방문이 무산되자 맥이 빠지고 화가 난다. 화를 가라앉히고 해상자위대 사세보 자료관을 찾아 가기로 한다. 자료관은 역에서 약 2Km 떨어져 있어 걸으면 3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안내소 아가씨가 사세보 역 동쪽출구 2번 버스정류장에서 사이히(西肥)버스를 타고 모토마치(元町)정류장에서 하차 후, 도보 2분이면 목적지에 도착한다고 자세히 알려준다. 아가씨의 성의 있고 친절한 안내가 고맙다.
버스를 이용하여 10시 10분 경, 해상자위대 사세보사료관(海上自衛隊佐世保史料館)에 도착한다.
해상자위대 사세보 사료관
안내문
해상자위대 사세보사료관은 세일타워(セイルタワー)라고도 불리며, 구 일본해군의 유산을 계승하는 시설입니다. 구 해군사관의 집회 장소였던 사세보 수교사(佐世保水交社)터에 그 건물의 일부를 복원하여 근대적인 신관을 증설한 군함사료관(艦艇史料館)입니다. 전시내용도 해군의 역사와 해상자위대의 발전 등에 대하여 그래픽과 영상, 모형 등 최신 기술 전시수법을 구사하여 알기 쉽게 해설하고 있습니다. 귀중한 자료와 조화를 유지하여 전시한 문화 시설로서 일반인들에게 친숙함을 느끼게 해 줍니다.
휴일 요금 ; 무료
매월 셋째 주 목요일
연말, 연시(12월 28일~1월 4일) <이상 해상자위대 사세보사료관 홈 페이지에서>
인적이 없는 조용한 건물이다. 유리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서서, 중년의 사나이 두 사람이 서 있는 접수처로 다가간다. 이름, 주소, 연락처 등을 기재하라고 한다. 한국에서 온 관광객이라며, 여권을 보여주자, 복사를 해도 좋겠냐고 묻는다. 고개를 끄덕이자, 한 사람은 여권을 복사하러가고, 나머지 한 사람이 엘리베이터로 7층으로 올라가, 한층 씩 내려오면서 관람하라고 요령을 알려주며, 사진촬영은 금지라고 강조한다.
7층은 영사실인데, 보수 중이라 관람불가, 6층으로 내려온다. 에도막부시대의 해군자료들을 전시하고 있다. 막부의 쇄국정책에도 불구하고 1792년~1853년 사이에 러시라 함대가 8차례, 1796년~1849년 사이에 영국이 8 차례, 그리고 803년~1853년 사이에 미국 함대가 7차례나 내도하여 개항을 요구한 끝에, 1853년 페리제독의 개방 강요에 굴복, 1854년 미일화친조약을 맺는 과정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막부시대의 함대를 소개하고 있다.
5층에서는 청일전쟁, 노일전쟁을 승리로 이끈 해군의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이때부터 군항 사세보는 일본 제국주의 침략의 전진기지 역할을 한다. 1874년 7월, 도고 헤이하치로(東鄕八郞)제독이 이끄는 일본함대는 사세보 항을 출항, 아산 앞바다에서 청나라 함대를 대파하고, 청일전쟁을 승리로 이끌었고, 1904년 3월, 도고중장은 다시 연합함대를 이끌고, 사세보 항을 떠나, 대한해협에서 러시아 발틱함대를 격파하고, 노일전쟁에서 승리한다.
4층에는 국제사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일본의 팽창과 태평양전쟁에 대한 사료들을 전시하고 있는데, 태평양전쟁에 관한. 이들 생각의 단면을 보여는 사료가 가소롭다. 태평양전쟁의 시발은 만주사변부터다. 조선을 합병하고 중국으로 전선을 확대한 일본은 전쟁 물자를 학보하기 위해 필리핀, 말레지아 등 남방지역을 공략한다. 이에 따라 미국은 자신의 앞마당이 어수선해지자, 일본에 대한 견제가 시작되고, 1941년 8월, 일본에 대한 석유금수조지를 취하기에 이른다. 미국의 이런 견제에 죽기 살기로 덤빈 게 바로 진주만기습이다. 하지만 사료관에서는 이런 과정은 전혀 밝히지도 않고, 자기들이 태평양전쟁에서 패한 원인도, 총력전에서 미국과의 국력 차이로 인한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초기의 승리에 도취되어 정신력이 해이해진 탓에 졌다는 식으로
억지를 부리고 있다.
2, 3층은 해상자위대에 관한 사료전시다.
사실을 사실대로 인정하지 못하고 과거 일본해군의 영광을 과시하는 사료관이라 하겠다. 일본 군국주의 그림자가 유령처럼 떠도는 사세보 해상자위대 사료관! 사세보에 온 한국인들은 일본이라는 나라를 알기위해, 반드시 둘러보아야 할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유미하리다케 전망대에서 본 사세보 항(펌)
찝찝한 기분으로 다시 역으로 돌아와, 걸어서 미우라 성당과 대형 아케이트 상가인 욘가쵸(四ケ町) 등 사세보 중심가를 둘러 본 후, 역 건너편에 있는 호텔 레숄(Hotel Resol) 2층 식당에서, 유명한 사세보 버거와 생맥주로 점심식사를 한다. 사세보 버거는 명성처럼 부드럽고, 맛이 순하다. 프렌치 플라이와 함께 나와 점심식사 대용으로 부족함이 없다.(버거 880엔, 생맥주 450엔)
미우라 성당 1
미우라 성당 2
성당 안내
성당 안뜰
성당에서 본 시가지
미우라 성당은 높은 언덕에 자리 잡고 있어, 한동안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야한다. 아름다운 고딕 성당으로 사세보 시의 경관 디자인상을 수상한 사세보의 대표적인 건물이라고 한다.
사세보 욘게쵸 아케이드
내부 1
내부 2
입구 주변
사세보 중심가에 있는 욘게쵸 아케이드는 그 길이가 약 1Km에 이르는 쇼핑센터로 160여개의 점포가 영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지붕이 덮여 있어 날씨에 관계없이 쾌적한 쇼핑을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한다.
호텔 레솔 사세보
점심식사를 한 호텔 레솔 사세보는 사이히(西肥)버스 터미널과 같은 건물에 있는 호텔인데, 여행안내서에서 사세보 버거를 잘하는 집이라고 소개를 받고, 찾아간 집인데, 지금은 호텔 이름이 레숄로 바뀌어 한동안 헤매다 찾는다. 식당분위기도 좋고, 종업원들도 친절하며, 버거 맛도 훌륭해 들러볼 만한 곳이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항구 쪽으로 나와 주위를 둘러본다. 우선 확 트인 바다가 시원해 좋다. 신 미나토 주변 안내도를 보니, 관광버스 승차장이 보인다, 유미하리노 오카호텔을 오가는 셔틀버스도 그곳에서 타야하는데, 멍청하게 반대쪽에서 기다리다, 유미하리다케 전망대에 갈 기회를 놓쳐, 사세보 항을 굽어보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
확 트인 바다
신 미나토 주변 안내도(사진 크릭하면 커짐)
전시 중인 다용도 지원함 아마쿠사
페리 터미널과 그 뒤로 보이는 사세보 시사이드 공원
새로운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다는 오번가(五番街)
천혜의 항구를 지닌 사세보, 그래서 대륙진출의 전초기지 역할을 할 수 있었던 사세보, 6.25 때는 미군의 보급기지로 사세보 거리에 돈이 넘쳐흘렀다는 곳. 생각보다 큰 도시다. 규슈 최대의 테마파크인 하우스텐보스가 있어, 관광도시로 더 알려진 이곳은 조선업과 중공업이 주력산업이고, 나카사키 현에서 나카사키 다음으로 큰 도시라고 한다.
비록 큰 도시이기는 하지만 내게는 더 둘러볼만한 곳이 남아있지 않는 것 같아, 미련 없이, 1시 25분 기차로 나카사키로 출발한다.
(2018.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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